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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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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정의4. 기호5. 성질6. 규칙성7. 존재 여부8. 여담

1. 개요

[math(a, b)]를 실수, [math(i)]를 허수 단위([math(i^2=-1)])라고 할 때, [math(b≠0)]인 [math(a+bi)] 꼴의 복소수를 이른다.

허수(, Imaginary Number)는 복소수 가운데 실수가 아닌 수를 의미한다.

2. 역사

의외로 허수 개념 자체의 발명은 생각보다 오래되었는데, 고대 그리스 수학자 헤론이 제곱해서 음수가 되는 수에 대해 최초로 기록했다.[1] 이후 지롤라모 카르다노 아르스 마그나 삼차방정식을 푸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음의 제곱근에 대한 언급을 했다. 이를 1572년 볼로냐의 수학자 라파엘 봄벨리가 실수로는 나타낼 수 없는 이차 방정식의 근을 나타내기 위하여 의 개념을 확장하여 정의했다. 허수(imaginary)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르네 데카르트로서, 단순히 대수적인 필요에 의해 상상으로 만들어낸 숫자로서 실존하지 않는 수라는 의미이다.

3. 정의

허수는 수학적 규칙을 깨트리지 않고 지키기 위해 고안해낸 임의의, 새로운 수이다. 현실에서는 다양한 수학적 계산에서 어떠한 수가 음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전자기학을 사용한 기술(Tech)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과거 수학자들이 정한 규칙이 바로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는 무조건 양수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학적 공리가 깨지기 때문이다. 이 규칙을 우회하기 위해, 양수로 곱하건, 음수로 곱하건 간에 무조건 마이너스가 되는 숫자를 만들고, 이를 i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수를 허수라고 한다.

[math(x)]에 대한 방정식 [math(x^2=-1)]의 해 [math(i)]인 허수단위를 실수와 곱하여 표현된 복소수의 일종으로 '실수가 아닌 복소수'로 정의된다. 이하 별도의 설명이 없는 이상 허수단위는 [math(i)]로 나타낸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수'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전기역학과 방정식의 근을 찾는 과정에서는 실존하는 수와 다를 바 없이 사용된다. 실제로 대학교 이상의 전기 회로이론을 다룰 때 특정 소자에 복소수로 된 전압이나 전류가 걸리는 것은 그냥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사차방정식 [math(x^4=a)] (단, [math(a)]는 양의 실수) 꼴에서 항상 두 개의 실근과 두 개의 허근이 나온다. 추가적으로, 복소평면에서 네 근을 나타냈을 때 정사각형이 나온다.[2]

허수단위는 [math(2 \times 2)] 실행렬로 표현이 가능한데, [math(\begin{pmatrix} 0 & 1 \\ -1 & 0 \end{pmatrix})]으로 표현한다. 선형변환과의 연관성을 설명하기 위해 [math(\begin{pmatrix} 0 & -1 \\ 1 & 0 \end{pmatrix})]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컴퓨터에서는 허수를 위한 별도의 연산장치를 가지고 있거나 하는 건 아니다. 허수가 필요한 경우에는 두 실수의 순서쌍으로 복소수를 만들어 취급한다. 혹은 회전 연산 등의 변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2차 정사각행렬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에서의 수 표현 참고.

4. 기호

허수단위 / 虛數單位
imaginary unit
<colbgcolor=#dcdcdc,#2d2f34> 𝑖
종류 실수가 아닌 복소수
약수 1\
제곱 -1
로마 숫자 표기 -

대개 허수 단위의 기호로 [math(i)]를 사용한다.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라틴어 imaginarius(imaginary)의 첫 글자를 사용한 것에서 기원했다.

전자공학 제어공학 쪽에서는 [math(j)]를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수학의 다른 분야에서 i를 숫자의 뒷쪽에 붙이는 것과 달리 전기 관련 분야에서는 j를 숫자의 앞쪽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쪽 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math(i)]를 전류의 기호로 사용했기 때문에 [math(i)]라고 쓰면 순시 전류와 혼동될 여지가 있다. 여기서 쓰이는 [math(j)]는 허수단위의 다른 표기일 뿐이며 사원수군, 분할복소수에서 쓰는 [math(j)]하고는 전혀 다른 것이다. 나아가 교과서에 따라서는 행렬이나 벡터 방정식의 인덱스로서 [math(i)], [math(j)]를 둘 다 쓰기에 그리스 문자 [math(iota)]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 이런 경우 주석으로 설명이 달려있다.

물리학에서는 전류를 대문자 [math(I)]로 표기하며, 허수를 쓸 때는 그냥 [math(i)]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clearfix]

5. 성질

제곱했을 때 [math(-1)]이 되는 수를 [math(i)]라고 하는데 이때 [math(i)]를 허수단위라고 한다.

실수 [math(a,\,b)]를 이용하여 [math(a + bi)] 형식으로 표현되는 수를 복소수라고 하는데, 허수는 이 중 [math(b = \Im(a+bi)\ne0)]인 경우(실수가 아닌 복소수[3])에 해당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math(0)]은 실수에만 포함되기 때문에 편의상 [math(0)]을 허수로도 취급하기 위해 '제곱해서 [math(0)]보다 작거나 같은 실수가 나오는 수'를 허수로 정의하기도 한다. 허수의 조건에 [math(a = \Re(a+bi) = 0)], 즉 실수부가 [math(0)]이라는 조건이 추가되어 허수부만 남으면 순허수라고 한다. 제곱해서 실수(중 음수[4])가 되는 허수는 순허수밖에 없다. 다만 순허수가 아니어도 짝수 번 제곱해서 음수가 나오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실수와 허수단위를 결합해 만든 새로운 수의 체계인 복소수이다. [math(a+bi)]에서 [math(a)]를 복소수의 실수부분, [math(b)]를 복소수의 허수부분이라고 한다. 또한 복소수에서 허수부분의 부호를 바꾼 [math(a-bi)]를 [math(a+bi)]의 켤레복소수라고 하며, 기호로 그 복소수 [math(a+bi)]에 윗줄을 그어서 나타낸다.

[math(x^2=-1)]의 해 [math(i = \sqrt{-1})] 말고도 허수단위는 몇 개 더 있다. 대표적으로 이원수에서 [math(\epsilon^2 = 0~(\epsilon\ne0))]인 멱영원, 분할복소수에서 [math(j^2 = 1~(j\ne \pm 1))]인 멱일원이 있다. 복소수를 확장시킨 사원수 체계에서 사용하는 [math(j)]와[5] [math(k)] 역시 허수이다.

허수의 기본적인 규칙으로는 크기의 비교, 즉 부등호를 정의할 수 없다. 즉, [math(1+500i)]와 [math(300+2i)]라는 두 수(복소수)가 있을 때 누가 더 크고 작은지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6] 왜냐하면 i는 말 그대로 허수이기 때문에 0보다 클 수도, 0과 같을 수도, 0보다 작을 수도 있다. 그러니 그 어떠한 숫자를 곱해도 그 값에 i가 붙는다면 다른 숫자와 크기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말.

그래서 크기를 비교한다는 것은 결국 어떤 수에서 다른 수를 뺐을 때 그 결과가 [math(0)]보다 큰지 작은지, 아니면 같은지를 논한다는 것, 즉 수식으로 나타내면
[math(a > b \Leftrightarrow a - b > 0 \\ c = d \Leftrightarrow c - d = 0)]
인데, 가장 간단하게
[math(\begin{cases} i>0 \\ i=0 \\ i<0\end{cases})]
를 생각해보자. 먼저 [math(i=0)]은 [math(i)]가 [math(x^2 = -1)]의 해라는 조건에 모순이므로 나머지 두 조건만 고려하면 되는데, 계산의 편의를 위해 양수 조건인
[math(\begin{cases} i>0 \\ -i>0\end{cases})]
로 바꿔서 따져보면, 양수의 제곱은 양수라는 실수의 기본적인 성질[7]에 모순되는 결과, 즉 [math(-1>0)]이 얻어짐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세 가지 경우에서 모두 모순이 발생하므로 허수에서 크기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함을 알 수 있다. 사실 실수의 제곱은 모두 0보다 크거나 같다는 것만으로도 말 다했을 정도이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허수에서는 양수와 음수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다음 중 양의 허수를 고르시오 같은 문제는 있을 수조차 없다. 다만, [math(z = a+bi)] 꼴의 허수에서 허수'부'를 의미하는 [math(\Im(z) = b)][8]가 양수인지 음수인지 묻는 문제는 나올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허수부의 계수를 보는 것이지 해당 허수가 양수인지 음수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의의 음수를 임의의 허수와 비교하는 건 어떠냐고? 그런 것도 정의되지 않는다.

어떤 수를 [math(-1)]로 나누면 결과적으로 [math(-1)]을 곱하는 것과 같은 연산인 것처럼, [math(i)]로 나누면 도리어 [math(-i)] 가 곱해지게 된다. 허수 [math(i)] 의 위수[9]는 [math(4)], 즉 [math(i^4 = 1)]이므로 [math(i)]의 곱셈 역원 [math(i^{-1})]은 [math(i^4 = i{\cdot}i^3 = i^3{\cdot}i = 1)]에서 [math(i^{-1} = i^3 = -i)]가 된다.

허수단위 [math(i)]의 제곱근 오일러 공식 [math(e^{ix} = \cos x + i\sin x)]를 이용하면 [math(i = e^{i{\left(\frac\pi2+2n\pi\right)}})]이므로 [math(\sqrt i = i^{\frac12} = e^{i{\left(\frac\pi2+2n\pi\right)}\frac12} = e^{i{\left(\frac\pi4+n\pi\right)}} = e^{i\frac\pi4}\textsf{ or }e^{i\frac54\pi})][10]로 간단하게 구할 수 있고
[math(\begin{cases} \begin{aligned} e^{i\frac\pi4} = \cos\dfrac\pi4 + i\sin\dfrac\pi4 = \dfrac{1+i}{\sqrt2}\end{aligned} \\ \begin{aligned} e^{i\frac54\pi} = \cos\dfrac54\pi + i\sin\dfrac54\pi = -\dfrac{1+i}{\sqrt2}\end{aligned}\end{cases})]
이므로 정리하면 [math(\sqrt i = \pm\dfrac{1+i}{\sqrt2})]가 된다. 고등학교 수학 수준으로는 [math(i)]의 제곱근을 [math(a+bi)]라 두고 다음과 같이 이차방정식을 푸는 방법으로 구할 수도 있다.
[math((a+bi)^2 = a^2-b^2+2abi = i \\ \Leftrightarrow (a^2-b^2)+(2ab-1)i = 0 \\ \Rightarrow \begin{cases}a^2-b^2 = (a-b)(a+b)=0 \\ 2ab-1=0 \end{cases} \\ \therefore b = \dfrac1{2a}\quad(\because a\ne0,\,b\ne0) \\ {\left(a-\dfrac1{2a}\right)}{\left(a+\dfrac1{2a}\right)} = \dfrac{2a^2-1}{2a}\dfrac{2a^2+1}{2a} = 0 \\ \Rightarrow 2a^2-1 = 0 \Rightarrow \begin{cases} a = \pm\dfrac1{\sqrt2} \\ b = \dfrac1{2a} = \pm\dfrac1{\sqrt2}\end{cases} \\ \therefore \sqrt i = \pm\dfrac{1+i}{\sqrt2})]

전술한 오일러의 공식을 바탕으로 허수 지수도 정의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지수의 허수부는 주기를 갖는 삼각함수가 되기 때문에 결과값은 어느 한 가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닌 다가함수가 된다. 대표적으로 [math((-1)^i = {\left\{e^{i(\pi+2n\pi)}\right\}}^i = e^{-\pi-2n\pi} = e^{-\pi},\,e^{-3\pi},\,e^{-5\pi},\,\cdots)]이다. 밑이 굳이 실수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으며 이를 테면 [math(i^i)]의 값 중 하나는 [math(e^{-\frac\pi2})][11]로, 허수에 허수를 제곱하니 실수가 나오는 재미있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삼각함수에도 넣을 수 있는데, 덧셈정리를 통해 실수부와 허수부가 분리되며, 순허수가 정의역으로 들어간 삼각함수는 쌍곡선 함수로 바뀐다. 이 역시 오일러 공식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결과이며 [math(e^{ix} = \cos x + i\sin x)]이므로 [math(\cos x = \dfrac{e^{ix}+e^{-ix}}2)], [math(\sin x = \dfrac{e^{ix}-e^{-ix}}{2i} = -i\dfrac{e^{ix}-e^{-ix}}2)]인데, [math(\cosh x = \dfrac{e^x+e^{-x}}2)], [math(\sinh x = \dfrac{e^x-e^{-x}}2)]이므로 [math(\cos x = \cosh ix)], [math(\sin x = -i\sinh ix)]임을 알 수 있다. 정리하면
[math(\begin{aligned} \sin x &= -i\dfrac{e^{ix}-e^{-ix}}2 \\ \cos x &= \dfrac{e^{ix}+e^{-ix}}2 \\ \tan x &= \dfrac{\sin x}{\cos x} = -i\dfrac{e^{ix}-e^{-ix}}{e^{ix}+e^{-ix}}\end{aligned})]
이를 테면 다음과 같다.
  • [math(\cos i = \cosh1 = \dfrac{e + e^{-1}}2 = \dfrac{e^2 + 1}{2e} \approx 1.54308064\cdots)]
  • [math(\sin i = i\sinh1 = \dfrac{e - e^{-1}}2i = \dfrac{e^2 - 1}{2e}i \approx 1.17520119\cdots i)]

복소수는 복소평면을 이용해 나타낼 수 있다. [math(x)]축이 실수축으로 [math(x)]좌표가 실수 부분, [math(y)]축이 허수축으로 [math(y)]좌표가 허수 부분을 나타낸다. 즉 복소평면 상의 좌표가 [math((a,\,b))]라면 이 수는 [math(a + bi)]다. 6차 교육과정까진 수학2에서 다뤘으며 7차 교육과정부터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사라졌다.[12][13] 이과라면 대학에서 미적분학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모든 숫자가 그렇듯이 허수 역시 자연계의 현상을 나타내는데 매우 유용하고 특히 평면에서의 회전을 나타내는데에도 쓰인다.

예컨대 [math(e^{ix} = cos x + isin x)][14]이기 때문에 과학이나 수학분야에서는 파장과 그에 관련된 phase(위상)를 다루는 데에 밀접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라플라스 변환이나 푸리에 변환기법을 사용하여 지수함수나 파동함수를 대수함수로 변환시켰을 경우 대수함수의 실수근이 지수함수, 허수근이 곧바로 파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덕분에 각종 파장(전자기파, 음파, 물질파 등)의 파동방정식에 허수가 등장하고, 임피던스도 복소수 형태로 표현된다. 스티븐 호킹은 우주 초기[15]에는 허수 시간이 존재했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16] 문제는 순허수 시간에서 어떻게 실수 시간으로 전환되었느냐는 아직도 추측만이 난무할 뿐.

무리수와 마찬가지로 사칙연산 모두에 대해서 닫혀있지 않다.

6. 규칙성

[math(\begin{aligned} \color{red}i^0 &\color{red}= 1 \\ i^1 &= i \\ i^2 &= -1 \\ i^3 &= -i \\ \color{red}i^4 &\color{red}= 1\end{aligned})]
이므로 일반화하면
[math(i^k = \begin{cases} i^{4n-3} &=i, \\ i^{4n-2} &=-1 \\ i^{4n-1} &=-i \\ i^{4n-0} &=1\end{cases}\quad (n\in\mathbb Z))]
로 나타낼 수 있다. 곱셈의 항등원인 [math(1)]이 나타나는 규칙성을 갖기 때문에 달리 표현하자면 '위수(位數)가 [math(4)]이다.'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실수부가 [math(0)]이 아닌 일부 다른 복소수들도 제곱하면 규칙성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는 모든 복소수가 오일러 공식을 바탕으로 [math(a + bi = re^{itheta})]의 꼴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math(i)]는 [math(r = 1)], [math(\theta = \dfrac\pi2+2n\pi)]인 경우에 속하기에 단순 제곱만으로도 규칙성이 쉽게 나타나는 것이며 특정 제곱값으로 한 주기 [math(2\pi)]가 나올 수 있다면 이러한 규칙성은 사실상 모든 복소수에서 나타난다고 봐도 좋다.

7. 존재 여부

수학이론상의 필요에 의해 상상으로 만들어낸 실재하지 않는 수라고 일컬어지지만, 허수를 포함한 모든 수는 자연을 묘사하고 설명하기 위해 중요한 도구다.

한자권의 虛數와 영어권의 imaginary number는 그 명칭 자체의 개념이 처음 발견될 당시에 실수만을 다루는 좌표 평면에 나타낼 수 없기에 붙은 것이라 보는 측면도 있으며, 복소 평면에서는 허수 또한 잘 표현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허수의 경우 처음에는 단순히 수학적 개념을 표기하기 위해[17] 만들어진 개념일 지는 몰라도, 이후 우주의 규칙을 숫자와 수식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실수만 가지고는 설명하기에 어려운 법칙들을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물리학이나 전자공학에서는 이 허수를 사용한 복소수 체계는 전파나 신호전달 등 실제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데 실수만큼이나 편리하게 쓸 수 있고 물리현상에 잘 들어맞아, 해당 분야의 전공자정도가 되면 더이상 허수를 '존재하지 않는 도깨비' 같은 취급은 하지 않게 된다. 단적으로, 전자공학에서는 회로의 전압과 전류의 위상차를 효과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복소수를 사용한다. 복소 평면에 기술되는 복소수는 실수부, 허수부 각각에 하나씩 2가지의 정보가 들어가는데, 이 말은 하나의 식에 두 가지의 정보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수로 2차원을 표현 할 수 있다는 말.[18] 만약 회로의 위상과 진폭을 삼각함수만 가지고 나타내면 식이 복잡하고 가독성도 떨어지는데, 복소수의 개념을 쓴다면 계산도 비교적 간단해지고 가독성도 높아진다.[19]

한 예시로, 중학교 수학과정에서 풀던 연립방정식이 복소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선형연립방정식의 합성을 모델링하면 행렬곱이 튀어나오고 [math(2\times2)] 실행렬에서 허수단위 [math(i)]가 존재한다. 즉, [math(a+bi = \begin{pmatrix}a & b \\ -b & a \end{pmatrix})]이므로 허수를 허구라 주장한다면 연립방정식 또한 모델에 해당하니 허구라는 주장이 되어버린다.

한 마디로, 허수는 기존에 사용되던 실수 체계를 가지고는 표현할 수 없는 수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상 속에서 만들어 냈기에 실존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자아내는 허수(Imaginary number)라는 표현 자체가 오해를 낳는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허수가 들어가 있는 꼴로만 표현할 수 있는 '실수'[20]가 존재한다.

하지만 자연수는 인간이 원초적으로 갖고 있는 개념인 점을 볼 때[21], 자연수를 기반으로 분수와 소수까지도 꽤 잘 이해할 수 있지만 허수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역시 실수, 그 중에서도 무리수[22]와 허수로 가는 길목에 어떤 ' 건너기 어려운 강'이 있는 것은 명확하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만화를 보면 서양에서도 허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다.

파일:external/technogearophilia.jonolan.net/imaginary-friend.jpg
귀여워라, 상상의 친구를 가지고 있네?[23]

덤으로 이런 만화도 있다.
파일:external/barbaramolony.files.wordpress.com/imaginary-numbers.gif
[math(i)]: 무리수 좀 두지 마.
[math(pi)]: 헛수고 좀 하지 마.[24]

그리고 양자역학에서 허수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해밀토니안이라든가 관측값을 주는 연산자들은 에르미트 행렬이라 고유값(= 관측값)이 실수로 나타나며, 라그랑지언을 짤 때도 실수가 되도록 짜야 한다.

8. 여담



[1] 심지어 이때에는 0과 음수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2] 간단한 예로, [math(x^4=16)]의 네 근은 [math(2)], [math(-2)], [math(2i)], [math(-2i)]인데, 이 네 근을 복소평면에서 나타내면 한 변의 길이가 약 [math(2.828)]인 ([math(2\sqrt2 \approx 2\times1.414=2.828)]) 정사각형이 나온다. [3] 복소수에서 [math(b = \Im(a+bi)=0)]인 경우가 실수이므로 [4] 허수를 제곱해서 양수가 나올 일은 없다. [math(a+bi)]에서 [math(a)]와 [math(b)]가 실수이므로 [math((a+bi)^2 = (a^2-b^2)+(2ab)i)]가 되는데, 양수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math(2abi=0)]이어야 한다. 앞서 허수의 정의가 '실수가 아닌 복소수', 즉 [math(b\ne0)]이었으므로 [math(2abi = 0)]을 만족하려면 [math(a = 0)]이어야 하는데, [math(a = 0,\,b\ne0)]은 순허수이며 [math(a^2-b^2 = -b^2<0)]이므로 필연적으로 양수가 될 수 없다. [5] 이때의 [math(j)]는 멱일원이 아니다. [6] 대신, 복소평면 상에서 원점으로부터 얼마나 더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비교할 수는 있다. 크기를 따질 수 없는 허수에 절댓값을 씌우는 의미가 바로 이것이다. 노름 문서 참조. [7] 현대 대수학에서는 실수를 정의할 때는 먼저 양수로 구성된 덧셈과 곱셈 연산에 대해 닫힌 집합인 양수집합 [math(\mathbb{P})]를 정의한 뒤, 덧셈에 대한 항등원인 0을 추가하고, 여기에 음의 부호를 더한 음수 집합 [math(-\mathbb{P})]을 정의하여 이 모두를 실수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양수는 그 자체가 정의상 곱셈에 대해 닫혀있는 집합이므로 양수의 제곱은 양수가 되는 것은 실수에서 가장 기본되는 성질인 셈. [8] 즉 [math(\Im)]의 결과값은 항상 실수이다. [9] 항등원이 되게하는 연산의 최소 시행 횟수. 곱셈의 항등원은 [math(1)]이며 앞선 [math(-1)]을 예로 들면 [math((-1)^1 = -1)], [math((-1)^2 = 1)]이므로 [math(-1)]의 위수는 [math(2)]이다. [10] [math(e^{i\frac94\pi})], [math(e^{-i\frac34\pi})] 등도 답이지만 [math(e^{i2n\pi} = 1)], 즉 [math(2n\pi)]를 주기로 [math(1)]이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저 두 개로 압축된다. [11] 역시 마찬가지로 [math(i^i = {\left\{e^{i{\left(\frac\pi2+2n\pi\right)}}\right\}}^i = e^{-\frac\pi2-2n\pi})]에서 [math(n=0)]인 경우. 이 값은 [math(0.20787957635 \cdots \cdots)] [12] 과학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고급 수학Ⅱ에 있긴 하겠지만, 여기서는 과학고생이 아닌 학생으로 기준으로 한다. [13] 이웃 나라 일본은 정규 과목인 수학Ⅲ에 수록되어 있지만, 한국의 수능에 해당하는 센터시험에 나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이과 유학생이라면 가끔씩 일본유학시험에 출제되기 때문에 공부하는것이 좋다. [14] 그 유명한 오일러의 등식이 이 공식의 특수해이다. [15] 플랑크 시간([math(5.391247(60)\times 10^{-44}\,{\rm s})]) 이전의 매우 극초기의 우주를 말한다. [16] 실수 시간에서는 원시우주가 지닌 자체 중력이 수축을 촉진하지만, 순허수 시간에서는 팽창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즉, 원시우주가 인플레이션이 벌어질 수 있을 정도의 크기까지 팽창하는 계기를 허수 시간에서 찾은 것. 가속도는 그 특징상 단위시간의 제곱에 반비례하는데, 허수 시간을 단위 시간으로 두면 가속도가 (중심을 향한)[math(+)]가 아니라 (중심을 향한)[math(-)]가 되면서 중심으로 수축하지 않고 중심에서 팽창하게 된다. 실제 이론상으로는 이것보다 복잡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간략화한 도식상으로는 이런 내용에 가깝다. [17] 루트 -1을 수학적으로 정의하기 위해 [18] 더 나아가 3차원 이상을 표현하기 위한 사원수 개념도 존재한다. [math(x)], [math(y)], [math(z)]는 미지수를 표현한 것에 불과한 것이므로 허수처럼 두 개의 정보를 넣었다는 것과 개념이 다르다. 게다가 복소수의 경우 두 개의 정보를 동시에 소유하고 있어 좌표처럼 단순하게 크기를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9] 물론 실수로 정의되어 있는 실제 측정값을 다루는 때에 방정식에서 복소수 근이 등장할 경우 실수 부분만 취하고 허수 부분은 물리적으로 무시하기는 한다. 다만 이건 계산 과정에서 무효한 값들을 버리는 과정에 해당하는 것이기에 위의 사례와는 무관하다. 예를 들면 t > 3 에서만 정의된 식이라면 t = 2 일때의 값은 무효한 것으로 처리하는 것 처럼. [20] 이를 환원 불능(casus irreducibilis)이라고 한다. 환원 불능의 예로 파섹의 정의에 쓰였던 1 코탄젠트 값이 있다. 2015년 이후부터는 [math(648000/\pi)]를 사용. 철도의 구배 등도 각도로 환산하면 대부분 환원 불능이 나온다. [21] 유아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1개 2개 등의 자연수적인 개념은 갖고 있는 것이 확인되어 있다. 인간 이외의 일부 동물들의 경우도 제한적으로나마 자연수 개념을 가지고 있기까지 하다. 수학자 레오폴트 크로네커(Leopold Kronecker)는 "자연수는 신의 선물, 나머지는 모두 인간의 작품이다."라고 하기도 했을 정도. [22] 수 체계의 확장 과정 가운데 가장 이질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정설이 되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던 단계는 실수에 허수를 추가하는 과정이 아니라 유리수에서 무리수를 추가하는 과정이었다. 오히려 복소수는 유리수까지의 확장과 유사하다. 이토록 무리수에 대한 이해는 복소수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였다. [23] 허수(imaginary number)를 서양 아이들이 이상하게 많이 애용하는 상상의 친구(imaginary friend)에 비유한 센스가 돋보인다. 사람의 유전을 산술평균에 비유한 점도 개그 포인트이다. [24] [math(pi)]와 [math(i)]는 각각 영어로 irrational(무리수의), imaginary(허수의)인데 수학 외의 분야에서 irrational은 '비이성적인' 'imaginary'는 '상상에만 존재하는'이란 뜻으로 쓰이므로 서로 반대되는 개념인 rational(유리수의, 이성적인), real(실수의, 현실적인)이 되라는 핀잔을 하는 말장난이다. 재미있는 건 저렇게 타박하는 두 수가 곱해진 [math(\pi i)]가 지수함수에 들어가면 [math(e^{pi i} = -1)]로 실수 유리수가 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