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06 14:14:40

장정 1만 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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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배경3. 과정
3.1. 발상3.2. 자유의 우주를 찾아서
4. 의의5. 의문점6. 기타

1. 개요

[ruby(長征1万光年, ruby=ロンゲスト・マーチ)] / Long March of 10,000 Light-Years
  • 등장 작품
  • 시기 : 우주력 473년, 제국력 164년 ~ 우주력 527년, 제국력 218년

은하영웅전설 세계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으로, 모티브는 당연히 실제 역사상의 대장정.[1]

을지서적판에서의 명칭인 '1만 광년의 대장정'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서울문화사판 및 이타카판으로 넘어오면서 원작 표기(長征1万光年)를 따라 '장정 1만 광년'으로 바뀌었다.[2]

2. 배경

우주력 310년 은하연방의 종신집정관 루돌프 폰 골덴바움은 민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스스로 황제가 되었다. 이로써 은하연방의 민주공화정은 붕괴되었으며 전제군주제가 부활하였다. 절대 권력을 확보한 루돌프는 재위 9년 발표한 열악유전자 배제법을 시작으로 의회를 해산하고 사회질서유지국을 창설하며, '피의 롤러'라고 불리는 잔혹한 공화파 숙청을 펼쳤다. 공화주의자들도 앉아서 당하지 않고 악명높은 에른스트 팔스트롱 백작을 암살하는 등 저항을 시도했지만 루돌프는 더더욱 강력한 탄압으로 대응할 뿐이었다.

루돌프가 사망하자 공화주의자들은 이때다 싶어 대규모 반란을 일으켰으나 루돌프가 다져놓은 제국의 기반은 강건했다. 제위를 물려받은 지기스문트 1세의 아버지 노이에 슈타우펜 공작은 냉정한 지위로 열세에 몰린 반란군을 분쇄했으며, 반란에 참여한 5억 명은 처형, 가족 등 100억 명이 넘는 시민들은 모조리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농노가 되었다. 이후 루돌프의 자손들이 제관을 쓰고 권력을 이어받았으며, 제국 체제는 수많은 공화주의자들을 탄압하며 존속했다.

탄압에 견디다 못한 일부 공화주의자들은 발상을 바꿔 제국령 밖으로 탈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는 우주선의 재료를 얻기 어렵다는 난점에 봉착했으며, 불법으로 재료를 입수하다가 사회질서유지국에 걸리면 숙청의 광풍이 불어닥칠 뿐이었다. 수십 번의 시도가 실패로 끝났고 사회질서유지국의 관헌들은 무모한 시도를 하다 죽어나간 공화주의자들을 비웃었다.

결국 은하제국의 건국 이후 백여년 동안 그 누구도 탈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가 나타나기 전까진.

3. 과정

3.1. 발상

파일:162d4d05a503353f7.jpg

우주력 473년, 제국력 164년, 제국령 알타이르 항성계 제7행성에서는 노예 계급으로 전락된 수많은 공화주의자들이 몰리브덴과 안티몬을 채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온 파제카스라는 한 소년이 감시인을 피해 얼음을 깎아 만든 장난감 배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그리고 이걸 목격한 알레 하이네센은 영감을 받았다.

그동안 탈출계획이 실패했던 것은 우주선 재료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알타이르 7행성은 얼음 행성으로, 드라이아이스가 널려 있었다. 알레 하이네센은 동료 공화주의자들과 함께 협곡을 가득 메운 거대한 드라이아이스 암반(길이 122km, 폭 40km, 높이 30km)의 중심부를 도려내 동력부와 거주구역을 설치해서 우주선을 만들고, 행성을 탈출한 뒤 성간물질이나 무인행성에서 제대로 된 항성간 우주선을 만들어 제국령을 탈출한다는 계획을 입안했다.

입안에서 실행까지 3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암반을 파 거주구역과 동력부를 설치하고, 이곳에서 나오는 열이 드라이아이스를 기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단열 조치도 이루어졌다. 수많은 노력 끝에 거대한 우주선이 완성되었다. 공화주의자들은 이 계획에 영감을 준 이온 파제카스의 이름을 따 우주선을 이온 파제카스 호라고 명명하였다. 이온 파제카스 호는 하이네센의 계획에 동조한 약 40만명의 사람들을 탑승한 채 제국 역사상 최초이자 다시는 없을 위대한 탈출을 실행하며, 알타이르 성계에서 탈출하였다. 제국력 164년, 우주력 473년의 일이었다.

3.2. 자유의 우주를 찾아서

알레 하이네센을 지도자로 한 공화주의자 집단은 알타이르 성계를 탈출한 뒤, 은하제국군의 추적과 수색을 피하며 이름 없는 행성 지하에 숨었다.[3] 공화주의자들은 이곳에서 항성간 우주선 80척을 건조하여, 본격적으로 신천지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은하계 중심부로 나아가던 공화주의자들의 대선단은 훗날 이제르론 회랑으로 명명될 공역에 진입했다. 이곳은 거성, 왜성, 변광성 등이 포진하여 매우 위험한 공역이었고, 공화주의자들은 이곳을 통과하던 도중 지도자 알레 하이네센을 사고로 잃었다. 그러나 죽은 하이네센의 동지 응웬 킴 호아가 하이네센의 유지를 이어 받아 위험지대를 헤치며 수십만의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우주를 헤멨다.
파일:Ginga%20Eiyuu%20Densetsu%20-%2003%20-%20Large%2007.jpg
미지의 신천지에 발을 딛인 1세대 공화주의자들

응웬이 늙고 실명한 뒤에야 공화주의자들은 위험지대를 빠져나와 신천지에 발을 들였다. 그들은 신천지의 수많은 항성계에 고대 페니키아의 신들의 이름을 붙였으며, 바라트 성계의 제4행성에 근거지를 마련했다. 공화주의자들은 자신이 도착한 행성에 지도자 알레 하이네센의 이름을 붙여 공적을 영원히 칭송하도록 했다. 그리고 자유행성동맹을 건국하여 루돌프 대제 이후 모습을 감춘 민주주의와 우주력을 부활시켰다. 우주력 527년, 제국력 218년이었다. 초대 시민은 16만 명, 동지의 과반수를 잃은 뒤였다.

은하제국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세력에 불과했지만, 자유행성동맹의 건국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다산이 장려되어 인구가 증가하고 국가 체제를 갖추는 한편 농공생산력도 증대되었다. 이로서 자유행성동맹은 급속히 성장하여, 불과 백여년 만에 은하제국에 비견되는 강력한 국가로 성장했다.

반면 은하제국은 공화주의자들이 도망쳤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그들이 신천지에서 국가를 세우고 끊임없이 성장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4] 제국이 동맹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은 우주력 640년, 제국력 331년에 발발한 다곤 성역 회전을 통해서였다. 이를 기점으로 양국은 전쟁 상태에 돌입하고, 이 상태는 양 웬리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활약하는 우주력 8세기 말까지 지속된다.

4. 의의

이 사건으로 자유행성동맹이 건국되었으며, 루돌프 즉위 이후로 꾸준히 탄압받던 민주공화정이 부활했다. 또한 그동안 인류에게 미지의 세계였던 항성계들이 동맹에 의해 개발되면서 인류사회에 편입되었으며, 그 덕분에 막시밀리안 요제프 2세 재위시절 인류사회는 제국과 동맹을 합쳐 은하계의 3분의 1 수준까지 팽창했다.

5. 의문점

장정 1만 광년에 관한 설정이 세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여러 의문점이 있다. 공화주의자들은 어떻게 제국의 감시를 피해 드라이아이스를 띄웠는가?, 반세기가 넘는 동안 어떻게 식량이나 식수를 충당했는가? 등이 있다.

작가인 다나카 요시키는 이런 지적에 대답할 만한 그럴듯한 상세 설정을 전혀 짜놓지 않았으며, 이후 출시된 모든 애니메이션 및 만화 등등의 미디어믹스 작품에서도 상세한 탈출 과정을 묘사하지 않았고, "아무튼 탈출했음 ㅇㅇ" 식으로 대강 처리하고 넘겼다. 결국 이 사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그렇게 자유행성동맹이 건국되었다"는 것이니 구체적인 탈출 과정은 독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상상하거나, 그냥 작가가 그랬듯 무심하게 넘겨버리면 된다.

6. 기타

  • 장정 1만 광년이 일어나던 동안 제국은 '재건제' 오토프리트 2세를 시작으로 오토 하인츠 1세(또는 리하르트 3세)까지 5명의 황제가 제관을 썼다. 그러나 제국은 그로부터 7명의 황제를 더 보내고 '패군제' 프리드리히 3세 치세 때가 되어서야 자유행성동맹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 율리안 민츠의 조상이 장정에 참가했으며, 이러한 역사적 사건에 참가했던 민츠 가문에 대한 비뚤어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율리안의 할머니는 어린 시절의 율리안을 몹시 괴롭혔다.[6]
  • 오스카 폰 로이엔탈은 장정 1만 광년에 참여한 공화주의자들은 아무리 칭찬을 받아도 부족하지만, 후손들은 조상들이 이룩한 위업의 여광을 250년에 걸쳐 좀먹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동맹 정치인들에게는 조금은 부당한 평가이다. 다곤 성역 회전만 봐도 알겠지만 동맹은 적어도 건국 1백년 조금 넘은 시기까지는 제정신이었다.[7] 그렇기에 로이엔탈의 평가가 맞아지는 건 코르넬리우스 1세의 친정 시기 이후의 동맹에 적합하다. 다곤 성역 회전이 벌어진지 불과 30여년 만에 동맹은 자만에 빠져서, 제국이 쳐들어올 징후를 보고도 아무런 대비를 하지않아 멸망할 위기에 놓였다. 그나마 침공당하기 직전에 제국 내에서 궁정쿠데타가 벌어져 구사일생했지, 제국의 이 내부 쿠데타만 없었다면 동맹은 그때 멸망했을 것이다. 그럼 또 동맹 말기에는 인재가 없었냐면 정치 면에서는 분명 욥 트뤼니히트, 로열 샌포드, 코넬리아 윈저 같은 인간들도 넘쳐났지만 황 루이, 조안 레벨로 같은 양심있는 정치인들도 존재했다. 게다가 프란체시쿠 롬스키처럼 민주공화주의만은 건사하려고 혁명에 투신한 정치인들도 있었고, 부시아스 아둘라&클로드 몽테이유&그레이엄 에버드 노엘베이커처럼 소극적이지만 제국에 저항한 이들도 있었다. 군부 쪽에서도 워낙 동맹측에 똥별들이 많아 그렇지 양 웬리 함대는 원래부터 동맹군이었으며, 그들을 빼고도 능력이 있거나 적어도 제정신은 박힌 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이런 능력자들이 있었음에도 왜 동맹이 망했냐면 이들이 중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령 최고평의회와 동맹군 3대 장관만이라도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어도, 동맹 멸망의 서곡인 제국령 침공작전 따위는 아예 실시하지도 못했을 것이다.[8] 황 루이 조안 레벨로도 분명 최고평의회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하필이면 자신들 빼고 하나같이 나사빠진 인물들 뿐인지라 제국령 침공작전이 통과되는 걸 막지 못했다. 통합작전본부장인 시드니 시톨레는 마지막까지 제국령 침공작전에 반대했지만 그 작전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퇴임해야 했으며, 시톨레의 후임인 쿠브르슬리는 한술 더떠 앤드류 포크의 암살미수에 당해 물러나야 했다. 뒤를 이어 우주함대 사령장관이 된 알렉산드르 뷰코크는 이 망할 놈의 제국령 침공작전과 구국군사회의의 쿠데타의 뒷수습만 하다가 마르 아데타 성역 회전에서 허망하게 전사했다. 심지어 제국이 대놓고 동맹 침공을 선언한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월터 아일랜즈가 각성한 것 외에는 정치인들 중 그 누구도 아무런 도움이 안된 건 덤. 이들은 파편화된 일개 개인에 불과했으니 문제가 많은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도 병력이고 뭐고 반 이상 날아간 상황에서 적을 퇴치할 수도 없었다. 때문에 로이엔탈의 평가는 거진 반만 맞는 셈이다. 특히 이 제정신이 박힌 이들 중 일부는 결국 민주주의만은 건지는데 성공한다. 사족으로 라인하르트가 이들에 대한 평가를 내린 모습은 없었지만 동맹 건국에 대한 역사를 다룬 서적을 읽었다는 것을 보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볼 여지는 없다.
  • 과정이 생략되어 있지만 폭압적인 국가로부터 탈출했다는 것, 탈출에 수십년이 걸렸다는 것, 탈출 때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 탈출 때 기발한 일이 일어난 점, 탈출의 두 주역의 관계를 감안하면 출애굽기와도 비슷하다.
    • 출애굽기: 폭압적인 이집트로부터 히브리인들이 탈출한 사건이며 10가지 재앙 모세의 기적, 만나 같은 기적들이 일어났고 40년이 걸렸으며 주역은 모세는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 채 죽었고 그 뒤를 이은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했다.
    • 장정 1만 광년: 폭압적인 골덴바움 왕조로부터 공화주의자들이 탈출한 사건이며 천연 드라이아이스로 우주선을 만든다는 발상과 기적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제국령 탈출을 성공시켰고 54년이 걸렸으며 하이네센은 이제르론 회랑을 탈출하지 못하고 죽었고 그 뒤를 이은 응웬 킴 호아가 하이네센을 발견했다.


[1] 장정 1만 광년은 40만명이 출발해서 바라트 성계까지 16만명이 도착했지만, 실제 중국공산당의 장정은 약 6만명이 루이진 소비에트를 출발하여 7000명만이 옌안 해방구에 도착했다. [2] 한국에서는 '대장정'이란 표현을 자주 쓰지만, 해당 용어의 유래인 중국에서는 그냥 '장정'이라고만 쓴다. 영어로도 Long March라고만 쓰고 있다. [3] OVA에서는 소행성으로 묘사했으며, 우주선을 소행성 상공에 계류시켜놓은 것으로 변경했다. [4] 다곤 성역 회전 직전 제국 중신들의 반응을 보면 제국은 도망친 공화주의자들이 우주 어딘가에서 죽은 것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5] OVA에서는 "그의 무덤에 가서 물어보게"라고 냉소적으로 답했다. [6] 율리안의 어머니는 동맹의 적인 제국에서 망명한 사람이었기에 율리안의 할머니는 자신의 며느리를 병적으로 혐오했고 손자인 율리안에게도 차갑게 대했다. 정작 민츠 가문을 비롯한 장정에 참여한 사람들도 제국에서 나온 사람이니 개구리가 올챙이 적 시절을 생각하지 않은 격. [7] 이때만 해도 동맹은 마누엘 후안 파트리시오, 코넬 영블러드처럼 제대로 된 정치인이 정권을 잡은 채 인격에는 조금 문제가 있긴 해도(범법을 저지른게 아니라 성적으로 문란하다든가, 타고난 독설가라는 이유로 남에게 불쾌감을 주는 등의 요소들을 갖춘 것이 크게 작용했다.) 능력만 있다면 국가를 위해 중용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8] 물론 이들 중 하나인 시드니 시톨레는 제정신이었지만 문제는 나머지 두 사람인 욥 트뤼니히트와 라자르 로브스, 두 사람이 희대의 트롤링을 저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