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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캔 치킨 Beer Can Chicken |
1. 개요
구운 치킨의 변형 중 하나이자, 말 그대로 맥주를 이용한 구운 치킨의 일종이다.2. 설명
- 조리법
- 털 뽑은 닭 한 마리와 캔맥주 하나, 향신료 등을 섞은 양념가루를 준비한다.
- 양념가루는 취향껏 배합한다. 시중에 배합된 양념가루가 나와 있고, 간단하게는 허브솔트 쓰면 된다. 정 없으면 채소, 미역가루 안 들어간 라면스프를 써도 의외로 결과가 좋다. 생강가루를 넣으면 닭비린내 제거에 좋다.
- 토종닭과 같은 백숙용 닭은 피하고, 후라이드 치킨용 일반 닭 1kg 이하를 사서 해야 맛이 산다. 굽는 요리이기 때문에 토종닭으로 만들면 식감도 별로고 껍질도 질기기만 할 뿐 맛이 별로다. 일단 토종닭은 1.5kg쯤 나가서 익는 데 2시간 이상으로 너무 오래 걸린다.
- 닭 표면에 올리브 기름[1]을 바르고 양념가루를 끼얹어 묻힌다. 가루 양념인 '럽'부터 뿌려도 된다. 닭 껍질과 살 사이에 양념을 문질러 넣고 다시 씌우면 더 좋다.
- 닭의 엉덩이 부분에 반 캔 정도 남은 캔맥주를 끼운 채로 오븐에 넣어 굽거나, 그릴 또는 스모커에 넣어 훈연을 하며 통째로 굽는다. 온도는 190-220℃로 소, 돼지보다 높게 한다.
무척이나 간단하면서도 맛이 확실하기에 은근히 유명하다.
이 과정에서 닭의 껍질은 열을 받아 노릇노릇한 색깔을 띠면서 바삭하게 구워지며[2][3], 닭의 속살은 맥주의 알콜이 배어들어 맥주 특유의 향과 함께 촉촉하고 부드럽게 익는 것이 특징. 물론 술을 쓰는 모든 요리가 그렇듯이[4] 알코올 등은 물보다 끓는 점이 더 낮아 조리 중에 다 증발해버리고 맥주의 향만 닭고기 속에 배어들기 때문에 먹고 취할 일은 없다. 껍질에 바른 향신료를 맥주에 넣으면 증발되어 속살에 배어 더 향이 좋아진다. 닭 모가지 부분에 구멍이 있다면 향을 품은 맥주 증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감자나 당근 따위를 깎아서 막아도 좋다. 맥주와 매우 잘 어울린다.
구울 때 훈연용 나무를 넣어 훈연을 하거나 나무를 태워 숯을 만들어서 만드는데, 훈연 향이 닭 비린내를 제거하고 색깔과 향을 입히기에 훈연 또는 목재 숯으로 구운 것과 석탄이나 번개탄으로 훈연 없이 가스나 전기 오븐에서 구운 것은 맛 차이가 많다.
캔맥주를 캔 콜라로 바꿔 만드는 팝 캔 치킨(Pop can chicken) / 코크 캔 치킨(Coke Can Chicken)도 있다.
국내에서 미국식 바비큐 보급에 힘을 쓰던 인물인 김계완, 석동인 등이 여러 번 소개하고 방송에도 나와 알리는 덕에 바비큐 동호인을 중심으로 이 조리법이 많이 알려졌다. 어느 방송에서는 이들이 비어 캔 치킨을 발명한 사람으로 잘못 소개되기도 했다. 바비큐 동호인이 처음으로 요리해 보는 3종 세트가 비어 캔 치킨, 통삼겹살, 돼지 등갈비(베이비 립)이라고 하는 판. 다만 닭이 캔 위에 앉은 모양으로 그릴에 넣으려면 그릴도 그만큼 높아야 하므로, 작은 웨버 47그릴(지름 47cm 원형) 정도는 되어야 한다.
업소에서는 대형 그릴이나 장작 화덕, 스모커로 한 번에 십여 마리씩 구워낸다. 훈연해 굽는 데 연기가 나며 오븐이나 그릴을 설치할 공간이 필요하고 10호(1000g) 닭 기준으로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슬로우 푸드라서 일반 음식점에서는 메뉴에 넣기 어려운 음식이다. 제대로 만든 비어 캔 치킨은 교외 바비큐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다. 물론 전기나 가스 오븐을 사용해서 만든 것도 치킨이나 구운 닭보다는 맛있기에 사 먹을 만하다. 사실 맛에서 특히 뛰어나기보다 '닭이 앉아 있다'는 독특한 비주얼로 승부하는 요리이기도 하다.
미국에선 이 요리를 비어 캔 치킨 외에도 'Beer Butt Chicken(엉덩이에 맥주 꽂은 닭)'이나 'Chicken on a throne(왕좌 위의 닭)'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는 듯. 사실 당장 저 위에 이미지만 봐도 심히 적절한 네이밍이다.
3. 주의점
'화학물질의 습격'을 출간한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에 따르면 "맥주 캔을 바로 꽂아 굽는 것은 환경호르몬을 양념처럼 뿌려 먹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한다. # 통조림 항목에서 보듯이 통조림이나 캔은 원래 사용자가 고열로 가열하는 상황을 고려해서 생산한 물건이 아니다.[5] 맥주 캔은 보통의 금속제 조리 도구와 달리 외부에 상표 등이 염료로 프린팅된 데다 그냥 금속으로 착각될 수 있는 캔 내부 역시도 산화 방지를 위해 비스페놀 A 성분으로 코팅되었다. 당연히 맥주 캔의 염료나 코팅 성분은 캔을 2백 도에 가까운 고열로 장시간 가열할 것을 전혀 상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맥주 캔을 가열하면 환경 호르몬이 엄청나게 나온다는 것. #취사장비 중에는 비어 캔 치킨 로스터(roaster)라는 물품이 있다.[6] 가격은 대략 1만 3천-2만 5천 원으로 비싼 편이나, 한 번 사두면 두고두고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용접 부분이 튼튼한 것으로 사기를 추천한다.
캔을 직접 끼워넣는 방식과 달리 환경 호르몬이 나올 위험이 없고, 조리 중에 나오는 기름을 받아주는 그릇이 붙었다.[7] 조리 중 그릇에 모아지는 기름과 육즙은 졸여서 찍어 먹는 소스로 써도 좋고, 요리 중간에 고기 위에 끼얹어 가며 구우면 색깔과 풍미가 좋아진다.
그러므로 안전하게 먹고 싶다면 약간 돈을 들여 로스터 구입을 추천한다. 바비큐 장비, 캠핑 장비 파는 곳에서 살 수 있다. 비어 캔 치킨을 취급하는 치킨집이나 술집에서도 이러한 장비를 사용하는 곳이 대부분이다.[8] 오븐/그릴에서 내릴 때는 닭을 잡으면 닭 모양이 망가지고 로스터가 쑥 빠져 떨어지니, 실리콘 장갑을 쓰거나 뚝배기 집게를 써서 로스터째로 들어내면 된다.
한편 주로 굵은 철사로 만드는 비어 캔 치킨 홀더(holder)는 딱 '맥주캔을 고정하여 닭이 설 수 있게 만드는 도구'이기 때문에, 환경 호르몬 문제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왕 돈을 쓴다면 로스터를 구입하는 편이 훨씬 좋다. 굵은 철사로만 만들어젔거나 원통형 철제파이프에 철사 삼발이가 붙어서 국물 받는 기능이 없는 것은 캔 홀더라고 보면 된다. 이런 것은 비어 캔 치킨 구이에는 못 쓰니 지름 맞는 금속 용기에 맥주와 향신료를 담아 넣어 울퉁불퉁한 바닥에서 쓰러지지 않게 하는 데 쓰거나, 용기를 끼우지 말고 그냥 오븐이나 그릴에 닭을 세워 굽기 위한 치킨 홀더로, 작은 훈연물을 갈고리에 꿰어 거는 홀더로 쓰면 된다.
4. 여담
- 자기야 - 백년손님에 남서방( 남재현)이 치킨을 불판에 굽던 중 바닥에 떨궜다. 장인장모와 후타삼의 웃음은 덤.
[1]
버터를 쓰면 향이 더 좋다. 다만 녹이는 게 귀찮다는 문제가 있다. 사실
라드도 좋고 아무 기름이나 바르면 아예 안 바르는 것보다는 훨씬 맛있게 구울 수 있다.
[2]
껍질 자체의 지방과 피하지방이 오븐/그릴/스모커 내를 대류하는 180도 이상의 뜨거운 공기에 의해 녹으며 스스로 튀겨지는 효과이다. 제대로 되면 껍질이 얇고 반투명해지며, 여분의 수분과 기름은 아래로 흘러내려 로스터 접시에 괸다.
북경오리 껍질과 같은 조리 방법.
[3]
다리나 날개 같은 끝 부위는 오래 구우면 타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그 부분을 종이나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고 조리하기도 했다.
[4]
한국에서도 요리에
맛술을 넣고,
와인 많이 마시는
유럽 지방에서는 물 대신 와인으로 국을 끓이는 요리도 있는 등 술을 요리에 사용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리 특이한 일이 아니다.
[5]
그래서 변칙적인 조리법도 있다. 닭을 따로 토막 내서 맥주 부은 것+약간의 허브 소금 밑간에 푹 재워서 그걸 일반 오븐이나 더치 오븐(솥과 비슷한 도구)에 넣고 구워버리는 방법 / 닭 안쪽에 맥주를 염지 주사기를 써서 살 속에 넣어서 구워버리는 방법 / 닭 안쪽에 맥주를 좀 부은 뒤 새지 않게 닭 목을 밑으로 두고 무명실로 묶어서 구워버리는 방법 등이 있다. 그래도 비어 캔 치킨과는 다른 맛이 나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할 것.
[6]
위 이미지에서 치킨 아래에 있는 금속 기구가 비어 캔 치킨 로스터. 스테인리스제 접시 위에 지름이 적당한 스테인리스 강관을 잘라 세우고 내용물이 새지 않게 용접한 간단한 구조이다. 값이 비싼 이유는 대량생산품이 별로 없고 수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턱이 높은 금속 접시와 컵을 용접으로 결합해 만들어도 된다.
[7]
기름이 불에 떨어지면 탄내와 연기가 나고 몸에 안 좋은 여러 성분이 나온다.
[8]
개중에는 전용 장비로 구운 뒤 다시 맥주캔에 끼워서 주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