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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紅孩兒 / Red Boy. 중국의 고전소설 《 서유기》의 등장인물.우마왕과 나찰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손오공과 우마왕의 관계상 손오공에겐 조카뻘이기도 하다.
2. 설정
화염산의 정기를 받고 300년 간 수련을 거듭해 삼매진화라는 강력한 비장의 술법을 사용할 수 있다. 황풍마왕의 삼매신풍처럼 서유기에 몇 안 나오는 강력한 기술. 손오공을 괴롭힌 요괴의 대부분이 템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능력을 지닌 요괴란 걸 알 수 있다.[1]외모와 성격이 영락없는 초딩. 애초에 아명부터 붉은 어린아이(해아=아해. 어린이)라는 뜻이다. 성영(聖嬰)대왕이라고도 불리는데, 이건 한자에서도 알 수 있지만 성스러운 영아(어린이)라는 뜻의 별호다.
서유기를 통틀어 몇 안 되는 손오공을 죽일 뻔한 몇 안 되는 강력한 요괴. 손오공이 죽을 뻔하는 구절은 서유기를 통틀어서 찾아보기 힘들다. 더구나 삼촌, 어머니, 아버지까지 원한을 품게 만들어 서천행 일행에게 어마어마한 고생을 안긴 장본인으로, 중후반부 전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사실 홍해아의 입장에서 손오공에게 패한 건 상당한 이득이다. 사람을 먹으며 악행을 쌓는 비천한 요괴가 아니라, 관음보살의 시중을 들며 불도를 닦는 불로불사의 신선이 되었기 때문. 사실상 수제자 신분이 된 것으로,
서유기에 등장하는 요괴들은 힘은 세지만 대우는 형편없는데, 동물이나 악인(살인 강도)의 살생조차 금하는 삼장법사조차 손오공이 요괴를 때려죽이는 것에는 한 마디 하지 않는다. 요괴는 가진 힘 때문에 무서워서 그렇지 한낱 미물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죽여 없애는 것이 선행이자 공적이다. '죽여 마땅한 놈'에서 '죽이면 안 되는 놈'만 되는 것도 대단한 특혜다.
손오공을 대면한 우마왕이 아들과 생이별하게 만들었다고 손오공에게 화를 내자, 손오공은 "형님의 아들은 이제 불로불사의 신선이 되어 형님보다 귀한 몸이 되었는데 왜 절 탓하십니까"라며 항의했다. 어쨌든 우마왕은 계속 화를 냈지만, 어디까지나 부인을 희롱당했고 아들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감정적인 면에서 화를 냈을 뿐, 손오공의 말에 반박할 수는 없었다.
3. 행적
나이상 어린 소년이나 일찍 독립하여 호산 고송간에 있는 동굴인 화운동에 진을 치고 졸개 요괴들을 거느리며 살고 있었다. 삼장법사 일행이 화운동을 지나갈 때 삼장법사를 납치하여 잡아먹으려고 결심했는데, 이 때 붉은 기운이 뿜어져나오자 그걸 눈치챈 손오공이 아우들을 닦달해 경계 태세를 갖추어 대비했다. 홍해아가 공격을 멈추니 손오공은 위협이 사라졌다며 방어를 푸는데, 이에 다시 공격하려 하니 또 눈치채고 경계 태새를 갖추었다. 홍해아는 이걸 보고 손오공 녀석이 눈치가 굉장하다며 감탄했지만, 영문을 모르는 삼장 일행은 아까부터 계속 왜 방어 태세를 했다 말았다 장난 치냐며 손오공을 깠다.홍해아는 아무래도 정공법은 안 되겠다 싶어서, 곤경에 처한 어린아이를 연기해 삼장법사를 낚으려 한다. 역시 또 손오공만이 눈치 채고 요괴라고 주장하지만, 삼장법사는 아까 일도 있고 해서 안 믿고 구해주라 한다. 손오공은 어쩔 수 없이 구해주고, 홍해아를 업은 채로 길을 계속 간다. 아이 하나를 업고 걸어가려니 손오공은 점점 일행들에게 뒤쳐졌고, 애초에 요괴 따위를 왜 업고가야 하냐며 불만이던 손오공은 슬슬 열받아서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려 한다. 이를 눈치챈 홍해아가 재빨리 분신으로 바꿔치기했는데, 눈치채지 못한 손오공은 냅다 땅바닥에 패대기치고는 아예 고깃떡을 만들어버린다. 홍해아는 아무리 가짜라지만 자길 저렇게 처참하게 패대기치냐고 화를 낸 다음, 바람을 일으켜 삼장법사를 납치해간다.
빡친 손오공은 토지신들을 불러내 꿀려놓고 요괴의 내력을 물어, 그가 우마왕의 아들인 것을 알아낸다. 예전에 손오공은 홍해아의 아버지인 우마왕과 의형제를 맺었었기에 삼촌뻘이었으므로 잘 구슬려서 통과하려 했지만, 홍해아는 워낙 성깔이 난폭한지라 아랑곳하지 않았고 결국 수틀린 나머지 대판 싸우게 된다.
언뜻 막상막하인 듯 했으나 손오공에 비해 무예는 한 수 아래인 홍해아가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자, 그걸 보고 있던 저팔계가 자기도 공을 세우겠다며 손오공에게 합세한다. 그러자 손오공 하나만으로도 벅찬 홍해아는 갑자기 물러서더니 앞서 말한 삼매진화를 준비한다. 대뜸 자기 코를 두들겨 코피를 내는 홍해아를 보고 저팔계는 자해공갈하냐는 드립을 치지만, 이윽고 시작된 불길은 말 그대로 재앙. 오래 전 천계를 깽판낼 때 태상노군의 팔괘로 때문에 한바탕 고생한 적도 있어서 불이랑 연기는 질색인 손오공[2]이라 결국 물러난다. 불을 피하는 피화결조차도 잘 안 먹힐 정도로 지독했다고...
일단 후퇴한 다음 어찌할 지 의논하다가 사오정의 조언대로 물로 끄기 위해 용왕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렇게 2차전이 시작되었으나 웬걸, 기껏 물을 끼얹었더니 기름이라도 부은 마냥 불길이 더 거세진다. 삼매진화란 5행의 성질을 모두 불 기운으로 되돌리는 기술이라 물을 부으면 되려 목(木)을 거쳐 화(火)를 일으킨다고. 열 받은 손오공이 피화결을 사용하면서 불길을 무릅쓰고 덤비지만[3] 홍해아가 손오공의 얼굴에 연기를 뿜는 바람에 피화결이 풀리면서 그 대단한 손오공이 하마터면 죽을 뻔 한다. 불 기운이 너무 거세서 다급하게 물 속으로 뛰어들었더니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기운이 막혀버린 것. 그래도 저팔계 덕에 겨우 살아난다. 용왕들이 손오공을 건졌는데 이미 숨도 안 쉬고 맥도 끊겨있어 죽은 줄 알았지만, 저팔계 혼자 태연하게 "이 질긴 원숭이 놈이 그리 쉽게 죽겠냐"며 안마술을 했더니 기가 통하면서 되살아난 것. 저팔계가 손오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 매우 드문 예.
그 뒤 손오공은 한 번 우마왕으로 변신해 찾아가본다. 그러나 별 작전 없이 온 거라 실컷 아버지 대우를 받으면서 삼장법사를 못 먹게 하려고 거짓말을 꾸미다 의심을 사 결국 들키고 도망간다. 다만 홍해아는 한참 동안 아버지 우마왕인 줄 알고 온갖 대우를 해주던 게 쪽팔려서 쫓아가지도 않는다. 결국 손오공은 그 길로 남해까지 가서 관세음보살님께 도움을 요청한다.
관세음보살이 준비한 건 정병. 그런데 보통 물건이 아니라 사해의 바닷물과 강물이 전부 들어가는 병이라 손오공조차도 못 든다. 그리고 목차 행자 혜안에게 그의 아버지 탁탑천왕 이정에게 가서 천강도 36자루를 빌려와달라 한 다음 그걸 연화대(관세음보살이 가부좌하는 좌석)로 바꾸어 타고 간다. 화운동에 도착한 관세음보살은 정병의 물로 삼매진화를 아예 시전도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물로 꺼버린 게 아니라 아예 화운동 일대를 물바다로 만들어 수레를 세우는 것조차 못하게 한 것.[4] 비장의 수가 봉인되었지만 홍해아는 여전히 깽판을 부리려 했고, 그러자 관세음보살은 재빨리 피하면서 연화대를 두고 간다.
그걸 본 홍해아는 좋다고 자기가 거기 앉아 가부좌를 트는데... 사실 이건 관세음보살의 함정. 관세음보살이 법력을 거두자 꽃잎들이 사라지면서 연화대는 칼날방석이 된다.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혜안더러 천강도 자루들을 때려박으라 하고 혜안이 신나게 두들기자 칼날들이 홍해아의 하반신을 꿰뚫는다.
견디지 못한 홍해아가 귀의하겠다고 외치고 머리도 동자 모양으로 깎이지만 당연히 거짓말, 지옥 같은 칼날방석에서 벗어나자 다시 공격하려 했다. 그 순간 관세음보살은 하는 수 없이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는데, 바로 손오공이 끼고 있는 긴고아와 같은 물건인 금고아.
결국 그제서야 정말로 굴복한 홍해아는 진심으로 불가에 귀의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계속 대든 벌로 돌아가는 내내 삼보일배를 시킨다.
뒤의 이야기지만 홍해아를 귀의시킨 일 때문에 손오공은 나중에 낙태천을 지키던 홍해아의 삼촌은 물론이요, 홍해아의 어머니인 나찰녀, 무엇보다 엄청난 강적, 홍해아의 아버지 우마왕과 전투를 치르게 된다. 홍해아가 손오공 말을 듣고 삼촌 대접은 해주거나, 아니면 최소한 곱게 지나가게라도 해줬더라면 삼장법사 일행의 여행길은 훨씬 순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고난을 겪어야만 경을 얻을 자격이 생기는 것이라...
나중에 가짜 손오공 에피소드에서 손오공이 관세음보살님을 찾아갔을 때 잠깐 또 등장하는데, 이 때는 완전히 심성을 고쳤는지 지난 날 그 만남 덕분에 자신이 불가에 귀의할 수 있었다며 공손하게 대한다. 다만 약간의 짓궃음은 어쩔 수 없는지 조금 놀렸는데, 이 당시 스트레스가 극심하던 손오공이 제대로 폭발해 사생결단을 내겠다고 화를 내자 서둘러 그를 달래 화를 면한다.
4. 다른 매체
게임 서유석액전에서는 두 번째 스테이지의 보스이다.드래곤볼에서는 TS되어서 우마왕의 딸인 치치로 나온다.
장위건(張衛健, 1965)의 서유기(1996)에서 허추이(許秋怡, 1968)가 홍해아를 연기했다. 여배우가 남자아이를 연기했다.
이말년 서유기에서는 나름대로 말도 트인 악동으로 나오는 원전과 다르게 "우우까까!"하는 옹알이만 하는 갓난아기로 등장하며, 화염산 편에서 사오정과 면식이 생긴 뒤 영감대왕편에선 사오정이 영감대왕을 물리치기 위해 데려오면서 그 뒤로 아예 삼장법사 일행에 반쯤 합류한다(...) 이후 관세음보살의 제자인 선재동자가 되어 명절마다 집에 방문한다.
2010년판 드라마에선 우마왕 에피소드에서 나타가 손오공이 천계 떠나고 나선 심심했는데 요즘은 홍해아와 논다고 언급했고, 직접 우마왕과 나찰녀 앞에 나타나기도 했다.
영화 '서유마동 홍해아(西遊記之紅孩兒)'에서는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원전과 달리 선재동자가 되고 500년이 지나도록 반성하지 않아서 여전히 금고아[6]를 차고 있으며, 손오공이 서역에서 불경을 얻고 투전승불로서 이름을 날린데 비해 자신은 서유기를 주제로 하는 경극에서 한심한 3류 악역으로 취급되는[7] 처지다. 심지어 천계에서는 요괴의 혼혈이라고 무시당하는 상황. 때문에 금고아에서 해방되고자 공을 세우려는 과정에서 진정한 영웅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에서 홍해아는 여전히 손오공한테 이를 갈지만 정작 오만방자한 태도는 딱 삼장의 제자가 되기 전의 손오공과 판박이.
리틀팍스의 서유기에선 원작처럼 손오공과 관음보살에게 패배하여 관음보살에게 제압단한후 관음보살이 데려간다.
극장판 도라에몽: 노비타의 패럴렐서유기에서는 링레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며, 붉은 머리를 가진 서역인이다.
레고 회사에서 만든 몽키 키드에서도 등장한다. 단 이쪽의 이름은 레드 썬이다.
검은 신화: 오공에선 보스로 등장한다. 여기선 복잡한 사정이 엮여 불문에 귀의하기는 커녕 천계에 절멸된 야크샤 일족의 원수를 갚으려는 복수귀로 그려진다.
5. 최유기의 등장인물
항목 참조
[1]
수레 다섯대를 5행의 방위에 맞춰 세워놓고 중간에 서서 코를 두어 번 두들겨 코피를 내면 입에서 불을 뿜는다.
[2]
손오공은 팔괘로의 원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거기 집어넣어지는 순간 재빨리 바람의 손 괘로 가서 불길을 피했다. 하지만 연기가 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내내 고생해서 연기는 아주
트라우마가 되었다.
[3]
이 상태에서는 삼매진화까지도 견뎌낼 수 있으나, 문제는 손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전투가 힘들어진다. 손오공도 눈이 뒤집혀져서 무리수를 둔 것.
[4]
물론 생명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그 곳에 사는 산짐승에 벌레 한 마리까지 모두 대피시킨 다음 부었다.
[5]
참고로 이 셋 다 삼장법사가 받아서 제자를 만드는 데 쓰라고 준 보물인데, 삼장법사의 제자를 만드는 데 사용된 건 긴고아 하나뿐이라 관세음보살이
횡령했다는 드립이 있다. 그래도 어쨌든 셋 다 삼장 일행의 서천행을 돕기 위해 사용했고, 결과적으로 쓰게 된 요괴들도 모두 불문에 들었으니
석가여래도 딱히 문제삼지는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삼장법사에겐 하나만 돌아간 게 의외로 효율도 있었는데, 자세한 이유는
긴고아 문서의 각주 참조.
[6]
원전에서는 머리뿐만 아니라 팔다리에 감는 고리 4개까지 포함되어서 사지를 조인다고 묘사되지만, 여기서는 양손의 금고아가 합쳐지면서 홍해아를 강제로
합장시키고
삼매진화를 봉인시킨다고 묘사된다. 심지어 주문을 외울 거 없이 홍해아가 욱하면 저절로 발동된다.
[7]
참고로 이 영화에서 홍해아는 원전보다 성숙한 청년이며 갑옷도 제대로 입고 있지만, 경극에서는 원전처럼 아기옷을 입은 동자로 묘사된다. 정작 배우가 중년이니 꼴이 더 우스워졌으며, 하필 손오공 역을 맡은 배우의 동생이라 '형'이라고 부른 것 때문에 경극 속 자신에게 감정이입을 한 홍해아가 그 원숭이 놈한테 형이라고 부르지 말라며 분통을 터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