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19:54:10

제3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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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 동맹 블록
제1세계 제2세계 제3세계


제3세계
第三世界 | third world
파일:국가간 동맹 블럭 고해상도.png
초록색 지역이 1975년 기준 제3세계에 소속된 국가들이다.[1]

1. 개요2. 역사3. 대한민국과 제3세계4. 의미의 변화와 그에 따른 혼란5. 여담6. 같이 보기

[clearfix]

1. 개요

제3세계 미국 소련 냉전으로 대립하던 시절 제1세계(대체로 미국과 같은 편)와 제2세계(대체로 소련과 같은 편)의 패권 싸움에 개입하지 않아 세밀하게 말하면 식민 피지배, 중립국 등의 이유로 개입할 수 없었던 경우도 포함한 모든 국가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후술할 비동맹운동에서 따 와 비동맹 진영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제3세계 국가들은 제1세계 국가들에게 지배당하고 억압받고 착취당한 곳이 절대 다수라 제2세계보다 제1세계에 대한 반감이 심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제2세계 공산 진영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2] 제2세계 국가들의 경제규모가 소련, 폴란드, 동독, 체코슬로바키아를 제외하면 그리 크지 않아[3] 소련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보장도 없었던 데다 소련, 중국 등 또 다른 강대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은 제1세계, 제2세계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제3세계 중립 노선을 택했다.

이러한 비동맹 중립국들이 모여서 만든 국제 조직으로 비동맹운동이 있다.[4]

2. 역사

이 용어는 1952년에 프랑스의 인구학자 알프레드 소비(Alfred Sauvy, 1898–1990)가 인도차이나 반도의 민족해방전쟁을 프랑스 혁명의 '제3신분'에 비유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관련 자료 흔히 1955년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이 참여한 반둥 회의를 제3세계의 본격적인 연합의 시작점으로 본다. 회의에 참여한 국가 중 소위 ' 맹주'를 자처한 국가는 인도였지만 중국도 소련과 관계가 틀어지면서부터 제3세계에 발을 걸쳤으며 동구권이면서도 소련의 위성국이 되길 거부하고 독자노선인 티토주의를 제창한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도 제3세계권의 리더격 국가로 자리잡았다. 이런 현상은 인도의 자와할랄 네루 총리에 의해서 널리 퍼졌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존재감이 돋보인 것은 1960년을 전후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거 독립하면서 유엔에서 머릿수로 밀어 붙였을 때다.

제1세계나 제2세계나 달리 제3세계는 중심 국가나 이데올로기가 없어 응집력이 약했다. 제3세계 자체가 초강대국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탈권위적인 외교를 추구한데에서 등장했는데 인도와 같이 제3세계 내에서 중심 국가가 등장한다면 제3세계가 출현한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1세계나 제2세계 국가들에 비해 제3세계에 대한 소속감도 약하며 같은 제3세계 국가들을 소닭 보듯이 하는 경우가 많다.[5] 따라서 미국에 의존하는 제1세계나 중국, 러시아와 강한 연계성을 보이는 제2세계와 달리 제3세계의 외교는 각자도생에 가까웠다.

3. 대한민국과 제3세계

대한민국 북한은 과거에 외교전쟁을 벌여 경쟁적으로 제3세계 국가들과 수교하곤 했는데 그 정점이 남북한 아프리카 외교전이었다. 당시 가봉 박정희의 지원으로 백화점이 세워지는 등 희한한 일도 많았지만 처음의 결과는 한국의 완패였다.

이는 대부분의 제3세계 국가들의 정치외교적 지향점이 한국보다는 북한과 조금 더 유사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1960년대 이후 주체사상을 구축하고 소련, 중국과도 거리를 두는 자주 노선을 표방하면서 제3세계 비동맹 운동에 자주 기웃거렸는데 이런 점이 호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은 제3세계에서도 입지가 있었던 중국과의 연계 독자노선 등으로 입지를 넓혔다. 그러나 한국은 한미동맹, 주한미군과 같이 한때 제국주의에 가까운 패권주의 국가였던 미국과의 밀월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한쪽은 일단은 공산권이라지만 제2세계와의 연계가 제한적인 반면 다른 쪽은 제1세계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제1세계에 협력하는 처지로 기존의 제3세계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사실 제3세계 국가 입장에서야 한국이든 북한이든간에 위낙에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6]이 북한이 과시용으로 돈을 더 팍팍 써주었던지라 북한을 택한 것에 가깝다.

하지만 이 경향은 1983년 북한이 미얀마에서 아웅 산 묘소 폭탄 테러 사건을 일으켜 자국 이미지를 실추하는 바람에 반전되었다. 1990년대 들어 냉전이 종식되고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제3세계 국가들을 지원할 여력 자체가 없어지고 오히려 지원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며 이후에는 당연히 한국의 압도적인 우위다. 물론 경제규모에 비해서 쓰는 돈이 그리 많은 건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도움이 되는 건 상당한 데다 제3세계 국가에 특별히 딴지를 거는 것도 아니다. 더불어 한국이 대외적으로는 한반도 주변 지역 빼고 거의 무관심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한 외교를 하는 것도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제1세계 국가들에 의존하는 비중을 좀 줄이는 대신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는 외교가 다시 활발해지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대표적으로 ' 신남방정책' 등을 통해 제3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발언권이나 시장 확대 등의 외교 다변화를 시도했다.

4. 의미의 변화와 그에 따른 혼란

냉전 시절에는 스위스를 제외한 서구 자본주의 국가( 제1세계) #, 그리고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 알바니아 사회주의 인민공화국[7]을 제외한 동구권 공산국가( 제2세계)를 제외한 중남미, 아시아(터키, 일본, 이스라엘, 한국, 필리핀, 태국, 대만 제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 제외) 국가들을 모두 합쳐 제3세계로 분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8]

하지만 냉전이 끝난 후에는 이념 기준으로 나눈 기존의 의미 말고도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 있는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정치 및 사회적으로 결함이 심한 개발도상국과 식민지배 피해국가들'을 일컬어 부르는 단어로 변화했다. 이렇게 의미가 변화한 이유는 당시 비동맹 중립 노선을 표방한 국가들이 대부분 빈곤한 데다 식민지배를 경험했고[9] 그 결과 일반 대중 사이에서 '제3세계'라는 단어의 초점이 비동맹 중립 노선보다는 빈곤, 식민지배 피해 쪽으로 맞춰져서 그런 측면이 있어 보인다. #

사실 제3세계의 탄생 자체부터가 갓 독립한 신생국들이 미국 소련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싫어서 뭉친 것에 가깝다 보니 선진국이나 강대국이 드문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경제성장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개발이 미진하거나 경제가 파탄난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제3세계 국가들이 최하위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러한 의미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변화 및 혼란 때문에 개발도상국 및 식민지배 피해국 자체를 제3세계로 간주해서 1945년 이전에 열강의 식민지였고 냉전 시절에는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을[10] 제3세계로 간주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역시 외교 노선과는 다른 기준으로 제3세계를 정의한 예 중 하나이다. 그러나 다른 중진국 국가와는 달리 한국은 냉전식 이념 대결의 최전선에 있었기 때문에[11] 경제 수준에 따른 제3세계의 정의를 적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제3세계'란 단어는 학자간에도 개념이 약간씩 달라 현재도 명확히 정해진 분류는 없으며 # 최근에는 과거에 동일하게 제3세계로 분류된 국가들 사이에도 같이 묶기 곤란할 정도로 경제적, 정치적으로 상당히 큰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제3세계'라는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같은 제3세계 안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인도, 말레이시아 등 친미적인 성향의 나라와 수단 공화국, 투르크메니스탄, 인도네시아처럼 친중적인 성향의 나라가 마구 섞여 있다.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 같은 제3세계 내에서도 말레이시아 vs 인도네시아처럼 갈등이 매우 심한 경우도 많으며 그리고 인도는 미국과 협력하는 부분도 있지만 친러 성향도 있다. 중국과의 갈등 때문에 일시적으로 미국이나 러시아와 협력할 뿐이지 2022년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했을 때는 중립을 취했고 제3세계를 대표하는 국가답게 독자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제3세계 국가의 범위도 학자마다 다르다. 일례로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은 제1세계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영문 위키백과에서는 제3세계로 묘사했다.[12][13]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도 대개 미국의 핵심 동맹으로 분류되지만 영문 위키백과에서는 제3세계로 분류되었다. 이렇듯 제1/2/3세계의 구분은 학자마다 뒤죽박죽이며 국제정치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5. 여담

  • 제3국과는 다르다. 제3국은 (주로) 외교 문제에 있어서 당사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을 이르는 외교용어이다.
  • 제3세계 국가 중 특히 극심한 빈곤, 기아, 저개발 등으로 부족사회나 유목민 사회 등으로 구성된 지역에 한해 제4세계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지역과 일부 아시아 지역 등이 포함된다. #

6. 같이 보기



[1] 포르투갈령 모잠비크, 포르투갈령 앙골라 프랑스령 지부티, 스페인령 사하라, 로디지아, 네덜란드령 기아나, 나미비아(남아공의 위임통치를 받던 중), 이란 제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독립 국가였지만 백인 정권이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 정책을 펴면서 반공주의 노선을 걸었기에 제3세계, 아프리카와는 완전히 단절되어 있었다.)이 제1세계 영역으로 나왔다. 이들 지역은 이후 제3세계가 되었다.( 모잠비크 앙골라는 독립 이후 공산화되어 1990년대까지 제2세계에 속해 있었다.) 에티오피아는 1974년 공산 쿠데타로 인해 제2세계가 되었다. [2] 제2세계 소속인 소련, 동독, 중국 등 일부 제2세계 국가들은 제3세계를 대상으로 패권을 휘두른 전적이 있다. [3] 소련은 전세계 GDP 2위의 경제대국이었고 소련의 동맹국들은 소득수준이 중상위권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소련과 폴란드를 제외하면 인구가 2,000만 이하의 중소국가였기 때문이다. [4] 경우에 따라서는 제3세계 기준으로 보기도 한다. [5] 일례로 아프리카와 동남아에도 제3세계 국가들이 많지만 서로간에 같은 진영으로 전혀 인식하지 않으며 대개 무관심하다. 인도-파키스탄 관계로 견원지간 국가들도 있긴 있다. [6]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서방권이든 동구권이든간에 다 똑같은 외교노선을 걸은 것도 아니라서 소련과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대결을 벌인다든지 프랑스가 미국과 독자노선을 걷는 등의 일이 왕왕 벌어졌다. 처음에는 반공노선을 걸은 국가도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아서 우호적으로 변한다든지 아니면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한 국가들이 미국과 서방권에게 원조를 받아서 외교노선을 바꾸는 일은 드물지 않게 일어났다. [7] 위의 지도에서는 제2세계로 분류되었으나 엔베르 호자가 대놓고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벙커를 엄청 건설하고 마오주의도 비판한 것으로 보아 제3세계가 맞다. [8] 영어 위키백과 문서에서는 냉전 시기 중립국이었지만 자본주의 국가였던 오스트리아 핀란드, 아일랜드, 스웨덴, 그리고 스위스도 모두 제1세계로 분류하고 있다. [9] 물론 빈곤하지 않은데다 식민지배 피해를 겪지 않은 제3세계 국가들도 있긴 했다. 예를 들어 강대국(과소 평가되기도 하지만 기준에 따라 군사력 4위까지 나온다.)이면서 선진국 ~ 신흥공업국 수준의 경제력을 보유한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이나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올로프 팔메 총리 집권기의 스웨덴 등. [10] 한국의 1인당 GDP가 세계 평균을 넘긴 것도 1987년이었던 데다가 오늘날에도 1인당 GDP가 세계 평균 수준인 중국, 러시아, 멕시코를 중진국이 아닌 개도국으로 간주하는 여론이 많고, 심지어 한국의 1인당 GDP가 냉전이 끝날 때까지 세계 평균을 넘겼던 해는 고작 4년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냉전의 거의 모든 기간 동안 한국은 개도국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나마 1991년 '중진국의 최대'에 진입하긴 했지만 햇수를 보면 알 수 있듯 소련이 붕괴하고 냉전이 끝난 해다. [11] 그리고 남북한 대치는 냉전식 이념 대결의 마지막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12] 중남미의 경우 미국, 유럽과의 지리적, 문화적 유사성으로 인해 대개 제1세계와의 연계성이 훨씬 강하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대국들은 미국의 준동맹이다. 실제 중남미 국가들은 정치적으로 친미 외교 노선을 대개 고수하는데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의 군사정부가 대표적이다. 게다가 현재에도 중남미 국가 가운데 파라과이와 같이 대만과 여전히 수교를 유지하거나 최근에야 단교할 정도로 골수 제1세계 국가들도 많이 존재한다. [13] 세부적으로 살피면 피노체트 시절의 칠레, 소모사 시절의 니카라과, 브라질 군사정권 등 중남미의 친미 군사독재 정권이나 미국의 지원으로 대통령이 되어서 친미 노선을 취한 수하르토 치하의 인도네시아, 펠릭스 우푸에부아니 치하의 코트디부아르, 모부투 세세 세코 치하의 자이르 등은 대한민국이나 태국, 대만,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외교노선 자체로 본다면 제1세계이며 반대로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로 인해 영국이나 미국과 경제적인 교류는 활발했어도 외교적으로는 남남이나 마찬가지였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로디지아는 제1세계로 분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