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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지벌레 낚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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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사건 경과
2.1. 발단2.2. 일베 유저들의 개입 및 확산2.3. 결과
3. 사건의 책임
3.1. 악의적인 허위정보 유포
3.1.1. 처벌 가능성
3.2. 무분별한 불펌
4. 영향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2016년 3월 20일부터 네이버 지식iN에서 퍼지기 시작한 낚시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희화화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 운지"를 이름으로 사용한 가상의 벌레를 마치 진짜 존재하는 벌레인 것처럼 날조한 사건이다.

2. 사건 경과

2.1. 발단

2016년 3월 초,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관한 제34회 글로벌청소년과학탐구대회에서 대회 종목으로 탐구토론으로 초등학생 고학년 연구 주제로 식품원료, 정확히는 식용 곤충[1]이 정해졌다. 이로 인해 2016년 3월부터 네이버 지식iN에서 관련 질문이 하루에 수백 개씩 올라올 정도로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3월 20일부터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 중에 교묘히 '운지벌레'라는 존재하지 않는 곤충에 대해 설명하는 글이 유포되기 시작했다. 은근히 그럴싸한 어감과 진지한 설명, 학명을 덧붙인 답변 때문에 잘 모르는 많은 이들은 진짜로 믿어 버렸다. 다음은 이 낚시 사건으로 올라온 글의 전문이다.

파일:eat_a_bug_unji.png

2016년 3월 20일, 'joc****'이라는 아이디의 유저가 작성한 글로 현재 확인 가능한 운지벌레가 최초로 언급된 답변 글이라는 점에서 최초 유포자로 추정된다. 나중에 일베에 자신이 했다고 인증했다가 페이스북 계정이 털리자 작성자는 해당 글을 모두 삭제했다. 아카이브

이후 파워지식인(gig****)도 해당 게시글을 복사하여 답변에 수 차례 활용하면서 운지벌레가 본격적으로 네이버 지식인에 수면으로 떠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지식인의 계정 역시 답변을 비공개했다.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운지벌레를 제외한 곤충들의 설명이 매우 부실하거나 잘못된 것이 많다. 특히 귀뚜라미와 달팽이에 대해선 고작 한 줄만 쓰고 만데다, 예시로 달팽이도 쓰여 있는데 달팽이는 곤충이나 절지동물이 아니라 연체동물이다. 거미는 곤충은 아니지만 절지동물은 맞으니 조건에 부합한다.

2.2. 일베 유저들의 개입 및 확산

이후 일베저장소에서 한 유저가 이 답변글을 캐치해 올리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퍼졌다. # @ 이때부터 운지벌레에 대한 내용이 본격적으로 유포되었고 네이버 계정들이 이 대열에 합류하여 활동하였다.
운지벌레(학명: Eyesteru[2] U nomuhyuna A ilbegasifan)는 동물계 절지동물문 운지벌레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크기는 50~70mm 정도이며 고생대의 삼엽충을 닮았다. 베트남,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3]같이 비가 많이 내리는 열대 지역에서 주로 분포하던 곤충이었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에 주로 분포한다고 한다.[4] 운지벌레는 특히 두부보다 더 높은 단백질 함량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체내 50% 이상이 외상단백질임을 감안한다면 이를 가공하여 높은 수준의 단백질 공급원 식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5] 또한 한반도에서는 2003년부터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5월에 교미를 시작하며 그 이후 잘 날지 못하고 추락한다. 5월 숲 속의 바위 절벽 아래에 짝짓기를 하다 떨어져 죽은 수컷 운지벌레를 자주 볼 수 있다.[6]
당시 돌아다녔던 내용. 학명만 보아도 노무현 일베저장소를 나타내는 단어임을 바로 알 수 있으며, 이외에도 이곳저곳에 교묘히 일베저장소 관련 내용을 끼워넣었다.

같은 날 2016년 3월 28일, 한 블로거가 일간베스트의 베스트 글에 업로드된 운지벌레 관련 게시물을 참조하여 개별 카테고리까지 만들어서 '운지벌레'에 대한 장문의 글을 작성해 본격적인 허위 사실 유포에 가담했다. # 이는 네이버 지식인 방방곡곡에 퍼지게 되었고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마치 실제로 있는 곤충처럼 알려지게 되었다. 당연히 운지벌레는 실재하는 곤충이 아니지만 이후 이름이 비슷한 연지벌레와 엮어 서술하는 등의 글이 올라오며 진짜 있는 곤충이라고 받아들인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2.3. 결과

이런 걸 만든 의도가 어찌 되었건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블로거들도 있었고 지식인에 이 벌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글을 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미 많은 학생들이 미처 진상을 파악하지 못한 채 자료를 그대로 제출하여 실격자가 무더기로 나왔다.[7] 연합뉴스, 조선일보, 채널 A 등 제도권 언론들에서 보도하였다. 인터넷에서 검증되지 않은 자료를 찾고 자료의 출처를 파악하지 못한 채 그대로 제출하는 바람에 참사가 일어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나무위키에서는 한때 이 문서 자체에 대한 삭제 토론이 열린 바 있으나 단순한 인터넷상의 사건, 인터넷 잉여들의 한낱 해프닝이라기엔 그 후폭풍이 너무 컸고 오프라인의 제도권 언론사에서까지 보도되어 나무위키의 등재기준에 부합하여 곤충 관련 정보가 아닌 인터넷 사건 사고로서 길이 남게 되었다.

비슷한 유형의 지식인 낚시인 화질구지[8] 앤서니 브리튼 등이 비교되었다. 앤서니 브리튼의 시작은 아시안 프린스이고 이는 상당히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제작, 전파되었다.

3. 사건의 책임

3.1. 악의적인 허위정보 유포

거짓 답변을 통해 피해자를 속인 것에 대해 도덕적 책임이 있다. 본 건은 그 내용이 고인드립과 지역드립을 포함한 악의적인 것이다.[9] 주류 언론을 통해 최초 작성자가 일간베스트 회원임이 보도되었고 모든 운지벌레 관련 보도는 "일베"라는 수식어를 통해 본 사태의 근원지를 명시했다. 확산에 참여한 일베 회원 및 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스스로 진위를 확인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를 답변으로 제공한 지식iN 내 2차 배포자들도 사태 확산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 있다.

3.1.1. 처벌 가능성

상표권 등의 권리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 과학적 지식을 위장한 허구로 법적 제재가 어렵다.
  •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며, 명예훼손죄로도 처벌이 어렵다. 고인에 대한 모욕은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고,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에만 사자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데 운지벌레 관련 내용은 노무현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트리지는 않았기에 명예훼손과는 거리가 멀다.

3.2. 무분별한 불펌

"고민 없이 남의 정보를 그대로 베끼고 퍼트리는 학생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
- 김재혁 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원 ( 조선일보)
"초등학생들이 논문을 읽을 수 없으니 주로 인터넷에서 자료를 많이 가져와서 생긴 일"
- 창의재단 관계자 ( 연합뉴스)
기존에도 지식iN에 숙제를 질문하고 답변을 그대로 베껴 제출하는 학생들의 세태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 제시된 바 있다. 이 건은 그 답변이 정상적이지 않았을 때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여과 없이 답변을 신뢰한다는 결과를 통해 지식iN 서비스의 문제만으로 치부할 것이 아님이 확인된 사례다.

인터넷이 생활화되지 않은 세대의 어른들은 학생들의 행태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21세기의 학생들은 부모나 교사 등 예의를 갖춰야 되는 어른에게 질문하는 것보다 대등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터넷에서 질문하는 것을 보다 편하게 느낀다. 이런 측면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이 정말로 궁금해서 지식iN에 묻는 건 문제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하지만 지식iN 서비스에서 질문자는 가장 좋은 답변을 선택해서 내공이라는 대가를 지불하므로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하게 과제에서 요구하는 A부터 Z까지를 질문에 명시한다. 즉, 현재의 지식iN 서비스는 과제라는 업무를 외주로 해결하는 시스템이 되어 있으며 이 사태에서도 질문의 형태는 모르는 학생이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한 의도적인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우선 대회 내용을 지식iN에 질문한 학생들, 특히 대회에서 요구하는 상세 내용을 그대로 질문에 명시한 경우는 답변을 지식iN으로부터 얻겠다는 의도가 있어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 질문에 달린 의견들을 보면 다른 학생들도 "부정행위 아니냐"는 지적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원 질문자가 아니라도 검색을 통해 나온 운지벌레라는 결과에 대해 백과사전 등에서 다시 확인하는 등의 절차 없이 답변을 그대로 옮겨적은 참가자에 대해서도 베끼기라는 비판이 타당하다.

단, 교차검증의 필요성과 베끼기를 금지하는 윤리의식 등은 학생들의 연령상 미성숙함을 이유로 전적으로 학생들의 잘못이라고 비판하기보다는 교육을 통해 향상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교육이 교과서를 위주로 지식을 주입하는 형태였다면 21세기에는 인터넷 상의 정보 중 신뢰할 수 있는 것을 판단하고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10]

4. 영향

최초 유포자 및 동조자들이 원했든 아니든 향후 반면교사가 될 영향을 미쳤다. 학생들 스스로 탐구하고 생각해 보라고 과제를 내봤자 인터넷에서 건성으로 정보를 긁어와서 제출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상부에서 마침내 알게 된 것. 상기한 관련 기사에 나와 있듯 한 학교에서 후보로 나선 12팀 중 단 한 팀을 제외한 나머지 11팀이 모두 이 낚시에 걸려 실격 처리됐다. 다시 말해 저 11팀 모두 직접 자세한 탐구와 조사를 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대충 때우려고 했다는 것이다.

조작 자료의 영향은 꼭 그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아도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준 사건이기도 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일베 사용자들이 일베만 접속할 리는 없으므로 다른 사이트에서도 드문드문 영향력이 있다는 사실은 그간 눈여겨보지만 않았을 뿐이다.[11]

해당 사건이 평범한 사람들과는 크게 상관없는 주제인 식용 곤충을 가지고 날조한 사건이기에 망정이지,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엉터리 의학 정보나 교묘하게 조작된 증오발언 등을 이런 식으로 저연령대 사용자들에게 퍼트렸다면 문제는 너무나도 심각해졌을 것이다.[12] 인터넷을 이용할 때에도 거짓 정보를 일부러 퍼트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정보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파일:암컷 삼엽충딱정벌레.jpg
파일:운지벌레 합성.jpg
파일:nounjiinsect.png
원본 사진 등딱지에 ㅇㅂ 모양을 합성해 넣었다. 등딱지 중간 부분에 노알라 얼굴을 합성해 넣었다.
운지벌레로 올라왔던 곤충 사진의 원본은 실제로 존재하는 딱정벌레목 홍반딧과 플라테로드릴루스속(Platerodrilus)에 속하는 삼엽충딱정벌레의 암컷이다.

한때는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도 "이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검색어"에 운지벌레가 자동 완성 검색으로 떴으나 Platerodrilus나 JPEG 등이 뜨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의 제기로 인해 수정되었는지 운지벌레 떡밥이 식어서 맞는 결과가 뜨는 건지는 불명.

5. 기타

  • 2016년 3월 31일에는 이와 비슷하게 '현무당벌레'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학명은 Harmonia axyridis (Axyr ilbe muhunishita)로 운지벌레 학명처럼 특정 사이트 특정 인물을 나타내는 단어임을 바로 알 수 있다. # 그러나 대놓고 '운지'라는 이름이 들어간 운지벌레와 달리 나름대로 평범한(?) 이름이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서 묻혔다.

6. 관련 문서


[1] 곤충 원료 식품 관련 국내·외 활용현황, 장점 등을 조사하고, 곤충 원료 식품으로 가장 적합한 곤충을 찾아 활용 방법을 제안하는 내용에 대한 것이다. [2] 일본어로 '사랑해'의 발음이 '아이시테루(あいしてる)' 이다. [3] 일베가 다문화 반대, 제노포비아 성향을 가져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 제3세계 국가에 대한 조롱과 비하 발언을 자주 일삼는 것은 맞지만 실제로 변형되지 않은 사진의 벌레의 서식지가 인도와 동남아시아이기에 노무현에 대한 고인모독이 주가 되는 일베에서 이런 성향을 끼워넣었다는 것은 억측이다. 퍼오는 와중에 일부는 그냥 사실로 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초의 게시물 또한 베트남과 필리핀을 언급하였으므로 완벽하게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 [4] 전라남도와 동남아시아의 위도 사이에 있는 제주도, 중국 대륙 남부나 대만, 오키나와 등지에 서식한다는 언급이 없는 걸 봐서 이것이 전라도에 대한 비하를 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섬에 고립되는 등의 특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특정 행정구역에만 서식하는 생물은 없다. [5] '두부보다 더 높은 단백질', '외상 단백질'에서 고인드립을 의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부'까지는 그렇다 쳐도 '외상 단백질'에서 확정적이다. 물론 류준열/논란 및 사건 사고 문서에도 나와 있듯 '두부'라는 키워드를 꼭 일베와 연관시킬 수는 없지만 여기서는 '두부보다 더 높은 단백질'에 '외상 단백질'을 함께 서술하여 두부 외상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외상 단백질'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즉, 그릇된 권위에 호소하기로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6] 2003년은 노무현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해이며 5월은 노무현이 자살한 달이다. 더해서 '추락한다', '바위 절벽 아래' 라는 부엉이바위 투신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집어넣은 걸 보면 고인드립을 의도로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애초에 50~70mm밖에 안 되는 작은 곤충이 바위에서 떨어져 죽을 리가 없다. [7]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 2,000여 명이나 실격 처리되었다. 최소치가 이 정도인데 이 벌레가 실존한다고 제대로 속은 초등학생들은 더 많을 것이다. [8] 다만 화질구지의 경우는 의도한 것이 아닌 답변자의 오타에서 유래한 것이다. [9] 화질구지 건의 경우는 단순 오타에서 비롯된 것이라 고의성이 없어서 최초 작성자에는 책임이 없고 전적으로 이후 지식iN 내공 취득을 노린 이차 배포자의 책임이며 앤서니 브리튼 건은 해당 인물이 포르노 배우라는 점에서 비난의 여지가 있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유머로 받아들인 것이므로 별개다. [10] 특히 기존의 주입식 교육이 대학 이후의 교육에 제일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사학계다. 역사학이란 학문은 사실 교차검증의 기술을 배우는 데 가장 중점이 크지만 한국에서는 주입식 교육과 부록으로 첨가되는 국수주의 때문에 대학에 갓 입학한 학생들 중 역사학을 전공할 준비가 된 학생들이 적다. [11] 당장 일상에서 자주 쓰이며 방송이나 언론에도 진출하는 유행어 신조어의 유래를 파헤쳐 보면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나락이나 마찬가지인 일베나 야갤 등에서 나온 말들이 많다. 그만큼 출처를 모르고 우리에게 침투해 오는 그들의 문화는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12] 일례로 2009년 4chan에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크리스탈 결정을 만드는 방법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실상은 크리스탈 제작법이라고 속이고 독가스 제작을 유도하는 위험한 낚시글이었다. 이런 정보를 어린 학생들이 운지벌레 건처럼 여과 없이 접했다면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