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02 01:09:53

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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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맛3. 영양4. 파프리카5. 여담

1. 개요

Capsicum annuum
ピーマン / Bell pepper

가짓과의 한해살이풀. 일본인들이 프랑스어 piment(고추)에서 따와 피망이라고 부른 걸 그대로 따와서 한국에서도 피망이라고 부른다. 실제 프랑스어 발음은 삐멍에 가깝고, 영어식으로 '피멘트'라 읽으면 안 된다. Pimenter라는 동사도 있다. 프랑스어 piment은 고추류 일반을 칭하고, 우리가 '피망'이라고 부르는 것을 프랑스어로는 뿌아브롱(poivron)이라고 한다. 따라서 프랑스에서 피망 달라고 하면 보통 우리가 '고추'라고 부르는 채소를 줄 것이다. # 피망은 영어로는 bell pepper 또는 sweet pepper라고 한다. 반면 파프리카는 피망을 가리키는 헝가리어이다.
이렇게 따져봐도 고추와는 품종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종이다. 마치 청경채 배추의 관계처럼. 재배법도 고추와 크게 다르지 않고 모종을 봐도 거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2.

대개 열매를 말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유의 맵싸한 맛과 향, 그리고 은근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 덕분에 요리 재료로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식품이기도 하다.

피망은 고추과에 속하지만 캡사이신 함유량이 매우 낮거나 아예 없다. 얼마나 적냐면 스코빌 척도가 0으로 나올 정도. 피망을 싫어하는 사람은 피망의 특이한 맛보다는 그 특유의 향(풋내) 때문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향만 맡아도 구역감이 생긴다고 한다. 정말 민감한 사람의 경우 피망에 다른 식재료가 살짝 닿기만해도 해당 부분에서 특유의 향과 맛이 느껴진다고 손도 못 댈 정도다. 이 특유의 향이 고추, 오이, 참외, 수박에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1].

고추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매운 맛이 없으나 과피 모양은 고추와 흡사하고 완숙하면 적색 또는 황색이 되는데, 일반적으로 녹색일 때 수확한다. 국내에서 적색 또는 황색으로 착색된 것이 생산되어 수출되는데 '착색 단고추'라고 부른다.

2015년부터 유행했던 불맛의 원료이기도 하다. 다만 열을 가하면 불맛이 사라진다.[2]

3. 영양

식품 성분적으로는 상당히 뛰어난데, 고추계통의 식물이 다 그렇듯이 비타민 특히 비타민 C의 함유량이 압권이다. 홍피망의 경우는 100g당 비타민 C 함유량이 191mg. 참고로 오렌지는 40-60mg. 파프리카가 100mg정도. 이 쪽은 익혀도 거의 파괴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타 재료들은 비교 대상도 되지 않는다.[3] 피망 한 개면 성인 일일 비타민 C 요구량을 넘어간다고 봐도 좋을 정도. 이정도면 피망 들어간 볶음밥 곱빼기 먹으면 비타민 C 하루치 다먹는 셈이다. 이외에 베타 카로틴도 풍부한데, 베타 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이므로 날것으로 먹는 경우 흡수율은 8%에 불과하지만, 피망을 기름과 같이 조리하면 60~70%로 10배 가량 높아진다. 수용성인 비타민 C까지 흡수하고 싶으면 양파와 같은 수분함유량이 높은 채소를 같이 볶아주면 흡수율이 늘어난다. 피망을 맛있게 먹어 흡수율을 높이고 싶다면 중화요리 쪽으로 조리해 봐도 좋다. 고추잡채부터 피망을 많이 사용하는 요리이고 수분이 어느 정도 있는 소세지 야채볶음이나 찹스테이크도 좋다.

4. 파프리카

피망은 고추 몽땅을 가리키는 프랑스어가 와전된 것이고, 파프리카는 bell pepper, 프랑스어로는 뿌아브롱(poivron)이라는 안 매운 식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피망파프리카를 약간 다르게 생각한다. 이는 네덜란드에서 많은 농업 자재와 종묘, 종자들이 들어오면서 마치 새로운 작물인양 작물명까지 들어왔기 때문이고 이 때 들어온 파프리카(피망)는 원래 피망을 좀 더 개량해서 만든 식물로 12가지 색깔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단순히 초록색은 피망, 붉은색 or 노란색은 파프리카 정도로 생각한다. 군대에서도 이렇게 분류한다.

일본에서는 상업적으로 피망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파프리카와 피망을 다르게 부른다. 일반적으로 매운맛이 나고 육질이 질긴 것을 피망, 단맛이 많고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것을 파프리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구분하는 사람들이 많다. 피망과 파프리카의 구분이 정확하지 않아 한국원예학회(1994)에서 발간한 ≪원예학 용어집≫에는 모두 '단고추'라는 이름으로 분류하였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아직도 이 명칭으로 부른다. 색으로 분류하는데, 피망은 녹색 단고추, 파프리카는 적색/황색 단고추 등으로 부르는 식.

5. 여담

일본에서 아이들이 싫어하는 채소로 가장 대표적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비슷한 위치로 브로콜리가 있다. 일본의 종자업체인 타키이 종묘[4]가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에서 아이들이 싫어하는 야채 랭킹에서 5위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는데, 반면 어른들이 싫어하는 야채 랭킹에서는 대부분의 야채들이 아이들 랭킹과 비슷한 순위를 지키는 반면 피망은 순위권에조차 들지 못하고 있다. 이런식으로 아이들과 성인들의 인식차가 워낙 큰 야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야채라기보다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야채의 이미지가 굳어졌다.[5]

이유는 주로 맵기 때문이라고 알려졌으나, 위에도 쓰여 있듯이 피망의 스코빌 척도는 0이기 때문에 별로 설득력 있는 주장은 아니다. 오히려 각종 설문 등에서 언급되는 피망을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 쓴 맛이며 그 밖에 언급되는 나머지 이유도 풋내와 냄새, (아이들 한정) 생김새 정도다.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그렇게까지 싫어하진 않는데, 아무래도 피망의 상위호환격인 고추가 잔뜩 들어 있는 김치를 어릴 때부터 많이 접해서 그러지 않나 추측된다. 한국에선 주로 가지나, 당근, 연근이 꼽힌다. [6]

이 때문에 일본의 애니메이션 등 각종 매체에서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야채로 자주 나온다. 대표적으로 짱구 노진구가 가장 싫어하는 야채다. 또한, 여중생, 여고생 캐릭터 중에도 피망을 싫어하는 설정이 붙는 경우가 제법 흔하며, 일종의 갭모에를 노려서 다 큰 어른 캐릭터가 싫어하기도 한다. 이런 클리세가 얼마나 유명했으면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나오는 브로콜리 피자가 일본어판에서는 피망 피자로 현지화된 사례가 있을 정도다.[7] 또한 이런 피망 혐오를 개선하기 위해서인지 【최애의 아이】에서는 피망 섭취를 독려하는 노래인 피망 체조송이 나올 정도이고 이 노래가 당시 오리콘 차트 1위까지 했을 정도였는데 정작 당시 이 피망 체조송을 어린 나이에 불렀던 아리마 카나는 피망에 대한 트라우마가 더더욱 심해져서 이 노래를 자신의 흑역사로 치부한다(...).
[1] 이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오이 항목 참고. [2] 마늘을 가열하면 매운맛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3] 하지만 키위 딸기같은 생으로 먹는 과채류들은 비타민 C의 파괴가 전혀 없을 뿐더러 피망 만큼은 아니어도 매우 높은 비타민 C 함량을 자랑해서 가장 쉽게 비타민 C를 섭취하는 방법으로 빼놓으면 안 된다. [4] 국내 상표상으로는 다끼이 종묘. [5] 물론 대체로 그렇다는 거지 성인도 피망을 싫어하는 경우도 꽤 많다. [6] 물론 한국에서도 특유의 떫은 맛 때문에 반에서 최소 2~3명 정도로 싫어하는 아이들도 많다. [7] 미국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표 음식이 일본 버전으로 바뀐 건데, 정작 피망은 피자 토핑으로 굉장히 흔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 어색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