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8-16 00:06:01

속사포

화포의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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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정의
2.1. 탄생 당시2.2. 현대
3. 기관포와의 차이4. 역사
4.1. 탄생4.2. 해군4.3. 육군
5. 결론

1. 개요

Quick-firing gun
한자로는 속사포(速射砲)라고 하며 영문명칭인 Quick-Firing Gun을 줄여서 통칭 QF라고 하기도 한다.

속사포는 빠르게 장전을 완료하여 빠른 발사 속도로 사격할 수 있는 화포, 즉 속사할 수 있는 포를 의미한다.

2. 정의

속사포가 처음 출현한 시기와 현대의 기술력의 차이가 크므로 정의가 나누어진다. 애초부터 근대에 성립된 단어들은 엄밀한 의미와 형태를 지니지 않고 대충 붙이는 경향이 큰 것도 한몫했다.

2.1. 탄생 당시

화포의 상당수가 아직 전장식이었고 후미장전식이라고 해도 장전후 후미를 폐쇄하는 절차가 길고 복잡한 시대인지라 아래의 조건을 만족하면 속사포라고 불렸다.
  • 탄약은 포탄의 본체인 탄두와 탄두를 발사할 장약이 담겨있는 탄피가 일체화된 형태. 현대의 총알의 대형화된 형태를 생각하면 됨. 약실에 장전할 때만 일체형이면 되므로 평소에는 탄두와 탄피를 분리해놓았다가 탄피의 장약을 목표의 사정거리에 맞게 조정한 후 장전 직전에 재결합하는 것도 인정됨.
  • 포신이 발사 후 반동으로 크고 강력하게 움직이는 것을 주퇴복좌기로 최대한 억제하며 빠르게 포신을 정지시킴으로서 차탄의 장전속도를 증가시킴
  • 무연화약을 사용함으로서 발사시 포연으로 인한 시야방해를 막아서 조준 유지 및 수정이 가능

이러한 조건을 갖추게 되면 당대의 동급 화포에 비해 보통 7 - 8배나 빠른 연사속도를 가질 수 있었다.

2.2. 현대

대부분의 화포들이 앞서 언급한 조건들을 충족하거나 대체 방법을 쓰는 등으로 충족해서 연사속도가 향상되었기 때문에 정의가 달라졌다.
  • 당대의 동급 화포에 비해 연사속도가 빠름. 빠르기만 하면 연사속도에 대한 기준은 없음
  • 화포의 구경에 따라 속사포로 불릴 수 있는 연사속도의 기준에 대한 차이를 둠. 주로 구경이 증가할 수록 연사속도가 느리더라도 속사포가 될 확률이 높음

3. 기관포와의 차이

포탄 연사한다는 점 때문에 기관포와 유사하게 간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기관포가 자동화기의 특성을 가져서 포탄이 발사될 때 발생하는 반동이나 연소 가스를 사용해서 재장전을 하는 것에 반해 속사포는 앞서 말했듯이 재장전을 별도의 동력으로 움직이는 자동 장전 장치로 수행하므로 차이점이 분명하다.

4. 역사

4.1. 탄생

1887년 영국의 암스트롱사가 자사의 4.7인치 (120mm) 함포를 속사포라고 광고한 때부터 시작한다. 카달로그 상에서는 당대의 동급 구경의 함포가 1분당 1발의 연사력을 가진 데 대해 자신들은 5.3초당 1발을 발사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당대에는 대강 퉁쳐서 발표하는 경향이 있어서 1분당 12발이라고 약간 과대광고하기도 했다.

최초로 나온 개념이 광고성이었던 관계로 당대에는 주퇴복좌기가 있고 당대의 화포보다 연사속도가 조금이라도 빠르면 속사포라고 제멋대로 주장했다. 예를 들자면 독일 제국 전드레드노트급 전함인 카이저 프리드리히 3세급 전함의 경우 자신의 주포가 24cm 구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주퇴복좌기가 있고 연사속도가 아주 약간 빠르다고 전함의 주포를 속사포라고 광고하고 다녔다.

4.2. 해군

하지만 이런 혼란은 곧 가라앉았다. 어뢰를 주무장으로 하는 어뢰정의 출현 때문이다.

어뢰정의 공격으로부터 주력함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열강들은 중소구경의 함포에 속사포를 채용하기 시작했고 노던펠트 1인치 속사포를 시작으로 해서 속사포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설치되자마자 1발로 적 어뢰정을 완파할 수준으로 위력이 요구된 관계로 구경의 확대가 진행되었으며 호치키스사의 3파운더 속사포가 속사포의 기준을 정립한 후 영국 해군이 4.7인치 (120mm) 속사포를 시작으로 6인치 (152mm) 속사포까지 구경을 늘렸다.

이들 속사포들은 전드레드노트급 전함이나 장갑순양함에 탑재되어 부포를 도와서 본연의 임무인 어뢰정 격퇴를 수행하였으며 그 외에도 사소한 목표에 대한 사격이나 주력함같은 강력한 목표에 대해 비장갑구획을 공격해서 화재를 발생시키고 승조원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리고 초기의 해상용 대공포중 일부가 속사포로부터 파생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호순양함이나 구축함이 등장하면서 이들의 주포로 속사포가 채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제1차 세계 대전이후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같은 군축조약이 진행되면서 함선들의 기준배수량이 제한되기 시작하자 양용포로 발전하게 된다.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에는 그 동안의 기술력 발전을 바탕으로 해서 디모인급 중순양함 Mk.16 8인치 55구경장 함포처럼 1분당 10발의 연사속도를 가진 함포도 속사포라고 불러주게 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보통 연사속도가 높으면 대공사격능력도 존재하고 대공포탄도 있어서 우스터급 경순양함의 6인치 (152mm) 47구경장 Mk.16 2연장 양용포탑처럼 1분당 12발의 연사속도를 가진 양용포로 불러주는데 디모인급 중순양함의 8인치 (203mm) 주포의 경우에는 대공사격능력은 실험적으로만 가능성이 있다 수준이고 실제 대공사격은 불가능했으므로 속사포란 명칭이 붙었다.

현대에 와서는 함포로 주로 사용되는 구경 76mm ~ 127mm급의 해군용 함포를 주로 속사포라고 부르지만 일단 부속명칭으로 취급한다. 현대에 남은 함포중에 속사포 소리를 못 들을 정도로 연사력이 느린 함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4.3. 육군

해상에서 속사포가 유행이 되기 시작하자 야포의 빠른 연사속도가 필요한 육군에서도 채용되기 시작했다.

속사포 명칭이 붙은 야포의 시작은 빨라서 러시아의 Vladimir Baranovsky가 1872년부터 1875년까지 개발해서 러시아 제국 육군에 1882년에 채용된 것이 최초지만 당연하게도 이 물건은 그냥 속사포란 이름이 붙었을 뿐의 물건이었고 실제로는 프랑스의 1897년식 75mm 야포가 최초이자 가장 유명한 물건이라고 보면 된다.

해군용 속사포를 육지에서 운영해보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걸 실제로 실현시킨 것이 영국이었다. 보어 전쟁 당시 영국 해군의 4.7인치 (120mm) 속사포 2문을 함선에서 분해해서 내린 다음 목재를 사용해서 육상용 포가를 만들어서 설치한 후 해안포 공성포로 활용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제2차 보어 전쟁 당시 보어측 지상 포병의 유효사거리가 영국 육군 포병의 유효사거리보다 길어서 영국군이 일방적인 포탄 세례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임시조치였기 때문에 수병들이 속사포를 다루었으며 이동시마다 최대 32마리의 소가 필요했고 발포시 반동 흡수를 위해서 포가와는 별도로 케이블을 추가로 연결해서 사용해야만 했다.

이후에는 평사포 곡사포에 속사포의 구조가 적용되기 시작했으므로 러일전쟁부터 속사포화된 야포들이 활약하기 시작하였으며 이 전쟁의 결과로 인해 속사포된 야포를 각국이 채용하면서 속사포란 이름은 그냥 부속명칭화되었다.

소구경의 속사포의 경우 야전에서 좀 더 사용이 간편하고 비슷한 구경을 가진 기관포로 대체되었다. 그 외에는 일본 제국이 자신들의 대전차포를 속사포라고 이름붙인 경우인데 이렇게 된 이유는 일본 제국 육군이 정식 명칭에 붙어 있는 대전차란 명칭이 방어적인 느낌이 난다고 해서 싫어했으므로 별칭 겸 통칭 형태로 속사포라고 부르게 했다는 어이없는 사유가 있었다.

5. 결론

광고성 명칭으로 시작되었으나 현대 화포의 성능 향상에 도움을 준 화포다. 그리고 속사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다들 연사속도가 느렸으므로 포탄 1발당 위력만 생각했으나 속사포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연사속도도 화포의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다만 워낙 속사포의 구조가 유용했으므로 다른 종류의 화포들이 속사포의 구조를 채용하는 바람에 현재는 함포의 명칭 중에서 부속명칭으로만 사용된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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