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일본에서 제작한 거대로봇물 애니메이션. 일반적으로 최초의 작품은 《 철인 28호》로 보고 있다.[1][2]이후에도 《 마징가 시리즈》, 《 겟타로보 시리즈》, 《 건담 시리즈》, 《 마크로스 시리즈》, 《 에반게리온 시리즈》등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장르로 굳어졌다. 그 역사성만 본다면 무수한 애니메이션 장르들 중 거의 최고참. 철인 28호만 60년을 바라보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인간이 탑승하는 수 미터 크기의 기계'는 로봇이 아니라 강화복 개념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3] 로봇의 개발의의는 '인간이 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일을 대신 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 이렇게 보자면 혼자 알아서 움직이는 트랜스포머 및 용자들이나 철인 28호처럼 사용자가 외부에서 컨트롤 가능한 기계가 '거대로봇'에 가장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4]
전문 커뮤니티가 아닌 이상은 가볍게 메카물이나 로봇물 등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가끔씩 건담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엄연히 틀린 명칭이다.[5]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메카닉 작화는 2D에서 3D로 전환되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마크로스 시리즈같은 작품은 3D로 전환되었다. 그래도 거대로봇물 작품이 10개 이상이 나온 2005년에만 해도 2D 메카닉과 3D 메카닉이 비중을 각각 1:1을 맞췄기 때문에 2D 메카닉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만, 2006년 이후로는 매년 거대로봇물 작품 자체가 적게 나오다보니 대다수 3D 메카닉 작화를 사용하고 있다. 그나마 건담 시리즈처럼 아직 2D 작화를 사용하는 작품들도 있으나 이런 작품들 내에서도 이미 상당수 작화가 2D와 3D가 혼합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아직 거대로봇물의 일부 팬들은 부정적인 감상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3D 쪽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현실이기도 하다. 2D 메카닉을 일일이 그린다는 것은 시간과 돈도 문제지만, 애니메이터들에게 있어 매우 높은 숙련도와 엄청난 인건비를 요구하기 때문. 그러므로 2023년을 기준으로 아직까지도 2D 메카닉을 그리는 회사는 이제 본즈와 선라이즈만 남게 되었다.[6]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다른 제작사의 2D 메카닉은 정말 간간히 보이는 수준으로만 남은 상황.[7]
한편 관련업계의 자가진단에 따르면 2004년 이후로 라이트 노벨 등으로 서브컬처의 트렌드가 바뀌고 다양화됨에 따라 로봇물 장르에 대한 인기가 슈퍼계/리얼계를 가리지 않고 크게 내려가는 쇠퇴의 추세에 있다고 한다. 2002년까지만 해도 거대로봇이 어린 남자아이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로봇물의 시청층이 새로운 세대의 유입없이 점점 늙어간다는 우려가 매우 크며. 시장에서의 입지 역시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는 현실이다. 쉽게 말해서 '어른들만의 추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
애니판에서의 메카물은 건담, 에바의 높은 지분을 뺀다면 음악계에서 헤비메탈의 위치와 팬덤 특성이나 역사상 대강 비슷하다.
2. 역사
2.1. 시작
2.1.1. 철인 28호의 등장: 1962년 ~
1962년에 최초의 거대로봇물인 《 철인 28호》가 방영되면서 거대로봇물이 세상에 등장했다.[8] 거대한 로봇들이 전투하는 모습은 당시 수많은 남자아이들의 심금을 울렸고 철인 28호는 국민적인 히트작이 되었다.하지만 1960년대 후반부터 TV에서 울트라맨 시리즈와 가면라이더 시리즈가 방영되면서 특촬물 붐과 2차 거대괴수 붐에 밀려서 어린이 시청자 사이에서 로봇물은 한물 간 장르로 인식되었고 활발하게 장르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어떤 작품이 등장하면서 거대로봇물 장르는 태동기를 맞이했다.
2.2. 슈퍼로봇 전성기
2.2.1. 마징가 Z의 등장: 1972년 ~ 1974년
1972년 나가이 고의 《 마징가 Z》의 등장으로 거대로봇물은 애니메이션계의 대세가 되었다. 거대로봇의 머리에 탑승해서 주인공이 거대로봇을 로봇을 조종한다는 컨셉은 로봇 애니메이션의 신기원을 이룩했고, 각종 필살기의 향연과 신선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가득찬 이 작품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특히 마징가 Z의 완구가 폭발적으로 팔리면서 완구 회사가 스폰서(물주)로 나서면서 거대로봇물의 제작이 봇물을 이루게 되었다.[9] 게다가 로봇물은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수출이 용이했기에[10] 다른 제작사들도 거대로봇물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렇듯 마징가 Z의 성공은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혁신과도 같았다.
토에이는 후속작인 《 그레이트 마징가》, 《 UFO로보 그렌다이저》를 연속적으로 성공시켰고 아류작인 《 겟타로보 시리즈》, 《 강철 지그》, 《 대공마룡 가이킹》 등을 차례차례 선보이면서 거대로봇물 장르를 선도해 나가며 승승장구했다.
소위 말하는 슈퍼로봇물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 당시 만들어진 슈퍼로봇만 수십개에 이르며, 애니메이션 시장을 지배하는 장르가 되었다.
2.2.2. 나가하마 타다오 등장: 1975년 ~ 1980년
마징가 Z의 대성공으로 인한 애니메이션계의 파란을 목격한 일본의 수많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다양한 기획을 마련하는 등 제작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중에 토호쿠 신샤와 소에이샤가 제작하고 토미노 요시유키가 감독을 맡은 《 용자 라이딘》이 1975년에 테레비 아사히를 통해 방영됐다.이 작품은 중간부터 감독이 나가하마 다다오로 교체되었지만 나가하마는 오컬트적이었던 설정을 일부 배제한 연극적 연출로 《 용자 라이딘》을 성공적인 작품으로 마무리 지었다.
용자 라이딘의 성공으로 소에이샤는 업계과 방송계에서 인지도를 넓힐 수 있었다. 하지만 자본력 상태는 다른 제작사들에 비해서 규모가 상당히 밀리던 상태였다. 그래서 이듬해인 1976년엔 토에이가 제작하던 컴배틀러V의 하청 작업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시작하는 첫 성과를 거두었다.
메인 감독을 맡게 된 나가하마는 《 초전자로보 컴배틀러 V》(1976), 《 초전자머신 볼테스V》(1977), 《 투장 다이모스》(1978), 《 미래로보 달타니어스》(1979)를 제작하였다. 기존의 서구식 갑주가 아닌 초과학, 무술, 야수 등의 다양한 소재의 갑주와 무장을 등장하는 주역 메카닉들한테 속속 도입시켰다.
나가하마는 당시의 마징가 시리즈에서 보였던 권선징악적인 캐릭터 구도 설정을 적이라도 주인공과 다르지 않은 면이 있다는 스토리 텔링을 활용해 완화시켰다. 또한 이전에 극단에서 경험을 쌓은 드라마성 각본가로서의 연출과 본격적인 필살기[11] 클리셰의 활용으로 1화 완결 구성을 지향하였다.
그 와중에 컴배틀러 V를 제작 중이었던 1977년, 소에이샤는 일본 선라이즈로 사명을 변경하고 토호쿠 신샤에서 독립하였다.[12]
2.3. 리얼로봇 전성기
2.3.1. 선라이즈의 발돋움: 1977년
나가하마 타다오가 활약할 당시, 토미노 요시유키는 나가하마의 휘하에서 애니메이션 업무를 맡으면서 경험을 쌓고 있었다. 토미노는 라이딘의 제작 현장에서 참여한 경력이 있던 메카닉 디자이너인 스튜디오 누에와 애니메이터 카나다 요시노리 등을 차기작의 스태프 팀에 포함시켰다.그런 다음 컴배틀러와 볼테스의 제작으로 방대한 자본금과 인지도를 얻어낸 일본 선라이즈 최초의 자주 제작과 소츠 에이전시 및 클로버의 완구 상품 판매, 나고야 테레비[13]의 방송으로 1977년,《 무적초인 점보트3》를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 발표하였다.
주역 메카닉의 디자인으로는 일본식 사무라이의 형체와 그에서 따온 갑주와 무장들을 채택했다. 방영 당시엔 대중의 인식 부족과 스폰서의 권한, 상대적으로 인력과 자금이 부족했던 중소 규모 애니메이션 업체들과 타츠노코 프로덕션, 토에이 애니메이션, TMS 엔터테인먼트 등등 대형 애니메이션 업체들로 양분되어 있던 환경에서 주역 로봇의 메카닉 디자인으로는 파격적인 형태였다. 이는 훗날 탄생한 수많은 작품들의 메카닉한테 응용되고 오마주되는 기반을 만들어냈다.
해당 작품에서 시도한 주역 메카닉에 전투 병기적 관점을 응용한 연출 표현, 양 집단 간의 전쟁에 중점적인 내용, 주민들과 주인공의 대립, 학살에 치중한 적의 공격 작전, 마지막에 드러난 적의 정체 설정 등은 당시의 업계인들과 애니메이션 팬덤, 평론가들한테 여러모로 충격과 공포를 남기게 된다.
거기다 주역 로봇과 기지는 마지막에 절대 파괴당하지 않는다는 공식을 타파한 연출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당시 《 우주전함 야마토》로 점차 두각을 나타내던 오타쿠들과 애니메이션 잡지계[14]한테도 자연스런 문화충격으로 다가왔다.
2.3.2. 토미노 요시유키의 등장: 1979년 ~
점보트3에 이어 《 무적강인 다이탄3》까지 성공시킨 토미노 요시유키는 스폰서인 클로버에게 신뢰를 얻게 되었고, 토미노 본인이 원하던 시나리오대로 《 기동전사 건담》(1979)을 제작했다.기동전사 건담은 기존 거대로봇물의 스토리 설정을 벗어난 내용[15]과 완구 상품 판매방식의 전략 응용 실패로 인해 흥행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결국 조기종영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소수의 건담 오타쿠와 성인을 타겟으로 한 애니메이션 잡지들에서 건담을 재조명하며 건담의 인기도는 서서히 불어나갔다. 결국 팬들의 요청으로 건담은 재방송을 시작했고, 완전한 대성공을 이루었다. 이 성공은 3부 극장판 제작으로 절정에 달하였으며 건프라로 대표되는 프라모델 사업도 덩달아 성공했다. 선라이즈와 소츠 에이전시는 1980년 업계 시장에 불어닥친 프라모델 신드롬을 감지해서 반다이와 상품권 계약을 체결했고, 반다이에서 주역 집단뿐만 아니라 악역 집단에서 나왔던 메카닉들까지 건담 프라모델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건프라는 1982년 공개 당시 압사 사고가 일어났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렇게 건담은 리얼로봇물 장르의 선도자가 되었고 프라모델 사업은 1980년대 애니메이션계의 트랜드가 됐다.
건담은 1960년대의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초창기 때 만들어졌던 《 철완 아톰》과 《 철인 28호》에 대한 대중들의 재조명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과거의 작품들의 리메이크 애니메이션들이 제작되며, 추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증대에도 간접적인 여파를 남겼다.
건담의 영향을 받은 《 태양의 엄니 다그람》, 《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 장갑기병 보톰즈》등의 성인취향의 리얼로봇물들도 연속적으로 성공하였다. 바로 리얼로봇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2.3.3. 카와모리 쇼지의 등장: 1982년 ~ 1984년
건담의 성공을 목격한 스튜디오 누에와 타츠노코는 카와모리 쇼지를 필두로 1982년 당시에 유행하던 대중문화 코드인 아이돌, 연애 등을 건담같은 리얼로봇과 섞은 애니메이션을 기획했다. 이렇게 탄생한 《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도 흥행에 크게 성공하여 리얼로봇의 시대에 박차를 가했다.이 작품은 오타쿠들한테 스튜디오 누에의 인지도를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이 되었다. 카와모리 쇼지, 미키모토 하루히코, 이즈부치 유타카 같은 스태프들이 여러 작품에서 활약하게 되는 시작점이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에 개봉한 《 우주전사 발디오스》의 극장판 개봉[16]은 마크로스 시리즈의 흥행과 더불어서 기존의 토에이와 선라이즈 투톱 체제의 거대로봇물 제작환경을 벗어나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카와모리 쇼지와 토미노 요시유키뿐만 아니라 선라이즈에서 활약한 타카하시 료스케, 칸다 타케유키, 야스히코 요시카즈, 나가노 마모루 등도 각자의 실력으로 198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수많은 슈퍼로봇 및 리얼로봇 애니메이션의 감독을 맡고 제작을 지휘해나갔다.
2.3.4. 끊임없는 건담 시리즈의 후속작 발표: 1985년 ~
7년 가까이 순항하던 리얼로봇물은 점차 인기가 식기 시작했다. 당시 건담은 속편이 없었고, 마크로스 시리즈의 미디어도 활기를 잃어가던 상황이었다. 결국 1985년, 이러한 악운을 뒤집고자 반다이는 토미노 요시유키에게 《 기동전사 Z건담》을 맡겼다.Z건담 직후에 제작된 《 기동전사 건담 ZZ》와 더불어 건담의 후속작들은 전작들과 다른 특징들로 인해 팬층의 분열 조짐을 야기했고 흥행성적도 갈수록 떨어지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나름의 흑자를 보던 반다이는[17] 끊임없이 토미노에게 건담의 속편을 요청했고 토미노는 결국 《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로 모든 것을 끝내버렸다.
하지만 반다이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이미 건담에게 학을 뗀 토미노를 빼고 《 기동전사 건담 0080》을 시작으로 건담 시리즈를 끊임없이 발표하기에 이른다.[18]
2.4. 리얼로봇 전성기 이후
2.4.1. 리얼로봇의 몰락: 1988년 ~ 2002년
1985년부터 로봇 애니메이션 완구업체의 연이은 파산, 소비 계층의 고령화, 닌텐도의 급성장이라는 3중고로 프라모델의 수요가 급감하여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게 되자 《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와 《 파이브 스타 스토리》, 《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등을 마지막으로 리얼로봇물의 전성기는 막을 내린다.이후 1990년부터 불어온 버블경제의 몰락( 잃어버린 10년, 잃어버린 20년)과 경기 하락까지 겹치게 되자 기존 작품들의 속편이나 신작을 때마침 유행하고 있었던 OVA 방식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한편 잃어버린 10년이 불어오기 직전인 1988년을 기점으로 슈퍼로봇물 애니메이션은 다시 시장에서 활발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리얼로봇에 밀려서 한동안 외면받고 있던 슈퍼로봇의 메카닉 설정과 악역 메카닉의 디자인 설정, 악역 세력의 체제 설정 등을 로봇 애니메이션에 다시 응용하는 복고풍이 업계에서 불어나간 것이다. 이 시점부터 2세대 애니메이터들의 제작현장 투입( 타카마츠 신지, 후쿠다 미츠오, 이마가와 야스히로, 이마이시 히로유키, 오오바리 마사미, 카토키 하지메 등)으로 인해 슈퍼로봇물도 활발하게 제작됐다.
1990년대엔 저연령층을 주 대상으로 설정한 용자 시리즈와 엘드란 시리즈가 나와서 완구 판촉에 열을 올렸고, 가벼운 분위기의 SD 판타지 로봇물( 마신영웅전 와타루 시리즈, 마동왕 그랑조트, NG기사 라무네&40)과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마법기사 레이어스가 판타지 로봇의 계보를 이어갔다.
2.4.2. 안노 히데아키의 등장: 1995년 ~
《 톱을 노려라!》, 《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를 성공시킨 가이낙스와 안노 히데아키의 인지도가 높아지자 차기 작품의 구상에 다른 작품들에서 나오는 여러 연출과 특촬물, 기독교에서 따온 다양한 오마쥬 등등을 도입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저예산으로 짜여진 환경을 탈피하기 위해 스폰서를 모집해서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만들기로 결정한 작품이 바로 《 신세기 에반게리온》이었다.당시 에반게리온의 성공은 신드롬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였다. 이 작품은 성인 오타쿠뿐만 아니라 청소년 시청자들에게도 어필했고, 대중적인 인지도가 매우 높아져서 여러 미디어 믹스들을 활발히 전개시켜서 많은 팬층과 매니아들을 전세계에 퍼뜨리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세계적으로 재패니메이션의 상징처럼 불리게 되었다.
에반게리온의 성공을 서술하는 것은 지면이 부족할 정도이며 당시 이 작품의 파문은 애니메이션계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사실 이 작품은 거대로봇물을 포함한 여러 장르들이 뒤섞여서 일반적인 장르 하나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오류일 정도로 난해하고 복잡한 작품이었고 기존 애니메이션의 인식을 통째로 흔들었다.
이는 1990년대 중반까지 우위에 있었던 선라이즈 체제의 거대로봇물 제작환경을 완전히 무너뜨린 결과를 가져왔으며, 완구기업의 일반적인 스폰싱이 아닌 제작위원회 방식을 애니메이션 제작의 주 방식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이때부터 소위 말하는 오타쿠 애니메이션들이 그 특유의 매니악함을 유지하면서도, 서브컬쳐에 관심없는 일반인들의 귀에까지 들어갈 정도로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제 3차 애니메이션 붐이 온 것이다.
2.4.3. 리얼로봇의 부활?: 2002년 ~
에반게리온에게 완전히 밀려버린 건담 시리즈는 2002년에 신건담 프로젝트를 기동했다.[19] 이렇게 등장한 것이 《 기동전사 건담 SEED》였다. 이 작품은 건담 팬들에게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했고, 비평적으로는 실패한 작품이라는 인식이 박혔다.하지만 비평과는 별개로 기존의 건담 팬층과는 다른 새로운 팬층의 대거 유입을 성공시켜서 엄청난 대흥행을 이루어 건담 시리즈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주는 방아쇠가 되었다. 당시 시드는 퍼스트 건담 이후 최대의 성공작이었으며, 죽어가던 건담 브랜드를 부활시킬만한 실적을 냈다.[20]
특히 어린 시청자들과 여성팬들을 건담의 세계로 인도했으며, 스트라이크 건담과 프리덤 건담의 모형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제2의 건프라 붐도 이때가 절정이었고, 시청률과 음원판매기록도 절정에 달했다. 당시 블루레이는 누계 7만장, DVD는 100만장을 넘겨버린다.[21] 이 인기에 힘입어 《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까지 방영되었고, 시드 이상으로 심각하게 비평적으로 실패했음에도 흥행만큼은 여전히 크게 성공했다.
2000년대 초반 시드의 성공은 건담 시리즈 뿐만 아니라 2000년대 중후반에 나온 《 풀 메탈 패닉! The Second Raid》, 《 창성의 아쿠에리온》, 《 톱을 노려라2!》, 《 마크로스 F》, 《 기동전사 건담 00》, 《 코드 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시리즈》를 위시한 다른 리얼로봇 작품들의 제작발판을 마련하였다.
이때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여러모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2.5. 침체기 및 쇠퇴기의 시작
2.5.1. 마지막 세대: 2007년 ~ 2014년
《 기동전사 건담 SEED》의 성공이 무색하게 거대로봇물은 2007년 이후 침체기에 들어갔다. 만들기 어려운 메카닉 중심의 작품보다는 인물 중심의 가벼운 애니메이션들이 시장의 트랜드로 자리잡혔기 때문이었다.대표적인 작품이 2006년에 방영되어 한 시대를 풍미한 교토 애니메이션의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었다.[22] 이 작품은 심야에 방영된 작품이었고, 라이트 노벨이 원작임에도 하루히즘이라는 신드롬을 만들어내며 애니메이션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23]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시작으로 《 작안의 샤나》, 《 제로의 사역마》, 《 늑대와 향신료》, 《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 토라도라!》, 《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 듀라라라!!》, 《 인피니트 스트라토스》, 《 소드 아트 온라인》, 《 노 게임 노 라이프》, 《 시원찮은 그녀를 위한 육성방법》등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하는 심야 애니메이션들이 연속적으로 히트를 치게 된다. 그러자 애니메이터들은 굳이 시청률 감소와 제작인력 부족 등 의 리스크를 볼 필요가 없는 새벽 2쿨 이하의 심야 애니메이션으로 인력들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상업적 리스크가 큰 거대로봇물 제작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24]
다만 2006년부터 《 코드 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 천원돌파 그렌라간》, 《 기동전사 건담 00》, 《 마크로스 F》 등의 히트작들은 줄곧 배출되었고, 동시기에 모에파치 시장에서 로봇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기계가 잘 나가기 시작하면서 파칭코 회사가 로봇 애니의 스폰싱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시청률에서 자유로운 심야 로봇 애니가 다수 제작되며 장르적인 유행이 다시 시작될 듯 보였다.[25] 《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시리즈가 개봉한 것도 이 시기다.
특히 《 기동전사 건담 UC》의 애니메이션이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며 초대박을 터뜨렸고[26], 비슷한 시기에 《 에반게리온: Q》도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다시금 거대로봇 장르의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장르의 부활은 이루지 못했다. 애초에 건담이랑 에바는 원래 잘 나가던 시리즈라서 장르적으론 큰 의미가 없었다.[27] 결국 인물 중심의 심야 애니메이션들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거대로봇물보다 만들기 더 쉬운데, 거대로봇물보다 돈은 더 버니까.
또한 2009년에 방영을 시작한 《 케이온! 시리즈》가 상업적으로 대박 흥행을 기록하면서 미소녀 일상물 장르도 순식간에 대세가 되었고, 또한 제작 환경에 있어서도 거대로봇물보다 훨씬 가성비가 괜찮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래서 수많은 제작진들이 망가타임 키라라 계열과 코믹 유리히메 계열 작품들에 투입되었고, 일부 작품들이 상업적으로 흥행에 대박을 기록하거나 비평 측면에서 평가가 괜찮았기 때문에 이는 2020년대 현재에도 거대로봇물보다 계속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2.5.2. 거대로봇물의 종말: 2015년 ~ 2020년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로봇 애니메이션 팬덤이 원하는 애니메이션이 별로 나오지 않으면서 암흑기라고 불릴 정도의 심각한 침체기에 들어가게 되었고, 아예 하나의 장르로서의 신용도가 떨어지는 상황까지 내몰렸다.저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신작 메카물의 작품 수는 급감했고, 《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 마크로스 델타》, 《 달링 인 더 프랑키스》 등의 대형 기대작들이 연달아 크게 혹평을 받으면서, 장르적인 신용도를 크게 깎아먹었다. 물론 이들은 흥행에서 성공했지만, 거대로봇물로서의 성공은 아니었다.[28][29][30]
저 셋 이외에도 《 알드노아 제로》, 《 혁명기 발브레이브》, 《 취성의 가르간티아》, 《 나이츠 & 매직》, 《 STAR DRIVER 빛의 타쿠토》, 《 시도니아의 기사》, 《 크로스 앙쥬 천사와 용의 윤무》, 《 은하기공대 마제스틱 프린스》, 《 풀 메탈 패닉! Ⅳ: 인비저블 빅토리》 등 거대로봇물이 꾸준히 제작되었지만 몇몇을 빼고는 큰 화제성없이 묻히거나 혹평을 들었다. 《취성의 가르간티아》나 《나이츠 & 매직》, 《시도니아의 기사》, 《크로스 앙쥬 천사와 용의 윤무》, 《은하기공대 마제스틱 프린스》 등과 같이 작품 자체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경우도 꽤 있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거대로봇물로서 수작이거나 최소한 범작은 된다고 평가받은 이러한 작품들은 로봇 굿즈를 제대로 팔지 못하는 등 상업적 흥행에 있어선 그 성과가 영 애매한 편이어서[31] 방영 당시에는 거대로봇물의 장르적 신용도의 개선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했고 이후 후대에 가서야 재평가를 받는 입장이 되었다.[32]
나오는 로봇물이 하나같이 이 지경이니 결국에는 "로봇이 나오면 절대 보지 않겠다." 라는 시청자층도 생겨났다. 제작진 측에서도 "로봇이 나오는 애니는 참가하지 않겠다"는 연출가 및 애니메이터들도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거대로봇물 신작이 하나도 없는 분기가 나오는 등 장르 자체가 진짜 벼랑 끝으로 몰린 상태까지 와버렸다.
실제로 이전에 메카물 명가로 일컬여졌던 본즈와 선라이즈도 침체기에 들어갔으며, 해당 회사를 다시금 일으켜 세웠던 작품들은 메카물이 아니었다. 노라가미, 혈계전선,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모브사이코 100이나 은혼, 러브 라이브, 아이카츠!와 같은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이었다.
또한 게임계에서도 거대로봇물의 상징적인 시리즈인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도 제3차 슈퍼로봇대전 Z 천옥편이 PS3와 PS Vita 양 기종의 판매량을 합해도 30만 장을 넘지 못했고, 슈퍼로봇대전 BX도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로 나온 작품들 중에서는 최초로 15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큰 위기에 빠질 정도였다.[33]
그 와중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아동용 작품들은 양작들이 좀 나오는 편이다. 반다이는 《 건담 빌드 파이터즈》 시리즈로 저연령층을 공략하고 있으며, 타카라토미는 《 조이드 와일드》와 《 신칸센변형로보 신카리온 THE ANIMATION》 등으로 수익을 창출중이다. 그래서 이 당시에는 "거대로봇물은 어른들로부터 본래의 주인인 어린이들에게로 되돌아간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존재하기도 했다. 아동용 거대로봇물에서 적지 않은 실적을 거둔 한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아동용 작품일수록 오히려 양작이 나오는 유사한 현상이 있었음을 지적하는 의견이었다. 이러한 의견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거대로봇물이란 장르 자체가 종말을 맞이했던 상황 속에서 기존 IP가 아닌 완전한 신규 IP라는 하이리스크로 시작했던 《신칸센변형로보 신카리온 THE ANIMATION》이 거대로봇물 장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기념비적인 흥행을 이뤘었던 덕분이었기도 하다. 다만 《신칸센변형로보 신카리온 THE ANIMATION》은 철저한 일본 내수용 작품이었던 탓에, 일본 국내에서는 흥행과 평가를 모두 잡을 수 있었으나 해외에서는 평이 좋지 않았고 정식 수출이 된 나라도 거의 없어서 세계적 차원에서의 거대로봇물의 장르적 신용도 개선에는 역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2.5.3. 로봇의 3D화와 암흑기의 끝?: 2021년 ~
그러던 와중 2021년에 우연인지 뭔지는 몰라도 갑자기 거대로봇물 애니메이션이 쏟아졌다.《 백 애로우》, 《 SSSS.DYNAZENON》, 《 겟타로보 아크》, 《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 《 교향시편 유레카 세븐: 하이에볼루션 3》, 《 극장판 마크로스 Δ 절대LIVE!!!!!!》, 《 극장단편 마크로스F 시간의 미궁》, 《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 신칸센변형로보 신카리온 Z》, 《 퍼시픽 림: 어둠의 시간》, 《 극장판 시도니아의 기사 사랑을 잣는 별》, 《 마브러브 얼터너티브》, 《 사쿠간》, 《 건담 G의 레콘기스타 극장판 3부》, 《 메가톤급 무사시》, 《 창궁의 파프너 THE BEYOND 4장》, 《 경계전기》, 《 86 -에이티식스-》, 《 역전세계의 전지소녀》등이 공개돼서 오랜만에 봇물이 제대로 터졌다.
또한 《 SD건담 월드 히어로즈》도 공개되고, 《 고질라: 싱귤러 포인트》에선 제트 쟈가가 나오고, 20 여년간 동결되었던 《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SEED》도 제작됐다. 일본 밖에서도 필리핀에선 《 볼테스 V》 실사드라마가 나오고, 미국의 《 고질라 VS. 콩》에선 메카고지라가 나왔다.
2010년대엔 거대로봇물이 하나도 없는 분기도 많았는데, 한 해에 20개에 가까운 작품들이 나오는 것은 전성기 시절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34]
저 중 대부분이 2D + 3D 하이브리드 애니메이션이다. 로봇 애니메이션을 전부 2D로 만드는 것은 인력 부족으로 힘들어졌지만[35] 로봇을 3D로 만들게 되면 극복이 가능하며 모델링하기도 사람보다 좋아서[36] 향후 이런 식으로 만들어나가면 다시 장르가 살아날 가능성도 조금은 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로봇 VS 로봇'보다 더 만들기 어려운 '거대로봇 VS 괴수'의 형태의 작품이 겹쳤다.[37]
이는 코로나19 + OTT 흥행 + 구작 위주 마케팅 + 비대해지는 대륙시장[38] 등 박자들이 우연히 맞으면서 거대로봇물이 갑자기 많이 나오게 되었다. 거의 비슷한 예시로 괴수물도 부활하며, 괴수와 로봇이 싸우는 작품들도 많이 나왔다.
또한 게임계에서도 슈퍼로봇대전 시리즈가 30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슈퍼로봇대전 30이 PS4, 닌텐도 스위치, Steam 모든 플랫폼 합쳐서 약 54만 장~60만 장 사이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시리즈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다.
그러나 스즈미야 하루히 세대에겐 워낙 장르적 신용도를 잃어버린 상태라서 수요가 거의 없다는 점이 우려점이다. 이들에겐 《 SSSS.DYNAZENON》, 《 백 애로우》, 《 86 -에이티식스-》 세 작품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거대로봇물들은 대체로 4050세대들이 타겟인데, 이 세 작품은 진입장벽도 낮고 작풍도 현대적이다. 실제로 다이나제논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고, 백 애로우는 중국에서, 86는 북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인《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과 《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가 극장가를 휩쓸었는데,[39] 에반게리온과 건담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이 둘의 흥행은 이전보다 훨씬 발전된 기록이긴 하다.[40] 2021년에 이 두 작품에 버금/초월한 흥행기록을 가진 작품은 《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뿐으로 거대로봇물의 흥행잠재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일 것이다.
물론 2021년이 지나갈 때까지 장르적 신용도를 올리는데 실패한다면[41], 향후 메카물은 더 이상 일본이 아닌 미국 등 해외 시장 위주로 공략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42][43] 이미 건담 시리즈는 중국을 엄청나게 신경쓰고 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중국은 빌리빌리 무직전생 서비스 중단 사태 때문에 이미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공산당에 검열당해 수입되지 않아 중국에서의 성공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태 때문에 기존에는 심의의 경우 서비스사에 자율적으로 맡겼으나 이 사건 이후 공산당의 심의 기준이 생겨 심의가 늦어져 일본 현지보다 한참 뒤에 업로드되는 등 다양한 심의 관련 문제점 때문에 중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감소하는 인력과 인프라 문제가 심화되면서 메카물 연출가와 애니메이터가 심하게 부족해져 피해를 보는 일도 생겼다. 특히 2010년대부터 애니메이터 세대교체를 주도하는 WEB계 애니메이터들이 본인들과 상극인 거대로봇물 참가를 꺼리고[44], 심지어 3D도 로봇을 묘사하는 건 특수한 기술이라 하는 사람이 적어서 거대로봇물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인력풀 자체가 좁아졌다. 그래서 메카를 손작화로 하는 작품이 한 분기에 2개 이상 겹치면 이들을 대체할 인력이 없어 한 작품에 거의 다 몰려가거나 특정 에피소드에 편중되어 기용되는 경우가 많아지며 작품별로는 물론이고 한 작품 내에서도 에피소드마다 퀄리티 편차가 심해지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무엇보다 부족한 인력풀로 제작 스케줄을 유연하게 짜기가 힘들어지면서 스케줄 펑크 문제가 빈번해졌는데, 《 86 -에이티식스-》, 《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두 작품 모두 분할 2쿨 편성을 채택했음에도 결방이 수시로 일어나 1~2쿨 모두 제대로 방영 스케줄을 지키지 못했고, 《 메가톤급 무사시 2기》도 결방을 거듭하다 결국 1분기 넘게 스케줄이 지연되었으며, 거대로봇물은 아니지만 거대 기계 생명체가 다수 등장하는 《 니어:오토마타 Ver1.1a》도 퀄리티 논란에 시달리다 결국 스케줄 펑크가 일어나 연거푸 결방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2024년에도 거대로봇물은 계속 나오고 있는데 1분기 작품 《 용기폭발 뱅브레이번》은 오오바리 마사미라는 감독의 이름값과 더불어 1화부터 강렬한 반전으로 화제성을 얻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5.4. 침체된 이유
이유는 너무 많이 있지만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45]-
높은 제작비
작화의 스케일이 크고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만큼 제대로 만들려면[46] 제작비가 매우 높다. 그런만큼 일부 대형제작사가 아니면 건드리기 어렵고, 그 대형제작사조차 대형 완구기업체의 스폰서가 붙어야 한다. 당장 업계 최고봉의 감독인 토미노 요시유키조차 G레코를 제작할 당시에 건담 시리즈가 아니면 스폰서가 안붙어서 어쩔 수 없이 제목에 건담을 붙였다고 한다. 특히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들은 대체로 을의 위치에 있다보니 이런 높은 제작비를 본인들의 힘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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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변화에 따른 수요층의 감소
점차 라이트 노벨이나 러브코미디, 미소녀 일상물류 작품들이 대세가 되면서 이를 소비하는 젊은 오타쿠층에게 거대로봇물은 지지를 못받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세대의 오타쿠들 중에선 " 로봇 나오면 안보겠다"라며 장르 자체를 기피하는 이들도 엄청 많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는 기동전사 건담 SEED 말곤 제대로 초대박을 친 로봇 애니메이션이 많이 안 나왔기 때문에[47] 이때 애니메이션을 접한 세대( 스즈미야 하루히 세대, 니코니코 동화 세대[48])는 특히 로봇 애니메이션에 애정이 없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이 2020년대부터는 하나둘씩 경제력을 가진 성인이 되어 직접적인 소비자가 되는 중이다.[49]
예전에는 거대로봇물의 주요 매출요소였던 프라모델조차 지금은 프레임 암즈 걸 같은 미소녀류가 대세가 되었고, 반다이조차 Figure-rise를 통해 소드 아트 온라인같은 미소년, 미소녀 캐릭터를 프라모델 조립으로 재현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을 정도. 이것도 2020년대의 젊은 소비층의 입맛에 따라간 결과라고 볼 수 있다.[50] 결국 이러한 2030세대가 구매력을 갖출수록, 4050세대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거대로봇물들은 자리를 잃어갈 것이다.[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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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변화로 인한 주력 구매층의 이탈
과거에는 즐길거리가 지금만큼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은 부모님을 졸라 TV에 나오는 로봇의 장난감을 사 가지고 놀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 시기 대형 마트들은 매대에 로봇 장난감을 한가득 쌓아놓고 팔았으며 크리스마스 등 선물철만 되면 아들에게 로봇 장난감을 사주려는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반면 지금은 굳이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각종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이고, 따라서 예전만큼 어린아이들이 로봇의 장난감을 많이 찾지 않는다.[52] 위에서 말한 높은 제작비로 인해 로봇만화는 완구 판매 등을 통한 부가수입이 필수적인데, 가장 중요한 고객층인 아이들이 예전만큼 장난감을 찾지 않는다는 것은 엄청난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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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하는 연출가, 작화 애니메이터 인력
메카닉 애니메이션을 잘 연출, 작화할 수 있는 인물들이 갈수록 적어지고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다. 로봇 애니메이션 애니메이터의 고령화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1980년대에 로봇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사람들이 2020년대까지 작업하고 있을 정도이며 베테랑은 2020년대 기준 대부분 40~60대이다.[53] 2020년대 기준 로봇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20~30대 애니메이터는 쿠스메기 신야, 아사노 겐, 시부카와 다이스케 정도가 고작으로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런 고령화 인력도 원래 로봇물을 자주 제작하던 스태프와 회사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선라이즈, 본즈, 트리거, 액터스[54] 말고는 로봇 애니메이션을 2D로 만들 인력은 없다고 보면 좋다. 로봇 애니메이션은 잘 그려낼 수 있는 애니메이터가 적어서 콘티나 메카 작화감독이 리드를 잘 해주지 않으면 제대로 만들 수 없다. 그런데 사람이 없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나이 문제로 은퇴하거나 메카물 이외의 다른 장르로 눈을 돌리거나[55] 체력이 부족하니 만들고 싶어도 못만드는 것.[56] 연출가뿐만 아니라 애니메이터도 없다. 고도의 기술과 시간을 요하는 메카닉 작화는 극소수 애니메이터만 가능한데, 그 소수의 애니메이터들을 건담 시리즈가 독점하고 있는 상태이다.[57] 그런만큼 거대로봇물을 연출할 수 있는 인력은 고령화가 진행되어가는데, 새로 들어오는 애니메이터와 연출가들은 메카물을 만들 실력도 없는 것에 더해 메카물에 관심조차 없고, 심한 경우 메카물은 절대 안만들겠다는 사람들뿐이다.[58] 이유는 간단하다. 원화는 단가를 그림의 장 수로만 따져서 그리기 쉽든 어렵든 받는 돈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 이러니 당연히 메카닉을 안 그리고 안 그리니 애니메이터와 연출가의 실력도 늘지 않는다. 애니메이터 모리 카즈아키[59]는 난이도에 따라서 단가를 달리 주는 것으로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특정 장르가 사장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에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60] 원화 애니메이터 업계도 이 지경인데 동화 애니메이터도 메카닉 작화는 선이 많고 그리기 어려워 선호하지 않아 동화 하청사에서 거절해서 작품을 못 만드는 경우도 있다. 후루하시 카즈히로 감독 말에 따르면 원화와 작화감독 쪽에서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줘도 동화 쪽에서 못 만들거나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로봇 애니메이션은 결국 CG가 될 것이라고 한다. # 프로듀서 우에다 마스오에 따르면 이미 1979년 작품 기동전사 건담 때부터 동화 하청사들은 선이 많고 그리기 힘들다고 로봇 애니를 안 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2010년대 이후의 로봇 애니메이션은 디자인이 퍼스트 건담보다 몇 배는 선이 많고 복잡하다. 동화 하청에서 다 거절해버리면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든다. 2010년대부터 업계 세대 교체를 주도하는 WEB계 애니메이터들 대다수도 애초에 로봇 애니에 애정이 없는 세대가 많고 선이 많은 작화를 좋아하지 않아 디자인이 복잡해진 거대로봇물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 타니구치 고로는 거대로봇물을 만들고 싶어도 애니메이터가 없어서 못만든다고 말할 지경. #[61]
한국의 경우 거대로봇물을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있고 "애니메이션은 돈만 들이면 무조건 작화가 좋아진다." 라는 실제와 다른 정보를 사실처럼 받아들이던 세대라 이러한 현실을 외면할 때가 많다. 이미 여러 업계인들이 입을 모아 증언했고 로봇 애니메이션의 스태프가 얼마 안 남아서 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 스태프롤에 그대로 드러나는데도 "애니메이터가 이렇게 많은데 그 중 로봇을 그릴 인원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 라고 하며 믿지 않거나 "어차피 돈을 많이 주면 잘 그릴 것이다." 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미 대부분 노인이 되어버린 메카 애니메이터들에게 돈을 더 준다고 한들 체력이 안 되는데 뭘 얼마나 더 많이 그려주겠는가.[62] 더 나아가선 5~8년은 족히 된 로봇 애니메이션을 들고와서 "이때는 잘 그렸는데 지금은 못 그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라는 잘못된 주장을 하기도 한다. 5년이면 멀쩡하던 사람이 노화로 체력이 줄어 작업량이 줄어들거나, 은퇴하기엔 충분한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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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CG 인력도 부족
결국 2010년대부터 로봇 연출은 대다수 3D 렌더링으로 때우고 있다. 국민적인 인기를 가진 마징가 시리즈나 겟타로보 시리즈조차 3D로 나오고 있을 정도.[63] 그래서 "작화로 그려내는 사람이 부족하면 CG로 하면 되지 않는가?" 하는 의견도 제시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로봇 CG를 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CG로 로봇 애니를 만들더라도 그것을 로봇처럼 표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능력을 가진 연출가나 CG 디렉터가 매우 드물다. 원인은 메카 작화 애니메이터가 부족한 이유와 비슷하다. 애초에 젊은 세대가 로봇에 별로 관심이 없고, 로봇을 제대로 표현하는 기법을 습득해도 그건 로봇 애니메이션, 게임에서나 쓸 수 있는 거다. 장기적으론 경력에 큰 도움이 안 되는 스킬이라 애초에 공부를 안 한다.[64] CG 로봇을 제대로 하는 회사는 오렌지, 산지겐, 그라피니카, OLM, 스튜디오 카라, 폴리곤 픽처스 정도 밖에 없는 실정이다. [65] 그나마도 오렌지, 산지겐, 폴리곤 픽처스는 로봇 애니메이션 제작을 줄이고 있다. 풀 메탈 패닉! Ⅳ: 인비저블 빅토리, 겟타로보 아크, 니어:오토마타 Ver1.1a 같은 작품은 저질 CG를 보여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결국 2020년대에 들어와 메카물 시리즈 애니메이션이 작화, CG 애니메이션 가리지 않고 방영 스케줄을 정시에 지키는 것 자체가 희박해질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다. 이 때문에 메카물 팬 및 업계인들은 반농담 반진담으로 작화와 CG를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논하는 빈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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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인 하락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적어지고 고령화가 되니 작품의 전반적인 질이 떨어졌다. 연출가가 없으니 1970~2000년대 로봇 애니메이션에 비해 액션과 감정 연출의 질이 떨어졌고 그릴 수 있는 애니메이터가 없으니 정지컷 연출이 늘었다.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처럼 로봇 액션이 3 ~ 4화에 1번만 나오는 경우까지 생겼다. 이게 다 그릴 수 있는 인력이 없어서이다. 이러면 예전 로봇 애니를 보던 사람들이 보고 만족하기 힘들고 유입으로 온 신세대 시청자들도 이건 문제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또한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나가이 타츠유키, 니시고리 아츠시, 쿄다 토모키, 마츠오 코우, 코마츠다 다이젠, 아오키 에이처럼 스토리보다는 작화나 시각 연출에서 두각을 보이는 사람이 실권을 잡게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작화와 액션이 전문이지 SF에 대한 구상이나 스토리에 대한 감각이 떨어져 스토리에서 질이 낮은 작품을 만들었고 스토리와 SF를 추구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주었다.[66] 플래닛 위드처럼 스토리에서는 좋은 면이 있었지만 제대로된 연출가와 애니메이터가 참여하지 못해 영상 질이 떨어져 관심을 못 받은 작품도 있었다. 스토리, 세계관, 연출, 작화 모든 측면에서 양질을 보여준 작품이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런 질적으로 떨어지는 작품에 연이어 실망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장르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말았다. 또봇, 낙원추방, 건담 빌드 파이터즈, 신카리온, 조이드 와일드, 퍼시픽 림처럼 로봇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잘만 만든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데 계속해서 로봇 애니메이션이 흥행에 실패한 건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는 어린이, 성인 남성 수요층이 만족할 수 있는 최저한의 질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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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낮은 안정성
위의 문제들과 비슷한 이유인데, 높은 제작비를 투자했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제작사와 스폰서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준다. 그러니 제작이 쉽고 돈도 적게 드는 장르에만 투자하게 되는 것. 2010년대부터 이세계물과 전생물, 러브 코미디, 미소녀 일상물, 아이돌물 장르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것도 투자와 제작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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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순환
상술된 이유들로 인해 점점 거대로봇물이 사라지고 있고, 그런만큼 미래의 소비자들인 신세대들은 더욱 로봇물이 익숙하지 않고, 찾는 이도 점점 적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여러가지 이해관계들이 맞물려서 지금의 침체기가 왔다는게 중론이다. 건담 시리즈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고, 조이드도 부활했으며 신카리온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68] 그런 소수의 시리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건 오히려 장르 자체가 매우 침체되었다는 것의 반증이다. 괴수물이 고지라와 울트라맨 같은 특정 거대 브랜드만 살아남은 것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
주역으로 거대로봇이 등장한 것은 철인이 최초이다. 물론 이전에도
인간이 탑승하는
로봇이나 거대 무인
로봇은
미국의
소설이나
영화에 종종 묘사되었지만 일본에선 철인 28호를 최초로 보는 시각이 많다.
[2]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초로 묘사된 거대로봇은 폴 그리모 감독의
프랑스
애니메이션
왕과 새에 등장한 거대 로봇이다. 왕과 새는 여타 다른 부분 또한 일본의 많은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끼쳤다.
[3]
단, 어디까지를 강화복으로 보고, 어디까지를 로봇으로 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파워드 슈트, 강화복이라는 명칭 때문에 일종의 복장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좁게는 몸에 완전히 밀착되는 것만 강화복이라 부르기도 하고, 건담처럼 거대한 기계 장치를 모빌슈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결국 강화복이든 로봇이든 만든 사람 마음대로 부른다.
[4]
용자로봇 중에서도 타 거대로봇물의 주역로봇처럼 자아 없이
조종사에 의해 움직이는
마이트카이저, 인간이 몸을 영체화하여 기계에 깃드는 식으로 융합하는
용자지령 다그온의 용자로봇들(
라이안과
건키드 제외),
사이
보그가 기계 내부에 수납되어 물리적으로 융합하는
가오가이가와
킹 제이더는 강화복 개념에 가까울 듯 싶다. 다만 인간 사이즈의 순수기계인
안드로이드(정확히 말하자면 외계인의 영혼이 안드로이드에 깃든 거지만)가 거대한 기계와 융합하는
파이버드는 다소 애매하다.
[5]
특촬물을
전대물이라고 부르거나,
라이트 노벨을
NT노벨이라 부르는 것과 비슷한 맥락.
[6]
선라이즈도
혁명기 발브레이브,
크로스 앙쥬 천사와 용의 윤무,
코드 기아스 망국의 아키토 등 2010년 이후로 이미 3D로 갈아타고 있다. 건담 역시 유니콘, 오리진 등 매년 조금씩 3D로 교체 중인 상황. 본즈는 초대형 회사인 선라이즈에 비하면 로봇물을 굉장히 조금만 만들고 있지만, 오직 2D만으로 그리고 있다.
[7]
학전도시 애스터리스크의 알디, 레갈리아 The Three Sacred Stars 등.
[8]
물론
철완 아톰이 이미 SF물과 로봇물 자체에 밑판을 깔아놓은 상태였지만 최초로 거대로봇이 주역으로 등장한 작품은 철인 28호였다.
[9]
이 방식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등장하여
제작위원회 방식을 대중화시키기 이전까지 향후 30여년간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방식의 발판이 되었다.
[10]
비교적 국가색, 지방색이 덜 두드러지는 편이고 설령 그런 면이 두드러진다고 해도 무시하고 로봇 액션만 봐도 재밌기 때문.
[11]
이후의 다른 작품들이
뱅크신으로 대충 필살기 공격 씬을 활용하는 형태가 많지만, 나가하마는 필살기 장면 연출을 새롭게 그려넣도록 일일이 스태프들한테 요청하였다고 한다.
[12]
훗날인
1987년에 지금의 선라이즈로 최종적으로 사명을 바꾸었다.
[13]
이때까지만 해도
오사카와
도쿄를 제외한 방송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은 사례가 드물었다.
[14]
아니메쥬,
아니메디아 등
[15]
인간과 인간(적군과 아군)끼리의 싸움,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저연령층에게 희소했던
SF 설정 등.
[16]
TVA 한 화보다 상영 시간이 훨씬 더 긴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제작이 활성화된 것은
1979년의 《
은하철도 999》 극장판과
1980년의 《
도라에몽 -
노비타의 공룡》이 대흥행을 거둔 게 일정 부분 작용한 면이 있었다.
[17]
퍼스트보다 제타가 떨어지고, 제타보다 더블제타가 떨어지던 상황. 그럼에도 작품들이 모두 흑자를 기록한 히트작인 것은 맞았다. 애초에 퍼스트의 성공은 2020년대까지도 거의 깨지지 않을 정도여서 그 이상을 바라는게 무리이기도 하고.
[18]
참고로 이 작품에서 보조 제작진으로 활약하고 있었던
애니메이터가 있었는데 바로
안노 히데아키였다.
[19]
신세대 성우들을 기용한 캐릭터 중심의 서사를 구축하고 현대가요풍의 OST를 제작하여 트랜드에 맞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20]
지금까지도 시드 이후 작품 중
기동전사 건담 UC 이외에는 시드만큼 성공한 작품은 없다.
[21]
당시 일반적인 애니들이 5~6천장을 넘기면 손익분기점을 논할 수 있고, 인기애니들의 판매단위가 만장 단위였다는 것을 생각하자.
[22]
이런 복합적인 현상으로 인해 2007년부터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제작 편수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시리즈물이나 장기 방영 애니메이션은 제외)
[23]
이전까지는 상상도 못하는 대격변이었다.
심야 방영 +
라이트 노벨 +
학원물 +
미소녀라는 당시 기준으로는 절대 양지로 올라올 수 없는 조합임에도 어지간한
소년만화급으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일본 애니계에 획을 그었다고 평가될 정도로 이 작품의 성공은 일본 애니계의 트랜드를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 놓았다.
[24]
아래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요약하자면 거대로봇물은 만들기 어렵고, 돈은 많이 드는데, 수익 가성비는 안좋다. 하지만 라이트노벨 원작의 심야 애니메이션들은 비교적 만들기도 쉽고, 돈도 적게 들어가니 리스크가 훨씬 가벼운 셈.
[25]
덕분에 2008년 이후부터는 오히려 2000년대 초반보다 더 많은 수의 로봇 애니메이션이 제작될 수 있었다.
[26]
이때가 건담 IP사상 최고매출액을 계속 갱신하던 때이다. SEED 이상의 대성공이었다.
[27]
사실 건담과 에반게리온은 2020년에 와서도 나올 때마다 대박을 칠 정도로 코어팬들이 계속 돈을 써주는 입장이라서 둘의 히트는 장르 전반으로 보면 큰 의미가 없긴 하다. 건담과 에바는 예외로 두고 다른 로봇물의 흥행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
[28]
마크로스 델타와 달인프는 로봇 굿즈보다 미소녀 굿즈가 더 많이 팔린다. 그나마 마델타는 원래 마크로스 팬덤이 로봇굿즈를 많이 사주는데, 달인프의 팬덤은 로봇물에 관심없는 제로투 개인의 팬덤인 경우가 많아서...
[29]
그나마 철혈의 오펀스는
건담 발바토스의 디자인과 메카연출 등의 어필이 성공해서
건프라쪽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철혈만 거대로봇IP다운 행보를 보여주는 셈. 물론 흥행구조만 그렇고, 애니메이션의 평가는 극과극이다.
[30]
그나마 예네 셋은 IP로서 흥행에 성공한 사례라서 입에 풀칠은 잘 해준다. 사실 밑에 있는 애들이 더 문제다.
[31]
극단적인 예시를 들자면, 《
크로스 앙쥬 천사와 용의 윤무》 같은 경우는 사실 애초부터 로봇 굿즈를 상품화한다는 전제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32]
그래서 이런 작품들의 로봇 굿즈 역시, 방영 당시에는 적극적인 상품화 전개를 하지 않다가 후대에 재평가를 받게 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경우가 꽤 된다. 방영 당시에는 액션 피규어만 두 제품이 나오고 끝났다가(그것도 주역 로봇이 아닌 조역 로봇의 피규어여서 판매량이 영 안 좋았다) 많은 시간이 흐른 이후 오히려 상품화 전개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
나이츠 & 매직》이 대표적 사례다. 한편 작품 자체는 망해버렸지만 로봇 굿즈는 당대에도 큰 호평을 받으며 잘 팔렸던 《
풀 메탈 패닉! Ⅳ: 인비저블 빅토리》 같은 경우도 있기는 했고, 《
시도니아의 기사》나 《
은하기공대 마제스틱 프린스》처럼 방영 당시부터 재평가를 받게 된 시기에 이르기까지 뚝심 있게 꾸준한 상품화를 전개한 경우도 있긴 했다.
[33]
그래도 다행인건 2017년에
PS4와
PS Vita로 출시한
슈퍼로봇대전 V가 플스 계열 판매량만으로 전세계 50만 장 이상에 이후
Steam 판매량 약 4만 장,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 6,874 장을 기록하면서 약 54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였고, 2021년에 시리즈 30주년 기념으로
PS4,
닌텐도 스위치,
Steam으로 출시한
슈퍼로봇대전 30은 모든 플랫폼 합쳐서 약 54만 장~60만 장 사이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34]
2021년 첫 거대로봇물인
백 애로우의 평이 좋은 편이고,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 𝄇도 흥행해서 스타트는 잘 끊었다.
퍼시픽 림: 어둠의 시간도 후속작으로
세계관 확장을 예고했고,
SSSS.DYNAZENON은 일찍 완구화가 진행됐을 정도로 화제성이 높다. 또한
86 -에이티식스-는 원작 라이트 노벨 자체가 굉장히 인기가 많은 편이라 방영 전부터 기대작으로 평가 받았다.
마크로스,
건담,
신카리온은 원래 인기 시리즈라서 흥행에선 걱정이 없고,
겟타로보 아크도 16년만에 신작임과 동시에 예고편에서
HEATS까지 동원하면서 주목을 끄는 등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았지만 방영 후 점차 평가가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샀다.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볼테스 V는 "일본 애니메이션 실사화는 망한다."는 공식을 PV만으로 잠식시킬 정도로 공개 전부터 평이 굉장히 좋다.
[35]
일례로
백 애로우에 CG 액션 슈퍼바이저로 참여한
야마네 리히로는 원래 2D 애니메이터였지만 이 작품과 향후를 대비하기 위해서 3D CG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36]
2D로 사람을 그리는건 좋지만 로봇을 그리는건 어렵다. 하지만 3D는 사람이 어렵고 로봇이 쉽다. 사람 3D 모델링은 섬세한 표정이나 움직임을 나타내기 어려워서
위화감과
불쾌한 골짜기가 필연적으로 생기는데 비해, 로봇은 그런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고, 인간의 모션을 자연스럽게 하려면 모션 캡처나 프리비즈 같은 특수한 작업을 추가로 더 해줘야 하는데 로봇은 이러한 과정을 생략해도 된다. 사람들이 로봇의 움직임은 다소 딱딱해도 기계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37]
에반게리온, 마크로스, 겟타, 퍼시픽 림, 다이나제논, 고질라 싱귤러포인트 등. 볼테스V와 고질라 VS 콩도 있다. 우연치곤 너무 기가막히게 타이밍들이 맞아떨어지는 중.
[38]
중국에서 거대로봇물 관련
굿즈의 수요가 대량으로 늘어나면서
반다이 같은 회사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로봇물 마케팅을 하는 등 여러모로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가령 중국에
건담베이스 점포를 입점했고
프리덤 건담 1대1 동상을 세웠다.
[39]
에반게리온은 두달째 극장순위 1~2위를 오가는 중이고, 섬광의 하사웨이는 개봉 3주만에 15억엔 극장 매출을 돌파하는 등의 흥행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40]
하사웨이의 흥행수치는
역습의 샤아 이후 건담 시리즈에선 처음 겪는 대흥행이고, 에반게리온도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하사웨이는 수십년만에 돌아온 정통
우주세기 후광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에반게리온은 수십년간 이어진 시리즈의
최종장 후광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41]
20여년간의 암흑기를 보내며 바닥으로 떨어진 신용도를 1년만에 뒤집기는 어려워보이긴 한다. 이미 2000년대 후반(더블오, 그렌라간, 마크로스F, 코드기어스 시기), 2010년대 초중반(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
달링 인 더 프랑키스,
혁명기 발브레이브,
크로스 앙쥬 천사와 용의 윤무,
알드노아 제로,
마크로스 델타 시기)에 비슷한 상황이 왔었는데 다 실패했다. 물론 그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2021년의 후보들이 훨씬 막강하고 숫자도 많긴하다.
[42]
극단적인 예시로
The Big-O가 본토에서는 흥행에 죽을 쑤는 바람에 26화중 13화만 제작후 무기한 동결에 처했는데 미국에서의 인기가 상당해서 시즌2로 나머지 분량이 부활했다. 한국과 일본의 소비층이 대분류로 따졌을 때는 스토리와 개연성을 따지는 비슷한 성향을 지닌 것에 비해서 북미권은 주로 작화와 영상미를 따지는 판이하게 다른 취향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스케일이 거대한 액션 작화와 연출이 들어가야만 하는 거대로봇물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은 것.
[43]
서양
양덕후들이나
중화권 오타쿠들의 취향은 2020년대의 일본이나 한국의 오타쿠들의 취향과는 상당히 다른 편이다. 대체로 양덕후들의 취향은
드래곤볼과
리얼로봇물 전성기 시대의
거대로봇물로 대표되는
80년대 버블경제 시절의 일본 서브컬처나, 그 이후 1990년대~2000년대의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대표되는
세카이계 작품 및
공각기동대 시리즈·
카우보이 비밥 등으로 대표되는
작가주의 작품이 흥했던 시기의 일본 서브컬처로부터 영향을 받은 취향이 되고 있어서
중2병 정서가 물씬 풍기면서도 2010년대 초반의 일본 서브컬처의 중2병 문화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며(2010년대 초반의 일본 서브컬처의 중2병이
Fate 시리즈나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소드 아트 온라인 등의 영향을 받았다면 이쪽의 중2병은 상기한 에반게리온이나
나루토·
진격의 거인 등의 영항을 짙게 받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가벼우면서도 스토리와 개연성을 확보하는 노선의 작품을 선호하는 2020년대의 일본이나 한국의 서브컬처 조류와도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작화와 영상미를 매우 중시하기에 스토리나 개연성은 뒷전이 되고, 또 그러면서도 가벼운 분위기보다는 무거운 분위기가 선호되기 때문. 또한 중화권 오타쿠들의 취향 역시 여러 이유로 인해 양덕후들과 비슷한 노선이 되고 있어서,
SF와
다크 판타지를 중시하며 한편으론 스토리의 완성도는 썩 좋은 편이 아닌
중국 게임의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듯 2020년대의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굉장히 낡은 취향을 가졌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렇게 여러모로 올드한 정서를 가진 양덕후들이나 중화권 오타쿠들에게는 거대로봇물 역시 여전히 수요가 큰 것이다.
[44]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등 일부 거대로봇물 애니메이션에서 어떻게든 WEB계를 데려왔음에도 이들은 로봇은 안그리고 거진 사람만 그렸다.
[45]
요약하자면 21세기에는 애니메이션 평균 제작비용이 높아지고 로봇물 제작 인력의 세대 교체 실패에 따른 리스크의 증가, 아동층의 거대로봇 만화에 대한 관심도 하락, 그리고 요구 작화 퀄리티도 높아져가면서 로봇을 묘사하기가 힘들어졌고 이 때문에 투자 수지가 극단적으로 낮아친 것이다.
[46]
물론 B급처럼 만들면 싸게 만들 수도 있지만 의미가 없다.
[47]
물론 시드 외에도
더블오,
유니콘,
섬광의 하사웨이 극장판,
철혈의 오펀스,
수성의 마녀,
천원돌파 그렌라간,
마크로스 프론티어,
마크로스 델타,
코드기아스 시리즈,
건빌파,
풀 메탈 패닉! 애니메이션 시리즈,
알드노아 제로,
크로스 앙쥬,
그리드맨 시리즈처럼 짭짤한 상업적 성공을 거둔 거대로봇물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시드 첫 방송 이후 20년이 더 지나가는 동안 대박이 터진 청소년 이상 타겟층 메카물 수는 결코 많다고 할 수 없으며, 건담 시리즈를 제외하면 거의 멸종에 가깝다. 또한 건담 시리즈를 포함해도 흥행과 비평을 둘 다 잡은 건 정말로 손에 꼽는다. 사실 시드도 비평은 매우 애매하다
[48]
실제로 일본에선 이렇게 부른다. 하루히 세대/니코동 세대.
[49]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이후 거대로봇물이 사장되어가는 시대에 입문한 오타쿠층이 이젠 경제력이 있는 20~30 정도의 나이가 된 것이다.
[50]
로봇물이 갈수록 멸종되는 것에 비해, 미소녀가 등장하는 라노벨들은 매년 천만부 누계판매량을 기록하는 작품이 줄곧 나오며 시장이 비대해지고 있으며, 이 라노벨들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시장도 마찬가지로 커지고 있다.
[51]
심지어 저 위에 써있는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도 지금은 주요 팬덤이 40대를 바라보는(...) 고전작 취급이다. 이후에는
소드 아트 온라인으로 촉발된
일본식 이세계물이 오타쿠 시장의 트렌드로 잡혀서 하루히같은
학원물도 고전장르 취급인데 거대로봇물은 오죽할까... 참고로 그
일본식 이세계물을 보고 자란 세대들도 지금 20대를 넘어가는 입장이라 이들이 고전취급받는 날이 10년도 안남았다.
소드 아트 온라인 애니메이션이 2012년에 나왔고, 지금은 2020년대이다.
[52]
물론 여전히 로봇 완구가 잘 팔리는 시리즈도 있긴 하나 그마저도 수익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53]
믿기 힘들면
건담 시리즈,
용자 시리즈,
마크로스 시리즈,
코드기아스 시리즈,
안노 히데아키 항목에 있는 애니메이터와 연출가의 항목을 눌러서 나이를 확인해보기를 권한다. 그 사람들이 2020년대까지 은퇴 안 하고 활동하므로 거기 있는 게 일본 업계의 베테랑 로봇 애니메이터의 대부분이라 봐도 무방하다.
[54]
액터스도 2010년대 중반부터 로봇 애니메이션은 그만뒀으며 자동차, 전차, 총기가 나오는 작품을 주로 담당한다.
[55]
코우 유우,
스즈키 이쿠,
이와사키 요시아키,
스기시마 쿠니히사,
오카모토 히데키 등 데뷔 초기에는 메카물을 연출하다가 메카물 이외의 장르로 활동 반경을 돌린 연출가들도 적지 않다.
[56]
단적으로
나가이 타츠유키가
철혈의 오펀스의 메가폰을 잡은 이유도 그가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S에서 보여주었듯이, "메카닉 연출을 할 줄 아는 메이저 감독"이라는 점이었다.
[57]
심지어 그 건담 시리즈도 2010년대 후반부터는 메카를 그릴 사람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며, 결국 2022년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에서는 메카 애니메이터 부족 현상이 매우 두드러져 메카씬이 철혈보다 퀄이 낮다는 소리와 함께 1, 2쿨 모두 스케줄 난관에 시달리며 방영 연기가 속출하는 악재를 맞았다.
[58]
심지어 비단 거대로봇 뿐 아니라 오토바이, 자동차, 기차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기계들도 3D 모델링을 쓰거나 메카 전문 애니메이터가 도맡아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아예 기계 자체를 그릴 줄 모르는 애니메이터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9]
이 사람도 원래 로봇 애니메이션 전문 애니메이터로 유명하지만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기점으로 로봇은 거의 그리지 않는다.
[60]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이 대부분 을의 입장에 있다보니 그림의 난이도를 세분화해서 단가를 다르게 책정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스튜디오가 적을 뿐더러, 이렇게 하면 제작 기간이 확 뛰어버리기 때문에(=제작비도 같이 뛰어오르기 때문에) 하고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경계전기는 중견급 메카 애니메이터인
아라이 준이 일반 로봇 애니메이션에 비해 페이가 절반밖에 안된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창작 업계에서는 흔히 겪는 딜레마이기는 하나 애니메이션은 제작 기간이 늘어지고 거기에 방송 펑크라도 나게 될 경우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계약 위반이라는 명목으로 거의 모든 손해책임을 떠맡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작 기간을 늘리기가 매우 힘들다. 비록 애니메이션을 실질적으로 제작하는 사람들은 애니메이터와 연출가들일지라도 그 환경과 토대를 만들어주는 건 제작사임을 잊으면 안된다.
[61]
실제로 타니구치 감독이
코드 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R2 이후 감독을 맡았던 거대로봇물은 같은
코드 기아스 시리즈인
코드 기아스 부활의 를르슈와
백 애로우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부활의 를르슈는 기존 시리즈물의 후속작이었고, 오리지널 거대로봇물은
백 애로우 단 한 작품 밖에 없을 정도였다.
[62]
굳이 따지자면 돈이 문제의 핵심 중 하나인 건 맞는데, 이들에게 당장 돈을 더 주는 것이 아니라 단가 지급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 그러나 전술한 사정대로 이렇게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63]
그나마 마징가나 겟타는 흥행이라도 보장되는데,
풀 메탈 패닉! Ⅳ: 인비저블 빅토리 등의 작품은 웬만하면 3D다. 사실 풀 메탈 패닉도 태생이
라이트 노벨일 뿐이지, 장르 내에선 꽤나 히트작에 분류된다.
[64]
반대로 몬스터, 크리처 CG는 게임에서도 많이 쓰기 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로봇 CG는 게임에서도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라 로봇 장르가 잘 안나오는 실정이다.
[65]
토에이나 선라이즈 같은 대형 제작사들도 로봇 CG 만드는 기술이 부족해서 이런 CG 전문 제작사에 하청을 넣는다. 예로 마징가 Z 인피니티는 오렌지,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낙원추방, 그리드맨 시리즈는 그라피니카가 로봇 신을 담당했다.
[66]
물론 그렇다곤 해도
파사대성 단가이오,
푸른 유성 SPT 레이즈너,
닌자전사 토비카게같이 스토리는 엉망인데 작화와 연출로만 인기를 얻는 작품도 있고 그런 작품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사람들이 만든 작품도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작품이 종종 나오는 것과 이런 작품만 계속 나온 것은 엄연히 경우가 다르다. 명작 속에서 그런 게 나왔다면 신선한 작품으로 받아들여졌겠지만 이런 작품만 한동안 계속 나오면 장르가 붕괴해도 당연하다.
[67]
어린이도 보는 눈을 무시할 수 없다.
토미노 요시유키는 어린이는 어른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어서 절대 속일 수 없다 했으며,
사사가와 히로시는 애들은 재미가 없으면 바로 눈을 돌려서 다시는 보지 않는다고 했고,
야타베 카츠요시는 어린이들이 가장 까다롭다면서 어린이를 위해서 만든 작품
용자 엑스카이저는 정말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한다. 어린이들도 질적으로 떨어지는 작품은 바로 알아챈다.
[68]
신카리온은
콜라보 캐릭터가 세계관내 정식 파일럿이 되는, 거의 전례가 없는 일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