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21 22:28:25

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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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요리4. 손질법5. 기타

[clearfix]

1. 개요

파일:20200403_죽순.jpg

파일:external/www.bamboook.co.kr/l0010010010069.jpg
중국어: 竹笋 (zhú sǔn)
일본어: 竹の子, 筍(타케노코)
영어: Bamboo shoots, Bamboo sprouts

대나무의 뿌리가 구근화 후 지상으로 돋아난 순. 특히 굵은 죽순대(대나무 중 맹종죽이라고 부르는 종류)의 죽순이 크고 맛이 좋다. 특유의 아작아작한 식감이 있어서[1] 요리로 자주 쓰인다. 비 온 뒤에 많이 자라난다고 해서 우후죽순()이란 사자성어도 있다.

대나무의 종류에 따라 약간 비린내가 나기도 하기 때문에 삶을 때 잘 삶아야 맛있다.

2. 상세

죽순의 진미는 껍질을 벗긴 후 칼집을 내서 구워먹는 것. 부드러우면서도 씹히는 맛이 좋으나, 기본적으로 죽순은 그 자체는 거의 무미인 식재료다. 그래도 신선한 죽순은 매우 희미한 옥수수 맛이 난다. 특히 삶을 때 향을 맡아보면 옥수수를 삶는지 죽순을 삶는지 긴가민가할 정도다. 사실, 옥수수 대나무 모두 같은 벼과 식물이기 때문에 아주 뜬금없는 것은 아니다

특유의 식감이 뛰어나며 어떤 양념이든 잘 받기 때문에 어떻게 해먹어도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양념 없이 순수한 죽순 자체의 맛이 궁금하다면 캔에 든 삶은 죽순을 먹어보면 되는데, 아삭한 식감 외에는 정말 아무런 맛이 안 난다. 샥스핀과 유사한 특징을 가졌다.[2]

대신 양념을 잘 받거나 다른 식재료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고기 요리에 함께 넣어도 좋고, 국물 요리[3]에도 씹는 맛이 일품이라 인기가 좋다. 특히 밍밍한 죽순에 양념이 배면 상상 이상의 진미.

고전 수필인 이인로의 월등사죽루죽기에서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대나무의 순은 좋은 먹거리입니다. 죽순이 쑥쑥 자랄 때, 마디는 촘촘하고 대 속은 살이 올라 꽉 차게 됩니다. 이때 도끼로 찍고 칼로 다듬어서 솥에 삶아 내거나 풍로에 구워 놓으면 향기가 좋고 맛이 연하여 입에는 기름이 돌고 배는 살이 찝니다. 쇠고기나 양고기보다 맛있고, 노린내나는 산짐승 고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이른 아침에 먹어도 질리지 않으니, 대의 맛이 이러합니다.

어떻게 보면 최소 800년 전부터 확실히 검증된 식재인 셈이다. 다만, 식용 죽순은 초봄에만 캘 수 있는데, 따로 온실 재배를 하는 것도 아니라서 놓치면 1년 동안 못 먹는다.

게다가 캘 때도 부지런해야 한다. 죽순은 땅속에서 대략 4~5년의 발달 과정을 거쳐 땅 위로 솟아오르는데, 문제는 연약한 상태가 길수록 온갖 동물들에게 뜯기거나 파먹히기 쉬워 지면으로 올라올 시점부터 속도전 각오로 폭풍성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새벽에 갓 올라온 부드러운 죽순이 점심 즈음엔 이미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질겨지고,[4] 저녁 즈음엔 1m 높이까지 자라날 정도. 게다가 포식자들의 활동이 제한된 우기일수록 더 불쑥불쑥 솟아나서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말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그래도 죽순은 대나무 밭 주위에서 떼거지로 형성되기 때문에 캐려던 죽순을 채취하지 못한다 쳐도 일대의 땅을 훑어보면 미성숙한 다른 죽순을 또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죽순을 캐면 된다.

대나무 군락이 있는 일부 군부대의 경우 춘계 과업으로 죽순캐기가 주어지기도 하는데, 속도가 중요하다보니 지휘관급까지 호미를 들고 죽순을 캔다.

3. 요리

동북아시아 국가들에서 널리 사용되는 식재료이다. 특히 기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튀기거나 볶는 종류가 많은 중국 요리에 매우 폭넓게 사용된다. 일본 요리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부위에 따라 주로 사용되는 요리가 다르다. 원뿔 모양의 머리 부분은 연하고 부드러워 크게 썰어 팔보채 같은 요리에 쓰이고, 나머지 밑동 부분은 억세긴 하지만 잘게 썰면 그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라 짬뽕 같은 간단한 식사거리에 쓰인다.

날것에는 다량의 옥살산 청산배당체가 함유되어 있다. 물론 생죽순 한두 개 먹는다고 죽을 정도까진 아니지만, 일단 옥살산 때문에 아린 맛이 나서 맛없는 것은 둘째치고 몸에도 좋지 않으니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성분은 열에 약하므로 익히면 사라진다. 죽순을 반으로 자르면 층층이 나 있는 구멍들 사이에 알갱이들이 있는데, 이것에 집중적으로 아린 맛이 있으니 씻어내야 한다. 그런 다음 한 번 삶아낸 후 물에 불려놓으면 아린 맛이 싹 사라진다.

한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죽순의 소비량이 가장 적은 편인데, 다만 그 원인이 맛이나 식감 등 미각적인 면에서 한국인들이 꺼리기 때문은 아니다. 한반도의 지형과 기후에서는 죽순을 풍부하게 채취할 수 있을 정도로 대나무가 많이 자라지 않아서일 뿐이다. 특히 죽순은 신선도가 아주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나무가 나는 지역이 한정되어 있는 탓에 채취는 물론 유통도 어렵다. 중부지방은 일부 대나무가 자라는 곳이 있긴 하지만 너무 추워서 큰 숲을 이루지 못하고,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 남도 지방에서만 큰 대나무숲을 유치할 수 있다.[5]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국에서도 대나무 재배가 가능한 지역이 점점 북상하고 있다. 상세한 원인은 대나무 문서 참조. 이 때문에 나날이 국산 죽순의 생산량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에서도 좀 더 보편적인 먹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국내에서 생산되는 죽순은 대부분 산지 소비된다. 데쳐서 숙회를 만들거나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으며, 실제로 죽순김치는 배추김치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음식이다. 고문헌에도 죽순김치가 기록되어 있다.

이외에 한국에서 소비되는 죽순은 중국산 통조림이 대부분이다. 죽순 통조림은 통째로 들어있는 '홀', 얇고 사각으로 썬 '편', 채로 썰어진 '채'의 세 종류가 있다. 대형마트나 식자재 도매상에서 대용량으로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가정식 재료로 죽순이 잘 소비되지 않기 때문에 체감이 잘 되지 않지만, 한국식 중화 요리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다. 짬뽕, 우동이나 일본 라멘에 흔히 들어 있는 네모나고 아작아작한 채소가 바로 죽순 통조림[6]이다. 선술되었듯 죽순이 국내에서는 그다지 대중적이지 못한 식재료라 그런지 이 죽순 통조림을 모양만 보고 넓게 채썬 오징어나 버섯 등으로 생각하고 먹었다가 예상과 다른 식감과 채소 특유의 맛이 나 당황하거나 꺼리는 사람도 있다.[7]

중화 요리에서 간혹 죽순을 식감이 엇비슷한 어린 옥수수(Young corn)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이 어린 옥수수는 죽순이 생소한 문화권인 미국식 중화 요리에서 많이 사용된다.[8] 그리고 둘 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오징어로 오인당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도 비슷하다.

4. 손질법

죽순 수확
대략적인 죽순 손질법
  1. 죽순의 겉껍질을 벗겨낸다. 단단한 껍질 부분은 마디마디 잘라서라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속껍질은 안 벗겨도 되지만 미관상 벗기는 게 좋으며, 한 번 데쳐서 벗기는 게 좋다. 데칠 경우 죽순을 반으로 갈라 속의 마디를 제거해주는 것도 좋다.
  2. 냄비에 집어넣고 죽순이 잠길 정도로 쌀뜨물을 부어 삶는다.
  3. 옥수수 삶는 냄새가 날 때쯤이면 익은 것. 이걸 꺼내서 물에 담근다.[9]
  4. 한나절 정도 물에 담가 두면 아린 맛이 사라진다. 조리 준비 끝.

된장을 풀어서 삶는단 말도 있는데, 그러면 죽순의 색깔이 바뀐다. 그냥 물에 삶아도 상관 없다. 이렇게 삶아내면 희미하게 옥수수 비슷한 맛[10]이 나는데, 이 맛을 즐기는 사람은 아무것도 안 찍고 그냥 먹기도 한다. 다른 양념이 들어가면 이 맛은 사라지고 단순히 씹는 맛만 남으니 주의.

죽순 통조림에는 석회질이 끼므로 이쑤시개로 긁어줘야 한다는 글이 인터넷에 많은데, 그건 석회질이 아니라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의 일종이 추출되어 응결된 것이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5. 기타

  • 상술한 폭풍 성장 때문에 과거에는 단신이었는데, 몇 년 후에 보니 키가 장신이 된 사람을 보고 죽순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에도 어린 가구야 공주가 금방금방 크는 것을 보고 타케노코(죽순이)라고 동네 아이들이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 명탐정 코난의 에피소드인 햇볕이 드는 장소 에피소드에서는 죽순의 엄청난 성장력을 이용한 살해 트릭이 나온다.
  • 지리적 표시제/대한민국에 담양 죽순과 거제 맹종죽순이 등록되어 있다.
  • 판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자 주식거리다. 판다는 대나무를 주식으로 삼기 때문에 가지와 잎사귀와 줄기는 물론이고 죽순도 좋아해서 잘 먹는다.
  • 변신 요가에 나온 꼬죽이가 죽순 캐릭터다.
  • 맹종의 경우 한 겨울에 어머니가 죽순을 먹고 싶어하자 눈 덮인 대나무 밭에서 울었더니 죽순이 자라났다고 한다.
  • 연희무쌍, 진 연희무쌍의 조운(세이)이 이것을 상당히 즐긴다. 죽순으로 만든 요리를 상당히 좋아해 조운이라는 캐릭터 매력을 가릴 만큼 죽순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 여름철에 푸치돌 야요의 머리에서 죽순이 무한히 솟아난다. 출처가 출처인 만큼 식용은 불가. 푹 삶으면 녹아버리는 데다가 섭취 시 이후를 책임질 수 없다.
  • 서양에서 동양 요리가 소개될 당시, 대나무 순을 먹는다는 말에 다 자라 단단해진 대나무를 먹는 줄 알고 기겁한 서양인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탈다림 프로토스 알라라크는 프로토스 특유의 길쭉한 머리에 주름이 나 있는 형상이 죽순을 닮아 몇몇 만화나 합성 짤방에 얼굴이 아닌 죽순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 이 죽순 드립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알라라크의 반복 선택 대사로 "죽순 아니다!" 라는 대사가 추가되면서 반 공식화되었다.
  • 캡콤 초창기의 게임 손손에서 고득점 아이템으로 등장한다. Pow, 야시치(일명 바람개비) 등과 더불어 고가치 아이템으로 꼽힌다.
  • 일본에는 죽순을 모티브로 한 초콜릿 페이버릿 과자가 있다. 이름은 죽순 마을(たけのこの里). 키노코노야마의 자매품이다. 일본에서는 이 둘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는지에 대해 부먹 vs 찍먹 정도의 파벌이 형성되어 있다. 자세한 것은 키노코노야마 문서 참고.
  • 스팅거(원펀맨)의 무기인 타케노코의 창날이 바로 이것이다. 농업에 종사하는 고향 집에서 정성껏 키운 죽순을 임무마다 교체한다고 하며, 공격을 할 때마다 껍질이 벗겨지기 때문에 죽순 속살이 드러났다는 것은 곧 격전의 증거라고.
  • 아스날의 축구 감독 미켈 아르테타의 별명이기도 하다. 계속 경기에서 지고 지고 또 지고도 기어이 한 시즌을 버텨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죽순에 비유한 것[11]인데, 2020년대에 이런 형태의 장기 프로젝트로 감독을 선임해서 리빌딩하는 것을 보고 죽순메타라는 드립도 생겼다. 한편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씨도 그런 점을 생각해서 손흥민에게 기본기 훈련을 많이 시켰다고 말했다. #이후 LCK의 페이즈같은 사례도 생기며 단숨에 성장을 이뤄낸 선수들에게 붙는 칭찬처럼 변모하는 등, 점차 긍정적인 이미지가 되었다.
  • 마기아 레코드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외전의 등장인물 토요의 좋아하는 음식이다.

[1] 버섯과 비슷한 느낌이기도 한데 버섯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과는 다른, 씹다보면 채소 특유의 사각사각함이 느껴진다. 이런 채소 특유의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잘 안 맞을 수도 있다. [2] 샥스핀 역시 기본적으로는 거의 무미에 가까우며 어떤 양념이든 잘 받는 편이다. 물론 샥스핀과 달리 대나무는 멸종위기종도 아니고, 죽순이 대나무를 죽여서 얻는 것도 아니며(대나무의 코어는 땅 속에 있고, 사실 대나무 군락의 상당 부분이 한 개체다), 또 중금속 그런 위험을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3] 짬뽕에 괜히 죽순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4] 대나무의 종류마다 다르지만 인간의 연약한 치아와 소화기관으로 씹어먹을 수 있는 건 30cm 정도가 한계. [5] 중국에서도 만주 등 추운 지방에서는 대나무를 보기 힘들다. 일본의 경우 대다수의 인구 밀집 지역은 한반도보다 남쪽에 있고,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이 강하므로 홋카이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대나무가 자란다. [6] 중국식으로 염장한 죽순으로, 일본어로는 멘마라고도 부른다. [7] 죽순 자체에는 맛이 거의 없지만, 특유의 미묘한 향은 잔류해 있어서 그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8] 물론 국내 중국집에서도 원가 절감 차원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지만, 웬만하면 대부분 죽순 통조림을 쓴다. [9] 아린 맛을 내는 옥살산이 빠져나가도록 담그는 것. [10] 자일로스(Xylose)에 의한 약한 단맛이 난다. [11] 사실 원문은 아르테타가 파죽의 무득점 9실점 3연패(...)를 박으며 한창 못할 때도 경질이 안 되고 있는 것을 보고 '너가 선택한 아스널 팬이니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내지는 '한 번 기대나 계속 하면서 기다려봐라, 그게 되나 ㅋㅋㅋ' 하고 조롱하는 뉘앙스가 강했다. 그런데 2022-23 시즌에 정말로 팀을 프리미어 리그 우승 경쟁으로 이끌어버리자 긍정적인 의미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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