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02:50

설정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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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2.1. 설정을 통한 유입2.2. 동인설정
3. 기타

1. 개요

設定덕후

" 설정 오타쿠"의 줄임말. 더욱 줄여서 표현하자면, "설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2. 상세

말 그대로 설정(concept, 設定)과 플레이버 텍스트, 더 나아가 그 설정을 이용한 설정놀음을 주로 즐기는 사람을 부르는 말. 작중 유니버스(환경)이나 캐릭터, 각종 사건들과 행위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여기서 두 갈래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자신만의 설정을 만들고 정리 및 세분화하길 즐기는 경우가 있고, 이미 존재하는 특정한 창작물의 설정을 정리 및 해석, 이해하길 즐기는 경우도 있다. 전자는 자캐 오타쿠의 일종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설정덕후라고 하면 후자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층은 특정 시리즈/인물에 애착을 가지고 빠삭하게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한다.

설정을 만들어낸 작가가 설정에 대해 환할 것 같지만, 작가는 마감 시간에 맞춰 설정을 지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작업량이 많고 시간도 부족해 이미 지은 설정을 기억하기 보다는 만드는 것을 빨리 해야 하고, 오히려 전에 나온 내용이 잘못되거나 모순된 것을 지적할 수 있을 정도로 설정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사람은 독자나 유저 등 유니버스에 직접 빠지는 사람 중에 있다. # 설정 오류가 생기면 사람들이 작가를 지적할 수는 있지만 너무 심하게 몰아붙이는 사람[1]이 있는 것도 이런 편견 및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렇다.

물론 작가가 설정덕후라면 유니버스가 넓어질 수 있고, 그렇게 커진 세계 뛰어 놀기 좋아서 들도 늘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점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게, 작가가 특정 부분에는 뛰어나지만 다른 부분[2]이 미흡해 작가가 이런 건 잘 하면서 왜 그 부분은 잘 못하냐고[3] 팬들에게 지적당할 수 있다. 그리고 작가의 설정덕후 기질이 잘못 발현되면 너무 세세한 것까지 설정했다가 오히려 해당 부분에 오류가 생겨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의 금전이나 경제 관련 설정인데, 작가가 괜히 현실 화폐와의 환율을 설정에 집어넣어 굳이 환율을 정해버리는 바람에 작중 물가가 너무 낮다는 문제가 생겼다. 물론 이 문제는 작가가 금전 감각이 없어서 생겼으며 작가도 인지해서 후반부에는 일부 수정되었다. 현실 화폐와의 환율을 알 수 없다고 설정했다면 설정덕후 입장[4]에서는 맥거핀 또는 미회수 떡밥이나 심하면 플롯 홀(plot hole)[5]로 볼 수도 있지만 전개에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하지 않다면 차라리 해당 내용이 없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사실 이건 작가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쓴 소설이기에 너무 세세한 것까지 파고 들어가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까지 인기 끌 줄도 몰랐을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작가가 오류를 인지하고 수정을 하면 괜찮은데, 오히려 작가가 설정에 대해 지나치게 자부심이 있다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진격의 거인에서 방벽 내부의 인구 관련 문제로 시끌시끌했는데, 대부분의 독자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데다가 작품의 개연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화적 표현들일 뿐이라 넘어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비판이 많아진 것은 자신의 설정에 과도하게 집착한 작가의 고집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작가가 자신의 편의를 위해 고유한 유니버스를 설정하지 않고, 현대 세계의 구체적인 수치를 그대로 가져다 썼기 때문이다. 필요 이상의 현실성을 픽션의 설정에 대입하려고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수 많은 인기 작가들은 설정을 두루뭉술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설정을 애매하게 만들었다가는 세계 자체는 치밀하지만 그에 비해서 기타 자잘한 설정들이 부족한 감이 있어 설정이 언밸런스 하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나중에 설정 오류가 났을 때 들이 설정싸움을 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팬은 이 설정이 맞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른 팬은 그 설정이 틀렸다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일반인들은 넘어가는 세세한 설정이 아니라 스토리에 중요한 내용인 경우가 잦다.

심지어 작가 극 초반에 나온 설정을 뒤엎고 무시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작품이 재미가 있다면 인기가 있을 수도 있다. 설정덕후 입장에서는 작가가 독자에게 한 말을 지키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인기가 있다는 것이 설정이 작품의 다가 아님을 방증한다. 작가가 설정덕후인 경우는 대표적으로 J. R. R. 톨킨이나 J. K. 롤링[6]이 있는데, 이들은 구상한 세계는 방대하지만 작품의 본편 내에는 작품 감상에 필요한 정도의 설정만 서술했고, 보다 상세한 설정은 별도의 설정집으로 풀어냈다. 예를 들어 반지의 제왕 본편에서 요정어의 문법이나 가운데땅의 방대한 고대사를, 해리 포터 본편에서 포터모어의 자잘한 설정을 일일이 설명해놓았다면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졌을 것이다. 소설의 문법과 설명문의 문법은 다르기에 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설정덕후 중 작가 지망생은 설정 짜내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설정을 짜는 것에만 연연해서는 안 된다. 그저 그들이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짜면서 재미는 있겠지만 작품 전체의 구조를 제대로 만드는 것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완성된 창작물을 만들려면 전체의 구조를 제대로 짜 맞춰야 하지, 재미있는 부분만 편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소설뿐만 아니라 만화 애니메이션에도 나타나곤 하지만, 작품이라는 것은 설정만 가지고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설정에만 집중하는 건 작품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실제로 '자칭 지망생'들이 설정은 A4 수십 페이지 분량으로 만들어놓고 정작 본격적인 소설의 내용은 거의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장르 작가, 특히 판타지 소설 작가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만연하며, 영화 쪽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종종 드러난다.[7] 많은 영화과가 스토리 텔링 수업을 듣지 않고 졸업할 수 있는 과정이다 보니 유명 감독에 교수까지 하는 사람들도 설정놀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미숙함이 극에 달하면 나오는 것이, 작가로서 가장 지양해야 할 행동으로 손꼽히는 작중에서 설정을 직접 구구절절 설명하기이다. 한마디로 설정을 만들기만 하고 그것을 작품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게 하지 못 한 셈. 물론 영상이나 게임 등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제약이 없는 출판 시장에서 시작부터 설정을 줄줄 말하고 다니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만화에서 첫 장에 주·조연들의 프로필부터 나열[8]하고 시작하는 것도 이쪽에 속한다.

창작물을 더욱 즐기기 위해 그 설정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때 그때의 연출과 전개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무시하고 작중에 표현된 바가 설정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작품을 비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설정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다른 요소를 아예 무시하는 자세는 결코 좋지 않다. 그러한 그릇된 설정덕후는 설정을 중요시하는 여기 나무위키에도 수없이 존재하며, 오히려 작품성은 좋은데 설정 오류가 일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창작물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떡밥에 너무 중독되어 이것저것 다 떡밥으로 보고 일일이 작성해서 맥거핀 취급하는 과잉현상이 벌어지기도 하며 특히 스토리상의 중요한 암시나 단서도 아닌 스토리에 진행에 관련없는 그냥 저런 것도 있구나 할 수 있는 배경 설정같은 것도 떡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선제작 후설정은 창작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것들 중 하나라고 주장하며 싫어하나, 이렇게 설정을 끼워맞춘 게 아귀가 은근히 잘 맞아떨어지게 되면 떡밥을 회수했다며 칭찬을 하기도 한다.

설정덕후는 설정을 좋아한다는 특성상 설정과 비슷해 보이는 개연성이나 핍진성에도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다만 이들이 개연성과 핍진성을 구분하지 못해 이 위키 기준 해당 작품에 설정 오류 문서가 따로 독립이 되었다면 그 문서에 개연성 부족과 핍진성 오류[9]가 싸잡아 적혀있기도 하다.

2.1. 설정을 통한 유입

설정덕후 중에는 작품 자체는 직접적으로 접하지 않고 설정만을 즐기는 케이스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만화를 직접적으로 접하는 데 장애가 있었던 1980년대 무렵에는 다이나믹 콩콩 코믹스 등을 통해 유입된 설정집을 통해서 건담 시리즈를 비롯한 일본 거대로봇물에 입문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었다.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일본이나 미국 콘솔 게임을 직접적으로 접하는 데 다소의 장애가 있었던 1990년대 무렵까지는 게임잡지 PC통신, 인터넷 등을 통해서 일본이나 미국의 콘솔 게임의 설정들을 접하게 되고 이를 통해서 작품 자체는 직접적으로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설정만을 즐기면서 대리만족을 하게 되는 사례들도 간간히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2000년대까지도 의외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이 즈음에 들어와서는 한국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만화를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직접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일본이나 미국 콘솔 게임 역시 여러 루트를 통해서 차츰 직접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의 수입도 보다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었던 데다가 PC를 통해 구동되는 에뮬레이터도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설정 역시 PC통신이나 인터넷, 잡지 등을 통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되기도 하였기 때문이었다. 여러 이유로 인해서 작품 자체를 직접 접하기 어려운 사정을 겪었던 이들의 경우에는 설정만을 즐기면서 대리만족을 하곤 했었다.

설정만을 즐기기 보다는 작품 자체를 직접 접하는 것이 대세가 된 201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런 사례들이 거의 사라져 버렸지만 그래도 극소수는 남아 있는데, 이 경우 작품의 공식 설정집을 구매하기까지 할 정도로 깊숙하게 설정놀음을 즐기는 쪽과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단순히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설정 자료들만을 가지고서 가볍게 설정놀음을 즐기는 쪽으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인다. 전자의 경우에는 높은 확률로 작품 자체도 직접적으로 접하는 쪽으로 빠지게 되기 때문에(애초에 공식 설정집을 돈 주고 구매하기까지 하는 시점에서, 작품 자체도 직접 접하게 되는 쪽으로 변화하기도 쉬운 것이다. 이런 경우 작품을 직접 접할 때에도 합법적인 루트를 통해 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게까지 많은 편이라고는 하기 어렵고, 후자의 경우가 알음알음 보이는 편. 후자의 경우에는 개인 홈페이지 블로그 또는 인터넷 커뮤니티 위키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자료들만으로도 덕질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입문하기가 쉽기도 하다. 의외겠지만 가장 싼 값으로 덕질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작품 자체를 직접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설정만을 즐기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이들은 작품 자체도 직접적으로 접하면서 덕질을 하는 다른 덕후들에 비해서 그다지 좋은 시선으로는 보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2010년대에 들어와서는 작품 자체를 직접 접하는 것이 매우 쉬워졌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설정덕후끼리 설정싸움을 할 때에도 작품 자체를 직접 접하지 않은 설정덕후들은 작품 자체도 직접 접하는 설정덕후들에게 설정만 알고 있고 작품의 스토리 캐릭터는 잘 모른다는 이유로 알못 취급을 당하는 게 보통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아무리 설정을 빡세게 파고 들어 왔었다 해도 작품의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면 그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설정과 스토리 사이의 연관성이 커서 양쪽 모두를 파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이었을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미니어처 게임 팬덤 내부에서도 게임은 플레이하지 않고 미니어처 모델조차도 컬렉팅하지 않은 채 룰북/ 코덱스와 설정집만을 가지고서(또는 인터넷에서 접할 수 있는 설정 자료만 가지고서) 오직 설정만 파고 드는 이들은 보통 좋지 않은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TRPG 쪽에서도 역시 비슷한 분위기가 있는 모양. 그래도 룰북이나 코덱스를 갖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취급이 나아져서 최소한 알못 취급까지는 당하지 않는 편이긴 하다. 미니어처 게임의 경우 작품에 따라서는 미니어처 모델이 없이 룰북과 코덱스만 있는 경우도 있고, 또 TPRG 쪽으로 가면 애초에 룰북 자체가 작품의 근원이자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저 설정만을 즐기는 쪽이 오히려 더 나을 때도 있기는 한데, 작품을 불법적인 루트를 통해 입수하여 즐기는 것보다는 차라리 작품 자체는 즐기지 않고 설정만을 즐기며 대리만족을 한다 하더라도 되도록이면 합법적으로 입수할 수 있는 자료들로 덕질을 하는 쪽이 도의적으로는 그래도 낫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똑같이 돈 안 들이고 덕질을 한다 하더라도 스캔본· 텍본이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등을 통해 작품을 직접 접하며 덕질을 하는 쪽과, 작품을 직접 접하는 일 없이 위키 같은 데에 올라오는 정보들만으로 덕질을 하는 쪽 중 어느 쪽이 도의적으로 보다 나은 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는 자명하다. 물론 작품의 설정만을 알 뿐 작품의 스토리나 캐릭터는 잘 모르기 때문에 설정싸움 같은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만화, 일본 콘솔 게임, 일본산 장르문학 등에 관련해서는 설정싸움에서의 불리함을 넘어 선 또 다른 차원에서의 문제가 있기도 하다. 바로 시간이 흐를수록 일본 서브컬처 유니버스보다는 그 외의 다른 요소들을 보다 중시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에서는 세카이계와 같이 유니버스가 중요한 작품보다는 일상물과 같이 캐릭터를 중시한 작품이 많아지고 있으며, 장르문학을 보아도 역시 유니버스가 중요한 작품들보다는 캐릭터를 중시한 작품들이나 스토리를 중시한 작품들이 보다 많은 편인지라( 오타쿠 대상의 라이트 노벨의 경우 캐릭터 중시 노선인 경우가 많고, 일반인 대상의 장르소설의 경우 스토리 중시 노선인 경우가 많다.) 설정덕후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실망을 느끼게 되는 케이스가 많다. 때문에 설정덕후들의 경우 자연스레 최신 작품들보다는 오히려 유니버스와 관련된 설정들이 풍부한 고전 작품들을 찾게 되는 일이 많은 편. 설정덕후들은 보통 SF나 정통 판타지와 같이 작품의 유니버스를 가지고 설정놀음을 하기 좋은 작품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전 쪽이 보다 취향에 부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렇게 작품 자체를 직접 접하지 않고 설정만을 즐기는 이들은 작품 자체도 직접적으로 접하는 이들에 비해서 창작자가 되는 데에 다소 장애를 겪기도 한다. 바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조형에 관련된 문제. 작품 자체를 직접 접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그 스스로가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가 된 뒤에도 2차 창작 작품이나 독자적인 오리지널 1차 창작 작품을 만들 때 자신이 과거 접했던 여러 작품들의 스토리와 캐릭터들을 떠올리고 거기에서 영감을 받으면서 스토리와 캐릭터들을 만들어갈 수 있지만, 작품 자체를 직접 접하지 않고 설정만 파고 들어 왔었던 이들의 경우에는 당연히 그러기가 어려우므로 제대로 된 플롯과 대화 장면·전투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 하거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 하는 등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들 때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일이 많다. 그래서 결국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 한 채 설정만 실컷 만들고 끝나게 되는 것이 보통. 오리지널 작품은 물론이고 팬픽조차도 제대로 만들지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실질적인 창작활동이 아닌 설정놀음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Conworlding으로 빠지게 된다면 굳이 스토리를 만들지 않아도 되므로 그래도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편이다.

2.2. 동인설정

이 원작의 부실한 설정을 보완하기 위해 동인설정을 만들기도 한다. 원작을 접하지 않고 2차 창작만 즐기다보면 원작의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공식설정이 아니라며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원작자가 인정하면 캐넌으로 격상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작자가 설정을 만들었더라도 설정 오류를 인정하거나 폐기 선언을 하면 논캐넌으로 강등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단, 작가가 폐기했다고 선언을 해 해당 설정이 사라졌지만 작가의 생각이 바뀌어서 반대로 부활하기도 한다. 동인설정도 설정인지라 기존의 특성을 복잡하게 설명하는 설정보다는 단순하게 설명하는 설정이 더 공감대를 얻기 쉽다.

동인설정에도 통달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도 있다.

주로 설명이 좀 불친절한 원작의 여러 복선이나 떡밥, 장치들, 유니버스를 이해하고 설명해내기 위해 들이 이것저것 붙여넣어 보고 접목시켜 보면서 만들어내는 설명의 체계를 팬 이론이라고 한다. 이것이 만들어지지 않는 작품은 완성도가 지리멸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장되고 만다.

3. 기타

비슷한 경우로 고증덕후가 있다. 설정덕후가 가상 매체 내부에서의 설정 관계에 관심을 가진다면 고증덕후는 현실과 매체 사이 사실 관계[10]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 설정덕후는 수학자, 고증덕후는 고고학자[11] 둘 다 편집 분쟁을 자주 일으키는 부류다.


[1] 소설 미저리에서는 아예 작가를 납치해 통조림을 시키기도 한다. [2] 작가가 문과 기질이 있다면 반대인 이과 관련 부분이나, 숫자가 나오는 경제같은 것에 취약할 수도 있다. [3] 이것도 고정관념이 있는데 작가도 사람인지라 모든 것을 잘 하는 팔방미인이 아닌 이상 특정 부분이 뛰어나더라도 다른 부분은 충분히 취약할 수 있다. [4] 환율이 스토리에 중요하지 않다면 굳이 없어도 되는 설정이지만, 설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이것도 중요한 설정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5] 보통 설정 오류로 번역되지만 말 그대로 이야기 구멍으로 번역하는 게 낫다. [6] 단적으로 톨킨 이래 가장 성공한 설정덕후의 사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7] 예를 들어 D-WAR도 설정집만 보면 상당히 준수하다. 세계나 배경 설정이 상당히 치밀하게 짜여 있지만, 실제 영화는 설정집의 내용과 아무 연관 없이 흘러가는 게 문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설정집을 보면 도저히 같은 작품을 다루고 있다고 느낄 수가 없다. [8] 물론 처음부터 해당 설정을 짠 후 보여주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프로필을 공개하는 작가도 있다. [9] 핍진성이 (말은 틀렸지만) 고증과 비슷하다 보니 창작물의 반영 오류 문서에 있기도 하다. [10] 고증 문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실 고증이라는 말을 잘못 쓴 것이다. [11] 과학자는 아니다. 이 또한 고증 문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증은 고고학이나 인문학에 어울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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