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7 13:22:39

양용포

화포의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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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장점3. 한계점4. 국가
4.1. 미국4.2. 영국4.3. 일본4.4. 프랑스4.5. 스웨덴4.6. 이탈리아 & 독일 & 소련
5. 비슷한 것


Dual purpose gun. 兩用砲

1. 개요

함포의 일종으로 대함능력과 대공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포를 말한다. 주력함이 보유한 부포와 대구경 대공포를 하나의 주포로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포라서 부포로의 역할과 대공포로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제1차 세계 대전까지 주력함들이 갖춘 함포의 구성은 주포 - 부포 - 대구경 대공포 - 대공기관포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중 부포와 대구경 대공포의 기능을 하나의 포가 수행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양용포이다. 명칭 자체가 부포와 대공포 양(兩)쪽에서 사용(用)할 수 있는 포라는 뜻이다.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으로 주력함의 배수량이 제한되기 시작한 1920년대부터 서서히 개념이 잡히기 시작해서 런던 해군 군축조약으로 보조함까지 제약이 가해지던 1930년대에 본격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미국(5인치 - 127mm), 영국(4인치 - 101.6mm, 4.5인치 - 114.3mm, 5.25인치 - 133mm), 일본(100mm, 127mm), 프랑스(100mm, 130mm, 138.6mm, 152mm)가 빠르게 도입을 시작했다.[1]

현재는 구축함으로 불리는 대형 군함에도 함포를 고작 1문에서 2문만 달기 때문에 당연히 양용포를 달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스웨덴의 보포스 57mm 함포, 이탈리아의 오토멜라라 76mm 함포 같은 것이 있다.

2. 장점

  • 배수량의 절약
    양용포 자체가 2종류의 포가 수행하는 임무를 하나의 포에 넣은 만큼 필요한 포문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 이는 배수량의 제한을 걸었던 해군조약으로 더 중요한 장점이 된다. 이렇게 절약된 배수량으로 장갑을 강화하거나 주포를 더 탑재하거나 동력기관을 더 강화하거나 증설할 수 있다.

    해군조약들이 붕괴된 후에도 군함의 배수량을 원하는 만큼 마구잡이로 늘릴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국가의 경제력과 국방예산의 한계, 군함을 건조할 도크와 조선소의 용량과 수량, 군함을 운용할 항구시설과 항로의 문제, 일정 수량 이상을 건조해야 하는 생산성의 문제로 인해 일선에서 원하는 수준만큼 군함의 배수량을 늘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적국의 군함에게 대응하려고 주포를 강화하고 장갑을 늘리며 동력기관을 강력한 것으로 교체 및 증설한 후에 항속거리까지 생각해서 연료탱크를 늘리고 승조원의 의식주와 복지시설까지 늘리다보면 부포와 대구경 대공포에 투자할 배수량이 부족하기 마련이며 이런 문제를 크게 줄여주는 양용포를 당연하게 매우 선호하게 된다.
  • 공간의 절약
    이전에 2종류의 포가 있던 공간을 한 종류의 포가 차지하게 되므로 여유공간이 더 늘어난다. 이 공간에 필요한 다른 장비들을 설치할 수 있고 대공화력이 부족하다면 양용포나 대공기관포를 추가적으로 설치해서 화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러한 이점은 신규 건조되는 군함에게도 좋지만 기존 군함을 근대화개수할 때도 유리하다. 보통 이런 식의 구식 군함들은 측면에 포곽 형태로 단장 부포곽을 일렬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곽을 제거하고 해당 공간을 활용하려고 해도 부포와 대구경 대공포를 동시에 배치하기는 매우 좁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양용포를 설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었다.

    만일 양용포가 없다면 포곽형 부포를 제거한 후 대구경 대공포만 배치함으로서 적군 보조군함을 상대할 때 문제가 발생하는 약점을 가진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다.
  • 낭비되는 화력이 없다
    대공포와 대수상 부포를 장비한 경우 항공기를 상대할 경우 부포가 놀게되고 함정을 공격할 경우 대공포가 놀게된다. 그러나 양용포는 둘 다 상대할 수 있으므로 낭비되는 포문이 없어서 효과적이다.

    이러한 이점은 시대의 발전에 따라 공습의 규모가 커지고 위력이 상승하면서 군함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화포를 총동원해서 대공사격을 하더라도 모자른 점이 있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군함이 공습에서 살아남는데 중요한 이점을 제공하였다.
  • 보급이 쉬워진다
    부포와 대공포를 따로 운용할 경우에는 부포용 탄약과 대공포용 탄약을 따로 준비해야 하지만 양용포를 사용할 경우 탄약의 종류를 줄일 수 있다. 전쟁시에 대량보급이 수시로 필요한 탄약이라는 거대하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보급품 중에서 1종만 감소하더라도 보급의 효율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1차대전시부터 상식이었다.

    그 외에도 탄약고도 효율적인 배치와 내부정리가 가능하고 1문당 포탄 배분량도 늘어나서 전투지속시간이 높아진다. 덤으로 대구경 대공포용 탄약은 고갈되었는데 부포용 탄약은 남아돌아서 군함 내부에 공간을 차지하고 유폭시 위험한 짐덩어리가 되는 바람에 중량만 증가시킨다던지 하는 속터지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 보조함들에게도 활용이 가능
    중순양함이나 경순양함에도 부포 대용으로 달아줄 수 있고 대공을 위주로 하는 소형 대공경순양함이나 구축함이나 그 이하급의 함선들에게도 주포로 장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함대 자체의 대공능력을 크게 올릴 수 있다.

    특히 소형 경순양함이나 구축함 이하의 군함들은 한정된 배수량 안에서 속도를 올리기 위해 장갑을 포기해서 대응방어가 안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포로 양용포를 채택하더라도 철갑탄을 사용하면 충분하게 적 군함의 얇은 장갑을 관통하고 내부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덤으로 대수상전에서도 이러한 군함들은 고속으로 서로 근접하면서 동시에 회피기동을 전개함과 동시에 빠른 연사로 상대방 군함에게 명중탄을 많이 내는 전투방식을 취하므로 1발당 포탄의 위력보다는 빠른 연사속도와 함께 군함이 격렬하게 흔들리는 악조건하에서도 성능이 좋고 빠르게 반응가능한 사격통제장치가 더 중요해지므로 양용포가 더 유리한 측면이 많다.

    대형 경순양함이나 중순양함 같은 종류라도 한정된 배수량 안에서 공격, 방어, 주행을 모두 챙기다보면 도저히 부포와 대구경 대공포를 모두 충분하게 챙길 배수량이 없기 때문에 보통은 대구경 대공포만 장착해서 매복했다가 돌격하는 구축함 같은 소형군함에 대한 대응이 힘들어지지만 양용포가 있다면 이러한 종류의 공격에도 어느 정도는 충분하게 대처가 가능하다.

3. 한계점

양용포는 서로 다른 두 기능을 하나의 포가 담당하게 하는 것인데 두 포가 요구하는 기능에 차이가 있다.
  • 부포에 필요한 것
    충분한 화력, 긴 사정거리
  • 대공포에 필요한 것
    빠른 연사속도, 빠른 조준, 긴 지속사격 시간

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포를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화력과 사정거리를 늘리려면 대구경화와 장포신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구경화는 필연적으로 포탄의 중량을 증가시키고 장포신화는 포탄을 발사하는 장약의 양을 증대시키게 되는데 둘 다 연사속도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더하여 무작정 포신을 늘리는 것은 포탄 1발을 발사할 때마다 포신에 걸리는 압력이 강해지고 포신 내부의 손상도 심해져서 결국 포신의 수명에 큰 악영향을 주게 되는데 양용포는 지속적으로 빠른 사격을 해야하므로 대공포로서의 능력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주게 된다. 물론 적기가 소수만 온다면 감당할 수도 있으나 다수의 적기가 온다면 지속적으로 빠르게 사격을 해야 하므로 포신의 수명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포신 내부의 손상이 매우 심해져서 포신을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일단 공습에서 살아남은 후에 여분의 포신이 존재하고 포신 교체작업을 할 수 있는 본국의 도크까지 귀환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덤으로 본국까지 귀환한 후 포신 교체 및 점검을 하고 다시 일선에 복귀하는 동안이라는 긴 시간이 낭비된다.

대공포가 얼마나 많은 양의 포탄을 사격하는 지 알 수 있는 사례가 있다. 미국의 5인치 양용포가 VT신관을 사용한 경우 500발당 1기를 격추시켰는데 이는 기존의 신관의 4배의 효율이라고 한다. VT신관이 없다면 전투시 수천 발씩 발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출항하면 전투를 몇 번 치를지 감도 안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문제다. 항해하는 동안에 포신 수명이 다해버리면 그 순간 대공방어능력이 없어지게 되므로 살아남아서 돌아가는 것도 어렵게 된다.

그렇다고 구경을 줄이고 포신의 길이도 대공포로 쓸 수준으로 줄여버린다면 이번에는 1발당 대수상 타격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빠른 연사속도로 만회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으며 특히 사정거리가 짧아지는 문제가 크다. 결국 잘못 만들면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물건이 나와버리며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한쪽의 기능이 약화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2차대전 종반까지의 기술력으로는 양자를 모두 충분하게 겸비하는 것은 불가능해서 부포의 기능에 충실한 양용포와 대공포의 기능에 충실한 양용포가 분리돼서 나오게 된다.

이 중에서 유용한 것은 대공포의 기능에 충실한 양용포였다. 부포의 기능에 충실한 양용포의 경우에는 대공능력이 거의 없다시피해서 대구경 대공포를 따로 달아야 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공포의 기능에 충실한 양용포는 빠른 연사속도와 충실한 조준장치로 어느 정도 부포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당장 미국의 5인치 양용포도 대공능력은 뛰어났으나 대수상능력을 다소 희생시켜야 했다.

이런 문제는 2차대전이 끝난 후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대공능력과 대함능력을 모조리 충실하게 만든 양용포가 등장하면서 해결된다. 분당 12발을 쏘는 6인치 47구경장 양용포를 보유한 우스터급 경순양함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외에도 양용포의 구경도 매우 다양했으나 결국에는 5인치(127mm)나 6인치(152mm)로 상당수가 통합된다. 5인치 미만의 구경으로는 적 함선에 명중해도 포탄의 내부 작약이 적어서 관통시에도 내부폭발로 손상을 제대로 못주는 문제가 있었으므로 사실상 대구경 대공포와 별 차이가 없었고 6인치를 초과하는 구경의 경우에는 포탄이 너무 무겁고 장약이 너무 많이 들어가므로 포탑과 포신이 너무 거대해지고 무거워져서 민첩한 대응이 곤란했기 때문이다. 사실 6인치급 양용포도 이 문제 때문에 개발이 늦어져서 전후에나 제대로 등장하는 통에 시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 국가

양용포의 장점이 많았기 때문에 각 국가는 양용포의 개발에 신경을 썼다.

4.1. 미국

미국의 5인치 38구경장 양용포 5"/38 (127mm) Mark 12는 2차대전기에 가장 성공적인 양용포로 평가받는다. 이 양용포들은 주력함의 부포로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구축함 같은 보조함의 주포로도 사용되었다. 타국의 구축함에 비해서는 대수상 화력이 떨어진다는 평도 있으나 동급함을 상대할 경우에는 충분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고 대공용으로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분당 15 ~ 22발의 빠른 사격은 화망을 형성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높은 신뢰성을 보유하며 조작이 쉽고 훈련도 용이했다. 특히 VT신관의 도입은 5인치 양용포의 대공 능력을 더더욱 향상시켰다. 또한 포신의 수명도 4,600발로 우수한 수준이었다.

다만, 미국도 뭔가 아쉬운 대수상 화력을 고려해서 몬태나급 전함이나 미드웨이급 항공모함에는 구경장을 늘린 5"/54 (127mm) Mark 16를 달게 된다. 이는 현재 구축함에 사용되는 5인치 함포의 조상중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현재의 구축함은 5"/38이 아니고 5"/54나 5"/62의 주포를 가진다. 기계공학의 발전으로 장포신화해도 대공 사격을 위한 부앙각이나 회전 속도에 악영향을 주지 않게 됐고, 대공전의 중심이 함포가 아닌 미사일과 함재기 및 육상기지용 전투기로 옮겨 가면서 함포는 상륙전 지원 등을 위해 더 긴 사거리를 요구받게 된 것이다.

2차대전 종전 후 전쟁의 영향으로 발전된 기술적 진보로 미 해군은 더 큰 구경의 함포에도 양용포화를 시도하는데, 대표적인 5인치 양용포말고 6인치(152mm) 양용포인 6"/47 DP (152mm) Mark 16을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바로 우스터급 경순양함이다. 5인치의 애매한 화력과 다르게 6인치는 대함도, 대공도 환상적인 위력이 나왔고 반자동 장전장치의 힘으로 만족스러운 연사속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시대가 제트기 미사일이라는 패러다임의 등장으로 주력함포가 되지 못했다. 한마디로 성능은 최고였는데 제작된 시기가 너무 늦어버린 비운의 함포다.

심지어는 당시에 같이 취역했던 디모인급 중순양함도 주포였던 8"/55 (203mm) RF Mark 16도 연사속도도 분당 10발로 빠른데다가 개조하면 부앙각도 높게 올릴 수 있어서 양용포로서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했지만 위와 동일한 이유로 대공사격은 실험에만 그쳤고, 실전이었던 6.25 전쟁, 베트남 전쟁에선 지상 포격지원에 활약하다 제적된다. 8인치라는 대구경에서 나오는 강력한 화력과 반자동 장전장치의 빠른 속사능력에 힘입어 지상 지원에서는 전함들 못지않게 크게 활약했다고 한다.

4.2. 영국

영국은 가장 먼저 양용포의 개발에 신경을 썼으나 4인치 양용포인 4"/45 (102mm) QF Mark V 4"/45 (102mm) QF Mark XVI 4"/40 (102mm) QF Mark XIX같은 종류는 기본적으로 1차대전 당시의 4"/40 (102mm) QF Marks I같은 구형 속사포를 기반으로 부앙각을 높이고 포좌 선회속도를 증가시키며 연사속도를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개조한 것이기에 대공용으로는 포탄이 도달가능한 고도가 낮고 민첩하지 못하며 대수상용으로는 작은 구경과 가벼운 포탄 중량으로 인해 어떤 용도이건 간에 형편없었다.

한편 5.25인치 양용포인 5.25"/50 (134mm) QF Mark I은 대수상용으로는 무난한 성능이 나왔으나 대공용으로는 그리 좋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이는 5.25인치 양용포는 앙각이 70도로 낮은 편인 데다가 연사속도가 분당 6 ~ 8발이라는 형편없는 수준의 사격 속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수상용으로 뛰어났다면 다행이지만 대수상용으로도 충격에 취약하고 전기가 잘 끊어지며 윤활유가 새서 작동을 멈추는 등 그렇게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어정쩡한 물건이 나왔다. 덤으로 가격도 상당히 비싼 편이었다. 결국 말레이 해전에서 킹 조지 5세급 전함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가 일본 해군 육상항공대의 G3M G4M에게 전투가 시작하자마자 제대로 타격을 당한 후 전투력을 상실해버리면서 반신불수가 된 후 회피기동도 불가능한 지경에 놓여서 추가타를 정확하게 맞고 허무하게 격침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당 양용포의 단점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그래서 대량보급을 포기하고 기존의 군함들에 달린 양용포들은 개량을 거듭한 결과 뱅가드에 와서야 쓸만해졌지만 이미 전쟁이 끝나서 때를 놓쳤다.

그 외에도 4.7인치(약 120mm) 양용포도 만들어 보았는데 4.7"/45 (120mm) QF Mark IX 4.7"/50 (120mm) QF Mark XI은 대수상용 함포로서는 성능이 좋은 편이지만 대공포로서는 최대로 올릴 수 있는 앙각이 낮고 신관세팅작업이 느리며 사격통제장치가 부실하며 수동장전방식이라서 대공화기로서의 성능이 별로 안좋았다. 물론 기본적으로 대공용 사격통제장치를 설치해서 연동하는 방식이라 대공포로 사용은 가능하긴 했고 개량도 쉬운 편이며 개량시 성능향상이 클 것 같았지만 생산라인이 부실했고 이후 4.5인치 양용포가 나오면서 조용히 사라진다. 이는 전시 비상계획 구축함을 보면 알겠지만 무장이 상당히 중구난방이었고 군함을 건조하는 대로 무장을 달아야 하다 보니 생산성이 좋은 무장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4.5인치 양용포인 4.5"/45 (114mm) QF Marks I이 있었으나 이쪽도 대공포로의 성능은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그나마 연사속도는 분당 12발이라는 수치가 나와서 5.25인치보다는 양호하였으나 포신의 수명이 650발 내외였다. 그래도 4.5인치 양용포는 4.5"/45 (114mm) QF Mark V로 개량된 후에 성능이 양호했는지 오데이셔스급 항공모함에서도 대공포로 사용되었으며 2번함인 아크로열은 개장 시 모든 양용포를 철거하고 자체적인 방공능력을 상실했으나 이글은 숫자가 줄었을 뿐 끝까지 운용했다. 그 외 후기 전시 비상계획 구축함인 Z급, Ca, Cr, Co, Ch급이나 배틀급 구축함, 데어링급 구축함같은 후기 구축함에도 달리게 되었다. 대수상 화력은 114mm 정도라서 일반적으로 구축함의 주포가 120mm나 127mm를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구경이 작아 아쉬운 편이었지만 대공능력이 만족스러워서 지금도 그 후계작인 4.5"/55 (114mm) Mark 8 Mod 0을 사용한다.

그래도 6인치급의 양용포인 6"/50 (152mm) QF Mark N5를 전후에 기어이 개발해서 타이거급 순양함에 장착하여 실제로 운용하기도 했다. 미국제에 비하면 고장이 잦고 유지보수의 노력이 많이 필요했지만 훌륭하게 작동했다고 한다.

4.3. 일본

일본 제국도 한때 양용포의 개발에 관심을 가졌으나 대수상 화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부포와 대공포를 따로 장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탈리아, 독일, 소련과는 달리 이쪽은 양용포를 개발할 기술이 있었으며 89식 12.7cm 40 구경장 함포 127mm/40 (5") Type 89는 양용포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3식 12.7cm 50 구경장 함포 127mm/50 (5") 3rd Year Type에 비해서 대수상 타격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력함이나 중순양함의 대구경 대공포로만 채택되었고 구축함의 주포로는 채택되지 못하였다.

양용포로 사용할 수 있는 포를 개발하고도 양용포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일본은 해전이 벌어지면 적의 수뢰전대가 전함을 노리고 공격해 올 것이고 전함은 거기에 맞서 스스로를 지킬 만큼 충분한 자체무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본군의 순양함과 구축함이 전함을 호위하면 좋겠지만 숫자도 적은 데다가 경순양함의 경우에는 개함의 성능마저도 미국에게 밀렸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수뢰전대 또한 적 주력함을 타격하기 위해서 이동할 것이므로 안그래도 적은 보조함이 더 분산하기 때문에 전함이 스스로를 보호해야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2] 대수상 타격능력을 중시한 건 일본만이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도 어느 정도까지는 마찬가지라 일본의 선택이 당시로서는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2차대전은 항공모함에 의한 항공전이 중심이 되었고 그에 따라 대공능력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렇게 된 계기를 만든 건 자신들이 벌인 진주만 공습이었다. 덕분에 89식 12.7cm 40 구경장 함포는 제대로 개량받지 못하면서 포탑회전속도와 포신부앙속도가 모두 느려진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화기가 되었고 그나마 수량도 부족해서 3식 12.7cm 50 구경장 함포가 억지로 대공사격을 하다가 개박살나는 사태가 난다. 결국 나중에야 89식 12.7cm 40 구경장 함포의 후기형을 구축함에도 달기 시작했지만 때는 늦었다.

그 외에도 98식 10cm 65구경장 함포 100mm/65 (3.9") Type 98를 개발해서 아키즈키급 구축함(1942)에 장착해서 사용하였으나 잘 해봐야 400발인 짧은 포신수명에다가 169문이라는 적은 생산량을 자랑하며 구경도 100mm으로 작은 편인 데다가 그나마 장포신으로 얻은 운동에너지를 대함용으로 써먹으려고 해도 대함용으로 쓸 철갑탄을 일부러 개발하지 않는 막장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구축함의 주포로 채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대구경 대공포로만 사용하게 된다.[3]

결국 태평양 전쟁에서 패전한 후에는 미국의 퇴역 군함을 도입하면서 미국의 양용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곧 미국의 양용포를 수입해서 해상자위대에서 채용하였다. 그 이후에는 세계 각국의 명품 함포를 도입하고 자체적으로 개량해서 생산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한다.

4.4. 프랑스

프랑스도 양용포의 개발에 관심을 가졌으며 됭케르크급 전함에서 130mm 양용포를 개발해서 배치하였으며 팡타스크급 구축함이나 모가도르급 구축함같은 지휘구축함 138.6mm/50 (5.46") Model 1934같은 138mm 함포를 달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수가 넉넉하지 않은데다가 대공용 사격통제장치가 부실하고 대수상화력을 중시한 결과 양용포로 쓰기에는 대공화력이 크게 부족하였기 때문에 다수의 대공포를 함께 운용하게 된다.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묻혔지만 130mm/45 (5.1") Models 1932 양용포는 무려 4연장이라는 말도 안되는 무거운 포탑 덕분에 민첩성과 반응성이 대공용으로는 제로에 가까워서 그냥 부포에 가까웠고 파생형인 2연장 포탑도 매한가지였으며 리슐리외급 전함 152mm/55 (6") Model 1930 양용포도 구경이 더 늘어난데다가 3연장이라 포탑이 매우 무겁고 느려서 말만 양용포이지 실제로는 부포로 취급되었다.

그래서 100mm/45 Model (3.9") 1930 2연장 양용포를 같이 도입했는데 이 모델의 경우에는 소구경으로 인해 대함능력이 크게 떨어져서 사살상 대구경 대공포로만 사용했다. 해당 모델은 전후에 100mm/55 (3.9") Model 1945로 발전하였고 이후에 100mm/55 (3.9") Model 1968로 발전하여 프랑스의 주력 함포가 된다.

4.5. 스웨덴

스웨덴은 현대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지는 120mm 함포를 1차대전 종전 직후에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2차대전이 끝난 직후에 양용포화에도 성공했다.

초기형인 120mm/50 (4.7") Models 1924는 대수상용 속사포 수준이었으나 프로젝트 1047 순양전함에 2연장 포탑 형태로 탑재될 계획도 있었으며 120mm/50 (4.7") Model 1942는 1942년에 설계에 돌입했으나 2차대전이 끝난 1945년에나 생산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120mm/50 (4.7") Model 1950를 1944년에 개발에 돌입해서 1950년에 출시함으로서 성공적으로 양용포 개발 및 생산에 성공한다.

물론 세계 대전 시기를 놓치긴 했으나 스웨덴이 약소국 겸 중립국이었고 보포스 40mm 포같은 훌륭한 대공기관포를 개발해서 양산한 실적이 있으므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양용포 개발 및 양산 능력은 강대국 수준에 육박한다고 볼 수 있다.

4.6. 이탈리아 & 독일 & 소련

이 세 나라는 양용포를 사용하는 대신에 부포와 대구경 대공포를 짝지어서 운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들은 적의 소형군함들인 구축함, 어뢰정등이 근접해서 어뢰를 쏘는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구경 부포가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결과 탄약의 보급이 복잡해지고 특정 상황에서는 특정 화기기 노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만 이 국가들은 대양에서 해전을 하는 것보다는 연안에서 해전을 하는 것을 상정하고 설계를 했는데 안개가 심심하면 끼는 발트해 북해같은 거친 환경을 가진 곳이나 조금만 이동하면 육지인 지중해, 흑해같은 곳에서는 소형 고속정의 기습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보니 대구경 부포를 다는 것을 선호한 편이다. 다만 나치 독일은 대공포도 대수상 공격이 가능했지만 이탈리아 왕국, 소련은 대공포가 대수상 공격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노는 포가 생기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90mm 대공포인 90mm/50 (3.5") OTO Model 1939나 소련의 85mm 대공포인 85mm/52 (3.3") 90-K는 대수상으로 쓰기에는 화력이 영 부족했고 독일은 1차대전식 구식 구축함에도 쓰는 105mm 구경의 2연장 대공포인 105mm/65 (4.1") SK C/33를 사용했기에 그나마 상황이 양호했으나 포탑의 천정이 없는 포좌만도 못한 포탑이라 바닷물이나 포탄 파편을 그대로 맞아버리는 결함많은 포탑인데다가 구경 자체도 영국의 4.5인치도 대수상 화력이 미묘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쪽도 대수상용으로는 답이 없었다.

여기에 더해서 국가들이 생각했던 연안작전은 탁상공론에 불과했다. 실제로 전쟁에 돌입하고 보니 적의 군함을 만나기도 전에 육상에서 날아오는 적군 항공기가 매우 많고 강력했던 것이다. 덤으로 독일의 경우에는 영국 항공모함의 함재기까지 가세하는 통에 출격하자마자 들켜버리고 항해 내내 말 그대로 폭격의 찜질을 당해야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복엽기 페어리 소드피시 따위에게 당한 비스마르크급 전함의 초도함인 비스마르크가 있다.

그래서 해당 국가들은 모두 다 구축함, 순양함에 쓸 수 있는 양용포를 연구했으나 연구 시작시점이 너무 늦어서 결과물이 신통치 않았다. 이탈리아는 135mm/45 (5.3") Models 1937를 대공포용으로 개조해서 양용포화할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으며 패전한 후 전후에 해군을 재건하면서 간신히 완성해서 양용포화했다.

독일은 동물원 대공포탑에도 사용한 12,8cm FlaK의 육상용 2연장 고정포 포좌를 해상용으로 개조할 계획인 128mm/61 (5") KM 40를 시도했으나 완전한 RPC를 갖춘 2연장 포탑 설계 작업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패전을 맞았고 남겨진 128mm 대공포는 해군 군항의 대공방어용 겸 해안포로 사용되었다.

소련은 130mm 함포인 130mm/50 (5.1") B13 Pattern 1936를 기반으로 양용포화를 시도했으나 대공능력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서 소련의 130mm 함포는 대공용으로 쓰기에는 포탄이 너무 크고 무거웠다. 그래서 빠른 시기 내에 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는 것으로 생각을 변경했다.

당시 소련은 미국처럼 반자동 장전장치를 만들기엔 기술적으로도 빡셌고 무엇보다 전쟁중이라 기껏 개발한 터보팬 엔진도 테스트는커녕 프로토타입 제작조차 못할정도로 여유가 없었다. 다만 전차용 장전 보조기(반자동 장전장치)는 전쟁 끝나자마자 바로 설계 완료,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했다. 장착한 놈은 다름아닌 IS-7.

독일과 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하면서 기존의 개발품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로 전락했고 나중에 해군을 재건할때도 독일처럼 미국의 양용포 수출품에게 처음부터 밀리거나 이탈리아처럼 일단 시제품을 장착해봤다가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자 미국의 양용포 수출품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은 냉전 시기에 기어이 AK-130 함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탈리아도 오토멜라라 127mm 함포 오토멜라라 76mm 함포를 개발하고 양산하는 데 성공하여 현대적인 함포 주류중 하나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독일은 미국이나 이탈리아의 함포를 도입해서 문제를 해결하였다.

5. 비슷한 것

타군에서 85mm 대공포, 88mm 대공포 90mm 대공포가 대공포이면서도 대전차/대지상 임무도 훌륭하게 수행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 경우는 처음부터 대함과 대공을 모두 수행할 목적으로 만든 양용포와는 달리 그냥 대공포로 사용하려고 만들었는데 의외로 대전차용으로도 좋았다에 가까우며, 무엇보다 함포가 아니므로 양용포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해당 종류의 화포들은 간이형 야포 보병포도 수행이 가능하며 기갑차량에 탑재하도록 개조하면 전차포로도 활동이 가능하기에 별칭으로 만능포가 붙기도 하며 일반적인 해군 양용포와 구분하기 위해서 대공대지양용포 (對空對地兩用砲)로 따로 용어를 만들기도 한다.


[1] 단, 일본은 했다가 "양용포는 좀 화력이 딸리니 개발품은 대형 군함의 대공포로만 채용하고 일반 함포는 앙각만 올려서 유사시에 대공사격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좋을 듯." 해서 연구만 간간히 했다가 나중에 태평양 전쟁 때 미군 함재기에 시달리면서 다시 군함에 달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아키즈키급 구축함(1942). [2] 이는 아래서 이야기할 독일이나 이탈리아 그리고 소련과 다르지 않다. [3] 억지로 고폭탄과 대공포탄을 쏘면서 대함전을 해봤지만 성과는 제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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