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Туполев Ту-4 Tupolev Tu-4 | NATO 코드명: Bull( 황소) |
1. 개요
Tu-4는 소련에서 개발한 폭격기이다. 개발사가 참 특이한데, 일본 제국을 폭격하다가 길을 잃거나 기체에 이상이 생겨서 소련 극동 지역에 불시착한 미 육군의 B-29들을 미국과 같은 연합국임에도 소련에서 압수해서 뜯어본 뒤 복제해서 만든 것이다.2. 제원
Тu-4- 승무원 : 11명
- 전장: 30.18m
- 전폭: 43.05m
- 전고: 8.46m
- 익면적: 161.7㎡
- 엔진: Shvetsov ASH-73TK 복열 18기통 공랭식 성형엔진 (2,400마력) 4기, 슈퍼차저 장비
- 자체중량: 36,850kg
- 전비중량: 47,000kg (최대이륙중량 63,600kg)
- 최대속도: 558km/h(고도 10,000m 기준, 해수면 기준 448km)
- 작전고도: 11,200m
- 항속거리: 9,300km
- 작전반경: 5,600km(무장 9톤 장착 시 4100km)
- 무장
- 누델만-수라노프 23mm NS-23 기관포 - 2연장 원격 포탑 × 기체 4개소
- 누델만-수라노프 23mm NS-23 기관포 2문 - 꼬리 포탑
- 각 폭탄창에 최대 12톤(11,930 kg) 이하의 각종 폭탄
-
핵무기 1발(A형) 또는 유도 미사일 2발(K형)||
2.1. 소련의 속사정
사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소련이 국제법이고 동맹국이고 뭐고 다 무시하고 행동한 것은 아니었다. 1945년 8월 만주 작전 실행 전까지는 일본과 소련은 불가침조약을 맺은 상호 중립국이었는데, 이 점 때문에 소련은 일본을 폭격한 뒤 소련에 불시착한 미군 항공기도 중립국 영토에 들어온 비행기라는 이유로 억류가 가능했다. 물론 '억류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억류할 수 있는' 것이었으므로 억류하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겠지만, 그런식으로 너무 미국 편의만 봐주면 일본이 중립을 깨고 선전포고를 할 가능성이 있었다. 일본 제국의 전력이 당시 소련에게 엄청난 위협은 아니었지만, 독소전쟁이 한창이었으므로 스타프카 입장에서는 일본의 선전포고는 곧 양면전쟁을 의미하였다. 게다가 양면전쟁이 벌어지면 당장 극동 지역을 통해 들어오는 미국발(發) 랜드리스 노선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때문에 소련은 동부전선이 한창이던 당시에도 필요에 따라 일부 병력을 동부전선에 차출했을 뿐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수십개 사단을 극동에 상시 배치하였다. 따라서 소련은 이를 피하기 위해서 일단 자신들이 태평양 전쟁에서 중립국임을 어필하는 액션을 취할 필요는 있었다.이상이 표면적인 이야기고, 사실 B-29가 불시착할 시점에는 이미 커티스 르메이가 일본 본토 공습과 도쿄 대공습 시기라서 소련이 굳이 일본 눈치를 안 봐도 상관없는 상황이긴 했다. 더군다나 저 시기의 소련 역시 바그라티온 작전 이후 발칸반도와 동유럽을 장악하고 독일 본토까지 진격하는 등 제3제국에게 내린 사형 선고를 열심히 집행 중 이었기에 양면전쟁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소련은 일본과의 중립을 깨고 일전에 선전포고를 날려 전쟁 막판에 일본으로부터 전리품을 얻을까 기회와 명분을 재고 있던 차였다. 당시 일본은 패전으로 기울어 가는 대미전쟁 때문에 소련을 적대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데다 소련을 중재자로 미국과 종전협상을 시도하려 하였고 또한 미국이 소련의 대일전쟁 참전을 독촉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과 조약을 지키는 척 하면서, 대일전에 관심없는 척을 하면 대일전 참전을 두고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요약하자면 정말로 양면전쟁을 두려워했던 것이 아니라 '양면전쟁이라는 표면적인 명분을 내걸고 대일전 이후의 몸값을 더 크게 받아내고 미국 비행기를 꿀꺽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대원수가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당시 관동군의 전력이야 그 실체는 이미 개털된 지 오래이긴 했어도 어쨌든 머릿수만큼은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1], 양면전쟁의 불씨가 남아있었던 것 자체는 사실이긴 했으니까.
그래서 일본을 폭격한 뒤 소련에 불시착한 미군 항공기와 승무원들은 일단 억류하긴 했는데 여기서 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독소전쟁에서는 미국이 동맹국이라는 것. 당시 미국은 무기대여법을 통해 소련, 영국, 중국에 막대한 양의 물자를 지원해 주었다. 따라서 엄연히 미 육군 항공대 소속의 미국인 승무원들을 이유도 없이 마냥 붙잡아둘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미영 연합국 측에게 대놓고 송환해 주기에는 일본의 눈치 때문에 또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소련이 쓴 꼼수는 다음과 같았다. 억류된 미군 승무원들은 보통 얼마간 수용소에서 지낸 뒤 이란으로 이동했다. 수용소라고는 해도 굴라크 같은 게 아니라 그냥 밥 먹고 잠자는 평범한 집결소였다. 이곳에서 얼마간 지내다가 이란으로 이송되고, 이란에서 영국군 영역 근처에 내려준 뒤 소련군은 그냥 가버리는 방식. 그리고 미군은 영국군 진영으로 가서 귀환하면 된다. 굳이 이란이었던 이유는, 당시 이란을 영국과 소련이 분할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페르시아 침공 문서를 참고할 것.
이런 식이면 서류상으로는 '수용소에 억류된 미 육군 조종사 몇 명이 이란을 경유해서 영국군 점령지역으로 탈주'한 것으로 처리할 수 있다. 명목상으로는 분명 미 육군 폭격기 승무원들을 억류하고 있었으므로 미국과 일본의 전쟁에 대해서 중립을 유지한 것이 맞고, 어쨌든 승무원들이 미국으로 무사히 돌아갔으니 미국에게도 다른 쪽 전선에서의 동맹으로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준 것이 되므로, 소련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명분과 실리를 전부 취하는 방법이었던 셈이다. 이런 식으로 승무원들의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 없이 다들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미 B-29 이전에도 둘리틀 특공대나 알래스카에서 쿠릴 열도를 공습하다가 소련에 불시착한 다른 폭격기 승무원들이 같은 식으로 귀환한 선례도 있었다.
2.2. 역설계와 기체 개발
그러나 승무원이 아닌 B-29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원래부터 소련은 B-29를 렌드리스로 공급해달라고 미국에게 여러 번 사정했지만, 미국은 전략무기를 지원했다가 큰코다칠까 봐 이를 거절하였다. 일단 공동의 적인 나치 독일을 무너뜨리면, 그 다음은 미국과 소련이 서로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사실쯤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미국도 당연히 이 전략 폭격기의 원조만큼은 거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최신예 전략폭격기가 실전에서 일본을 불바다로 만드는 위력을 만천하에 과시했으므로, 소련 입장에서 이 기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 이러한 와중에 소련은 자국에 불시착한 B-29의 실물을 합법적으로[2] 확보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상황이면 누구라도 이 최신 전략 폭격기를 어떻게든 '확보', 즉 복제하려 드는 것이 정상이다. 당연히 스탈린이라고 예외는 아니었고, 투폴레프 설계국에 기술자들을 갈아넣어 2년 안에 이를 복제하도록 지시했다.
소련은 B-29 불시착기 여러 대를 입수했기 때문에 복제할 원본 자체는 그럭저럭 충분했다. 그러나 소련의 기초기술, 특히 재료공학, 금속공학 기술이 전반적으로 미국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의 소련 항공기보다 훨씬 복잡했던 B-29의 설계에 기술자들은 골머리를 썩혔고 특히 엔진의 복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3], 결국에는 B-29를 복제한 Tu-4를 개발해내는 데 성공했으며 엔진 출력이 B-29보다 좀 더 향상되어[4] 원판보다 폭장량과 항속거리, 작전고도 등이 살짝 늘어났다.
이 복제 작업의 성공에는 두 가지 의의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소련이 미국 물건에 뒤지지 않는 전략폭격기를 확보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잃었던 대형 폭격기 설계 기술을 다시 보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5] 이는 이후 소련의 폭격기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표적으로 후술할 Tu-16과 Tu-95 등이 큰 영향을 받았다.
이때 B-29를 복제하며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1970년대까지 활약했던 Tu-16과 지금까지 활동하는 걸작 폭격기 Tu-95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니까 Tu-16과 Tu-95는 B-29의 딸이나 다름없다. Tu-16은 중국에서 H-6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복제했고, H-6은 아직까지 현역으로 있으니 아직까지도 B-29의 직계 자손들은 미국-러시아-중국에서 현역으로 남아있는 셈. 소련에서는 Tu-4를 1960년대 중반까지 사용했다.
중국에서 개발한 조기경보기 버전인 KJ-1 |
1950년대의 미국의 악몽 중 하나는 Tu-4가 미군기로 위장하고 캐나다를 통해 미국 본토에 들어와 서부 지역을 폭격하거나, 급유까지 받아서 동부를 공격하는 자살 공격[6]을 감행하는 것이었다.
파생형으로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엔진에 조종석을 하나 설치하고 이중 반전 터보프롭 엔진으로 바꾼 Tu-4LL이 있었는데, 이것은 프로토타입 함재 공격기였던 Tu-91의 개발에 썼던 플랫폼이다.
3. 기타
- 슈퍼 포트레스키라고도 부른다. B-29의 별명인 슈퍼 포트리스를 동유럽식 이름인 ~스키로 바꾼 말장난. 러시아 무기가 기존의 미제 무기와 비슷하면 하푼스키 같이 원래 이름에 스키를 붙여 애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흔히 있다.
4. 창작물에서의 등장
- 1.59 패치로 워 썬더에서 소련의 중폭격기로 등장했다. 2020년 시점에는 퇴물 폭격기가 되어 동네북 신세가 되었다. 2020년 7월달 배틀 레이팅이 8.0로 너프 당해 헌터를 또 만나게 되었고 이제는 공대공미사일에 맞고 터지기 바쁘다. 그래도 동티어의 다른 제트폭격기보다는 사정이 나은게 일단은 레시프롭기라서 미사일 락온이 굉장히 힘든 기체이다. 레시프롭기는 제트엔진에 비해 열 방출이 적기 때문이다. 거기다 동티어 제트 폭격기들과 달리 이녀석은 무려 5구역의 23mm 죽창을 가지고 있다.
5.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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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참고 링크
[1]
일본이 한참 털리던 45년 초에도 관동군 전력은 35만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2]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소련은 1945년 8월까지는
태평양 전쟁에서 중립국이었기에 불시착한
B-29를 자국에 억류하는 것이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3]
사실 이건 원본인
B-29의 엔진이 평시상황에선 채택되지 않았을 결함품이었던 문제도 있다. 2200마력에 달하는 괴물같은 출력을 자랑했지만 과열 문제를 해결 못 해서 75시간마다 엔진을 탈거해서
오버홀하는 극단적인
쇼미더머니로 해결했을 정도니.
[4]
각 엔진마다 200마력 정도 향상되었다.
[5]
이전에도
Pe-8 같은 중폭격기를 제작하기는 했었지만,
독소전쟁이 벌어지면서 관련 기술자나 자료들이 전부 증발하는 바람에 명맥이 끊긴 상황이었다. 예를 들자면,
Pe-2와
Yer-2,
TB-7의 개발에 앞장선 인물이자 여압장치를 만들 줄 알았고, 열악한 기술 수준에도 불구하고 소련 항공기 개발자들 중에서 가장 고성능의 중고고도 기종을 잘 만들던 인물 중 하나이던 페틀랴코프가 전쟁으로 인해 개발자고 뭐고 싸그리 전쟁터 혹은 굴라크로 끌려가자 소련 정부한테 따지려고 자신이 만든
Pe-2를 타고 모스크바로 향하다 추락사고로 사망한 것이 있다.
[6]
공격을 감행한 폭격기는 항속거리 문제나 요격을 위해 이륙한 미 공군 요격기 때문에 절대 살아서 돌아갈 수 없을 테니 그야말로 편도 자살 테러. 게다가 이는 군수품 생산에 필수적인 공장들이 디트로이트 등 동부 해안 지역에 꽤 많기에 아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