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9 20:36:38

과학적 방법

1. 개요2. 교육3. 유사과학적 방법과의 비교4. 발견의 논리5. 가설-연역 모형6. 배경 및 논쟁
6.1. 과학철학적 배경6.2. 과학자들의 견해6.3. "왜?", "어떻게?"
7. 여담8. 관련 항목9. 둘러보기

1. 개요

관측 가능한 현상에 대한 검증 가능한 예측
Testable predictions of an observable phenomena
/ scientific method

과학 지식을 쌓아나가는 연구방법론. 우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및 그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나아가 미래의 현상 예측하는 최선의 합리적 방법이다. 통계적 방법 역시 과학적 방법의 핵심적 요소에 해당한다.

과학적 방법을 통해 이루어진 과학혁명 인류 문명의 궤적을 극적으로 바꾸는 계기를 제공했다. 하지만 그 원동력이었던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학문적인 논쟁거리가 남아있다.

2. 교육

미국 AP 등 많은 해외 교육과정에서는 거의 매년 배울 정도로 중요하다. 기본적인 과학 교과서(일반물리학, 일반생물학 등)의 첫 부분에는 과학적 방법론의 개요를 설명할 정도이다. 대한민국 교육과정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기준으로 중학교 1학년 과학 제일 첫 번째 단원에서 다루고, 고등학교 시기에는 과학탐구실험 과목에서도 다룬다.

3. 유사과학적 방법과의 비교

과학적 방법 외 지식 축적을 위한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너무나도 하위호환이고 부정확성도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상의 엄밀함을 보장하려면 과학적 방법을 따르게 된다.
  • 신비적 방법: 자기가 특별한 꿈을 꾸었다거나, 하늘에서 계시를 받았다거나, 우주의 선택을 받았다거나 하는 신비주의적 주장으로 어떤 지식을 정당화하는 방법이다. 전근대 사회에서는 날씨를 예측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신비적 방법에 크게 의존하였다. 특히 제정일치 사회에서는 아래의 '권위에 의한 방법' 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주장을 주장으로 정당화하는 것이며, 자연주의적이지도 않고, 경험적으로도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 단순한 경험에 의한 방법: 자신 혹은 타인의 과거 유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지식을 정당화한다. 흔히 노하우라고 불리는 지식이 이런 종류이다. 이렇게 얻어진 지식은 일반화에 한계가 있으며, 그 일반화의 경계 조건이 어디까지인지도 파악할 수 없다. 또한 경험에는 해석이 포함되기 때문에 자칫 잘못된 인과성 추론과 같은 미신적 사고가 발동하기 쉽고, 기억이 왜곡되면 그것에 기초한 지식도 쓸모가 없어진다.
  • 관습에 의한 방법: 지금까지 줄곧 그렇게 해 왔으니 그것이 항상 옳을 것이라고 어떤 지식을 정당화한다. 귀납법 아닌가 이것은 지식의 보존과 전수에는 효과적이지만, 이미 갖고 있는 지식을 발전·확장·비판·교정하는 데에는 취약하다. 특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사회과학적 현상들은 그것을 설명하는 지식 역시 변화에 맞게 다듬어져야 하는데, 관습으로 취득된 지식은 그런 변화를 감지할 수 없다.
  • 편향적인 직관에 의한 방법: 직관적으로 쉽게 상상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서 어떤 지식을 정당화한다. 문제는 직관이 항상 자명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인간은 온갖 편향에 시달리는 존재이고, 자기 좋을 대로 세상을 이해한다. 직관은 신속한 생각일 뿐, 신속하고도 정확한 생각은 되지 못한다. 실제로 과학적 방법에 따라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틀렸다고 판정된 직관적 아이디어들이 매우 많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의외의 연구결과들을 발표하고 있다.
  • 권위에 의한 방법: 사회적으로 합당한 권위를 갖추었다고 인정받는 사람의 전문성에 의거하여 어떤 지식을 정당화한다. 실제로도 사회의 '웃어른' 들에게 인생의 교훈을 듣는 청년들이나, 정계 원로에게 조언을 구하는 청년 정치인 등을 떠올릴 수 있다. 법학계에서도 어떤 사람을 전문가로서 법정에 세우기 위한 전문성의 기준을 엄밀하게 정해놓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권위자들 역시 세상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 사람이 합당한 권위를 갖추었는가 자체가 시빗거리가 되기도 하고, 여러 권위자들 사이에 지식이 서로 갈려서 어느 쪽을 따라야 할지 애매해지는 상황도 많이 발생한다.
  • 대중에 의한 방법: 다수의 사람들 사이에 이미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바를 근거로 어떤 지식을 정당화한다. 특히 이는 대중매체를 다루는 커뮤니케이션학이나 비평이론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예컨대 '전체 가구 중의 과반수는 어머니-아버지-자녀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지식은 어떤 정당화를 따로 거쳐서가 아니라 온갖 매체들에서 그런 가족 이미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1] 이 방법의 한계점은 대중도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는 것, 그 중에서도 특히 사회적 압박과 동조 현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른 현상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 등이 있다.

참고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적 방법[2] 혹은 질적 연구법이 있는데, 이것은 과학적 방법과 상반되는 연구방법론이지만 하위호환의 관계는 아니고 연구목적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는 방법론이다. 과학적 방법은 현상이 갖는 중층적인 의미와 그 해석에 대해서는 지식을 제공하지 않는데, 해석적 방법은 이런 정성적인 연구문제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사회과학의 경우, 가설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해석적 방법을 부분적으로 차용하면 이후 그 가설을 판별하는 과학적 활동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이다.

4. 발견의 논리

과학 이론의 발견과 관련하여 과학철학자들이 적법하게 관심가질 만한 것이 있을까?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여전히 과학철학자들 사이의 논란거리이다. 

다음의 세 가지 주요 입장들이 있다.

(I) 가설연역론의 관점 (포퍼, 헴펠)

(II) 귀납확률론의 관점 (라이헨바흐 Reichenbach, 새먼 Salmon)

(III) 귀추론의 관점 (퍼스, 핸슨)

자세한 것은 발견의 논리 문서 참고

5. 가설-연역 모형

이하의 도식은 과학 교과서 등에서 종종 소개되는 과학적 방법의 이른바 "가설-연역 모형(hypothetico-deductive model)"이다. 그 유래는 플라톤까지도 거슬러 올라가나, 이런 발상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사용한 최초의 대표적인 전거로는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의 《빛에 관한 논술》이 있다. 이처럼 과학 혁명 이래 많은 과학자들이 관습적으로 써오던 방식은 20세기에 장 니코 칼 구스타프 헴펠 등의 작업을 통하여 '가설-연역 모형'이라는 형태로 분석되었다.[3]

정량적인 분석을 위주로 하는 논문이 일반적으로 따르는 ImRAD Format이라는 논문 작성 형식 역시 이런 가설-연역 모형과 잘 맞아떨어지는 편이다.

다만 가설-연역 모형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모형"일 뿐이며, 과학사적으로나 과학철학적으로나 많은 반례에 부딪힌다. 이를테면 사회과학, 의학, 공학 등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연구에는 본 모형을 적용시키는데 문제가 발생하고는 한다. 이 모형을 따를 수 없는 많은 방법론에 대해서는 연구방법론 항목을 참고.

5.1. 관찰

과학자의 특정 연구 동기, 또는 이미 이루어진 다른 사전 연구들을 바탕으로, 특정 대상의 반복적, 객관적인 관찰을 통해 어떤 종류의 패턴을 찾아낸다.

5.2. 가설

특정 대상을 관찰한 뒤 이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의거하여 대상을 예측한다. 여기서 가설은 그 자체로 대상의 설명은 가능하나 아직은 그 타당성이 검증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설명을 말한다. 같은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가설이 서로 경쟁할 수 있다.

가설과 이론은 종종 '자연 언어'보단 수학적 모델로 표현된다.

5.3. 검증/ 입증

주어진 가설로부터 도출된 예측이 맞는지 그른지 검증(test)한다. 가설을 입증하거나 반증할 수 있는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실험은 모든 불필요한 변인들이 사전에 탐지되고 통제(control)된 상태에서 시행된다. 인과관계의 검증을 위해, 실험군(EG)과 대조군(CG)을 설정하고, 가설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변인을 처치하여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살핀다. 결과 데이터를 분석하여, 두 집단의 차이가 가설이 예측한 것과 같다면 가설은 입증된다. 만약 가설이 반증된다면 새로운 가설을 세운다.

다만, 모든 과학분야에서 쉽게 실험을 할 수는 없다. 특히 의학이나 경제학같이 윤리적/현실적 제한이 걸리는 분야에서 실험하겠답시고 "심장세포의 작동원리를 알기 위해 살아있는 사람의 심장을 조져보겠습니다"나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알기 위해 한국경제를 1년간 공산주의로 바꿔보겠습니다"같은 짓을 할 수는 없기에, 아래와 같이 시뮬레이션, 관측, 통계, 증명등 준실험적 방법을 사용한다.

5.3.1. 사례연구(Case Study)

인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윤리적 제한에 걸리는 의학, 사회과학이나 현실적으로 기업을 만들어서 실험하기 힘든 경영학같은 분야 등은 사례연구를 주된 방법론으로 다룬다. 병에 걸린 환자 개개인에 대한 분석이나, 면접법, 참여관찰법 등을 통해 사회의 구성원 개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가 여기 해당한다. 그러나 이런 연구는 '일화적 연구'라 하여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의 위험성을 비롯해 여러 논리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엄밀한 과학적 증거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4] 그러나 성공한 이론들을 비롯하여 무수한 가설의 원천이 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사례 연구가 실행되고 있다.

5.3.2. 통계적 방법(Statistical Method)

가설 연역 모형의 노드로는 들어가 있지 않으나, 실질적으론 넓은 의미에서 방법론의 일부로 취급된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 수백명이 수만번의 실험, 관찰을 하여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것을 통계분석하여 쓸모없는 데이터를 걸러내고 또 걸러내어 하나의 가설이나 이론을 만든다. 과학자들의 방대한 네트워크와 과학 공동체로 연구가 공동 진행되는 현대에 있어서, 통계학은 없어선 안될 요소다. 물론 통계는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이기 때문에 곧바로 인과 관계로 확장시켜서는 곤란하다. '폭력적인 게임->폭력적 성향'라는 가설이 있다고 하자. 폭력적인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이 폭력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이 밝혀져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저 가설이 맞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연구를 '폭력적인 사람→폭력적인 게임을 함'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실험과 관찰을 통해 추가적으로 인과 관계를 검증해야 한다.

5.3.3. 증명(Proof)

수학에서는 이 부분을 실험 대신 증명으로 한다. 다만 수학자들은 실험이나 관찰에 의존하는 귀납적인 검증[5]이 아닌 공리와 몇가지 정의들부터 추론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결론이 무엇인지를 따지기 때문에 수학이나 논리학은 경험과학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5.4. 이론(Theory)

반복된 실험을 통해 재현성이 확보되어 충분히 입증된 가설은 이제 이론 체계 속에 포함된다. 이론은 여러 종류의 다른 관찰들을 같은 틀에서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더 넓은 체계를 제공하며,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이루는 길잡이의 역할을 한다.

6. 배경 및 논쟁

과학적 방법에 관해서 꽤나 야단법석들인 것 같다. 나는 과학적 방법 얘기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과학적 방법을 갖고 뭘 하질 않는 사람들이라고 감히 생각한다.[6]
퍼시 브리지먼, "과학적 방법에 대하여"

'과학적 방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직결된다. 따라서 이 문제는 전통적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여겨졌다. 이를테면 과학적 방법의 준수 여부는 유사과학을 가르는 한 가지 척도가 된다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흔히 대중매체 등에서는 '과학적 방법'이라는 특정한 방법론이 있으며, 이는 어느 순간 탁하고 생겨난 발명물이라고 묘사되고는 한다. 하지만 현대의 많은 과학자, 과학사학자, 과학철학자들이 잠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은 "모든 과학적 탐구가 따라야하는 유일한 과학적 방법이란 것은 없다"는 것이다. 왜냐면 과학적 활동은 세부 분야마다, 과학자마다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과학적 성공의 기준이 시대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은 비단 과학철학에서만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니다. 대중들의 과학에 대한 이해에도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다 함께 모여 지켜야만 하는 확고한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은 없다.[7].
스티븐 와인버그, "The Methods of Science . . . and Those by Which We Live" (역자 강조)

6.1. 과학철학적 배경

생물학, 천문학 등이 발생한 고대 이래 "과학적 활동을 단순한 믿음, 편견 등과 구별시키는 특징이란 무엇인가? 왜 그런 과학적 활동은 객관성과 합리성을 띠는가?"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많은 철학자들이 던진 질문이었다. 근대 과학이 발전하면서 서양 철학사에서 이러한 질문은 더욱 중요하게 여겨졌고, 이는 현대의 과학철학이 성립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 철학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과학철학의 역사 항목 참조.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과학철학적 설명이 합당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요건들이 거론된다.
* 실제 과학자들이 과학을 하는 방식을 설명해낼 수 있어야 한다.
* 이를테면 과학자들이 왜 실험, 관찰, 모델링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그 성과를 얻는지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또한 실제 과학사의 사례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과학이 아닌 분야를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 이를테면 유사과학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 다른 한편 순수 수학이나 논리학 등 확고한 '학문'이지만 '(경험)과학'은 아닌 학제들 또한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논리 실증주의는 모든 과학 분야에 통용되는 통일된 과학적 방법론을 찾아내고자 했던 20세기 초의 대표적인 과학철학 사조였으며, 상기한 가설-연역 모형은 논리 실증주의자들이 과학적 방법론의 모형으로 제시한 대표적 사례다. 지금도 이렇듯 '통일된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실용적인 가이드라인"은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다. 과학자들의 견해 참조.

하지만 21세기 초 현재, 위 요건들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입자물리학, 분석화학, 고생물학, 생태학 같은 상이한 과학 분야들 전부에 통용되는 유일한 '통일된 과학적 방법론'이 있다는 가설은 현대 과학철학계에서 그리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물론 각종 분야들이 과학적 방법론을 공유하고 있긴하나 각각을 엄밀하게 살펴볼 경우, 각 분야들마다 받아들이는 기준혹은 관점들이 상세사항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항은 개별 과학의 철학 항목 참조.

6.1.1. 반증주의

과학 과학 같지만 과학이 아닌 것을 나누는 기준으로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발상은 칼 포퍼가 제안한 '반증가능성(Falsifiability)'이다.
반증가능하지 않은 주장은 과학적 주장이 아니다.

이를테면 "이 있다는 것은 신성한 진리이며, 한낱 과학자들의 실험 같은 걸로 참거짓을 따지려드는 것 자체가 불경하다"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이 사람의 말이 맞다고 칠 경우, "신이 있다"는 주장은 곧 반증불가능하다. 따라서 "신이 있다"는 것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둘째치고, 포퍼의 반증주의에 따르면 이 주장은 과학적 주장이 될 수 없다.[8]

많은 일반인들 및 현역과학자들은 이러한 기준을 받아들이며, 과학철학자들 또한 반증가능성 기준이 많은 부분에서 들어맞는 좋은 휴리스틱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21세기 현재, 대부분의 과학철학자들은 과학사에 근거하여 반증가능성 기준이 많은 반례에 직면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칼 포퍼, 유사과학 항목 등 참조.

6.2. 과학자들의 견해

지네가 여느 때처럼 아름답고 복잡하게 수없이 많은 발을 놀리고 있었다. 그러자 한 개미가 와서 지네에게 물었다. "정말 그 춤이 아름답구나!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수많은 발을 다 완벽하게 조종하는 거야?" 지네는 잠시 멈춰서 생각하고는, 결국 "나도 모르겠어"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네는 자기의 발을 가만히 보며 다시 춤을 추려고 했다... 그런데 더 이상 춤을 출 수가 없었다!
전직 물리화학자였던 과학철학자 Janet D. Stemwedel에게 물리화학 대학원생 시절 지도교수가 들려준 우화

과학자들은 대체로 이러한 논쟁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과학자들은 철학적인 설명이 아니라 체험으로 과학적 방법론을 익히기 때문이다. 파인만의 강연 참조. 관심이 있더라도 대부분 현대 과학적 방법론의 기반이 된 반증주의를 따르며 그 뒤에 이어진 담론에 대해서는 굳이 관심을 두지 않는 편.

그러나 초끈 이론이나 진화심리학 등의 '과학성'이 논란이 될 때에는 과학철학 논의가 대두되고는 한다. 끈 이론 대 포퍼라치 원문. 이 두가지의 공통적인 문제는 모두 실험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초끈 이론을 실험으로 검증하려면 태양계 크기의 입자가속기가 필요하고, 진화심리학을 검증하려면 타임머신이 필요하다. 그래서 실험이 불가능하고 다만 간접적인 방법으로 신빙성을 추측할 수만 있을 뿐이다. 이때문에 가설-연역적(hypothetico-deductive) 모형 중 3번 실험절차가 없다시피하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지경에도 과연 초끈이론과 진화심리학은 과학의 분야로 취급할 수 있는가? 물론 과학자들은 논란이고 뭐고 신경끄고 자기 연구주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과학에 대한 정의를 과학자가 하는 것이라고 처리하려는 시도도 존재한다.

학계 현장에서 대략적으로 합의된 바 과학적 방법의 특징으로는 다음의 것들이 가장 자주 거론되고 있다. 물론 이것도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일 뿐, 종종 이 중의 일부가 지켜지지 않는 연구들이 나와서 학계에 논란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과학으로 알려진 여러 분야들에서 대체로 느슨하게나마 합의가 완료되어 있기에, 사회조사분석사 같은 사회과학분야 자격증 시험범위로도 출제될 정도로 인정 받고 있다.
  • 논리적이다(logical): 어떤 주장을 펼침에 있어서 그 논리에 오류나 비약의 존재 가능성이 최소화되며, 주요 개념이 명확히 정의되고 질문과 대답이 모순되지 않는다.
  • 경험적이다(empirical): 인간의 오감이나 관찰 도구를 활용하여 지각될 수 있는 외적 사실이 어떠한가를 다루며, 관찰을 통해 지각될 수 없는 주제는 다루지 않는다.
  • 체계적이다(methodical): 무엇이 그러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도구상자(toolbox)가 존재하며, 이 도구의 사용 계획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서 잘 규율되어 있다.
  • 검증 가능하다(testable): 과학적 방법은 가부를 가릴 수 있는 성질의 진술이나 주장을 다루며, 검증이 불가능한 종류의 진술이나 주장은 다루지 않는다.
  • 객관적이다(objective): 연구자와 연구 대상을 엄격히 분리하여 열린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자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성향이 혼입되지 않도록 한다.
  • 통제 가능하다(controllable): 인과관계의 파악을 위해, 연구의 대상이 되는 개념들 중 불필요한 변인들을 연구자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조성된다.
  • 재현된다(reproducible): 동일한 연구 조건과 절차, 방법을 적용한다면 반드시 동일한 관찰 결과가 반복적으로 얻어진다.
  • 교정된다(self-correcting): 적합한 근거에 기초하여 기존의 주장이 틀렸음이 확인된다면, 기존 주장은 폐기되고 새로운 주장으로 대체된다.
  • 검약적이다(parsimonious): 각 모델의 설명력이 같을 때, 가장 단순한 논리와 최소한의 변인 수를 요하는 효율적 설명 모델을 찾는다.
  • 보편적이다(nomothetic): 과학적 방법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은 특정 개별 사례만을 기술하기보다는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법칙론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다.
  • 협동적이다(collaborative): 연구의 진행 중 혹은 진행 후 심사에서 대등한 동료 연구자나 학술공동체 전체와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정립되어 있다.

대부분의 과학적 연구들은 이 중의 절대 다수를 충분한 수준에서 만족시킨다. 그럼에도 과학적 방법의 요건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일례로 개방과학 운동(Open Science)을 펼치는 과학자들은 과학적 연구의 덕목으로서 투명하다(transparent)를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네이처 등의 대형 학술지들은 리뷰어들의 리뷰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하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신진 연구자들이 자기 연구에 활용된 데이터 세트를 완전히 공개된 공간에다 업로드하고 있는 중. 그래야만 의견을 달리하는 학계 동료들까지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학술현장에서 '과학적 방법을 따랐다' 는 말이 점점 더 엄격해지고 기준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현장의 과학자들은 오히려 과학적 방법이라는 개념에 대해 "동료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 엄격하게 연구를 진행하는 방법" 정도로만 받아들여 왔다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2011년 재현성이 과학계의 이슈가 되었을 때에는 재현성과 설득력 간의 관계가 현장에서 막연히 생각하던 것보다 더 복잡한 문제였다는 성찰이 떠오르기도 했다.

6.3. "왜?", "어떻게?"

흔히 과학의 본성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경구가 인용되고는 한다.
과학은 "어떻게?(How?)"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 뿐, "왜?(Why?)"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않는다.

이런 경구가 널리 받아들여진 맥락은 뉴턴 만유인력의 법칙을 제안했을 때의 배경에 있다. 중력 현상 자체는 고대부터 물리학적 탐구의 대상이었고, 뉴턴은 < 프린키피아>에서 질량을 가진 물체들이 '어떻게' 서로를 당기는지, 즉 어떤 질량을 가진 물체가 얼마 떨어져 있으면 얼마의 힘으로 다른 물체를 당기는지를 알 수 있는 법칙을 성공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라이프니츠는 뉴턴의 이론이 중력 현상을 일으키는 '물리적 기제/메커니즘'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완전하다고 비판했으며, 이러한 지적은 일반 상대성 이론이 확립된 지 오래인 21세기 초 현대까지도 중력자가 발견되지 않았고 양자중력(quantum gravity)이 규명되지 않은 이상 유효하다 그리고 설령 그런 의문이 해소된다 하더라도 "중력자는 왜 생기며 그 메커니즘의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추가적인 질문이 생긴다.[9]

이런 지적에 맞서 뉴턴은 '물리적 메커니즘'을 제안하는 것은 스스로의 "실험 철학"에서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이며,[10] 그저 귀납추론에 의거해 만유인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기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반론을 펼쳤다. '물리적 메커니즘'을 제안하는 것이 "왜?" 질문에 대한 답임을 고려할 경우, 이런 뉴턴의 대답은 이후 과학자 사회에서 "과학은 '왜?'가 아닌 '어떻게?' 질문에 대해서 대답할 따름이다"라는 신념의 기틀이 되었다.

다만 과학은 분명히 아주 많은 '왜?' 질문에 대해 만족스러운 답을 제공한다.
Q. 환자가 독감에 걸린건가요?
A.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례는 "왜?"라는 질문이 바로 원인을 묻는 것이라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 4원인론을 통해 "왜?"라는 질문이 어떻게 여러 방식으로 분석될 수 있는지를 보인 바 있다. 이처럼 "과학적 설명", " 인과", " 법칙" 같은 여러 개념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그 자체로서 깊은 논쟁의 대상이기도 하다.

더불어 과학 이론이 아주 깊이 발전한 현대에 '과학적 설명'은 '왜?'가 됐건 '어떻게?'가 되었건 난해할 수 밖에 없다. 이를테면 리포터의 "왜 자석끼리 서로 맞대면 서로 달라붙거나 서로 멀어질려는 힘이 발생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리처드 파인만 1983년 인터뷰는 '명쾌한 대답'을 주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요컨대 현대 과학 이론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왜?" 대답에 대한 대답 자체를 이해할 수 없으며, 곧 일반인 수준에서 얻을 수 있는 '명쾌한 대답'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회과학을 다룬다면, "왜"라는 질문은 할 수 있는 것을 넘어 아주 당연하며 꼭 해야만 하는 질문이 된다. 이 점에서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이 다소 다른데, 자연과학은 자연법칙의 근본적인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는 반면, 사회과학은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학문이므로 그 근본목적을 인과관계의 규명에 둔다. 예를 들면 물리학자들은 왜 중력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탐구하지 않고 그러할 필요도 없으나, 경제학자들은 왜 전세계적 불황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

더불어 설령 "왜? 질문에 대한 대답이 과학, 나아가 물리학의 핵심적 과제가 아니라도 가정하더라도 "왜?" 질문이 무의미한 것은 결코 아니다. 물리학에서 '왜?'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인류 원리 등과 같이 철학적으로 넘어가 버리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왜?", "어째서?" 같은 질문은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연현상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면, 만유인력의 법칙은 과연 나올 수 있었을까? 요컨대 과학이 '왜?'에 관한 학문이 아닐지는 몰라도, 더 깊이있고, 새로운 과학을 탄생은 바로 '왜?', '어떻게?'라는 질문에서부터 비롯된다. 즉, 이러한 질문들이 절대로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학에 흥미가 있고, 과학과 관련한 직업이나 공부하는 입장에서라면, 당연히 이러한 사고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왜?'라는 질문에 대해 과학이 답변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교육에 있어서 몹시 중요한 모습을 보인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과학이 던지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들이 상당 부분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과학자들이 어렸을 적에 이에 매료되어서 과학에 빠져들고 과학자가 된 것을 보자.

7. 여담

문명 시리즈에서는 시리즈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개 이 기술을 기점으로 근세 근대의 구분이 명확해 지는 편이다. 또한 그에 따른 어드벤티지가 상당히 큰 기술이기도 하다. 문명 3에서는 진화론 불가사의를 건설할 수 있으며 이를 건설하면 무료기술을 두개씩이나 제공해준다. 문명 4의 경우에는 이 기술을 연구하면 수도원 퇴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파르테논 신전, 아르테미스 신전 퇴보의 단점이 존재하지만 석유를 발견할 수 있으며, 산업 시대로 발전할 수 있는, 테크트리의 길목이다. 문명 5에서는 과학적 이론(Scientific Theory)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며 과학력을 대폭 늘려주는 공립학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산업화와 함께 산업시대를 여는 가장 중요한 연구 중 하나이다.

라이즈 오브 네이션즈 대학 연구 3단계의 기본 이름이기도 하다.

해리 포터와 합리적 사고의 구사법이라는 제목의 팬픽의 22화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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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로는 2020년 기준 KOSIS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 수의 3분의 1 정도만이 부모자녀 3인 가구로 구성되어 있고, 또 다른 3분의 1 정도는 1인가구가 차지한다. 비슷한 사례로는 직장생활에 대한 이미지로 '9시출근+6시퇴근+4대보험+정년보장+사무직' 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전체 일자리의 10% 정도만이 이 기준을 충족한다. [2] 수학에서 말하는 해석적 방법과는 다르다. [3] 칼 포퍼 또한 '가설-연역' 단계를 받아들인 것까진 같지만, 결정적으로 귀납법을 거부하는 급진적인 과학철학적 입장을 취한다는 점에서 보통의 '가설-연역 모형'을 거부한다. [4] 그래서 정신분석학은 과학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대개 다른 연구 없이 사례 연구들만 근거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5] 수학적 귀납법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사실 귀납법이 아니라 연역법이다. [6] It seems to me that there is a good deal of ballyhoo about scientific method. I venture to think that the people who talk most about it are the people who do least about it [7] The fact that the standards of scientific success shift with time does not only make the philosophy of science difficult; it also raises problems for the 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 We do not have a fixed scientific method to rally around and defend. [8] 이러한 극단주의적 유신론이 위험한 이유는, 애시당초 신이 인간보다 우월하고 상위의 존재라는 편견이 뿌리깊게 박혀있기때문이다. 정말 안타깝지만 과학이라는 분야는 관측으로 증명이 불가능한 모든 존재를 부정하기때문에, 관측은 커녕 사람마다 정의조차 통일되지않은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지을수밖에 없는것이다. 애시당초 비트겐슈타인 역시 증명은 커녕 논제조차 성립되지않는 주제에 대해서 함구하는게 현명하다고 발언했으니 할말 다했다. 과학적으로 존재하지않는다고 밝혀진 에테르조차도 연금술사들 사이에서 정의정도는 명확했다. 그리고 정의가 명확했기에 반증이 가능한것이다. 에테르는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신의 개념은 신비주의속에서 사람들의 공통된 정의를 규정하는것조차 신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져왔기에 의문을 품는것조차 금기시되어왔다. 누군가는 예수그리스도같은 인격신을 상상할 것이고, 누군가는 스피노자가 주장했던것과 같은 자연 그자체로의신을 상상할것이다. 애시당초 용어의 정의가 통일되지않은상태에서의 논쟁은 그자체로 키보드배틀일 뿐이며, 병림픽에 지나지않는다는것이다. 굳이 신을 정의하자면 인간 세상에 화복을 내려다주는 존재인데, 이는 '화복' 의 개념부터 또다시 논리적으로 규명해야하기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이를 악용하여 신의 절대권위를 악용하는 인류사회의 통치자들에 있다는것이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이다. 신학 자체를 부정할 필요도 없겠지만, 논리적인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독선적인 신학자들은 반지성주의자일 뿐이다. [9] ...고 여겨지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동역학적으로 자연스럽게 시공간과 에너지 분포가 엮여 (coupling) 있는 것이 중력의 원인임이 이미 밝혀졌다. 해당 문서를 참고하자. 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추가적인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시공간이 왜 하필 로런츠 공변해야 하는가부터... 사실 보면 알겠지만 이런 질문은 끝이 있을 리가 없다...! [10] 다만 뉴턴 본인은 이후로도 계속 '중력의 메커니즘'에 대한 개인적인 나름의 가설들을 꾸준히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