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1 19: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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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종류3. 상세4.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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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Roast dinner

영국에서 시작된 고기를 조리하는 방식 중의 하나. 영국에 가면 많이 먹게 되는 영국 요리다.

스테이크, 피시 앤드 칩스, 영국식 아침식사, 애프터눈 티와 함께 영국 자국민과 외국인 모두에게 인기 있는 메뉴다. 특히 통고기 스테이크라고 불리는 요리는 바로 로스트 디너 양식으로 만들어졌다.

영국인 이민자들이 정착해서 세운 국가들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의 영향을 받은 홍콩, 싱가포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인기가 많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먹는 칠면조 구이 역시 로스트 디너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참고로 로스트 디너는 무조건 저녁시간에만 먹냐고 물을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구어체 영어로 '디너'는 '자기 전 하루의 마지막 식사 (저녁식사)'가 아니라 '하루에서 제일 큰 식사'를 의미한다. 르네상스 후기쯤 와서나 프랑스를 중심으로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 귀족들의 디너타임이 점점 저녁 시간대로 옮겨진 반면 밥심이 중요한 농노계급의 디너는 산업화 시대 전까지만 해도 오후 1시경이었다.[1] 이 전통 자체가 어디 간 건 아니라서 현대 영연방권에서도 선데이 로스트는 보통 점심시간에 먹는다.

이의 연장선상으로 'Breakfast'도 당대 유럽의 저녁식사(Supper)를 간소화하거나 딱 자는 중 배를 졸이지 않을 정도로 조금만 먹는 상황에서 '금식을 끝낸다(break-fast)'는 의미로 'Breakfast'라는 표현이 정착했다.[2]

영국의 음식문화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식문화이면서 내외국인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메뉴라고 할 수 있다.

2. 종류

파일:jEilmog.jpg

흔히 전기구이 통닭으로 한국에 널리 알려져 있는 구운 치킨. 오븐 조리와 전기구이 방식에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다.

파일:ravJj3m.jpg

영국에서 일요일에 흔히 먹는 로스트 비프. 분홍색 살 부분이 골고루 퍼지게 굽는 것이 핵심이다. 두툼한 고기 요리이므로 언더쿡이 되더라도 입에 덜 물릴 수 있는 안심이나 채끝 등심을 포함한 서로인 부위가 주로 쓰인다. 요리 전문가들은 프라임 립(립아이 통고기)를 쓰기도 한다. 등심을 구울 때 언더쿡이 되면 식감이 깔끔하지 못하고 입에 물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파일:external/www.yapokupayu.ru/213_large.jpg?1448273313?.jpg

영국에서 크리스마스 만찬으로 즐겨먹는 로스트 터키이다.

3. 상세

오븐에 구운 음식을 통칭한다. 보통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칠면조 고기, 오리고기 등을 구워서 만드는 음식으로 고기별로 같이 먹는 소스나 부식 등이 다르다.

주로 일요일 점심식사로 먹으며 구울 때 나온 육즙에 루[3]를 풀어 간을 해서 만든 그레이비 소스와 함께 제공된다. 그래서 이나 레스토랑에서 일요일 점심 메뉴로 많이 판다.

보통 쇠고기 호스래디시 그레이비 소스, 닭고기는 크랜베리, 양고기는 민트 소스, 돼지고기는 사과소스, 칠면조 그레이비 소스에 주로 곁들여 먹는 것이 전통이다. 쇠고기는 레어-미디엄 레어 정도로 굽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양고기도 중간에 붉은 빛이 남아있을 정도로만 익힌다.

큰 소고기 덩이를 반나절간 구워서 밑에 떨어진 육즙으로 만든 요크셔 푸딩과 야채를 곁들여 먹는걸 흔히들 “선데이(일요일) 로스트” 라고 하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기독교 국가였던 영국에서 육식을 금한 금요일[4][5], 공복절인 토요일[6]을 넘기고 교회에 가기 전에 고기를 불에 올려놓고 예배가 끝난 뒤 집에 돌아와서 월요일에 일터로 나가기 전에 배에 기름칠하는 한 주에서 제일 중요한 식사임에서 기인한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선데이 로스트의 기원에 대해서는 중세 기원설과 18세기 기원설 둘이 있다. 18세기 전후로 의도적으로 많은 양을 조리하고 남은 고기는 다시 푹 익힌 뒤 찢어서 병에 담고 버터로 밀봉하는 가정식 병조림으로 그 다음주에 활용하는 기록 또한 있다.

선데이 로스트에 이런저런 부재료를 더 곁들이고 디저트까지 추가하면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디너가 된다. 다만 선데이 로스트는 소와 양이, 크리스마스는 칠면조가 주가 된다는 차이가 있다. 중세까지는 크리스마스 디너가 돼지고기, 혹은 거위 등으로 주로 요리되었지만 16세기에 아메리카로부터 칠면조가 전래된 후 칠면조를 먹는 게 보편화되었다.

지금도 선데이 로스트의 전통을 이어가는 가정들은 일부러 많이 만들고 나머지는 스튜나 다른 요리에 쓰기 위해 따로 보관한다. 물론 쇠고기만 쓰는건 아니고 칠면조 오리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도 많이 쓴다.

특히 칠면조는 육즙이 많이 나오고 먹고 남은 가슴살과 다리살, 허벅지살을 다져서 마요네즈와 셀러리 따위와 섞어서 샌드위치에 넣으면 훌륭한 점심 식사여서 좋아하는 가정들은 성탄절 뿐만 아니라 연중에도 먹는다.

영국의 거의 모든 레스토랑들은 일요일 점심은 평소 메뉴 외에도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선데이 로스트를 제공한다. 펍에서도 일요일에는 선데이 로스트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선데이 로스트로 제일 가장 사랑받던 부위는 텐더 로인(안심)과 갈비로, 특히 갈비뼈에 붙어있는 커다란 살코기 덩어리와 그 둘레의 근육과 지방(cap)을 함께 두껍게 잘라낸 프라임 립은 매우 인기있는 고급 식재료다. 보편적으로 고급 안심 로스트는 '필레 로스트'[7], 갈비 로스트는 '프라임 립', 혹은 '립 로스트'으로 불린다. 다만 갈비 부위만 쓴다고 무조건 프라임 립이 되지는 않고 어느 정도 품질이 되는 고급컷이라는 전재가 깔려 있어서 고급 식당에서 주로 메뉴에서나 볼 수 있고 그 외에는 'standing rib roast', 'bone-in rib roast' 등으로도 불린다. 특히 미국에서 스탠딩 립 로스트라는 메뉴는 결혼식이나 호텔뷔페에서 염가로 구색만 차리고 맛은 없다는 인식이 꽤 강하다.

여하튼 고급컷으로 조리한 로스트는 미국에서 스테이크를 썰듯 16, 혹은 24 온스급 두깨로 썰어대서 먹으면 그 가격이 100파운드를 뛰어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영국이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먹을 땐 대부분 얇게 두 장 정도 썰어서 요크셔 푸딩, 호스래디쉬 등과 서빙한다. '아케리칸 컷' 혹은 'Thick cut'을 요청하면 두껍게 서빙해주는 경우도 있으나 이럴 경우 적당한 두께로 한장만 썰어주거나 풍성하게 잘라주고 그만큼 돈을 더 받는 식이다. [8]

4. 영상

고든 램지와 장녀 메간 램지의 로스트 비프, 요크셔 푸딩 조리법
고든 램지 제이미 올리버 칠면조 로스트 조리법
로스트 비프의 역사적 의의에 관한 이오(유튜버)의 설명


[1] 자기 전 마지막 식사는 Supper라고 불리었다. 산업 혁명 전에는 노동을 집 안 혹은 바로 옆에서 하면서 여성들이 음식을 해 점심식사를 성대하게 먹고 저녁까지 노동하는 게 일상적이였던 반면 산업화 시대에는 노동자들이 출근을 하여 일을 하고 점심은 가볍게 때우는 상황이 자주 발생해서 노동자 계급의 디너타임은 해진 후 저녁 7~8시로 밀리게 된다. 하술하겠지만 산업화 시대에도 선데이 로스트(디너)는 일요일 정오~이른 낮에 주로 먹었다. [2] 인류 역사상 원래 시간을 딱 정해서 밥을 먹는다는 개념 자체가 생긴 건 일러봤자 봉건제가 정착한 무렵이고 수렵 및 유목을 하는 문화는 예나 지금이나 기본적으로 있을 때 왕창 먹고 없을 때는 굶거나 먹을 게 많다면 하루종일 조금씩 꾸준히 먹는 게 기본이었다. 디너라는 개념도 이의 전유물로 하루 중 제일 잘 차려먹는 식사를 의미하고 그 외 식사들은 현대 기준으로는 매우 간소하거나 식사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적은 양이었다. 특히 중세 및 르네상스 유럽은 저녁식사를 거하게 하면 소화 트러블로 밤잠을 설친다는 이유로 귀족, 평민을 가르지 않고 저녁식사는 정말 조금만 먹거나 굶는 걸 미덕으로 여겼다. 딱히 하루 중 시간을 가리지 않고 여유가 되는 대로 일중 한두끼 정도 챙겨먹는 군인들을 그나마 예외로 본다. [3] Roux. 녹인 버터에 밀가루를 볶은 것. 수프 카레라이스, 스튜 등의 여러 소스의 원형이 되는 재료이며, 크림소스 스파게티 등을 만들 때도 루를 이용한다. [4] 일부 시기는 다른 요일들도 금육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5] 종교개혁 이후 성공회에서 금육 교리를 폐지했지만 금요일에 고기 대신 생선을 먹는 전통은 계속되었고 세속화된 요즘도 Fish Friday라는 전통으로 남아있다. 요즘도 급식이나 병영식에서 금요일에 피쉬 앤드 칩스를 안 주면 단체 항의를 할 정도로 영국인들에게 중요한 전통 중 하나다. [6] 영성체 이전에 속을 비운다는 의미로 현대엔 가톨릭 한정 미사 1~2시간 이전 공복을 교리로 채택했지만 과거엔 토요일 이후로 물을 포함 교회에 가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7] 보통 안심을 텐도로인이라고 번역하지만 영국과 유럽에선 프랑스어를 따라 필레 (filet)로 부른다. [8] 스테이크를 연상할 두께만큼 썰면 그 양이 얇게 썰었을 때를 기준으로 4~5장치이기 때문에 같은 돈 받고 그렇게 잘라 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