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2 20:47:56

피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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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1]
1. 개요2. 배경3. 진행
3.1. 알려진 사망자3.2. 포로3.3. 그 외
4. 피의 결혼식 이후5. 왜 문제가 되는가?6. 프레이 가문 옹호론7. 영상화8. 역사적인 유사점

1. 개요

Red Wedding[2]

정복자 아에곤의 웨스테로스 상륙 300주년을 몇 주 앞둔 시기에 벌어진 학살 사건.

프레이 가문과의 혼약을 깨고 제인 웨스털링과 결혼한 북부의 왕 롭 스타크와 북부 충성파가 왈더 프레이 루스 볼턴에게 학살당했다.

결혼식에 초대하는 척 하고 대학살을 벌였다는 점에서 발루아의 마르그리트 공주 앙리 4세의 결혼식이었던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원작에서는 3부인 검의 폭풍, 드라마판은 시즌 3 9화에서 일어났다.

2. 배경

발론 그레이조이의 대공세로 북부의 상당 부분을 강철 군도인들에게 뺏긴 롭 스타크는 북부로 되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길을 프레이 가문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프레이 가문은 무단 파기당한 혼약 때문에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던 상태. 롭 스타크는 화해의 의미로 미혼인 자신의 삼촌 에드무어 툴리가 프레이 가문의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어떠냐는 전갈을 보냈고, 프레이 가문은 찬성한다는 답을 보내온다.

하지만 왈더 프레이는 롭 스타크 일당을 죽여버리기로 작정하고 있었고 루스 볼턴과 모의를 끝내 놓은 상태였다. 특히 루스 볼턴은 철왕좌와의 전쟁에서 이길수없다고 생각하여 이미 타이윈 라니스터와도 연락이 되어 있었으며, 프레이 성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북부로 진공할 계획이라는 연락을 받고 행군 중에 고의적으로 롭에게 충성스러운 부대를 후미에 배치한다. 루스는 홍수로 불어난 강을 자신에게 충성하는 병력과 함께 건넜고, 후미에 있던 스타크 충성파가 도강을 할 차례가 되자 그레고르 클리게인이 이끄는 라니스터 가문의 군대가 이를 습격했다.

결국 쌍둥이 성에는 롭 스타크 병력 일부와 루스 볼턴 직속인 드레드포트 병력 + 카스타크 가문 보병들이 도착한다.

3. 진행

에드무어 로슬린 프레이의 결혼식이 막바지에 도달, 이제 신랑과 신부의 옷을 벗겨 신방에 밀어 넣는 웨스테로스 전통 의식이 진행될 무렵, 라니스터 가문의 적들에 대해 경고하는 노래인 카스타미르의 비가 연주된다. 그리고 갑자기 악사로 가장하고 배치되어 있던 프레이 가의 석궁수들이 스타크 계열의 하객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캐틀린은 평생 저렇게 서툰 악사들은 처음 본다고 생각했는데, 병사들이 악사로 위장해 있었던 것이라면 연주 솜씨가 서툰 것을 설명 가능하다.

북부인 병사들은 성 밖에 설치되어 있던 대형 천막 세개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이 천막들은 빗물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기름이 잔뜩 먹여져 있었고, 유사시 한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조치가 취해져 있는 상태였다. 결국 대부분의 북부 충성파 병사들은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불 붙은 천막 속에서 타 죽거나 병사들의 습격을 당해 몰살당한다. 프레이 가문의 병사들과 볼턴 가문, 카스타크 가문의 병사들은 북부군 야영지도 습격해 남은 북부군 병사들을 학살했다.

롭 스타크는 어깨, 다리, 가슴에 이미 화살을 맞고 요단강 건너기 일보 직전이었다. 캐틀린 스타크가 왈더 프레이의 자손 중 아에곤 프레이를 인질로 잡고 아들과 아들을 교환하자고 거래를 제안하지만, 왈더 프레이는 "걔는 내 아들도 아니고 손자일 뿐인데다가 덜떨어지는 아이니 내 알바 아님"이라고 쿨하게 씹어버렸다. 그 사이 루스 볼턴이 직접 나서서 " 제이미 라니스터가 안부 전해 달라더군"이라고 말한 뒤 롭의 가슴에 칼을 쑤셔넣어 살해한다.

이유는 루스 볼턴과 타이윈 라니스터가 밀약을 맺은 상황에서 루스가 제이미를 배웅할 때 "당신 아버지에게 안부 전해 주시오"라고 하자 제이미가 "당신이 롭 스타크에게 안부를 전해 준다면"이라고 했기 때문. 제이미는 별 생각 없이 한 말이지만, 루스 입장에서는 '롭 스타크 손 봐주지 않으면 동맹 무효'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

하나 남은 아들인 롭이 숨진 것을 본 캐틀린 스타크는 미쳐버려 괴성을 지르며 아에곤 프레이를 죽이고 자신의 얼굴을 손톱으로 할퀴고는 잠시 뒤 살해당한다. 그레이트존 엄버를 비롯한 일부 북부 및 리버랜드 영주들은 생포되었고, 로빈 플린트, 데이시 모르몬트를 비롯한 수많은 귀족들이 살해되었다.

파일:Robb_Wind_MHYSA_new_lightened.webp

한술 더 떠서 작중 소문에 의하면 프레이 가문 볼턴 가문이 롭의 시신에서 목을 베어내고 롭의 다이어울프인 그레이윈드의 머리도 잘라내어 붙인 뒤 그 위에 왕관을 씌우고 말에 태워 '북부의 왕'이라며 조롱을 했다고 한다.[3]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좋은 예로 메렛 프레이 깃발 없는 형제단의 심문을 받으면서 이 소문을 부정하지 않고 '가족들이 한 짓이다'라고 변명했다.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이 죽지 않는 자들의 집에서 본 환상 중에는 철왕관을 쓰고 늑대 머리를 가진 사람이 피바다가 된 연회에 앉아 있는 모습도 나온다. 그리고 테온 그레이조이가 꾼 꿈에서도 몸에 피칠갑을 한 롭이 등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학살 사건은 다섯 왕의 전쟁의 끝을 알린 사건으로 북부의 왕 롭 스타크와 그의 지지자들은 완전히 몰락하였다.

3.1. 알려진 사망자

3.2. 포로

3.3. 그 외

프레이 가문의 일원 중 롭과 북부 사람들에게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퍼윈과 올리바르, 알렉산더는 이 학살에 참가하지 않았다.

서부군에 포로로 잡혀있던 로벳 글로버는 피의 결혼식 직전에 포로 교환을 해서 결혼식에 참여하지 못해서 살아 있다. 포로 교환으로 화이트 하버로 보내진 이후 와이먼 맨덜리와 함께 뭔가를 꾸미는 듯 하다.

롭 스타크는 결혼식에 가던 도중에 발론 그레이조이의 사망 소식과 모트 카일린에 주둔하던 빅타리온 그레이조이가 후계자를 정하러 강철 군도로 돌아간단 소식을 듣고 모트 카일린 근처에 넥에 거주하는 크래노그족의 도움으로 모트 카일린을 탈환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리하여 제이슨 말리스터, 매지 모르몬트, 갤버트 글로버 등은 군대를 이끌고 크래노그족의 지도자인 하울랜드 리드 공을 찾아 그레이워터 워치로 간 상태라 무사할 수 있었다.[4] 브린덴 툴리 제인 웨스털링은 리버랜드 경비를 위해 리버런에 남아있어 역시 무사했다.

아리아 스타크도 몸값을 받으려는 산도르 클리게인에 의해 현장에 도착해서는 슬픔에 잠겨 뛰어가다 산도르한테 제지당한채로 탈출한다.

캐틀린 스타크는 살해당하고 강에 버려졌으나 베릭 돈다리온에 의해 부활하고, 3부 마지막에 작게나마 복수를 시작한다.

사족이지만 작중 이전의 시대에 도르네에서도 이와 유사한 일이 있었는데, 울레르 가문에서 정적들을 자신들의 성으로 초대한 후 성에 불을 질러 전부 타죽게 만들었으며, 이때문에 울레르 가문의 본성의 이름이 헬홀트로 불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4. 피의 결혼식 이후

프레이 가문은 현 가주 왈더 프레이의 차남 에몬 프레이 리버런의 영주가 되고, 란셀 라니스터가 왈더의 친손녀 아메레이 프레이와 결혼하여 대리 가문의 영지를 받는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리버랜드의 대영주 자리는 피터 베일리쉬에게 돌아갔다. 볼턴 가문 루스 볼턴이 북부의 대영주가 되었고 램지 볼턴이 사생아 신분을 벗으면서 프레이 가문에 비해 더 큰 이득을 가져갔다.

이 사건 이후로 접대의 관습이라는 금기를 깬 프레이 가문 볼턴 가문은 웨스테로스 전 대륙의 가문들, 심지어는 피의 결혼식을 조장한 라니스터 가문에게까지 경멸을 받고 있다. 그 악명의 수준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섯 왕의 전쟁 내내 철저한 중립을 유지한 베일 출신의 귀족 린 코브레이 피터 베일리쉬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성질을 못 이기고, 칼을 뽑아 결투로 풀자고 하자 함께 피터에게 항의하러 온 선언자들마저 경악해서 '너 프레이였냐? 너 지금 우리 모두와 네 가문까지 망신시키고 있다'며 린을 뜯어말릴 정도. 이로 인한 반감을 수그러뜨릴 생각인지 프레이 가문은 롭 스타크가 결혼식에서 늑대인간 워그(Warg)으로 변하여 사람들을 죽였으며 자신들은 피해자라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웨스테로스에서 워그는 옛날 얘기에서나 나오는 괴물이라고 믿기 때문에 효과는 거의 없었다.

다보스 시워스는 프레이 가문 사람들이 롭과 부하들이 늑대로 변신해서 북부 영주들을 죽였다고 주장하는 걸 듣고는 '저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당당하게 하다니' 하고 기가 막혀서 제대로 된 반론도 못했다. 웨스테로스 대륙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프레이 가문의 해명은 어이없는 수준이라 프레이 가문은 쓰레기 취급받고 있다.

이렇게 황당한 변명을 하는 건 프레이가 멍청해서가 아니라 '안 믿으면 니들이 어쩔거야'하는 마인드 때문이다. 즉, 자신들이 새롭게 얻은 힘과 입지를 과시하는 동시에 감히 누가 우리 말에 토를 달면서 도전하는지 관찰하려는 것일 뿐 진짜로 믿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프레이가 잡아둔 포로들에 대해선 제이미가 토멘 왕의 이름으로 전부 킹스랜딩으로 보낼것을 요구한다. 이에 프레이 가문측에서 포로들이 값비싸다고 반발하지만 값어치가 없다면 토멘 왕께서 요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한다.

북부 영주들과 리버랜드의 영주들은 친척들이 이 피의 결혼식에서 포박당해 인질로 잡혀 있기에 숨을 죽이고 있긴 하지만 프레이 가문과 볼턴 가문에 대한 엄청난 적대감이 감돌고 있다. 볼턴 가문은 무서워서 대놓고 따지지는 못하지만 만만한 프레이는 대놓고 씹는다. 스타니스 바라테온이 북부에 오자 안티 볼턴-프레이 파벌인 북부의 영주들과 백성들, 고산 부족은 스타니스를 적극적으로 따른다. 볼턴 쪽에 붙어있는 영주들도 많지만 이들도 볼턴에 대한 충성심은 별로 없다.

리버랜드의 영주 중 하나가 '내 아들 어디 갔냐? 결혼식 초대받아 간 뒤 못 봤다. 너는 그 애가 살아 있다고 하지만, 이거 믿거나 말거나 아니냐?'라고 대놓고 프레이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다. 또한 롭 스타크는 모든 전투에 승리한 위대한 왕이었으나 음모에 희생당한 비극의 영웅이 됐으며 좋았던 시절[5]의 상징이 됐다. 누가 됐던 살아 있는 스타크 가문의 일원이 나타나서 북부 영주들을 소집하면 북부의 반란 2라운드가 터질 상황.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프레이 가문의 현 상황도 매우 안좋다. 피의 결혼식을 일으켜 스타크 가문 툴리 가문을 몰락시킨 대가로 현재 실질적인 왕족이나 다름없는 라니스터 가문의 얼마 안남은 직계인 란셀 라니스터를 현 가주 왈더의 손녀 아메레이 프레이와 결혼시키면서 라니스터 가문과 혼사를 이루었지만, 아메레이가 천한 신분의 기사에게 버리듯 내던져줄 정도로 심각한 하자가 있는 여자인지라[6] 그런 아내에게서 아무런 위안도 얻지 못한 란셀이 멘탈이 나가 방황한 끝에 결국 이혼하면서 라니스터 가문과의 혼인 동맹도 깨졌다. 그리고 리버런을 받기는 했지만 블랙 피쉬가 탈출해 저항 중이고, 에드무어 툴리도 라니스터의 보호 하에 멀쩡히 살아있어 매우 불안정하다. 거기에 리버랜드의 대영주 작위는 리틀핑거에 넘어가서 실질적으로 얻은 게 없다. 그 외에도 타이윈과 약속이 된 보상이 있었다만(적어도 왈더 주장은 그렇다.), 타이윈이 급사하며 그 뒤를 이은 세르세이가 입을 싹 씻어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검의 폭풍 에필로그에서 피터 프레이, 메렛 프레이가 죽은 이후 까마귀의 향연에서도 왈더의 맏손자이자 가문의 후계자 라이먼 프레이까지 깃발 없는 형제단에 의해 사망하고 라이먼의 두 아들들이 후계자 자리를 놓고 사투를 벌이는 등, 가문원들이 줄줄이 죽어나가고 업보를 제대로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븐 라니스터와 프레이 여식 사이의 결혼식이 제2의 피의 결혼식이 될 것이라는 떡밥도 있다.

5. 왜 문제가 되는가?

웨스테로스에는 집주인이 자기 집에 있는 손님을 보호할 의무인 ' 접대의 율법(the laws of hospitality)'이 있어서, 손님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엄청난 금기. 집주인이 이 안전에 대한 '손님의 권리(Guest Right)'를 깨는 것은 왕을 수호하기로 맹세한 킹스가드 왕을 살해하는 것보다 더한 죄이며, 친족을 죽이는 것과 동급의 죄로 치고 있다.[7][8] 롭 스타크가 이 피의 결혼식에서 완전히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이유 중 하나도 프레이 가문이 이 금기를 깰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때문이었다.[9]

본인이 모욕당했다고 해서 웨스테로스에서 신성시되는 오랜 관행인 접대의 관습을 깨뜨려가면서 스타크 가의 뒤통수를 후려친 배반 행위를 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반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결정하는 웨스테로스 역사에서도 접대의 관습을 깬 사례는 손꼽힐 정도로 드물다. 손님의 보호받을 권리를 깬 밤의 경비대의 쥐 요리사 이야기가 대표적.

저런 식으로 일을 벌릴 필요도 없이 롭 스타크의 처신에 대해 항의하여 지원을 끊고 정식으로 전쟁을 선포하는 등의 정당한 방법으로 결혼 무효에 대해 반발하고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었다. 실제로 자신의 주군이라도 자신에게 씻을수 없는 모독을 준 주군에 대해 반역하는 것은 웨스테로스에서도 매우 흔하다. 단적인 예로 아에리스 2세에게 하인 운운하는 소리를 들으며 모욕을 받은 타이윈 라니스터 로버트의 반란 말미 아에리스 2세의 동맹군인 척하며 킹스 랜딩에 무혈 입성해서는 곧바로 수도를 점령하고 무자비한 살육을 저지른 바 있다. 게다가 롭 스타크의 군대는 머나먼 북부에서 원정온 군대이기에 보급로가 길어져서 궁핍해져 있었고, 왈더 프레이에 의한 두 번째 결혼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어 있었다.

결국 프레이 가문은 정당한 복수를 실행한 가문이 아닌, 비겁하게 뒤통수를 후려친 졸렬한 족속들로 낙인찍혔고 롭 스타크는 낭만 때문에 프레이 가의 신뢰를 손바닥 뒤집듯 저버린 지 밖에 모르는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라고 까일 짓을 저지르고도 되려 명예가 실추되지 않았다. 실제로 프레이 가문엔 가보지도 않은 동쪽 끝자락의 베일 출신의 린 코브레이가 협상 도중 칼을 뽑고 결투로 풀자고 하자 '너 프레이였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프레이와 볼턴, 라니스터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을 선택한 대신 명예와 신뢰, 정당성을 잃었고 대신 롭은 잃어가던 명예와 신뢰, 정당성을 되찾았다. 어떻게 보면 이 결혼식은 롭에게 가능한 가장 명예로운 최후였다. 살아 있었으면 카스타크 가문의 유한과 혼약 파기에 대해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었을 테지만, 롭이 최후를 맞이한 방식이 방식이다보니 롭이 일으킨 문제들은 완전히 묻혀 버렸다.

사실 애초에 롭 스타크가 북부군을 몰고 남하할 때 프레이 가문이 곧바로 합류하거나 길을 열어주는 대신 협상을 하려고 했던 것 자체가 반역으로 목을 날려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긴 했다. 프레이 가문은 리버랜드의 대영주인 툴리 가문의 소환령에 응하지 않고 그의 동맹군인 북부군을 막아서기까지 했으니.[10]

이때 롭이 크로싱을 불태워도 할 말이 없었으나 상황이 급박하여 협상에 응한 것이다. 그리고 비록 롭이 불장난을 치는 등 잘못은 했지만 리버랜드의 대영주인 에드무어 툴리와 결혼을 약속했고[11] 하렌홀(드라마 한정)까지 제공하는등 나름 최선을 다 했다.

이후 문단의 옹호론에서 지적된 것처럼, 스타크 가문과 프레이 가문의 갈등 자체에서는 프레이 가문쪽에도 억울한 점(=롭과 스타크 가문이 잘못한 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들은 접대의 관습을 깨트렸다는 심각한 범죄행위에 대한 변명으로는 턱없이 모자란다. 현대인의 감성으로 이해하기 편하게 비유해 보자. 만약 '다른 이가 자신에게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복으로 그의 집에 가서 그 액수에 상응하는 물건을 빼앗아 왔다'거나, '어떤 이가 자신에게 욕을 하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그를 한대 후려쳤다'고 한다면 그것은 물론 현대 법치주의 사회의 관념으로는 분명 잘못된 행동(=범죄)이지만 그래도 상대의 행동에 대한 보복의 비례성을 잃은 것은 아니기에 나름의 공감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며, 현대사회가 아닌 얼불노 작중 사회와 같은 기준으로는 정당한 보복이라는 평가를 받는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저러한 행동들에 대한 보복으로 상대를 죽여버렸다'고 한다면? 어지간한 이들도 저런 행위가 죽어 마땅한 죄라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고, 따라서 이는 어떤 기준로든 정당한 보복이 아니라 죽인 이의 잘못(=범죄)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힘들 것이다.

피의 결혼식 역시 마찬가지이다. 작중 세계에서 접대의 관습을 깨트리는 것은 친족 살해와 맞먹는 최악의 범죄행위로 여겨진다. 참고로 역시 작중 세계에서 제이미와 티리온 라니스터의 일화를 보면 친족 살해는 킹스가드의 국왕 시해(=반역+맹약 파기)보다 더 크고 혐오스러운 범죄로 여겨지는데, 접대의 관습 위반은 그것과 맞먹는 범죄라는 것이다. 이 율법을 '신성한 것'이라고 부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이는 봉건계약(주군과 봉신, 또는 주군과 신하나 각 영주들간의 관계)보다 더 상위에 있는 도덕규범이라 할 수 있으니 하위 도덕규범을 어긴 것에 대한 보복을 빌미로 상위 도덕규범을 어긴 것을 정당화하기는 무리인 것이다. 이 역시 현대인의 감성으로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경범죄처벌법상에 규정된 경범죄 위반 행위를 아무리 잔뜩 끌어모은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징역 이상의 무거운 처벌을 가할 정당성이나 근거를 만들수는 없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차라리 프레이 가문이 롭의 배신행위에 대한 보복으로 그에 대한 충성서약을 철회한다거나, 라니스터 가문의 편으로 돌아서서 스타크 가문을 적대시하고 공격하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정당한 보복이라고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접대의 관습을 깨트리고 손님을 살해한 것은 도를 넘어버린 행위로 여겨져 당연히 비난받게 된 것.

심지어 이것은 얼불노 작중세계에서만 통하는 논리도 아니고, 현실의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군주와 신하, 또는 상위 영주와 봉신간의 관계에 대한 기준은 각 사회나 문화권, 시대상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접대의 관습은 전근대의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현실에서도 접대의 관습은 다른 사회적 도덕기준들보다 더 보편적이며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는 중요한 도덕기준이었던 것. 예를 들어 부족간의 전쟁과 약탈이 당연하던 통일 이전의 몽골 고원에서도 타타르족이 접대의 관습을 어기고 예수게이를 살해한 것은 수십년이 지난 뒤 예수게이의 아들인 테무진이 어린아이를 제외한 모든 타타르족 남자들을 몰살시킬 정도로 가혹한 복수를 벌이는 것을 정당화 할 정도로 커다란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여겨졌고, 고대 신화를 보더라도 손님 접대를 감독하고 접대의 관습을 어긴 자를 처벌하는 것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 고대 게르만 신화에서는 오딘이 직접 챙기는 일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일이었던 것. 물론 한국의 전근대 사회에서도 옹고집이가 가족과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십년 이상의 긴 시간동안 거지처럼 산속을 떠돌아야 했던 원인인 그의 큰 죄 중 하나가 바로 손님을 제대로 접대하지 않고 문전박대했다는 것이었을 정도로 보편적인 도덕률이었다.

따라서 롭(및 스타크 가문)과 프레이 가문과의 갈등에서 롭 스타크 쪽에게도 잘못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피의 결혼식 사건에 대해 프레이 가문에게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위에서 사용된 비유들과 비슷하게 말하자면, 롭이 왈더에게 빌려간 천만원을 갚지 않자 화가 난 왈더가 보복으로 롭과 그 일가족을 살해하고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간 격이다. 그래서 오히려 보복이 너무 지나쳤다고 욕을 먹는 것인데 이것은 자업자득이지 프레이 가문이 억울해할 일이 아닌 것.

6. 프레이 가문 옹호론

다만 프레이 가문에게도 억울한 점이 없지는 않다.

왈더 프레이는 로버트의 반란의 클라이맥스인 트라이던트 전투에 시간을 맞춰서 오지 않아서 신망이 떨어졌고 기회주의자라는 오명을 평생 안게 되었다. 리버랜드 2인자 가문이라는 위상이 있었으나 그때 일이 원인이 되었는지 아린 가문과 툴리 가문에게 자기 자식들을 결혼 상대 및 대자로 받아달라고 요청해도 매몰차게 거절만 당했고, 이 때문에 왈더 프레이는 이를 빠득빠득 갈고 있었다.

이런 행보에 대해 '자신의 기회주의적 행태 때문에 기회주의자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이니 자업자득 아니냐?'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봉건제의 논리로 보면 다시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다. 조선과 같이 성리학적 논리로 뒷받침되는 강력한 '충성' 개념을 전제로 하는 절대군주정에서는 그 충성의 의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는 것 자체가 용납받기 어려운 과오로 여겨졌다. 하지만 봉건제에서는 봉신과 군주의 관계가 기본적으로 계약 관계이기에 경우에 따라 간 좀 봐가면서 자기 잇속을 차리려 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면 빈축을 사는 일이기는 해도 실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금씩은 하는 일인 것. 따라서 프레이 가문이 기회주의자의 오명을 쓰게 된 것은 '마땅히 지켜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은 배신자의 낙인이 찍힌 것'이라기보다는 간을 보더라도 적당히 보고 너무 늦기 전에는 편을 골라야 하는데, 그 결정의 시기를 놓쳐서 '간을 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 대놓고 티가 나버린 것'에 더 가까웠던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전자와 같은 경우라면 목 안 날아가고 영지를 잃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죽은듯 숙여지낼수도 있겠지만, 작다면 작은 판단 실수 한번 때문에 가문의 세력과 위상에 비해 대놓고 괄시당하는 처지로 전락했으니 어떻게든 본래의 위상에 맞는 대우를 되찾겠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아도 이상한 일은 아닌 셈이다.

다섯 왕의 전쟁이 일어나면서 롭 스타크가 리버런을 구원하기 위해 트윈스까지 진군했을 당시 프레이 가문은 라니스터 가문과 그럭저럭 친분을 나누고 있었고, 왈더의 차남 에몬 프레이의 아내부터가 타이윈 라니스터의 여동생 젠나 라니스터였다. 에다드 스타크는 새 국왕 조프리 바라테온에 의해 반역죄로 구금된 상태였고, 스타크와 툴리 쪽이 반역자라고 주장할 만한 여지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리버랜드군은 이미 두 번에 걸쳐 제이미 라니스터에게 연패하여 에드무어 툴리가 포로로 잡히고 패잔병은 리버런 성에 틀어박혔으며, 타이윈 라니스터와 그의 군대가 트윈스 근처까지 접근해 프레이 가문과 산발적으로 충돌하기도 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왈더 프레이는 과연 스타크 가문과 툴리 가문 편을 들어줘야 할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왈더 프레이는 스타크에 협력하는 대가로 스타크 가문의 후계자 롭 스타크가 자기 딸과 결혼하고, 프레이 가문 사람들을 종자 및 대자로 받을 것을 제의한다. 이는 불안정한 당시 정황에서 프레이 가문이 차지한 지정적, 군사적 중요도를 보았을 때 왈더 프레이 본인의 생각으로는 충분히 대가로 요구할 만한 조건이었다. 전쟁 중인 상황이라 결혼 자체는 뒤로 미루고 롭이 왈더의 딸들 중 아무나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프레이 가문이 양보한 점도 있었다. 더군다나 비록 급했다고는 하지만 스타크 가문도 왈더의 요구를 그대로 승낙하였다. 롭이 독립을 선언하고 칭왕하면서 안 그래도 높았던 이 결혼의 가치는 왕비 자리가 걸린 문제가 되어 더욱 높아졌다.

그런데 롭 스타크는 프레이 가문보다 훨씬 보잘것없는 웨스털링 가문 제인 웨스털링과 눈이 맞아서 멋대로 혼인해 버리고[12], 드라마에서는 한층 더해서 웨스테로스 정치와 전혀 관련없는 볼란티스 귀족 출신의 외국인인 탈리사 마에기르와 결혼을 한다. 그냥 에드무어랑 결혼하고 쌤쌤하면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툴리 가문 리버랜드의 대가문은 맞지만 300여년전 아에곤의 정복에서 아에곤 1세에게 무릎 꿇은 대가로, 대영주 직위를 차지하기 전까지 리버랜드에서 프레이 가문과 대등한 관계였으며 다른 대가문들에 비해 역사와 혈통적 배경이 부족해서[13] 위상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리고 툴리 가문의 위상을 따지기 전에 이미 결혼 서약을 쿨하게 깨버리는 자체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분명히 해야할 건 일방적으로 프레이 가문과의 혼약을 깨트린 건 롭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이 아니라 단지 자기 성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서 제인과 동침해버리고 그녀를 정부로 삼거나 순결에 대한 보상으로 다른 적당한 부하에게 시집보내[14] 처리할 수 있었음에도 갑갑하게 제인의 명예를 책임지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전시 상황에서 일말의 이득도 없는 그녀와의 결혼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프레이 가문과의 혼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버렸으니 안 그래도 예전부터 다른 가문에게 무시당하며 열등감이 쌓였던 프레이 가문 사람들은 또 무시당했다고 격노할 수밖에 없었다.

혼약 파기로 프레이 가문 전체의 명예가 떨어진 건 말할 필요도 없는 걸 넘어서, 당시 다섯 왕의 전쟁에서 롭의 편으로 참전한 프레이 가문은 롭에게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었다. 일단 프레이 가문 총병력의 9할에 이르는 3,600명의 병사에 가주 왈더 프레이의 장남 스테브론 프레이가 전사하기까지 했는데[15] 롭은 이걸 통째로 한 여자보다 낮은 값어치로 쳐버린 셈이다. 그야말로 프레이 측은 어마어마한 빅엿을 먹은 거고 약속을 믿고 대가부터 줬는데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거다. 더군다나 이 일로 프레이 가문이 다른 가문들에게서 살 비웃음과 멸시[16][17]를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나온다. 프레이 가문이 롭에게서 돌아서는 것도 당연한 일.

거기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세가 점점 라니스터 가문 쪽으로 기울고 있었고 거기다가 롭이 마음대로 제이미 라니스터를 풀어 준 캐틀린 문제를 흐지부지 넘어가는 바람에 리카드 카스타크의 분노를 더 자극하여 리카드가 마음대로 라니스터 포로를 살해하고 제이미를 찾으라며 카스타크 기병대까지 해산시키는 등 롭에게서 완전히 돌아선다. 북부에서 4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기수 가문인 카스타크 가문의 지지를 잃고 가주까지 처형하면서 북부 왕국은 큰 위기에 놓인다. 안 그래도 스타니스가 블랙워터 전투에서 패배해 후방의 위협이 사라져 북부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해져 조만간 라니스터 가문이 재정비한 군대가 북쪽으로 쳐들어올 상황에, 국왕령과 티렐 가문의 남부군까지 합치면 아무리 롭의 군사적 재능이 뛰어나다한들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이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가문은 순식간에 반역자 낙인이 찍힐 것이 뻔하고 본인은 90살이 넘은 마당에, 장남 스테브론이 전사하면서 다른 자식들은 자기가 후계자라고 서로 싸워대던 상황이기에 어떻게든 철왕좌 측에 확실하게 붙지 않으면 가문이 몰락할 수 있는 위기였다. 결국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타이윈 라니스터와 루스 볼턴의 명령 혹은 충동질에 넘어가 극단적인 일을 저지르게 된다.

차라리 공개적으로 전향을 선언해서 북부로 돌아가려는 롭을 막으려는 시도만 했어도 충분했을 일을 괜히 크게 키워버리는 바람에 손해만 독박쓴 셈이 되어버렸다. 라니스터와 볼턴은 우린 협조만 했을 뿐이라고 은근슬쩍 발을 빼고 뒤에서 꿀은 다 빨아먹었다(...).

역사적으로도 약혼 파기는 반란을 일으킬 정도로 큰 모욕으로 취급되었다. 과거 칠왕국의 왕실이였던 타르가르옌 가문 던칸 타르가르옌 왕자가[18] 멋대로 바라테온 가문의 영주 라이오넬 바라테온의 딸과의 약혼을 깨고 평민인 올드스톤의 제니와 결혼해버리자, 분노한 라이오넬 쪽에서 철왕좌에 대한 충성 맹세를 깨고 스톰랜드의 독립을 선포하며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전쟁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19] 물론 롭 스타크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지만(원작 한정, 드라마에서는 빼도박도 못한다), 프레이의 후계자까지 전사한 상황에선 대놓고 가문을 모욕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인 중세의 관점에서 보면 접대의 관습을 깨트리는 대형 사고를 친 시점에서 이미 프레이 가문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길 수밖에 없다. 작중 제이미 라니스터 미친 왕의 전횡을 막았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왕을 죽인 킹스가드이기 때문에 국왕시해자라는 멸칭을 얻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프레이 가문은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최악의 악수를 둬버린 셈이다.

7. 영상화

HBO의 드라마 '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3번째 시즌 9화에서 영상화되었다. 피의 결혼식까지의 과정이 원작과 크게 달라졌는데, 원작에서는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귀향하는 도중에 벌어진 사건이었는데 반해 드라마에서는 프레이 가문의 병력을 빌려 전황을 타개하기 위해 결혼 동맹이 추진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4천명 중에서 3천6백명을 줘서 400명밖에 안 남았는데? 결혼식의 목적이 원작보다 희망적인 방향으로 바뀌면서 피의 결혼식의 비극성이 더욱 배가되었다.

피의 결혼식 장면도 원작과 일부 전개가 달라지기는 했으나 찰진 연출과 잔인한 묘사로 해당 씬을 구현하여 원작을 읽은 팬들마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왕좌의 게임을 연기한 배우들 역시 피의 결혼식 장면이 가장 큰 충격이라고 인터뷰에서 고백한다.

드라마에서의 묘사는 아래와 같다.

화기애애하고 즐겁게 진행되던[20] 결혼식은 에드무어 툴리가 웨딩 세레모니로 신부와 함께 나가면서 급전개되기 시작한다. 갑자기 문이 잠기며 악대들이 연주하던 흥겨운 음악이 카스타미르의 비[21]로 전환되며 불길한 분위기가 흐른다. 이후 왈더 프레이가 복수를 암시하는 말을 하고, 캐틀린이 낌새를 차리고 루스 볼턴을 응시하자 루스가 눈짓으로 자신의 소매를 가리킨다. 캐틀린이 그의 겉옷을 들추자 갑옷이 드러난다.[22] 캐틀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루스 볼턴의 뺨을 치며 롭을 큰 소리로 불렀으나 이내 결혼식의 진짜 계획인 살육이 시작되었다.

학살의 첫 희생자는 롭의 아내 탈리사 마에기르였다. 검은 왈더 프레이가 임신한 탈리사의 배를 단검으로 수 차례 난자하고 그 자리에서 탈리사는 저항 한 번 못 한 채 아이와 함께 사망한다.[23] 홀 2층에서 등장한 프레이의 군사들이 석궁을 난사하기 시작했고, 홀에 있던 프레이와 볼턴 측 인사들이 북부의 인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롭과 캐틀린을 비롯, 북부의 충성파들은 미처 대응하지 못하고 화살을 맞고 쓰러진다.

캐틀린은 남은 힘을 짜내 탁자 밑에 숨어 있는 왈더 프레이의 아내를 끌어내어 그녀의 목을 단도로 겨눈다. 그리고 왈더에게 여기서 멈추면 모든 걸 잊고 복수도 절대 하지 않겠다며 나를 인질로 잡고 롭을 보내 달라는 협상을 시도하지만 왈더는 차갑게 '새로 결혼하지 뭐'라는 말과 함께 거절한다. 남편인 에다드를 잃은 캐틀린에게 롭은 장남이며 남은 인생의 전부였으나, 왈더에게 아내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던 것.[24]

아내의 비참한 죽음에 넋을 잃고 일어난 롭이 힘없이 "어머니"를 부르는 순간, 루스 볼턴이 롭 앞에 서서 심장에 칼을 찔러 넣고[25] 롭은 힘없이 절명한다. 그 모습을 본 캐틀린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절규하며 왈더의 아내의 목을 그어버리고 영혼을 잃어버린 것처럼 멍하니 서있다가 프레이 측 군사에게 똑같이 목을 베이며 죽어 넘어진다.

이 장면으로 9화가 끝나고, 이어지는 크레딧 장면에서는 어떠한 BGM이나 소리도 깔지 않았다. 이후 10화에서 롭의 머리를 자른 시체에 그레이 윈드의 머리를 잘라 꿰매어 말에 태우고 다니며 모욕하는 장면이 나온다.

원작만큼 상당히 잔인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탈리사의 임신한 배를 수 차례 찔러 태아에 직접 위해를 가하는 잔혹한 행위가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의견이 많다. 이후 북부의 귀족들과 군사들, 롭, 왈더의 아내, 캐틀린이 차례로 살해되는 장면들이 굉장히 자극적이다.

캐틀린 역을 맡았던 미셸 페어리의 연기력도 돋보였다. 소설에서의 캐틀린 스타크는 롭의 어머니이자 에다드의 아내라는 두 가지 역할이 공존하였고, 미모 역시 출중한 것으로 나온다. 그로 인해 미스캐스팅이라는 의견이 다수 있었으나 드라마, 특히 시즌 3에서는 어머니의 역할에 집중하는 연기를 보여 호평을 얻었다. 나를 인질로 잡더라도 롭은 보내 달라는 애원과 롭의 죽음 앞에서 울부짖는 절규가 들끓는 모정을 보여줌에 부족함이 없었고, 그녀의 절박한 시도들이 모두 허무하게 무산되고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발라 모굴리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

작가인 마틴도 티비 쇼에서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매우 흡족해하였다. # 희생자 중 한 명으로 출연하고 싶었으나 스케줄상 무산되었다고 하며, 피의 결혼식 사건은 티비 방영일 기준에서 약 13년 전에 쓴 내용이고 원작을 안 읽은 팬들이 원작을 읽은 친구들에게 어느 정도의 귀띔을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영상에서 본 것처럼 귀띔을 해준 사람은 없다. 그리고 마지막 대사가 "너의 덕후 친구가 왜 13년 전에 하루 종일 풀이 죽었는지 이제 알았을거야."[26]

드라마에서는 이 사건에 관여했던 모든 가문들이 하나둘씩 천천히 멸문지화 테크를 타고 있다. 드라마 초기부터 접대의 관습의 중요성이 꾸준히 부각되어 왔던 걸 보면 예정되었던 당연한 수순. 사건을 계획한 주동자 3명이 피의 결혼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음을 맞았는데 타이윈 라니스터 석궁에 장전한 화살에 무방비로 맞아 죽었고, 루스 볼턴 믿었던(?) 이의 배신으로 가슴에 칼이 찔려 죽었으며, 왈더 프레이 아들 2명이 죽은 것을 목격한 뒤에 목이 그어졌다.[27] 그야말로 인과응보. 그리고 시즌 7에서는 아리아가 왈더로 변장해 관련된 프레이 가 인물들을 초대해 떼거지로 독살시킨다.

여담으로 피의 결혼식을 위해 고용된 악사들 중 드럼 담당이 콜드플레이의 드러머 윌 챔피언이다 #. 카메오 출연이었다고. 그리고 이걸 계기로 콜드플레이는 왕겜 뮤지컬을 제작하겠다고 나서는데... # 자막

8. 역사적인 유사점

검은 만찬(Black Dinner)과 글렌코의 대학살(Massacre of Glencoe)이라는 스코틀랜드 역사에서 일어났던 학살들에서 따왔다. 1440년에 있었던 검은 만찬은 더글러스 클랜의 일원들이 당시 왕이었던 제임스 2세(당연히 잉글랜드의 제임스 2세가 아니다)에게 초대받았다가 죽은 사건이다. 1692년에 있었던 글렌코의 대학살은 표면상으로는 맥도날드 클랜이 윌리엄 3세의 충성서약서에 늦게 서명했다는 이유로(참고로 당시 날씨가 좋지 않아서 늦게 도착한거였다.) 벌어진 학살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윌리엄 3세가 스코틀랜드에서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캠벨 클랜을 시켜 맥도날드 클랜을 학살한 사건이다. 사건 당시 캠벨 클랜은 맥도날드 클랜의 식사 대접을 받던 중에 뒷치기 하여 400명이 넘는 인원을 학살하였다.

또한 카라칼라의 사례 역시 모티브가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216년 로마 황제 카라칼라가 파르티아의 샤한샤였던 아르타바누스 4세에게 결혼 동맹을 제의했고 이에 동의한 아르타바누스 4세가 여식을 데려와 카라칼라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로마 측은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갑작스레 태도를 바꾸어 파르티아 측 하객들을 공격했고, 새 신부를 포함한 수많은 파르티아 왕족과 귀족들이 살해당했으며 아르타바누스 4세 역시 간신히 목숨만 건져 탈출했다. 그 뒤 복수심에 불타오른 아르타바누스 4세는 대군을 거느리고 로마와 한판 붙게 되는데, 이것이 니시비스 전투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웃긴 사실이 있는데, 이 전투가 벌어질 무렵 카라칼라는 이미 암살당한 뒤였다는 거다. 즉 이미 위의 피의 결혼식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떠나 버린 것(...) 다만 이 사실은 최근 들어 카라칼라를 몰아낸 세력이 지어낸 이야기였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어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대로라면 결혼 제안을 하긴 했지만 아르타바누스 4세는 거절했고[28] 카라칼라는 이를 빌미로 파르티아를 침공했다는 것.


[1] 하도 사람들이 많이 나와 구분하기 힘들지만 혼자 멀쩡한 모습으로 구석에 빠져서 비열하게 웃고 있는 노년의 남자가 왈더 프레이, 맨 중앙에서 늑대가 그려진 허리띠와 왕관을 착용한 채 부상을 당한 젊은 남성은 롭 스타크, 오른쪽 아래에서 롭을 지켜보는 여성은 캐틀린 스타크, 캐틀린에게 잡혀 있는 남성은 아에곤 프레이로 보인다. [2] 직역하면 '붉은 결혼식'이며, '피의 결혼식'은 의역이다. [3] 드라마에서 이렇게 한 병사는 나중에 분노한 아리아에게 죽는다. [4] 제이슨 말리스터는 자신의 성 시가드에 포로로 잡혀있다고 하지만 나머지 두 사람은 소식이 없다. 아마 6부에서 하울랜드 리드와 함께 등장할 듯. [5] 북부와 리버랜드 사람들이 싫어하던 라니스터를 작살내고 다니던 영광의 시절. [6] 결혼도 하기 전에 평민 3명과 4p를 할 정도로 사생활이 문란해서 아버지 메렛 프레이가 어떻게든 추문을 잠재우기 위해 프레이 가문의 영애와 맺어지기에 격이 떨어지는 떠돌이 기사와 부랴부랴 결혼시켰다. 이 떠돌이 기사의 이름은 블루포크의 페이트(Pate of the Blue fork)이며 다섯 왕의 전쟁 당시 그레고르 클리게인에게 살해당했고 이후 피의 결혼식의 대가로 란셀과 재혼한 것. [7] 웨스테로스에서 손님의 권리는 '신성한 것'이라는 표현까지 있다. 이를 어긴 사람은 전설이 될 정도. [8] 역으로 손님이 주인을 존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취급받았다. 캐틀린 스타크가 술집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티리온 라니스터를 잡는 걸 도와 달라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기꺼이 도와준 것도, 가문 간의 친분도 있지만 "손님이 음식과 잠자리를 대접해준 주인집 애를 죽이려 들었다"는 게 그만큼 무지막지하게 파렴치하고 사악한 짓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작 티리온은 무고했지만. [9] 캐틀린 스타크가 아들 롭 스타크에게 ' 왈더 프레이가 널 모욕하려고 구더기 끓는 음식을 대접할 지도 모르지만, 꾹 참고 먹어라. 일단 먹으면 손님의 권리가 적용되니 안전하다'고 충고했다. [10] 이땐 아직 롭이 칭왕을 하기 전이었다. 그리고 라니스터가 명백히 리버랜드를 침공한것이고 북부군은 지원군 형태였다. 그래서 아직 반역을 저지른 것은 아니고 오히려 소환령에 불응하고 지원군을 가로막은 프레이 가문이 주군에 대한 반역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11] 툴리 가문이 약해보이지만 엄연히 칠왕국 중 하나를 구성하는 리버랜드의 대영주 가문이다. 그리고 에드무어 툴리는 툴리 가문의 수장이라 프레이 가문의 사윗감으로 최상이었다. [12] 웨스털링 가문의 안주인 시벨 웨스털링 타이윈 라니스터와 거래한 결과였다. 시벨 웨스털링은 타이윈 라니스터와 거래해서 동생 롤프는 라니스터 가문의 영지를 받고 장남도 라니스터 가문과의 혼사를 맺는 걸 대가로, 피의 결혼식의 빌미를 만들고자 혼사를 앞둔 롭이 웨스털링 가문의 크랙 성을 함락시켰을 때 딸 제인을 떠밀어서 속도위반을 하게 만들었다. 즉, 의도적으로 스타크 가문과 프레이 가문 사이의 불화가 날 빌미를 만든 것. 그리고 롭은 또 거기에 보기좋게 넘어갔다. [13] 다른 대가문들은 아에곤의 정복 이전부터 자신들이 지배하는 지역의 왕가이거나 대공가였고 모계로 전 왕가의 직계혈통을 물려받았거나 그 지역 백성들의 지지를 받으며 투표를 통해 대가문으로 선출된 정통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툴리 가문은 방금 말한 조건들 중 그 무엇에도 해당되지 않으며 그저 당시 리버랜드를 다스리던 하렌 호알의 폭정에 가장 먼저 항거하며 들고 일어섰다는 공적을 높이 산 아에곤 1세에게 덜컥 대영주로 임명받았다. [14] 제이미 라니스터 역시 롭이 제인을 정실로 삼지 말고 그녀가 낳을 자식도 서출로 인정하는 게 나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15] 다만 스테브론의 죽음에 프레이 가문이나 다른 이가 개입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설령 개입자가 있다고 칠 경우 왈더 프레이는 당연히 아닐 것이며 (왈더 입장에서 스테브론은 장자이자 후계자로써 적합한 자식이니 아끼면 아꼈지 내다버릴 패로 쓸 이유는 없다. 또 스테브론의 죽음은 프레이 가에게 상당한 손해였다) 스테브론 대신 후계자가 되고 싶어하는 다른 자식들 혹은 프레이 가문을 위태롭게 만들고자 하는 타 세력일 가능성이 있다. [16] 오늘날의 인식으로 쉽게 설명하자면 온 동네와 지인이 누구랑 누구가 결혼한다고 알고 있고 상대 측에 온갖 혼수까지 다 줬는데 혼수는 먹튀당하고 약혼했던 남자/여자가 하찮은 신분의 여자/남자랑 결혼했다고 생각해 보자. 롭과 결혼한 제인 웨스털링은 웨스테로스의 보편적인 관점으로 볼 때 리버랜드의 2인자인 프레이 가문 입장에서는 완전히 몰락한 웨스털링 가문 출신이다. 만약 롭의 결혼 상대가 스타크 가문의 안주인이 될 만큼 어디 대단한 가문 출신이라면 프레이 가문에서도 양측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수긍했겠지만, 고작 모계로 상인 가문의 피를 이어받아 프레이 가문의 본성인 트윈스에 백명 단위로 있는 수준인 제인 따위와 결혼하기 위해서 프레이 가문과의 약혼을 저버린 것이다. 이 사태를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왈더를 비웃는 건 물론 프레이 가문의 명예도 땅에 떨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프레이 가문은 즉시 북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롭의 외가이자 그의 무례를 묵인한 자신들의 대영주 툴리 가문에게까지 반란을 일으키고도 남는다. 에드무어 툴리와의 새로운 혼약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문제가 컸다. [17] 간단히 요약하자면 롭과 그 지지자들은 "프레이 가문 전체의 명예가 한낱 시녀따위의 명예보다 못하다."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어떤 가문도 결코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호전적인 가문이라면 바로 휘하 영주들에게 연락해, 군대를 소집할만한 일인데 하물며 이를 당한 당사자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왈더 프레이다. 실제로 작가가 나중에 트윗으로 "왈더 프레이는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가고 관자놀이에 핏대가 섰을 겁니다. 마음같아서는 모조리 도륙을 내주고 싶었겠죠. 그리고 왈더 프레이는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18] 아에곤 5세의 장남이자 왕세자. [19] 결국 아에곤 5세가 던칸의 왕위계승권을 박탈하고, 자신의 막내딸 라엘르 공주를 라이오넬의 아들과 결혼시키면서 간신히 무마시켰다. [20] 이 과정에서 탈리사와 롭은 그들의 아이가 남자면 에다드로 짓겠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걸 보고 현지의 팬들은 "숀 빈의 이름을 붙이자마자 아이가 죽었어!", "내가 숀 빈이 두 번 죽는 걸 볼 줄은 몰랐는걸?" 같은 개드립을 쏟아냈다(...). [21] 라니스터 가의 복수와 응징에 관한 내용으로, 가문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비공식적인 노래. [22] 볼턴은 앞서 연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이유를 묻는 캐틀린에게 술을 먹으면 긴장이 풀린다고 답해 캐틀린은 볼턴을 믿음직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봤지만 사실은 이런 이유였던 것... [23] 태아가 있는 임산부의 배를 노골적으로 난도질하는 이 장면은 매우 충격적인지라 왕좌의 게임이 욕을 많이 먹었다. 애초에 임산부를 죽이는 장면은 그 잔혹성과 심의 때문에 미국 영상물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 [24] 애초에 왈더 프레이는 이 일을 단독 행동이 아닌 라니스터, 볼턴 가문과의 공모로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롭 스타크를 죽이지 못한 애매한 상태에서 일을 멈출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이는 라니스터로부터의 보상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장차 프레이 가문이 스타크 가문의 복수에 노출되는 것과도 이어지기 때문에 아마 왈더 프레이는 캐틀린이 무슨 말을 해도 절대 살려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25] 원작과 달리 제이미를 언급하지 않고 "라니스터가 안부를 전해 달라는군."이라고 말한다. [26]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집필 당시에는 마틴 본인에게도 부담스러웠던 부분인 듯 하다. 피의 결혼식에 관련한 인터뷰를 보면, 이 부분을 쓸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아 공백으로 냅두고 뒤의 이야기를 진행하였다고 밝히며, 그 부분을 쓰지 않고는 넘어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피의 결혼식을 썼다고 한다. 내용이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 인물 다수가 퇴장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 [27] 심지어 죽기 직전에 먹던 파이에는 그의 아들들의 손가락이 들어있었다. [28] 애시당초 카라칼라 본인도 명분이 필요했던것이기에 이게 받아들여질거란 생각을 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