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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 FIFA 월드컵 미국/팀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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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4 FIFA 월드컵 미국의 각 팀별 리뷰.

2. 아시아 축구 연맹

2.1. 대한민국

2.1.1. 대회 전

대한민국은 이 대회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거의 포기한 상황에서 도하의 기적으로 회자되는 기적같고도 험난한 과정을 거쳐 아시아예선 준우승으로 24강 본선에 올랐다. 게다가 전 대회인 1990 월드컵에서의 졸전도 있었고, 이번 대회 역시 세계 수준에서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 아시아 예선에서도 고전했던지라 자연스레 조별리그 최하위가 유력시되었다[1]. 더군다나 본선 24강 조별리그에서 피파랭킹 1위 & 디펜딩 챔피언 독일, 유럽의 전통 강호이자 지난 대회에서 1:3 패배를 안겨준 스페인, 남미 예선에서 브라질을 격파한 볼리비아와 한 조에 속했기 때문에 조 편성도 험난해서 전망이 더더욱 어두웠다.

2.1.2. 대회 이후

당시의 폭염이 독일전 때의 분전의 열쇠로 꼽힌다. 1994년 여름은 전 세계적으로 40도를 넘나드는 엄청난 폭염을 기록했었고[2], 미국의 폭염은 습기가 없는 유럽의 여름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으므로[3][4][5] 무엇보다 가을에 리그를 시작해 에 끝나는 유럽 리그와 달리, 봄에 시작해 가을에 리그가 끝나는 K리그의 사정을 감안해 보면 습도 높은 무더운 날씨의 경기에 대한민국 선수들이 더 익숙한 것은 당연지사였다. 유럽 팀은 항상 하던 것처럼 뛰었는데, 후반 초중반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특히 노장들로 구성된 독일의 경우는 그게 말할 것도 없었다고... 반면, 미국과 비슷한 기후에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한국 선수들은 폭염에 잘 단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반전과 비슷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고, 그것이 더위에 지칠대로 지친 독일 선수들에게는 맹렬한 플레이로 다가왔을 것이다. 게다가 당해 1월에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었는데, 폭염으로 인한 산소 부족을 대비해서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했다고 한다. 지금 보면 주먹구구식 훈련으로 보이지만, 이게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고... 사실 이 훈련은 1983년 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를 때 실시한 훈련이다.[6] 당시 감독인 박종환은 고지대인 멕시코는 산소가 부족한 곳이므로 체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했다. 외신에서도 깜짝 4강에 오른 한국을 주목하며 이런 훈련을 신기한 듯 관심을 가졌었다. 어떻게 보면 이미 검증된 훈련이었던 것.
여러모로 볼리비아전이 매우 아쉬웠으나, 대한민국 월드컵 사상 남미팀에 첫 승점을 획득했다.[7] 2차전에서 단 1골만 넣어 승리했다면, 한국은 조 3위 상위 4개팀에 주어지는 16강 티켓 경쟁에서 3위로 합류가 가능했다. 같은 1승 1무 1패인 미국(골득실 0, 3득점)과, 죽음의 조에서 고생한 이탈리아(골득실 0, 2득점)와 비교해서 한국은 볼리비아전 1:0 승리를 가정하면 골득실 0, 5득점으로 우위에 서기 때문.[8] 당시 황선홍, 김주성, 홍명보, 고정운, 하석주, 서정원, 노정윤 등 지금도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꼽히는 선수들이 모두 현역이었고, 실제 당시 경기를 봐도 스페인, 독일을 맞아서도 비등한 게임을 할 정도로 전력이 좋았다. 따지고 보면 황선홍이 그렇게 많은 기회를 놓친 건 그만큼 많은 기회를 만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 비록 조 3등끼리의 경합에서 밀려서 탈락했지만[9] 이때는 애초에 한국은 약체로 분류되었고, 도하의 기적으로 겨우 본선에 오르는 등 '역대 최약체 대표팀'으로 혹평을 받기도 했음에도 경기력도 훌륭했고 최초로 승점 2점을 획득하여 94 월드컵 20위[10]로 충분히 선전했다 볼 수 있었다. 애당초 21세기의 한국축구를 기준으로 8~90년대를 보는 건 무리가 있다. 당시 아시아 축구와 세계축구의 격차는 지금보다 더 어마어마했다.[11]

그간 한국 대표팀은 계속 붉은색 유니폼을 메인 색상으로 사용해왔으나,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94년 월드컵 지역예선의 활약이 좋지 못했던 영향인지 붉은색이 상대를 흥분시키고 공격성을 이끌어내서 경기력에 손해를 준다라는 사소한 이유와[12] 백의민족의 전통을 살리자라는 주장이 대두되는 바람에 이 대회에서는 홈 유니폼을 흰색, 원정 유니폼을 파란색 색상으로 바꿨다. 그런데 파란색 원정 유니폼을 입고 뛴 독일전의 활약이 강렬하였기 때문인지 한국 유니폼을 파란색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잦았고, 그 때문인지 실제로 월드컵 이후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부터 메인 유니폼을 흰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로 고정했었다. 물론 이는 1995년 다시 붉은색으로 돌아왔으며, 이후 다음 월드컵에서의 대참패로 인해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 일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13]

여담으로 그 이후 대한민국은 차기 월드컵에선 월드컵 첫 선제골[14] 처음으로 상대팀을 탈락시켰고, 이로부터 또 4년 뒤엔 이변을 제대로 연출했으며, 이로부터 또 16년 뒤에는 정말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길이 남을 그 영광의 사건까지 만들어냈다.

2.2.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 예선에서 우승하여, 월드컵에 난생 처음 나간 팀이었지만, 아시아 팀으로는 1966 FIFA 월드컵 잉글랜드 16개국 본선에서 북한이 이탈리아에 승리하여 2라운드 8강에 진출한 이후 28년만에 본선 첫승과 2라운드 16강 진출, 월드컵 12위를 동시에 이루었다. 특히 북한은 비록 이탈리아를 이기긴 했지만, 소련, 칠레에 각각 1패와 1무승부를 거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로코, 벨기에에 각각 승리하고 비록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유럽 강호 네덜란드에 선제골을 명중시키는 등 경기 내용면에서도 상당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어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오와이란은 중앙선 부근에서부터 5명을 제끼고 골을 넣어 큰 인상을 남겼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사우디 대표팀은 1989년 U-17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맴버들이 주축을 이루었고, 이들이 성인이 되어 첫 월드컵 본선 진출, 본선 첫승, 본선 첫 2라운드 진출을 동시에 이루어낸 것이었다. 아시아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무려 개막 1개월 전에 선수단을 미국에 입국시켜 현지 적응 훈련을 시키고 감독 역시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르헤 솔라리로 선임해 철저하고 완벽하게 뼛골까지 아르헨티나식으로 팀을 무장시킬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했다.
그러나 이때에 절정을 이룬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에서는 1무 2패(2득점 7실점) 28등 탈락,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에서는 독일을 상대로 무려 0-8로 깨지면서 3전 전패(무득점 12실점)로 최하위 탈락, 2006 FIFA 월드컵 독일에서도 우크라이나 상대로 0-4로 깨지면서 1무 2패(2득점 7실점) 28등으로 탈락하더니,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지역 최종예선 탈락,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는 아예 지역 최종예선에 진출하지도 못하였고,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에서는 개막전부터 러시아에게 0-5로 패배, 우루과이전에서는 1-2로 선전하긴 했지만 어쨌든 26등 탈락 확정, 그나마 이집트전에서는 승리하면서 24년 만에 승리의 맛을 보았고, 그 뒤의 월드컵인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에선 1차전부터 아르헨티나를 격침시키고, 폴란드를 상대론 패배하긴 했지만 0-2로 점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고 멕시코를 상대로 석패를 하는 등 다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벨기에전에서 골을 넣은 사에드 알 오와이란은 유럽 빅 리그에서 여럿 이적 제의를 받았고 본인도 가고 싶어했으나,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해외 이적을 금지하여 그는 자국 리그에서만 뛰다가 은퇴해야 했다. 이런 앙금이 있어서일까? 오와이란은 1996년 라마단 기간에 을 마시다가 입건되기도 했는데, 유럽에 가보고 싶어하는 사람 막게 하니 술이라도 때론 마시게 해달라는 비아냥을 퍼부어 보수파들의 비난을 엄청 받았다.

3. 아프리카 축구 연맹

3.1. 모로코

그리스와 같은 3전 3패의 기록으로 광탈했지만, 그래도 나은 성적 23위를 기록했다. 겉으로는 3패지만, 득점을 기록했으며, 매 경기를 두 골 차 이상으로 패배한 그리스와는 달리 전부 다 1점 차로 패한 거니 이 정도 패배면 상당히 선전한 것이다.[15]

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본선 첫 승을 자신들을 상대로 거둔데다가, 승리 후 인터뷰에서 "오늘은 모든 아랍인이 기쁜 날입니다."라는 망언이 나와 버리는 바람에 같은 아랍권인 모로코 입장에서는 상당히 빈정이 상할 만한 상황을 겪었다. 이 때의 기억이 있어서인지 다음 98월드컵 32강 본선에서는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3대 0 완승을 거두는 등 나름대로의 체면치레를 했다.

그리고 모로코는 그 이후에 2번을 더 진출했지만 항상 조별리그에서 멈췄다. 하지만 2022년엔...

3.2.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는 24강 조별리그에서 세 팀이 모두 2승 1패로 물리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았음에도 골득실에서 불가리아와 아르헨티나를 모두 제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며 16강 9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때의 나이지리아는 월드컵 본선에 첫 진출을 한 국가였다. 그야말로 세계를 놀라게 한 행보였으며, 24강 조별리그 당시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돌풍의 양대 산맥으로 주목받았다.[16] 이후 2년 뒤 역시 미국에서 펼쳐진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슈퍼 이글스로써의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첫 출전부터 애틀랜타 올림픽의 결승전 상대이기도 했던 그 아르헨티나와의 질긴 악연을 시작했다. 그 다음 대회인 98프랑스월드컵 32강 본선을 제외하고 본선에 진출하기만 하면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났고, 전부 1점 차이로 패배했다.[17].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16강에 진출하여 2연속 16강 진출을 달성했지만, 2002 한일월드컵 32강 본선에서는 잉글랜드, 스웨덴, 아르헨티나와 함께 죽음의 조에 걸린 탓에 1무 2패 27등으로 탈락했다.

3.3. 카메룬

카메룬은 지난 대회 최고의 돌풍팀 중 하나였다.[18]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대회 돌풍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1무 2패 22등으로 너무 무기력하게 광탈하고 말았다. 첫 경기에서 스웨덴과 2:2로 비기면서 기대치를 높였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올레크 살렌코에 그야말로 능욕을 당하며 대패하고 탈락했다. 그나마 2002년과 2010년인 경우는 조별리그에서 탈락은 했어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라도 냈지만[19] 하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OME를 불러일으킬 만한 경기력[20]을 보여주면서 막장 팀으로 전락했다. 그나마 2022년엔 세르비아 상대로 다득점을 해놓은 상태로 무승부를 거둔데 이어 브라질 상대로는 아예 승리까지 거둬서 무려 20년만에 승점 4점을 따면서 상황이 매우 나아지게 되었다.

4. 북중미카리브 축구 연맹

4.1. 미국

사실 미국은 대회 전까지만 해도 개최국 첫 광탈이 유력한 팀이였다. 그나마 당시의 시선에서 보면 첫 경기인 스위스전이 그나마 승산이 있는 경기였으나, 이마저도 비기면서 현실이 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두번째 상대는 콜롬비아였고, 콜롬비아는 당시 펠레가 극찬했을 정도로 우승후보인 팀이였다. 그러나 콜롬비아는 첫 경기에서 루마니아에 1대 3으로 완패하는 등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미국은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자책골을 얻는 행운이 따르며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후반전에 자력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2대 1로 승리해 개최국으로서의 체면을 살리는데 성공했다.

아쉽게도 루마니아전에서 진 것이 화근이 되어 조 3위로 내려갔지만, 조 3위 경합에서 이긴 덕분에 겨우 16강 막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브라질을 상대로 단 한 골만 내주며 석패했다. 결국 최종 성적은 라이벌과 똑같은 16강이었다.

4.2. 멕시코

멕시코는 1986 FIFA 월드컵 멕시코에서 자국에서 8강까지 진출했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네 팀이 모두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물리는 죽음의 조를 조 1위로 뚫고 올라온지라 이번에도 8강 진출을 손쉽게 할 것만 같았다. 마침 16강 상대도 전 대회까지 6무 10패였던,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불가리아.

하지만 이번 대회의 불가리아는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의 지휘 아래 예선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본선에 올랐고,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눌러 조 3위로 떨어뜨린 다음 16강에 올라온 다크호스였다. 이런 불가리아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기 시작한 멕시코는 그래도 동점골을 넣어 어떻게든 버텼고 경기 중 골대가 쓰러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승부차기까지 갔고, 멕시코는 끝내 삼연뻥을 시전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이 대회 이후로 멕시코는 16강은 무조건 오르는데, 16강에 오자마자 패배하는 징크스를 이어가기 시작했으며 이는 2018년 대회까지 지속되었다.[21][22]

5. 남미 축구 연맹

5.1. 브라질

1970 FIFA 월드컵 멕시코 이래 24년 동안 우승은 커녕 단 한 번도 결승에 진출해 보지 못한 브라질은 내홍에 시달렸다. 그러나 1994년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고 나서 펠레는 "콜롬비아가 우승 후보 1순위지만, 브라질은 자격이 없다."라고 말을 했고[23] 조 편성은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 러시아[24], 전 대회 돌풍의 주인공 카메룬[25]이 있는 B조에 편성되었다.

펠레가 비관적인 예측을 할 정도로 우려가 많았지만, 그 우려를 비웃듯 스웨덴과 무승부를 한 것을 제외하면 러시아와 카메룬을 때려잡고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였고, 개최국인 미국을 만나 쉬운 승리가 예상되었으나, 레오나르두 팔꿈치로 미국 선수 탭 라모스의 광대뼈를 박살내는 반칙이 들통나 퇴장을 당한 끝에 간신히 1:0으로 이기고 올라왔다.[26] 이어진 8강에서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데니스 베르캄프가 건재한 네덜란드를 펠레 스코어 끝에 3:2 승리. 4강전에서는 조 예선에서 비겼던 스웨덴을 다시 만나 1:0으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왔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전. 상대는 판타지스타 로베르토 바조가 하드캐리하며 간신히 결승전에 올라온 이탈리아. 치열한 접전 끝에 0:0으로 비기고 로베르토 바조의 승부차기 실축 끝에 간신히 이기고 1970 FIFA 월드컵 멕시코 이후 장장 24년만에 우승을 차지한다.

하지만 브라질은 결과적으로는 해피 엔딩이 되지 못했는데, 조별리그부터 우승까지 경기 내용이 너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브라질인들은 단순한 월드컵 우승을 원하지 않고 성적은 물론 내용까지 모두 만족스러워야 만점을 주는데, 이 대회는 성적은 좋았지만 내용은 별로 좋지 못해서 브라질인들은 "이건 우리가 원했던 우승이 아니야!"라면서 불만족스러워했고, 결국 감독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는 우승을 맛보고도 감독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5.2. 아르헨티나

1990 FIFA 월드컵 이탈리아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아르헨티나는 이후 디에고 마라도나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과도기를 거쳤으나, 1991년과 1993년 코파 아메리카를 연속으로 우승하면서 어느 정도 저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작 월드컵 예선에서는 콜롬비아에게 0-5로 대패당하는 등, 우승후보에서 순식간에 웃음후보로 전락하면서 대륙간 플레이오프로까지 떨어지고, 결국 아르헨티나 축구 협회는 마라도나에게 S.O.S를 요청하면서, 대륙간 플레이오프 상대인 호주전을 앞두고 마라도나가 복귀, 호주를 꺾고 간신히 24개국 본선에 진출한다. 일단 1986년의 삼각편대의 호르헤 발다노도 없고 호르헤 부루차가도 없으며 또한, 디에고 시메오네, 페르난도 레돈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는 이 당시 기준으로 보면 탑클래스 선수라고 불리기엔 뭔가 부족했다.

그래도 1차전인 그리스전에선 마라도나의 신들린 어시스트로 거의 발만 갖다 대면 다 골이 될 정도로 마라도나의 밀대기가 신의 경지였고 그 혜택을 본 바티의 해트트릭으로 4-0 대승을 거두었고, 2차전인 나이지리아전 역시 2-1 신승으로 16강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마라도나가 나이지리아전이 끝난 직후 도핑에 걸렸고, 그걸로 엔트리에서 퇴출당하고 말았다. 마라도나가 없어진 아르헨티나는 순식간에 빈 껍데기뿐인 듣보잡 팀으로 전락해서 불가리아에게 0-2로 패해 24강 조 3위간의 경쟁을 해야만 했고, 그 경쟁 끝에 16강에 겨우 올라갔다. 거기서도 루마니아한테 2-3으로 털리고 8강 진출이 좌절되었다.[27]

이후 아르헨티나가 다시 강팀으로 급부상한 것은 에르난 크레스포 후안 로만 리켈메 디에고 시메오네, 페르난도 레돈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보다 훨씬 우수한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데뷔하면서부터였다.

5.3. 콜롬비아

사실 콜롬비아는 이 대회의 우승후보로까지 꼽힌 무시무시한 팀이었다[28]. 남미 예선 A조에서 6전 4승 2무 무패, 13득점 2실점이라는 무서운 성적을 보여주며 여유롭게 본선에 진출했다. 미국 월드컵의 남미 예선은 지금처럼 풀리그가 아닌 조를 2개로 나눠 각 조 1위가 직행[29]하는 구조였고, 브라질이 B조에 속해 있긴 했지만, A조도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가 속한 만만찮은 조였다.
그리고 콜롬비아는 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2번 다 이겼다. 홈에서 2:1 승리, 그리고 원정에서 5:0 승리를 기록했는데, 당시 최강팀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이런 압승을 거둔 강팀이었던 것. 즉, 브라질을 피했다고 저평가할 팀이 아니다. 오히려 당시엔 브라질이 콜롬비아를 피해 다행이라는 소리까지 있었다.
더군다나 조편성까지 최상이었다. 톱시드에 개최국 미국이 배정된 A조에 편성되면서 사실상 톱시드 혜택을 받았다.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이 스위스와 루마니아, 미국이라는 한 수 아래 팀들이었다. 그나마 루마니아가 좀 강팀이긴 하지만, 콜롬비아에 비하면 약간 아래였고, 스위스는 아예 한 수 아래고, 미국은 개최국 첫 1라운드 광탈이 유력한 네 팀 중 전력이 가장 허접한 팀이었다. 게다가 펠레는 이런 콜롬비아를 보며 "콜롬비아가 우승 후보 1순위이며 독일의 2연패 가능성도 매우 높다. 브라질은 자격이 없다."라고까지 했을 정도다. 그러나 펠레의 저 말 한마디가 어마어마한 독이 된 것일까? 이후에 일어날 일들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첫 경기에서 게오르게 하지가 이끄는 루마니아에 1:3 완패를 당한 것이다. 뭐라 변명할 수 없는 완벽한 완패였다. 하지만 루마니아도 충분히 강하기에 여기까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한 이변이었다. 남은 미국과 스위스는 명백히 한 수 아래였고, 2경기를 모두 이기면 16강은 별 문제 없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 대회 최대의 비극의 시발점인 미국전. 전반 34분,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자책골을 넣었다. 뒤이어 추가골까지 허용하면서 콜롬비아는 패닉 상태. 경기 종료 직전에 간신히 1골을 만회했으나 경기는 1:2 패배로 끝났고, 콜롬비아는 개최국 돌풍의 최대 희생양이 되었다. 모두가 예상못한 초유의 사태였다.
졸지에 2패를 떠안게 된 콜롬비아는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불가능했다. 이제 남은 건 무조건 스위스를 이기고, 미국이 루마니아를 이겨주길 기도해야 하는 것뿐이었다. 콜롬비아는 2패 3득점 5실점, 루마니아는 1승 1패 4득점 5실점. 이 시나리오대로만 흐르면 콜롬비아는 골득실에서 루마니아에 앞서 조 3위를 차지, 타팀 3위와의 경합에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콜롬비아는 스위스를 2:0으로 격파하며 마지막 불길을 살렸으나 루마니아는 전반 17분만에 선취골을 넣었다. 콜롬비아 선수단이 간절히 원했으나 미국은 동점골조차 넣지 못하고 패배. 루마니아 2승 1패, 스위스와 미국이 1승 1무 1패가 되며 콜롬비아는 1승 2패, 조 최하위로 내려앉으며 광탈했다. 설령 미국이 루마니아를 잡아 콜롬비아가 조 3위가 되었더라도 16강 진출은 불가능했다. 콜롬비아가 각 조 3위 6개팀 중 4위를 놓고 경합할 팀은 러시아인데, 러시아가 마지막 경기를 6:1로 이겨서 7득점 6실점, 골득실 +1인 상황.
콜롬비아 국내 여론은 대폭발했고, 선수단은 귀국을 두려워하며 모두들 산산히 흩어졌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모든 죄를 뒤집어쓰며 귀국한 선수가 바로 미국전 자책골의 주인공 안드레스 에스코바르. 그가 자책골만 넣지 않았어도 콜롬비아는 16강에 진출했을 것이다. 그런 여론이 국내에 팽배한 상황에서 결국 그는 귀국 직후인 7월 2일, 총살당했다. 에스코바르가 새벽 3시 경에 술집에서 친구들과 떨어져서 잠시 혼자 있는 사이에 3인조가 다가와서 그에게 시비를 걸다 그 중 두 명이 총을 꺼내서 각각 12발씩 쏜 후 도요타 트럭을 타고 현장을 떠난 것. 그들은 총을 쏘면서 "자살골 참 고맙구나(Gracias por el auto gol)!"라고 외쳤다고 한다. 정황으로 보아 기회를 노리다 저지른 계획적인 살인일 가능성이 높으며, 콜롬비아 승리에 막대한 돈을 걸었다가 몽땅 날린 마피아 조직이 배후에 있었다는 카더라도 있다. 이 범죄와 관련해서 한 명이 체포되기는 했지만, 저 3인조는 지금까지도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다[30].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콜롬비아의 월드컵 도전은 이렇게 피로 얼룩진 비극으로 끝났다. 그리고 그 저주 때문일까? 콜롬비아는 이후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더니 이후에는 아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다가 20년만에 2014년 월드컵 본선 진출했고, 특급 신성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대활약 속에 8강 진출이란 콜롬비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리면서 미국 월드컵에서의 비극을 마침내 털어내었고, 현재의 콜롬비아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남미 최강 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5.4. 볼리비아

볼리비아는 남미예선 홈 고지대에서[31] 브라질을 2:0으로, 우루과이를 3:1로 격파하며,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남미예선 3위로 통과하여 94월드컵 24강 본선에 진출하였고, 피파랭킹1위 & 디펜딩챔피언 독일과 개막전에서 0:1로 선전하고, 2차전은 대한민국이 있으니까 대한민국을 1승 상대라고 할만 했으리라 생각한 볼리비아였다[32]. 그런데 득점없이 비기면서 첫 승리를 날렸다. 그것도 한국에 시종일관 밀린 졸전이었다. 그래도 대한민국을 상대로도 0:0으로 방어하며 64년만에 첫 승점을 따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페인을 상대로 1대 3으로 졌지만 첫 득점까지 기록하며 본전은 뽑고 월드컵 21위로 남미예선을 통과한 첫 월드컵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후로 본선에 올라오지 못하는 것이 흠.[33]

6. 유럽 축구 연맹

6.1. 노르웨이

19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56년만에 본선에 진출한 노르웨이. 그러나 이탈리아, 아일랜드, 멕시코와 함께 E조로 편성되면서 험난한 16강행이 예고되었고, 결국 예상대로 E조 판세는 사상 최악의 물고 물리는 각축전으로 전개되었다. 이들 네 팀 모두 1승 1무 1패를 주고 받으며 승점 4점을 획득한 데다 골 득실까지 같아서 결국 다득점 우선으로 조별리그 순위를 결정짓게 되었는데, 그 결과 3경기 통틀어 1골밖에 못 넣은 노르웨이는 조 최하위로 월드컵 17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한다. 특히 조 1위를 차지한 멕시코를 이긴 게 바로 노르웨이였으니, 노르웨이 입장에서는 참으로 미치도록 억울한 심정이었을 듯.

6.2. 불가리아



동유럽의 변방 불가리아는 이전부터 꾸준히 월드컵 본선에는 진출했으나 단 1승도 거둔 적이 없었다. 승리에 가장 가까웠던 건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1차전 디펜딩챔피언 이탈리아와 무승부로 승점 1점을 기록하고 2차전 한국과의 경기였으나, 김종부에게 동점을 허용해 무승부로 승점 1점을 넘겼다.[34].
1994 월드컵 개막 전까지, 불가리아는 월드컵 본선에 5회 나서 첫 월드컵 62월드컵 잉글랜드에 무승부 승점 1점 획득을 시작으로 6무 10패[35]에 2라운드 1회 진출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지역예선에서 프랑스, 오스트리아를 제치고 올라오며 이번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본선 조별리그 상대는 나이지리아, 그리스, 아르헨티나[36].

1차전에서 불가리아는 나이지리아에 0:3으로 털렸지만[37], 2차전부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스토이치코프를 앞세운 불가리아는 그리스를 상대로 4:0으로 압승하며 자국의 월드컵 첫 승리와 함께 나이지리아전 패배를 만회했고, 3차전에서는 아르헨티나를 2:0으로 완파하는 대 이변을 일으키며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16강전에서는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격파하였고, 8강에선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만났다. 그리고 불가리아는 피파랭킹 1위 & 디팬딩챔피언 독일에 2:1 역전승을 거두었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나라가 아르헨티나, 멕시코, 독일을 연파하며 파죽지세로 4강에 나선 것이다.
비록 4강에서 이탈리아의 벽을 넘지 못하였고, 이어 3위 결정전에서도 스웨덴에 완패했지만, 불가리아에게 4위는 정말 대단한 성과였다.
직전 대회까지 한 번도 1승을 하지 못한 점이나, 강호들을 연거푸 격파하고 4강까지 치고 올라간 점, 그리고 3위 결정전에서 패한 것까지 8년 뒤의 한국과 매우 흡사한데, 따지고 보면 한국이 1994년의 불가리아와 닮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38]. 게다가 16년 뒤에는 이 대회에서 불가리아가 만났던 나이지리아, 그리스, 아르헨티나를 대한민국이 그대로 상대하게 되었으며,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까지 그대로 일치한다.

하지만 이때의 영광이 독이라도 되었는지 차기 월드컵에서는 1무 2패로 심한 부진함을 보이며 광탈했고[39], 21세기 이후로는 아예 월드컵 구경은 하지도 못하고 있다.[40]

6.3. 독일

90년 월드컵 우승과 92년 유로 준우승. 다들 대회를 앞두고는 독일을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웠다.

선수단의 나이가 많았다는 것이 큰 발목을 잡았다. 당시 로타어 마테우스 33살, 위르겐 클린스만 30살, 루디 푈러 34살 등 정말 노장들만 수두루 빽빽인 팀이었다. 막내인 올리버 칸조차 25살이었으니, 나이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그나마 젊었던 슈테판 에펜베르크는 한국전에서 손가락 욕을 해서 바로 그 자리에서 교체당함은 물론 국대에서 영구 퇴출까지 당해 짐을 싸는 신세가 되었다. 그 때문에 매 경기마다 기술적으로는 상대를 압도해도 체력적으로 열세에 시달려야 했다.[41] 대표적인 경기가 다름 아닌 대한민국전으로, 이 경기에서도 전반전에만 3:0으로 상대를 압도하다가 후반에는 되려 한국에 반코트게임으로 가패를 당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매 경기마다 독일의 패턴은 다음과 같았다.
  • 전반전: 폭풍같이 몰아붙여 승기를 잡는다.
  • 후반전: 전반전에 힘을 빼고 지친 상태에서 상대를 틀어막는다.

조별리그에서 통과를 한 이후에도 이 패턴은 계속 이어져서, 16강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초반에 잠깐 실수를 한 것을 제외하고 무려 세 골을 몰아넣으며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전에 또 그 놈의 체력이 발목이 되어 추가득점은커녕 되레 한 골을 먹어버리고 경기를 마친다.

그 이후 전력에 완전히 한계가 와버린 독일 팀이었지만 그래도 8강 상대가 멕시코를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올라온 불가리아였기에 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르고 경기에 임했다. 후반전 초반에 페널티킥 선취골을 넣자 이제 준결승도 역시 무난히 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필이면 그 당시 불가리아의 전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결국 후반전 중반에 접어들자 수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며 있는대로 농락당한 끝에 결국 동점골과 역전골을 순식간에 얻어맞은 후 귀국행 짐을 싸게 되었다.

독일 입장에서는 아무리 스타 플레이어들이라 하더라도 나이에는 장사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월드컵이었다.[42] 그리고 다음 월드컵에서도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43] 마테우스와 클린스만은 다음 월드컵에서도 여전히 출장했다. 그리고 같은 8강전에서 같은 동유럽 팀인 크로아티아에 0:3 대패를 당하며 무릎을 다시 꿇고 말았다.

다만 독일 팀은 이 때의 경험이 약이 되었는지 2000년대 들어서 월드컵에서는 무조건 4강 이상의 성적은 기록했고 UEFA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도 준우승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에 들어섰고 마침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물론 그 뒤에 동아시아 두 팀에게 패배하면서 독일 축구 역사상 초유의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그것도 2대회 연속으로의 굴욕을 만들었다는 건 비밀

6.4. 이탈리아

월드컵 죽음의 조에 속해 출발부터 삐걱거렸던[44] 이탈리아. 하지만 로베르토 바조의 영웅기질은 이 대회부터 드러났다. 16강 나이지리아 전에서 종료 직전까지 0:1로 뒤지고 있던[45] 이탈리아는 44분경 바조의 기적같은 골로 1:1로 균형을 맞춰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연장 후반 9분에 페널티킥으로 또 역전골을 넣어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간다. 이어진 스페인과의 8강전 역시 바조가 역전골을 넣어 2:1로 승리,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가 이끄는 불가리아와의 4강전은 전반에 바조가 2골을 넣어 2:1로 승리를 했다. 브라질과의 결승전은 양 팀이 골을 넣지 못해서[46] 0:0으로 비기며 승부차기까지 갔다. 첫번째 키커이자 이탈리아의 주장인 프랑코 바레시가 실축하면서 브라질과 이탈리아는 모두 하나씩 날려먹었다. 하지만 3:2로 뒤진, 5번째 상황 키커는 바조, 허나 그의 킥은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결국 브라질의 승리이자 우승[47][48]. 바조는 한 순간에 영웅에서 역적이 되어버린 순간이었다[49]. 트라우마가 남았는지 "선수 생활에 미련도 후회도 없다. 다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때 페널티 킥은 다시 차고 싶다. 나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이탈리아는 이후 1998 프랑스 월드컵 8강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에게 승부차기로 한번 더 패배했으며,[50] 처음으로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둔 대회는 UEFA 유로 2000 이었다[51]. 그리고 2006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만나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결국 승리해 우승을 차지하면서 8년 전의 그 승부차기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6.5. 스웨덴

다시 돌아온 바이킹 군단이었다. 지역예선에서는 불가리아, 프랑스와 한 조였는데, 불가리아가 프랑스를 홈과 원정에서 모두 이겨준 덕분에 여유있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소련 해체 후 처음으로 출전한 러시아를 만나는 힘든 조에 걸렸지만 무려 20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 최약체로 꼽히던 카메룬과 무승부를 거둔 것이다[52].

물론 카메룬을 이겼어도 브라질에 밀려서 2위가 될 확률이 높았겠지만, 결국 스웨덴이 4강까지 오르고 마지막에 불가리아를 4대 0으로 대파하며 대회 3위로 최다 득점팀이 되었던 탓에 카메룬전 무승부는 어쩔 수 없는 옥의 티로 남게 되었다.

6.6. 러시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운이 없었던 조편성이였다. 일단 이 대회 4강 팀들인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스웨덴 축구 국가대표팀과 한 조가 된 것이 화근이었다.

그나마 카메룬이 만만해 보이지만, 로저 밀러를 앞세워 전 대회 8강에 갔을 만큼 만만한 팀이 결코 아니였고, 게다가 서아프리카의 강호 중 하나다. 하지만 러시아도 소련으로 출전했던 지난 대회에서 돌풍의 주역 카메룬을 4:0으로 대파한 적이 있던지라 결국 카메룬을 6:1로 떡실신시키켰으나 3위 간 경쟁에서 밀리며 월드컵 18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 이후로 러시아는 자국에서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조별리그를 단 한 번도 통과하지 못했다.

자국의 월드컵에서는 드디어 8강까지 가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그 월드컵 종료 이후에는 여러 문제가 잇달아 터진 끝에 결국 러시아가 아예 축구하는 것 자체를 볼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했다.

6.7. 아일랜드

사실 아일랜드는 죽음의 조에 속해[53] 16강에 갈 확률은 낮아보였다.

그리고 첫 경기. 이탈리아전이었다. 당연히 이탈리아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뜻밖에도 아일랜드가 1:0으로 이겼다! 그 덕분에 이탈리아와 골득실, 득점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승자승 원칙 덕분에 조 2위로 올라갔다. 물론 16강에서는 네덜란드에게 2:0으로 져서 16위로 탈락했지만, 훗날 월드컵 11대 이변에 선정될 정도의 이변을 일으킨 아일랜드로써는 나쁘지 않을 결과일 것이다.

이후 2002년 대회도 16강에 진출하면서 16강 불패 신화임을 8년 뒤에도 만천하에 알렸지만[54], 그때의 영광을 끝으로 2006년 이후로는 월드컵에 도통 못 나오고 있다.

6.8. 그리스

그리스는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었다. 그러나 조 편성이 좋지 못했다. 대회 4강팀 불가리아,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인 나이지리아와 말할 것도 없는 최강자 아르헨티나까지... 예상대로 첫 경기부터 4:0으로 털리더니 결국 3전 전패에 0득점 10실점으로 전체 꼴찌로 광탈했다.

이후로는 월드컵 본선에 도통 진출을 못 하다가 2010년 대회를 통해 16년 만에 본선에 진출해서 나이지리아에게 복수도 하는 등 놀라운 모습은 보였지만, 16강 진출은 실패했다.[55] 이후 2014년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였다.

6.9. 루마니아

조별리그에서의 루마니아는 게오르게 하지를 앞세워 조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2승 1패의 성적으로 토너먼트에 올라간 것이었고 그 1패가 하필이면 스위스한테 1대 4로 대패한 경기였다. 이 1패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콜롬비아를 이긴 것은 그냥 우연이며, 16강 상대가 아르헨티나였던 탓에 루마니아의 월드컵은 여기까지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아르헨티나를 이겼다! 비록 마라도나가 빠진 아르헨티나라지만, 그래도 8강 이상은 기본으로 갈 것 같았던 아르헨티나를 조기 탈락하게 한 것은 엄청난 성과였다. 이런 루마니아를 조별리그에서 박살냈던 스위스까지 재평가를 받은 것은 덤. 비록 8강에서 스웨덴을 만나 석패했지만, 그래도 루마니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 성적이었기에 박수를 받을 만한 성적이였다.

6.10.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첫 출전팀 사우디아라비아, 약체에 속하는 모로코와 같은 조가 되어 손쉽게 16강에 갈 확률이 높아 보였다. 다만, 옆 동네 벨기에도 같은 조였던 데다가 하필이면 져 버리는 바람에 자존심을 구겼다. 그래도 사우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덕분에 조 1위로 올라가서 체면치레는 했다.

16강에서는 이탈리아를 격파한 아일랜드를 만나 2대 0으로 완승했고, 8강에서 절정을 달리던 브라질과 싸워 장렬히 전사했다. 브라질을 꺾었으면 준결승에서 스웨덴과 붙어 무난히 격파하고 이탈리아와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었겠지만,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8강이면 네덜란드의 팀 전력에 맞는 성과를 낸 것이며, 그 후 네덜란드는 바로 다음 대회인 프랑스 대회만 빼면 브라질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프랑스 대회에서 만나고 12년 뒤에 8강에서 재회해서는 2:1로 이겨 설욕에 성공했고,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는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상태였던 브라질과 3위 결정전에서 또 만나 아예 3:0으로 뭉개버렸다.

6.11. 벨기에

1986년 대회에서 4강까지 올라간 이후로 경기력이 다소 주춤했다는 평판을 듣던 벨기에였지만, 그래도 1994년 대회에서도 무난히 톱 시드를 따 내며 라이벌인 네덜란드와 같은 조에 들어갔다. 그리고 모로코를 첫 경기에서 1대 0으로 잡은 후, 라이벌 네덜란드까지 같은 점수로 잡아내며 일찌감치 2승을 챙겼다. 그런데 마지막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알오와이란 선수에게 단독 돌파 골을 허용하는 굴욕을 당하며 0대 1로 패했고, 역대 최초로 아시아 팀에 패배한 톱 시드 팀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고 말았다. 더구나 이전 경기에서 두 골밖에 넣지 못한 죄로 다득점에서 밀려 조 3위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다행스럽게 각 조 3위 간 경쟁을 통해 무난히 16강에는 진출했고, 벨기에는 심기일전하여 독일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으나, 펠레 스코어로 패배하면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래도 네덜란드를 이겼으며, 골키퍼 미셸 프뢰돔이 이 대회 야신상을 받으며 FIFA 월드컵 최초의 야신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나름대로의 성과였다.

6.12. 스페인

스페인은 80년대까지만 해도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등 다른 유럽강호보다 다소 떨어지는 성적을 내며 샴페인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그러나 1990년 대회 조별리그에서 벨기에를 완파하고[56] 조 1위로 16강을 갔을 만큼 강팀으로 인정받았고, 이번 대회에서도 잠시 삐끗해서 한국에 비기긴 했지만 그래도 독일에 지지 않고 볼리비아를 완파하며 썩어도 준치라는 건 바로 이런 거라는 걸 입증한 채 16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16강에서 만난 스위스를 3대0으로 가볍게 완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갈수록 물이 오르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8강 상대는 로베르토 바조가 이끄는 이탈리아였고, 안 그래도 이탈리아에 열세를 보이던 스페인 팀은 1대2로 석패하며 4강 진출에 또 실패했다. 스페인은 2010년 대회가 되어서야 첫 우승을 했고, UEFA 유로 2012 결승전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탈리아를 4대 0으로 대파하며 이 때의 굴욕을 만회할 수 있었다.

6.13. 스위스

이 대회에서 스위스는 참 신기한 행보를 보였다. 개막전에서는 역대 개최국 중 최약체가 평가되던 미국을 상대로 1대1로 비겼는데, 막상 다크호스 콜롬비아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던 루마니아를 4대 1로 대파해버림으로서 조별리그를 혼돈속으로 몰아넣었다. 그 결과 마지막 경기에서는 콜롬비아의 1승 제물이 될 정도로 여유있게 플레이하고서도 조 2위를 사수했다.

그렇게 40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통과한 스위스 팀에 대한 기대치는 더더욱 높아졌다. 조별리그에서 자신들이 대파한 루마니아 팀이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 팀을 펠레 스코어로 누르는 이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비록 최고참 마라도나가 빠진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아르헨티나 팀의 네임밸류를 생각할 때 도저히 이변이라는 말 말고는 표현할 길이 없었고, 이런 루마니아 팀을 꺾은 스위스 팀이니 당연히 토너먼트에서도 뭔가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16강 상대는 스페인이었고, 스페인을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그 컸던 기대치를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그 후에는 지역예선조차 뚫지 못하다가 2006년이 되어서야 본선에 복귀했다. 그리고 2006년 대회에서 무실점 탈락을 하는 극강의 수비력을 보이며 유럽의 중상위급 강호의 대열에 들었고, 2010년 대회에서는 자신들을 물먹였던 스페인을 첫 경기에서 잡아내는 모습을 보이며[57] 매 대회마다 강한 임팩트를 남기기 시작했다. 2014년 대회에서는 토너먼트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연장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넣을 뻔한다든지, 2018년 대회에서는 페널티킥이 골키퍼의 뒤통수를 맞고 들어가는 기행으로 코스타리카 팀에게 승점 1점을 내준다든지...

7. 기타 - 24개국 본선에 진출 실패한 팀들

7.1. 일본

J리그의 출범으로 최상의 축구 인프라를 조성한 이후 국가대표의 전력을 끌어올려 마침내 숙적인 한국을 잡아내는 등 선전했지만 하필 이라크전에서 겪은 그놈의 도하의 비극 때문에 하필이면 다 잡은 미국행 티켓을 한국에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바로 다음 대회에서도 한국에 도쿄 참사를 당하며 탈락할 뻔하다가 극적으로 살아나 아시아 플레이오프로 가고, 거기서 만난 이란을 상대로 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는 조호르바루의 환희를 통하여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하의 비극이 일어난지 29년 후,[58] 일본은 그 도하에서 독일 스페인 차례로 꺾고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비극의 땅을 축복의 땅으로 완전히 바꾸는데 성공했다.

7.2. 프랑스

프랑스 축구의 저주받은 세대임을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도 입증하였다. 특히 승점자판기로 평가 받던 불가리아와 이스라엘과의 홈 경기에서 모두 패해서, 불가리아와 스웨덴에 본선 진출권을 양보하고 말았다.[59]

이런 우려 때문에 다음 98 월드컵[60]의 개최국임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든 대내적으로든 상당히 낮은 기대치를 받아야했다. 그래도 막상 경기가 열리자 승승장구했고 사상 첫 우승을 기록하면서 전성기를 시작하는 데 성공했다.

7.3. 세르비아(구 유고슬라비아)

이미 UEFA 유로 1992[61]에 진출하고도 자국에서 벌어진 내전 때문에 출전 금지를 당했는데, 이번 대회는 역시 내전 때문에 아예 예선도 못 치르고 실격당했다. 이 내전은 유고의 입장에서는 진짜 손해였는데, 유고가 여러 나라들로 갈라지는 과정에서 자국의 유망주들의 국적까지 갈리며 완전히 팀이 흩어지고 만 것이다.

내전만 발생하지 않았으면 이 선수들이 한데 모여 드림팀이 꾸려지고도 남았을 터인데, 유고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쉽게 되었다. 그래도 이러한 악재를 딛고 프랑스 대회는 조별리그를 통과하며[62]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세르비아로 출전한 21세기 이후로는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에 번번이 실패하거나 설사 진출하고도 조별리그 통과를 항상 실패하는 등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유고에서 분리된 국가 중 하나인 크로아티아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며 종전 유고의 기록을 갈아치웠고, 그 다음 월드컵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3위를 차지함으로써 세르비아로서는 이 소식들이 더 씁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7.4. 잉글랜드

영국 4개의 지방 모두 한 팀도 이번 대회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1950년 영국이 월드컵 참여를 선언한 이래로 유일하게 영국의 네 팀 모두 전멸한 대회로 남게 되었다.

특히 잉글랜드는 예선에서 노르웨이, 네덜란드와 한 조가 됐는데, 이 두 팀을 홈에서는 무승부, 원정에서는 패하는 바람에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 참고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1990 월드컵 예선에서는 9승 2무에 단 1실점만 기록하며, 아시아 예선 우승 통과하여 완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본선에서의 선전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작 월드컵 본선에서는 졸전을 거듭했을 뿐더러, 이번 월드컵은 그 지역예선조차도 고전했으니 이런 전망이 당연했다. [2] 한국에서도 2012년까지 그런 폭염이 없었다는 걸 생각해보자. 다만, 북미 유럽의 1994년 여름은 평년보다 좀 덥기는 했어도 대한민국, 중국, 일본처럼 2018년 현재까지도 폭염 기록 하면 안 끼는 곳이 없을 정도의 폭염 역사의 아이콘이 된 어마무시한 수준까진 아니었다. 자세한 건 폭염 문서 참고. [3] 얼핏 보면 어차피 같은 여름인데 뭐가 다르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습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습기가 없는 여름을 다른 상황으로 바꿔보자면, 한겨울 방안에 난로를 세게 틀어놓고 있는 상황인데 이 경우 땀이 나긴 해도 상당히 건조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상으로 땀이 나진 않는다. 하지만 습기가 있는 한국의 여름을 생각해보자. [4] 더구나 경기가 벌어지는 현장은 가장 폭염이 심했던 텍사스 댈러스 커튼 볼 스타디움이었으니... [5] 참고로 한국은 스페인전도 여기서 치렀고, 볼리비아전만 유일하게 보스턴 근처 폭스보로에서 치렀다. 독일은 한국전을 제외한 2경기를 모두 시카고의 솔저 필드에서 치렀다. [6] 사실 2002년 이전까지만 해도 보통 '4강 신화'라고 하면 이 성과를 지칭했으나, 이후 2002년의 엄청난 업적에 밀렸다. [7] 그러나 볼리비아 역시 만만한 팀은 아니었던 것이, 아무리 홈깡패라고는 하지만 지역예선에서 브라질에 2:0 승, 우루과이에 3:1 승리하며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남미예선 3위로 94월드컵 24강 본선에 올라온 팀이었다. 도하의 기적으로 겨우 24강 본선에 진출했던 한국이라 외신에서는 볼리비아가 한국을 이기는 것을 당연시하는 설레발 분위기였고, 그 점수 차이가 몇 점일 것인가에 더 관심을 보였다. [8] 실현되었다면 이 대회 준우승팀 이탈리아는 오히려 24강 조별리그에서 광탈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한국이 조금만 더 선전했으면 대회의 판도가 뿌리채 뒤바뀔 수 있었던 것. [9] 조 3위 중 아르헨티나 등은 2승 1패를 달성하고 승점을 많이 챙겨서 조 3위로도 16강에 진출했다. [10] 86 월드컵에서도 20위를 기록. [11] 8~90년대의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진출 1위팀은 아시아 플레이오프 진출팀과 경기를 했을 정도였고, 프랑스, 잉글랜드, 92유로 우승팀 덴마크는 모두 지역예선에서 탈락하여 94월드컵 24강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2] 실제로 심리학에서 붉은 유니폼이 다른 색상의 유니폼보다 불리한 판정을 받는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역대 FIFA 월드컵 우승국의 유니폼 색상만 보고도 확인할 수 있는데, 실제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의 고유 유니폼 색상은 빨간색이나, 결승전에서는 남색의 원정 유니폼을 입었었다. 빨간 유니폼을 입고 우승한 국가는 잉글랜드가 전부다. [13] 덤으로, 국제 축구 연맹의 유니폼 규정에 따르면 홈과 원정 유니폼은 색 외에도 명도까지 큰 차이가 있어야 한다라고 명시하기 때문에 홈 유니폼을 흰색으로 변경하는 등 대격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원정 유니폼을 빨간색과 명도 차이가 거의 없는 파란색으로 환원시킬 일은 없다. 게다가 대표적인 숙적인 일본이 홈 유니폼을 파란색으로 채택한 것도 당연히 한몫했다. 다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32강 조별리그 3차전인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흰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로 구성된 원정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기는 했다. 경기 결과는 2:2 무승부 승점 1점을 기록하고, 나이지리아를 탈락시키며, 원정 첫 2라운드 16강 진출. [14] 하석주가 멕시코전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15] 21세기에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카메룬이 이 당시 모로코 팀의 데자뷰라고 할 만한 행보를 보였다. [16] 두 팀은 신기하게도 24강 조별리그에서 상당히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둘 다 첫 본선무대였고, 조별리그에서 2승 1패를 거뒀으며, 같은 조의 다른 두 팀과 셋이서 2승 1패로 물리는 결과를 냈다. 그리고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유럽 팀을 만나 패배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나이지리아는 그대로 다음 대회에서도 스페인을 꺾는 등 똑같이 2승 1패를 거두며 16강에 한번 더 진출하여 16강 12위를 기록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음 대회부터 무승으로 28등으로 탈락하는 등 상당히 아쉬운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 [17] 프랑스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아닌 파라과이와 만났으며, 이 때도 나이지리아는 파라과이에 패했다. 결국 2018년 대회가 종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나이지리아는 남미를 상대로 6전 전패를 기록한 상태이다. [18] 노장 로저 밀러를 앞세운 가운데 본선에 첫 진출한 카메룬은 24강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와 루마니아를 꺾어서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리고 16강에서는 콜롬비아마저 꺾으며 아프리카 역사상 최초로 토너먼트 경기에서 승리하며 8강 7위 기록까지 세웠다. 이러한 카메룬의 전적은 이번 대회에서 불가리아가 철저하게 재현했으며 또 그로부터 8년 뒤에는 세네갈 프랑스 스웨덴을 꺾으며 역시 철저하게 재현했다. [19] 2002년엔 1승이라도 거뒀고, 2010년은 3전 전패이지만 그래도 마지막 네덜란드전에서 1점차 석패로 잘 싸우기라도 했다. [20] 특히 32강 조별리그 2차전인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전반 중반에 한 선수 상대팀 선수를 때려 즉각 퇴장을 당하고 후반 막판에는 선수가 아예 서로 싸우기까지 하는 등 총체적 난국임을 제대로 보였다. [21] 2022년 대회에서는 같은 최종 승점을 가진 폴란드에게 골득실에서 밀려 결국 44년만의 조별리그 탈락을 맛보게 되었다. [22] 그나마 2026년은 개최국으로서 대회를 치르는 지라 그쪽 징크스인 8강 진출의 징크스가 있긴 하나, 정작 이 대회부터는 48개국 출전으로 시작하여 2라운드가 32강이 되기 때문에 더 어려워졌다. [23] 실제로 지역예선에서 브라질 축구 역사상 볼리비아에게 첫 패배를 당했다. [24] 전 대회까지는 소련. [25] 로저 밀러가 아직도 건재했다. 그 당시 나이가 무려 42살. [26] 이 파울을 저지른 레오나르두는 4경기 출장 정지를 당해 결승전까지도 출전하지 못했다. [27] 대회 10위(16강)로 지난 90월드컵 준우승(2위)보다 8계단 하락한 성적으로 마감했다. [28] 당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파우스티노 아스프리야와 우람한 사자머리 카를로스 발데라마의 콤비가 내놓는 화력은 정말이지 무서웠다. [29] 직전 대회 예선에서 로베르토 로하스 스캔들로 칠레가 실격당해, A조는 4개 팀, B조는 5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각 조 1위와 B조 2위는 본선 직행, A조 2위는 북중미 3위 - 오세아니아 1위 플레이오프 승자와 최종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30] 이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미국 VS 콜롬비아의 개막전 경기에 에스코바르를 추모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31] 참고로 볼리비아 수도인 라 파즈가 해발 3500m 고지에 위치해있기에 이런 환경에 익숙치 않은 원정팀에게는 경기 전반적으로 체력에 부담이 된다. 90년대에는 볼리비아가 이런 환경적 이점으로 홈에서 만큼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 [32] 실제로 대부분의 언론은 볼리비아의 월드컵 첫 승을 예상했다. 한국 역시 볼리비아를 1승 제물로 생각했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그 혹독한 남미예선에서 브라질과 우루과이를 꺾고 올라온 볼리비아의 전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33] 참고로 2022년 기준으로도 이 월드컵에 진출한 24개국 중 중 볼리비아만 유일하게 이 대회 이후 월드컵에 가지 못하고 있다. [34] 그런데 16강은 가서 최종 15위로 마쳤다. 불가리아는 당시 2무 1패였는데, 다른 3위팀들 중 승점 3점 이상이 단 2팀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당시 1승의 승점이 2점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35] 역대 월드컵 최다 무승 기록은 불가리아가 가지고 있다. 1986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대한민국이 불가리아와 비김으로써 최다 무승 기록의 타이틀을 대한민국이 가져가는 것을 피한 셈. [36] 공교롭게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이 만난 조별리그 상대들과 똑같다. [37] 불가리아는 다음 대회인 98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나이지리아를 또 만나 0:1로 패했다. [38] 1994년 월드컵 8강전에서 레치코프가 독일에게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은 것과 2002년 월드컵 16강전에서 대한민국의 안정환 선수가 역시 헤딩으로 결승 골든골을 넣은 것도 어떻게 보면 닮아보인다. [39] 전통강호 스페인과 아프리카 정상급의 전력을 과시하던 나이지리아. 그리고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가 버티는 짠물 수비 팀인 파라과이까지. 스토이코비치가 국가대표에서 하차했는데 하필 맞닥뜨린 조가 죽음의 조였다. [40] 심지어 플레이오프 근처에도 다다르지 못했다. [41] 물론 경기장의 현지 기후가 매우 더운 것도 한 몫 했다. [42] 이후 이탈리아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 독일과 비슷하게 노장들로 팀을 꾸린 탓에 결국 무승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43] 독일 입장에서는 불운도 겹쳤는데, 당시 독일 수비의 핵이자 UEFA 유로 1996 우승의 주역이었던 마티아스 자머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낙마한 것이었다. 잠머의 대타로 기용된게 바로 마테우스. 중원의 핵이었어야 할 슈테판 에펜베르크 꼴뚜기질 사건 때문에 대표팀에 영구히 발을 못붙이기도 했다. [44] 지난 월드컵에서 승리를 거둔 아일랜드한테 첫 경기부터 패했다. [45] 잔프랑코 졸라 오심 논란이 있는 퇴장을 당했다. [46] 골만 못 넣었을 뿐 경기 자체는 굉장히 치열했다. 호마리우 베베투가 슈팅을 하면, 바조와 마사로를 비롯한 이탈리아 공격진 역시 되받아쳤다. [47] 하지만 바조만의 책임은 아닌 것이 바조보다 앞선 순번이었던 프랑코 바레시 다니엘레 마사로가 먼저 실축했는데, 마사로의 실축이 더 컸다. 그리고 바레시의 슛은 바조와 거의 똑같이 하늘로 날아갔다. [48] 만약 바조가 성공했더라도 브라질의 다음 키커 (무려 베베토!)가 넣으면 브라질의 승리였다. [49] 실제로 바조의 동상이 불태워지기도 했다. [50] 이 때 바조는 이 승부차기에서 성공하여 94년 때의 승부차기 실축을 설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베르티니와 디 비아조가 실축하는 바람에 이탈리아는 프랑스한테 승부차기에서 3-4로 패배했다. [51] 공교롭게도 바조가 은퇴한 이후로부터는 승부차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52] 이 대회의 카메룬은 대회 최다 실점 팀이었다. 스웨덴전만 반짝했고 러시아전에서는 그 올레크 살렌코에게 한 경기 최다 득점(5골) 타이틀을 넘겨주며 그야말로 완패했다. [53] 대회 준우승팀 이탈리아,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 다크호스 노르웨이와 같은 조였다. 게다가 제각기 특징이 있는 앞의 셋과 달리 이들은 이렇다 할 특징이 없었다. [54] 스페인과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지만, 승부차기는 공식적으로 무승부로 기록된다. [55] 이 때의 조 편성은 대한민국이 불가리아 대신 들어간 것을 제외하고는 똑같이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가 같은 조로 편성되었다. [56] 86년 대회에서 스페인은 팀원들이 집단으로 식중독 증세를 보여 결국 8강전에서 승부차기 패배를 당했는데 이 때 상대가 벨기에였다. 90년 대회에서 설욕을 한 셈. [57] 그러나 2010년 대회에서는 막상 자신들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스페인은 조별리그를 통과하여 우승까지 했기에 자신들의 행보가 묻힌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58] 참고로 도하의 비극이 일어난 해는 1993년이었다. [59] 2018년 예선에서도 프랑스, 스웨덴, 불가리아가 만났는데, 스웨덴을 빼고 운명이 갈렸다. 프랑스는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고, 스웨덴도 플레이오프에서 이탈리아를 밀어내며 본선에 진출했다. 불가리아는 극악의 죽음의 조에서 4위로 밀린 후 탈락했으나, 같은 조에 속해 있던 네덜란드를 홈에서 2대 0으로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키며 네덜란드를 3위로 끌어내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60] 첫 32개국 본선 진출 대회 [61] 마지막 8개국(8강) 본선 진출 유로대회 [62]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2점차 리드를 시전하며 대등하게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