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케쿠지라

"오래 전, 어느 비 오는 날에 밤에 시마네현에 살던 어부 몇 명이 희고 거대한 물체를 해안가에서 목격했다. 자세히 쳐다보니, 그것은 해안 근처에서 헤엄치고 있는 고래임이 분명했다. 값비싼 고래를 잡을 생각에 들뜬 그들은 마을 사람들을 모아 작살과 창을 들고 출항했다. 그들은 고래를 따라 잡는데 성공했지만, 아무리 작살을 던져도 도저히 맞출 수 없었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그 고래의 몸은 살코기라고는 붙어 있지 않은 거대한 뼈다귀에 불과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그것은 계속해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그 순간 바다가 거칠어 지더니 여태껏 누구도 보지 못한 이상한 물고기들과 기이하게 생긴 새들이 나타났다. 유령 고래는 몸을 뒤집더니 재빠르게 바닷속으로 사라져버렸고, 물고기와 새들도 그 뒤를 따랐다. 겁에 질린 마을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왔고, 그 고래가 바케-쿠지라임을 알아차렸다. 그 고래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시마네현에는 고래의 시체가 불러온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어머니를 여읜 후 고독하게 죽은 어린 고래의 영혼. 비오는 밤이면 마을에 숨어들어 어머니를 찾아 헤맨다. 고둥피리를 불어 어머니로 생각한 사람을 바다로 유인해 익사시킨다. 그 후 또다시 홀로 캄캄한 바다로 돌아가 다음 비오는 밤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