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25 01:59:38

기욤 드 마쇼

서양 음악사의 주요 인물 ·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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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드 마쇼
Guillaume de Machaut
[1]
파일:external/i.colnect.net/Guillaume-de-Machaut-1300-1377.jpg
기욤 드 마쇼 기념 우표
출생 1300년
그랑테스트 파리 라임스
사망 1377년 4월 (향년 77세 추정)
그랑테스트 파리 라임스
국적
[[프랑스 왕국|
파일:프랑스 왕국 국기.svg
프랑스 왕국
]][[틀:국기|
파일: 특별행정구기.svg
행정구
]][[틀:국기|
파일: 기.svg
속령
]]
직업 시인, 음악가

1. 개요2. 생애3. 시4. 음악
4.1. 교회 음악4.2. 세속 음악

[clearfix]

1. 개요

중세 프랑스의 시인이자 음악가. 서양 음악사에서 사실상 최초로 생애와 작품 세계가 제대로 알려져 있는 음악가이며[2] 작품도 많이 남아 있는데, 그만큼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다. 오늘날에는 주로 음악가로만 알려져 있으나 중세~르네상스 시기에는 시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으며 15세기까지 유럽 각지에서 그의 시가 큰 인기를 끌었다. 캔터베리 이야기로 잘 알려진 제프리 초서도 마쇼의 시를 많이 연구하고 참고했을 정도. 한편 그의 본업은 성직자이자 행정 관리였으며 마쇼의 예술 작품은 대부분 생애 후반기인 40세 이후에 창작되었다.

한편 음악 분야에서 마쇼는 14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된 신음악 운동인 아르스 노바(Ars Nova)의 대표적인 인물로 종교 음악 분야와 세속 음악 분야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의 세속 음악에 사용된 가사는 거의 모두 자신이 직접 지은 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오늘날로 치면 일종의 싱어송라이터인 셈. 또한 그가 작곡한 종교 음악의 대표작인 노트르담 미사(Messe de Nostre Dame)는 르네상스 시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필적할 만한 작품이 없었으며 600년이 지난 현재에도 종종 연주되고 있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 생애

생애가 제대로 알려진 최초의 작곡가이긴 하지만 중세기의 인물이기 때문에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구체적인 자료가 많이 빈약하다

마쇼(Machaut)라는 이름은 프랑스 북부 랭스(Reims) 지역 북동쪽에 위치한 마을의 지명에서 유래한 것이다. 기욤 드 마쇼, 즉 마쇼의 기욤은 이름처럼 1300년경 마쇼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부모나 집안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데, 대체로 평범한 집안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의 성장기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확실한 것은 성장기에는 랭스에서 자라고 교육받았다는 것이다.

마쇼는 20대 초반인 1323년에 보헤미아의 왕이자 룩셈부르크 백작이었던 얀 1세((Jan I)에게 발탁되어 그의 가신이자 비서가 되었으며 얀 1세가 죽을 때까지 그의 밑에서 서기나 시인으로 일했다. 얀 1세는 마쇼를 상당히 총애하여 여행을 다니거나 전투에 참여할 때 자주 그를 동행시켰으며 자신의 관할지인 베르됭(Verdun), 아라스(Arras), 랭스에서 차례로 그를 성당 참사회원(canon)에 임명하였다.[3] 남아있는 마쇼의 최초의 작품은 1324년 랭스 대주교 선출을 기념하여 쓴 모테트였다. 또한 1337년부터는 랭스 대성당의 참사회원으로 보수도 받았다.

1346년 얀 1세는 크레시 전투에 프랑스군의 지원군으로 참전했다가 잉글랜드군에게 참패하고 자신은 전사한다. 20년 넘게 섬긴 주군을 잃은 마쇼는 이후 랭스에 정착해서 얀 1세의 딸 보니(Bonnie)와 그 아들들의 가신으로 활동했으며 한동안 나바르 왕 샤를 2세(Charles II of Navarre) 밑에서 일하기도 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그를 중용한 것으로 보면 행정 관리로서의 능력은 상당히 뛰어났던 것 같다.

행정가가 아닌 예술가로서의 마쇼의 진가는 숱한 전쟁과 흑사병의 유행을 견뎌낸 노년기에 본격 발휘되었다. 젊은 시기에도 작품을 썼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이 거의 없는 관계로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며 현재 남아 있는 마쇼의 시와 음악은 거의 1340년대 이후, 즉 그의 나이 40대 이후에 쓰인 작품들이다. 특히 후대에 영향을 끼친 그의 중요한 시와 음악 작품들은 대부분 환갑 이후에 쓰였다.

그는 60대에 무려 4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19살의 페론 다르망티에르(Péronne d'Armentières)라는 소녀와 사귀었다고 한다. 이 다르망티에르와의 연애사를 노래한 '순수한 이야기(Le voir dit)'는 그의 시 가운데 가장 작품성이 뛰어난 동시에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4]

그는 당시로서는 매우 장수한 나이인 77세까지 살았으며 그가 죽었을 때 많은 후배 시인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작품을 남겼다.

3.

마쇼는 르네상스 시기까지는 음악가보다 시인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었다. 현재 그의 시는 400편가량이 남아 있는데, 발라드(ballade), 론도(rondeau), 비를레(virelai), 레(lai), 콩플렝트(complainte)[5] 등 여러 시 장르의 운율과 형식을 확립하고 정착시킨 작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각 장르에서 훌륭한 작품을 다수 남겼다. 그의 시 상당수는 본인을 비롯하여 다른 작곡가들이 작곡한 음악의 노래 가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시의 주제는 대체로 사랑, 연애 이야기(특히 당시 유행했던 궁정식 연애), 자연에 대한 찬미 등인데, 알렉산드리아 정복(Prise d'Alexandrie)[6]과 같이 역사적 이야기를 다룬 서사시도 있다.

대표작으로는 전술한 순수한 이야기(Le voir dit, 1361-65)나 알렉산드리아 정복(Prise d'Alexandrie, 1370년경)을 비롯하여 사랑스러운 샘물의 노래(Dit de la fontaine amoureuse, 1361), 4마리 새의 이야기(Dit de l'Alérion aka Dit des quatre oiseaux, 1349) 등이 있다.

한편 마쇼의 작품은 다수의 후배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특히 1360년경 영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초서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초서는 영국왕 에드워드 3세의 사절로 프랑스에 왔다가 1359~60년 경에 랭스의 감옥에 갇힌 적이 있었는데, 학자들은 이때 초서가 마쇼와 인연을 맺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4. 음악

마쇼는 당김음 리듬을 사용한 최초의 작곡가 중 한 사람이며, 실험적인 리듬을 다양하게 사용하였다.

4.1. 교회 음악

마쇼의 대표작인 노트르담 미사곡(Messe de Nostre Dame)은 그의 나이 65세인 1365년 경에 작곡된 작품으로 음악사적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 노트르담은 파리에 있는 유명한 대성당(Notre Dame Cathedral)의 이름이 아니라 성모(Nostre Dame, Our Lady)라는 뜻이다. 즉 마쇼의 노트르담 미사곡은 '성모 미사곡'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

통상적으로 미사곡은 낭송 및 환호, 고유 부분(proprium), 통상 부분(Ordinarium)으로 구성된다. 고유 부분은 전례력에 따라 전례문이 바뀌는 부분으로서, 입당송(Introitus), 화답송(Graduale), 알렐루야(Alleluia, 사순 시기에는 알렐루야 대신 부속가 : Tractus), 봉헌송(Offetorium), 영성체송(Communio)으로 구성되며, 통상 부분은 전례에서 항상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부분으로, 자비송(Kyrie), 대영광송(Gloria), 신경(Credo), 거룩하시도다(Sanctus),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 결창(Ite, missa est)[7]이 여기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낭송과 환호는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구성된다.

고유 부분의 음악은 해당되는 전례에서만 한정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통상 부분에 비해 연주될 기회가 적다. 그래서 고유 부분보다 통상 부분이 음악가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노트르담 미사곡은 최초로 이 통상 부분의 전 곡이 한 작곡가에 의해 작곡된 경우이다. 노트르담 미사곡 이전에도 통상 부분 전 곡이 포함된 작품으로 투르네 미사곡(Tournai Mass, 1350년 이전)이 있는데, 이 투르네 미사곡은 작곡자가 알려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 명이 아니라 여러 작곡가들이 따로 작곡한 곡을 합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노트르담 미사곡은 본격 4성부 체제로 작곡된 최초 미사곡이기도 하다. 당시 통상적인 다성 양식은 2~3성부였는데[8] 노트르담 미사곡은 저음역을 담당하는 성부로 테너 외에 콘트라테너(contratenor)가 추가되어 있다.

노트르담 미사곡에서 키리에, 상투스, 아뉴스 데이, 결창부는 모테트(motet) 형식으로 작곡되었는데, 테너부에서 그레고리오 성가 정선율(cantus firmus)이 긴 음가로 진행되고 다른 성부는 테너를 보조하는 형식으로 짧은 음가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글로리아와 크레도는 콘둑투스(conductus)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Gloria 의 'Laudamus te', 'Benedicimus te, Adoramus te', 'Glorificamus te' 의 'te'와 'Iesu Christe', 그리고 Credo 의 'ex maria virgine'는 긴 음으로 가사의 내용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런 강조 방식은 투르네 미사곡에서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9]

한편으로 이 미사곡이 최초의 통주 미사곡(cyclic mass)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현재에는 부정하는 견해가 우세하다.[10] 통주 미사곡은 전곡을 하나의 정선율(cantus firmus)을 바탕으로 작곡한 미사곡을 말하는데, 노트르담 미사곡에서는 콘둑투스 양식으로 작곡된 글로리아와 크레도에 정선율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선법도 1개로 통일되어 있지 않고 2개가 사용되는 등 15세기 이후에 확립된 통주 미사와는 양식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노트르담 미사곡에 포함된 6곡이 원래 다른 목적으로 작곡되었다가 후에 미사곡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4.2. 세속 음악

마쇼의 음악 작품 가운데 종교적인 작품은 노트르담 미사와 몇몇 모테트에 국한되며 나머지는 모두 세속 음악이다. 그리고 이 세속 음악의 대부분은 자신이 지은 시에 음악을 붙인 것이다. 마쇼가 작곡한 세속 음악은 주로 레, 비를레, 론도, 발라드, 모테트 5가지이며 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음악에서도 해당 장르의 형식을 확립한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11] 그의 세속 작품은 레나 비를레의 경우 독창을 위한 단선율 작품이며 발라드, 론도, 모테트 등은 2~3성으로 구성된 다성 작품이다. 자세한 것은 각 음악 양식의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 레(lai) - 특별히 반복되거나 후렴구가 없는 가사를 바탕으로 한 음악으로 오늘날로 따지면 일종의 통작 가곡(通作歌曲)에 해당되는 단선율 음악이다. 마쇼가 사용한 음악 양식 가운데 가장 자유로운 형식을 갖고 있다.
  • 비를레(virelai) - 비를레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프랑스 시의 운율법을 알아야 한다. 항목 참조.
  • 발라드(ballade) - 마쇼의 발라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발라드와는 다르다. 항목 참조. 그의 발라드 중에는 모테트 양식의 영향을 받아 각 성부가 다른 가사로 진행되는 다중 발라드가 3곡이 있다.
  • 론도(rondeau) - 마쇼의 론도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론도와는 다르다. 항목 참조.
  • 모테트(motet) - 모테트는 다른 장르와 달리 시에서 비롯된 형식이 아니라 순수한 음악 형식이며 중세와 르네상스의 중요한 다성 음악 양식이다. 마쇼가 살았던 중세 시대에는 2개 이상으로 가사로 진행되는 다가사 모테트(polytextual motet)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특히 마쇼는 한 세대 선배였던 필립 드 비트리(Philippe de Vitry)의 영향을 받아서 모테트의 테너 성부에 이소리듬(isorythm) 기법을 즐겨 사용하였다.[12]

또한 마쇼의 《 다윗 호케투스(Hoquetus David》는 서양 음악사에서 순수하게 기악만을 사용한 최초의 작품이라고 한다.


[1] 아래의 우표처럼 Machault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은 Machaut로 쓴다. 어떻게 쓰건 발음은 차이가 없다. [2] 마쇼 이전에도 레오냉(Leonin, 1150년경 ~ 1200년경)이나 페로탱(Pérotin, 1160년대 ~ 1230년경)처럼 이름과 작품이 알려져 있는 음악가들이 있었으나 생애에 대한 자세한 기록과 다수의 작품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음악가는 마쇼가 최초이다. 한편 음악가가 아니라 시인의 관점에서 보면 마쇼 이전에도 생애가 잘 알려진 문인들이 상당히 많은데, 마쇼의 생애가 잘 알려진 것도 그가 당시에는 시인으로 더 유명했기 때문이다. [3] 그가 참사회원이 되는 데 필요한 자격 요건인 정식 사제 서품을 받았는지는 불확실하다. 사제 서품이 없이 참사회원이 되었다면 상당한 특혜를 받은 셈이다. 그가 랭스에 정착한 1340년경, 당시 교황이었던 베네딕트 12세는 마쇼로부터 랭스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참자회원 자격을 철회시켰다. 마쇼 입장에서는 일종의 권고사직을 당한 것. [4] 다만 이 연애사의 진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데, 현재 전문가들의 의견은 사실이 아니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5] 콩플렝트는 일종의 애가(lamentation)이다. 다른 장르에 대해서는 음악 항목을 참고하기 바란다. [6] 키프로스와 예루살렘의 왕이었던 뤼지냥의 페테르(Peter of Lusignan)의 알렉산드리아 십자군 원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페테르는 1369년에 죽었는데 그의 사망 이후에 쓰인 작품으로 추정된다. [7] 후대로 가면 이 결창이 생략되고 상투스에서 베네딕투스(Benedictus)가 독립되어 별개의 곡으로 작곡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8] 전술한 투르네 미사도 3성부 미사이다. [9] 콘둑투스는 각각의 성부가 음절적으로 동일한 속도와 리듬으로 진행되는 다성 양식이며 성부간 리듬과 진행 속도가 다른 오르가눔(organum) 양식과 대비된다. 마쇼가 활동하던 시기를 기준으로 콘둑투스는 아르스 안티쿠아(ars antiqua), 즉 옛 양식에 속하는 작법이었다. 다만 콘둑투스의 특별한 점은 테너부에서 기존의 그레고리안 성가를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곡된 성가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10] 이 cyclic mass는 아직 확립된 번역 용어가 없기 때문에 임의로 '통주 미사곡'이라고 번역하였다. [11] 이 중 발라드, 비를레, 론도를 3대 정형 양식(trois forme fixes)이라고 부른다. 해당 양식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길고 복잡해서 따로 항목으로 만들었다. [12] 노트르담 미사에서 모테트 양식으로 작곡된 곡에도 이 이소리듬 기법이 사용되었다. 이소리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모테트 항목을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