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15 00:04:38

이집트-이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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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이란
1. 개요2. 역사적 관계
2.1. 고대2.2. 중세2.3. 근세2.4. 19세기2.5. 20세기2.6. 21세기
3. 관련 문서

1. 개요

이집트 이란의 관계에 대한 문서이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워낙 심한 앙숙인 탓에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이 두 나라도 사이가 상당히 안 좋으며, 고대부터 서로 얽히고 설켜져 있는 사이였다. 현대에서는 이집트와 이란은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기 전까진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슬람 혁명 이후에는 외교 관계가 단절되었고, 나아가 사이도 나빠졌다.

2. 역사적 관계

2.1. 고대

아케메네스 왕조 캄비세스 2세 이집트 제26왕조의 파라오를 격파하고 병합한 적이 있다. 이후 아케메네스의 샤한샤들은 이집트의 파라오를 겸임하게 되었다. 첫 번째 지배기를 이집트 제27왕조로, 두 번째 지배기를 이집트 제31왕조로 칭한다. 이에 반발한 이집트인들이 반란을 일으키고는 했지만 자주 진압당했다. 다만 기원전 404년 아미르타이오스가 일으킨 반란이 성공해서 이집트 제28왕조로 독립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61년 만인 기원전 343년에 재진압당했다. 그러나 2차 지배기는 11년 만인 기원전 332년 알렉산드로스 3세가 이집트를 정복하며 끝났다.

로마 제국 시대에는 홍해에서 예멘과 페르시아만을 거쳐 인도양을 잇는 해상 무역 루트가 번영을 누렸고, 이에 따라 이란 해안 지방과 이집트 사이의 교역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로마 제국은 4세기 초 기독교를 공인하고 이어서 4세기 말 기독교를 국교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로마 제국의 속주 각 지방에서 서로 다른 종파들 사이에 알력이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단성론과 네스토리우스파가 이단으로 정죄되었다. 이집트 속주의 경우 이른바 단성론이라 불리는 교파가 유행하였으며, 로마 제국과 이웃한 사산조 페르시아에서는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가 번성하게 되었다. 단성론과 네스토리우스파 사이의 관계는 키릴로스와 네스토리우스 사이의 관계에서 보듯 최악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오늘날 이집트와 이란 사이의 험악한 국민 감정의 기원은 고대 교부시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고도 볼 수 있겠다.

7세기 사산 왕조 동로마 제국에 맹공을 가해 이집트를 약 8년 간 지배한 적이 있었다. 이후 동로마 제국이 이집트를 탈환하지만, 몇십 년 뒤 두 나라 모두 이슬람교 세력에게 크게 격파당하게 된다.

2.2. 중세

아라비아 반도에서 발흥한 이슬람 제국이 사산조 페르시아를 멸망시키고 이후 동로마 제국의 동부 영토 상당수까지 병합하는 과정에서 이집트와 이란 모두 이슬람화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이집트는 이슬람 제국의 정복 이후 현지 콥트어 사용자들이 긴 시간에 걸쳐 아랍화된 것과 반대로 이란 고원 일대에서는 아랍어가 현지어를 대체하지는 못하였다. 이집트어군의 경우 아랍어와 같은 아프리카아시아어족 언어였던 반면, 페르시아어 인도유럽어족 언어로 아랍어와 차이점이 적지 않아, 아랍어가 현지어를 완전히 대체하는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던 것이다.

정통 칼리파 시대부터 우마이야 칼리프조, 압바스 칼리프조 시대 초창기까지 양 지역은 모두 한 국가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북아프리카에서 발흥한 파티마 왕조가 이집트 일대를 정복하고 압바스 칼리파에 반기를 들며 독자적으로 칼리파위를 주장하면서 이집트와 이란 지역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서로 분리되기 시작하였다.

압바스 칼리파조가 몽골 제국의 침략으로 멸망한 이후 오늘날의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지역에는 몽골 제국의 한 갈래인 일 칸국이 들어섰고, 이집트와 시리아 일대에는 십자군 국가와 대치하는 맘루크 왕조가 들어섰다. 이집트에 기반한 맘루크 왕조는 아인 잘루트 전투에서 몽골군을 저지한 이래 시리아를 사이에 두고 일 칸국과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다.

2.3. 근세

16세기 초반 아나톨리아 반도에 기반한 오스만 제국은 맘루크 왕조를 격파하고 이집트를 속국으로 만들었다. 다른 한편으로 오늘날 아제르바이잔 일대에서 남하한 시아파 수피교단 사파비야는 이란 고원 일대를 정복하고 사파비 제국의 기반을 다졌다. 사파비 제국은 시아파 근본주의 성향으로 자국 내 순니파들을 시아파로 강제개종시키는 사업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오늘날 이란 고원의 주민들은 대부분 시아파로 개종하게 되었다.[1] 이란은 시아파로 개종한 이후 주변 이슬람 순니파 지역들과 분리된 채로 고립되었고, 이러한 고립 상황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2.4. 19세기

오스만 제국에서 이집트로 파견한 메흐메드 알리가 이집트의 기득권 계층이던 맘루크들을 학살하고 이집트에 이른바 케디브 왕조라 하여 반독립적인 군벌 왕조를 세우고, 적극적인 근대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케디브 왕조 시절 근대화를 이룩한 이집트군은 북쪽으로 오스만 제국 군대를 격파하고 시리아 방향으로 확장을 추진하였으며, 다른 한편으로 남쪽으로는 수단 일대를 침공하여 오늘날의 남수단 일대까지 병합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19세기 당시 이란은 카자르 왕조의 지배를 받고 있었는데, 카자르 왕족들의 내치와 외교 관련 상식은 고대 유목 제국 지배자들 수준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었고, 카자르 왕조의 근대화는 외세의 침탈 속에서 다소 수동적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이집트와 이란의 지식인들은 모두 반튀르크 감정 그리고 반서구 감정을 공유하던 상황이었고 이란의 지식인들과 이집트의 지식인들 사이의 교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아프가니스탄 혹은 이란 출신으로 추정되는 자말룻딘 알 아프가니는 순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화해, 그리고 수피즘을 혁파하고 이슬람을 개혁해 서구 세력으로부터 이슬람을 지켜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를 설파하였는데, 이는 동시대 활동하던 이집트의 이슬람 모더니즘 사상가 무함마드 압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2.5. 20세기

이집트와 이란은 팔레비 왕조 시절에는 외교관계가 유지되었다. 이집트는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집권 시절에 이란과 외교관계를 유지했고 이란은 팔레비 왕조가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과 협력이 활발했고 이집트와도 외교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팔레비 왕조가 몰락하면서 양국관계는 바뀌었다. 이란측이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왕인 레자 팔레비가 이집트에 정착하게 된 것을 두고 양국간에 갈등이 있었다. 결국 이란측은 이집트와 단교를 선언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집트의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가 사이드 쿠틉은 강경 반시아주의 이데올로기를 주장하였던 바, 사이드 쿠틉의 이슬람주의 이데올로기가 오늘날 이슬람 세계에 상당한 영향을 남기면서, 오늘날 이슬람 순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상호간 감정이 더 악화되기도 했다. 이란에서도 사이드 쿠틉의 저서가 번역되기도 했는데, 물론 사이드 쿠틉을 보고배우라는 것은 아니고 순니파 이슬람 극단주의가 이렇게 위험하다는 식으로 비판하고 조롱하기 위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2.6. 21세기

양국은 현재에도 외교관계가 없다. 또한 이집트는 이란을 견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란도 이집트를 견제하고 있다 보니 양국간에는 갈등이 존재한다. 현재에도 양국은 갈등이 심한 편이다.

이렇게 상호간에 갈등이 존재하는 것과는 별개로 둘 다 이슬람 협력기구에 가입되어 있고, 문화, 종교 등에서 공통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양국은 이슬람교가 국교이지만, 이집트가 수니파에 속한 반면, 이란은 시아파에 속해 있어서 종파간 차이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집트가 명목상이나마 군부독재 형태의 세속주의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슬람 근본주의 신정정치를 실시하고 있어서 국가 정책상으로 차이점이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수종파 보호는 이란이 오히려 더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집트에서는 20세기 후반 이후 콥트교 신도들에 대한 박해와 테러가 일상화된 반면, 이란의 경우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조로아스터교, 만다야교 등등 소수종파가 그나마 잘 보호를 받고 있는 편이다. 이집트에서 잔시 무르시 정권하에서 콥트교 박해가 일어나다가 엘시시 정권이 들어선 이후, 엘시시 대통령이 콥트교 보호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2010년대에 이집트는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면서 무바라크 정권이 몰락하고 잠시 무르시 정권이 출범했다. 2012년 8월 18일에 무르시 전 대통령이 테헤란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 2013년 2월 5일에 아마드네자드 전 대통령이 이슬람 혁명 이후, 이집트를 방문했다. # 무르시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이란측은 이집트와의 관계개선에 나서기도 했고 당시 무르시 정권은 이슬람 근본주의 정책을 실시하면서 양국관계가 잠시 바뀔 움직임이 생겨났다. # 그러다가 무르시 정권이 군부 쿠데타에 의해 몰락했고 양국은 다시 갈등을 빚었다.

2017년 11월 8일에 엘시시 대통령은 이란과 이집트간의 갈등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 그러면서도 역내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밝혔다. #

2018년 5월 9일에 이집트 외교부는 이란은 핵합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

3. 관련 문서



[1] 이집트의 경우 중세 한동안 시아파 이스마일파 파티마 왕조의 지배를 받아왔으나, 파티마 왕조는 자국민들을 이스마일파로 강제개종시키는 사업까지는 진행하지 않았고, 살라흐 앗 딘이 파티마 왕조를 멸망시키고 이스마일파를 탄압한 이래 순니파 지역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