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7 12:20:05

군대 무용론

군대 무용론자에서 넘어옴
1. 개요2. 사례3. 전쟁이 없으면 군대는 쓸모없다?4. 군대는 무조건 해롭다?5. 군대 무용론과 UN 무용론6. 주장과 반론
6.1. 이제 냉전도 끝났고 세계대전의 위협도 없는데 군대가 필요할까?
6.1.1. 인류가 사랑으로 가득 차면 전쟁은 없어지지 않을까?6.1.2. 모든 국가들이 국제법을 준수하면 되지 않을까?6.1.3. 어차피 미국이 패권국인데, 다른 국가들의 군대는 쓸모없지 않을까?6.1.4. 핵무기가 있는데 재래식 전력은 필요없지 않을까?
6.2. 치안 유지는 경찰이면 충분하다?
6.2.1. 경찰은 군대와는 다르다?
6.3. 우리부터 시작하면 다들 따라하지 않을까?6.4.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면 분쟁이 사라지지 않을까?6.5. 군대를 없애면 그 돈으로 기아를 해소할 수 있을까?6.6. 전세계 국가들이 민주주의가 되면 군대가 필요 없다?6.7. 모든 무기가 없어지면 인류는 평화로워진다?
7. 결론8. 관련 어록9. 군대 무용론을 주장한 사례10. 관련 문서

1. 개요

언어별 표기
한국어 군대 무용론
영어 Unneeded Military Theory
한자 軍隊無用論
군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며 완전히 없애버려야 한다"라는 주장이다. 이에 찬동하는 인물을 군대 무용론자(軍隊無用論者, Unneeded Military Theory Advocate)라고 부른다. 여기서 말하는 군대는 정규군이다. 흔히 말하는 모병제 전환 주장과는 부분 상통하는 맥락도 있으나 어쨌든 군대를 인정하느냐, 불인정하느냐의 관점에서 분명한 차이를 갖는다. 반전주의자들이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결국 무력 사용의 주범인 군대를 없애야 한다는 결론으로 넘어간 것이다.

역사적으로 반전론자 자체는 줄곧 있었지만, 전투에서 대량살상이 자행되기 시작한 19세기 중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정립되기 시작했다. 전쟁 걱정이 덜한 외국 한국과 경우가 다른 게, 아무래도 징병제를 경험하지 않는 나라들은 군대에 대한 당위성도 적고 경험도 적기 때문에 군대에 대한 체감이 한국과는 다르다.[1] 극단적으로 평하면 유토피아 주의나 다름없다.[2]

군대 무용론은 명백히 모병제와는 다른 영역이며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 군대무용론은 "군대 자체를 없애자"는 것이 논지이지만 모병제는 "군대를 원하는 사람만이 가게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같은 것이 아니다. 군대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비싸디비싼 모병도 안 할 테니까. 게다가 그 모병제론자들도 평시 상태에서는 모병제를 유지해도 전면전 상황에서는 대부분 징병제 부활에 찬성한다.

과도한 국방예산을 줄이자는 주장 역시 군대 무용론과는 무관하다. 공무원이 너무 많으니 감축하자는 주장과 쓸모없으니(무용) 없애자는 주장과의 차이다. 즉, 군대무용론은 단순히 군대를 원하는 사람만 가게하자거나 줄이자는 주장이 아니라, 군대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주장이다.

2. 사례


카를 마르크스는 자신의 저서 중 사회주의에서 공산주의로의 이행을 묘사한 부분에서, 공산주의 사회로 완전히 이행하면 국가가 필요없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국가가 없어짐과 동시에 치안을 담당하는 자치 보안대같은 인원만이 남고, 군대는 기본적으로 소멸되게 된다...라고 한다.[3][4]

아나키즘 진영에서도 국가의 압제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가 군대이므로 최소한의 필요에 따른 자발적 민병대를 제외한 어떠한 군대도 반대한다. 이러한 방식의 군대가 꽤 존재했다. 예를 들면 스페인 내전의 통일 노동자당 의용군이나 CNT 군대, 러시아 혁명기의 우크라이나 봉기군 같은 경우다.

물론 이 모든 군대들은 하나같이 다른 세력에게 졌다...[5] 이들이 말하는 군대의 개념은 한국이나 여타 다른 나라에서 이야기 하는 군대와는 다른 개념인 것이다.

3. 전쟁이 없으면 군대는 쓸모없다?

2021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군사력 운용의 궁극적 목적은 ‘억제달성’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적으로 하여금 두 번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갖추는 것이다.

친절한 말에 총을 더하면, 친절한 말만 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6] '군사대국' 중국이 약소국에게 돈을 빌려준 뒤 근육을 과시하며 갑질을 하여 '부채의 덫' 논란이 있다.( “돈 못 갚으면 공항·항만 내놔라” 중국 일대일로, 신흥국 삼킨다) 하지만 한국은 소련에게 돈을 빌려줬으나 돈이 없다고 무기라도 받으라며 던져줘 불곰사업이 시작됐다.[7] 어째 돈 빌려준 채권국은 한국인데 '을'이었다. 러시아에게 무기 필요없다며 항구 운영권이나 다른 걸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며 갑질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8] 근데 가져가서 잘 써먹고 있잖아 일단 가져왔으니 기술들은 싹 다 꽁쳐서 맛나게 써먹었다 조폭이 채무자라면 일반인이 돈을 받기 어려운 것과 같다.

2002년,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말실수로 '군대무용론(?)'을 설파했다. 이라크 전쟁 전 사담 후세인을 향해 "You disarm, or we will."이라고 했는데, "너 무장해제해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무장해제할 것이다(?)"라고 했다. 앞에선 자동사로 쓰인걸 생략해서 그런 건데, 물론 의도로는 "we will(disarm you)" 우리가 널 무장해제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보통 경찰들이 무장한 범죄자를 포위한 뒤 이런 식의 경고를 날리는데, '국제경찰' 미국만이 가능한 호기로운 발언이었다. 친절한 말에 총을 더 하면 말의 무게가 확실히 달라진다. 이처럼 군대는 상대로 하여금 한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힘이 있어야 자신의 이권을 지킬 수 있고 심지어 타국의 군대를 무장해제시킨 뒤 군대보유 금지를 명문화한 새로운 헌법을 제정해 묶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전쟁이 아니라 다른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이다.어떤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안전장치는 필요없다. 그렇다고 해서 사고가 안날것같으니 안전장치를 굳이 빼려는 사람은 많지 않고, 굳이 뺐다가 사고가 일어나난 경우가 오히려 많다.

4. 군대는 무조건 해롭다?

제사해 운동처럼 1차원적인 사고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 ' 무식한 자가 신념을 가지면 무서워진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셈이다. 모든 만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과 단점이 있어서, 이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뒤, 장점이 더 크다면 일부 문제가 있다하더라도 그걸 택하여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실제 중국에서 자본주의 압제에 신음하는 인민들을 해방시켜주겠다며 이름도 거창하게 인민해방군으로 짓고 다 뒤집어놓았으나 유토피아가 된 게 아니라 AI 기술을 국민감시에 적극 활용하는 등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처럼 변해가고 있다. 오히려 당시 부패하고 문제가 많은 중국정부였던 대만에서 당시 문제점들을 보완해가며 발전하여 2020년 미국 상원을 통과한 타이페이 법안 제2조 1항에서는 대만을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번영하는 국가이자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기여자라고 적시해놓았다.

군대의 안좋은 일면만 보고 군대만 없애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 여기는 것은, 새가 농작물을 파괴하는 일면만 보고 저 새만 없애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다. 새가 분명 피해를 끼치는 면도 있지만, 막상 새를 잃고서야 뒤늦게 새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9] 군대도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고 장점이 더 크기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군대를 택하는 것이다. 중국이 AI기술로 인민들을 감시하고 탄압한다고 해서 AI가 없어지면 인민이 해방된다고 선동할게 아니라 AI기술을 올바르게 쓰도록 노력하는 게 바람직한 것처럼, 군대가 문제라면 군대를 원래 목적대로 쓰도록 노력하는 게 현실적이다.

'무정부주의자'들은 국가가 국민들을 탄압한다며 극단적으로 '국가무용론'까지 주장하나[10], 이것은 마치 일부 가정에서 '독재자'처럼 군림하는 아버지가 아내와 자녀들을 상습 폭행하고 학대하는 면을 보고 '가정해체'를 주장하는 것과 같다. 특히 아버지가 복싱을 배워 아내와 자녀들을 샌드백처럼 두들긴다면 '복싱 무용론'이 들 수도 있으나, 정상적인 가정의 아버지는 복싱으로 무장했다면 가정을 지키는데 사용할 것인지라 오히려 근육빵빵 아버지를 보면 든든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조폭들의 무력은 해롭지만, 조폭들을 참교육시키는 공권력의 무력은 든든한 법이다.

5. 군대 무용론과 UN 무용론

2021년, 미얀마 평화 시위에 대한 군부 반인도적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세계적으로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무용론’으로 지탄받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 미얀마 국민들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말 뿐인 규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지원을 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상황이 비슷한데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한국은 미국의 영향하에 있던 자유진영 소속 국가였다는 사실이다. 힘의 역학구조상, 시민들은 군대에 상대가 되지 않으나 한국군보다 더 강한 미군과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여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미얀마는 상황이 좋지 않다. 미얀마 군부의 뒷배는 러시아와 중국이다. 실제 미얀마에서 여대생과 아기까지 참혹하게 군경에게 살해당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국방차관은 '미얀마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군부 측과 만나 미얀마는 러시아의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자 전략적 파트너라고 언급했고, 당시 열병식에는 러시아가 수출한 무기들이 다수 등장했다. # 결국 군사력 서열 2위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국제사회에 내 친구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장을 날린 셈이니 러시아의 공개 지지를 받은 미얀마 군부의 어깨는 뽕을 넣은 듯 힘이 잔뜩 들어갔다.

UN 무용론은 결국 힘없이 말로만 떠들어대는 건 쓸모없다는 의미이므로, 군대 무용론을 부정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잔혹한 미얀마 군부를 지지하는 것은, 결국 이권때문이다. '전략적 파트너'란 것은 러시아의 이권과 미얀마 군부의 이권이 일치한다는 의미이므로 서로의 밥그릇으로 인해 '윈윈'으로서 손을 잡은 것이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가 될 수 있고, 심지어 이권을 위해 적과도 손을 잡기도 하는 것처럼, 자신의 밥그릇이 우선인 것은 개인이든 국가든 다를 바 없다. 실제 박수홍은 친형이 100억대 횡령하여 의절 직전까지 갔으며, 신라면의 농심도 사실 롯데에서 형제간의 갈등으로 갈라져 나온 것이며, 두 형제는 의절한 것으로 알려졌고 농심그룹 회장은 선친 제사에도 참여하지 않을 정도로 가족과의 연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피를 나눈 가족간에도 이럴진대, 국제질서는 훨씬 냉혹하여 국가의 밥그릇(핵심이익)을 건드리는 것은 어느 나라든 용납하지 않고 전쟁을 선포한다. 실제 한 전략게임 광고에서는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다 이웃에서 수로를 막아버려 밥그릇이 위태로우니 전쟁이라면서 돌격하는데, 밥그릇을 지키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물론 미국이 러시아보다 더 강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싸우면 미국도 상당한 출혈이 발생하기에 러시아와의 충돌은 가급적 꺼린다. 2021년에는 긴장이 고조되는 흑해 지역에 두 척의 해군 군함을 보내는 방안을 취소했는데, 러시아가 상당히 강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전격 병합하자, 친러시아 성향의 돈바스도 분리독립을 선포하고 중앙 정부에 반기를 들어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교전이 격화하고 있다.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자 푸틴은 누구도 러시아를 상대로 '레드라인'을 넘으려는 생각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어디가 레드라인의 경계인지는 우리가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군사력 2위 국가의 경고는 무시하고 흘려들을 수 없기에 미국도 움찔했다. 러시아에게 형식적인 기구인 UN은 보이지 않으며, 단지 미국때문에 선을 넘지는 못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어느날 미국이 뿅하니 사라진다면 UN따위로는 더이상 러시아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고, '리미터 해제'된 러시아가 마음대로 국제질서를 좌지우지할 것이다.

뿌리깊은 한일갈등에도 유엔의 역할은 미미하고, 양국의 동맹인 '군사력 1위' 미국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80년대 일본 경제가 급부상하여 미국이 일본을 견제하며 한국의 기업들을 키워주던 시절에는 한국이 목소리 크게 내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였기에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 여우' 위치였다. 특히 한국은 베트남전에서 미국에 적극 협력하여 '혈맹'수준이었기에 일본에 목소리 크게 내지르면 효과가 제법 있었다. 반대로, 한일 무역 분쟁이 한창이던 2019년, 한국에서 꺼낸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미국이 반대하여 결국 해당 카드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리고 애당초 한일갈등에서 21세기 들어가며 일본이 더 이상 한국의 주장을 대놓고 비웃거나 멸시하며 마냥 아래로 깔아보지 못하게 된것은 한국의 경제와 군사력이 일본이 더 이상 무시할수 없을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11]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을 9.11 테러 20주년인 9월 11일까지 완전 철수한다고 공식발표했는데, 선택과 집중으로 중국 견제에 군사적 역량을 더 많이 투입할 여력을 얻게 됐으나 '미군이 떠난 아프간' 상황에 대한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군이 발을 빼면 탈레반은 빠른 시간 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할 전망이 나오는데, 미군의 공습, 훈련, 물자 지원으로 버티던 아프간 정부와 군경은 탈레반의 공세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 또 이슬람국가(IS)는 아프간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으며, 각지의 부족들도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런 전망에서 'UN'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 애초 내전에는 UN의 개입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호랑이(미군)가 떠난 '무주공산'에서 가장 강한 군대를 지닌 세력이 치열한 내전을 거쳐 승리해야만 아프간의 내전이 종식되어 안정이 될텐데, 한 국가 내에서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강한 군대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실제 통일신라가 삼국을 통일했었으나, 중앙정부가 약해지자 또다시 반군세력이 싹트면서 후삼국시대로 접어들었다.

결국 아프간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탈레반에게 함락되었고, 항복한 아프간 정부군이나 특수부대원들은 '전원 처형'됐다고 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내세우던 미군과는 달리, 공산당처럼 탈레반은 조금이라도 미국에 협력했거나 하면 인권같은거 없이 가차없이 죽여버리니 점령이 매우 빠르다. 미군은 탈레반 찬양하고 반미를 외쳐도 ' 표현의 자유'라며 봐주니[12] 이들이 계속 바이러스처럼 주변사람들에게 퍼트리며 세력을 유지하여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탈레반 세력을 박멸하여 종식시키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탈레반은 마치 중국이 강압적인 방식으로 코로나 통제를 비교적 수월하게 했듯, 조금이라도 반골기질이 있으면 다 죽여버리니 빠르게 아프간 전역이 장악당했다. 미군에겐 사사건건 태클걸며 탈레반을 돕던 인권단체들도 탈레반의 만행엔 침묵하고 있는데, 이유는 당연히 말이 안통하니까.[13] 이런 아비규환에 국제사회가 비판과 동정여론을 보내고 있으나, 미군 대신 자신들이 가서 탈레반과 싸우며 도와주겠다는 국가는 단 하나도 없다. UN에서 '국제경찰'[14] 노릇을 하던 미군이 발을 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UN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힘 없는 정의는 무능일 뿐이다.


6. 주장과 반론


네덜란드군 장군 '피터 반 움'의 TED 강연 영상.

6.1. 이제 냉전도 끝났고 세계대전의 위협도 없는데 군대가 필요할까?

"어떤 나라의 외무장관이 평화 협정에서 목숨을 걸고서라도 세계 평화를 지키겠다고 말한다면, 그 시간에 본국에서는 최신 군함과 전투기들을 만들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이오시프 스탈린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 마오쩌둥

국제정치의 어려운 문제들이 말로 해결이 안됐기 때문에 전쟁이 많았다. 왜 대화를 하는가? 서로 '이권'이 상충되기 때문에 조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북핵문제'나 '남중국해' 문제처럼 국가의 '핵심이익'이 걸려있는 상황에서는 양국 모두 전혀 양보할 마음이 없기에 대화를 해도 원하는 것을 얻기가 어렵다. 그래서 독일제국의 비스마르크는 유명한 '철혈연설(Blood and Iron)'에서 오늘의 당면한 심각한 문제들은 대화가 아닌 '철과 피(전쟁)'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미국'에게 참교육을 당한 뒤에야 비로소 겸손해진 것이다.

한 기자는 각종 천문학 연구 결과들을 볼 때마다 겸손한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 드넓은 우주의 관점에서는 좁쌀보다 작은 점 같은 곳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연을 우습게 알고 파괴하며, 서로 미워하고 싸우는 모습은 정말 헛된 일들이 아닐까라고 했는데,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할때는 기고만장해지다가 우주에서는 그냥 먼지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니 '무력'해지며 겸손해지는 것이다. 이는 마치 신앞에서 무릎꿇고 겸손한 것처럼, 교만한 독일제국이 연합군에게 참패한 후 무릎꿇고 겸손해진 것과 일맥상통한다.

원래 동물이든 사람이든 서열을 나누려는 경향이 있으며, '갑'이 되면 오만해지고 '을'이 되면 겸손해진다. N번방 등 자신이 갑일 때는 천하의 폭군이었던 자들도 무력하게 체포되어 카메라 앞에서 얼굴 공개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 고개를 떨구고 겸손해진다. 막 서로 조금이라도 우월해보이려 경쟁을 하고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것도 어떻게든 자신이 위에 올라서려는 본능때문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교만한 마음이 들고, 열등하다고 생각하면 움츠러드는 것은 반려동물들도 가진 본능인데, 이는 국가 역시 마찬가지이며 미국이란 강력한 패권국이 있기에 독일이든 일본이든 군사력의 무력함을 깨닫고 미국에게 대들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국가가 대등해지면 어떻게 될까?

소련 붕괴 직후에는 그럴듯하게 들렸을지 모르나, 2020년대는 미중 패권 경쟁 시대로 '신 냉전시대'로 불리고 있다. 애초에 냉전이 끝났던 것도 미국이나 소련이 갑자기 개과천선해서가 아니고, 미국과의 군비경쟁에서 소련이 GG를 치며 사실상 서열정리가 끝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러와의 전쟁'으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국은 오바마 시절 잠시 국방력에 소홀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경제를 살리는 데 국가 역량을 올인했기 때문. 실제로 이 덕분에 어느 정도 경제 재건에 성공했으나, 한편으로는 군에서 요청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줄줄이 엎어지는 등 국방 분야에서 희생이 따랐다. 그러나 이렇게 미국의 국방력이 제자리걸음을 하던 사이 중국이 엄청난 군사력 증강을 이뤄 힘이 커지자 또 다시 '신'냉전이 시작됐으며, 그래서 트럼프는 집권 초기부터 확고한 군사력 증강 의지를 보였다. 반미국가들이 그간 조용했던 것은 미국에 불만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미국의 힘이 두려워서였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해병 1사단을 방문하여 연설에서 대한민국 국군이 없으면 대통령이 아무리 외교를 잘 하고 정치를 잘 해도 평화를 유지할 수가 없다며, 우리나라 역사를 돌이켜보면 가장 강한 군대는 전쟁을 한 일이 없고, 항상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약한 군대가 있을 때 열심히 전쟁을 하다 무너지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 또한 힘있는 군대를 가져야만 거기서 국가적 전략이 나오고 전술이 나오는 것이지, 아무리 평화의 전략, 전술을 열심히 꾸려 놔도 군대가 뒷받침해 주지 않으면 그 전략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막강한 군대가 됐을 때 외교의 마당에서 발언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치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듯이 말이다.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의 한 마디는 국제 사회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어느 힘없는 아프리카 소국 지도자가 세계를 향해 평화를 외쳐도 '소리없는 아우성'에 불과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 또한 한창 악명을 떨치던 시기에는 세계에서 IS의 행보를 비중있게 보도했으나, 연합군에게 참패하여 어중이 떠중이로 전락한 이후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파스칼의 명언 중 "힘이 없는 정의는 무기력하고 정의가 없는 힘은 폭압적이다"[15]라는 명언이 있는데, 외교에서 군사력은 경제력에 우선한다. 한국도 군사력이 대등한 '경제대국' 일본에게는 화끈하게 할말 다 하지만, '군사대국' 중국이나 러시아에게는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눈치를 보며 침묵한다는 기사도 나왔다. # IS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다 '공허한 메아리'로 전락한 것 역시 힘이 없는 발언의 한계를 보여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계급이나 먼저 안정적인 공권력이란 기반을 깔아두고 그 위에 자본주의 시스템을 설치했기에 재력이 발생한다. 만약 멕시코처럼 마약 카르텔이 탱크를 몰고 다닐 정도로 공권력이 약해지거나 북한이 쳐들어온다면 국가 시스템이 마비되고, 한국의 '원' 화폐가치도 추락하기에 전운이 감돌면 달러 환전이 늘어난다.

한국 헌법에서는 북한을 불법 무장단체가 점거한 지역으로 간주하는데, 한 국가내에서도 군대가 확실히 서열을 잡아놓지 않으면 국공내전이나 미국의 남북 전쟁처럼 전쟁이 벌어지거나 쿠데타 등으로 무법지대로 전락하여 개판이 되며, 이때 반란세력이 승리하면 기존 체제와 규칙은 모두 엎어지고 초기화되어 적화통일된 베트남처럼 승자가 정한 규칙과 국가시스템으로 리셋된다. 유럽이나 일본의 거대한 경제력도 군사력 앞에서는 무너질 수 있어 이들은 미국의 군사력을 빌려 그나마도 중국이나 러시아에게 할말을 하고 있는데, 아나키스트들조차 결국 정부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맘대로 주도권을 쥐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이고 자신의 주장이 맞다며 관철시키려 하지, "당신이 맞소"라며 양보하지 않는다. 그래서 서열이 정리가 되지 않으면 주도권 싸움이 난다. 평소에 그럴싸한 사상을 주장하는 단체들도 자기들 밥그릇 문제가 개입되면 자기들 사상을 거스르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이 싸워서 쟁취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 모순이라는 단어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군 시절 쓸데없는 고생을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으나, 역설적으로 그렇게 박박 기고 있었기 때문에 전쟁이 실감 안 나는 사회를 우리가 살고 있었다고 회고하며, 전쟁이 없는 나라를 만들고 싶으면 강한 군대를 만들어서 그렇게 우리 평화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2020년 미국 상원군사위원회가 기고한 "태평양 억지 구상 : 인도-태평양에서의 힘을 통한 평화"에서는 미국의 억지 정책은 단순하다며, 적들에게 미국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이해시켜 전쟁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은 대만이나 베트남, 필리핀 등에게는 당장 전쟁 한판 해보자는 듯 무력시위를 하나, 막상 미국의 군함이 나타나 남중국해를 중국의 '허락없이' 유유히 지나가도 중국이 양보하며 물러나 전쟁을 예방하는 것은 '힘' 때문이다. # 그래서 오히려 힘의 서열이 확실할 때 전쟁이 예방되며, 힘이 대등해지면 '서열 정리' 싸움이 벌어진다. 국경에서 '주먹다짐' 패싸움도 넓게 보면 전쟁 범주에 들어간다.

6.1.1. 인류가 사랑으로 가득 차면 전쟁은 없어지지 않을까?

오히려 사랑이 전쟁의 원인이다. <편애하는 인간>이란 책의 저자인 미국 철학자 스티븐 아스마는 한 윤리학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화 ' 복수는 나의 것'에서도 신하균이 누나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송강호의 딸을 납치하여 피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런데 신하균이 연기한 캐릭터는 유괴범하면 연상되는 악인이 아니라,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더욱 착하여 항상 당하기만 하고 살던 선인이었고, 수술비가 없으면 누나를 잃는 딱한 상황에서 그런 것인지라 마냥 욕하기도 그렇다. 송강호 역시 잔인한 복수극을 시작하지만 또 유괴당한 아비의 입장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서 딱히 선악을 칼로 무자르듯 쉽게 나눌 수가 없다. 실제 송강호의 섬뜩한 명대사가 "너 착한 놈인 거 안다. 그러니까 내가 너 죽이는 거, 이해하지?"이다.

이웃사촌간에 층간소음, 주차문제 등 갈등이 많듯 국경을 맞댄 국가들 사이에서 갈등이 많다. 한국도 주변국과 갈등을 겪지, 저 멀리 인도와 충돌하지는 않기에 아예 멀리 떨어진 국가와 동맹을 맺으라는 원교근공이 나온 것이다. 이웃사촌간의 분쟁에서도 사랑으로 감싸주지 못하고 살인까지 나는 판국에, 외국과의 분쟁에서 원수를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평생 사랑을 맹세한 부부조차 양가 부모들 중 어디를 더 편애했다며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아 서로 적이 되어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편애는 갈등의 씨앗(원인)이 된다. 모든 인류와 국가를 똑같이 사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인지라 자신과 가까운 우선순위로 가족, 지인, 지역, 국가 순으로 편애하는 심리를 보이기에 갈등이 존재하여 국내법, 국제법이 생겨났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운명의 과학' 도서 비평에서 뇌는 선천적으로 보수적이라는 문장을 읽으며 위로가 됐다며, 세상이 빨리빨리 안 바뀌는 게 우리 잘못이 아니라 우리 종족이 그렇게 타고나서이며 이것은 운명이라고 말했다. 즉, 편애는 편식처럼 사람뿐만 아니라 사상, 종교, 고향(국가) 등을 막론하고 한번 꽂히면 경로의존성으로 바꾸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정치는 타협이므로 유시민은 노무현 정권 시절 이라크 파병을 찬성했다가 박노자에게 변절자 취급당하며 극딜을 당한 적이 있다. 박노자는 공지영이 슬쩍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스탠스를 취한다면서 타락한 배신자 취급했다. 강준만 교수는 2021년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에서 낡아빠진 '배신 타령'은 이제 그만하자며, SNS와 유튜브가 끼리끼리 뭉치게 해( 유유상종) 사라져가던 부족주의와 부족정치의 부흥을 몰고 왔다며 부족정치에서 가장 몹쓸 악덕은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나(우리)만 절대적으로 맞다는 신념이 이슬람 근본주의자 수준으로 강해지면 한 국가내에서도 서로 갈라져 증오하며 아프간 내전처럼 전쟁이 터지는 것이다. 한편, 강준만 교수는 편애의 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부족주의엔 좌우의 차이가 없다며, 한국인들의 끈끈한 부족주의 문화는 공적 영역에선 부정부패와 ‘정치의 이권화’를 초래한 주요 이유였다고 지적했다.

부족주의, 나아가 국가주의는 결국 조국의 번영을 위해 기꺼이 전쟁을 감수했다. 모든 군인들은 '애국심'을 내세우는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쟁에 임하는 것이다. 내 가족과 고향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전쟁도 감수한다. 고구려가 유독 정복전쟁에 활발했던 것은 영토가 척박하여 농사짓기에 좋지 않은 환경이었던 것도 한몫하는데, 생존을 위해 밑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고, 이미 터전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백제, 신라와 충돌이 벌어졌다. 이는 한국의 조폭 전성기 시절에 서울 3대 조직인 양은이파, 범서방파, OB파가 호남 기반의 조폭들이었던 것과 비슷하다. 영남 지역은 개발 사업이 많아 조폭들이 먹고살만 했으나, 호남 쪽은 먹고살기 힘들어 서울로 상경했다. 당연히 서울 진출 과정에서 기존에 터잡고 있던 서울 기반 조폭들과의 전쟁이 발생했다.

한겨레21에서 '정치냐 내전이냐, 부족이냐 사회냐'를 자세하게 고찰했다. 정치는 상대의 죽음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나, 적을 박멸하는 전쟁은 '신성한' 전쟁이며 자유나 공동체 등 가치를 수호하는 것을 전면에 내걸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 정치세력이 이 사회의 전진을 타락시키고 있기에, 그들을 처단하고 완전히 도려내야 한다며 혐오와 적대가 전방위로 확산된다. 전쟁을 수행하는 단위, 이것을 ‘부족’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족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에 대한 극단적인 경계이며 내부의 단일성이다. 내부 사람들이 이견을 가지거나 다르게 행동하면 곧바로 적으로 간주되며 부족을 지키기 위한 신성한 ‘전쟁’이 수행된다. 신성하기 때문에 전쟁이고 정치의 중단인데, 전쟁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정치는 타락한 것에 불과하고 그 타락과 단호하게 단절하는 것이 바로 전쟁 수행이라고 정의했다. 오히려 '자국 혐오' 기질이 강하면 여기나 저기나 도찐개찐인데 뭐하러 귀찮게 전쟁해서 개죽음 당하냐며 전쟁에 회의적일 수 있는 반면, 탈레반이든 나치든 각자 나름대로 신념은 투철하고 '신성한 전쟁(성전)'이라고 생각하여 기꺼이 목숨까지 내걸고 전쟁을 벌였다.

이래서 나온 것이 묵자의 겸애설이다. 모든 인간이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모두에게 공평한 사랑을 베푼다면 전쟁은 나지 않을 것이다.[16] 당연히 모든 인간이 묵자나 부처나 예수는 아니므로 현실상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까지 갈 것도 없이 자신의 자녀들 중에서도 장남을 편애하거나 딸을 차별하는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애초 편애란 감정은 선악과는 무관하게 자신에게 만족과 즐거움을 주는 사람에게 자연스레 생기는 것이므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17] '공정'을 외쳐온 조국 교수의 자녀 부정입학을 비판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 50억 퇴직금 논란, 엄격한 법집행을 외쳐온 변호사가 자신을 살해시도한 아들의 죄를 뭉개는 사례가 현실과 이상의 괴리와 한계를 보여준다. 현실이 시궁창인 이상은 묵자도 엄격한 규율을 만들고 전쟁이 일어나도 방어전 만큼은 돕거나 하려고 했었다. 생물학적 한계에서 벗어나는 그게 가능한 것이냐는 문제점은 따라오겠지만.

그리고 육체적이거나 정신적으로 비생물학적인 인간들도 만약을 대비한 방어 시스템 만큼은 확립하려 할 수도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급하면 공격하지 말란 법도 없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와 국민이 방어만 하는 것만을 인정한단 소리다. 실제로 그런 나라가 있긴 하지만 정세에 따라 어떻게 변할 지 모를 일이다. 일본에서도 '적극적 방어' 논리를 앞세워 북한이 공격 징후를 보이는데도 한 대 맞을때까지 손가락 빨며 기다릴 것이냐며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적으로 원점타격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고, 결국 2022년 12월에 일본 정부는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각의 결정하여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일본의 공식 안보정책으로 채택했다. 이는 적국에서 일본에 대한 공격 징후가 있거나 동맹국을 공격한다면 자위대가 적 영토 내의 군사 시설을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으로 타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제국주의 국가들이 힘이 커졌을 때 먼저 침공했던 것은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며, 잠재적으로 한판 붙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의 싹을 잘라서 후환을 방지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평화를 사랑하고 갈망하는 마음으로 가득차서 '침략'을 할 수 있는데, 방어도 아니고 언뜻 이상하다 생각할 수 있으나 삼국통일이 되면서 적어도 한반도 내에서는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왔었다. 한반도 내에 여러 국가들이 난립하고 있었던 시절에는 수도없이 전쟁이 벌어졌다. 중국 역시 대륙통일 전에는 마찬가지였다. 여러 세력들이 서로 가장 힘이 있을 때 먼저 선빵을 갈겼는데, 미리 싹을 잘라야만 더이상의 충돌이 없으리란 생각때문이었다. 자기 세력을 지키고 훗날 전쟁의 화근을 제거하려 선빵을 친거니 '악'이라고 볼 수도 없다. 21세기 한반도는 둘로 나누어져 있다보니 휴전상태로 반세기가 넘었음에도 여전히 안보불안이 존재하는 것을 상기해보자. 다만 지금은 유엔 등 국제법과 질서가 정착되고 남북한의 전쟁은 자칫 공멸이 될 수도 있기에 '불안한 동거'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인데, 만약 국제법이 없는 무법지대고 한국이 압도적으로 강해서 별다른 데미지 없이 북한을 정복하여 통일을 할 수 있다면 북한을 냅다 침략해버리는 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

다만 본성이 선해지면 그만큼 군대의 비중이 엄청나게 줄어들고 전쟁이 급격히 감소할 가망성이 있을 것이다.

6.1.2. 모든 국가들이 국제법을 준수하면 되지 않을까?

법에 권위가 있는 것은, 그 법을 어기면 '벌'을 내릴 수 있는 공권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과 법의 큰 차이라면 법은 강제력이 동반된다는 점인데, 강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법은 도덕과 별 다를 바가 없어진다. 실제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중국 패소 판결을 내렸으나 중국은 불복하였고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권력'이 없다보니 여전히 중국은 남중국해 일대를 자신의 영해로 선포하고 여기 지나다니려면 우리 허락맡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그나마도 '국제경찰'을 자처하는 패권국 미국만이 중국에게 국제법을 지키라고 경고하며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남중국해를 마음대로 지나다녀서 중국의 뒷목을 잡게 하고 있는데, 공식적인 '국제경찰'이 없는 국제법 판결만으로는 분쟁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독도가 어찌저찌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가서 패소했다한들, 순순히 일본에게 넘겨주자는 한국인들이 있기는 할 것인가?

국내법도 권위가 있으려면 정부군이 꽉 잡고 있어야 한다. 민주국가 내에서 극좌, 극우 등 여러 정치세력들이 존재하나 일단 국민들의 다수인 '중도층'이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또한 '피흘리지 않는 혁명'이라고 불리는 선거제도로 인해서 잘 굴러가고 있다. 하지만 만약 특정 정치세력이 아프간의 탈레반처럼 정부군과 경찰을 싹 쓸어버릴 군사력과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면, 선거법을 무시하고 냅다 밀어버릴 수가 있다.[18] 당장 2021년에만 해도 미얀마에서 군부 세력들이 '부정 선거' 운운하는 핑계로 쿠데타가 벌어져서 집권했고, 아프간에서는 미군 철수로 정부군과 경찰의 통제력이 약해지자 바로 탈레반이 내전을 일으켜 정부군과 경찰을 몰살시키며 집권세력으로 등극했다. 탈레반이 장악하여 꽉 틀어쥔 지역은 '탈레반이 곧 법이요 진리'가 됐다.

미국이 UN에서 국제경찰 노릇을 하고 있어 그나마 국제질서가 유지되고 있기는 하다. 국내법이 인신감금 등의 무력제재와 벌금 등의 경제제재로 질서를 유지하는데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UN의 형식적인 제재와는 달리,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는 막강하여 UN상임이사국인 ' G2' 중국조차 미국의 제재 한방에 화웨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등 쩔쩔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미국의 무력과 경제력의 '힘'이 닿지 않는 국가들은 전혀 미국 말을 듣지 않는데, 실제 미군이 아프간에서 발을 빼자 탈레반이 바로 약속을 어기고 무자비하게 탄압을 시작했다. 이미 발 뺀 미국이 뒤늦게 탈레반에게 경고해봐야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다. 힘이 있어야 국제법과 규칙을 지키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화제인 격투기 선수들의 '일진 참교육' 영상에서 격투기 선수가 일진에게 두들겨 맞고 실신하여 무참히 KO패 당한다면 되레 일진에게 참교육을 당하지 않겠는가.

실제 가정에서도 문제가 있는 아동이나 개는 부모(주인)의 서열을 낮게 봐서 말을 듣지 않으며 제멋대로 행동하기에 전문가들은 먼저 서열관계를 확실히 인식시키라고 강조한다. 대개의 국가들은 지도자부터 하층민까지 서열정리가 끝나 질서가 잡혀있으나, 국가간에는 서열정리가 돼있지 않아 끊임없이 2차대전까지 세계대전이 벌어졌고, 미국의 군대가 최종 승리하며 간신히 서열정리가 완료되어 그나마도 질서가 잡힌 것이다. " 미군을 이기려거든 신부터 이기고 오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실제 미군은 어지간한 국가는 통째로 날려버려 멸망시킬 수 있다. '신'처럼 천벌(불소나기)을 내릴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으니 미국에 불만을 품은 국가들도 눈치를 보며 참으면서 국제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힘을 잃은 신은 머리 깎인 삼손처럼 위엄이 사라지듯, 군대를 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공권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판사의 명령처럼 공허한 뻐꾸기가 될 수 있다. 세계의 많은 분쟁에서 미국의 한마디가 비중이 큰 것은 미국의 힘 때문이며 힘이 있기에 중재자도 가능한 것이다. 직장에서 자신의 목을 날릴 권한(힘)을 쥔 상사의 중재는 다소 불만이 있거나 굴욕적이어도 받아들이는데 삼장법사니까[19] 손오공과 저팔계가 싸울 때 중재가 가능하지, 힘없는 사오정은 함부로 끼어들지도 못 한다. 힘을 잃은 신은 인간과 대등해지며 신의 명령이 비합리적이라고 느끼거나 마음에 안들면 되레 신에게 한판 싸우자고 멱살잡으러 달려들 수도 있다.[20] 마찬가지로 미국이 힘을 잃으면 더 이상 미국의 명령에 따를 국가들은 사라질 것이며, '국제경찰' 역할을 해온 미국이 사라지면 또다시 전세계는 아비규환의 장이 펼쳐질 것이다.

미 핵항모는 미국의 힘을 상징하는 존재인데, 중국이 대만을 위협하거나 일본과의 센카쿠와의 갈등이 심해질 때 항모가 뜨면 마치 고래가 새우 싸움을 밀어버리는 듯한 위용을 뿜어낸다. # '움직이는 미국' 항모전단이 뜨면 한반도에 접근하는 것만으로 미국의 강대한 힘이 느껴지기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분쟁을 멈출 수 있다. 학창시절 주먹 좀 쓰는 친구들이 한판 붙을 때 힘없는 애가 어설프게 중재를 시도하면 니까짓게 뭔데 껴드냐며 "넌 빠져있어!"란 말에 버로우하거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기에 자신한테 불똥 튀는 게 싫어 남의 싸움에 참견하기를 꺼리지만, '짱'이 나타나면 호통 한마디로 싸움을 멈출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부 군대 무용론자들은 미 항모가 대부분 순회할 뿐이니 '크루즈 여행에 국민들 세금이 들어간다'며 쓸모없다고 하지만, 이는 경찰이 순찰 도는 것을 그냥 동네 마실 다니는데 국민 세금 든다고 하는 격이다. 은행 강도가 총을 겨눠 위협하여 복종시키는 것만으로 총의 효용 가치가 있는데,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칼집 속에서 더 힘이 강한 법이라며 칼을 뽑아서 휘두를 때 힘이 더 강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 한국에서도 항모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하는 여론이 있는 것은 항모 자체가 한 국가의 자존심이자 국력을 상징하며, 그냥 움직이는 것만으로 힘을 과시해보이며 위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인류 역사상 군사력이 가지는 가장 큰 이점 중의 하나가 억지력에 의한 외교의 유리함이고, 이 억지력은 지금까지도 유지되어 오고 있다.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이 가지는 외교적 억지력은 물론이고 재래식 군대의 강력함도 외교에서 필수적인 억지력이 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강력한 군대를 가진 나라에게 그렇지 못한 나라가 어떻게 개기겠는가?
위에 말 때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시늉만 하지 완전히 포기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뒤에 중국이 있기는 하지만 항상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미국이 북한을 치기 꺼리는 대표적인 이유중 하나가 상호확증파괴 때문이다.

6.1.3. 어차피 미국이 패권국인데, 다른 국가들의 군대는 쓸모없지 않을까?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인정하되, 그러므로 다른 국가들의 군대는 장식에 불과하니 없어도 되지 않냐는 주장이다.

특히 NATO 체제를 통한 연합방어가 핵심인 유럽에서 이러한 경향이 커서 많은 유럽국가들이 미국에게 다 떠넘기고 방위비 지출을 극도로 아끼는 경향이 있었다. 어차피 안보위협이 피부로 와닿지도 않을 뿐더러, 미국이 있는데 방위비 지출은 돈낭비라는 경향이 커서 유럽국가들은 약속한 방위비 인상도 차일피일 미루기 일쑤였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심지어 "미국은 더이상 호구(sucker)가 아니다"란 발언까지 하며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에 더 기여하지 않으면 나토를 탈퇴하겠다고 압박하여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부자국가들의 복지비를 대주고 있다"며 강하게 성토했는데, 부자국가인 유럽국가들이 국방비 지출을 버리는 돈으로 여겨 극도로 줄이고 대신 복지 포퓰리즘 등 선거(표)에 도움이 되는 곳으로 예산을 전용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토 체제에서 방위비 지출이 높은 국가일수록 외교적 영향력과 발언권의 지분이 커진다. 마치 지분이 높은 주주일수록 더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유튜브에서조차 후원금을 많이 내는 회원일수록 유튜버에게 좀 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방위비 지출 꼴찌인 국가는 그냥 '백의종군'하여 따라갈 뿐이지만, 방위비 지출이 미국 다음으로 높은 국가는 미국에게 건의를 하거나 비토를 하는 등,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한미동맹도 마찬가지다. 한국군을 무장해제하고 주한미군에게 다 떠넘기고 싶어도 미군이 허락하지 않는다. 특히 미군의 추세가 위험부담이 큰 지상군 지원보다는, 비교적 안전한 해공군 지원 추세이기 때문에 적어도 육군만큼은 한국군이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미제 전투기와 무기들을 사라고 압박하기 때문에 살 수 밖에 없는데, 심지어 자신들이 직접 무장해제시킨 일본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F-35를 무려 100대 넘게 도입하여 한국 언론에서는 군국주의 부활이니 뭐니 했으나, 정작 일본에게 무역적자를 많이 보던 미국이 사라고 압박했다고 한다.(...)[21]

2021년 세계 군사력 순위 6위 한국군이지만, 그럼에도 '주한미군 철수' 압박을 무시못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방위비 문제로 마찰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방력이 강해져 미군 의존도가 낮아질수록 좀 더 '당당한 외교'를 펼칠 수 있다. '자주국방'을 외치는 사람들도 그런 연유에서다.

설령 한국이 주한미군이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한국군을 무장해제했다고 치자. 헌데 주한미군이 "I changed my mind" 한마디를 남기고 홀연히 떠나면 어쩔건가?[22] 실제 남베트남이 미군이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있다가 미군이 철수하며 떠나가는 모습을 허망하니 바라보며 멸망했다. 눈에 콩깍지가 씌여 영원히 사랑을 맹세한다고 결혼식에서 친인척과 지인들 앞에 선언했던 부부도 원수가 되거나 심지어 살인까지 나는 판국에, 친구와의 의리를 믿고 '빚 보증' 섰다가 인생 망하는 사례도 흔한 판국에 '약육강식'의 국제질서에서 미국의 약속만 믿고 무장해제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조국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가 된 곡 'I changed my mind'는 대인관계는 물론 국제관계에서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 초심은 변할 수 있다.

친미국가들도 이럴진대, 하물며 반미국가라면 어떨까?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은 못이겨도 미국을 위협할만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으니 자신들이 원하는 국제질서도 일정 부분 관철시킬 수 있는 것이다. 서열 2, 3위의 지분은 가지고 있다. 원래 UN 상임이사국은 대만이었다. 대만은 단지 국공내전에서 패했기 때문에 상임이사국에서도 밀려났고, 심지어 '패잔병' 대만은 중국의 압력으로 세계 각국에게 외교를 단절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외교적 영향력을 상실했다. 반면 '승전군'이자 '점령군'이 된 중공은 위풍당당한 기세로 상임이사국까지 진출하여 G2란 말이 나올 정도로 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 영향력의 근본은 군사력이다.

베트남전은 기회비용 때문에 미군이 패한 것이다. 어차피 전쟁이란 것도 결국 이권을 얻기위한 수단이므로 기회비용이 고려되는데, 미국이 맘만 먹으면 베트남 따위 정도는 그냥 쓸어버릴 수 있으나 기회비용 면에서 그만큼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여 가성비 문제로 물러났던 것이다.[23] 이는 군대가 꼭 미군보다 강하거나 대등해야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허접한 자물쇠라도 채워놓는 것이, 문을 활짝 열어놓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도둑이 자물쇠 따는 소리를 듣고 신고하거나 소리치는 등 대비만으로 가치가 있듯, 낙동강 전선에서 벌어진 '한국판 300' 다부동 전투처럼 대비할 시간만 벌어줘도 가치가 있다. 그리고 애초에 게릴라전의 강도로 치자면 베트남은 따위로 만들 정도로 1억 총옥쇄에 반자이 돌격까지 감행한 일본 제국이 훨씬 더 했으며, 이 때문에 미국은 일본 제국을 완전히 쓸어버릴 생각으로 몰락 작전까지 구사했다.만약 미국이 소련을 신경도 쓰지 않고 폭격 당시 네이팜탄이 아니라 몰락 작전처럼 원자폭탄들을 불소나기처럼 쏟아부었다면 베트남은 육지 자체가 바닷속에 가라앉았을 것이다. 심지어 당시 맥아더 장군은 일본 정부에게 항복을 받아놓고도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무려 43만 대군을 일본에 주둔시키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런 회의가 돈다고 한들 과연 나의 주적도 군대를 포기해줄까?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당장 대한민국이 군대에 회의적이라고 군대를 해체하면 과연 북한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것 같다'며 같이 군대를 해체해줄까? 북한 입장에서는 이제 더이상 자신들에게 대항할 무기가 없어진 한국을 어떻게 요리하든 남는 장사가 될것이다. 대남도발로 협박해서 물자와 자금을 뜯어낼지, 아니면 아예 침공해서 점령할지에 대해서 말이다. 미국도 한국이 기본적으로 일정수준 이상의 군대를 유지하며 유사시 미군의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해줄수 있으니 혈맹으로 삼고 있는거지, 이렇게 스스로 무장해제한 한국은 더 이상 지켜주려 하지 않거나, 천문학적인 액수의 보호비를 요구할 것이다. 아무리 지구방위대 미군이라 해도 인력에는 한계가 있다.

6.1.4. 핵무기가 있는데 재래식 전력은 필요없지 않을까?[24]

반대로 생각해보자. 어째서 핵무기가 개발이 된 뒤에도 재래식 무기가 남아 있을까?

오히려 핵은 2차대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쓰이고 2023년 지금까지도 봉인되어 있다. 설사 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누군가와 시비붙었다고 다짜고짜 총을 쓰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주먹다짐 정도에 그치고 평생 사람에게 총 한번 쏴보지 못하고 봉인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2차대전 이후 세계 각지에선 수많은 전쟁이 벌어졌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음에도 전술핵조차 쓰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재래식 전력이 여전히 주전력이다.

물론 사회에서도 총을 함부로 쏘는 불량배들로 인해 총기규제 문제는 뜨거운 감자인 것처럼, 불량국가들의 손에 핵이 들어가면 정말로 핵을 쏠 수 있기 때문에 핵확산금지조약을 통해 핵을 소유하고 있는 소수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핵을 갖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제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 현 국제질서가 무너지기 전까지는 핵이 쓰일 일도 없고, 설사 제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난다고 해도 상호확증파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핵전쟁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에 정말 쓸 수 없는 무기에 가깝다. 그럼에도 북한이 쓰지도 못할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는 것은 외교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무기에 가깝다.

핵은 그 파괴력과 방사능 피해, 그리고 무엇보다 민간도시를 주로 노려 국민의 보금자리 그 자체를 파괴해버린다는 대량살상병기라는 이유 때문에 기피되는 것이니, 이걸 사회의 일상으로 비유하자면 주먹질이나 총질보다는 뒷간에서 똥퍼다가 남의 집안에다 바닥, 벽, 천장할 것없이 철저하게 똥칠을 해버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 꼴을 보고 분노한 집주인이 이번에는 우리 집에다가 똑같이 똥칠을 해주고 며칠간 푹 썩힌다고 가정해보자. 이것이 상호확증파괴다. 아끼던 세간살이, 귀중품, 매일밤 자야하는 침대할 것없이 모조리 똥으로 뒤덮여서 똥독이 올라버린 집을 청소하고 냄새까지 비우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리고 고역일 것이다. 청소업체를 고용한다 해도 많은 돈이 깨지겠고. 핵무기를 함부로 쓸 수 없는 것은 이와 같다.

핵무기는 몇 개 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매우 제한적이고 희소한 병기이며, 대단히 복잡한 작업을 거치지 않고서는 제조하거나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핵무기는 파괴를 위한 수단일 뿐 점령 능력이 없다. 전쟁을 해서 어딘가를 점령하려면 결국 재래무기와 병력이 없이는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하다.

또한 핵만능시대였던 1960년대부터 상호확증파괴의 개념에 따라 핵은 누가 하나 쓰게 되면 인류문명의 종말을 고하는 무기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재래식 전력에서 우세하던 미국도 도저히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하는 무기가 핵이다. 간단히 말해서 - 미국이 압도적인 핵 우위에 있던 걸프전, 코소보 사태, 미-아프간 전쟁, 2차 이라크 전쟁에 어째서 전술핵 한 발도 사용하지 못했는지를 생각해보자. 핵이라는 게 열 받는다고 맘대로 쏠 수 있는 무기가 절대로 아니다. 이걸 쓴다면 아군이고 적이고 모두 끝장이라는 것을 뒤늦게서야 인식했기 때문이다.

한술 더 뜨자면, 재래식 전력이 있었다면 단순히 국경 소요로 끝날 수 있던 일이 세계적 핵전쟁이라는 인류 멸망의 방아쇠로 작동할 수도 있다. 혹은, 게릴라전/ 시가전 식으로 진행되는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핵을 뿜어댈 건가? 이게 현실화된 게 2010년대 유럽이다. 냉전 종식 후 대대적인 군축을 실시했지만 오디세이 새벽 작전 당시 미국이 빠지자마자 폭격 강도가 대폭 떨어진데다 탄약마저 딸려 연습탄까지 투하하는 열악한 상황까지 내몰렸다.[25] 그나마 해외 군사력 투사에 꾸준히 투자한 프랑스가 주축이었는데도 이 모양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군축한 이유였던 러시아가 살아나면서 푸틴 집권 하에 강경한 자세로 나오는 통에 재군비를 했으면 했지 군축 같은 한가한 소리를 할 여건이 아니다.

6.2. 치안 유지는 경찰이면 충분하다?

명제 자체는 사실이다. 치안유지만을 위해서라면 경찰이면 충분하고 경찰만으로 충분해야 한다. 경찰만으로 충분하지 못하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문제. 하지만 군대의 목적은 치안 유지가 아닌 국가를 방위하기 위함이다.

6.2.1. 경찰은 군대와는 다르다?

그런데 애초에 경찰이 치안 유지를 넘어서 본격적인 무력 행사의 길에 들어서면 그건 그냥 이름만 '경찰'인 사실상의 군대다. 주로 서유럽식 헌병대나 동유럽식 내무군과 같이 군인 또는 준군인이 군사치안과 민간치안을 분담 혹은 전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조직들은 단순한 "경찰"로서는 제공할 수 없는 유용한 특수성이 인정되기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해당 조직이 "군대" 혹은 그에 준하는 조직체계를 지니고 있고, 일반적인 경찰보다 더 강력한 무력을 동원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이 군대의 성격을 완벽히 가지지 않으려면 폭력적 국제 분쟁이 아예 없어야 하고, 폭력적 국제 분쟁이 존재하면 (군대가 없을 경우) 경찰은 무조건 군대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명목상의 명칭이 뭐든 간에, 실질적으로 '군대 역할을 하는 조직'은 불가피하게 필요한 것이다. 모든 국가가 군대를 없애고 자위대로 바꿨다 한들, 그것을 전세계의 군대가 없어졌다고 볼 수 있을까?

예컨대 한국군은 중국, 일본,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여 2021년 경항모 구상까지 하고 있는데, 중국, 일본, 북한 모두 일반적인 정규군 형태가 아니다. 편의상 중국군, 일본군, 북한군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은 '국'군이 아니라 공산'당'군이며, 북한군도 조선로동'당'군이다. 국가의 군대는 인민을 탄압하는 도구가 된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에 따라 그리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그저 당이 국가를 대체하는 당국가체제가 정착하면서 독재정권의 친위대처럼 자국의 반정부 시위를 분쇄시켜버리는 역할은 물론, 남중국해에서는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까지 무시하고 무력을 과시하며 팽창하고 있다. 그 까닭에 미군은 이에 대응하여 그곳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고 이름 붙이며 타국군과 연합하여 대대적으로 합동훈련을 한다. 그런데 이는 패권국이니까 가능한 대담한 작전이지, 타국이 따라하면 폭침당할 수도 있다. 일본은 헌법9조로 군대의 포기를 선언한 국가이고 명목상으로는 준군사조직이나 규모와 전력, 실질적인 역할면에서 사실상 군대인 자위대를 보유하고 있다. 자위대가 겉으로는 준군사조직이라고 해서 해양경찰청등의 한국의 준군사조직이 맞서기에는 체급이 다르므로 한국군 vs 자위대 문서처럼 한국군이 나서야 하는 레벨이다. 결과적으로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 북한 모두 '국군'은 없으나 날로 무서워지는 공산'당'의 군대 '준군사조직'의 탈을 쓴 군대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군의 무력을 증강시켜야 하는 현실이다.

게다가 국제분쟁까지 살피지 않더라도, 대내치안 문제에 관하여 경찰만으로는 대처가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멕시코에서는 마약 카르텔과의 싸움이 부패 문제로 쉽게 해결되지 않는 데다가 사실상 반독립적 지방정권과 중앙정부 간 싸움 수준으로 비화하면서 경찰 수준에서는 대응이 어려워 연방경찰이 군사화하거나 경찰과 별개로 멕시코군도 동원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2019년에는 아예 연방경찰을 해체하고 멕시코 헌병대로 통폐합시켰다.

6.3. 우리부터 시작하면 다들 따라하지 않을까?

'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란 말이 있다. 영국이 평화를 추구하며 나치독일에게 호의를 베풀었으나, 점점 더 요구해오고 결국 뒤통수 제대로 맞았다. 역사에서 '불가침 조약' 따위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으며, 상대의 무장이 약해진 것 같으면 냅다 후려쳤다. 인류 역사에서 체결된 평화조약 8천건이 평균수명 2년 못가고 전쟁재발로 이어졌다는 통계도 있다. 남베트남은 '베트남평화협정'을 맺은 후 2년 뒤 적화통일됐다. 역사적으로 제대로 작동된 평화협정 및 정전협정은 전쟁이 일어나 승패가 완전히 난 상황에서야 이루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부동산 투기 사건을 떠올려 보자. 문재인 정부 들어서 투기 근절을 천명하며 다주택자는 집을 팔라고 천명했음에도 공직자들이 미적대다가 망신당한 뒤 팔거나, 끝내 팔지 않고 사임한 공직자도 있었다. 즉, 좀비처럼 그냥 생각없이 따라하는 게 아니고, 본인이 판단해서 따라하면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을 시 따라한다는 것이다. 대개 부정부패가 이익이니 점차 고인 물은 썩는다.

자본주의 미국과 공산주의 소련의 냉전시절 당시 시간당 생산량을 비교한 그래프가 있었는데 미국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산주의는 다들 공무원이라 시간만 채우면 똑같은 돈을 받다보니 몸 상해가며 열심히 일할수록 손해니까 생산량이 저하된 것이다. 물론 너무 대놓고 안하면 태업죄로 굴라크행이니, 태업죄에 걸리지 않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요령을 피우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반면, 미국은 일한만큼 돈을 받으니 '자기계발서'의 저자처럼 성공하기 위해 너도나도 저자의 노하우를 따라했다.

결국 무장해제가 이익이 돼야만 따라할 것인데, 안타깝게도 애초 군대가 이익이라 판단하여 유지하는 것이니 따라할 수가 없다. 공포 마케팅을 떠올려 보자. 아무리 벼락 3번 맞을 확률인 광우병이라도 가급적 피하고자 하는 게 심리기에 보험은 언제나 인기상품이다. 보험 안들었다가 패가망신한 광고를 보면 너도나도 보험을 들려고 하는데, 역사적으로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침략당해 멸망한 사례는 흔하다보니 보험으로 군대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특히 국제정치에서는 국경을 맞댄 국가를 잠재적 적국이라고 하는데, 우호관계라고 해도 분쟁이 생길 가능성은 항시 상존하므로 멀리 떨어진 국가와 동맹을 맺으라는 원교근공이 나왔다. 실제 한국과 벨기에는 특별히 다툴 일이 없는 국가였으나, 주한 벨기에 대사 아내의 옷가게 점원 폭행 사건 하나만으로 벨기에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감정이 크게 악화됐을 정도니 하물며 국경에서 사소한 충돌일지라도 군인이 죽거나 다치면 순식간에 전쟁 분위기로 격화될 수 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다른 사람들도 따라할 거라는 것은 이상적이지만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애초에 모든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면 전쟁 이전에 법에 의한 강제가 존재해왔을 이유가 없다. 당연히 이런 환상은 다들 잔인한 현실 앞에 박살나버렸다. 악당이 악당짓을 하는건 그들이 도덕적으로 사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알아도 탐욕 때문에 안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학교, 사회, 미디어 등지에서 도덕적, 금욕적으로 살자고 외치지만 그렇다고 갑질, 상해, 절도가 전혀 안일어나던가?

한겨레 동료기자 폭행치사 사건은 물론, 2021년에는 청와대 출입기자가 술집에서 돈을 안내는 등 문제를 일으켜 주인이 나가라고 하자, 밖으로 불러내더니 실명할 정도로 두들겨팬 사건이 있었다. 그 기자들이 그간 썼던 기사를 검색해보면, 참 맞는 말, 올바른 말만 교과서처럼 적어놓았기에 매일 정의로운 말만 하며 먹고 사는 '배운 기자'들만 있으면 싸움이 없이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결국 그들도 욱하는 감정을 지닌 인간에 불과했다. 국가도 결국 욱하는 인간이 지도자이니 욱해서 전쟁이 날 수도 있으며, 사회에서 싸움을 통제하는 것도 무력(공권력)이듯, 국제사회에서 전쟁을 통제하는 것은 무력(군사력)이다. 공권력이 약해지면 조폭세력, 심지어 반란세력까지 커져 내전이 터질 수 있듯, 패권국이 약해지면 새로운 패권을 노리는 국가의 도전을 받게 된다. 실제 미국은 유럽 챔피언 독일과 아시아 챔피언 일본에게 도전을 받으며 세계대전이 펼쳐졌기에 현대 미국의 패권 전략은 각 지역에서 챔피언이 나오지 못하도록 약한 국가에 힘을 빌려주며 균형을 유지시키는데, 중국을 견제하려 주변국들에게 힘을 보태주며 억누르고 있다.

인간 자체가 성욕의 결과물이기에 성욕, 물욕 등도 물려받으므로 욕구의 충돌로 문제가 생기는 게 지극히 정상이다. 성욕, 물욕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여자까지 양보할 정도니 신부님들처럼 DNA가 이어지지 못하고 '소유욕'과 집착이 강한 DNA가 이어지므로 그로 인한 문제 역시 계속 이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피해 아동의 천사같은 사진이 공개되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는데, '악녀'라고 비난받는 '여아의 20대 언니'도 아기땐 천사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 역시 '40대 엄마'처럼 남자관계가 복잡하고 그새 재혼해서 자녀를 출산하는 등, 가정환경과 DNA는 비슷하게 이어진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높으신 신부님이 어린 동성의 신부를 상습 성추행하는 추한 모습을 방영한 적이 있는데, 아예 '직업'으로 매일 기도하고 올바른 말만 세뇌될 정도로 해도 '성욕의 결과물'로 탄생한 신부님인 이상 '물려받은 욕구'를 억누르기가 쉽지 않아 뒤틀려 표출되어 동성의 몸을 '원초적 본능'에 가득찬 눈으로 만져대며 욕구를 해소했다. 신부님이 그런 짓을 하면 안된다는 걸 몰라서도 아니고 누굴 따라한 것도 아닌 '본능'으로 인한 행동이란 걸 명심하자. 물론 높은 서열의 신부에게는 못하고, 낮은 서열의 신부에게 본색을 드러냈는데, 원래 서열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에 '만만한' 사제들의 몸만 음흉한 눈빛으로 더듬어댔다. 그리고선 뒤돌아서 신도들에게는 인자하고 착한 표정으로 착한 말만 할텐데, 그렇게 거짓말을 하는 것도 자신의 책임을 감추고 이권을 추구하려는 본능때문이다. 실제 범죄심리학 교수는 '거짓말 탐지기'에서 거짓반응이 나와도 끝까지 자신은 친모가 아니라 '외할머니'라고 우기는 현상에 대해, 심리적 방어기제 중 '부인'이 작동해 스스로 고통스러운 현실을 부정해 일단 편하게 부인하려고 하는 심리 상태로 분석했다. #

종교에서 '간음하지 마라'고 굳이 강요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상 간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간음이 벌어진다. 심지어 아들의 아내를 탐해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성폭행하는 사건도 보도된다. '남의 것을 탐내지 마라'고 하는 것도, '견물생심'이라고 남의 떡을 보면 갖고 싶어지는 게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빼앗으려다 싸움나며, 아이들도 장난감 하나를 놓고 서로 갖으려다 꼭 싸움이 터진다. 결국 전쟁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싸움은 '욕구의 충돌'로 인해 발생하므로, '거지도 위아래(서열)가 있다'는 말처럼 밑바닥부터 고위층까지 '밥그릇 싸움', 나아가 국가간의 밥그릇 싸움 역시 피할 수 없고 단지 '무력'으로 통제할 수 있을 뿐이다.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본능상 구속이나 죽음은 가장 큰 손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으로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도 빈틈이 보이면 그 틈으로 귀신같이 범죄가 발생하며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전세계에서는 온갖 범죄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 자신이 사는 집에 무기가 될만한 것들은 다 내다버린 후, 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활짝 열어놓은 다음 생활해보자. 그리고 동네 사람들에게 다같이 문을 열어놓고 도둑이나 강도 걱정 없이 평화롭게 살자고 제안해보자. 과연 다른 사람들이 따라할까? 오히려 도둑들이 그 집을 터는걸 따라할 것이다. 개인 차원에서도 이럴진데 힘이 전부나 다름없는 국제사회에서 군대 무용론이 통할거라는것은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인 생각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강도가 당장 들어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이건 경찰이 주기적으로 순찰을 다니고 문 열어 놓은 집에 들어가 타인을 해치거나 도둑질을 하는 범법자들을 꾸준히 잡아다 감옥에 넣기 때문이지, 사람들이 착해서가 아니다. 우리만 빗장을 푼다고 능사는 아니란 이야기.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생물이든 이타심보다 이기심이 강하기 마련이고 이는 생물학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인류 역시도 마찬가지다.

항상 양보만 하는 완전한 이타적인 존재여야만 군대가 필요없을텐데, 인간이 그런 존재였다면 애초 치정극이나 영토분쟁 등의 충돌도 없으니 공권력이나 군대란게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설사 본능을 초월한 이타적인 사람들이 존재하더라도 이들은 결혼이나 재산 등 속세의 물욕에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 스님이나 신부처럼 폐가해버려 소멸되고, 어린 나이에 사고쳐 아이를 낳고 버리는 등 동물적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26] 애초 종족번식을 위해 본능이란게 존재하는 것이라 무인도에서라면 이기심은 선도 악도 아니고 오히려 생존과 종족번식에 유리하겠지만, 단지 많은 인간들이 어울려 살다보니 본능의 충돌이 문제가 된다. 이 충돌을 조절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강한 공권력, 외부적으로는 강한 군대가 필요하다.

한국에는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속담이 있고,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돈줄이 막히자 곳간이 비면 마음이 흔들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 경제난이 가중될수록 복지시설의 후원금이 줄어들고 범죄율이 높아지듯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면 이권충돌이 더 심화될 수 있다. 히트곡인 '밤하늘의 별을'에서는 "오직 너 아니면 안된다고 외치고 싶어" "내눈에는 너만보여"란 가사가 있는데, 원래 한번 꽂히면 다른 비슷한 것조차 눈에 뵈지 않고 그것만 보이며 맹목적인 집착을 보이기에 치정극이나 영토분쟁이 생긴다. 부모의 일방적인 '아가페'적인 사랑은 원칙과 공정을 초월하여 교사나 교수처럼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자녀들의 '스펙 품앗이'를 하는 등 부정부패를 낳는 것처럼, 한번 꽂히면 양보하기가 무척 힘든 인간의 본성상 항시 충돌 가능성은 상존한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도 한데, 심리학자인 다니엘 카네만 프린스턴대 교수 등은 일찍이 인간의 비합리성을 강조해 왔다. # 이성적으로 모든 요소를 고려하는 듯 보이지만 막상 이를 엄밀하게 따져 보지 못하고 즉흥적이거나 충동적, 우발적일 수도 있는 것이 인간 행동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광진구 클럽 살인사건도 남친있는 여성에게 실수로 같이 놀자고 팔목 잡았다면,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태권도'를 수련한 선수로서 "죄송합니다" 딱 한마디만 하고 물러났다면 아무일이 없었을 것을, 남친이 욕하자 자존심이 상했는지 홧김에 욱해서 질러버려 크게 확전되며 사달이 났다. # 그런데 국경에서도 이런 식으로 사소한 충돌이 여차하면 확전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2015년 서부전선 포격 사건이 벌어지며 확전이 될 뻔 했는데, 시작은 휴전선 근처에서 우리 군 장병이 발목지뢰에 다친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모른다고 발뺌하고, 한국은 북한의 소행이라며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점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었는데,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개입하여 말리지 않았다면 감정대립이 심화되어 '보복의 악순환'을 거쳐 전면전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6.4.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면 분쟁이 사라지지 않을까?

요약하자면 20세기 초반 유럽 국가의 왕족들은 대부분 친척관계였다. 하지만 전쟁이 없었나?

가족간이라고 충돌이 없을까? 한 가정에도 서열이 존재하는데, 그나마 평등한 형제간에도 돈을 벌어 관리비나 각종 공과금을 납부하는 쪽이 좀 더 주도권을 쥐고 부모님도 편을 들어주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부모님이 차별한다며 불만이 생기고 마찰이 생기기도 하는데, 부모 토막살해범 고려대생 이은석은 마찰이 극에 달해 살인까지 발생했다. 형은 아예 부모님을 피해 독립해 나가 충돌을 미연에 방지했으나, 그래도 '가족'이라며 억지로 살던[27] 이은석은 갈등이 심해진 끝에 결국 대형사고를 쳤다.

숙명여자고등학교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사건의 교사도 자신의 제자들을 그래도 다른 학교의 학생들보다는 더 마음이 가고 자녀처럼 여겼겠지만, 그래도 내 자녀와는 엄연히 다르다. 아무리 착한 계모라도 자신이 낳은 아이에게 더 마음이 가기 마련이다. 극성스런 치맛바람도 부모에겐 자기 자녀만 눈에 보이기 때문이며, 그래서 자녀가 사고쳐도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며 자녀를 감싸는 부모들도 많다. 그럴 때 '피해자가 네 자녀라고 생각해봐'라고 하는데, 굳이 꼭 자기 자녀라고 생각해야만 느낌이 달라질 뿐더러, 어차피 자기 자녀도 아니니 끝까지 자기 자녀만 편드는 부모들도 많다. 결국 분쟁이 생기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자신과 가까운 쪽의 편을 들어줄 것이다.

제3자 문제에서는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자신의 이권이 걸린 문제는 눈이 뒤집혀서 비이성적으로 돌변할 수 있기에 법원은 물론 국제재판소에서도 이권이 걸린 당사자(국가)는 판결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 니 가족이 당했다면'이란 표현처럼 자신과 엮인 문제는 이성을 잃을 수 있고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다. 일단 이권 문제로 충돌을 빚은 두 국가가 국제재판소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서로 양보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때 제재할 힘이 없다면 남중국해의 중국 패소 판결 꼴 난다. 판결에 불복한 중국은 여전히 남중국해 휘젓고 다니는데 '감히' 막아설 국가는 많지 않으며, 그나마도 미국의 눈치를 봐서 자제하는 게 그 정도이다. 헌데 모든 국가들이 일시에 무장해제하여 대등해지면, 중국은 더 이상 눈치보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할 것이며, 이때 중국을 막아서려면 중국과의 전쟁을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이권을 건드리는 순간 전쟁이다.

'이권 문제'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없어질 수 없는 문제이다. 한 가정에서 살면서도 형제간에 충돌이 발생하며, 재벌 2세들의 유산 상속을 둘러싼 추한 진흙탕 싸움은 물론, 심지어 노벨평화상을 받은 대통령의 자녀들도 재산문제로 소송전을 벌이며 사이가 소원해졌다. # 그나마도 가정에서 '서열 1위 아버지'가 살아있다면 눈치보며 통제가 되는데, 서열 1위인 아버지가 사망하면 '세계대전'처럼 막장의 혼돈이 펼쳐지기도 한다. 형수를 사이에 두고 '형제의 난'이 벌어지거나 백두혈통끼리도 김정남 피살 사건까지 벌어질 정도였는데, 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짓을 절대 못했을 것이나 최고존엄 김정일이 사망하자 본색을 드러냈다. 하물며 더욱 복잡한 이권이 얽혀있는 국제사회에서 재화의 한정으로 인한 이권의 충돌은 피할 수 없다. 그나마 '서열 1위 미국'을 필두로 국제질서가 짜여져 있으니 비교적 평화로워졌으나, 이런 서열이 무너지면 사소한 충돌로도 해전이 벌어지고 '보복의 악순환'을 거쳐 확전될 위험은 항시 존재한다.

지금 착해보이는 국가라도 군대가 사라져 서열관계가 사라졌을 때도 똑같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 '갑'인 점령군 앞에선 무릎꿇고 사죄한 독일도 식민지 국가들은 무시했는데, 을이 됐기에 사죄한 것이다. 히틀러의 독일이 승전국이었다면 전혀 달랐을테니, 서열이 독일을 착하게 만든 것이다. 직장에서는 착한 가장이 식당이나 집에서는 폭군처럼 돌변하거나, '갑'인 선배들 앞에선 귀요미지만 '을'인 후배들 앞에선 악마로 변하기도 한다. 즉, 자리(위치)가 사람을 만든다고, 갑을관계에 따라 언제든 전혀 다른 사람으로 180도 돌변이 가능하단 것이다.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프랑스 철학자인 장폴 사르트르는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서로가 주체가 되기 위해 투쟁하는 관계로 정의했는데, 실제 가정이나 직장은 물론 친구들끼리도 서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심심찮은 분쟁이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국제관계에서도 2차대전처럼 또다시 서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처절한 분쟁과 싸움이 펼쳐질 것이다.

특히 국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족주의 정서는 '뽕'맞는 효과를 주기에, ' 우리민족끼리'나 '중화사상' 등 개인주의 정서가 정착되지 못하고 민족주의 프로파간다가 심한 국가들끼리의 갈등은 정말 사소한 충돌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 확전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한다.

게릴라전의 승패는 첨단 장비가 아닌, 민족주의나 종교에 기반한 의지나 인내심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전설의 '반자이 돌격'도 유명하며, '중화민족' 마오쩌둥은 "핵전쟁이 무서울 게 있나. 좀 죽어도 문제없다. 중국 인구가 6억 명이다. 그 절반이 죽어도 3억은 남는다"라고 공언했다. 이처럼 민족주의와 종교에 과하게 심취하면 '뽕'맞은 것처럼 철저히 우리민족(종교)는 100% 정의, 상대는 악이란 이분법적 프레임에 빠지게 되어 양보와 타협은 없다. 타협하자고 했다간 '매국노' 소리를 들을 것이다. 전쟁사에서 종교 전쟁도 빠질 수 없는데, 이 역시 종교 자체가 나쁘다기보다 공산주의처럼 인간의 본능에 의해 악용된 것이다. ' 백두혈통' 형을 죽인 김정은도 ' 우리민족끼리' 프로파간다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종교든 민족주의든 경로의존성으로 인해 한번 빠져들면 잘 바뀌지도 않는다. 이들은 '전쟁보다 평화'가 아닌, 비겁한 평화보다는 정의로운 전쟁이 낫다며 비굴하게 양보하거나 타협하느니 끝까지 싸우다 죽겠다는 '옥쇄'전략을 구사하는데, 사실 세계화 시대 이전엔 그래서 충돌이 빚어졌던 것이다. 즉, 군대는 원인이 아닌 결과로서, 전세계에서 '탈종교'와 '탈민족'에 성공하고 모든 이권 추구를 포기한다면 충돌이 날 일이 없으니 군대도 자연스레 없어질 것이다.

역사학자 E.H. 카는 명저 『20년의 위기』에서 민족주의 발흥과 이상주의 만연이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분석했다. # 한반도와 같이 남북으로 갈라졌던 예멘은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며 통일은 대박이라는 장밋빛 환상으로 덥석 통일했으나, 원래 정규군이었던 세력인 후티 반군이 정책에 불만을 품고 중앙 정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며 내전으로 쑥대밭이 되었다. # 마치 이혼한 부부나 연을 끊은 형제를 무턱대고 감성에 호소하여 억지로 합쳐봤자 더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애초 갈라졌던 데는 원인이 있고, 그 근본 원인이 바뀌지 않는 이상 다시 또 충돌이 발생하므로 이럴 땐 차라리 따로 사는 게 낫다.

민족주의의 위험성은 중국을 보면 알 수 있다. 스웨덴 의류업체 H&M 나이키 강제 노동 의혹이 제기된 중국 신장 지역에서 면화 구매를 중단하자, 중국인들은 반성을 하거나 자아성찰을 하기는 커녕, 되레 적반하장격으로 핵심이익을 침해했다고 길길이 날뛰며 폭력적인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한 베이징 시민은 인터뷰에서 "중국인이잖아요. 기본적으로 애국의 마지노선이 있습니다. 저는 이 상표들을 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발언했는데, 제3자가 보기엔 미개해보이는 추태가 그들에겐 애국자라도 된양 국뽕 한사발 들이키는 효과를 준다. 종교에 빠진 광신도처럼 철저히 선악프레임으로 받아들여, 자국을 비판하거나 타국을 이해하자며 옹호했다간 매국노로 매장당하면서 점차 타협의 여지가 줄어들고 다들 죽창을 손에 쥐며 의용군이 된다. 이처럼 민족주의는 민중 결속의 이점이 있어 정권의 프로파간다로서 애용되나, 부작용이라면 타민족에게는 배타적이 되어 차별과 전쟁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중화민족주의'에 푹빠진 중국 한복판에서 신장 문제 거론하면 설득되는 게 아니라 몰매맞아죽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걸 '정의'이자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6.5. 군대를 없애면 그 돈으로 기아를 해소할 수 있을까?

강의석이 주장한 근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꽤 공감하는 사람이 많으며, 타당성도 상당하다. 극단적인 예시지만 핵미사일과 군대에 모든 자원을 쓸어넣느라 인민들을 굶주리게 하는 북한이 좋은 예. 실제로도 전 세계 군대 유지비용을 기아 퇴치, 불치병 치료제 개발, 복지 등에 쓸 수만 있다면 인류의 삶의 질은 엄청나개 개선될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문제는 군대가 사라질 가능성 자체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애초 그렇게 인간이 이타적인 존재였다면 군대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 기사를 참고하자. 아시아에서 최초로 UN에 등록돼서 15년째 활동하고 있는 국제적인 NGO 단체고, 전 세계에서 의료·보건 쪽으로는 1등인 단체라고 홍보해 온 의료 봉사 단체의 후원금 횡령이 적발됐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 유명 인사 수십 명이 홍보대사나 고문으로 있다고 적혀 있는 국내에서 꽤 인지도가 있는 후원단체였음에도 노인복지관에 전달했다며 찍은 사진에는 속이 빈 상자를 앞에 두고 사진을 찍어서 봉사 활동으로 위장하기도 했으며, 후원금을 자녀 유학비로 썼다고 한다. # 또 아들 음주운전 눈 감아 준 아버지 경찰관이 적발되기도 했다. # 아무리 철저하게 감시하는 한국에서조차 남의 자녀보다 내 자녀가 먼저인 '아가페적 본능'으로 인해 북한 김정은 일가와 비슷한 모습이 끊이질 않는데, 온갖 군벌이 난립하며 인권이나 감시 따위 없는 곳에 아무리 지원해 봐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할 수 있다. 군벌이 장악하고 있는 곳에 식량 보내봐야 군벌이 가로채서 군벌의 배만 불리며 군벌의 통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사실 상단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되듯, 일반적으로 군대는 들인 비용에 비해 경제적 재생산이 없는 순수 소비 조직으로 인식되고는 하며, 보통 군사력을 동원한 이익으로는 유목민족이나 바이킹처럼 군대를 동원해 노략질을 하거나 여러 정복자들처럼 남의 땅을 침략하는 정도를 떠올리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짓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평시에는 막대한 국방비가 아까워 보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부분만을 따지는 것은 실제 군대의 존재가 경제에 미치는 기여를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경제적 번영에는 정치·사회적 안정이 중요하며,[28] 군대는 대외적 위협으로부터 이를 보장하는 " 국방"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국내 치안을 위하여 국가 차원에서 경찰 소방 조직을 두는 것이나 민·관 차원에서 경호원, 보안업체,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 회사, 용병[29] 등을 고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안전보장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미동맹처럼 강력한 동맹군이 주둔하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30] 하물며 스스로 자주적으로 국방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를 보유하는 것은 더 확실하게 안보 가치를 생산한다. 이는 군사력이 생산하는 가치가 비물질적인 데다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해서 피부로 느끼기 힘들어서 발생하는 오해이지만,[31] 오히려 그렇기에 그러한 가치를 생산하는 일종의 인프라로써 국가 차원에서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는 특히 전쟁이 발발하면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일제강점기라든가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국들, 그리고 오늘날 팔레스타인을 상기해보자. 쉽게 말하면, 군대를 없애면 당장은 그 돈으로 굶는 아이들을 먹일 수는 있겠지만, 외세의 침략을 받는 순간 100%의 확률로 나라가 망해서 더 많은 아이들이 불행을 당하게 된다. 기아를 해소하기 위해 돈이나 식량을 나눠주려 해도 이를 위한 기반이 없으면 말짱 꽝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반을 세우고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바로 군대다.

게다가 군대가 꼭 다른 나라와 싸우려고 만드는 것도 아니다. 민중을 통제하는 친위부대를 설치하는 건 독재 또는 쿠데타 정권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2021년 한국 유조선을 나포한 이란 혁명수비대는 독일 나치의 무장 친위대와 비슷한 포지션으로서 정규군보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추고 이란 전역에 배치돼 '이란 정규군'의 쿠데타에 대비하며,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면 강경 진압에도 나선다. # 마치 재벌 회장이 신변의 안위를 위해 사설 경호부대를 두기도 하는 것처럼, 독재정권이 사병 집단 및 친위대를 만들면 그게 곧 군대이며, 이에 방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군대는 필요하다. 실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유조선 나포에 대응하여 한국군의 '에이스'인 청해부대가 출격했다. 한국군이라고 해서 해외의 정규군하고만 싸우는 것은 아니며 청해부대의 업적인 아덴만 여명 작전은 해적을 상대한 작전이었다.

2021년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의 교민들이 귀국했는데 인터뷰에서 아파트 앞에서도 정기적으로 군인들이 발포하고 있다고 한다. # 군인들의 상대는 외국군이 아닌 자국민이므로 설사 모든 외국군이 한순간에 증발한다고 하여도 미얀마의 군대는 '무용론'이 될 수 없다. 자국민들의 반란을 진압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군대를 동원해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는 군부에게 군대를 없애라는 소리는 곧 죽으라는 소리와 같다.

결국 군대를 유지하는 국가들은 발생할 것이고 당연히 주변 국가들도 이러한 군대를 유지하는 국가들의 존재로 인해서 원하지는 않아도 안보를 위해 군대를 보유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군대 무용론에 북한을 예로 드는 것은 적절치 못한데 북한의 군대는 민중봉기나 쿠데타를 막는 친위부대에 가깝다. 북한이 정말 민주국가 한국이나 미국이 쳐들어올까봐 걱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선전용), 저런 독재국가에서는 조금이라도 풀어주면 민중봉기나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기에 북한의 군대는 민중들을 철저히 감시하고 탄압하는 내부용에 가깝다. 게다가 GDP대비 국방비 3퍼센트에도 어긋나는데, 이것은 마치 월급도 적고 빚도 있는 사람이 보험비에 월급 대부분을 쏟아붓는 사례를 통해 '보험 무용론'을 제기하는 것과 같다. 애초 북한은 '국군'은 탄압의 도구가 된다면서 인민해방을 외치며 조선인민군이란 이름을 달아놓고 로동당 소속의 군대를 만든 것이기에, 오히려 북한의 파행은 '군대 무용론'처럼 너무도 쉽게 이분법적으로 자본주의는 악, 군대는 악 이런 식의 1차원적인 유치하고 단순한 사고방식은 현실문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상락원을 표방한 북한의 공산주의조차 왕조체제로 전락한 것은 인간의 본능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능에 맞춰 효율적으로 생산량을 끌어올리면서도 부작용은 수정해가며 발전했던 자본주의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으나, 무슨 인간은 착한데 자본주의때문에 노예가 됐다느니, 심지어 군대때문에 이렇게 됐다며 절대선, 절대악 이분법적 개념으로 접근하여 그것(희생양)만 없애면 유토피아가 된다는 단순무식한 발상이 얼마나 덧없고 허망한지는 북한이 잘 보여준다.

실제 한국은 2021년 세계 군사력 순위 6위를 할 정도로 국방에 많이 투자하는 나라인데도, 노숙자들도 무료급식소에서 잔반 많이 남기고, 뜯지도 않고 버려지는 폐기 음식물이 너무 많아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북한이 꿈꿨던 '거지도 배부른 지상락원'은 이미 달성한 상태다. 심지어 한국은 해외원조도 많이 한다. 애초 기아가 넘쳐나는데 군벌들만 비대하게 살이 찐 국가는 정상국가, 보통국가라고 할 수 없으며 군대때문에 그렇게 사는 게 아니라, 군벌들의 기득권 유지 욕심으로 인해 군대를 내부탄압과 감시용으로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이런 국가들은 레짐 체인지가 우선이라 할 수 있다. 군대를 없애지는 못해도 기아가 넘쳐나면 군대를 감축이라도 하는 게 맞지만, 줄일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은 이미 국가의 뿌리부터 썩어빠진 것이기에, 해외에서 원조를 해줘도 군벌이 다 가로채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게다가 레짐 체인지를 하려고 해도 '힘'이 필요하다. 친위부대는 인민들을 위한 군대가 아닌 독재자를 위해 인민들을 탄압하는 군대란 점을 명심하자. 이란 전문가는 한국 배가 바다를 오염시켰다는 나포 명분에 대해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라며, 동결된 원유수출 대금 문제와 미국 견제, 또 정권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목적 등 여러 가지가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1992년 이래 지속된 북한의 영양실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이는 군부와 엘리트들이 주민들을 차단한 채 모든 부를 독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대북지원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절에도 지원은 일반 주민이 아닌 군부와 엘리트, 평양의 고급 아파트 건설, 최신식 무기 시스템 구입에 사용됐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며 제재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은 늘 그렇게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문제의 근원은 북한 지도층의 기득권 유지 욕심이라는 것이다. 이미 '생산성'이나 재화 자체는 공산주의란 이론을 현실에서 구현하면 모든 인민들이 굶지 않을 만큼의 기반을 갖췄으나 여전히 극심한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것은 자신들의 부를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부가 너무 넘쳐나면 그냥 자기만족이라도 하려고 약간 나눠주며 생색내기도 하나, 그마저도 나눠주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흔히 중국과 북한 지도층은 공산주의를 내세웠는데 왜 저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나누는 것이 이익일 때 공산주의를 외쳤던 것에 불과하다. 자본가들이 '갑'이던 시절에는 자신들이 '을'이니, 그때야 나눠갖자고 하는 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지, 결코 그들이 자신들이 갖고있는 부를 나눠주고 싶어 공산주의를 시작한 게 아니란 점을 명심하자. 원래 책임은 나누고 싶고, 이익은 독차지하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이다. 공동재산의 말로는 공동책임은 결국 아무도 책임 안진다는 것을 증명한 '공동체마을' 중국 화시촌이 잘 보여준다. 오히려 정말 부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애초 자본가들의 돈에 열폭하지도 않고 '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살았을텐데, 자본가들의 부에 열폭하여 뒤집어버리고 싶었던 것 자체가 그들도 부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실제 자신들이 '을'이던 시절, 즉 나누는 게 이익이던 시절에 좀 나눠갖자며 달려들던 공산주의자들이지만, 막상 자신들이 부를 독차지하니 절대 자신들의 명품이나 외제차를 나눠주고 싶은 마음은 1도 없고, 오히려 주민들을 차단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지출하며 군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봐도 북한의 간부나 한국의 공기업 간부나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추구하는 본성은 똑같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모든 게 ‘공공주도’이니 공기업 준공무원들이 부동산의 절대 권력자가 되고 절대권력이 절대부패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더이상 공직자의 자발적 청렴이나 선의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학폭 연예인들이 순식간에 아웃되는 것처럼 제재를 통해 '그런 짓 하면 손해'가 되도록 시스템을 짜는 게 중요하고, 나아가 국민의 이익이 권력자들의 이익이 되도록 시스템을 짜야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 실제 민주국가의 시스템은 권력자들이 권력에 집착한다는 본성을 이용해서, 임기에 제한을 두고 지속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만 권력을 얻도록 짜놨기에 권력자들은 지지율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지율이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지어 포퓰리즘 논란까지 생길 정도인데, 민주국가의 권력자들이 유달리 국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다기보다는, 국민의 사랑을 얻어야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구권력을 획득한 일당독재의 공산당은 더 이상 국민들의 눈치를 보거나 신경쓸 이유가 없기에 민심과 유리돼 당파싸움이나 하고, 단지 국민들의 반란을 방지하려 군대를 동원해 촘촘하게 감시하고 탄압할 뿐이다. 국민들이 기아로 죽든 말든 권력 유지에 지장이 없으면 관심을 가져야할 명분이 없고, 간부들은 권력자들에게 '충성경쟁'을 벌이며 줄서기나 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 줄을 잘 대야 이익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민들이 굶주림에서 해방되고 배우게 되면 혁명을 일으켜 지배층의 이권을 침해할 우려도 존재하므로 그냥 힘없는 상태로 유지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국민들이 퀭하니 반항할 힘도 없이 무기력하게 노예처럼 일만 하는 상태가 권력을 유지하는데 이익이고, 국민들의 힘을 키운다면 자칫하면 호랑이를 키운 격으로서 손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도 경제발전에 이은 민주화 코스를 밟았기에, 독재자들에게 경제 발전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흉보면서 닮는다(괴물이 괴물을 낳는다)'는 속담이 있다. 너희들만 부를 독차지하냐며 좀 나눠갖자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뒤집어놓았던(혁명) 공산당은 국가의 군대는 민중을 탄압하는 도구가 된다며 '당의 군대'로 바꿨는데, 내로남불이 되어 훨씬 더 가혹하게 탄압하고 있다. 결국 국가의 군대든, 당의 군대든 그런 것은 아무 상관 없었음이 증명되었고, 단지 이권유지의 본성상 권력자들의 위치에선 권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위해 군대를 동원해 국민들을 탄압했을 뿐이다. 그리하여 권력자들의 본성을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집중한 민주국가들의 군대는 정상화되었고, '국군'은 악이라느니 자본주의가 악이라느니 하며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데 집중하며 삽질한 공산국가들은 공산주의가 악성으로 변형되어 산으로 가버렸다. 기아에 허덕이는 국가들은 근본 시스템을 개혁하지 못하는 이상 백약이 무효이며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할 것이다.

6.6. 전세계 국가들이 민주주의가 되면 군대가 필요 없다?

독재 국가들의 군대 유지등으로 인해서 군대가 결국 유지될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전세계 모든 국가들내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실행되어도 군대의 유지는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독재국가뿐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들도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거리낌없이 전쟁을 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호도하는데 민주주의는 선량한 제도도 아니며 선을 행하려고 만든 제도도 아니다. 대체로 선진국은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후진국들이 독재 정치를 채택하고 있다보니 민주주의 = 올바른 정치 제도라는 편견이 박혀서 발생한 현상인데, 민주주의는 어디까지나 똑같은 상황에서 그래도 좀 더 신중하게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다수결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정치 제도일 뿐이지 완전무결한 선량한 제도는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 국가에서 여론이 전쟁으로 확정되면 독재 국가에서 여론이 전쟁으로 확정되는 것과는 비교할수도 없는 폭풍이 몰아친다. 독재 국가는 독재자가 독단적으로 전쟁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을 일으키기도 쉽지만 반대로 독재자가 독단적으로 종전을 결정할수도 있기 때문에 종전을 선언하기도 쉬우나, 민주주의 국가는 한번 국민들이 전쟁을 결정하면 그 국민들의 대다수가 전쟁 의사를 포기하기 전까진 종전을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발을 빨리 빼지 못한것도 국민 다수의 여론이 계속해서 전쟁을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였고 결국 국민 대다수가 전쟁을 포기하게 되기까지 어마무시한 숫자의 아프간 현지인들과 미국 군인들의 피를 봐야만 했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라면 어디까지나 전쟁을 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대 의견에 대해 전쟁을 반대할 발언의 기회를 주고, 전쟁을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막지도 전쟁에 반대한다고 해서 공적으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유지만 되면 전쟁을 주장하는 여론이 대다수일때 반대한 이들에게 공적인 불이익은 없겠지만 대다수 군중들의 전쟁을 반대하는 자에 대한 미움과 분노, 증오, 혐오, 경멸은 얼마든지 사회에서는 불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민주주의는 어디까지나 자국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위한 정치체제이지 타국을 위한 정치체제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만약 한국이 북한을 침공했을시 국제적인 제재나 타국의 개입도 없고, 한국이 거의 피를 흘리지 않은 채로 북한 전역을 수복할 수 있다면 북진통일에 반대하는 여론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단 UN제재를 받는다는 점, 또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고 북한군이 게릴라전을 벌일 수 있기에 한국도 출혈이 상당하고 중국군 러시아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 '패권국'인 미국도 무력으로 인한 현상변경은 용인하지 않는다고 공언해놓은 상태이기에 여러모로 전쟁은 손해라는 점에서 전쟁을 꺼리는 여론이 큰 것이다.

전쟁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는 것을 전세계에 똑똑히 각인시켜준 것이 바로 그 유명한 걸프 전쟁이다. 당시 중동의 강호였던 이라크군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력으로 쿠웨이트를 침공해서 싱겁게 정복했다. 원래 이렇게 전쟁을 택해 손쉽게 이득이 된다면야 민주주의로도 얼마든지 전쟁을 택하는 여론이 높을 수 있다. 실제 패권국인 미국은 본토의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전쟁을 치르고 피해가 별로 없기에 전쟁을 굳이 피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 걸프전에서 전세계는 이라크가 분노한 미군과 연합군에게 무자비하게 두들겨맞고 박살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특히 미국이 굴욕적인 베트남전에서 환골탈태하여 일취월장한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무자비한 '불소나기'를 퍼부어 이라크를 초토화시키며 징벌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았다. 물론 이후 이라크, 아프간에서 점령전쟁을 벌이면서 피해가 커졌지만 어찌됐건 전쟁을 정당한 명분없이 강행하면 미국에게 찍혀서 크게 털린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고 일벌백계로서 이라크가 본보기가 되어 국제사회에 전쟁이란 선택지를 택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구나, 이익보단 손해가 크다는 인식이 박혔기에 전쟁을 꺼리는 것이지, 만약 어떠한 제재나 피해없이 한국이 일본을 공격하여 독도 포기선언을 끌어낼 수 있다면 전쟁이란 선택지를 택하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다.

미국의 바이든 대북정책이 압박 대신 포용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자의 칼럼에서는 '평화'를 강조하는데,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북한의 군사력이 정말 형편없는 수준이라면 압박을 통한 붕괴를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는 부분이다. 무력충돌로 인한 피해보다 붕괴로 인한 우리의 이익이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핵폭탄과 첨단 미사일로 무장한 지금은 위협적이며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압박을 하다 상당한 피해를 보거나 뒷감당이 어려울 수 있기에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기자가 마냥 평화주의자라서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한 게 아니고, 북한의 위협적인 군대가 기자를 평화주의자처럼 만든 것이다. 이러니 모든 국가들이 최소한의 무장은 하고 있으려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민주국가들 사이에서는 서로 전쟁을 꺼리는 경향이 생겼다. 걸프전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손봐주듯 한 대 후려쳐서 손쉽게 승리하여 이익을 얻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북한을 붕괴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북한인 전체를 말살해도 서울에 조잡한 핵 한발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한국에게 있어서 충분이 치명적인 상황인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것이다.

' 한국은 미국 없었으면 진작 손봐줬을 나라'라는 중국 고위 간부의 망언이 MB시절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이라크꼴 날까봐 단지 못건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은 몸을 낮추고 힘을 기르며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 전략으로 성장했는데, 몸을 낮추고 겸손했던 중국은 '평화주의자'가 아니라 단지 힘이 부족하니 발톱을 감추고 있었을 뿐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과거 수동적 저자세 외교를 추구하던 중국이 주도적 고자세의 외교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 꼭 중국이 나빠서만은 아니고, 원래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는 말처럼 서열이 점차 비슷해지면 맞먹으려 드는 것은 숙명과도 같다. 단지 민주국가들 중에는 미국과 붙어볼 만한 국력의 국가는 없을 뿐더러, 설사 미국과 동급 레벨을 갖춘다 해도 전쟁은 공멸이기에 기피할 뿐이다. 역설적이게도 상대가 강해 보여야 무기를 내려놓고 대화로 해결하려고 한다. 실제 '분노와 화염' 발언으로 북한을 한대 후려칠 것처럼 겁박했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김정은과 대화를 택한 것에 대해 DMZ 밑에 서울이 있다며, 그래서 대화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선택적 분노조절 장애'란 말이 있다. 2021년에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건장한 20대 남성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단지 70대 남성이 쳐다봤다는 이유로 경찰이 와서 뜯어말릴 때까지 무차별 폭행을 가해 큰 논란이 된 사건이 있었다. 댓글에는 자기보다 세보이면 숨소리조차 못내면서 만만해보이면 저런다는 댓글이 많은데, 만약 엘리베이터 안에서 최홍만이나 마동석이 째려보고 있었다면 조용히 내렸을 수 있었다. 설령 정말 미워서 손봐주고 싶어도 힘이 딸리거나, 혹은 경찰을 생각해서 참기도 하는데, 마찬가지로 국제경찰을 자처하는 '짱' 미군에게 '미들급 강자' 이라크군이 숨도 못쉴 정도로 샌드백처럼 린치당하는 꼴을 본 국제사회에서는 전쟁을 택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32]

프랑스는 프랑스 혁명등으로 민주주의라고 주장하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나 프랑스는 식민지 유지를 위해서 베트남에서도 기꺼이 전쟁을 하며 베트남을 짓밞았고 알제리를 굴복시키기 위해 대규모 학살을 하였다. 프랑스내 전쟁 지지 여론이 약해진 것은 알제리 인들의 저항이 거세서 프랑스 군의 압도적인 우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군의 손실이 점점 누적되며 전쟁을 조기 종결시키지 못하고' 전쟁이 고착화되면서 부정기류가 확산된 것이다. 영국 아편 전쟁이라는 심각한 과오가 있었고 이후 그나마 식민지 대부분을 평화적으로 독립시켜줬지만, 이건 타국과 타국민을 위한 게 전혀 아니라 영국이 그냥 식민지를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데 괜히 억압하면서 프랑스 꼴 나느니 그냥 독립시켜주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자는 생각으로 그렇게 한 것이었다. 독일 일본은 아예 폭주하여 2차 대전을 일으켰고 미국과 소련 영국에 의해 폭주의 대가를 치렀고, 미국의 힘에 굴복한 이후 미국에 의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주입받고 나서야 정상이 된 케이스이다. 러시아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아니고 중국 대륙은 타이완 섬의 미승인국인 중화민국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민주주의 자체가 자리잡혀보지도 못했다. 그나마 미국이 전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면서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다 주는등 상대적으로 나은편이지만 미국조차도 전쟁 역사들을 보면 꽤나 오명으로 얼룩진 과거사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의외로 잘 안알려져 있는 것 중 하나가 북한도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이다. 당장 정식 국명부터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공산주의는 민주주의와 반대되는 이념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북한=공산주의, 남한=민주주의로 알려져서 발생한 오해이다. 공산주의는 모두가 공평하게 분산해서 갖자는 일종의 '경제 정책'이고, 민주주의는 모두가 공평하게 주권을 갖자는 '정치 정책'이다. 다르게본다면 오히려 공산주의야말로 모두가 공평하게 주권을 분산해서 갖자는 민주주의적 성격을 띌 수 있다. 실제로 공산주의 진영의 국가들 중에는 절대군주인 '국왕'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고, 반대로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절대군주인 국왕도 존속하는 입헌군주제 국가들도 많았다. 민주주의와 반대되는 이념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전제군주정이다.

그런데 북한이 자기네 이름대로 민주주의를 제대로 시행하고 있냐 하면 안그런게 문제이다. 일단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는 의외로 국민 투표를 통해 당선된 민주국가의 지도자이다. 하지만 그 실상은 해당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이들을 남몰래 아오지 탄광에 던져넣었을 뿐이다. 그리고 중국(중화인민공화국)도 원래는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실상은 시진핑이 사실상의 전제군주로 군림하는 전제군주정 국가로 변질되었다. 즉 민주주의 국가라고 해도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무의미하기 때문에 무작정 민주주의 국가가 된다고 해서 선량한 국가가 되는건 아니다.

결국 전세계가 전부 민주주의 국가들로 이루어져도 전쟁의 위험과 그에 대비한 군대는 불가피한 것이다.

6.7. 모든 무기가 없어지면 인류는 평화로워진다?

현대전은 소규모 국지전이라도 총으로 무장하는 것이 디폴트 상태인지라 전쟁=총이 연상되기에 마치 총의 발명으로 전쟁이 시작된 것처럼 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 EBS 강사 군대 비하 사건에서도 군대에서 사람 죽이는 거 배운 주제에 뭘 지키냐며 손가락으로 총쏘는 시늉을 했다. 이 여강사는 남자가 군대에서 총 쏘는 걸 배웠기에 남자들이 없어지면 세상이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했으나, 아예 총이 없으면 지금보다는 평화로워지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특히 총기 허용 국가에선 범죄조직과 경찰들이 맨날 총격전 벌이는 뉴스를 접하다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초한지나 영화 '300' 시절만 해도 테르모필레 전투 해하 전투 등 인간은 총 없이도 대규모 전쟁을 잘만 치렀다. 1인자가 사라지면 2인자가 1인자로 올라서듯 지금은 냉병기가 초라해졌으나, 핵이나 총, 미사일 등이 어느날 마법처럼 한순간에 모두 사라지면 다시 냉병기 전투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면 냉병기를 없애면 평화로워지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일상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도구들도 얼마든지 흉기가 될 수 있다. 가령 주방에서 어머니가 저녁 메뉴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식칼도 무기가 될 수 있고, 고장난 에어컨을 수리하기 위해 온 AS기사가 사용하는 스패너나 전동드릴도 무기가 될 수 있다. 오로지 전쟁 목적으로만 만들어진 무기가 없어지면 다음에는 이런 '도구'들이 새로운 무기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아닌게아니라 미국 교도소에서는 재소자의 재사회화 목적으로 행하는 각종 직업훈련에 쓰라고 준 공구들을 재소자들이 열심히 갈아서 날붙이로 마개조한 쉬브라는 불법 무기들이 판을 친다. 또한 인류사에서 정부의 폭정에 들고 일어났던 농민들은 군인들처럼 총칼을 들고 일어난게 아니라 농사 지을때 쓰던 도리깨, 쟁기, 낫, 쇠사슬 등을 무기삼아 들고일어났다.

그래서 결국엔 모든 '도구'마저도 금지시켜버리면? '맨주먹'이나 ' 다리'도 아주 유용한 무기다. 당장 사우나에서 마동석이 웃통 벗고 옆에 앉아있다면, 괜히 위축될 수 있다. 술집 등에서 험악한 기도 등을 세워두는 이유이기도 하고, 조폭들 간에 세력 전쟁은 대개 주먹이나 각목 정도로 벌어지는데 나름 꽤 살벌하다. 주먹과 발로도 얼마든지 사람 죽일 수 있다. 전직 야구선수가 친한 지인과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자 주먹 한방으로 반신불수로 만들어 논란이 됐다. #[33] 결국 칼이 없으면 주먹으로라도 서열정리가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맨몸으로는 맹수에게 상대가 안되는 '도구적 존재[34]'이고 뭉쳐야 강해지므로 돌맹이나 개량한 돌도끼, 동학농민군의 죽창가처럼 흉기를 들고 뭉쳐다니면 그게 곧 군대다.

7. 결론

경제학적으로 논의해 보자면, 군대에 투자되는 자금은 소모성이므로 군대가 아예 없다고 가정한다면 이 자원을 경제에 투자할 수 있고 따라서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은 군대에 투자를 줄임으로써 얻는 이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무장해제로 다른 나라에 의해 침략될 확률, 그리고 그때 당하는 손실을 곱하면 기대 손실량이 나오며 이것은 투자를 줄임으로써 얻는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은 심시티처럼 적군이 없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라 적국이 언제든 침범할 수 있는 문명시리즈에 가깝다. 군대에 투자되는 돈은 이러한 기대 손실량의 이상적인 수치(equilibrium)로 억제하는 자금이다.

이 이상적인 수치는 군대에 투자하지 않음으로써 얻게 되는 이득의 증가량과 군대에 투자함으로써 줄어드는 손실의 증가량이 일치하는 경우로 결정되는데, 이 수치는 즉 이 두가지의 손실과 이득이 평형을 이루는 상황에서의 투자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군대에 투자되는 돈은 그야말로 시장 논리로 이루어 지는 평형값이니까 군대를 없애자라고 하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해가 안 된다면 북한이 군사적인 시위를 할 때마다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현재는 많이 줄어든 편이지만 한국군의 현대화가 상당히 미비했던 1990년대에는 북한이 도발을 할 때마다 신용등급이 요동을 쳤다. 한국군은 1994년 당시만 해도 보병 위주의 구식 군대로, 북한군이 오합지졸 취급을 받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그 북한군을 제압하고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3개월이 필요하고, 그 3개월간 49만 명의 사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 게 한국군이었다. 참고로 사상자 49만이면 사망자만 해도 최소 5~7만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민간인 사상자까지 합치면 총 사상자는 전쟁 기간 도합 100만 안팎으로 추산되므로 민간인까지 합치면 사망 및 실종자는 10만 혹은 그 이상으로 불어난다. 물론 그 이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논의가 골치 아프다면, 훨씬 쉬운 경제학적 논의도 있다. 저 유명한 용의자의 딜레마를 생각하자. A와 B가 모두 무기를 버려도 물론 이익이 있겠지만, A가 무기를 버린 상태에서 B가 일방적으로 무장을 갖출 경우 얻게 될 이득이 훨씬 크다.

그리고 군대는 군대라는걸 전혀 모르는 순진한 인류의 머리 위로 내려온 어느 나쁜 놈이 얍 하고 만들고 간 무슨 사악한 요술로 인해 생긴 게 아니다. 힘을 합치면 생존에 더 유리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원시 인류가 점차 덩치를 불려나가면서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 군대이다. 짐승들조차 생존을 위해 무리짓고 거대한 힘을 만드는것이 현실이다. 말인즉 지금 당장 어찌어찌해서 군대를 모두 없앤다 한들 결국엔 또 다른 누군가가 자연적으로 군대를 만들어낼 것이고, 이 군대로 인한 불합리한 억압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또 다른 군대를 설립하는 것 밖에는 없다.[35]

실제로 영국이 2차대전 시절 설치해 놓았다 버려 방치된 해상 요새를 무단으로 점거한 뒤 국가로 선포한 시랜드 공국에서는, 영국 해군이 이들을 퇴거시키기 위해 접근하자 총을 쏘며 격렬히 저항해 물러나게 만든 전적을 가지고 있는데, 만약 무력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면 퇴거당했을 것이다. 왜 군대가 국토방위조직인지는 이들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죽창으로 무장하고 외부의 침입을 경계하는 원주민들처럼 외부의 침입을 막는 자들이 군대의 원형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고 좋은 무기를 갖춰주면 바로 군대가 된다. 특히 고구려처럼 척박한 땅을 가진 무리라면, 좀 더 쓸만한 영토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른 무리와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전쟁이다.

전쟁은 되도록이면 벌어져선 안 되지만, 전쟁을 억제하고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결국 군사력이 필요하다. 진정한 평화주의자는 일단 남이 쳐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비한다. 밥 짓는 것도 못 하는 사람에게 한정식을 차리는 걸 요구할 수 없듯이 국가의 평화도 지키지 못하는 판국에 세계의 평화를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8. 관련 어록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 레프 트로츠키
Si vis pacem, para bellum(평화를 바란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베게티우스[36][37]
우리가 밤에 편히 잘 수 있는 건,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자들이 언제나 준비중인 것처럼, 우리의 병사들이 항상 그들을 대비하기 때문이다.
- 조지 오웰
兵可百年不用,不可一日無備(무기는 설사 백년 동안 쓸 일이 없다 해도, 단 하루도 갖추지 않을 수 없다).
- 정약용 (목민심서 병전 3조)
난리 이전에는 웃기는 일들이 가능했지. 군대의 보호를 받는 사람들이 군대를 없애자는 주장을 한다든지.
개장수 영감 (하이브 1부)
평화적 수단으로밖에 평화를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국가는, 머지 않아 다른 국가에게 흡수될 것이다.
- 리처드 닉슨
전쟁은 누구도 좋아서 하는 게 아니오. 이건 의무이지. 국민이 침략의 희생자가 되었을 때 싸워서 스스로를 지키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은 없소.
아흐마드 샤 마수드
이르시되 이제는 전대 있는 자는 가질 것이요 배낭도 그리하고 검 없는 자는 겉옷을 팔아 살지어다.
-누가복음 22장 36절
뱀은 자신의 습성 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이 때문에 뱀은 헤르메스를 찾아갔고, 헤르메스가 다음과 같이 일렀다. '친구를 사귀고 싶거든, 상대를 물려는 습성부터 고치는 게 좋다.' 이를 들은 뱀은 자신의 이빨을 뽑아 버렸다. 하지만 이빨을 뽑은 이후부턴 사람들이 자신을 더이상 무서워 하진 않았지만, 되려 자신을 무시하고 밟고 괴롭혔다. 화가 난 뱀은 헤르메스에게 따졌다. 그러더니 헤르메스는 혀를 차며 뱀에게 말했다. "나는 시도때도 없이 상대를 물려는 습성을 고치고 다른 사람들을 잘 대하라고 했지, 사람들이 너를 공격할 때 살기 위해 날카로운 독니를 드러내며 그들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하지 말라고까지 하진 않았어." 뱀은 땅을 치고 후회했다.
- 이솝 우화
선동가들은 언제나 군대를 비난하고, 국가의 의무를 땀 냄새 나는 역할보다 달콤한 이익, 당장 내 손에 쥐어지고, 눈을 감으면 향내가 떠오르는 이익으로 변질시키고자 한다. 국방비를 없애면 오만가지 복지정책이 가능하다. 병역이 노예 생활과 무엇이 다른가? 전쟁은 노인이 결정하고, 전장에서 죽어 가는 건 젊은이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점토 문서에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에도 이런 주장들이 소개되어 있다. 아마 이런 주장을 했던 사람은 우리가 아는 경우보다 몇만 배는 더 많을 것이다 대부분이 파멸하고, 그들의 문명은 땅에 묻혔기에 덜 알려졌을 뿐이다.
- 임용한 동아일보 임용한의 전쟁사ㅡ나라가 열리고, 군대가 생기다 中

9. 군대 무용론을 주장한 사례

9.1. 강의석

2008년 서울대에 재학 중일 때 이 주장을 펼쳤다. 예상외로 상당한 수의 동조자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단순하게 군대가 없어지면 안 가도 되니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움직인 젊은이들이 많았으며 일부 순수한 취지에서 동참한 사람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후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향해 "개죽음한 사람들 맞아."라는 취지의 폭언을 비롯한 각종 이상 행동을 보여 지지자들을 등돌리게 만들었다.

2009년에는 국군의 날 전날(9월 30일) 바디페인팅을 하고 군대 반대 시위를 한 후(...그나마 여기까지는 괜찮았다.)그날 밤 동안 국군의 날(10월 1일) 행사 퍼레이드가 지나가는 도로 중앙분리대의 나무 사이에 숨어 있다가 행진 대열이 지나갈 때 갑자기 맨몸으로 난입하면서 매스컴을 타는 바람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저 사람 뭐야? 미친 거 아냐? 하는 소리를 들었다...

2011년에는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대하여 4주간 훈련을 받으라는 통지를 받았으나 거부했다.[38]( 참고기사) 결국 2011년 6월 2일 징역 1년 6개월 선고에 구속되었다. 기사 검찰도 재판부도 "강의석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때 불과 며칠 차이로 사법시험을 못 보는 게 부당해 입영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법무관으로 복무하는 게 자신의 신념과 조화되는 방식이라고 진술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양심상 갈등이 있었는지 등에 의문이 들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9.2. 스위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영세중립국이지만, 그런 반면에 최신 무기를 꾸준히 도입하고 방산 산업에도 힘쓰는 군비 강화에 적극적[39]이며 대한민국처럼 징병제 스위스에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군대 폐지를 원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민 투표가 실시된 적이 있다. 그러나 결과는 압도적인 표차로 폐지론자들이 참패했다.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투표 내용이어서인지 대한민국 신문에서도 다뤘고, 먼나라 이웃나라에서도 핵무기 무장 관련 에피소드에서 거론했다.

9.3. 일본

일본은 현행 헌법에서 교전권의 부정과 군대 미 보유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군대 대신 자위대라는 이름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자위대의 최고지휘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은 자위대를 국제법 군대로 규정하고 있으며[40], 일본국 헌법에선 주권 국가의 고유 권리인 자위권은 부정하지 않았기에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하여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 자위권을 행사하는데 동원되는 무력인 자위대 역시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견해 역시 일본은 헌법상 교전권을 가지지 않지만, 한편으로 일본은 주권 국가인 이상 자위권을 가지고 있기에 자위권의 행사에 관한 여러 권리도 인정 된다는 것이 헌법 제9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일관된 해석이고 공식 입장이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일본은 사실상 군대 보유국으로 분류된다. 한편 현 일본에서도 군대 무용론을 주장하는 세력들이 있는데 바로 일본 좌익들이다. 이들은 일본 제국 시절 구일본군의 역사와 반서방 성향 때문에 비무장을 통한 평화주의를 주장하며 동시에 군대혐오가 심한편이라 재무장은 물론 군비 증강, 미일동맹의 유지 역시 매우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이 주축으로 모인 일본공산당이나 일본 사회민주당 같은 극좌~좌익 성향의 정당들은 현재의 헌법 해석에 동의하지 않고 자위대의 해체와 주일미군 철수를 통한 비무장을 주장하지만 완전한 비무장은 비현실적이기에 대다수의 일본 여론 역시 이들의 주장에 비판적이고 냉소적이며[41] 좌익들이 자위대를 공격하는 행동을 반복하다보니 괜히 우익들만 좋은일 시켜주는꼴이 되기도한다. 좌익들이 자위대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것을 넘어 앞길을 가로막아 훈련과 행군을 방해하는등 좌익성향의 시민단체들이나 시위대가 온갖 민폐짓들은 다 벌여 온갖 어그로는 다 끌어버린탓에 이에 대한 반감만 키운 상태라 당연히 이들의 주장은 철저히 무시당하고있다. 게다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도 공식 석상에서 감히 대놓고 자위대의 해체를 주장하지 못하고 자위대의 규모 축소 정도로 물러난 상태다. 지금 현재의 일본에선 북한의 핵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패권 경쟁으로 촉발된 신냉전 등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방위력의 유지와 증강에 대해선 긍정적인 여론이 앞서지만 방위비 증액 등의 세부적인 사항에선 의견이 엇갈리는 편이다.

10. 관련 문서


[1] 물론 서구의 대부분의 국가가 전쟁을 경험했거나 징병제가 잔존하던 20세기 중반만 해도 군사 경험을 사회화의 한 수단으로 평가하는 일이 꽤 있었다. 요즘은 좀 적은데, 1980년대~ 1990년대 미국 만화나 어린이 영화만 봐도 말썽꾸러기를 군사 캠프에 보내는 장면이 많았다.(대표적인 사례가 보이스카우트) 직업없는 백수들이 군대에 지원해서 의식주도 해결하고 멋진 병사들로 거듭난다는 내용의 미국 영화도 있었다. [2] 단. 아이러니하게도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에서도 비상시에는 군대조직을 가동하며, 보통 유토피아의 바다에 흔하게 흘러들어오는 재화, 즉 유토피아인들이 하찮게 여기는 보석과 귀금속을 이용해서 다른 국가와 협상하거나 아예 대리전을 치르게 만들어버리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용병을 거의 우려먹었으며 자국민은 용병이 올 때까지 버티는 정도는 훈련시켰다. 용병이 얼마나 잘 싸우든 일단 올 때까지는 버텨야 살기 때문이다. [3] 지금은 없어진 수많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자국의 군대를 인민군이나 민병대등으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본적으로 부르주아의 필요에 따라 강제로 조직된 군대가 아닌, 인민에 의해-인민을 위해 조직된 군대라는 뜻. 아직도 중국은 자국의 군대를 인민해방군이라고 부른다. 당 자체가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인민을 위한-인민에 의한 노동자의 당이므로 당을 위한 것이 곧 인민을 위하는 것이라는 논리. [4] 그래서 현실사회주의 국가의 군대는 국가에 소속되지 않고 모두 당에 소속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절대 저렇게 이상적으로 굴러가지 않았으며, 이름만 인민 스스로 조직한 군대지 여타 다른 나라의 군대와 다를 바가 없이 작용했고, 오히려 경우에 따라 더욱 혹독하게 인민들을 압제하였고 또 압제하고 있는 것이 현실. [5] 그런데 이런 식으로 의용군이라 털렸다고 밀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것이, 스페인 내전의 의용군은 기본적으로 세력이 미미한 아나키즘 계열의 군대라 보급 역시 미미하기 짝이 없었고(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에 잘 나온다.) 결정적으로 반프랑코 세력 최대주주였던 공산주의 계열이 통수를 치고 프랑코의 집권을 묵인하고 통일 노동자당을 공격해서 털린거다. 딱히 의용군이라서 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장 단발식 총포, 도검으로 무장한 보병, 포병, 기병과 후방지원병이 전부이던 과거의 전쟁과 달리 병과와 장비가 세분화되고 군사장비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군수소요도 늘어난 현대의 전쟁에서는 전차, 중포, 항공기 등 중화기를 유지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알보병으로만 편제되기 쉬운 의용군은 아무래도 정규군을 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소총 탄약만 해도 19세기까지는 화약과 납덩이만 있으면 보병들이 직접 제조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현대 소총 탄약은 전문 탄약공장에서 제조, 보급되어야 하며 1인당 탄약 소모량도 19세기의 수십배로 늘었다. [6] 문명 4에서 알 카포네의 어록이긴 한데, 실제로 알 카포네가 이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선 진위논란이 있다. 어쨌거나 빚을 진 채무자에게 언제까지 돈을 갚으라는 친절한 말에 공권력이나 조폭 등을 더하면 말이 더 잘 통하는 것은 사실이다. [7]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당시 루머로는 러시아측에서 줄 돈 없으니 나무라도 베어가라고 했다고... 그에 비하면 불곰사업은 상당히 알찬 성과라고 하겠다. [8] 다만 당시 재무부장관이 소련 측에 "당신네 북한한테 탱크 주고 있던데, 끊겠다고 약속 안하면 우리 돈 못줌"이라고 갑질했다는 이야기는 있다. 그 탱크는 불곰사업때 한국군으로 왔다는 말은 덤이다. [9] 새는 농작물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농작물을 파괴하는 벌레들을 잡아먹는 일도 하기 때문에 해도 있지만 이익이 훨씬 컸다는 것을 몰랐다. [10] 비트코인은 세계금융위기 후 금융기관과 감독, 국가의 무능론이 대두되며 아예 '국가무용론'적인 생각으로 시장 참여자가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열린 시스템으로 금융을 바꾸자는 동기로 탄생되었다. # 즉, 무정부주의적인 요소가 잠재돼있는데, 그러면 정부는 못믿는데 시민들은 믿을 수 있을까? 자율적인 동네 계모임에서도 갑질이나 부정부패가 발생하며, 심지어 계주가 돈을 들고 튀기도 한다. 금융기관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욕심이 문제이므로 자율적으로 한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지도 않는다. 실제 개인간의 중고 직거래를 통해서 자율적으로 거래할 수도 있으나, 사기나 분쟁도 적지않아 옥션 등 중개업체를 이용하기도 한다. 부동산 직거래가 저렴하지만, 여전히 적지않은 수수료를 감수하고 공인중개사를 끼고 거래하는 것도 마찬가지. 자율적인 거래는 분쟁시 책임도 자율적으로 져야하기 때문이다. 조그만 중고차 업체에 광고를 보고 갔다가 조폭일당에게 협박당해 강매당한 기사에서는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 진출을 환영한다는 댓글이 많은데, 큰 조직은 무조건 나쁘고 작은 조직은 무조건 착한 것도 아니다. [11] 현 한일 군사력은 쉽게 말하면 상륙에 성공하면 한국의 승리, 실패하면 일본의 승리라고 볼 수 있을만큼 격차가 좁혀진 상태이다. 다만 일본의 해공군은 한국을 압도하므로 일본 본토 상륙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울만큼 어렵고, 일본은 일본대로 육자대가 너무나 빈약해서 제공 제해권을 확보하고도 상륙전이 어렵다는 상호간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결착을 못 내고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병림픽에 격분할 미국의 개입은 덤. [12] 애초에 미국은 놈 촘스키라는 자국을 만악의 근원이라고 신랄하게 욕하다 못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모든 미국 대통령들을 나치들을 처벌한 뉘른베르크 법에 근거해서 싸그리 다 즉각 교수형에 처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다른 국가였으면 대대적인 국가 전복 행위 시도라고 간주된 다음 내란선동죄로 즉결처형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으로 막나가는 사람한테까지 무려 국방부에서 연구 자금을 대주는 나라이다. 미국의 자유로움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 중 이 사실에 대해서 아는 자는 아무도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13] 이런거 때문에 인권단체에 적대적인 대중들도 많다. 힘없는 NGO 단체들 말도 민주주의 명목으로 잘 들어주니 자기네들이 어떻게 해볼수 있을거 같은 1세계에는 매일같이 세부사항 하나하나 파고들며 적극적으로 비판과 비난을 가하면서, 정작 진짜로 처참하게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2~3세계 독재국가들에게는 제대로 말도 못하거나 하더라도 대충 원론적인 비난 한두번하고 흐지부지 넘어가기 때문이다. 즉, 까놓고 말해 미국에서 '그러는 너네는 우리가 니들을 위해서 자금을 대주고 협조할 때는 불평 한마디도 안하고 넙죽넙죽 잘 받아먹으면서 당연한 것 마냥 우릴 돈 토해내는 샌드백마냥 대하더라!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그렇게나 싫으면서 말이야. 정의란게 순전히 니들 좋을 때만 정의고, 우리가 하면 무조건 불의냐? 걔들 편만 잘 들어주면 만사가 해결될 것 같았으면 그 사람들이 뭐라고 함부로 지껄여도 그냥 우리가 오냐오냐 봐주는 것만으로 진작에 다 해결되었겠다!'라고 받아치기만 해도 그냥 모든 면에서 완벽한 위선자가 되는 셈이다. [14] 경제적 제재도 UN의 형식적인 제재보다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가 훨씬 강력하고 무섭다. UN상임이사국인 ' G2' 중국과 북한이 왜 미국에게 제재풀어달라고 통사정하는지를 떠올려 보자. 미국의 독자제재 자체만으로 위력적인 데다 미국이 UN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북한이 미국에게 핵을 용인받으면 나머지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화웨이도 미국이 제재를 풀면 UN이든 누구든 건드릴 수 없다. [15] 이 말은 영화 바람의 파이터에서 인용된 바가 있다. [16] 하지만 이 또한 문제인 것이, 만약 자신의 자녀와 타인의 자녀를 똑같이 사랑한다면 잃었을 때의 감정도 똑같아야 하므로, 매일같이 타인의 자녀들이 죽어나가므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가 없다. 자신의 자녀를 잃은 슬픔을 매일, 그것도 시시각각으로 겪어야 한다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자신의 아들이 사망한다면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의 아버지처럼 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멘탈이 찢어진다면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가 없을 것이다. 그나마 한국의 기사는 감정 이입하기가 좀 더 쉬운 편이긴 해도 '내 가족이 당한 것과는' 엄연히 다른데, 하물며 어디 중동의 어린이들이 매일 같이 테러에 죽어나가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멘붕에 빠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만약 그 아이들을 자신의 자녀라 느낀다면 당장 전쟁을 일으키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는 않다보니 '안타깝긴 하지만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팔짱을 낀채 강건너 불구경하듯 소비되는 기사도 많아졌다. [17] 동물도 사람 손에 길러지면 사람에게 정이 생기듯 '키운 정'도 무시할 수 없다. 끈끈한 부자관계는 함께 희노애락을 겪으며 자연스레 형성된 감정인데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무슨 정이 있겠는가? 제아무리 묵자라도 자신의 아들을 죽인 타인의 아들을 보면 사랑의 감정이 아닌 '복수는 나의 것' 송강호나 한강 실종 의대생 아버지가 빙의할 수도 있다. 물론 주변의 눈치를 봐서 말로는 똑같이 사랑한다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진심이냐,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단순히 말로는 북한도 청산유수라 인민이 평등한 지상락원 국가처럼 보이지만 언제나 후계자는 아들이었고 원수(정적)에겐 사랑이 아닌 적폐로 몰아 잔혹하게 숙청했다. [18] 애초 규칙은 절대적인게 아니고 서로의 이권을 위한 타협의 산물이다. 제국주의 열강들이 식민지들을 독립시킨 것도 서로 견제하려는 목적이었는데,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는 게 서로간에 피곤하고 부담스러우니 무기감축 협약처럼 식민지 먹지 말자고 타협한 것이다. 그래서 UN도 철저히 강대국 위주로 돌아가며 핵보유 등에서 불공정한 부분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규칙의 속성을 이해한다면, 규칙을 안지켜도 페널티가 없고 오히려 이득인 상황이라면 규칙 따위 지킬 이유가 없어지며 오히려 자국에 유리하게 규칙을 바꿔버릴 수도 있다.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중국을 국제사회에 편입시키며 국제질서를 새로 짜는데 큰 역할을 했던 미국이 2021년에는 오히려 대만을 UN에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는 점을 상기해보자. UN에서 인정한 '하나의 중국' 원칙도 얼마든지 강대국들의 이권에 따라 바뀔 수 있으며, 애초 UN에서 상임이사국이던 대만을 내쫓고 중국 공산당을 끌어들인 것도 강대국들의 이권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 [19] 삼장법사는 관세음보살에게서 받은 금테(긴고아)와 그 금테를 다스리는 긴고주라는 주문으로 손오공을 제압할 수 있다. 물론 삼장법사도 긴고아를 받기 전까지는 손오공을 제어할 방법이 없어서 손오공이 살인행위를 저지른 것을 꾸짖자 바로 떠나버렸다. 그러다 삼장법사가 긴고아를 받고 속으로 찔렸던 손오공이 돌아오고 긴고아를 씌우면서 상하관계가 명확해진 것. [20] 기계의 반란이나 인공지능 위협론 등도 이러한 사유에서 나온 것이다. [21] 다만 100대 넘는 F-35 구매로 일본은 미국의 압박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을뿐더러 겸사겸사 자신이 원하는 군비증강도 하고, 미국은 고가의 첨단 전투기를 100대 넘게 팔았으니 결과적으로 미국과 일본 둘 다 윈 윈 한 셈이었다. [22] 하지만 이 부분을 진지하게 바라보자면,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하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한미군이 패시브로 설정되어 있다(조약은 강제성을 띠기 때문에 "미국은 수락한다"를 "미국은 수락해야 한다"로 읽어도 좋다. 그렇다면 미국은 "싫어도 주둔해야 한다"고 보아도 좋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6조에 의하면 "1년 후에 폐기를 원함"을 통고하고 나면 그 1년 후에 폐기할 여건이 발생하는데, 문법적으로는 필요조건이므로 이론적으로 롤백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자동 폐기라고 가정해봐도, 단순히 말하자면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떠나버리는 게 아니라, 재무장 후에 주한미군이 사라지도록 1년간의 기한이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즉 "I changed my mind" 하고 "Let's Go"하고 가버리는 게 아니라, "I changed my mind, so I'll leave 1 year after"->한국에게 1년간 재무장할 기한이 주어진다고 보는 게, 매우 진지한 관점에서 보면 타당하다는 것. [23] 알기 쉽게 말하자면 설령 미군 한 명당 베트콩 열 명을 사살한다고 해도 미국 한 명에 대한 경제적 비용이 베트콩 백 명과 동일하다면 이는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는 셈이 된다. 다만 베트남 전쟁은 가성비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미국이 전략전술 면에서는 우세했지만 정작 정치적으로 패배한 것도 문제였다. 그리고 사실 이 두 요소(가성비와 정치적 패배)는 떼어낼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좀 더 간단히 생각해보면, 남베트남을 지켜냈을 시 드는 미국의 비용과 그로 이해 얻는 미국의 이익을 고려해보면, 베트남은 미국의 국익에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지역은 아니다. 실제 미국은 동맹을 등급별로 관리하고 있는데, 일본은 '사활적 이익' 등급이며(일본을 잃으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상실한다는 의미), 한국은 그 사활적 이익을 보조하는 이익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래서 반미주의자들은 한미동맹을 미일동맹에 부속되었다고 폄하하는데, 역설적으로 일본이 있기에 베트남 철수처럼 손절하기가 쉽지 않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 순망치한 관계인 한국이 없으면 '사활적 이익'이 위험해지기에 일본이 주한미군 철수를 막는 안전장치인 셈. [24] 다만, 이 문단은 군대 무용론을 주장하는 내용이라 보기는 어렵다. 애초에 핵무기란 것도 재래식 무기와 마찬가지로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만든 물건이기 때문이다. [25] 이 연습탄은 속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굳혀만든 것이기 때문에 콘크리트 폭탄이라고 지칭되기도 했었다. 프랑스 라팔이 이 연습탄을 리비아 정부군 전차에 투발해 격파시킨적도 있다. 말 그대로 운동에너지탄. EU 군대측에서는 "주변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폭약없는 연습탄을 투하했다"라고 변명하기는 했었지만, 그게 정말 맞았다면 도시도 아니고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에 있던 전차를 굳이 연습탄으로 때릴 이유가 없다. [26] 그렇다고 인권을 무시하고 동식물 품종개량 하듯이 선택적 교배, 유전자 조작 등등으로 최대한 이타심 강한 유전자만 남도록 바꿀 수도 없고 설사 인권을 무시하고 강행한다고 해도 그러한 일이 가능할 정도로 강대한 권세와 막대한 부귀를 가진 이들은 대다수가 이기적이고 욕망에 충실하기에 권세와 부귀를 이용해 이를 무마하든 역이용하든 어떻게든 자기 자손은 남길 테니 결국 이기적이고 욕망에 충실한 유전자는 살아남는다. 당장 인류사만 보더라도 권력자가 악인인 경우 사형 등을 남발해 선량한 양민들은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어나가고 악질 권세가들은 잘만 후사를 남긴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덕분에 인류사에서 온갖 부조리한 흑역사 끊임 없이 반복되는 이유로 이러한 순환을 지목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강간의 진화론적 이유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 갈등 문제에서 모든 세대가 윗세대의 병폐 대물림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27] 사실 그보다는 미성년자라서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 [28] 일례로 동로마 제국 사산 왕조 페르시아 간 전쟁은 양국 사이의 교역로를 단절시키고 그 일대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는 각국 경제 사정을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우회로에 위치한 메카 메디나 등이 번영하면서 탄생한 이슬람 세력에 의해 두 나라 모두 망하거나 쇠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29] 현대에도 민간군사기업 시에라리온에서 고용했던 EO(Executive Outcomes)사처럼 국가 차원에서 고용되기도 하고, 해적이 날뛰는 해역을 지나다니는 선박들의 경비 인원들처럼 민간 차원에서 고용되기도 한다. [30] 이를 보여주는 예시로는 주한미군 철수 이슈가 주가 등락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있다. [31] 물질이 아니고 쉽게 계량화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비생산적이라고 간주해야 한다면 군대 외에도 많은 것들이 그 가치를 부정당할 것이다. 예컨대 전술한 각종 안보 서비스는 물론이고 문학, 음악, 미술, 체육 등 각종 문화 산업이나 극단적으로는 경영 같은 서비스업 일체까지도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서비스는 재화와는 달리 비물질적이기 때문이다. [32] 사실 이런 데다가 분노조절장애라는 단어를 쓰는건 정신질환자에 대한 혐오발언에 가깝다. 진짜 정신적 문제가 있어서 분노 조절을 못한다면 최홍만이나 마동석이 째려봐도 폭행했을 것이며, 예시의 사례는 그냥 인성이 좋지 못한 것에 가깝다. [33] 가해자는 피해자와 한동네에 사는 이웃으로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통해 만남을 이어왔다고 하니, 처자식 입장에선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 피해자 아내는 아이들이 당시 아빠의 모습을 기억하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호소했는데, 갑자기 달라진 아빠의 모습에 아이들은 울거나 공포와 트라우마를 겪을 수도 있다. 사실 칼을 맞아도 급소부위 등 치명적인 손상이 아니라면, 치료를 잘 받으면 다시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도 있으나 주먹 한방에 영구적인 뇌손상과 지적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으니, 칼보다 주먹이 더 무서울 때도 있다. 우발적인 주먹 한방에 피해자 인생이 망가진 것은 물론, 아내와 아이들의 삶도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실제 병원비도 많이 들고 남편 직장도 잃고 아내는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다른 일도 못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양가 부모님들께 생활비를 조금씩 받으면서 지내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 [34] 인류가 다른 동물들과 비교하면 덩치에 비해 상체 근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편인데 이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한 정교한 손을 얻기 위한 진화 과정에서 상체 근력을 희생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인류는 도구의 사용을 전제로 진화한 생물이라는 얘기다. [35] 아이러니하게도 군대 무용론자들 또한 본인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군대와 같은 '집단의 힘'에 의존하여 군대를 폐지하자는 말을 하는 자기모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말로 군대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려면 여러 사람들이 목적을 위해 하나로 뭉치는 행위 그 자체를 지양해야 마땅한데, 이들 또한 자신들의 목소리가 사회에 보다 더욱 강력하게 전달되도록 하나로 힘을 모아 거대한 조직을 만듬으로서 왜 인류가 군대라는 '집단의 힘'을 지닌 조직을 가질 수 밖에 없는지를 자신들의 행동으로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36] 다만 이 구절은 방어전쟁을 준비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공격전쟁을 벌여 경쟁자들을 모두 쓰러트리고 세계를 평정하는 제국을 유지 하자는 의미다. 군사학 논고 항목을 참고하자. [37] 어디선가 많이 봤는데... 할 수 있는데 9×19 mm Parabellum 할 때 그 파라벨룸 맞다. [38] 건강상의 문제로 4급 판정을 받았는데도 이랬다. 그래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저 인간은 공익 판정 받고도 저러네", "공익도 가기 싫다고? 뭐 저런 X이 다 있냐?"하면서 마구 깠다. [39] 중세시대 때 독립한 이래로 무장중립이 국시로 굳어졌다. 극도의 정밀성을 가진 총기들로 유명한 시그 자우어, 정확히는 스위스계인 시그와 독일계인 자우어의 합작 회사나 대공포로 유명한 오리콘은 모두 스위스 기업이다. [40] "자위대는 헌법상 필요 최소한도를 넘는 실력을 보유할 수 없는 등 엄격한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통상의 관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군대는 아니지만, 국제법상으로는 군대로 취급되고 있어 자위관은 군대의 구성원에 해당됩니다. 이 점은 평화 협력대에 참여하고 있는 자위대의 부대 등에 대해서도 변함이 없습니다."(自衛隊は、憲法上必要最小限度を超える実力を保持し得ない等の厳しい制約を課せられております。通常の観念で考えられます軍隊ではありませんが、国際法上は軍隊として取り扱われておりまして、自衛官は軍隊の構成員に該当いたします。この点は、平和協力隊に参加している自衛隊の部隊等についても変わりはございません。) - 1990년(헤이세이 2년) 10월 18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히카사 카츠유키(日笠勝之) 의원에 대한 나카야마 타로(中山太郎) 외무대신의 답변. 제119회 국회 중의원 본회의 제4호(第119回国会衆議院本会議第4号) [41] 당연한 것이 아무리 헌법9조니 뭐니 해도 일본인들은 국가 방위를 위한 억지력의 중요성마저 부정하는 바보들이 아니다. 일본 정도의 주요국이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군사력을 완전히 포기해야한다는 주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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