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징

"어리석은 사람이 다시 어떠할 것 같은가? 어리석은 기색이 조금 차이가 있는가? 응당 마음을 써 자세히 조사하라."

" 천자께서는 말을 달리지 마십시오. 대장군이 성을 냅니다."

"신(臣) 고징이 폐하께 술을 권합니다."

효정제: 옛날부터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었는데 짐이 이렇게 살아 뭣하겠는가?
고징: 짐(朕)? 짐이라고? 개 다리[6]짐이냐? (朕，朕，狗脚朕！)

"폐하께서는 어찌 뒤엎을 생각을 하십니까? 신 부자의 공로는 사직을 보존하게 하였는데 폐하에게 무슨 죄를 지었단 말입니까? 이는 반드시 좌우의 비빈(妃嬪) 무리들이 한 짓일 것입니다."

"옛날부터 오로지 신하가 군주를 뒤엎었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군주가 신하를 뒤엎었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였소. 왕(고징)[12]이 스스로 뒤엎고자 하면서 어째서 나[13]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이오! 내가 왕을 살해하면 사직이 안정되고 살해하지 않으면 망해 없어지는 것이 며칠 없으니 내 몸도 아낄 겨를이 없는데 하물며 비와 빈의 경우에야! 반드시 시역하고자 한다면 늦추든가, 빨리 하든가 하는 건 왕에게 달려 있소."

"쇠약해진 황혼녘에 무슨 고생으로 다시 이같이 하는가?"

"씩씩한 기력이 있을 뿐이다! 스스로 나이가 들어 꺾이고 무너져도 공로와 이름을 세우지 못하는 것을 마음 아파하였으니, 그러므로 천자를 옆구리에 끼고 권신(權臣)을 주살하고자 하였다."

"순공(荀公)은 어찌 반역할 생각을 하였는가?"

"조서를 받들어 고징을 주살하려고 하였는데 어찌 반역이라 하는가!"

어젯밤 꿈에 이 노복이 나를 찔렀으니 급히 죽여야만 하겠소.

고징: 내가 아직 먹을 것을 찾지 않았거늘 어찌 서둘러 왔느냐!
난경: 너를 죽이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