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6 18:18:00

힐데가르트 폰 빙엔

빙엔에서 넘어옴
서양 음악사의 주요 인물 · 기록물
{{{#!wiki style="margin:0 -10px -5px; min-height:calc(1.5em + 5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5px -1px -11px; word-break:keep-all; letter-spacing:-.2px"
고대 메소포타미아 음악 <colbgcolor=#fff,#1c1d1f>후르리인의 닌갈 찬가
그리스 음악 세이킬로스의 노래 · 델포이 찬가
중세 음악 노트르담 악파 레오냉 · 페로탱
아르스 노바 비트리 · 마쇼
기타 란디니 · 던스터블 · 빙엔
르네​상스 음악 부르고뉴 악파 뒤파이 · 뱅슈아
플랑드르 악파 오케겜 · 프레 · 이자크
이탈리아 팔레스트리나 · 라수스 · 카치니 · 가브리엘리
스페인 빅토리아
영국 탈리스 · 버드 · 다울런드
독일 루터 · 스벨링크 · 프레토리우스 · 하슬러
프랑스 샹보니에르 · 륄리 · 레벨 · 마레 · 캉프라 · 샤르팡티에 · 라모 · 쿠프랭 · 드 라 게르 · 르클레어 · 루아예
이탈리아 몬테베르디 · 알레그리 · 프레스코발디 · 카발리 · 카리시미 · 스트로치 · 스트라델라 · 코렐리 · 스테파니 · 토렐리 · A. 스카를라티 · 비탈리 · 로티 · A. 마르첼로 · 칼다라 · G. 보논치니 · 알비노니 · A. M. 보논치니 · 비발디 · 사로 · D. 스카를라티 · B. 마르첼로 · 포르포라 · 제미니아니 · 빈치 · 페오 · 타르티니 · 로카텔리 · 레오 · R. 브로스키 · 로그로시노 · 셀리토 · 파리넬리 · 페르골레지
중부 유럽 비버 · 쉿츠 · 산즈 · 프로베르거 · 파헬벨 · 툰더 · 북스테후데 · 젤렌카 · 마테존 · 하이니헨 · 텔레만 · J. S. 바흐 · 파슈 · 피젠델
영국 퍼셀 · 헨델 · 애비슨
고전​주의 전고전(로코코) 하세 · J. G. 그라운 · C. H. 그라운 · 마르티니 · 아라야 · F. 벤다 · 루소 · W. F. 바흐 · 보이스 · C. P. E. 바흐 · 글루크 · 욤멜리 · J. 슈타미츠 · L. 모차르트 · 아벨
초기 고전파 G. 벤다 · 베르토니 · 트라에타 · 하이든 · 고세크 · M. 하이든 · C. 슈타미츠 · J. C. 바흐 · 파이지엘로 · 보케리니
후기 고전파와 과도기 치마로사 · 살리에리 · 클레멘티 · 모차르트 · 케루비니 · 카룰리 · 베토벤 · 훔멜 · 소르 · 줄리아니 · 쿨라우 · 리스 · 카르카시
낭만​주의 전기 낭만​주의 초기 낭만파 아구아도 · 베버 · 파가니니 · 레냐니 · F. 모차르트 · 슈베르트 · 글린카 · 슈포어 · 메르츠
독일, 오스트리아
낭만주의
멘델스존 · 슈만 · C. 슈만
미국, 프랑스
낭만주의
베를리오즈 · 코스트 · 구노 · 포스터 · 고트샬크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 체르니 · 쇼팽 · 리스트 · 탈베르크 · 알캉 · 헨젤트 · 루빈시테인
오페라 로시니 · 마이어베어 · 도니체티 · 벨리니
빈 왈츠 라너 · J. 슈트라우스 1세 · 주페 · J. 슈트라우스 2세 · 페피 · E. 슈트라우스 · 치러 · J. 슈트라우스 3세
후기 낭만​주의 독일, 오스트리아
후기 낭만
바그너 · 라이네케 · 브루크너 · 뷜로 · 브람스 · 브루흐 · 로트 · 말러 · R. 슈트라우스 · 레거 · 라블 · 크라이슬러 · 푸르트뱅글러 · 코른골트 · 슈레커 · 라프 · 라인베르거
이탈리아
낭만주의 오페라
베르디 · 폰키엘리 · 푸치니 · 레온카발로 · 마스카니
프랑스
후기 낭만
비외탕 · 생상스 · 비제 · 오펜바흐 · 발퇴펠 · 뒤카 · 포레 · 프랑크 · 랄로 · 이자이 · 사티
러시아
후기 낭만
차이콥스키 · 라흐마니노프 · 스크랴빈 · 메트네르 · 아렌스키 · 글라주노프 · 칼리니코프 · 보르트키에비치
영국
낭만주의
엘가 · 홀스트 · 브리지 · 본 윌리엄스 · 블리스 · 핀치
폴란드
낭만주의
봉다제프스카 · 모슈코프스키 · 호프만 · 시마노프스키
미국
후기 낭만
와이먼 · 수자 · 오르트 · 고도프스키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낭만주의
이바노비치 · 페야체비치
국민​악파 러시아 무소륵스키 · 보로딘 · 림스키코르사코프 · 발라키레프 · 큐이 · 글리에르
중부 유럽 스메타나 파일:체코 국기.svg · 드보르자크 파일:체코 국기.svg · 야나체크 파일:체코 국기.svg · 에네스쿠 파일:루마니아 국기.svg · 도흐나니 파일:헝가리 국기.svg · 흐리스토프 파일:불가리아 국기.svg · 블라디게로프 파일:불가리아 국기.svg · 모니우슈코 파일:폴란드 국기.svg · 비에니아프스키 · 파일:폴란드 국기.svg
북유럽 닐센 파일:덴마크 국기.svg · 그리그 파일:노르웨이 국기.svg · 시벨리우스 파일:핀란드 국기.svg · 알벤 파일:스웨덴 국기.svg
스페인 사라사테 · 타레가 · 알베니스 · 라라 · 그라나도스 · 파야 · 요베트 · 투리나 · 토로바 · 사인스 데 라 마사 · 로드리고
프랑스, 이탈리아 쇼송 · 당디 · 레스피기
20​세기​음악
인상주의 드뷔시 · 라벨 · 고베르 · 이베르 · 호세
신고전주의 부조니 · 스트라빈스키 · 힌데미트 · 바체비치
제2 빈 악파 쇤베르크 · 베베른 · 베르크
프랑스 근현대 음악 풀랑크 · 불랑제 · 미요 · 테유페르 · 오네게르 · 메시앙 · 뒤티외 · 불레즈 · 뒤사팽 · 졸리베 · 디앙 · 페송
영국 근현대 음악 소랍지 · 월튼 · 티펫 · 브리튼 · 두아르테
앵글로아메리카
근현대 음악
바레즈 · 조플린 · 아이브스 · 거슈윈 · 그로페 · 바일 · 코플런드 · 앤더슨 · 카터 · 바버 · 케이지 · 낸캐로우 · 배빗 · 해리슨 · 번스타인 · 로렘 · 펠드먼 · 무친스키 · 크럼 · 존 윌리엄스 · 테니 · 라일리 · · 라이히 · 글래스 · 다비도브스키 · 제프스키 · 볼컴 · 애덤스 · 에바즌 · · 체르노빈 · 리버만 · 히그던 · 캐시디 · 노먼 · 비비에 · 아믈랭
라틴 아메리카
근현대 음악
로사스 · 폰세 · 브라우어 · 라우로 · 레쿠오나 · 망고레 · 빌라로부스 · 히나스테라 · 피아졸라
소련-러시아
근현대 음악
프로코피예프 · 쇼스타코비치 · 하차투리안 · 시닛케 · 카발레프스키 · 먀스콥스키 · 스비리도프 · 구바이둘리나 · 셰드린 · 카푸스틴 · 스코릭 · 아르투니안
헝가리 근현대 음악 버르토크 · 코다이 · 리게티 · 쿠르탁 · 외트뵈시
폴란드 현대 음악 루토스와프스키 · 펜데레츠키 · 구레츠키
독일-오스트리아
현대 음악
슈토크하우젠 · 치머만 · 라헨만 · 헨체
이탈리아 현대 음악 카스텔누오보테데스코 · 노노 · 달라피콜라 · 베리오 · 샤리노 · 페델레
한국 현대 음악 백병동 · 강석희 · 나인용 · 나운영 · 이만방
기타 크세나키스 · 바인 · 아브라함센 · 김순남 · 윤이상 · 라우타바라 · 카잔지예프 · · 타케미츠 · 진은숙 · 박-파안 영희 · 요시마츠 · · 도이처 }}}}}}}}}

{{{#!wiki style="margin: 0 -10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5px 0 -15px 0"
※ 2003년 11월 독일의 공영TV인 ZDF가 독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가장 위대한 독일인 1백인’을 발표한 명단이다.
TOP 10
1위 2위 3위 4위 5위
콘라트 아데나워 마르틴 루터 카를 마르크스 한스, 죠피 숄 남매 빌리 브란트
6위 7위 8위 9위 10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오토 폰 비스마르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1위~100위
11위 12위 13위 14위 15위
아돌프 콜핑 루트비히 판 베토벤 헬무트 콜 로베르트 보쉬 다니엘 퀴블뵈크
16위 17위 18위 19위 20위
콘라트 추제 요제프 켄테니히 알베르트 슈바이처 카를하인츠 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21위 22위 23위 24위 25위
헬무트 슈미트 레진 힐데브란트 알리체 슈바르처 토마스 고트샤크 허버트 그로네메이어
26위 27위 28위 29위 30위
미하엘 슈마허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 귄터 야우흐 디터 볼렌
31위 32위 33위 34위 35위
얀 울리히 슈테피 그라프 사무엘 하네만 디트리히 본회퍼 보리스 베커
36위 37위 38위 39위 40위
프란츠 베켄바워 오스카 쉰들러 네나 한스 디트리히 겐셔 하인츠 뤼만
41위 42위 43위 44위 45위
하랄트 슈미트 프리드리히 대왕 임마누엘 칸트 패트릭 린드너 하르트무트 엥겔
46위 47위 48위 49위 50위
힐데가르트 폰 빙엔 하이노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마를레네 디트리히
51위 52위 53위 54위 55위
로베르트 코흐 요슈카 피셔 카를 마이 로리오 알베르투스 마그누스
56위 57위 58위 59위 60위
루디 푈러 하인츠 에르하르트 로이 블랙 하인츠 하랄트 프렌첸 볼프강 아펠
61위 62위 63위 64위 65위
알렉산더 폰 훔볼트 피터 크라우스 베르너 폰 브라운 디르크 노비츠키 캄피노
66위 67위 68위 69위 70위
프란츠 요제프 슈트라우스 세바스티안 크나이프 프리드리히 실러 리하르트 바그너 카타리나 비트
71위 72위 73위 74위 75위
프리츠 발터 니콜 프리드리히 폰 보델슈윙흐 오토 릴리엔탈 마리온 돈호프
76위 77위 78위 79위 80위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로미 슈나이더 스벤 하나발트 바이에른의 엘리자베트 여공작
81위 82위 83위 84위 85위
빌리 밀로위치 게르하르트 슈뢰더 요제프 보이스 프리드리히 니체 루디 두치크
86위 87위 88위 89위 90위
카를 레만 베아테 우제 트뤼머프라우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 헬무트 란
91위 92위 93위 94위 95위
알브레히트 뒤러 막스 슈멜링 카를 벤츠 프리드리히 2세 라인하르트 메이
96위 97위 98위 99위 100위
하인리히 하이네 게오르크 엘저 콘라드 두덴 제임스 라스트 우베 젤러
출처
같이 보기 : 위대한 인물 시리즈
}}}}}}}}} ||
<colbgcolor=#000><colcolor=#fff> 힐데가르트 폰 빙엔
Hildegard von Bingen | Hildegard of Bingen
파일:hildegard-of-bingen-1392913581-view-1.jpg
라틴어 힐데가르디스 빙겐시스
Sancta Hildegardis Bingensis
출생 1098년
신성 로마 제국 팔츠 선제후국 베르메르스하임
사망 1179년 9월 17일 (향년 81세)
신성 로마 제국 팔츠 선제후국 빙겐암라인
직업 수녀원장, 작가, 학자, 의사, 예언자
분야 언어학, 철학, 과학, 신학, 약초학, 문학, 미술, 음악
성향 신플라톤주의
{{{#!wiki style="margin: 0 -10px -5px; min-height: 26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colbgcolor=#000><colcolor=#fff> 명칭 교회학자 (2012년 10월 7일 수여)
시복 1326년 8월 26일
요한 22세에 의함
시성 2012년 5월 10일
바티칸 시국
베네딕토 16세에 의함
성인력 가톨릭, 성공회, 루터회: 9월 17일, }}}}}}}}}

1. 개요2. 생애3. 업적4. 여담5. 어록

[clearfix]

1. 개요

독일 출신의 가톨릭 교회 베네딕토 수도회의 수녀원장, 문학가, 과학자, 작곡가, 신학자, 카운슬러, 화가, 요리사, 약초학자, 언어학자, 철학자, 의사, 예언자. 그리고 천재 중 한 명. 통칭 라인 강 시빌라(Sibyl of the Rhine).

가톨릭, 루터회, 성공회 성인으로 축일은 9월 17일. 가톨릭에서 인정한 기적을 일으킨 것도 아니고 순교한 것도 아니라 공식적으로 시성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남긴 업적이 워낙 대단한지라 1664년부터 독일 마인츠 교구를 중심으로 힐데가르트가 사망한 9월 17일을 축일로 기념했다. 1940년에는 교황청에서 공식적인 성인들 이름만 올리는 로마 순교록에 힐데가르트의 이름을 넣어, 시성은 안 했지만 반쯤 인정했다. 결국 사후 833년 만인 2012년 5월 10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정식으로 시성하여 성인 반열에 올렸다. 또한 동년 10월 7일 교회학자의 칭호를 부여했다.

2. 생애

1098년 여름에 베르메르스하임 포어 데어 회에에서 출생, 1179년 9월 17일 빙겐 암 라인[1]에서 사망했다.

귀족 가문의 10번째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 수도원에 입회했다. 어린 나이에 수도원에 가게 된 이유로는 당시 여성이 제대로 학문을 익힐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가 수도원이었는지라 공부하기 위해서, 몸이 약해 요양하기 위해서, 부모가 10번째로 얻은 자식이니 십일조의 개념으로 바친 것이라는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어쩌면 모두일 수도 있고.

어릴 적부터 하느님의 환영을 보았다고 하지만, 당시 원장 수녀의 충고로 이것을 철저히 숨겼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이야기를 잘못 꺼내면 이단으로 몰려 끔살당하기 십상인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30대까지는 딱히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조용히 수도원에서 수도 생활을 하고 지냈으며,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40대 이후의 일이다.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자신의 재능과 사상을 펼치는 데도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교황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이단이 아니라는 인증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40대 이후라는 천재치고는 좀 늦은 나이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지만, 한번 두각을 나타낸 이후 힐데가르트가 쌓은 업적은 실로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위키백과에서는 이 사람을 수녀·예술가·작가·카운셀러·언어학자·자연학자·과학자·철학자·의사·약초학자·시인·운동가·예언자·작곡가로 정의한다. 그리고 저 대부분의 분야에서 당대 최강급이었고 후세에까지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3. 업적

파일:attachment/410px-Hildegard.jpg
힐데가르트가 성령을 받아 책을 저술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힐데가르트의 저서 《Liber Scivias(길을 알라)》의 삽화이다.
힐데가르트의 업적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음악 부문이다. 작곡가와 작곡한 음악이 현재까지 온전하게 내려오는 인물 중 가장 오래된 사람이다.[2] 그녀는 현대 역사에서 가장 많이 기록된 것뿐만 아니라 가장 잘 알려진 단성 음악 작곡가들 중 한 명이다. 또 힐데가르트가 작곡한 전례극 《미덕의 질서》(Ordo Virtutum)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도덕극[3]이자 오페라의 기원[4]으로 일컬어진다. 또한 성가도 다수 작곡했는데, 《천상의 계시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교향악(Symphonia armoniae celestium revelationum)》이라는 제목의 성가집으로 묶인 이 성가들은 다양한 범주로 세분할 수 있으며 힐데가르트 자신의 쓴 가사에 곡을 붙인 것이다. 단 하나의 선율선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중세 음악 초기의 단선율적인 성격(즉 모노포니)를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당시 주류와는 꽤 벗어난 작품들이었으나 근래에는 음반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을 만큼 당시에도 유명했고 또 지금까지도 들려지고 있다.

그 외 부분에 남긴 업적도 실로 굉장한데, 우선 신학서와 의학서, 식물학서 등을 저술하였다. 힐데가르트가 쓴 신학서는 최근 굉장히 주목받는 생태 신학의 원조로 불리고, 의학서는 이후 서양 의학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약초학과 보석 치료 같은 부분은 지금까지도 연구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 물론 현재는 주류 의학이 아닌 대체 의학 같은 곳에서 주로 연구된다. 하지만 근 천 년 전 의술을 지금까지도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책 저술 과정도 굉장히 비범한 것이, 라틴어가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직접 라틴어와 독일어를 결합한 언어를 만들어 썼다. 언어학에 굉장히 정통하지 않다면 학문을 저술하는 데 통용 가능한 수준의 언어를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힐데가르트가 뛰어난 언어학자로 분류되는 이유. 물론 오늘날 말하는 이론 언어학과는 거리가 있지만, 이론 언어학이란 것 자체가 19세기에야 정립된 학문이니.

또한 직접 그린 각종 삽화도 평가가 높다. 미술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자신의 내용과 사상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 낸, 한마디로 좋은 삽화가였다. 물론 이 정도 일도 당시 아무나 하는 건 아니었다. 힐데가르트가 저술한 책의 삽화는 직접 그렸다는 설도 있지만, 일종의 감독으로서 이렇게 저렇게 그릴 것을 세세히 주문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했다는 설도 있다. 혹은 둘 다라는 설도 있는 듯.

예언자이자 상담가로서도 활동하였는데, 이런 신비주의적 면모를 현대에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어려우나 최소한 당대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황제교황을 포함한 당대 유럽의 명사들이 힐데가르트와 주고받은 편지를 보면 그 이야기에 상당히 관심을 보이고 존중했음을 알 수 있다.

또 힐데가르트는 최초의 독립된 수녀원을 세운 인물이다. 이전까지의 수녀원은 전부 남성 수도원에 종속된 형태로만 존재했지만, 힐데가르트는 자신의 명성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최초의 여성들만을 위한 독립된 수녀원을 건설했다. 이 점 때문에 크리스트교 계열 페미니스트에게도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힐데가르트가 2번째로 지은 수녀원은 아이빙엔 지역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때부터 힐데가르트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 즉 '빙엔의 힐데가르트'로 불리기 시작했다.

즉 힐데가르트는 당대 최고의 신학자, 사상가, 음악가, 작가, 의학자, 식물학자, 언어학자, 예언가 및 기타 등등이었다. 거기에다 저 대부분의 분야에서 당대에 최고였을 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저 중 한 분야에만 업적을 남겼어도 천재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힐데가르트는 저 많은 분야에서 업적을 남겼다. 한마디로 상식을 뛰어넘는 우주괴수였던 것이다. 이러한 비범성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여성판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추앙받을 정도이다. 더욱 놀라운 진실은 다 빈치보다도 힐데가르트 쪽이 350년가량이나 빨리 태어난 인물이라는 것이다.

4. 여담

  • 한국 가톨릭에 의한 표기는 빙엔의 성녀 힐데가르트. 독일어 표기법에 따르면 '힐데가르트 폰빙겐'이라고 써야 하지만 '빙엔' 표기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애초에 국립국어원 독일어 표기법은 중복 실현되지 않아 /ㄱ/ 소릿값이 없는 ng의 실제 발음을 무시하고 있어서 비판을 받는다.
  • 생애를 다룬 영화 《위대한 계시(VISION: The Life of Hildegard von Bingen, 2009)》가 2011년 11월 24일 국내에 개봉되었다.
  • 동성 간 성관계를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등 성소수자에 부정적이었다. 저서 《세계와 인간》에서 "동성 간 성관계는 악마가 기뻐하는 짓"이라고 썼으며, 심지어 동성 간 성관계를 가지는 사람을 두고 "그들 중 상당수는 도둑질이나 강도 같은 범죄를 저지른다"고까지 서술했다. 다만 가톨릭 교리는 분명 동성애 행위를 반대하므로[5], 힐데가르트가 별나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다. 가톨릭 신자이자 수도자이자, 11세기에 살았던 인물의 한계인 것이다.
  • 또한 위의 저서에서 "남편은 아내의 머리가 되며, 간통의 책임은 여성에게 더 있다"고도 했다. 페미니스트 성향인 진보적 천주교 신자들이 힐데가르트를 페미니스트의 선구자쯤으로 소개하는 것과 달리 힐데가르트의 실제 입장을 보면 상당히 보수적인 면이 많다.

5. 어록

선한 행동을 하지 않고 단지 믿음이라는 그림자 뒤에 숨어있는 자는 주를 경배하는 자가 아니라. 또한 우리는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고, 인간이 비롯되지 않은 이교도의 신들을 거부한다. 그런 신들은 우리의 동반자가 아니다.
육신은 죄에서 잉태되며 육신에서 태어난다. ··· 모든 영적인 존재는 하느님에게서 비롯된다. 영은 육신이 되지 않으며, 육신 역시 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이 영과 육의 일체화에 의해 우리는 완성된다.
말씀은 다른 모든 인간처럼 남자와 여자의 교합에 의해 죄 속에서 잉태되지 않으셨도다. ··· 어떠한 인간의 죄에도 물들지 않았기에 말씀은 인성으로도 넘친다[6].
하느님께서는 간통한 자, 대식가 그리고 술주정뱅이에게 냄새나는 진흙탕, 죽음을 가져오는 냄새와 연기의 형벌을 내리신다. 이들은 이런 속세의 기쁨을 진기한 보물이라도 되는 양 만끽한 자들이다.
교만한 뱀은 남자가 남자에게 정욕을 느끼고 잘못된 성행위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인간의 자손까지도 멸망시키려 했다. 늙은 뱀은 이런 인간들을 보고 기쁨에 떨며 외쳤다. "남자가 여자와의 교합을 거부하다니,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는 이 행위는 인간을 만드신 그 유일한 분에 대한 엄청난 모독이 아닌가!"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고 같은 남자끼리 교합하는 행위는 가장 더러운 기만이며 가장 사악한 죄악이다. 이런 음란함이 인간을 지배하게 된다면, 거룩하신 율법에 기초한 삶의 토대는 산산조각 날 것이며, 교회는 유리처럼 박살 날 것이다.
만약 이 지식이 높으신 주를 찬미하기 위한 발판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가치라 한다면, 지식은 존재할 수 없을지니, 그 근원도 그 자체도 모두 하느님에게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 사탄은 하느님을 경배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경배한다. 주께 의지하지 않고 홀로 서려 했다.
모든 살아있는 피조물은 창조주이신 주를 경배해야지 자신을 높이려 해서는 안 된다.
광기의 길을 따르는 자와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지혜를 비웃는 자들은 저 자신을 저주함이라. 이들은 영생의 축복을 모르기에 그 악행은 끝이 없도다. 내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 자신의 타고난 성질이 왜 이토록 변덕스러운지 고민하지도 않는다.

[1] 출생지와 더불어 현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소재. [2] 예를 들어 우리는 우륵이 뛰어난 음악가라는 걸 알지만, 그가 작곡한 악보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또 서기 1세기경 제작된 세이킬로스의 비문은 현존하는 온전한 악보 중 가장 오래된 것이지만, 그걸 정말 세이킬로스가 작곡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외에도 옥시링쿠스 찬가를 비롯하여 현전하는 서기 3~4세기에 작곡된 이른 시기의 찬송가들도 모두 작곡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실정이다. 세이킬로스의 비문보다 앞선 기원전 2세기에 작곡된 아폴론 찬가는 작곡가까지 명확하게 남아있지만, 이 경우에는 악보가 온전하게 전하지 않아 순위에 들지 못했다. [3] 원시적인 연극의 한 형태. [4] 그러나 이를 최초의 오페라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페라의 기원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의 귀족 바르디 백작의 후원을 받던 예술가 모임 '카메라타'의, 고대 그리스 희곡을 재현하자는 열망으로 인해 말들어진 '다프네'가 최초이다. [5] 동성애자 역시 존엄한 인간이며 하느님의 피조물이므로 사랑과 친절로 대하지만, 동성 간 성관계나 동성 결혼 같은 행위는 단호히 반대한다. 가톨릭에서 성관계란 어디까지나 남녀 부부( 일부일처) 사이의 사랑 표현과 자녀 출산을 위한 것이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가톨릭뿐 아니라 그리스도교 타 교파들도 대개 마찬가지이고, 그리스도교 외의 다른 종교들도 대개 성적 음행과 방종을 반대한다.) 간음한 여인과 예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동성애/종교적 관점, 혼인성사 등을 참조. [6] 예수 그리스도는 인성으로도 완벽한 분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