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14:36

난(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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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식 갈릭 난.
탄두르 화덕에서 난을 조리하는 영상.
1. 개요2. 명칭 및 유래3. 맛4. 식문화5. 관련 문서

[clearfix]

1. 개요

(naan)은 발효된 밀가루 반죽을 달구어진 화덕 표면에 얹어 구워 낸 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서아시아, 남아시아 북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민족들에게서 널리 향유된 플랫 브레드(flat bread)의 일종이다.

2. 명칭 및 유래

명칭은 고전 페르시아어(Classical Persian)로 빵을 뜻하는 '난(نان, nān)'의 차용이다. 기원을 거슬러올라가면 인도유럽조어의 어근 '나그나(*nagná-)'를 찾을 수 있는데, '발효한(fermented)'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발효 주정을 가리키는 '나그나후(नग्नहु, nagnahu)'와 동계어이다. 이 어휘가 후일 페르시아를 거쳐 효모로 발효한 빵을 가리키는 명칭 '난'이 되었고, 화덕에 하얀 밀가루를 붙여 굽는 방식이 중앙아시아를 통해 보급되면서 중동 세계 및 인도 지역의 여러 언어에 전파되었다. 오늘날에도 이란에서는 빵을 뜻하는 단어 자체가 난이지만, 힌디어에서는 빵을 뜻하는 단어가 로티(रोटी)이며 난(नान)은 빵의 종류를 가리키는 이름으로만 쓰인다.

플랫 브레드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로, 인류가 만든 빵 가운데 가장 오래된 형태의 빵 중 하나이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부탄, 몰디브 외에도 시리아, 이란,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에 이르는 여러 민족들이 주식으로 삼고 있다. 중국에서도 나름 익숙한 빵으로 회족들이 주로 먹는 청진 요리가 무슬림이 아닌 여타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별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도 달라서, 이집트에서는 '에이쉬', 다른 아랍 지역에서는 '쿱준'( 아랍어 발음은 '훕준'), 타지크어로는 '논', 튀르키예어로는 '에크멕'[1], 마인어로는 탄두리 로띠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는 제법 낮지 않은 인도 요리, 파키스탄 요리의 위상 덕에 토르티야 정도를 제외하면 넓적한 빵들은 어지간해서 다 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다만 후술하겠지만 위구르나 중앙아시아 지역의 난은 얇지 않고 두툼한데다 둥근 형태이기도 하다. 당장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 쪽의 난은 인도, 파키스탄 쪽의 난과 달리 두껍고, 바깥 쪽에 비해 안 쪽이 얇은 모습을 보이며 스틱으로 빵을 분리하기 힘들어서 전용 도구로만 빵을 화덕에서 분리할 수 있다.

윌크의 디저트 이야기에서 난의 유래를 다루었다. 14세기 델리 술탄국에 온 난민들이 자신들을 환영해 준 쿠시르에게 선물로 알려 준 것이라고 한다. #

3.

쫀득쫀득하면서도 수수한 맛이 특징이다. 감칠맛이 나는 소스 치즈, 혹은 꿀을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 튀르키예 요리 중에는 난 위에 계란 프라이를 얹은 듯한 요리인 계란 피데도 있고,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에서는 커리와 같이 먹는다.

인도 식당에서 주문 직후 바로 구워나오는 난의 경우, 바로 구운 상태에서 먹는게 맛있다. 한 번에 여러 개를 주문하기보다는 한 사람당 하나씩 시키고 다 먹을 때쯤 추가 주문하는 것이 좋다. 두툼하게 구운 난의 경우 차갑게 식어도 맛있지만 얇게 구운 난의 경우 식으면 쫀득쫀득하고 부드러운 맛이 없어진다. 부드러움이 사라져서 난이 깨지기도 하고, 그렇게 식은 난을 먹다보면 입안이 까질 정도로 억세다.[2]

4. 식문화

파일:external/www.sjdowntown.com/naan.jpg 파일:GirdeNaan1.jpg
파일:Tajik-Afghani Naan1.jpg 파일:리뾰쉬까.jpg

'탄두르(탄두리)'라고 부르는 진흙으로 만든 화덕에서 구워낸다. 보통 갠지스 강 진흙으로 만드는데, 방글라데시와 웨스트 벵갈 지역의 주 수출품 중 하나이다. 물론 다 진흙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고 요즘은 스텐레스로 만드는 탄두리도 보급되어 있는데 여기에 구우면 제 맛이 안 난다는 이유[3]로 아직도 많은 인도 레스토랑의 요리사들이 진흙으로 구운 탄두르 화덕을 선호한다. 탄두리 치킨도 바로 이 화덕에다 양념한 닭고기를 구웠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바삭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있다. 만들기도 쉬워서 단지 밀가루 소금, 이스트, 우유와 함께 걸쭉하게 반죽하고 3시간 정도 발효시킨 후 둥글납작하게 만든 것을 화덕 벽에다가 턱 붙여놓으면 6-7분쯤 뒤에 바삭바삭하게 구워진다. 집에서는 오븐을 사용하고 미리 170℃ 정도로 예열한 다음 5-6분 정도 구워낼 것. 탄두르나 오븐이 없이 프라이팬에서 굽는 경우 난이 아니라 “빠라따(Paratha)”나 로티(Roti)라는 빵이 된다.

한국에선 인도 요리, 파키스탄 요리, 네팔 요리 혹은 우즈베키스탄 요리 전문점에서 주로 맛볼 수 있으며 기본인 플레인 난과 갈릭 난, 버터 난 등이 있다. 그 외엔 치즈 난, 허니난, 마살라 쿨차, 알루(감자) 쿨차, 키마 난 등도 있으며, 주로 커리를 찍어먹거나 싸먹는데 쓴다. 치즈 난은 치즈 종류에 따라 바리에이션이 무궁무진하다.

네팔 식당에서는 전통 파니르 치즈로 치즈 난을 만드는 편이고 국내 인도/파키스탄 식당에서 모차렐라 치즈를 쓰는 경우도 있다. 갓 구워낸 난 위에 까망베르 슬라이스 치즈를 올려놓고 전자렌지 돌려 먹는 방법도 추천한다. 프랑스 내 인도 식당들은 실제로 이 방식으로 치즈 난을 파는데 인기 메뉴라 한다. 원래 난을 먹어온 현지인들도 이 을 다른 음식과 곁들여 먹거나 등을 발라 간식처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도 현지에서는 주로 손으로 음식을 먹는데, 힌두교 전통에서는 오른손만 이용하는 것이 관습이다. 반면에 무슬림은 빵을 양손으로 찢는다. 하디스에서 '예언자 무함마드가 빵을 양손을 사용해 찢은 후 오른손으로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여 중앙아시아 무슬림 지역에서 먹는 난은 한 손으로는 뜯기 힘들게 두툼한데 비해, 힌두교도가 많은 인도에서 먹는 빵은 한 손으로 찢기 쉽게 비교적 얇고 부드럽게 해서 굽는다. 상단의 사진 참조.

빵은 원래 동서양 막론하고 손으로 먹는 거고 밥 종류는 아무리 인도라도 꼭 손으로만 먹을 필요는 없다. 인도인이라도 음식 묻은 손을 닦기 귀찮은 등의 이유로 스푼이나 포크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고, 집에서라면 몰라도 식당같은 곳까지 가서 손으로 먹는걸 고집하지는 않는다. 오른손만 써서 먹을 때는 오른손의 셋째,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으로 난을 누르고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빵을 뜯어 커리나 달(dal 또는 dhal)에 찍어먹는다. 달은 콩을 삶아서 향신료를 넣고 끓인 수프나 국 형태의 음식. 아니면 난을 찢어 그 위에 다른 음식을 올려서 먹는다.

네팔 요리, 부탄 요리, 티베트 요리를 파는 식당에서도 난을 많이 파는데, 원래 네팔의 주식은 쌀(인디카)과 렌틸이었고 흰 밀가루로 만든 난은 네팔에서 먹던 음식이 아니다. 네팔에서 난을 먹게 된 계기는 영국령 인도 제국 시대 이후이다.

멕시코 중남미에서 자주 먹는 토르티야와도 비슷하다. 다만 난이 토르티야에 비해 훨씬 두껍고, 토르티야와 더 비슷한 인도 빵은 발효하지 않은 통밀빵 로티(Roti)이다. 특히 얇게 민 차파티가 토르티야와 똑같이 생겼다. 국내 수입 식자재 마트에서 파는 파키스탄 수입 짜빠띠 포장에 Tortilla de Harina(밀 토르티야)라고 스페인어로 쓰여있는 걸 찾아볼 수 있다.

키르기스, 우즈베크, 타지크, 카자흐스탄의 난들은 남아시아와는 달리 좀 더 크고 두껍기에 브뢰첸이나 바게트를 연상시킨다. 이란,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아프가니스탄의 난은 두툼한 우즈벡 난과 비교적 얇은 인도 난의 중간 형태로 보면 된다. 아프간의 난은 고독한 미식가 시즌3 5화 '아프간 요리점' 편에서 나왔다.

제일 궁합이 좋은 음식은 카레라이스인데 인도에서도 카레에다가 난을 찍어먹기도 한다. 그리고 날아라 호빵맨에서도 난 캐릭터인 '난 아줌마'가 나오는데 실제로 궁합이 좋은 카레빵맨과 같이 나온다.

5. 관련 문서



[1] 그런데 현대의 튀르키예 에크멕은 오스만 제국 이후 프랑스 교류하면서 유입된 바게트와 더 비슷하다. 오히려 납작하게 탄두리 화덕에 붙여 구운 빵은 라바쉬이다. [2] 전근대 인도에서는 외출을 할 때 도시락으로 싸온 난이 식으면, 아차르라고 하는 인도 피클을 먹어서 입에 침이 고이게 한 후에 먹곤 했다. [3] 흙과 금속의 열전도율 차이로 인해 익는 온도나 식감 등이 바뀔 수밖에 없다. [4] 중세 페르시아에서 라바시를 일컫는 명칭이 '너니 아르마니 (아르메니아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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