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1 15:16:32

고유명사

1. 개요2. 일반명사와의 비교3. 특징4. 표기
4.1. 고유명사의 표기 허용4.2. 동일 유래 고유명사의 다른 표기
5. 한자에서6. 관련 문서

1. 개요

/ Proper Noun

특정 사물이나 사람을 다른 것과 구별하고자 부르는 명칭.

2. 일반명사와의 비교

일반명사가 지칭 대상과 같은 속성을 가진 것을 총칭하는 단어라면 고유명사는 해당 지칭 대상과 정확히 같은 것을 지칭하는 데 쓰인다. 예컨대 "사람"이라고 하면 [사람]이라는 속성을 가진 모든 것들을 지칭하지만 "철수"라고 하면 오로지 '철수'라는 이름의 존재만을 가리키며, 다른 사람이 아무리 '철수'와 비슷한 속성을 가지더라도 그 사람을 "철수"라고 부르지 않는다.[1]

상표의 보통명사화 같은 경우에도 알 수 있듯이, 고유명사 자체가 유명해지면 일반적인 명사와 같은 쓰임새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반대로 서울과 같이 ' 수도'라는 일반명사로서 쓰이다가 고유명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주로 1개뿐이어서 달리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 그렇게 된다. 수도 문서에서 다루듯 그러한 경우 보통 일반명사로서의 쓰임이 약화되는 편이다.

이따금 고유명사를 명명할 때 해당 고유명사의 속성을 지닌 일반명사로 이름을 짓는 사람이 있는데 그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예컨대 강아지 이름을 '강아지'라고 붙인다면 다른 일반명사 '강아지'들과 고유명사 '강아지'를 구별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강아지야"라고 불러도 사람들이 '왜 강아지 이름을 안 붙였을까'라고 의문스러워할 것이다. 일반명사 '강아지'의 용법이 너무 우세한 나머지 고유명사 '강아지'의 용법을 포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도유럽어족에서는 사람 이름, 지명에 일반명사를 끌어와 쓸 때가 많다. 이름은 그나마 성경 유래 명칭이 많고,[2] 특히 성씨에 사물이나 지형을 뜻하는 일반명사가 많고, 직업 명칭도 자주 쓰이는 편이다. 한편 중국이나 한국은 성명에만 쓰이는 글자만 있는 등 일반명사와의 차이가 좀 있다. 일본은 성씨가 지형지물로 많이 되어있어 지명과 많이 겹친다는 점이 유럽과 유사하다.

3. 특징

고유명사는 어떠한 '뜻', '속성'을 나타내기보다는 '지칭'으로서의 역할이 더 강하기 때문에 번역하지 않고 대부분 음차한다. '지칭'의 가장 일반적인 용법으로 사람을 부를 때를 생각해보았을 때, 단어를 번역해버리면 음성적 속성이 달라져 해당 인물이 그 호칭을 알아들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위에서처럼 일반명사에서 기원한 고유명사가 많은 지역에서는 음차해야 할 고유명사를 일반명사인 줄 알고 번역해버리는 오역이 발생하곤 한다. 당장 Shell's sort를 '껍질 정렬'로 오역한 예가 있다.

반면에 의미가 강하게 드러나는 고유명사의 경우(주로 보통명사에서 고유명사가 된 경우)는 번역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Snow White' → ' 백설공주' 등. 지명과 같이 사람이 아닌 것의 고유명사의 경우는 변화를 더 많이 겪는다( 타칭 문서 참고). 특히 제목, 그 중에서도 문장형 제목은 의미가 중요하기에 번역이 자주 된다(' 배관공은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등). 한국에서 일본어 매체는 과거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전까지는 일본어 노출 자체가 어려웠기에 고유명사도 가릴 것 없이 번안에 가까운 번역이 됐으며, 지금도 그 영향인지 제목이 통째로 음차되는 일은 구미권 매체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특정 개체의 고유명사 명명권은 대체로 그 개체의 권리를 가진 사람에게 있다. 사람은 탄생 직후에는 의식이 미성숙한 상태이기에 대부분 부모가 이름을 지어주며 반려동물은 언어 능력이 없기에 키우는 사람이 지어준다. 아호 등 문화권에 따라 자신의 호칭을 자기가 정할 수 있기도 하다. 이름 문서 참고.

사람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는 복수형이 되기 어렵다. 일반적인 복수형은 동일한 속성을 지닌 것을 묶는 가산 복수(additive plurals)인데, 범주를 가리키는 일반명사에 비해("소년" 등) 특정 한 개체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김철수" 등)는 동일한 속성을 지니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동명이인 여럿이 있는 경우에나 ' 김민수들' 같은 표현을 쓸 수 있을 뿐이다. 일본어 등의 언어에서는 특정 개체와 정확히 동일하지는 않은 관련 대상들을 묶는 연합 복수(associative plural) #가 나타나곤 한다. 가령 "田中達"라고 하면 정확히 田中라는 사람이 여럿 있는 것은 아니고 田中라는 인물 주변에 있는 여러 사람들을 합쳐 부르는 식이다. 한국어 '-'에는 그런 용법이 없어 이렇게 직역을 한다면 오역이다.

4. 표기

대문자를 사용하는 문화권에서는 고유명사의 경우 대문자를 사용하기도 한다.[3] 일본어에서는 「」와 같은 낫표 괄호를 고유명사 표기용으로 쓰는 경우가 간혹 있다( 원피스 등).

4.1. 고유명사의 표기 허용

' 싸이', ' 씨스타', ' 피카츄'처럼, 고유명사는 예외로 적용되어 외래어 표기법을 무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 , , 등의 문서를 보면, 외래어 표기법상 맞지 않지만 고유명사로 인정되어 널리 쓰이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고유 명사인 '토요타 자동차'의 경우, 'トヨタ'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쓰면 ' 도요타'이지만, 한국에 진출한 법인명은 ' 토요타'를 쓰고 있기 때문에 신문 등에선 이 둘을 구별해서 표기한다. 그 외에도 '폴크스바겐↔ 폭스바겐'도 또 한가지 예다.

< 크레이지버스>처럼 띄어쓰기 규칙 등에서도 배제될 수 있다. 단, 작명의 주체가 따로 언급하지 않는 한, 두 단어 이상으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쓰되 단위별로 붙여 쓰는 걸 허용한다(한글 맞춤법 49항). 예를 들어 '□□대학교'라는 고유명사가 있을 경우, 대학 측에서 규정하지 않는 경우 원칙적으로는 '□□ 대학교'로 띄어 쓰고 '□□대학교'로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된다. 한편 ' 한국은행'은 사전에 합성어로 등재되어 있기 때문에 띄어 쓴 ‘한국 은행’은 그냥 한국에 있는 임의의 은행이란 뜻의 보통명사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유명사는 '지칭'이 제일 큰 역할이기에, 지칭되는 대상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랜드명의 경우 고유명사를 사용하는 주체가 쓰는 표기가 공식적으로 통용된다.

그래도 최소한으로 '표기 문자'는 규정해두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의 경우 주식에 상장할 때에는 무조건 한글로 적도록 되어 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숫자 로마자[4]까지는 용인되지만 키릴 문자, 가나 등의 문자는 한국어 내에서 이질감이 있기에[5] 한국 내에서의 브랜드명으로 쓰이지 않는다.[6] 대부분의 경우 인명에 숫자는 못 쓰게 되어있는데 이걸로 고생한 이0이라는 사람이 유명하다.[7]

4.2. 동일 유래 고유명사의 다른 표기

간혹 유래가 같은 고유명사인데도 표기는 다양하게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많은 언어에서 소수의 표기만이 정서법에 맞는 것으로 공인된 것은 근대의 일이고, 인쇄술의 발전 이전에는 비단 고유명사뿐 아니라 일반 단어 역시 이표기가 혼재하는 것이 보통이었다.[8] 하지만 오늘날에는 일반 단어들은 언어에 따라 어느 정도의 이표기를 인정하는 편이지만[9] 고유명사, 특히 지명은 대체로 특정 표기로 고정해서 적는 것이 일반적이게 되었다. 같은 지역을 다른 방식으로 표기하면 혼동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한글 창제 이전에 한자로 한국어를 표기할 때 여러 한자 표기가 공존하곤 했다. 또한 신대륙의 지명을 유럽인들이 로마자로 표기하는 경우 아무래도 생소한 언어이다 보니 약간씩 다르게 듣는 경우가 있다.[10] 일본 홋카이도 아이누 지명의 표기에서도 이런 이표기들이 나타난다.[11] 해당 지역 내에 문자 전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식의 표기와 발음이 더 널리 알려진 경우도 있다.

특정 언어의 뜻을 다른 언어로 풀이해 다르게 음이 붙은 지명들도 있다. 일종의 번역차용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한자문화권에서는 음과 뜻이 이어진 글자인 한자의 영향으로 고유어 발음을 적은 지명 - 뜻을 한자어로 만든 지명이 공존하기도 한다. 한국에 그러한 쌍이 매우 많다. 일본 홋카이도에는 아이누어 지명을 일본어로 풀이한 지명이 종종 나타난다. 아메리카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지명이나 인명이 영어식으로 번역되어 통용되곤 한다.

한자문화권에서는 종종 음이 같은 다른 한자로 표기를 바꾸는 경우도 생긴다. 주로 의미가 더 좋아보이는 한자로 바꾸는 것이 보통이다. 가령 칠곡은 본래 七谷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오늘날 표기는 漆谷을 쓰고 있다. 종종 발음은 같지만 표기법을 바꾸기도 하는데, 가령 아이젠하워는 'Eisenhauer'였으나 반 독일 정서를 우려해 'Eisenhower'로 수정하였다. 이는 일종의 자국어화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인명은 각 개인의 의사가 최우선이기 때문에[14] 이표기가 많은 편이다. 좀 더 파고들면 일반명사와 양상은 약간 다른데, 각 개인들이 1개의 표기를 고정하여 적는 것이지[15] 개인의 성명 표기가 다양한 것은 아니다. 가령 마리라는 인명은 사람에 따라 Mari라는 표기를 쓰는 사람도, Marie라는 표기를 쓰는 사람도 있지만 Mari라고 표기하는 사람의 이름을 Marie로 적을 수 있다는 소리는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인명은 같은 소리에 대응되는 표기가 많아 표기 심도가 깊고, 자기 이름을 다른 표기로 쓰면 대체로 좀 기분 상해하기 때문에 성명의 표기는 다른 단어보다 좀 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16] 다만 타인이 하도 실수해서[17] 사실상 개인 성명의 표기(혹은 발음)가 여러 개로 공존하는 꼴이 되어버린 예가 아주 없지는 않다. 외국 생활을 할 때 (아예 외국식 이름을 짓기도 하지만) 자기 이름을 좀 더 현지인들이 읽기 편한 방식으로 표기를 고치는 일도 종종 있다.

5. 한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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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에도 고유명사가 있는데, 대부분이 벽자다. 훈이 사람 이름, 땅 이름 따위면 100%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신선 이름, 여신 이름 같은 희한한 것도 있다.[18] 아예 고유명사로만 쓰이는 한자도 있다.

6. 관련 문서



[1] 동명이인의 경우 동음이의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2명의 철수1, 철수2가 있을 때 철수2를 부르려고 "철수야"라고 부르면 철수1도 대답하겠지만, 그러면 부른 사람은 "그래, 너도 철수구나"하고 철수에게 전할 용건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부른 건 네(철수1)가 아니라 다른 철수(철수2)이다" 식으로 반응할 것이다. [2] 이 중에서도 ""을 의미하는 페트로스계 명칭이 있다. [3] 예컨대 'gulf'는 만 지형을 의미하는 일반명사이지만 페르시아만을 가리킬 때에는 'The Gulf'라고 한다. 이를 '걸프'로 음차한 것이 걸프 전쟁이다. [4] SK, LG, KT, KCC [5] 대체로는 읽을 줄 아는 사람의 수가 적은 탓이 크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광복 직후 한국은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가나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상당 수 (어쩌면 로마자 해독자보다도 많이) 있었겠지만 일본의 영향력 탈피 차원에서 가나를 배제하였다. [6] 상표 디자인에는 미적 측면에서 이런 문자들을 쓸 때도 있으나 이는 문자로 활용한다기보다는 이미지로 활용한 것에 가깝다. [7] 호적상으로는 '이ㅇ'으로 등록되어있다고 한다. 한글 낱자모 ''(이응)으로 처리된 것. [8] 더 나아가 아예 다르게 부를 때도 있었다. 앙시앵 레짐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는 아키텐 지방을 '귀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9] 규범주의와 기술주의를 참고하면 규범주의의 관점에서는 주로 규정 표기로의 통일을 선호하고, 기술주의의 관점에서는 이표기의 혼재를 유지하는 편이다. [10] 유럽 언어에 없는 음소가 포함된 경우 아예 누락되기도 한다. [11] 아울러 "바다", "암초" 같은 일반적 지형을 가리키는 단어가 지명으로 되기도 하여 서로 다른 장소에 같은 지명이 붙어있을 때도 꽤 보인다. 가령 '코이투예'(koy-tuye)는 아이누어로 "파도가 부서지는 곳"을 의미하는데, 같은 단어에서 비롯된 지명이 왓카나이시에도 '코에토이'로 존재하고 쿠시로시에도 '코이토이'로 존재한다. 유래에 맞게 둘 다 해안가이다. [12] 이 외에 한국에서는 한자어 명칭을 고유어로 푼 것을 종종 활용하곤 한다. 가령 광주광역시는 光州를 고유어로 푼 "빛고을"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곤 한다. 광주광역시의 유래에서 보듯 '빛고을'은 본래 광주라는 지명의 유래는 아니다. [13] 사실 'ciw-pet'은 "파도의 강"인데 "태양의 강"을 뜻하는 'cup-pet'으로 오해해 '아사히카와'라고 지었다고 한다. (아이누어 로마자 표기에서 c는 ㅊ로 읽는다) 만약 '파도의 강'을 반영해서 지었다면 '나미카와'(波川) 정도가 됐을 것이다. [14] 프랑스처럼 비교적 최근까지 몇 개 단어에서 이름을 정하도록 강제한 예도 있으나 이러한 예는 드물다. 다만 비속어 등 모멸적인 표현이 들어간 경우 아동 학대로 간주되어 제한될 수 있다. [15] 대다수의 국가에서 주민등록 시 이를 강제한다. [16] 특히 일본 이름이 한자 읽기의 다양성으로 표기와 발음의 차이가 큰 것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명함을 교환하는 문화가 그래서 강조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이다. [17] 주로 특이한 표기나 발음의 이름이 이런 일을 많이 겪는다. 이런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새로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이런 일을 겪으니 자잘하게 스트레스를 많이 겪는 편이다. 이런 것까지 아동 학대라고 문제를 삼지는 않지만 부모가 왜 그런 특이한 이름을 지어줬나 조금은 야속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18] 여신 이름 여/왜(媧)는 삼황오제 여와의 이름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