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01:12:58

술안주

파일:beer snack.jpg


1. 개요

술안주(-, drinking snack, anju)는 과 곁들여 먹는 음식을 말한다. 줄여서 안주라고도 한다.

안주 자체가 '술과 곁들임(혹은 그러한 음식)'이라는 뜻이라, 술안주(술+안주)라는 표현은 엄밀히 따지자면 겹말이라고 볼 수 있다. 안주를 뜻하는 한자로는 (안주 효)가 있다.

2. 효과와 역할

안주는 술의 흡수속도나 흡수율을 낮추어주는 효과가 있다. 술은 보통 보다 창자에서 흡수 속도가 빠른데, 안주를 섭취하지 않고 술만 들이키면 20%는 위, 80%가 소장에서 흡수된다. 그러니 엄청나게 빨리 취하게 되는 셈. 단, 강냉이 같은 안주는 사실 흡수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하고, 단백질이나 지방질 위주로 된 안주를 같이 섭취해야 위에서 정체되는 시간인 위내용 배출 시간이 늘어나며 흡수 비율이 바뀐다.

식사하면서 맛을 위해 술을 곁들일 때도 많은데, 이런 것은 반주라고 한다. 혹은 술을 마시느라 쓰거나 텁텁해진 미각을 다시 되돌리는 효과도 있다.

술을 마시게 되면 의 포만중추 또한 점차 알코올에 마비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과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숙취의 고통이 뒤따른다는 점을 상기하고 먹는 것이 좋다.

3. 역사

옥편에 안주 효(肴, 殽)라는 한자가 있을 만큼 술안주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조선 후기의 주막에서는 술 한 사발에 공짜 안주 한 점이 붙었는데 마른안주로는 육포나 어포, 진안주로는 삶은 돼지고기 너비아니, 떡산적, 생선구이 등이 있었다. #

1970년대 산업화 이후에 수많은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누구나 기분이 내키면 한 잔 할 수 있던 경제 호황을 이루던 시기가 드디어 도래하게 되었지만 아직 편의점의 개념이 없었고 당시만 하더라도 술을 한잔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요정, 청요릿집, 주점에서 먹고 친분이 있는 경우에는 직접 집에 초대하여 정성스레 만든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 전통적인 한국의 주도(酒道)였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나 혼자서 가볍게 한잔 하려면 현재는 많이 사라진 실비집이나 대폿집[1]에서 열악한 분위기에서 한잔 술을 넘기었으며 산업화의 정점인 1980년대에 이르러 봉지과자가 유행하면서 일반 가게에서 맥주나 소주를 구입한 후 그 자리에서 스낵과자를 뜯어 안주삼아 마시던 것으로 안주를 대신하였다. 따라서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병따개와 술잔을 구비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일부 가게나 편의점에서는 맥주나 소주를 그 자리에서 마실 수 있도록 야외에 테이블을 갖다놓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또한 안주는 술과 같이 먹는 음식물이다보니 술을 메인으로 파는 일반적인 가게는 일부러 더 양념을 채워서 자극적인 맛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특히 소주에는 매운 음식[2], 맥주는 짠 맛이 나는 음식[3]을 안주로 많이 내놓는다.

1980년대에 이르러 경제가 더욱 활성화되고 개인이 술을 접할 기회가 증가하면서 술자리가 잦아짐에 따라 지나치게 배부른 안주에 긴 술자리 대신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 혼자서 한잔 할 만한 술자리의 요구가 증가하게 된다. 당시에 이러한 수요에 힘입어 중국산 땅콩이나 말린 생강, 그리고 그 유명한 마른 오징어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수요를 예측한 것이 바로 머거본의 전신인 (주)우성식품이었다. 또한 그렇게 먹는 안주 문화로 인해 집이나 집 앞 가게에서 간단하게 먹을 때 옆에서 아이들을 대동해서 먹는 부모들이 많았는데[4] 이럴 때 부모들이 애를 옆에 앉혀놓고 안주를 먹으라고 주는 경향이 많았다. 주로 머거본 류의 설탕 견과류나 마카로니 같은 과자류, 튀김, 훈제 등의 안주가 그렇다.

4. 술과의 궁합

술의 종류에 따라 선호되는 안주와 그렇지 않은 안주가 있는 편이다. 대부분 술은 그 술의 고향 음식과 적절한 궁합을 자랑한다. 술 문화와 음식 문화가 상호작용하며 발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가 맥주- 소시지, 막걸리- 등이다.

일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 요리가 안주로 좋다. 그 예로 콩나물국, 맑은탕(지리), 선짓국, 북엇국, 홍합탕, 술국 등이 있으며 국물이 이뇨 작용을 촉진하고 포만감을 주며 술을 희석하기 때문.

보통 매운탕, 김치찌개 같은 매운 음식을 안주로 삼거나, 해장용 음식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장에 좋지 않은 데다가 숙취에 더불어 음주 다음날 폭풍설사의 원인이 된다. 특히 음주 후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안주로 보통 뭘 먹는지 생각해 보면 좋다. 기억이 안 나면 좀 문제가 있다. 알코올은 장의 지방 분해와 흡수를 떨어뜨려 변에 지방이 섞이게 되고 이게 설사를 일으킨다.

다른 안주는 안 먹고 술을 마시고 물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물을 많이 마시면 희석 효과 때문에 장에서의 알코올 흡수율이 낮아지고 흡수 속도가 느려진다. 또한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물과 안주를 같이 먹는 것도 좋다.

5. 문화별 차이

동양과 서양의 술 문화 차이를 설명한 영상


각국의 술과 안주 콤보를 정리한 글


한국 사람들이 북미, 서유럽 지역에 가서 술을 마실 때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와인을 제외하면[5] 술을 마실 때 안주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럽의 펍이나 주점에서는 말 그대로 술만 파는 것이 보통이다.

애초에 술을 음식의 일부로 간주하지 않아서, (한국의) 안주에 해당하는 단어 자체가 없으며, 기껏해야 물과 음료수를 파는 정도. 그나마 관광객이 많이 찾는 런던과 같은 수도, 대도시의 술집 같은 곳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호텔 내의 바에서 감자칩, 나쵸 등의 작은 과자 견과류, 주문에 따라 감자튀김[6]을 내놓는 정도고, 한국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칵테일에 치즈, 과일 안주는 전혀 없다. 대도시나 수도 등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의 술집에서 안주를 파는 것도 사실 한국으로 치면 역시 이태원동이나 인사동 등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영어는 기본에 심지어는 경우에 따라선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제2외국어도 할줄 아는 경우가 꽤 있는 것과 같다. 즉,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니 전형적인 현지 스타일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 서양 술집에서 그나마 안주에 가까운 개념이라면 술을 마실 때 물이나 음료수를 함께 마시는 정도다. 단 미국식 브루어리의 경우엔 외부 푸드트럭이나 자체 주방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 햄버거 피자 같은 요리를 사먹을수도 있다. 하지만 이조차도 술안주로 요리를 판다기보다는 그냥 밥도 팔고 술도 파는 것에 더 가깝다.

그에 비해 한국이나 일본, 중국 등 동북아 지역에서 술은 당연히 안주와 먹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특히 한국에서 안주 없이 술을 먹으면 깡술, 깡소주라고 하여 좋지 않게 보았으며, 알코올 중독으로 보기도 했다. 심지어는 평소 술을 자주 마시거나 낮술도 자주하는 사람들조차도 안주랑 같이 먹는 게 일반적이다보니 안주없이 술 먹는것을 좋게 보지 않았다. 고사성어에도 박주[7]와 산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과 안주는 함께 한다고 보았으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과 일본도 매한가지다.

6. 목록

종류는 딱히 정해진 것이 없다. 술과 같이 음식물을 섭취하면 그것이 술안주.

일본에서는 기본안주와 비슷한 개념인 오토시와 마른안주 개념인 오츠마미(おつまみ/御摘み)가 있다.

6.1. 양조주

6.1.1. 맥주

채소 과일, 수산물 같은 종류와 먹태 같은 마른 안주, 치즈의 조합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차가운 성질의 과일[8]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외로 소주안주로 생각하기 쉬운 두부 계란말이랑도 궁합이 잘 맞는다. 두부는 고단백에 저칼로리인데다 위 속에 오래 머물러 알콜 흡수를 늦추고, 포만감을 주며, 위와 간을 보호해줘서 술에 덜 취하게 해주며, 계란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할 때 꼭 필요한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아미노산인 시스테인 성분과 간의 해독 작용을 돕는 레시틴 성분이 풍부하다. 또한 비타민 B가 풍부해 음주후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치맥이 유명하지만 드라이 맥주나 부가물 라거, 페일 라거, 필스너 라거에 한정된 조합이고, 튀김류 같은 기름진 음식들은 칼로리도 높고 건강에도 좋지 못하다. 지방질이 80% 이상이라 소화가 잘 안되는 땅콩도 마찬가지인데 맥주랑 같이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쉽다. 고등어, 꽁치, 참치 등의 등푸른 생선도 요산을 발생시키는 퓨린이 많이 들어있어 통풍을 유발시킬 수 있고, 지방이 많아 차가운 맥주와 같이 먹으면 소화에 좋지 않다. 탄산음료도 마찬가지.

독일 사람들은 맥주와 소시지의 조합을 최고로 치는데, 특히 독일식 밀맥주인 헤페바이젠과 독일식 흰 소시지인 바이스부어스트의 조합은 맥주의 쌉싸름한 맛이 소시지의 느끼함을 중화시켜주기 때문에 꽤 맛있다. 또한 옥토버페스트에서 사람들에게 기본 안주로 프레첼을 나누어 주는 점에서 드러나듯이 프레첼도 독일에서 맥주 안주로 어울리는 음식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슈바인스학세 슈니첼 등 대체로 짜고 느끼한 독일요리들이 맥주와 잘 맞는 편이다. 비슷한 이유로 소금간이 된 하드 비스킷(영국식)도 맥주 안주로 괜찮다.

일본에서는 일본식 김치, 한국식 조미, 풋콩, 꼬치, 오뎅, 나물[9]과도 자주먹는다.

상면발효식 에일의 경우는 피자 샌드위치와도 잘 어울린다. 피자의 경우 피맥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질 정도로 홉이 강조되는 페일 에일과 잘 어울릴 정도로 인기 있는 조합이다.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안주는 치킨, 감자튀김 같은 튀김류 및 콘치즈 같은 치즈 요리, 건어물이나 견과류 같은 이른바 마른 안주인데, 이것은 라거에 한정되는 조합이다. 다만 튀김 안주에 대해서 말하자면 윗문단에서 언급됐듯이 맥주를 튀김 요리와 같이 먹으면 요산 수치가 급속도로 상승해서 건강에는 매우 안 좋다.

드라이 맥주의 경우 초밥도 안주로 어울린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퇴근 후 포장마차에서 초밥과 맥주를 주문해서 곁들여 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양꼬치엔 칭따오가 유명한데, 실제로 칭따오맥주 같은 라거 맥주에는 양꼬치가 잘 어울린다.

마른 안주로는 오징어, 쥐포, 육포 같은 종류가 좋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감자칩이나 알새우칩, 새우깡 같은 새우과자, 오징어땅콩, 도리토스도 나쁘지 않다. 땅콩과도 잘 어울리나 소화흡수나 건강에는 별로 좋지 않다고.

6.1.2. 막걸리

막걸리는 도수가 낮으며 걸쭉하고 안주의 기름기를 가려준다. 대체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막걸리 안주는 다음과 같다.

요컨대 대체로 한식 메뉴 가운데, 너무 맵거나 양념의 자극이 강하지 않은 것, 그 중에서 국물이 없는 것이 막걸리의 안주로 선호된다.

한국인의 밥상 막걸리 편에서는 양념을 하지 않고 화롯불에 구운 꼬막을 막걸리 안주로 추천했다.

6.1.3. 청주 · 약주

예담, 화랑, 교동법주 등의 한국식 청주(주세법상 약주 중 순곡약주)는 한식에서 반주라고 하면 대부분 이 청주를 뜻할 정도로 한식과 조화가 잘 되는 술이다. 서서환기에 따르면 청주는 성질이 차고 부드러워 안 어울리는 음식이 없다고 할 정도로 한식 대부분과 궁합이 잘 맞는 술이다. 실제로 청주는 도수가 높다고 해도 20도를 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이 15~18도 정도다.

단, 술 자체가 담백하고 순하기 때문에 산업화 이후에 희석식 소주와 함께 나타난 맵고 얼큰한 음식, 즉 매운탕이나 김치찌개 등의 고춧가루 양념이 진하게 된 요리와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10] 매운탕이나 찌개에 다량 함유된 고춧가루, 마늘의 향과 자극적인 맛 때문에 청주 고유의 맛이 묻혀버리기 때문. 예로부터 청주는 건어물와 궁합이 좋다고 했는데, 실제로 유명한 명문양반가의 주안상차림이나 석양배차림을 보면 육포와 건채, 누르미, 구절판으로 대표되는 견과류, 숙회, 건회 등으로 구성됨을 알 수 있다. 나물, 등의 담백한 음식이 가장 좋다.

현대에는 대체로 제사 끝나고 음복하며 먹는 술이라 제사 음식과 곁들여 먹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탕국, , 전, 생선, 갈비찜 등이 주축이 되는 제사, 명절 음식과는 그야말로 최고의 궁합을 보인다. 대부분의 유명한 한식 파인 다이닝에서는 요리별 코스요리에 와인 페어링을 제공하긴 하지만, 여러 음식이 한번에 차려지는 한상차림이나, 김치와 밥, 국이 함께 나오는 주 식사와 곁들이는 술로 한국식 청주를 제공한다. 뭇국이나 곰탕, 미역국에 밥말아서 배추김치와 곁들이는 평범한 집밥이나 국밥에 반주로 곁들이기도 아주 좋기 때문에, 일부 국밥집은 전통 청/약주를 잔술로 판매하기도 한다.[11]

6.1.4. 사케

한식의 반주로 청주가 사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 요리의 반주로는 대부분 일본식 청주인 니혼슈/세이슈, 즉 사케가 사용된다. 한국식 청주와 재료가 유사하지만 맛과 향의 특성이 달라서 보다 덜 자극적이고 섬세한 음식과 조합시켜야 한다.

청하, 백화수복, 경주법주 초특선과 같이 한국에서 일본식으로 양조되는 사케(주세법상 청주)는 향미 특성이 한국식 청주가 아니라 사케와 유사하므로 안주도 사케와 마찬가지로 회, 오뎅 등과 곁들이는게 좋다. 이들을 한국식 청주와 어울리는 음식과 곁들일 경우 술이 음식에 묻힌다.[12]

카라쿠치한 다이긴죠급 사케와 선어회의 조합의 유명하며, 대부분 회를 먹을 때 사케를 곁들여 마신다. 초밥 위주인 대부분의 오마카세도 같은 이유로 사케 페어링을 선보인다. 이자카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케 안주도 양념이 약한 꼬치구이, 맑은 지리나베, 오뎅 등이다.

6.1.5. 와인

포도주마다 전부 다르다. 프랑스 요리, 이탈리아 요리 등 유럽 요리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 바로 각 음식들과 적합한 포도주를 선별해 음식에 맞게 배치하는, 일명 ' 마리아주'이다. 이때 포도주의 제조법[13]별로 조금씩 다르고, 같은 종류라고 해도 각 포도주의 맛과 향 등에 따라 또다시 갈린다. 따라서 포도주와 음식의 궁합을 맞추려면, 우선 음식을 고르고 거기에 맞는 포도주를 고르던가, 반대로 포도주를 먼저 고르고 거기에 맞는 안주를 골라야 한다. 궁합이 맞지 않을 경우 포도주는 포도주대로, 음식은 음식대로 제 맛을 못 느끼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가령 처음부터 신맛이 강한 와인과 단맛이 강한 과자를 같이 먹을 경우, 과자는 너무 달게 느껴지게 되고 와인은 와인대로 식초처럼 신맛만 나게 되는 것.

고기 요리에는 레드 와인이, 생선 등 해산물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는 속설이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고기 요리에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도, 생선 요리에 어울리는 레드 와인도 얼마든지 있다. 사실 품종의 특성에 따라 어울리는 재료가 있다. 특히 양념이나 소스 계통을 맞추거나 산지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 레드와인의 경우 맛과 향이 강한 시라즈는 자극적인 양념이 들어간 요리에, 맛이 섬세한 피노 누아르는 담백한 요리에 어울리는 등 품종에 따라 궁합을 가리는 편이다.

포도주의 마리아주에도 한계가 있는데, 치즈 등의 발효식품이나 익히지 않은 해산물이 대표적인 예시다. 흔히 치즈가 안주로 어울린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치즈와 어울리는 포도주는 정말 소수에 불과하며, 오히려 치즈의 단백질이 와인의 향미성분을 붙잡아 풍미를 느끼는 데 방해가 되므로 피하는게 좋다.

한국 요리나 일본 요리와도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거의 대부분의 와인은 재래식 양념장을 사용하는 정통 한정식과 조합시키면 매우 나쁜 상성을 보이며,[14] 특히 익히지 않은 생김치와 조합시킬 수 있는 와인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정통 한정식에 포도주를 추천하는것은 와인에 이해관계를 가진 소믈리에나 와인 유통업자/애호가/스노브들이지, 정통 한정식 업계에서는 당연히 궁합이 우수한 막걸리, 청주, 증류식 소주 등의 전통주를 우선적으로 추천하며, 포도주를 사용하는 것은 코스요리이다.

양식 레스토랑이나 와인 전문점의 경우 소믈리에가 음식과 적합한 포도주를 권장해 주니 이를 따라가면 좋다.

6.2. 증류주

6.2.1. 소주

6.2.1.1. 희석식 소주
술 자체가 맛에 특색이 없기 때문에 궁합을 따질게 없어서, 튀김류를 제외하면[15] 거의 모든 안주와 궁합이 맞는 편이다. 소주는 튀김의 느끼한 풍미를 씻어주기엔 도수가 너무 낮고, 함께 머금고 음미하기엔 역하고 쓰다.

김치에서부터 까지, 소주를 커버할 수 있는 안주가 많다. 그중에서도 좋은 조합은 매운 양념이 첨가된 요리 혹은 육류 찌개, 전골 같은 국물 안주가 좋다. 육류 요리 중에는 삼겹살 구이가 소주에 최적화된 안주로 꼽히고는 한다. 그리고, 매운 찌개나 전골, 매운탕, 알탕, 감자탕, 뼈해장국, 오뎅, 순댓국 같은 국물 안주는 취기를 어느 정도 가시게 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시원한 느낌의 해물 베이스인 조개탕이나 홍합탕, 연포탕이 정말 잘 어울린다. 또한 아예 안주용으로 끓여주는 술국도 괜찮다. 이렇게 된 데에는 소주가 가장 흔한 술인 점도 있지만, 사실상 물에 알콜과 감미료를 탄 것과 다름 없어서 맛에 특색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소주가 대부분의 안주에 어울리는 이유는 소주가 더럽게 맛이 없어서 안주가 상대적으로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을까.

술이 센 사람들은 보드카를 위의 안주랑 마시는 경우도 있다. 사실 소주보다 보드카가 순수한 알코올 맛에 가깝고 맛도 깔끔하다. 소주에는 감미료가 어느 정도 첨가되기 때문. 다만 향미가 첨가된 보드카는 제외.

과자 중에는 새우깡, 포카칩 정도, 공산품 간식 중에서는 천하장사 소시지 정도가 잘 어울린다. 이는 맥주도 마찬가지.

편의점 도시락도 저렴한 소주 안주로 좋다. 나름 고기, 김치, 밥까지 갖춰져 있어서 편의점에서 소주와 편의점 도시락 하나면 간단한 술상이 된다.

간혹 안주는커녕 술만 겨우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용돈 사정이 영 좋지 않지만 그래도 술은 마시고 싶어 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기행을 좋아하는 괴짜거나 하면 편의점에서 250원 하는 츄파츕스 달랑 한 알만으로 소주 한 병을 뚝딱하기도 한다. 츄파츕스는 두고두고 야금야금 빨아먹을 수 있게 되어 있는 막대사탕이라 술 한 모금 마신 후 츄파츕스 한 번 빨아먹을 수 있고, 사탕 고유의 달콤함으로 소주의 쓰린 맛을 달랜다. #사례
다른 예로는 마늘, 통후추를 이용하기도 한다. 마늘을 조금씩 갉아먹거나 통후추를 씹어먹는 식이다.
6.2.1.2. 증류식 소주
고순도 알코올 수용액에 감미료를 섞어 궁합이랄 게 없는 희석식 소주와 달리 삼해소주나 안동소주 같은 증류식 소주는 위스키, 브랜디 등과 마찬가지로 본연의 향미가 존재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이므로 음식과 궁합을 가린다.

위스키나 브랜디와 같은 양주와 비슷하게 식사와 곁들이는 게 아니라 술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게 정석으로, 인절미, 시루떡과 같은 , 약과, 유과, 강정 등의 한과, 곶감이나 건살구 같은 건과류와 어울리면 된다.

희석식 소주 음주층을 겨냥해 증류원액에 물을 섞어 도수를 낮춘 ABV 25% 내외의 제품은 식사와도 제법 어울리는데, 맑은탕이나 같이 자극적이지 않은 생선 요리, 평양냉면 등과 곁들이면 좋다.

누룩 대신 입국을 사용해 고급 보드카와도 유사한 깔끔함을 갖는 화요나, 한국식 고구마소주를 표방해 화요와 일본 이모쇼츄의 중간 정도 풍미를 갖는 국순당 려 등은 전통 누룩을 사용한 증류식 소주에 비해서는 비교적 안주를 덜 가리는 편이다. 이는 아래의 쇼츄나 기타 증류주 문단을 참조해도 짐작해볼 수 있다.

6.2.2. 쇼츄

오뎅, 꼬치구이 등의 음식과 어울리는데, 대부분의 일본식 선술집에서 취급하는 메뉴들이다.

6.2.3. 고량주

풍미가 진하고 도수가 높아서 맛이 독하기 때문에,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과 잘 맞는다.

중국 요리와 궁합이 잘 맞으며, 대부분 고량주는 중국집에서 중국 요리를 먹을 때 곁들여진다. 국물요리와는 상성이 별로 좋지 않은데, 이유는 고량주가 워낙 독주고, 향이 강하기 때문에 국물이 눌려버리기 때문이다. 깐풍기 난자완스, 탕수육 같은 한 입씩 먹는 요리, 양장피 등과 어울린다.

특히 양꼬치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단다. 실제로 고량주 + 양꼬치 조합은 현지인들도 한 손에 꼽는 강력한 메뉴다. 양꼬치가 어지간해선 누린내가 나기 마련인데 고량주의 강한 향이 누린내를 잡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고우영 화백의 고우영 십팔사략의 10권 '북송시대 남송시대'에서 나온 동파육이란 요리와도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소개되었다.

6.2.4. 양주

위스키 브랜디, 코냑 등을 마시는 데 있어 맛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풍부한 향을 즐기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안주 없이 먹기도 하지만, 간단한 안주를 곁들이기도 한다.

위스키의 경우 다크초콜릿, 치즈, 견과류, 훈제육류 등이 손꼽힌다. #, #, #, # 싱글 몰트 위스키의 경우 셰리 캐스크 숙성 제품은 쇠고기와 곁들이기도 하며, 피티한 제품과 생굴을 곁들이기도 한다. 입문자의 경우 단 과일이 덜 단 과일의 맛을 가리듯 강렬한 싱글 몰트나 고도수 버번의 향미를 초콜릿의 단맛이 가려버릴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당알중이들이 느끼는 위스키의 달콤함은 혀에서 느껴지는 진짜 당류나 대체당류의 달콤함이 아니라 그냥 원재료 및 오크통에 의해 입혀진 달콤한 향기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굳이 씁쓸한 다크초콜릿이 아니라 다른 온갖 달콤한 초콜릿과 함께해도 풍미가 크게는 손상되지 않는 편이다.

한국에서 흔히 마시는 폭탄주에 쓰이는 중저가형 블렌디드 위스키를 마실 경우 과일 안주가 보통 기본으로 깔린다. 땅콩이나 크래커, 육포, 건어물 같은 마른 안주도 나쁘지 않으며, 독한 양주를 마실 때는 우유[16], 달달한 음료수 등과 함께 마시는 게 좋다. 스모크 치즈와 같은 가공치즈와도 잘 어울린다. 간혹 비스코티 엄마손 파이를 선호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 외에도 간장 찍은 이나 소금간이 된 김을 안주 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브랜디 코냑도 안주로 초콜릿, 치즈, 버섯, 고기, 수산물 등이 거론된다. #, #, #, #, #

의외로 피자, 보쌈처럼 기름기 있거나 고기류의 안주와 궁합이 상당히 잘 맞는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서 고기안주가 잘 받는다. 양주류는 소주에 비해 알코올 도수자체가 휠씬 높기 때문에 보통 소주먹을 때 기름지다고 기피하는 안주인 치킨도 양주와는 비교적 잘 맞는다. 물론 스트레이트 이야기이고 온더락으로 얼음타서 마실 때는 그냥 느끼하다.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 재패니스 위스키에 비해 특히나 높은 도수와 강렬한 단맛, 스파이시함으로 유명한 버번 위스키의 경우 고기 및 치즈와 특히나 궁합이 좋은 편이다. 스테이크, 바비큐, 육가공품 등의 강렬한 지방맛과 감칠맛이 버번의 스파이시함과 강한 알콜, 아세톤 향을 중화시키며, 반대로 버번의 강렬한 단맛과 스파이시함이 고기와 치즈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부드러운 타 지역 고급 위스키의 섬세한 향미를 오히려 가려버릴 수 있는 블루 치즈나 외피세척 치즈의 강렬한 향미도 고도수 버번과는 서로가 서로를 과하게 눌러버리지 않고 상당히 잘 어울리고는 한다.

6.2.5. 기타 증류주

데킬라의 경우에는 보통 나초 견과류를 먹는 경우가 많다. 소금을 뿌린 라임과 함께 먹기도 한다. 우조 라크는 두부 비슷한 모양새의 짭짤한 치즈 페타(Feta)나 소금에 절인 올리브가 흔히 안주거리로 식탁에 오른다. 아네호, 엑스트라 아네호 등 고숙성 데킬라는 오히려 고급 위스키나 브랜디와 가까운 향미로 수렴하기에 윗 문단을 참고하는게 좋다면, 블랑코(실버)나 일부 레포사도 등 저숙성 제품은 데킬라 특유의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전통을 따르는게 좋겠다.

보드카는 그 특성상 어떤 안주든 대체로 잘 어울리지만, 무향무취이기에 캔참치 등의 비릿한 맛은 맛을 전혀 가리지않고 오히려 증폭시키기에 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본 고장인 러시아에서는 버터를 바른 위에 철갑상어알을 절인 캐비아를 얹어먹는 것을 최고의 안주로 친다. 하지만 캐비어가 비싸기 때문에 보통 연어알을 곁들이거나 절인 오이 버섯, 돼지비계를 소금에 절인 '쌀로'라는 비계절임, 또는 소시지을 안주로 먹는다. 절인 오이나 버섯이 없을 때엔 주로 생오이나 당근을 먹는데 러시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보드카를 마시며 생야채를 안주로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7. 여담

재미난 이야기거리를 두고 술안주라고 하기도 한다. 재밌는 이야기는 술이 들어가서 기분이 들뜰때 그 흥을 더 돋구워주고, 그렇게 무르익은 분위기가 다시 술을 부르기 때문. 특히 보통 사람이라면 겪지못할 진귀한 경험담을 두고 평생 술안주거리라고 한다.


[1] 선술집이라고도 한다. 현재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본래 공사판이나 양조장에서 갓 나온 술을 급히 마시는 장소로서 제대로 된 안주가 아닌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풋고추나 콩잎, 심지어 소금이나 된장으로 술안주를 대신하던 곳이다. 70~80대의 연로하신 분들은 대폿집 하면 당연히 안주가 나오지 않는 술집으로 알고 있다. [2] 닭발, 제육볶음, 매운탕 등등 [3] 양념치킨, 튀김류, 견과류 [4] 지금은 맘카페 등에서 애들을 데리고 나와 술먹는 부모들을 욕하는 경향이 있지만, 예전에는 집에 사람 없으면 애들도 데리고 와서 술집에서 술 먹는 문화가 있었다. [5] 와인은 서양의 대표적인 반주로, 이쪽은 반대로 식사와 같이 먹지 않고 깡와인만 마시면 주정뱅이로 본다. [6] 대부분 밖에서 사온 것 [7] 도수가 낮은 술을 의미한다. [8] 참외, 수박, 멜론, 파인애플, 자두, 포도, 딸기, 바나나, 배, 망고, 감, 레몬 등. 먹을 수 있는 걸 말해 구운 파인애플? [9] 일본에서는 나무루(ナムル)라고 불리며 맥주에 곁들이는 술안주 취급이다. [10] 증류식 소주로 가면 이것마저 꽤 잘 어울린다. 증류식 소주의 강한 알콜이 매운탕의 비린맛과 김치찌개의 느끼한 맛을 잘 잡아주기 때문. 다만 이건 과장해 말하자면 그 비싼 증류식 소주를 희석식 소주마냥 써먹는 행위이므로 사실상 돈 날리는 짓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매운 음식이랑 술의 궁합이 좋은 경우가 많지 않다. 대부분 술의 풍미를 해치므로 술 자체의 풍미를 온전히 즐기기에는 부적합하다. 희석식 소주가 매운 음식과 잘 어울리는 것은 그 날릴 향이 없기 때문이다. 고량주는 조금 다른 이윤데, 이건 술이 그걸 뚫을 정도로 독하기 때문. 또 음식의 맛이 너무 약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술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이건 위와는 정 반대로 술의 맛이 음식 향을 덮어버리기 때문. 대표적으로 캐비어가 그렇다. 이 경우에도 같은 이유로 희석식 소주가 잘 어울린다. [11] 한산소곡주 잔술로 판매하는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돼지국밥집 등 [12] 이 때문에 한국식 청주와 일본식 세이슈를 각각 보르도 와인 부르고뉴 와인에 비유하기도 한다. [13]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셰리, 로제 와인 등. [14] 와인 커뮤니티에서 한식에 어울린다고 추천되는 진판델, 메를로, 시라, 말벡 등의 품종의 레드 와인, 리슬링 품종의 화이트 와인도 메주로 발효시키지 않은 양조 간장, 된장, 고추장으로 조리한 음식과 적당히 어울릴 뿐이지, 재래식 양념장으로 조리한 정통 한정식과 조합하면 음식과 충돌한다. 제대로 된 반가음식을 접해본 적 없는 이들이 추천하는 알못 픽인 셈. [15] 물론 튀김에 먹는 사람도 있긴 있다. [16] 아니면 아예 섞어 마시는 방법도 있다. 아이리쉬 위스키는 우유와 섞어도 맛있고, 베알리스와 같은 초코우유, 크림이 혼합된 리큐르도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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