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5 18:39:16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16강/벨기에 vs 일본

로스토프의 14초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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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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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경기 전3. 경기 실황
3.1. 경기 내용
4. 경기 평가
4.1. 일본의 패인4.2. 벨기에의 승리 요인
5. 반응과 경기 후6. 여담7. 관련 사례8. 둘러보기

1. 개요

파일: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로고_좌우_White.svg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16강 6경기
2018년 7월 3일 화요일 03:00 (한국시각)
로스토프 아레나 (러시아, 로스토프)
주심: 말랑 디에디우 (세네갈)
관중: 43,472명
파일:벨기에 축구 국가대표팀 로고(1994~2019).svg
3 : 2
파일: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엠블럼.svg
파일:FIFA WORLD CUP 2018 BEL.png 벨기에 파일:FIFA WORLD CUP 2018 JPN.png 일본
69′ 얀 베르통언
73′ 마루앙 펠라이니 (A. 에덴 아자르)
90+4′ 나세르 샤들리 (A. 토마 뫼니에)
[1]
파일:득점 아이콘.svg 47′ 하라구치 겐키 (A. 시바사키 가쿠)
52′ 이누이 다카시 (A. 카가와 신지)
경기 다시 보기 | 경기 하이라이트 | 매치 리포트
Man of the Match: 파일:FIFA WORLD CUP 2018 BEL.png 에덴 아자르

국내 중계
파일:KBS 2TV 로고(1984-2018).svg 이재후 한준희
파일:MBC 로고.svg 허일후 현영민, 박찬우
파일:SBS 로고.svg 배성재 박문성
"It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2]
요기 베라 (1925~2015)
2018년 7월 3일에 열린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의 16강 제6경기. 일본에게는 정말 아까운 패배이자, 벨기에에게는 극적이고 진땀 뺀 승리이기도 하다. 벨기에가 전술을 바꾸지 않았으면 일본판 카잔의 기적 상황이 될 뻔했던 상황이기도 했으나, 일본의 미숙한 대처로 일본판 마라카낭의 비극이 되어 버렸다. 이 경기는 이후 일본 언론에 의해 〈로스토프의 14초〉(ロストフの14秒), 〈로스토프의 비극〉(ロストフの悲劇)으로 명명되어, 일본 축구 역사의 또다른 비극으로 남게 되었다.[3]

2. 경기 전


의외로 벨기에 축구 국가대표팀 일본을 상대로 1승 2무 2패로 뒤지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H조 조별 리그에서 만나 2-2로 비겼다. 벨기에의 황금세대가 완성된 2013년 대결에서도 풀주전이 나온 벨기에를 일본이 패스 플레이로 압박하여 3골을 넣어 3:2 스코어로 이겼던 적이 있다. 다만 가장 가까운 2017년에는 벨기에가 1:0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일본도 단지 전적의 우위를 바탕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선수들 전력을 보면, 에덴 아자르(첼시)를 비롯해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케빈 더 브라위너 뱅상 콩파니(이상 맨체스터 시티) 무사 뎀벨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이상 토트넘 홋스퍼) 티보 쿠르투아(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급 선수들이다. 또한 세리에에서 뛰는 드리스 메르텐스 (나폴리) 역시 잠재력이 올라왔다. 게다가 파나마 전에서 3골, 튀니지 전에서 5골을 작렬하면서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으며, 3차전 때는 주전들을 대거 휴식 시키는 여유까지 보이는 등 분위기마저 최고조다. 스페인 - 러시아 못지 않게 양국 전력차가 가장 큰 경기 중 하나다.

일본은 조별리그 1, 2차전을 꽤 선전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폴란드에 0:1으로 뒤진 상태에서 볼 돌리기를 시전하며 관중과 언론의 야유와 함께 페어플레이 점수차 덕에 가까스로 16강에 진출한 상태다. 일본 내에서도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와 승부란 게 그렇다는 식의 반박이 공존하는 중. 과연 각종 비난과 논란을 뚫고 한국처럼 승전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향후 일본 대표팀을 향한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으로, 이 경기를 잡게 된다면 지난 경기에서의 추태는 어느 정도 묻힐 가능성이 크다.[4] 일단은 극강전력 벨기에를 상대로 조금이나마 일본이 승리를 얻어낼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연장전 혹은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기 위해 아시아의 어떤 나라처럼 영혼의 텐백 수비 + 우주방어 + 침대축구를 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이 이 경기를 이기면 1966년의 북한, 2002년의 대한민국에 이어서 세 번째로 월드컵 8강에 오른 아시아 팀이 된다. 그러나 만약 큰 점수차로 대패하거나 졸전을 펼치면 볼 돌리기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한 전술이었다고 말한 니시노 감독과 일본 대표팀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입장에서는 베테랑 선수의 월드컵 출전이 이번이 마지막이기에 최선을 다할 듯 싶다.

참고로 2002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지루한 볼 돌리기로 야유를 받으며 진출한 멕시코 이탈리아는 16강에서 각각 미국 대한민국에 패배했고, 2018년에 마찬가지로 불명예스럽게 볼 돌리기 오명과 함께 진출한 덴마크 크로아티아에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졌으나 프랑스 제 2의 앙리라 불리는 선수의 눈부신 활약 덕에 8강에 선착했다. 일본이 과연 어느 팀의 선례를 따르게 될지 아니면 지더라도 명경기를 펼쳐 졌지만 잘 싸웠다가 될지 주목된다.

이 경기에는 주심과 부심 2명 모두 세네갈인이 배정되었다. 일본이 폴란드 전에서 보인 추태에 피파가 본때를 보여준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세네갈이 페어플레이 점수 차로 일본에 밀려 떨어진 것을 생각하면 편파판정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를 보고 말하자면 주부심들은 공정하게 진행한 편이었고 일본이나 벨기에나 심판들의 판정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3. 경기 실황

파일:FIFA WORLD CUP 2018 BEL.png 벨기에 선발 명단 3-4-3
감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GK
1. 티보 쿠르투아
CB
2.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CB
4. 뱅상 콤파니
CB
5. 얀 베르통언 파일:득점 아이콘.svg 69′
{{{#!wiki style="margin: -16px -11px;" RWB
15. 토마 뫼니에
CM
7. 케빈 더 브라위너
CM
6. 악셀 비첼
LWB
11. 야닉 카라스코 65′
22. 나세르 샤들리 65′ 파일:득점 아이콘.svg 90+4′
}}}
RW
14. 드리스 메르텐스 65′
8. 마루앙 펠라이니 65′ 파일:득점 아이콘.svg 74′
CF
9. 로멜루 루카쿠
LW
10. 에덴 아자르 파일:주장 아이콘.svg
CF
15. 오사코 유야
LW
14. 이누이 다카시 파일:득점 아이콘.svg 52′
CAM
10. 카가와 신지
RW
8. 하라구치 겐키 파일:득점 아이콘.svg 48′ 81′
16. 야마구치 호타루 81′
{{{#!wiki style="margin: -16px -11px;" CM
7. 시바사키 가쿠 파일:경고 카드 아이콘.svg 40′ 81′
4. 혼다 게이스케 81′
CM
17. 하세베 마코토 파일:주장 아이콘.svg
LB
5. 나가토모 유토
CB
3. 쇼지 겐
CB
22. 요시다 마야
RB
19. 사카이 히로키
}}}
GK
1. 가와시마 에이지
파일:FIFA WORLD CUP 2018 JPN.png 일본 선발 명단 4-2-3-1
감독: 니시노 아키라

SBS 하이라이트 영상 MBC 하이라이트 영상 KBS 하이라이트 영상

3.1. 경기 내용

전반 15분에 하세베 마코토가 수비를 하던 도중 엉겁결에 로멜루 루카쿠한테 프리허그를 했다. 24분에 야닉 카라스코가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얼마 뒤 루카쿠한테 득점 기회가 왔으나 공이 뒤로 흐르는 바람에 무위로 돌아갔다. 30분에 카가와한테 공간이 열렸으나 벨기에 수비진이 빠르게 틀어 막았고 이후 이누이가 헤더로 유효슈팅을 만들어 냈다. 39분에 시바사키 가쿠 에덴 아자르한테 태클을 해서 경고를 받았다. 43분에 나가토모가 크로스를 해서 오사코가 받았는데 공이 벨기에 문전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쿠르투아가 손으로 잡으면 되는데 이걸 뒤로 흘렸지만 다행히도 공이 골라인을 넘기 전에 잡았다. 전반전은 추가시간 1분이 흘러간 뒤 0:0으로 종료되었다. 전반전은 딱히 결정적인 장면 없이 비교적 싱겁게 끝났지만 15분간의 하프타임 후 이번 월드컵 최고의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후반 시작 2분도 지나지 않아 시바사키가 센터서클에서 대지를 가르는 스루패스를 찔러주었고 하라구치 겐키가 슈팅하는 척 페르통언과 쿠르트와의 허를 찌른 후 슈팅으로 선취골을 넣었다.[5] 그리고 반격에 나선 에당 아자르는 일본 골대를 맞췄다. 7분에 카가와가 비첼로부터 공을 지켜낸 후 뒤로 툭 쳐주었고 이누이 다카시가 벨기에 수비의 빈틈을 노려서 통렬한 무회전 중거리 슛을 골문 구석에 꽂아버렸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두 골을 넣은 것인데, 원인은 일본의 기습에 이상할 정도로 벨기에 수비망이 힘없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6][7] 순식간에 2:0으로 리드하게 된 일본은 사기가 올랐으며, 리드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골을 더 얻어내려는 듯 지속적인 공격으로 벨기에 골문을 계속 위협했다. 2골이 들어간 후, 일본 측 중계진은 " 벨기에는 언제든지 3골을 따라잡을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승부를 확실히 정하려면 (일본이) 3골 째까지 넣는 것이 좋다."라고 분석했고, 실제로 이 분석은 정확했다. 육체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경험적으로도 불리한 아시아팀이, 초반에 유럽 강팀을 상대로 리드하다가 후반에 대량 실점당하는 것은 실제로도 자주 일어나는 패턴이며[8], 일본이 고삐를 늦추지 않고 맹공을 퍼부은 것도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을 것이다.

19분에 벨기에는 메르턴스를 펠라이니로, 카라스코를 샤들리로 교체했다. 일본에 두 골 차로 밀리자 피지컬, 높이 싸움+빠른 카운터로 승부를 하겠다는 의도였으나 일본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24분에 벨기에의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얀 베르통언이 가와시마 골키퍼의 펀칭으로 공중에 뜬 공을 다시 골대앞으로 보냈는데..
Goalkeeper through the crowd...the most convincing from Kawashima. And back in..! Oh What a header! It's a tremendous goal from Vertonghen!
가와시마 골키퍼가 쳐냅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문전으로..! 멋진 헤더! 베르통언의 엄청난 골입니다!
베르통언의 골 당시 중계 멘트
이것이 그대로 일본의 골대안으로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이 헤더골이 참 특이한데, 매우 먼 거리에서 높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일본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해설자들도 이 골은 운이 따라줬다고 평할 정도였다. 각도나 거리상 헤더슛이 불가능한 위치라 문전으로 헤더로 올려주려다 빗맞은 것이 그대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얀 페르통언이 헤더를 할 당시 바로 근처에 사카이 히로키가 마크하고 있었고, 각도도 좁은 데다가 이미 공이 떨어지기도 전에 헤더하는 모션을 취했기 때문에 가와시마 에이지 골키퍼가 굳이 니어 포스트에 붙어있을 필요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게 벨기에한테는 천금같은 추격골의 발판이 되었다.

27분에 더브라위너의 슛을 몸으로 막는 과정에서 쇼지 겐의 핸드볼이 의심되는 상황이 있었으나, 주심은 비디오 판독으로 올리지 않고 그대로 코너킥을 선언했다. 그리고 에덴 아자르가 오사코와 대치하다가 180도 턴을 해서 순식간에 따돌리고 왼발로 문전으로 짧게 띄워 크로스를 올렸고..
Down route to the cross Fellaini! Fabulous comeback from Belgium!
낮게 띄운 크로스가 펠라이니에게 갑니다 펠라이니! 벨기에의 환상적인 동점 골!
펠라이니의 동점 골 당시 중계 멘트
펠라이니는 그대로 자신을 커버하던 주장 마코토를 엄청난 피지컬로 밀어내버리고 완벽한 헤더로 연결시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결국 벨기에가 정신을 차리고 일본의 약점을 노려 교체를 한 것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셈이다.

36분에 시바사키 가쿠, 하라구치 겐키가 빠지고 혼다 케이스케, 야마구치 호타루가 들어왔다. 40분에 로멜루 루카쿠가 헤더를 해봤으나 가와시마한테 막혔다. 45분에 벨기에 골문을 노린 이누이 다카시의 슛이 티보 쿠르투아의 선방에 막혔다.

48분에는 일본이 프리킥 기회를 얻었고 혼다 케이스케가 찼다. 성공하면 추가시간 극적인 승리를 맛볼 수 있는 상황. 월드컵 본선에서 덴마크를 격침시킨 바 있는 혼다 특유의 무회전 프리킥을 날렸으나 쿠르투아에게 막혔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일본의 코너킥 찬스에서 혼다 케이스케의 코너킥이 띄워올려졌으나 쿠르투아가 잡았다. 코너킥이 띄워졌을 때의 시간은 48분 30초였고 이 시점에서 후반전 종료까지 추가시간 30초가 남아있었다. 연장전 승부가 예상되던 시점에 벨기에의 빠른 역습이 펼쳐졌다.
파일:D2677F00-CB2A-4830-8345-50468650BAE3.gif
Courtois safely grabbed and there's just time for De Bruyne to lead his attack. Japan disperse to cover the spaces but they can't do so for the moment. Lukaku! Here's the winner! Oh can you believe it? Nacer Chadli strokes belgium into a quarter final against Brazil!
쿠르투아가 안전하게 잡아냈고 더브라위너에게 굴려줍니다. 더브라위너가 몰고 올라갑니다! 일본 수비진이 빠르게 복귀합니다만 속수무책입니다. 루카쿠에게 크로스.. 그리고 샤들리의 환상적인 마무리! 이 상황이 믿기십니까! 샤들리가 벨기에를 브라질과의 8강으로 이끕니다!
마지막으로 펼쳐진 역습 당시의 중계 멘트
쿠르투아가 더브라위너에게 공을 굴려주었고 더브라위너를 포함한 벨기에의 공격진 5명(뫼니에, 더브라위너, 루카쿠, 아자르, 샤들리)이 라인을 올리며 순식간에 일본 진영을 향해 마치 교과서에서나 볼법한 아름다운 역습을 펼쳤다. 더브라위너는 전력질주로 순식간에 일본 진영으로 아무런 방해없이 진출[9], 오른쪽에서 들어오던 뫼니에에게 찔러주었고 뫼니에가 중앙으로 크로스, 루카쿠가 크로스를 받는 척 수비를 유인한 후 공을 살짝 흘렸고 이를 나세르 샤들리 93분 41초에 밀어넣으며 게임을 끝냈다. 티보 쿠르투아의 역습 패스부터 나세르 샤들리의 슛이 일본의 골망을 가를 때까지 약 10초가 소요되었을만큼 빠른 역습이었다. 골망을 가르고 튀어나온 공을 아자르가 멀리 차버리며 말 그대로 확인사살. 남은 20초 정도의 추가시간은 벨기에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로 소요되었고 킥오프하자마자 경기가 종료되었다.

4. 경기 평가

파일:벨기에일본18.jpg
이재후: "축구에서 가장 역전당하기 쉬운 스코어가 2:0 아니겠습니까?"
한준희: " 그건 상대팀이 방심하고 있을 때이긴 하죠."
펠라이니가 투입되기 이전 벨기에의 공격은 세밀함이 부족해서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또 수비 장면에서 측면 공간을 내주는 등 강팀답지 않은 허술한 수비력을 보였고, 이 때문에 일본에게 선제골과 추가골을 먼저 헌납하였다. 그러나 마지막에 폭발한 벨기에의 공격력은 말 그대로 명불허전이었다. 벨기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여 막판 대역전에 성공했다. 일본은 후반에만 7분 만에 2골이나 넣으면서 8강 진출을 눈앞에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끝내 뒷심을 발휘한 벨기에에게 마지막 순간에 펠레 스코어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일본의 니시노 감독은 경기 전에 "페널티킥 훈련 의미 없어, 승부차기 전에 경기 끝낼 것"이라고 공언할 정도로 16강전에서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예고했고, 말 그대로 일본은 벨기에를 상대로 후반 초반까지는 대등하게 싸웠다. 하지만 마지막 추가시간에 시간을 끌어 연장전으로 가지 않고 세트피스에 올인하다 역공을 맞은 게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었다. 일본을 응원하던 측에선 일본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 보여준 볼 돌리기를 2골 먹고 바로 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폴란드는 일본이 볼 돌리기를 하던지 말던지 무리해서 전방 압박을 할 생각이 없었고,[10] 반면 벨기에는 2점차로 지고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했다. 그러한 상대에게 수비 진영에서 볼 돌리기만 하면 오히려 패스가 차단되고 빈공간을 허용할 위험성이 더 크다. 2점차가 났지만 후반 매우 이른 시간이었고 인저리 타임을 고려하면 40분 가량 남은 상황이었다.

이 시점이라면 닥수비가 아니라 밸런스형 경기를 하는 게 맞다. 만약 선제골 넣고 볼 돌리기만으로 점수를 확정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전술이 있다면 굳이 쌍욕에 경고까지 먹어가며 침대축구하는 팀이 왜 나올까? 또한 일본의 기본 전술은 처음부터 선 수비 역습이었다. 일본의 역습이 날카로워서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기본 베이스는 "라인 유지 잘해서 지공 수비하자"였는데 여기서 더 수비적으로 가라는 것은 이상하다. 따라서 지난 졸전으로 인한 비난을 우려하여 볼 돌리기를 안한 게 아니라 애초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다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니시노는 2:2 동점 이후 연장전을 고려해 선수 교체 카드 하나를 남겨두었는데, 혼다의 프리킥 후 벨기에의 역습으로 실점을 하게 되어 안타까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받은 비판을 의식해서 공격적으로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니시노 감독은 결과론적으로 2점을 넣고 수비를 강화했어야 했지만, 벨기에의 역습 속도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일본 vs 폴란드전에서 극딜하던 BBC 패널들은 이번 경기에서는 이누이 타카시를 MOM으로 선정하며 일본을 칭찬하기도 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패해 일본은 후반 막판 전술에 대해 후회가 많을 것이라는 의견 또한 함께 남겼다. 이런 말이 나오는 또 한 가지 근거는 이번 경기로 월드컵에서 52년 만에 2점차를 리드하다가 역전패당한 기록을 일본이 세웠기 때문이다. 그 외에 그 좋은 피지컬을 가지고 일본을 상대하는 법을 후반 중간쯤 돼서야 알아냈냐면서 마르티네즈 감독을 까는 경우도 많은 편.

일본 입장에선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 첫번째 실점에서의 실수가 매우 아쉬운 순간이었다.[11] 아이러니하게도 2013년도에 펼쳐진 벨기에 축구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도 가와시마 에이지는 어처구니 없는 실책으로 1실점을한 전적이 있다는 것. 그래도 그 당시엔 반대로 일본이 3대2로 이기긴 했어도 한동안 일본 언론 네티즌은 가와시마를 깠다.

그 실점 전에는 3대0의 스코어까지 바라볼 정도로 일본이 경기 흐름을 주도하고 있었지만 실점 이후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사실 헤딩한 선수도 제대로 노린 헤딩슛이 아니었으며 골키퍼로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판단 미스로 인해[12] 어이없게 추격골을 내준 것이 결론적으로는 역전패의 화근이 되었다. 그야말로 2016년 도하의 기적을 역으로 당한 도하 참사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도하 참사는 올림픽보다도 아래인 AFC U-23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이었고 이건 월드컵 16강전이라 대회 규모나 중요도 자체가 현격한 차이가 나기 때문. 결정적으로 추가시간에 혼다 케이스케의 강력한 무회전 프리킥 직후 얻은 코너킥에서 역습을 당해 실점을 했으니 일본이 가질 상심은 매우 클 것이다. 워낙 아쉽게 져서 분명 상심도 있겠지만 그래도 잘싸웠다는 평도 물론 있다. 물론 94 월드컵 대한민국 vs 독일 전처럼 3대0으로 지다 3대2까지 따라잡는 게 아닌 그야 말로 대역전패를 당한 셈이라 당사자들의 느낌은 다르겠지만.

일부 팬들은 역전패를 자초한 가와시마 에이지 골키퍼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아마 이번 경기를 본 일본 국민들 중에서는 2013년 브라질 컨페더레이션스 컵에서 일본 vs 이탈리아의 경기를 생각한 팬들도 있다고 한다. 처음에 두 골이나 선득점한 상태에서 이후로 역전패했다는 전개[13]와 일본이 유럽의 강팀을 상대로 초반에 크게 선전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한편 고질적인 약점인 왜소한 체격과 연약한 힘도 일본의 발목을 잡았다. 일본 대표팀의 평균 키는 178.1cm로 월드컵 참가국 중 뒤에서 2번째일 정도로 체격이 작은 편이다[14]. 루카쿠, 비첼, 알데르베이럴트, 콤파니, 베르통언, 교체로 들어온 펠라이니와 샤들리 등 190cm 내외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진 선수를 보유한 벨기에는 세트피스를 통해 2골을 만회하였고[15], 체력이 많이 떨어진 일본을 빠른 역습을 통해 한번에 무너뜨렸다.[16]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몸싸움이나 헤딩 경합에서 버거워하는 것이 보였다. 그 결과 전후반 내내 위협적인 헤딩 찬스를 많이 내줬다. 첫 실점과 두 번째 실점 모두 제대로 된 헤딩 경합이 되지 못해서 발생한 실점이었다. 펠라이니의 헤딩은 객관적으로도 막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일본의 체격은 펠라이니에게 맞설 만한 수준도 도달하기 힘들었다.

특히 일본은 몇 번의 코너킥 상황에서 전혀 위협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마지막 실점도 결국 코너킥이 너무나 당연하고 안전하게 티보 쿠르투아의 품에 안겼고 이 때부터 벨기에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일본 특유의 세밀한 패스플레이들이 경기 내내 헐거워진 벨기에의 수비를 괴롭히긴 했으나, 벨기에의 강력한 체격과 높이를 앞세운 공격력을 상대로 지금까지 피지컬의 약세가 누차 취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일본의 축구는 결국 버티지 못하였다.

애초에 일본의 패싱축구가 잘 먹히는 날에는 세계적인 강팀들이라도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일본 축구를 상대하는 최고의 방법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대일본 전가의 보도로 잘 써먹고 있는 뻥축구와 피지컬 비비기다. 이렇듯 일본 대표팀을 상대하는 방법은 신체적 우위를 이용한 강한 전방 압박과 롱볼 축구인데, 벨기에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전반에 일본을 상대로 좋게 말하면 느긋하고 나쁘게 말하면 안이하게 대응했다. 압박도 너무 느슨했고, 템포도 너무 느렸으며 공수간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뒷공간이 생기는 바람에 아찔한 장면이 계속 연출됐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2골이나 실점하자 벨기에는 후반 중반에 펠라이니와 샤들리를 투입한 이후 가히 예술에 가까운 뻥축구를 보여줬다. 대한민국보다 공격-방어-체격 모든 부분에서 상위호환인 벨기에에서 작정하고 뚝배기를 노리는 뻥축구를 하니 일본으로서는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부터 이렇게 지고 지고 또 지던 꼴을 보다 못해서 15년에 부임한 할릴호지치 전 감독이 일본 선수들의 피지컬을 끌어올리려 갖은 노력을 다 해봤지만, 결과는 반 년 전 도쿄 대첩이라는 처참한 실패로 돌아왔고, 이로 인해 끝내 경질되어 영영 피지컬 향상에 대한 방안은 고려되지 않았다.[17]

결국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부임한 감독 입장에서 두 달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남은 짧은 월드컵 준비기간 동안 자신들의 장점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함이 효과적이라 내린 결정이겠지만 어쨌든 일본은 끝내 자신들이 가진 장점으로 단점을 덮어 가리지 못한 채 무너졌다. 벨기에는 방법이 뻔히 나와 있고 그리고 그 방법을 실행할 능력도 있었지만, 이를 2골이나 먹힌 다음에야 실행해서 처음부터 쉽게 갈 수도 있었던 경기를 빙빙 돌아간 셈이다.

해설위원도 개인 대 개인 마크로는 안되니까 그물망 수비전략으로 나섰다고 했는데, 확실히 벨기에 팀의 하드웨어는 단순히 노력으로 보완할 수 없는 선천적인 면들이 있어 일본인들이 막기가 버거운 게 사실이다. 실제 해설위원도 일본이 부족한 전력을 열심히 뛰어다니며 커버 한다고 칭찬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니 점점 힘에 부치며 밀리는 게 역력했다. 전반 때만 해도 악착같이 달려들던 수비수들이 체력이 고갈되며 점점 벨기에가 휘젓고 다니는데 놓치는 경우가 잦아졌다. 마지막 실점도 좀 어이없이 놓쳤고 말이다.

암튼 막판에 혼다의 그림같은 프리킥이 들어갔으면 완전히 드라마였겠지만 아쉽게도 티보 쿠르트와의 수비 범위를 벗어날 수 있는 슈팅은 아니었고 오히려 역습으로 인해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분명 16강전의 일본팀은 선전했고 열심히 뛰었으나 졌지만 잘 싸웠다까지가 한계였다. 후반 20분경까지 피파랭킹 3위 벨기에를 앞서는 이변을 연출하며 기적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단 사실로 위안을 해야 할 듯.

벨기에의 관점에서 논하자면 경기 전 마르티네스 감독은 일본을 강팀으로 추켜세우고 방심하지 않겠노라고 공언했지만, 정작 행실은 요아힘 뢰브랑 다를 게 없었다. 바로 옆에서 그 꼴을 봐두고서도 일본을 참으로 만만하게 보았는지 피지컬 어택에 약한 일본의 약점을 파악하지 못한 채 마루앙 펠라이니를 벤치에 내비뒀다.

여기에 양 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야닉 카라스코 토마 뫼니에는 영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특히 카라스코는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중국으로 이적했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문제는 3-4-3 전술에서 양 쪽 윙백이 부진하면 자연스럽게 중앙 미드필더들과 수비진들에게 상당히 큰 부담이 더해지는데, 중앙의 케빈 더 브라위너는 비록 펩 부임 이후 2선에서 3선으로 내려서면서 수비가담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원래 공격 능력이 출중한 선수지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윙백들이 잘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윙백들이 망가지면서 중원으로 큰 부담이 가해지는 상황을 견뎌내기에는 수비력이 부족했다.

때문에 파트너 악셀 비첼에게 수비부담이 과중되었는데, 이는 비첼 개인의 기량으로나 팀의 전술로나 견뎌내기에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다. 때문에 중원까지 완벽하게 밀리니 수비진이라도 어느정도 커버를 해줘야 하는데, 하필 이 날 얀 페르통언의 컨디션이 상당히 좋지 않아 첫 실점 때 터치 실수를 하고 이후에도 헤딩 미스나 패스미스를 범하는 등 영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다른 수비수들마저 너무 큰 부담을 짊어졌다. 이러니 중원이 무너지고 수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폼도 좋지 못했다.

결국 전반전부터 불안하던 벨기에의 진형은 후반전에 들어 완전히 무너지고 순식간에 일본에게 2실점했다. 그나마 2실점 이후 수습이 되었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그 행운의 헤딩슛+골기퍼의 판단미스로 인한 추격골이 일찍 터지지 않았다면 카잔의 치욕을 당한 독일처럼 로스토프의 치욕을 경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정신차리고 최종적으로는 3위까지 했지만 말이다.

여기에 공격진도 문제였던 것이 일단 윙어 하나가 전반 공격을 다 말아먹었고, 다른 공격수들도 진지하게 일본 패널티지역으로 쇄도해 가거나 날카로운 슈팅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케빈 더 브라위너를 다소 희생해서 아자르에게 자유도를 부여하는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이 그동안의 성공과는 달리 이 날은 대실패로 돌아갔다.

케빈 더 브라위너가 뛰어난 킥력이나 축구지능에 비해 세밀한 드리블이나 탈압박 능력은 그 네임밸류에 비해서는 다소 처지는데, 때문에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 FC에서는 더브라위너 뒤에는 우월한 활동량과 수비력으로 후방을 든든히 받쳐주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고, 옆에는 전방압박을 통해 KDB쪽으로 가해지는 압박을 약화시키고 패스웍을 도와주면서 때때로 박스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는 미드필더를 배치해 셋의 시너지를 극대화시켰다.

하지만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상 KDB한테 그런 파트너들이 배치될 일이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선술한 수비 문제 때문에 악셀 비첼마저 흔들리고 KDB에게 상대의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면서 결국 전술 변화 전까지 이도저도 아닌 붕 뜬 모습을 보여줬다. 더구나 이 날 공격진의 상태를 봤을 때 KDB가 전진해서 킬패스를 찔러주거나 직접 슈팅까지 연결하는 상황이 너무나도 필요했기 때문에 KDB의 활용은 더더욱 아쉬웠다.

결국 자유도를 부여받은 에덴 아자르가 플레이메이킹과 드리블 돌파 등을 전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나마 상대 수비를 끌고다니며 공격을 풀어주는 유일한 선수로 역할을 했고 공식 MoM까지 선정되었으나 전반에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음에 불구하고 허무하게 날려 먹고, 볼을 지나치게 끌다가 뺏기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는 등 아무리 아자르라도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는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 변화는 제대로 먹혔다는 점. 후반에 2실점을 하고 야닉 카라스코 드리스 메르텐스를 빼면서 마루앙 펠라이니 나세르 샤들리를 투입한 뒤 얀 페르통언을 레프트백으로 돌리며 4백을 쓰고 중원을 KDB-비첼-펠라이니의 3미드 체제로 전환했는데 이게 성공적으로 먹혀들어갔다. 일단 펠라이니 투입을 통해 일본에 비해 강력한 신체조건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고, 덕분에 중원 장악능력이 월등해졌다. 여기에 비첼이 뒤에서 받쳐주고 펠라이니가 옆에서 싸워주니 KDB가 살아나면서 공격 전개에서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중원이 강해지니 자연스럽게 수비진에 가해지는 수비부담이 줄어들었고, 특히 페르통언은 풀백으로 돌아가면서 상대적으로 수비부담이 줄어든데다가 좋은 공격능력을 바탕으로 한 오버래핑으로 일본 수비진에게 위협을 가했다. 샤들리의 투입도 상당히 좋은 선택이었는데, 샤들리가 투박하다는 단점은 있으나 윙어임에도 신체 조건이 매우 좋고 스피드도 갖춰서[18] 후반 중반 이후 많은 활동량으로 인해 체력이 떨어져 가는데다 기본적으로 신체조건에서 밀리는 일본 수비진을 공략하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적합한 카드였다.

그러면서 페르통언과 펠라이니의 골로 동점을 만들고, 후반 추가시간에 완벽한 역습패턴으로 샤들리가 역전골을 넣으면서 0:2의 스코어를 기적적으로 3:2로 뒤집는데 성공하며, 마르티네스 감독의 용병술 자체는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반 경기력이 극도로 좋지 못하고도 후반에 2점이나 내주고 나서야 교체카드를 꺼낸 것에 대해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렇게 하여 북미의 멕시코와 아시아 유일 16강 진출국이었던 일본까지 떨어짐으로써, 8강에는 유럽과 남미 팀들만 진출하게 되었다.

이 경기를 담당했던 심판진이 하필 일본이 볼 돌리기를 해 조별 리그에서 탈락시킨 세네갈 국적이라 편파판정이 있을까 염려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주심은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한 편이었다. 일본 선수들이 로멜루 루카쿠 선수를 프리허깅하거나 드리블하는 에당 아자르를 붙잡은 채로 잡아당기는 등 경고를 줄 수 있을 법한 상황에서도 그냥 넘어가는가 하면, 벨기에 선수들이 시바사키 가쿠 선수와 요시다 마야 선수를 잡아당기는 행위를 했음에도 그냥 넘어가는 등 심판의 콜이 공정성 측면에서 딱히 지적받을 만한 점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경기 자체가 딱히 논란이 될 만한 부분 없이 순조롭게 잘 진행된 편이고, 펠레 스코어가 나올만큼 재미있게 진행된 편이었으니 벨기에로선 당연히 기쁘고 일본으로서도 아쉽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이다.

위에 BBC가 이 경기 MOM를 이누이에게 주었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MOM를 요시다 마야에게 주었다. 선정이유로 루카쿠를 지워버린 1등공신이 요시다라는 이유. 유명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이누이 타카시의 무회전 중거리슛을 일본 애니메이션인 캡틴 츠바사에 비유했다. #

황금세대라 불리는 벨기에가 올라가는 것이 격에 맞다는 평이지만, 그런 벨기에를 벼랑 끝까지 몰아넣었던 일본도 비록 졌지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준 셈이다. 경기 전 도박사들에게 9대1까지 밀렸다는 '떡밥' 일본에게 기습적인 원투펀치 선빵을 얻어맞고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침착하게 한두골 따라잡더니 종료 직전 회심의 독침 한방으로 끝낸 벨기에도 근성있고 화끈한 재미있는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기에 브라질 대 벨기에도 기대가 된다는 팬들이 많다.

사실 아무리 강팀이라도 후반전에 2골 먹히고 내리 3점을 내서 이기는 것도 매우 힘들다. 그것도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피지컬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고 화룡점정으로 펠라이니까지 들어갔어도 그걸 이용할 줄 아는 벨기에도 대단한 것. 키 큰 선수들을 넣고도 크로스가 부정확해서 기회를 다 날려먹는 나라도 많다.

아자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2골 먹히는 순간 일본에게 패배도 각오했다고 하며 그만큼 역전승을 이루어내서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벨기에 감독은 경기전 일본과의 경기는 접전이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는데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한편 시바사키 가쿠와 이누이 타카시가 왜 그동안 대표팀에 승선되지도 못하고 무시받아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일본팬들이 이번 월드컵으로 인해 더욱 많아졌다.

다만, 시바사키는 포지션상 카가와 신지, 기요타케 히로시라는 국대 라이벌이 2명이나 있었기 때문에 하비에르 아기레 전임 감독이 발굴하였지만 앞선 2명이 건재했을땐 잘 쓰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시바사키를 과거 엔도 야스히토가 뛰던 볼란치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능력이 재발견되었고 우연찮게(?) 월드컵이 가까워지던 때 기요타케가 고질적인 잔부상에 시달리며 대표팀과 멀어지며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누이의 경우, 이누이는 해외 진출한 대표팀 중 상당히 아웃사이더에 속했는데, 분데스리가에서 뛸 때까지는 기량이 만개하지 못했고 이후 프리메라리가로 넘어간 뒤에도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침투 및 역습에 능한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짧은 패스를 통한 만들어가는 축구를 추구하는 당시 일본 대표팀의 플레이 스타일과는 따로 놀았기 때문에 기용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역습축구를 구사하는 할릴호지치 감독에게 발탁되면서 기회를 얻기 시작한 케이스이다. 비슷하게 빠른 스피드를 가진 하라구치 겐키 역시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에서 중용받게 된 케이스.

저 어디 허접한 해외리그에서 뛰는것도 아니고 수입이 아닌 순수 UEFA 랭킹 기준 빅리그 순위로 치면 EPL을 능가하는 라 리가에서 뛰는 선수들인데도 계속 무시받다가 감독이 급하게 바뀐 뒤에야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결과만 놓고 보면 감독을 월드컵 시작 한달반 전이 되어서야 겨우 바꾼 게 너무 늦었고 아깝다는 평. 그만큼 바히드 할릴호지치에 대한 평가 역시 완전 나락으로 떨어졌다. 다만, 할릴호지치의 업적이라 할 수 있는 피지컬적 보완과 기존 일본 대표팀의 강점인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기반으로 스피드를 활용한 빠른 침투 및 역습 전술이 이번 월드컵에 잘 녹아들어 성과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에서 큰 활약을 보인 이누이, 하라구치, 시바사키, 오사코는 할릴호지치 체제에서 중용받은 선수들이다.
지난 경기의 비난 여파로 이번에는 일본이 2골이나 앞선 와중에도 공돌리기를 쓸 수 없었고 이게 역전의 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전혀 말이 안 되는 분석이다. 지난 경기와 상관없이 애초에 일본은 공돌리기를 할 수 없었다.

이전 경기에서는 일본이 폴란드에 1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돌리기를 했고 폴란드는 2패로 탈락이 확정된 상태라 일본이 그렇게 나와준다면 어쨌든 자신들이 1승이라도 거둘 확률이 높아지기에 굳이 무리해서 전방압박을 하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해 일본과 폴란드의 졸전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나온 희귀한 상황일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폴란드전에서는 폴란드가 "어차피 16강은 틀렸고 일본한테 이겼다는 걸로 만족해야지 뭐"로 나왔던 이유가 컸고, 16강 벨기에전에서는 벨기에가 "큰일났다. 여기서 더 주면 우린 망했어요다. 더 못 넣게 단단히 막자"로 나왔다는 것이다.[19]

폴란드와 달리 벨기에는 오히려 2점을 뒤지고 있었기 때문에[20]적극적으로 전방압박을 해서 소유권을 가져와야만 했다. 거기에 아직 시간도 인저리 포함하면 약 40분 이상 남아있었다. 무려 40분이 남았는데 수비 지역 공돌리기만으로 2점 리드를 확정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경우는 서로의 전력차가 매우 크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티키타카는 수비 지역이 아니라 공격 지역에서 공이 많이 돌아야지 수비 지역에서만 공이 돈다면 상대의 전방 압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상위호환인 스페인조차 점수가 앞섰다고 하여 자기 지역에서 공만 돌리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위험 지역에서 전방압박에 더하여 역습을 당할 것을 자기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애초에 전방 압박을 할 생각이 없었으니 수비 지역에서만 공을 대놓고 돌려도 상관없었을 뿐 벨기에와는 상황이 180도 달랐다. 또한 벨기에의 만회골-동점골이 생각보다 빨리 터졌기 때문에 일본은 수비적인 교체도 할 수 없었다. 일본은 81분에 혼다와 야마구치가 들어오는 밸런스형 교체를 했다. 따라서 일본이 지난 경기의 졸전을 만회하거나, 은퇴 선수의 결의를 다진다고 공세적인 경기를 취했다는 해석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꼭 공세를 취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저번 경기 수준의 공돌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라인을 내리고 텐백에 가까운 전술을 취함으로써 수비에 치중할수는 있었는데, 일본은 그러지 않다가 허무하게 2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수비적 전술이라고 무조건 공돌리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건 너무 극단적인 관점이다. 일본은 라인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계속 공세적인 전술로 일관했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공간을 내주었던 것이다.

2골을 넣은 이후 일본의 태도는 2골을 넣기 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졸렬한 공돌리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라인을 내리고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하지 않으면서 후방과 측면 공간을 내주지 않는 정도에 그치기만 했어도 3골이나 내주고 패하지는 않았을 수 있다. 비슷한 전술을 들고나왔다가 망한 팀으로 멕시코가 있다. 멕시코는 브라질을 상대로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과감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여 전반전을 잘 버텼는데, 결국 이렇게 함으로써 열린 공간을 브라질 공격진이 날카롭게 파고들자 골을 내주고 무너지고 말았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해석일뿐 일본과 벨기에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하면 적절한 비판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 유난히 텐백이 자주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그 팀들은 모두 피지컬이 상대를 앞서거나 최소한 밀리지 않았다. 반면 일본은 같은 아시아와 비교해도 왜소한 체격 탓에 아무리 박스 안에 수비를 많이 배치해도 높은 크로스에 대한 대처가 사실상 불가능한 국가다.[21] 벨기에의 두 번째 득점 장면이 좋은 예시인데 일본은 크로스를 대비하기 위해 거의 모든 선수가 박스 안에 들어왔으나 펠라이니에게 높은 크로스가 올라오자 조금도 방해하지 못했다. 2센치만 차이나도 막기 어려운 크로스를 6센치가 차이났으니 말 다 했다. 이후에도 측면에서 볼이 올라올 때마다 실점에 가까운 장면을 계속 노출했다.

다만 독일 언론사 'ZDF'의 일본-벨기에 중계에서 전술 분석을 맡은 홀거 스타니슬라스키는 일본의 수비가 '월드 클래스' 급이라 극찬하였는데, 일본은 공격과 수비시 4-3-4, 4-2-3-1 포메이션을 유동적으로 바꿔가며 압박 수비를 잘 수행했다고 분석했다.

2017-18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나온 로마의 기적이 이를 증명하는 좋은 예시이다. 1차전에서 4-1 대승을 거둔 FC 바르셀로나는 3골차 이상으로만 패하지 않는다면 지더라도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를 이용하고자 바르셀로나는 완전히 내려앉은 상태로 버티는 롱볼축구 운영을 선택했는데 제코, 쉬크를 상대로 피지컬 싸움에서 완패하며 3골을 실점했고 결국 역사적인 탈락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체격상으로 밀리는 팀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반적인 선택은 두 가지다. 하나는 끊임없이 압박해 크로스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볼 소유 시간을 늘려서 상대방에게 공격권을 내주지 않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전자는 체력이 부족해 불가능한 선택지였고 결국 일본은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일본은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2골 실점 이후에도 좋은 찬스를 몇 차례 잡았다. 비록 마무리에는 실패하며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이기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한들 마지막 세트피스 상황에서까지 모든 걸 건 선택은 일본의 실책이 맞다.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 자체가 축구에서 가장 역습이 용이한 세트피스 상황인데도, 일본은 수비 두세명만 남기고 공격에 올인했다. 해설들 역시 일본도 이번 세트피스에 모든 걸 걸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했으나, 일본은 공격일변도로 나갔고, 그 판단이 결국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으니 전술적 실책이 없었다곤 말하기 힘들다.

반면 카가와 신지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지만 이게 승부의 세계다라고 하며 아쉬워했지만 결과를 인정했으며, 혼다 케이스케 이것이 나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은퇴를 시사했다. 하세베 마코토 또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한편 외신들은 일본의 경기력에 다소 신선한 충격을 받은 듯 하다. 영국 BBC의 패널들은 일본의 경기력이 대단했고 승리의 대한 집념도 인상 깊었지만 후반 막판을 두고 두고 후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벨기에 BBC 반응 실제로 쇼지 겐, 시바사키 가쿠 등 벨기에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이 분데스리가, 리그앙 등의 클럽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 이후 무토 요시노리는 뉴캐슬로, 우에다 나오미치는 벨기에 1부 세르클러 브뤼헤로 이적했다. 쇼지 겐은 우에다의 이적에 쇼지 겐까지 이적하게 되면 주전 수비진 2자리가 비어버리기 때문에 구단의 만류로 이적을 포기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에 시바사키 가쿠는 인터뷰에서 복수의 구단들의 이적제의가 있으며 몇몇 구단들의 제의는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경기 후, 일본은 자신들이 머물렀던 라커룸을 깨끗이 청소하고 러시아어로 'Спасибо'(감사합니다)라는 감사 편지를 남기고 떠났다고 알려져 성숙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며 호평받았는데, 하세베 마코토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청소는 대표팀과 함께 간 스텝들이 한 것이라고 한다. #[22]

무엇보다 일본의 가장 큰 수확은 경기 후 혼다 케이스케의 인터뷰에서처럼 8년 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오카다 다케시 감독 때에는 유럽을 비롯한 축구 선진국과의 대결에서 피지컬적 압박은 애초 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수비와 세트피스 득점만을 노려야 했었지만, 8년 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벨기에 같은 축구 선진국을 상대로 효과적인 압박 전술 활용이 가능해 졌고 선취점까지 올릴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바탕으로 두고 압박, 역습 등 새로운 기술들을 접목시켜 일본만의 강점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노력들이 차츰 결실을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23], 그동안 몇몇 스타 플레이어들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거나 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하지 못한 채 근시안적인 임기응변에만 급급해온 한국 축구에게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주장할 것 같으면 이번에 아저씨 재팬이라 불린 일본 대표팀 역시 근시안적인 성적에 신경써 노장만 기용하고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도안 리츠, 나카지마 쇼야, 그리고 대표팀의 무토 요시노리, 우에다 나오미치 등 젊은 신예에게 경험을 주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 역시 혼다나 나가토모 같은 빅리그 출신 스타 플레이어들의 기량에 의존했던 것도 사실이다.

일본 팬 반응#1 #2 #3

참고로 이 경기가 야후 재팬에서 러시아 월드컵 명장면 1위로 뽑혔다.

4.1. 일본의 패인

사실 한국이 겪은 도하 참사는 U-23 선수권에서 일어난 일이라지만, 이 비극은 월드컵 본선 16강이면서 일본이 벨기에를 2:0으로 이기고 있던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서 일본에게는 더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이기고 있다고 방심한 것 외에도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아래와 같다.

우선 첫 번째는 체격 조건에서의 열세를 들 수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 선수들의 평균신장은 178.1cm[H]였는데 벨기에 선수들의 평균신장은 183.8cm[H]로 거의 6cm 가량 차이가 났다.[26] 이 6cm의 차이는 실로 엄청났다. 후반 중반부터 벨기에가 작정하고 마루앙 펠라이니 머리 맞추기 뻥축구를 하니 일본 선수들은 공중볼 싸움에서 맥없이 무너지며 속절없이 당하고 말았다. 불과 6개월 전, 한국이 2017년 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 초반부터 작정하고 김신욱 머리 맞추기 뻥축구를 해서 일본을 4:1로 박살을 내버렸는데 똑같은 패턴에 또 당한 것이다.[27] 키 큰 벨기에 선수들의 고공쇼에 키 작은 일본 선수들은 아무런 대처도 못하고 먼저 2골을 도망가고도 얀 페르통언 마루앙 펠라이니에게 헤더골 2골을 내주며 20분 만에 따라잡히고 말았다.

두 번째는 체력과 스피드의 열세를 들 수 있다. 일찍이 한준희 KBS 해설위원이 일본을 '30분 바르셀로나'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는 개인기가 뛰어나 체력이 좋으면 바르셀로나처럼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지만 대신 체력이 떨어지면 답이 없다는 뜻이다. 개별 선수들의 개인기량에서 일본보다 떨어지는 아시아의 3팀 대한민국, 이란, 호주가 일본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어느 정도 버티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체력 문제는 오랫동안 일본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였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또 터져 나왔다. 후반 중반 이후 일본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또 주력 싸움에서도 벨기에 선수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나세르 샤들리 라스트 미닛 골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벨기에 선수들이 빠르게 역습하는 동안 일본 선수들은 그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28]

세 번째는 니시노 아키라 감독의 전략 미스였다. 아무리 이 경기 전까지 역대 전적에서 일본이 벨기에에 앞섰다고 해도 객관적인 전력은 일본이 열세였다. 애초에 해외파 주축이라고 해도 유럽의 빅리그가 아닌 그 다음 리그 출신들 중에서도 중위권팀의 주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팀이니 대한민국, 호주같은 팀 상대로나 우위지 빅리그 명문팀 선수들이 수두룩한 벨기에와 비교 자체가 안 된다. 그런데 니시노 감독은 아무래도 은근히 벨기에를 얕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역대 전적에서도 우세인데다 마침 2골을 먼저 앞서가고 있으니 아예 1골 더 넣어서 압승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나 볼고그라드의 수치로 가루가 되도록 까인데다 라이벌 대한민국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격파한 것에 자극을 받은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2골 차로 앞서나가는데도 시간을 끌고 잠그기보다는 계속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그것이 독이 되어 후반 중반부터 일본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잇달아 실점하더니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토너먼트는 순위를 가리는 게 아니기에 압승을 하든 신승을 하든 이기는 게 장땡이다. 8년 전 남아공 월드컵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전반 17분과 30분에 터진 혼다 게이스케 엔도 야스히토의 프리킥 골로 앞서가자 그 때부터 수비를 강화해 덴마크 공격수들에게 정말 귀찮은 날파리떼들 같이 달라붙어 압박하는 축구를 해 3 : 1 승리를 거두었다. 물론 재미는 지독하게 없었지만 효율적인 성과를 냈다[29].

2골 차로 앞서고 있고 또 이기는 게 우선인 토너먼트인 이상 일본은 그 때부터 잠그기에 돌입해야 했다[30]. 잠그기를 하는 것은 볼고그라드의 수치 때처럼 볼 돌리기만 있는 게 아니다. 그건 매우 극단적인 예시고 8년 전 자신들이 덴마크를 상대로 했던 것처럼 질식수비를 하는 것도 있다. 그 외에도 영리하게 시간을 끌고 잠그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의 일본 선수진과 코칭 스태프들은 너무나도 순진했다. 그들은 영리하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몰랐다. 실제 니시노 감독 본인도 수비를 강화하지 않은 게 패인임을 인정했다.

마지막 요인은 바로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다. 가와시마는 여러 모로 한국의 정성룡과 닮은 점이 많은데 정성룡이 남아공 월드컵 때 그 전까지 부동의 수문장이었던 이운재를 제치고 주전 수문장으로 도약했듯이 가와시마도 남아공 월드컵 때 그 전까지 일본 국대 부동의 수문장 나라자키 세이고를 제치고 주전 골리로 도약했다. 그리고 둘 다 그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그 대회 이후로 조금씩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각각 조별리그에서 5실점,[31] 6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탈락을 이끌었다.

그나마 정성룡은 후배 골키퍼들( 김승규, 조현우 등)의 성장에 밀리며 2015년 이후로 사실상 국대 은퇴수순을 밟게 됐으나 일본의 경우는 오히려 가와시마의 후배들이 가와시마만 못해서 여전히 그가 수문장으로 남게 되었다.[32]하지만 골키퍼 문제는 일본의 뇌관이었고 끝내 중요한 경기에서 그 뇌관에 불이 붙으며 터져버리고 말았다.[33]

카잔의 기적에서 한국은 독일에 2골을 넣었고 이 경기에서 일본도 벨기에에 2골을 넣었다. 하지만 한국은 독일을 이겼고 일본은 벨기에에 졌다. 그 이유는 한국은 신장 189cm의 수문장 조현우가 철벽 선방으로 틀어막았지만 일본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34]. 아무래도 16강에서 탈락하면 잃는 게 많은 건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니라 벨기에 축구 국가대표팀이다[35]. 그러므로 시간이 갈수록 초조해지는 쪽은 벨기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계속해서 마음만 급해서 부정확한 슈팅이 나올 수밖에 없고 골키퍼의 선방쇼도 늘어난다. 그리고 그 선방쇼는 필드플레이어들에게 자신감과 힘을 불어넣어준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은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쇼에 힘과 용기를 얻었고 끝내 독일을 부숴버리는데 성공했다[36]. 이외에도 여러 요인들이 잘 따라준 결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37].

그러나 이 경기에서 일본은 그러질 못했다. 신장 185cm의 가와시마 에이지 골키퍼는 이번 대회에서 단 1경기도 클린시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기량이 떨어졌음을 스스로 증명했고 이 경기에서도 잘못된 위치 선정으로 베르통언에게 어이없이 만회골을 먹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펠라이니의 동점골 장면에서도 가와시마는 아예 높이 싸움에서 밀리기까지 했다. 최소한 가와시마가 베르통언의 골만이라도 막아냈다면 이렇게 어이없이 역전패를 당하진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4.2. 벨기에의 승리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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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벨기에 선수들은 일본 선수들보다 키가 더 컸다. 카잔의 기적과 비교해 보면 당시 독일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83.8cm[H]로 벨기에와 똑같았으나, 한국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82.2cm[H]로 독일보다 조금 작았지만 일본보다 4cm가 더 컸다. 그 결과 카잔의 기적 당시 한국 선수들과 독일 선수들 사이 키 차이는 김신욱, 정우영 덕이 크긴 했지만 1.6cm 정도로 거의 비슷했기에 한국 선수들은 독일 선수들과 피지컬, 높이 싸움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겨뤘다. 또한, 독일 선수들의 경우 숏 패스를 위주로 플레이했기 때문에 슛을 쏠 때만 위협적이었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벨기에 선수들보다 약 6cm나 작았기에 높이 싸움에서 일방적으로 밀렸다. 키 큰 벨기에 선수들은 공을 높이 띄우며 키 작은 일본 선수들을 농락했고 일본은 슛은 물론, 패스하는 것조차 대응할 수 없었고, 이것이 승리로 이어졌다.[40]

두 번째는 감독의 신속한 전술 변화였다. 일본이 유럽 팀을 상대로 먼저 2점을 넣고 앞서 나갔다는 점에서 이 경기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덴마크전과 닮은 점이 있다. 그리고 당시 덴마크와 벨기에 모두 신체 조건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었는데도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도 유사하다. 하지만 덴마크와의 경기는 결국 일본이 3:1로 승리했지만 벨기에에는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러한 차이가 나온 것은 감독이 전술 실패를 인정하고 빠르게 변화를 주었느냐의 차이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덴마크의 모르텐 올센 감독은 경기 전 기자 회견에서는 "일본을 피지컬로 찍어 누르겠다."고 했지만 정작 경기에서는 그러질 않고 오히려 점유율 축구를 했다. 그런데다 당시 일본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극악의 늪 축구를 전술로 채택한 채 대회에 나섰다. 사실 이 때에도 대회 전까지는 소위 말하는 스시타카를 갈고 닦았는데 평가전 성적이 영 좋질 않아서 날파리 수비를 바탕으로 한 극악의 늪 축구로 스타일을 바꿨다.

덕분에 성과는 냈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 당시 일본의 경기들은 정말 지루해서 하품 나올 정도로 지독히도 재미가 없었다. 그 탓에 덴마크 선수들은 우세한 피지컬을 갖고도 전혀 활용을 못하고 오히려 날파리떼들처럼 귀찮게 달라붙는 일본 수비수들에게 쩔쩔맸고 설상가상으로 기습적인 프리킥 2방으로 2골 차로 끌려가자 점점 조급해하다가 자멸했다. 그런데도 경기 내내 올센 감독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재미가 있든 없든 축구라는 건 이기면 장땡인 것도 사실이었다.

만약 덴마크가 초반부터 작정하고 롱볼축구를 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실제 그 대회 덴마크 선수들의 평균신장은 184.9cm로 이번의 벨기에 선수들보다 조금 더 컸고 일본 선수들의 키는 그 때나 지금이나 거의 똑같았다. 즉, 덴마크 선수들 평균신장이 7cm나 더 컸으므로 작정하고 피지컬로 밀어버렸으면 일본이 승리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올센 감독이 피지컬로 밀어버리는 전술을 들고 나오질 않았으니 의미 없는 가정이다. 또 그 문제와 별개로 당시 덴마크는 세대 교체 실패로 당시 30대 중반이었던 욘 달 토마손 데니스 롬메달이 여전히 주전 공격수였을 정도로 공격진의 노쇠화가 심각했고 수문장 역시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한 카스퍼 슈마이켈이 아니라 역시 당시 30대 중반으로 기량이 하락세였던 토마스 쇠렌센이었다. 특히 쇠렌센은 젊은 시절에도 기복이 심해서 꼭 중요한 경기서 대량 실점하는 좋지않은 버릇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2002년에 조별리그에선 3경기 다 합쳐서 단 2골만 내주었는데 16강에서 잉글랜드에만 3골이나 내줬다.

이 경기의 마르티네즈 감독 또한 초반에 일본을 격파하는데 부적합한 전술을 들고 나오며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멀리 돌아갔다. 하지만 마르티네즈가 끝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건 조금 늦게나마 전술 실패를 인정하고 빠른 변화를 주어 해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마르티네즈와 올센의 차이였다.[41]

5. 반응과 경기 후

5.1. 벨기에

일단 꾸역승이라는 반응도 있다. 감독의 전략 실수로 인해 2실점한 후 뒤늦게 전술을 바꾸어서 진땀 뺀 승리를 거두었기에 호불호가 갈린다.[42] 그래서인지 벨기에는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일본전 때의 전술을 과감히 버리고 3-4-2-1과 4-3-3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전술로 변화를 선택, 완벽히 각성하며 8강에서 브라질에까지 2:1로 승리를 거두며 32년 만에 4강에 진출하였다. 다만, 4강에서는 프랑스에 0:1로 석패했고, 3위 결정전에서는 G조에서 한 번 이겼던 잉글랜드에 2:0으로 또 승리를 거두며 최종 성적 3위로 대회를 마쳤다.

5.2. 일본

다 잡아 가던 첫 월드컵 8강의 기회를 아깝게 놓친 탓에 역전패를 당한 직후 일본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2017년 대회 한일전에 이어 같은 원인 때문에 또 마지막에 무너졌다. 벨기에와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갈리는데, 물론 졌지만 잘 싸웠다는 반응도 없지 않아 있다.

5.3. 기타 국가

대한민국의 경우 라이벌 의식과 더불어, 일본이 수치스럽게 16강에 올라간 만큼 당연히 일본 탈락은 쌤통이라는 반응이 많았다.[43]

6. 여담

  • 당시 한국 중계사가 일본 중계사 바로 옆에 있었는데, 역전골이 들어가는 순간 환호했다가 일본측에서 항의했다고 한다.
  • 파일:8732077b844deb55bd7b9bac567668bd.jpg
  • 경기 이후 일본을 이겼다는 의미로 디시 해축갤에서 마루앙 펠라이니의 모습을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사진과 합성짤이 나돌기도 하였다. 마침 펠라이니의 헤어스타일이 폭탄머리라서 굉장히 절묘하고 코믹하다는 반응들이었다. 하필이면 여유롭게 웃고 있는 모습을

7. 관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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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월드컵 베스트 골 7위를 기록했다! [2] 스포츠의 묘미를 제대로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는 말로, 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1973년 뉴욕 메츠의 감독이었던 요기 베라가 했던 말인데, 1973년 시즌 중반 뉴욕 메츠가 9.5게임차 꼴찌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기자가 요기 베라에게 "님네 팀 이제 올시즌은 끝났네요?"라고 묻자, 이에 대해 "끝나봐야 아는거지"라고 대답한 것이다. 참고로 1973년 뉴욕 메츠의 최종 성적은 내셔널 리그 동부 디비전 우승, 월드 시리즈 진출. 월시에서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게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했다. [3] 또 다른 하나는 너무나도 유명한 그것이다. [4] 똑같이 답답한 경기로 16강에 진출한 프랑스와 덴마크가 저마다 명경기를 펼쳐 이전 경기의 오명을 씻어낸 사례가 있다. [5] 실제로 페인트 동작을 하는 순간 페르통언의 몸이 뒤뚱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6] 일본의 두 번째 골 당시 수비진들이야 대형 유지를 위해서라도 서 있었다 쳐도, 당시 벨기에는 악셀 비첼만 뛰어다니면서 상대를 압박하고 있었고 케빈 더브라위너는 그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며 수비에 가담을 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 주변을 걸어다니고만 있었다. [7] 이 상황은 2002년 한일 월드컵 H조 경기에서도 비슷하게 있었다. 마르크 빌모츠가 선취점을 넣은지 2분 만에 일본이 동점골을 터뜨렸는데, 동점골의 계기가 된 스루패스를 벨기에 선수들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으며, 심지어 이나모토 준이치는 단 한 번의 제침으로 벨기에의 뒷공간을 열어젖혀 역전골까지 뽑아버렸다. 벨기에 수비수들이 거의 태업에 가깝게 뒷공간을 줘 버렸기에 일각에서는 일본이 개최국 흥행을 위해 벨기에 측 축구 인사들을 매수했다는 음모론까지 돌았을 정도로 벨기에의 수비는 이상했다. 이 모습을 16년 뒤에도 보였던 것. [8] 그중에도 특히 일본은 뒷심 부족으로 경기를 말아먹은 기억이 한두번이 아니다. 당장 월드컵 본선에서만 봐도 2006년 호주전과 2014년 코트디부아르전을 이기다가 역전당했다. [9] 이는 당연히 코너킥 차느라고 일본 중원이 텅 비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본 입장에서는 30초만 남은 상황에서 공격권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이 공격이 실패하더라도 당연히 연장은 갈꺼라 생각하고 수비를 위한 최소인원만 자기 진영에 남긴채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공격에 가담하였다. 이로 인해 중원이 텅 비게 되었고 상대의 벼락같은 역습에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도 페널티 위치로 재빨리 돌아오긴 했으나 체력 부족으로 벨기에를 압박하는데 실패하였다. [10] 이미 2패를 하고 광탈했기 때문에 유종의 미로 1승을 따내는 게 중요했다. [11] 미뇰레는 안필드에서 벌어진 첼시 FC와의 2017-18 시즌 리그 경기에서 윌리안에게 비슷한 상황에서 실점을 했다. 베르통헌은 머리로 넘긴 것, 윌리안은 발로 넘긴 거라는 차이점이 있지만 정말 복사 붙이기급. [12] 결과론적인 얘기겠지만 얀 페르통언에게 일본 수비수 사카이 히로키가 마크를 붙은 상태였고 니어 포스트 쪽으로 직접 슛을 때리기엔 각도가 좁았기에 굳이 슛을 대비해서 가와시마 골키퍼가 골대 쪽에 바싹 붙을 필요가 없었다. [13] 당시 일본은 이탈리아에게 4대3으로 패배했다. [14] 카잔의 기적을 일으킨 대한민국의 평균 신장이 182cm 정도 된다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대조다. 게다가 거스 히딩크라는 최고 명장의 지휘 하에 학습한 효과도 어느 정도 터득한 덕분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도 체력 훈련에 나름대로 신경을 쓰는 실정이다. 물론 유럽팀의 그것과 비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적어도 일본처럼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는다. [15] 일본은 벨기에의 190에 근접하거나 더 큰 떡대들과 비벼볼만한 선수가 중앙 수비수인 189cm의 요시다 마야 한 명 뿐이었다. 골키퍼인 가와시마마저 185cm정도이니 힘과 제공권에서 밀릴 수밖에... [16] 실제로 더브라위너를 비롯한 벨기에의 포워드들은 쿠르투아가 공을 잡은것을 목격하자마자 뛰기 시작한 반면 일본 선수진들은 걷는 모습이 현저하게 보일 정도였다. 여기에 쿠르투아가 더브라위너에게 볼을 굴려보내고 더브라위너는 공을 받자마자 그대로 치달을 시작했으며 이미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일본에게 더브라위너를 따라잡기란 애시당초 무리였다. [17] 할릴호지치는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꾸준하고 일관적이게 일본 팀의 체력 향상을 줄기차게 외쳐왔었다. 그러나 일본축구협회는 일본 축구와는 맞지 않다고 묵살했으며, 패싱축구로 상징되는 오밀조밀한 축구가 일본 축구의 특기라고 여겼고, 이를 잘 살리면 문제없을 것이란 태도를 견지해왔고, 여전히 그렇다. 문제는 상술한 대로 잘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축구는 90분 간 쉴새없이 뛰어야 하는 경기라는 것이고, 언젠가는 선수들의 체력도 바닥이 난다는 점이다. 히딩크가 대한민국 대표팀의 감독이 되어 체력 향상을 외친 것이나 박지성이 유럽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그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 뒷받침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전술을 가지고 있다 한들 그것을 받쳐줄만한 체력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18] 샤들리는 해축갤에서 '언럭키 손흥민'이라고도 불린다. 손흥민 하위호환이라는 뜻. [19] 더구나 벨기에는 루카쿠, 쿠르투아, 아자르, 베르통언, 펠라이니, 그리고 데 브라이너 등의 이른바 '황금세대'들이 즐비한 우승 후보였다. 더우기 상대는 아시아 대표인 일본이다. 며칠전 강력한 우승 후보 또 다른 아시아 대표에게 세계 축구 사상 엄청난 치욕을 당했는데 자신들이 그 두 번째 치욕을 당할 위기에 처했으니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축구에서 0:2란 스코어는 뒤집기가 꽤 어려운 편이다. 그러니 벨기에가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20] 조별리그 탈락과 결선리그에서의 탈락은 그 무게가 다르다. 더군다나 승점자판기라는 아시아 팀에게 진다? 언론의 비난은 둘째치고 고국에 돌아가 욕이나 안먹으면 다행이다. [21] 일본보다 월등히 체격이 우월한 한국조차 독일전에서 텐백 수비를 하면서도 크로스를 막지못해 수차례 위험한 헤더를 허용했었다. 신들린 조현우의 선방과 독일이 계속해서 삑사리 헤더를 내는 행운이 아니었다면 한국이 독일을 이기는 것은 언감생심이었을 것이다. [22] 한편에서는 '일본인의 노예근성'이라는 목소리도 일본 국내에서 있었다. 다이오제지 전 회장 이카와 모토타카(58)는 일본 축구대표팀이 탈의실을 청소한 것과 일본 관중들이 쓰레기 줍기를 한 것을 두고 격노하며,"쓰레기 줍기 칭찬받고 기뻐하는 노예근성"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되었다. 국내 기사 [23] 근데 결실을 보고 있다고 보기에 벌써 월드컵에서 역전패만 5번째다. 2득점으로 앞서는 상황도 지켜내지 못했다. [H]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871381/fifa-world-cup-2018-russia-teams-by-average-player-height [H] [26] 참고로 독일이 약 184cm, 한국이 약 182cm였다. [27] 문제는 김신욱의 경우 아시아권에서도 피지컬이 좀만 좋은 팀만 만나도 키가 아까울 정도로 피지컬 경합을 못한다. 그런 선수를 상대로도 밀렸는데, 이날 상대인 벨기에는 김신욱보다 경합 능력이 더 뛰어난 선수가 한두명이 아니었다. 심지어 동점골 넣은 펠라이니는 아예 피지컬 떡대들이 즐비한 EPL에서도 자신의 힘을 이용해 상대를 피지컬로 짓뭉개고 더 나아가 상대선수를 거의 패다시피해서 공중볼 따는걸 정말 잘하는 선수다. [28] 경기 종료 후 상당수의 일본 선수들이 그대로 그라운드에 누워버리거나 제대로 서있지를 못했다. 졌다는 사실에 대한 허탈감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체력소모가 많았다는 점일수도 있다. [29] 쉴세없이 닥공을 펼쳐 화끈하게 득점을 만들어내는 경기는 보는 사람들에겐 재미가 있을지 몰라도 엄청난 체력소모를 야기한다. 축구가 90분간 쉴세없이 뛰어야 하고 교체 역시 경기당 3번밖에 못쓰는 종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더구나 작전타임이란 것도 없다.), 관중들이나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한다는것은 자살행위에 못지 않다. 게다가 이것도 동등하거나 약체한테나 어울리고 압도적인 우월성이나 경기력을 가진 팀에게는 안전하게 경기를 마치는 보신축구외에는 답이 없다. 물론 무승부로 얻는 승점 1점이 보잘것 없어보여도 패배했을 때에 비해 상대 승점 2점을 깎을 수 있는 효과가 있으며 이 승점 1점이 강팀을 죽이고 나를 살리는 보험이 되기도 한다. [30]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를 강화해 잠그기를 시전하면 공격자 입장에선 난처한 상황이다. 어서 빨리 동점을 만들어야 하는데 수비에 막히니 조급해지고 그러다보면 온갖 잦은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카잔의 기적에서도 독일은 한국을 상대로 손쉽게 득점할줄 알고 공격해왔지만 한국이 수비를 강화해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고 또 조현우 골키퍼 역시 슈퍼 세이브로 실점 위기를 상쇄하자 독일 선수들이 더 초조해진 것이었다. 여기에 스웨덴이 앞서간다는 소식까지 날아와 독일이 조바심내게 만들었고 이때부터 독일이 무차별 난사를 했지만 막혔다. [31] 벨기에전의 1실점은 김승규의 실점이었다. [32] 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 기량이 전성기 대비 크게 하락한것이 보였던 정성룡이 j리그가서 탑급 골키퍼로 꽤 오랫동안 유지한것만 봐도 일본국내 골키퍼자원의 빈약함을 알수 있다 정성룡 뿐만 아니라 김순태 등 여러 k리그 탑급 골키퍼들이 j리그로 이적하는것이 근 몇년간의 흐름이였다. [33] 그런데 오히려 정성룡은 김승규, 김진현등을 제치고 J리그 선방 1위를 기록하는 등 개인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 더 젊었던 국대 시절에는 부족한 선방능력으로 엄청난 비판과 비난에 시달렸던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국대 축구에서 상대할 팀은 J리그의 외국인 공격수가 아니라 최소가 페란 토레스며, 최대가 리오넬 메시라는 게 문제였다. [34] 특히 후반전때 레온 고레츠카의 확실한 헤딩슛을 슈퍼 세이브로 막아낸 것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심리적 안정을, 독일 선수들에게는 심리적 불안을 가져왔다. 한국 입장에서는 좀 더 안정적인 수비를 할 수 있게 한 계기를 마련했지만 독일에게는 확실한 슛마저 막아내니 공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35]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더 브라위너, 티보 쿠르투아, 그리고 에덴 아자르 같은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소위 '황금세대'들을 보유해 강력한 우승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벨기에였으니 16강에서 일본에게 져 탈락했다면 카잔의 기적에 이을 로스토프의 치욕, 즉 유럽 강팀의 아시아 국가에 의한 탈락이 또한번 이뤄졌을테고 그만큼 벨기에에 대한 비난도 높았을 것이다. [36] 여기에 독일은 반드시 대한민국에 다득점으로 승리해야 했기 때문에 더 허둥지둥 할 수 밖에 없었다. 1994년 대회와 2018 러시아 대회를 비교해보면 1994년 대회에서는 독일이 전반전에만 3골을 넣었었다. 노쇠화로 내리막길을 간다던 독일이었지만 그래도 전반전에서 3골은 넣고 하프타임으로 들어갔다. 반면 2018년 대회에는 무득점 무승부로 하프타임에 들어갔던 것이다. 게다가 득점이 유력했던 찬스도 레온 고레츠카의 헤딩이었는데 이마저도 조현우가 막아버렸다. 경기를 중계하던 영국의 중계진이 "이미 독일이 득점했을 시점 아니었나요?"라고 되물었을 정도였다. [37] 앞의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시원찮은 결과를 낸 독일이어서 자존심도 상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다득점이 필요했기 때문에 초반부터 닥공으로 나가야 했던 반면 참패만은 면하기 위해 수비를 강화해 실점을 줄이자는게 한국의 입장이었던고로 한국이 오히려 수월한 상황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독일과 0:0 무승부만 기록해도 성공적인 현실이었다. [H] [H] [40] 사실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는 피지컬이 비슷했음에도 한국보다 우월한 독일의 전력으로 인한 점유율 장악 때문에 상당히 많은 헤딩을 따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고, 그 때문에 조현우가 상당히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그런데 피지컬 차이가 극과 극인 벨기에와 일본은 펠라이니가 헤딩을 할 때 커버하던 주장 마코토가 아예 짓눌려 버려서 밀려나버렸고, 경합을 시도하지도 못한채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41] 실제로 마르티네즈 감독은 월드컵 후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해 약간 방심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스스로 양심선언을 했다. [42] 만약 독일의 어느 감독처럼 똥고집스럽게 한 전술로 계속 밀어붙였다면 벨기에는 독일이 겪었던 카잔의 치욕에 이어 아시아팀에게 일격을 당하는 이른바 로스토프의 치욕을 겪을 뻔했다. [43] 벨기에의 첫번째 골을 넣은 얀 베르통언에게는 같은 토트넘 소속 동료 손흥민과의 의리를 지켰다는 농담섞인 반응을 하기도 했다. [44] 승부차기를 두번 치러서 모두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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