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8-16 22:29:01

노앵설


1. 개요2. 전승
2.1. 용재총화에 기록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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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노앵설 (老鶯舌: 늙은 꾀꼬리 혀라는 뜻)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인데, 천정에 매달려 있거나, 기둥위에 올라가 숨어 있는 습성을 갖고 있다. 늙은 꾀꼬리와 같은 이상한 목소리로 말을 하며,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사람의 비밀을 알아채거나, 죄지은 사람의 마음속을 잘 꿰뚫어보며, 잃어버린 물건을 잘 찾아주기도 한다. 조선 때 성현의 장모가 어릴 때 보았다고 한다.

2. 전승

2.1. 용재총화에 기록된 이야기


나의 장모 정씨(鄭氏)는 양주에서 성장하였는데, 귀신이 그 집에 내려 한 어린 계집종에게 붙어 수년 동안을 떠나지 않았는데, 화복과 길흉을 알아맞히지 못한 적이 없었다. 말을 하면 번번이 들어맞으니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여 숨길 뜻이 있어도 못하고 모두 두려워하였으나 집안에는 아무 탈이 없었다. 그 목소리가 굉장히 맑아서 늙은 꾀꼬리 혀와 같은데, 낮이면 공중에 떠 있고 밤이면 대들보 위에 깃들었다.

(장모 정씨가 어렸을 적)이웃에 대대로 명문인 한 집이 있었는데, 주부가 보물 비녀를 잃고 항상 계집종을 때렸다. 종이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여 귀신에게 와서 물으니, 귀신이, “있는 곳을 알고는 있으나 네게 말하기는 거북하니, 네 주인이 오면 말하겠다.” 하였다. 종이 가서 주부에게 알리니, 주부가 친히 좁쌀을 가지고 와서 문복하였다. 귀신이, “있는 곳을 알고는 있으나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내가 한 번 말하면 그대는 매우 무안하리다.” 하였다. 주부가 여러 번 물었으나 끝내 응하지 아니하자 주부가 노하여 꾸짖으니, 귀신이, “그렇다면 할 수 없다. 아무 날 저녁에 그대가 이웃 아무개와 같이 닥나무 밭으로 들어가지 않았느냐, 비녀는 그 나무 가지에 걸려 있다.” 하므로, 종이 가서 찾아오니 주부가 매우 부끄러워하였다.

또 집 종이 물건을 훔쳤는데, 귀신이, “아무개가 이를 훔쳐 아무 방에 감추었다.” 하니, 종이, “어디에 있던 요물이 남의 집에 와서 의지하느냐.”고 꾸짖었다가 땅에 자빠져 한참 있다가 소생하였다. 사람들이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종이 “자색 수염이 난 장부가 내 머리털을 끌어당기니 황홀하여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였다.

집안에서 점점 싫어하였는데, 상국(相國) 정구(鄭矩)와 부(符) 형제가 집에 오기만 하면 귀신이 두려워하여 달아나고 상국이 간 뒤에 귀신이 또 돌아오곤 하였다. 상국이 그 일을 알고 하루는 귀신을 불러 말하기를, “너는 숲으로 가라, 인가에 오래 머무는 것이 부당하다.” 하니, 귀신이, “내가 여기 온 뒤로 집안 복을 더하도록 힘썼으며 한번도 재앙을 일으킨 일이 없었고,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집을 잘 받들고자 하였는데, 대인의 가르침이 있으니 감히 순종치 않겠사오리까.” 하고, 마침내 통곡하며 떠났는데, 끝내 영향이 없었다 한다. 이 이야기는 내가 대부인에게서 들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