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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기 카나메/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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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비판
2.1. 배신 문제2.2. 최종 결전의 행보2.3. 연애 문제2.4. 범인(凡人)의 한계
3. 작품 외적인 평가
3.1. 팬덤3.2. 여성 성우진의 평가
4. 총평

1. 개요

애니메이션 코드 기어스: 반역의 를르슈의 등장인물 오우기 카나메의 비판을 다룬 문서. 코드기아스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을 통틀어 최초로 단독 비판 문서가 작성된 인물이다.

2. 비판

2.1. 배신 문제

1기만 해도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뛰어난 범재(凡才)로서 내부 갈등을 평화적으로 조율하는 그럭저럭 중간은 가는 인물이었고 개인의 인품도 기사단 멤버들 중에서도 선인에 가까웠다.

파일:오우기 혐짤.jpg

그러나 R2 중후반부에 누구보다도 가장 앞장서서 를르슈를 주도적으로 배신하고 흑의 기사단의 패배와 몰락에 단초를 제공한 시점부터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에게 오우기의 이미지와 평가는 급격히 나빠지다 못해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쿠루루기 스자쿠, 니나 아인슈타인마저 능가하는 시리즈 사상 최악의 비호감 캐릭터이자 희대의 찌질이로 등극했다. 이제 본가 시리즈를 넘어 코드기아스 미디어믹스 전반을 통틀어봐도 오우기보다 안티가 많은 캐릭터는 주조연 가리지 않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누군가가 배신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였기 때문에 오우기의 배신은 정해진 수순이었음으며 복선과 연출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연성이 보충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흑의 기사단 문서의 동일 부분도 같이 참조.

를르슈가 흑의 기사단을 장기말로 다루고 있다는 뉘앙스에 대해서는 비록 오우기가 직접적으로 들은 바는 없지만 부관인 미나미가 이미 들었던 적이 있으며 사실 극적 연출이 필요하지 않아도 를르슈의 용인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계속해서 나타난다. 흑의 기사단의 성공적인 전략 수행을 논하기 이전에, 흑의 기사단 자체가 탄생하게 된 것은 를르슈의 카리스마 때문이 아니라 오우기의 설득이었으며 R2 시점에서 이미 한 차례 붕괴된 뒤 사형대에서 풀려난 단원들이 제로를 의심할 때도 오우기와 토우도의 설득이 있었기에 흑의 기사단이 다시 부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오우기의 영향력은 통솔자인 제로에게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조직의 실질적 2인자이자, 단원들이 '보스가 아닌 리더'로서 따랐던 것은 오우기였으며 그런 오우기에게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은 채 오직 승전이라는 결과만 가지고 무한한 신뢰를 바랐던 것은 다름 아닌 제로 본인이다. 그런 와중에 도쿄에서의 두 번째 참패 후 제로에 대한 신뢰는 주워담기 힘들어진 것이 자명하다.

팬덤 입장에서는 미래를 보지 못하고 일순간에 제로를 내친 오우기에게 납득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강하나, 사실 작품 내내 오우기에게는 복선이 깔려 있었다. 일단 제로부터가 오우기가 추구했던 리더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가 레지스탕스 활동을 시작했던 건 다름아닌 코우즈키 나오토의 의지를 잇기 위해서였고 그가 생각했던 진정한 리더의 색깔은 바로 사람 냄새 진하게 우러나는 나오토였다. 나리타에서도 제로에 대해서 '인간을 장기말로 쓰지 않는 리더'이기를 바란다고 언급했고, 폭주한 유페미아에게 극도로 분노했던 이유도 일본인들의 꿈과 희망이었던 행정특구-일본을 단지 수단으로 생각하고 학살을 저지른 악행을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능력의 차이 때문에 본인이 제로의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자각하고 있었지만, R1이 진행되는 내내 오우기는 늘 제로의 성향에 대해 의문점을 가졌고 제작진은 이를 오히려 카오스를 추구하는 제로의 성향과 극단적으로 잘 맞는 디트하르트와 대척점에 있다는 연출로 보여준다. 작중 제로의 신분을 추적하는 비렛타를 거둬들이는 것이 오우기인 것은 플롯상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안정하게 흔들리던 조직의 응집력을 지탱하던 것이 그나마 제로의 전략적 성과였는데, 일본의 독립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제로의 전략적 능력은 그에 대한 반감을 억누를 정도로 매력적이지 못한 것으로 전락했다. 그동안 일본 독립 전쟁과 초 합집국 결성 과정이 전적으로 제로의 전략적인 식견과 카리스마에 의존한 것은 분명하지만, 일본이 독립하고 나면 더 이상 그런 능력은 별 필요가 없었다. 실제로 2차 도쿄 결전을 앞두고 토도가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제로가 필요하다."라고 한 말에 아사히나가 "그럼 전쟁에서 이기고 난 후에는요?"라고 되묻는 장면에서 이는 암시되었다. 흑의 기사단 멤버들이 전략적인 식견이나 카리스마는 제로보다 부족해도 다들 유능한 인재들이고, 레지스탕스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정식 PMC이며 초 합집국의 유일한 군사조직인 만큼, 제로가 없더라도 흑의 기사단 조직 체계에는 별다른 문제가 생길 일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물론 일본이 독립하더라도 앞으로 브리타니아와의 관계나 초합집국의 유지 등의 문제들이 남아있으니 제로의 능력은 큰 도움이 될 것이나, 그로 인한 이득보다 제로에 대한 반감이 더 커져 있었기에, 아사히나와 치바로 대표되는 제로 반대파 사이에서는 일본이 독립하면 그때부터는 제로를 규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던 것이다.

여기에 제2차 도쿄 결전의 패착으로 인해 를르슈의 능력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게 되었다. 물론 당시 상황은 프레이야로 인한 혼란 때문에 전투가 중단된 것일 뿐 패배한 것은 아니었고, 미증유의 신병기인 프레이야를 막지 못한 것이 제로의 책임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본 독립이 눈앞에 들어온 상황이 눈앞에서 대대적인 인명피해와 함께 중단된 상황은 흑의 기사단에게 있어 패전 이상의 충격이었는데, 나나리를 잃어버린 제로는 이성을 잃은 채 후속 조치를 완전히 방기하면서, 그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이미 1차 도쿄 결전 때도 이탈하여 신뢰를 크게 깎았던 제로였다. 아무리 결전에 이르는 과정까지가 전적으로 그의 공이라고 해도, 결전 때마다 최고 지휘관이 임무를 방기해대니, 신뢰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여기에 슈나이젤은 기아스의 존재를 흑의 기사단 수뇌부에 전파하면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행정특구 일본 대학살 사건의 원흉으로 를르슈를 지목한다.

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플롯상 가장 적절한 캐릭터가 바로 오우기였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제로는 오우기가 바라던 인본적인 리더, 흑의 기사단이 표방한 모토에 걸맞은 약자들의 구세주가 아닌, 기아스라는 왕의 힘을 가진 고독한 패권군주의 길을 걸었으나 이는 샤를이 내세운 브리타니아의 방식과 다를 게 없다는 모순을 안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R1에서는 유피의 죽음과 나나리의 실종으로 인한 정신적 붕괴를 견디지 못했고, R2에서는 셜리의 죽음과 나나리를 잃었다는 무력감에 완전히 망가지며 그 가면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슈나이젤의 정보는 자신들이 장기말에 불과했다는 오랜 추측과 의심에 대한 촉매에 불과했을 뿐이고, 오우기를 비롯해 한 번 데인 적이 있는 흑의 기사단 간부들은 뭐가 됐든 이미 제로와는 확실히 추구하던 바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 상황이다. 제로는 사람을 다루는데 실패했고 제대로 된 해답과 신뢰를 부하들에게 심어주지 못한 고독한 군주에게 인과응보는 당연한 것이었다. 흑의 기사단은 뜬금없이 혹은 아무 맥락없이, 배신자의 얼굴로 제로를 내친 게 아니라 애초부터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는 것을 분명히 연출과 스토리 해석으로 묘사하고 있다.[1]

따라서 오우기 비판에서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배신 행위 자체가 아니라 '배신 이후의 처신'이 더 맞는 방향이다. 오우기가 까이는 가장 큰 이유는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면서도 이제 제로가 더 이상 필요없다는 식의 부족한 상황판단과 함께, 를르슈를 넘기면서 일본만 되받으면 만사가 해결될 거라 믿었던 근시안적인 사고와 상황판단이다. 이미 흑의 기사단은 일본의 레지스탕스가 아닌 초합집국의 군사 기업이며 제로를 구심점으로 모여든 식민 에리어들의 집합체 초합집국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세력이었다. 적국의 수뇌부가 제공한 정황만 가지고 자기 조직의 리더를 나쁜 놈으로 몰아버리고, 심지어 그 리더를 제거하는 조건으로 다른 건 전부 내팽개치고 일본의 독립'만' 보장받으려는 이기적이고 무능한 행태를 보였다. 그렇게 독립을 약속받는다고 한들 만약 브리타니아가 약속을 어기고 일본을 여전히 식민지로 나두거나, 독립시켜준다 한들 몇년 지나지 않아 다시 무력으로 점령하겠다고 나섰을 시에 그걸 막을 수단조차 준비하지 못했다. 같이 잘해보자고 모였는데 '겨우 일본 독립만 생각'하고 그 이후는 생각하지 않는 모습처럼 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통솔자로서의 능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했듯이 본인은 제로 다음으로 멤버들이 따랐던 실질적 2인자이자 주축이었으며, 제로를 축출한다면 그가 하지 못하는 다른 수를 선보여 리더십을 발휘했어야 하는데 그런 대안 연출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애초에 슈나이젤의 차후 행보를 보면 들어줄지도 의문이고 들어준다해도 슈나이젤이 가진 프레이야에 대항할 수단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 일본 측이 조약을 유지할 군사력이 없는 상태에서 대책 없는 조약이었다. 게다가 '제로를 넘기는' 대가로 일본 독립을 보장받는다면, 제로를 넘기는 것을 대외적으로 발표할 수 없는 시점에서 대체 무슨 조건으로 일본 독립을 하는 것이라고 대외적으로 발표하려고 한 것인지조차 알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슈나이젤은 황제는커녕 황태자도 아니고 에리어 11 총독조차 아닌데, 무슨 권한이 있다고 그에게 일본 독립을 요구하는지 알 수가 없다. 슈나이젤이 뭐라고 하든 황제가 안 된다고 하면 조약은 백지로 돌아가는 것인데 말이다. 애초에 나라 하나를 독립시키는 조약을 구두 약속으로 한다는 것부터가 상당히 황당하다.

여기에 뜬금없이 비렛타 누와의 연애 플래그 설정까지 겹치며 조직의 핵심인물이 여자한테 완전히 홀려서 넘어가 판단과 사리분별을 그르쳤다는 식으로 연출이 되는 바람에 그동안 쌓아올렸던 복선과 해석마저 오해하기 쉬워졌다. 심지어 배신의 원인인 비렛타를 협박한 건 디트하르트의 독단 행동이지 를르슈는 비렛타에 대한 일을 전혀 몰랐다. 전부터 나름대로 고뇌와 의심을 하고 있다는 묘사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결정적인 트리거는 얼렁뚱땅 여자와 만나면서 그렇게 되었다는 식으로 변질되었으니 시청자 입장에선 여자, 그것도 적의 스파이에 홀려 일을 저질렀다고 보기 쉬워졌다. 여러모로 연출과 각본이 제대로 엮이지 못해 생긴 피해자.

사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는데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오우기가 이제는 를르슈를 함부로 추방시킬 권리가 없었다. 일단 명백하게 오우기보다 윗서열인 카구야 신쿠 및 신인 단원들에게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고 배신하며 은폐했는데 이들이 묵인해서 다행이지 냉정하게 이들 입장에서는 오우기를 비롯한 흑의 기사단 수뇌부들이 쿠데타로 보일 수가 있다. 결정적으로 이때의 흑의 기사단은 단순히 일본독립을 위해서 싸우는게 아닌 초 합집국의 군사 체제로서 모든 식민지를 위해 싸우는데 를르슈는 이 초합집국의 창시자이자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이며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2] 배신한 게 알려지지가 않아서 망정이지 만약에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 흑의 기사단은 초 합집국의 군사력을 책임질 만한 신뢰를 상실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흑의 기사단으로 모든 군사력을 통일한다는 전제 하에 모인 초 합집국 체제도 붕괴할 수 있었다. 오우기를 비롯한 흑의 기사단이 제로를 배신할 때 내세운 증거라고는 기아스라는 초자연적인 증거에 일부만 녹음되어 있는 녹음파일이라는 매우 부실한 증거 그것도 방금 전까지 싸운 최대 적국의 황족이 준 거다. 한마디로 초합집국 입장에서는 흑의 기사단이 적국에게 받은 증거로 자신들의 최고 권력자를 팔아치운 것으로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2.2. 최종 결전의 행보

를르슈를 추방한 이후에도 이미지를 개선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를르슈의 황제군과의 최종전투인 3차 도쿄 결전에서 슈나이젤과 손을 잡는 명백한 실책을 저지른 것. 결정을 내린 것은 총사령관인 신쿠겠지만 오우기를 비롯한 다른 간부들도 함께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3] 하지만 이건 흑의 기사단 입장에서 보면 세계관 최강급의 지력을 갖춘 황제 를르슈를 상대로 싸우긴 위해서라도, 그 황제와 유일하게 두뇌로 대항할 수 있는 슈나이젤을 중심으로 군대를 개편하는 게 합리적이기는 하다.

를르슈조차 흑의 기사단은 장기말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다.[4] 그러나 흑의 기사단이 를르슈를 배신한 결정적인 이유가 기아스향단의 대학살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 반박은 무용지물이 된다. 왜냐하면 슈나이젤은 주변인들을 향한 인간적인 애정과 배려가 확실했던 를르슈와는 비교가 안 되는 인간미까지 부재한 작중 최악의 악한이자 사이코패스이기 때문. 한 마디로 제로가 학살을 일으켜서 쫓아냈는데 제로랑 능력치는 비슷하면서도 더한 싸이코패스랑 손을 잡은 격이다.[5] 거기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슈나이젤과 손을 잡은 것부터가 흑의 기사단의 몰락이 시작된 거나 다름없다.

슈나이젤은 태생부터가 흑의 기사단이 무조건 처리해야 할 최대의 적인 브리타니아의 황태자인 데다가[6] 지략으로는 를르슈 말고는 이길 자가 없는 천재였고 무력마저 대 최종병기인 프레이야를 보유함으로서 최강이었다. 이 상황에서 흑의 기사단이 를르슈와 적대관계가 되었고 이에 버금가는 미치광이인 슈나이젤과 손을 잡았다는 건, 전쟁의 승패가 어떻게 흘러가든 이미 를르슈랑 슈나이젤 중 승자가 세계정복을 하는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를르슈와 슈나이젤 모두에게 상대도 안되는 흑의 기사단은 완전히 나가리 신세가 되는 걸 넘어, 일본의 독립은커녕 브리타니아를 위협한 반란군으로 몰려 숙청 대상 톱 순위가 되어 몰살당했을 것이다. 즉, 슈나이젤과 손을 잡은 그 시점부터 흑의 기사단의 몰락과 파멸은 확정된 셈.[7]

이후에도 엄연히 정식으로 초청된 외국의 귀빈이자 세계의 3분의 1을 지배하는 최강대국의 황제인 를르슈를 기아스에 대비한다면서 통보없이 격벽에 감금하더니, 국토의 분할과 인구 비례 투표권을 20%까지 내리라는 말도 안되는 협박을 가해 를르슈가 군대를 진군시키는 정당성만 부여해주는데 동조했다. 이를 주도한 사람은 스메라기 카구야지만[8] 오우기를 포함한 흑의 기사단 간부들도 이 미친 짓에 가담한 건 명백한 사실이며, 그중에서도 오우기는 를르슈에게 대답을 강요하며 윽박을 지르는 일국의 황제에게 해서는 안될 무례까지 저질렀다. 흑의 기사단이 초합집국에 소속되어 있긴 하지만 일개 군사기업에 불과하단 걸 생각하면, 외교적 결례 수준을 넘어 타국에게 내정간섭을 행하는 명백한 테러를 저지른 셈이다. 게다가 막상 를르슈가 자신들의 테러에 반격을 가하자 "국제적인 신뢰를 잃어버리면서까지"라고 운운하며 역정을 내는 태도는 그야말로 빼도 박도 못할 적반하장, 내로남불 그 자체이다.

물론 이 테러는 카구야를 비롯한 초합집국의 대표들과 흑의 기사단이 벌인 짓이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오우기가 국제적인 신뢰를 따질 만한 근거는 전혀 없다. 전 세계의 어느 나라도 공개적인 장소에서 국가원수를 감금하고 국토와 주권에 대한 문제를 내정간섭하는 나라를 좋게 볼 가능성은 1도 없으며, 일개 군사기업에 불과한 흑의 기사단이 이같은 만행을 대놓고 저질렀으니 오히려 브리타니아가 그들과 전쟁을 벌이는게 자연스럽다. 현실에서도 영토랑 주권 때문에 싸운 사례가 있는 것을 보면 신뢰도는 브리타니아가 아닌 초합집국과 흑의 기사단이 더 떨어졌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그 자리에 있던 초합집국의 대표들조차 를르슈를 감금한 흑의 기사단의 행태에 "저건 좀 아닌데.."라며 당혹스러워했다. 흑의 기사단과 뜻을 같이하는 초합집국의 대표들마저 이런 부정적인 반응인데, 브리타니아의 동맹을 비롯한 그외의 다른 나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불 보듯 뻔하다.

2.3. 연애 문제

비렛타가 기억을 되찾아도 계속 자신이 붙여준 이름인 치구사라고 부른다던가,[9] 근본적으로 기억 상실증에 걸린 여자를 감금해놓고 사바사바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스토커 같아서 구역질 나고 불쾌하다는 견해, 전쟁통에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자를 사귀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견해 등이 있다.

그렇지만 감금된 건 적군이니까 당연한거고, 그 과정에서 호감이 생겨서 연애-행복한 결혼까지 발전한 것에 대해 스토커라는 표현은 다소 억지이며, 오우기는 비렛타에게 은인이었으니 호감이 생기는 게 아주 이상한 것도 아닌 데다가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장에 나간 남자들은 역사 이래에 수없이 많다. 가정이 있다고 핵심간부가 전쟁에 안 나가는 것도 오히려 무책임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오히려 오우기는 핵심간부로서 책무를 다했다고 볼 수 있다. 깐다고 한다면 연애를 한다고 공적인 지위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한 것 정도가 까여야 마땅하다.[10]

그러나 그 와중에 디트하르트가 비렛타를 인질로 삼아 오우기를 협박하려고 시도했던 점을 되살려볼 필요는 있다. 물론 이걸 완전히 인정해버리면 1기 마지막에 나나리를 위해 전선을 내팽개치고 떠났던 를르슈도 용서받아야 하게 되지만.

감금과는 별개로, 기억을 잃은 비렛타를 자기 방으로 옮긴 뒤 옷을 홀딱 벗기고 알몸으로 깨어나게 만든 장면은 여성 시청자 팬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였다. 옷이 젖거나 불편해보여서 벗겼다고 해도 보통은 겉옷만 벗기거나 뭔가 대신 입혀두지 속옷 하나 없이 방치하진 않기 때문이다. 젊은 여자가 기절했다가 깨어나보니 낯선 남자 방이었고 심지어 알몸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그 충격을 상상해봐라. 강간당했다고 의심해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다.[11]

2.4. 범인(凡人)의 한계

오우기가 작중 최악의 비호감 캐릭터로 낙인찍힌 이유는 배신과 연애 문제, 안 좋은 쪽으로 ' 소시민'적인 성격을 차치하고 보더라도 캐릭터적인 매력이 될 만한 능력치 요소가 잘 부각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외모가 평범한 것도 모자라[12] 개인의 능력은 무능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난세의 지도자가 되기에는 결단력과 카리스마가 심히 부족하고 그릇도 작은 애매한 범인(凡人)이었다는 점에 있다.

까놓고 말하자면 오우기는 를르슈의 도움을 받기 이전인 게릴라 시절부터 R2 결말 부분까지 를르슈 없이 오직 혼자만의 노력과 능력으로 이뤄낸 업적이라곤 하나도 없다. 하나도 남김없이 죄다 를르슈의 명령과 지시를 열심히 수행해서 이뤄낸 것들뿐. 물론, 이는 타마키 신이치로[13] 등도 마찬가지라 오우기 한 사람의 문제만은 아니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 중 가장 존재감이 옅고 애매했던 캐릭터가 눈앞의 사랑에 눈이 멀어 판단력을 상실하고 제일 먼저 배신에 앞장서서 흑의 기사단을 본격적인 몰락 테크에 빠뜨린 최악의 실책을 범한 점과 어우러져 그 밑천까지 드러나버린 것이다. 중반부까지 자체적 능력, 매력이 없지만 안티도 없는 평범하고 애매한 캐릭터들의 경우, '독자/시청자들이 크게 이입하는 주인공을 향한 대우'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최종 평가가 결정된다. 오우기는 그런 캐릭터들처럼 R2 중후반부에 갑작스레 타이밍 안 좋게 를르슈를 상대로 배신을 때리고 여태까지 죽을 듯이 싸우던 숙적인 슈나이젤과 코넬리아와 손을 잡아 초합집국 흑의 기사단을 최대 위기로 내모는 실책을 저질러 그간 모든 선행들이 없던 일이 되고 평가가 밑바닥까지 추락한 것.

쿠루루기 스자쿠 니나 아인슈타인[14]은 오우기가 선녀로 보일 정도로 막장 인성과 행적으로 잔뜩 욕먹었던 작품 굴지의 발암캐 악역들이었다. 그럼에도 팬덤에게 를르슈보다 더 문제시되었던 이들이 오우기와 흑의 기사단보다 호감도가 조금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시청자들이 가장 크게 이입하는 대상인 를르슈 황제의 부하가 되었기 때문이 절대 아니다. 비록 서사 빌드업은 아쉬울 정도로 엉성할지언정 적어도 막판에 자신들의 죄악과 행적을 되돌아보고 속죄하는 쪽으로 재능을 최대한으로 살려 지금까지의 행보를 만회하는 성공적인 업적과 활약을 세웠기에[15][16] 시청자들도 거기에 납득하면서 평가 반등의 여지를 거머쥘 수 있었다.

게다가 둘은 성인도 아닌데도 한창 철없는 청소년임에도 각자 잘하는 분야[17]에서 큰 두각을 드러낸 세계관 최상위권 천재들이다. 오직 본인들만의 실력으로 샤를 황제와 슈나이젤 황태자에게 인정받아 나이트 오브 라운즈와 기술개발특파부에서 한 자리 거머쥐고 사회로 나가 크게 출세한 사람들이다. 를르슈가 괜히 초기부터 스자쿠를 설득해 흑의 기사단의 에이스로 스카우트하고자 심혈을 기울인 것이 아니며 뼛속까지 브리타니아 우월주의자인 코넬리아마저 스자쿠의 무훈을 인정하고 일등병에서 준위로 4계급 특진시키는 파격적인 대우를 해줬다. 로이드는 약혼녀 미레이를 따라 잠깐 애쉬포드 학원에 들렀을 때 니나가 독자적으로 고안한 사쿠라다이트 붕괴 이론을 높이 평가했고 후일 그 이론을 바탕으로 제작한 사제 수소폭탄을 들고 나오자 진심으로 경악하여 흑의 기사단에게 타전해 임시 휴전을 제안했다. 슈나이젤은 니나의 천재성이 탐이 났던 나머지 죄를 선처해주고 자신이 이끄는 특파부 소속 과학자로 특채하여 프레이야 개발 프로젝트 총책임자의 권한까지 위임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다. 이들과 사이가 안 좋은 주변인들도 속으로는 못 미더워해도 그 실력만큼은 자리에 걸맞은 확실한 인재라고 인정하고 본다. 그만큼 행적과 인격 면으로 욕먹는 것과는 별개로 스케일이 큰 악행과 만행을 저지를 만한 능력이 설득력 있게 연출되었다. 스자쿠와 니나를 싫어하는 안티들마저 이들의 실력은 깔끔하게 인정하며 인격에 비해 너무나 큰 능력을 지녔다고 성가셔하거나 아까워하는 복잡한 반응을 보였다.

근데 스자쿠와 니나와 달리 특출난 능력도 강한 정신력도 없었던 오우기는 지금껏 물심양면으로 일본 독립을 이끌던 주군 를르슈를 통수치고, 마지막까지 그의 진의이나 성격을 대충이라도 파악하지 못한 채 근거 없는 자신감만으로 "제로, 우리들이라면 충분히 널 이길 수 있어!"라고 자만하는 한심하고 어리석은 추태를 보였다. 이렇게 자기객관화조차 못하는 주제에 소년만화 주인공이나 할 법한 유치한 대사나 치며 똥폼 잡는 오우기의 모습은 말 그대로 전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했으며 국적을 막론하고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화되었다.[18]

최종 결전에서도 별다른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자신이 지휘하는 이카루가는 후지산 분화 공격에 당해 격침당하고 말았다. 따지자면 전략적인 판단의 책임은 총사령관인 신쿠와 통합막료장인 토도 쿄시로가 더 클 것이고, 딱히 오우기가 무슨 실수를 저질러서 격침을 당한 건 아니다. 이 3차 도쿄 결전에서의 패배는 총지휘관이 슈나이젤이라는 것, 흑의 기사단을 이 정도 위치까지 끌어올린 사람이 를르슈였다는 점도 지대했다. 슈나이젤은 브리타니아의 황자라는 태생 때문에 흑의 기사단을 적으로만 인식하고 있었으며, 를르슈와의 전투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이용가치가 떨어진 흑의 기사단을 가차없이 버리려고 했다. 심지어 3차 도쿄 결전 내내 전투를 빙자해 황제군과 함께 흑의 기사단 일원들까지 죽이려고 했다. 게다가 흑의 기사단의 병력을 이정도 수준까지 만들어 놓은 사람이 를르슈이며 오우기를 비롯한 수뇌부 간부들은 흑의 기사단 군대 지휘에 있어 독자적인 공적은 하나도 없다. 를르슈가 혼자 고생해서 만든 군대와 슈나이젤을 합친 병력을 우리라고 표현하니, 그 모든 진상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어이없다 못해 뻔뻔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막판까지 큰 존재감을 풍길 정도로 아무런 기여도 없었던 놈이 를르슈의 사망 장면 직후 뜬금 없이(...) 일본 총리가 된 것도 본인의 정치 및 실무 능력을 검증받아서가 아니라 를르슈와 스자쿠가 자신들을 희생해서 실행에 옮긴 제로 레퀴엠에 따른 결과였다. 그 시점부터는 모든 전말을 알게 된 상황일 텐데도 한 치 후회나 반성도 없이 를르슈의 희생으로 총리가 되어 꿀빨고 사는 듯한 오우기의 마지막 모습은 제대로 된 세탁은커녕 얍삽하고 파렴치한 기회주의자의 이미지에 쐐기를 박았다.

이렇게 해서 오우기는 '를르슈를 넘어설 만한 능력이나 실적도 없는 주제에 적국의 군인에 눈이 멀어 이성을 잃고 유능하고 훌륭한 주군을 통수치고 아군의 미래까지 파멸로 몬 배신자', '배신의 대가로 자기가 버린 주군에게 처참하게 역관광당하고 나중에는 그 주군의 희생을 제물 삼아 잘 먹고 잘 살게 된 얄밉고 재수없는 멍청한 찌질이'로 남고 말았다. 특출난 능력이 없었을지라도 최소한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고 를르슈와 흑의 기사단에게 미안해하며 늦은 후회와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이라도 그려야 했었다.[19] 허나 그것마저 묘사 안 하는 안일한 연출 탓에 오우기는 본전도 못 건진 채 팬덤과 대중에게 종영 후부터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평가는커녕 대차게 욕을 얻어먹기만 하는 매력 없는 발암 캐릭터로서의 인상을 굳히게 된 것. 흑의 기사단의 미래와 그간 쌓아온 호감도를 순식간에 나락에 떨어뜨린 캐릭터 본인의 실책과 팬들의 인지 능력을 간과하고 급전개라는 무리수를 둔 감독 각본가를 포함한 제작진의 과오로 인한 자업자득인 셈.

3. 작품 외적인 평가

3.1. 팬덤

  • 1기 ~ R2 전반: 대인배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매우 긍정적이다.
  • R2 중반부~완결: 평가가 확 뒤집혔다. 위에 나온 비판들로 인해 극대노한 를르슈 팬들은 물론[20] 니나 스자쿠 등에 흩어져 있던 모든 안티 세력들과 로로의 폭풍간지 사망으로 갈 곳 잃은 안티들에 를르슈 안티팬들[21],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중립적으로 관찰하던 시청자들까지 "지금까지 흑의 기사단을 여기까지 이끌어온 일등공신에 니 목숨을 몇번이고 구해준 은인을 이딴 식으로 배신하냐 이 배은망덕하고 멍청한 쌍놈아"라며 한마음 한뜻으로(!) 오우기 개객기를 외쳤다. 오우거라는 별명이 본격적으로 퍼진 것도 이 때.

3.2. 여성 성우진의 평가

위의 여론을 증명하듯이 코드 기아스에 참여한 여성 성우들이 가장 싫어하는 남성 캐릭터 1위이다.[22] 심지어 이를 증언한 와타나베 아케노오우기의 아내 비렛타 누의 성우다.

팬들의 여론을 살펴가면서 그 어떤 캐릭터라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야 할 성우들마저도 대놓고 비호감이라고 싫어할 만큼 객관적인 입장에서 봐도 오우기의 중반부 ~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행적이 자기모순과 자가당착, 배은망덕, 판단 부족, 무능함, 우유부단함, 오만함을 비롯해 부정적인 문제로 가득 찼다는 방증이다.

4. 총평

흑의 기사단과 같이 제작진이 무리하게 를르슈 VS 슈나이젤이란 대립 구도를 중심으로 후반부를 진행하기 위해 나나리와 흑의 기사단을 억지로 슈나이젤의 조력자 역할로 전락시킴으로써 생긴 피해자다. 분명히 오우기를 비롯한 흑의 기사단이 를르슈와 적대할 만한 복선은 충분히 마련되었으나, 그렇다고 원수인 슈나이젤과 한 편이 되면서까지 를르슈와 대적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무리수가 많았다. 그럼에도 무리수를 전혀 해결하지 않고 억지로 진행한 결과, 흑의 기사단과 오우기가 기존에 갖고 있던 컨셉이 죄다 뭉개졌고 이는 R2 후반부 개연성 붕괴에 가장 크게 일조하게 됐다.

오우기는 를르슈처럼 지능이 뛰어나거나 전략이 좋은 것이 아닌 평범하게 우수한 즉 이들을 조율해 줄 수 있을 정도의 능력만 갖췄지 레지스탕스의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쳤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즉 전략이나 군사적능력이 중요한 레지스탕스의 리더로서의 기량은 없다. 애시당초 그럴 기량이 있었으면 굳이 정체불명에 수상쩍은 제로를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로 인해서 슈나이젤을 말만 믿고 동맹을 하거나 를르슈를 가두는데 일조를 하거나 배신하는 등 전략안으로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실책만 연발하고 기어코 흑의 기사단의 패배의 최대 원흉이란 포지션과 맞물려 이럴 거면 를르슈를 왜 배신했냐며 비판하는 팬층이 생겨나게 된 셈이다.

거기다 적군이었던 비렛타 누와의 관계 묘사로 인한 것도 컸다. 비렛타는 엄연히 적군이며 그녀를 숨긴 오우기의 행동은 냉정하게 레지스탕스의 수뇌부로서의 행동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며 자신들을 기만한 를르슈랑 똑같은 행동이다. 거기다 비렛타로 인해 를르슈를 배신하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여자에게 홀려서 를르슈를 배신했다고 오해를 하게 되어버리며 불을 지피게 된 셈.

번외로 오우기의 잘못은 아니지만 오우기의 목표인 일본 독립을 자력이나 조력으로 이룬 것이 아닌 를르슈의 최종 계획으로 인해 이루게 되어 더욱 까이게 되었다. 물론 이거는 오우기의 태도나 행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오우기 입장에서 를르슈가 하는 행동은 폭군 그자체이며 일본은 물론 전세계가 위험에 빠졌다고 생각하는게 이상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앞서 애기했듯 오우기가 일본 독립을 이룰려고 를르슈를 배신하고 죽일려고 했으며 를르슈의 계획을 저지하려고 노력했는데 정작 그 일본 독립을 그토록 죽일려고 하던 를르슈가 덤으로 해주면서 시청자들이 일본 독립을 위해 한게 뭐가 있냐며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더 생겨난 것이다.
그나마 극장판에서 TV판에서의 주도적으로 를르슈를 배신하는데 앞장섰던 반면, 극장판에서는 타마키와 함께 끝까지 를르슈를 어떻게든 설득해보려는 모습을 보이고 그리고 최종결전에서 어그로를 끌었던 대사도 유감이다라는 식의 대사로 덜 까이게 바뀌었다. 대신 오우기의 비호감스러운 모습과 후반부의 부정적인 행적들은 디트하르트 리트 한 사람에게 한꺼번에 몰아줬으며, 훗날 그가 를르슈의 기아스에 걸린 슈나이젤에게 사살당할 때 그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쓰였다. 코드 기아스 부활의 를르슈에서 팬들의 비난에 시달린 제작진이 반면교사 삼아 오우기는 일본 총리직에서 자진해서 내려오고 를르슈를 배신하고 흑의 기사단을 괴멸 직전으로 빠뜨린 과오에 대해 확실하게 반성하고 속죄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부활한 를르슈를 한 차례도 통수치지 않고 끝까지 신뢰하고 충성하며 지르크스탄과의 전투에서 최종 승리에 공헌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평가를 또 다시 호평으로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자신들로 인해 난민이 된 지르크스탄의 국민들을 바라보며 우리가 옳은 일을 한 거냐고 묻는 타마키에게 "그건 우리가 아닌 시대가 답해주겠지."는 겸손한 현답을 하여 오만하고 찌질하게 막 나갔던 과거에 비하면 정신적으로 훌륭히 성장했음도 보여준다.


[1] 제로를 충분히 믿고 따랐으면 일본 독립과 대의를 모두 얻을 수 있었는데 오우기가 순간의 욕심과 부족한 선구안 때문에 배신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고 그간 제로가 보여줬던 테러 행위와 인간에 대한 잘못된 신념을 묵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작품 전개의 방향 자체를 잘못 짚었다. 애초에 피카레스크라는 장르는 결코 악인 주연인물에 맹목적으로 동조하지 않으며 이를 찬동인물의 배신이라는 장치에 개연성을 불어넣으며 풀어낸다. [2] 현실로 비유하자면 를르슈는 이제 한 나라의 총사령관이 아니라 유엔 사무총장인셈이다. [3] 목적을 위해 아군도 태연하게 일회용으로 써먹는 슈나이젤은 당연히 흑의 기사단도 일회용 말로밖에 인식하지 않았으며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죽일려고 했다. [4] 다만 를르슈의 성격과 그의 목표를 생각하면 흑의 기사단을 몰살하긴 커녕, 오히려 본래 목적이였던 일본의 독립을 이루어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흑의 기사단을 옹호하자면 애초에 이들이 를르슈의 제로 레퀴엠 계획을 알 도리가 없었다. 제로 레퀴엠 계획을 아는 건 를르슈의 최측근들 말고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즉 를르슈가 일본의 독립을 이루어줄지는 흑의 기사단 멤버들은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5] 다만 감안을 해줘야 하는 게 슈나이젤이 를르슈를 뛰어넘는 싸이코패스라는 건 흑의 기사단은 모르고 있었으며, 작중에서 를르슈와 그나마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사람은 슈나이젤 외엔 전무했기에 어쩔 수 없이 그와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엔 전 총독인 코넬리아까지 있었는데, 코넬리아는 흑의 기사단의 최대의 적수이자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한 자다. 코넬리아가 지휘하는 병력과 직접 교전도 했으니 코넬리아의 학살을 모를 리도 없다. [6] 자신이 배신한 를르슈가 자신의 신분을 감춘 이유가 자신의 신분이 브리타니아 황족이었기 때문인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어이없다. [7] 게다가 슈나이젤의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만약 이 전투에서 슈나이젤이 승리했다면, 흑의 기사단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를르슈의 승리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배드엔딩이 된다. 슈나이젤은 평화를 위한답시고 프레이야를 이용한 공포 통치로, 전세계를 지배한다는 를르슈보다 더 위험하고 미친 계획을 세웠다. 참고로 흑의 기사단의 근원이 전쟁에서 가장 크게 활약하는 무력임을 생각하면 슈나이젤의 세계에서는 자신들의 신념을 따르든 해산하든 흑의 기사단이라는 조직의 소멸은 필연적이다. [8] 결국 카구야도 를르슈에 대한 사적인 감정으로 공사구분도 못한 대가로 를르슈의 계략에 제대로 속아, 그가 진군시킨 브리타니아군의 손에 아발론에 감금되어 포로 신세로 전락하고 이후에 겨우 구출되는 굴욕을 겪는다. [9] 총집편 극장판 3부작 중 2편에서 이를 의식해서인지 비렛타의 본명을 알고 있음에도 같이 생활하던 시절의 정 때문에 치구사로 부른다는 장면이 추가되었다. 그래봤자 징그럽긴 매한가지. [10] 비렛타를 지키기 위해서 코넬리아가 탈출하는 데에도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는 등 오우기는 흑의 기사단을 철저하게 기만했음에도 비렛타와 그녀를 숨긴 오우기는 흑의 기사단에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11] 굳이 변호해주자면 당시 오우기는 제로의 정체를 알 수 있는 비렛타 누를 심문하고 여차하면 바로 제거할 생각이었다. (해당 장면을 보면 오우기가 손에 권총을 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인이 제로의 정체가 궁금한 건 둘째치더라도, 조직의 최고 극비 사항인 제로의 정체가 브리타니아에 알려지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되는 상황이니 흑기사단 간부로서 이게 틀린 생각이라고 할 수 없다. 혹시 모를 무장을 완전히 무장해제하기 위해서였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나중에 오우기와 치구사의 연애구도를 만든다고 무리수를 두다보니, 오해를 사기 좋은 연출이 나와버린 것. [12] 외모가 캐릭터를 평가하는 부분과 무슨 관련이 있냐 싶지만 외모는 캐릭터의 서사와 완성도를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시청자와 타인의 이목을 확 끌어버릴 정도로 외모가 예쁘거나 잘생기기라도 하면 행보가 얼마나 막나가더라도 그걸 알아서 빨아주는 코어 팬층이 저절로 생기기 때문. 흔히 말하는 미형 악역들이 미화 논란과 함께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기를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장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는 를르슈와 코넬리아, 슈나이젤부터가 그런 미형 악역의 범주에 해당하는 코드 기아스 내 최고의 인기 캐릭터들이다. [13] 타마키는 진작에 제로의 눈 밖에 난 말단 신세를 면치 못할 정도로 지능과 전투력이 최하위권을 달렸던 탓에 주도적으로 민폐를 일으킬 위치와 권력이 없었다. 거기다 타마키는 제 무능함을 인지해도 전투에 나가 죽음도 불사하는 깡이라도 있어 이 점만큼은 오우기보다 낫다고 호평하는 여론도 있다. 스스로 제로의 가장 친한 친구라 자칭하는 등 자기객관화가 안 된 무능한 바보지만 그 바보라는 개성을 살려 시청자들을 빵빵 터뜨리는 유머 감각과 C.C.와 티격티격해다가 결국 트럭 밖으로 쫓겨나는(...) 에피소드를 남기는 등 경박하다 못해 유쾌해 보이는 언동 덕분에 어둡고 진중한 분위기가 짙은 흑의 기사단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대표적 개그 캐릭터로서의 존재감과 매력이 확고하다. 초반부터 구제불능의 멍청한 바보라는 캐릭터성을 쭉 밀고 나간 데다 상관인 오우기의 결정을 따른 부하로서의 자연스런 행동이기에 시청자들은 오우기만큼의 격렬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고 "으이구 네가 그럼 그렇지..."라는 식으로 넘어갔던 것. 오우기를 향한 여론이 유독 사나울 정도로 험악했던 이유는 1기부터 선하고 순박한 이미지를 유지해왔던 레지스탕스 그룹의 리더였던 오우기가 설마 그런 어이없고 바보 같은 실책을 저지를 줄 몰랐다는 나쁜 의미로 반전적인 충격과 배신감 때문이다. [14] 스자쿠는 내로남불적인 행동원리와 패륜아 매국노로서 식민지인들을 탄압, 학살하는 전쟁범죄를 실컷 저질러놓고 그걸 뻔뻔하게 '올바른 과정 하의 올바른 정의'라고 미화하는 추악하고 위선적인 행보, 니나의 경우 조국의 세뇌교육과 맹목적 인종차별주의에 찌든 모습이지만, 그것보다도 찌들어 일본인을 보기만 하면 주변을 배려하지 않고 무조건 분노 발작부터 일으키고 미레이와 리발, 셜리 같은 애먼 학교 친구들마저 일에 말려들게 하는 저열한 인성 때문이다. 1기에 죽은 유페미아의 복수를 들먹이며 제로 하나 죽이겠다고 직접 만든 사제 수소폭탄 스위치를 누르려는 미친 짓을 저질렀고 R2에 와서는 프레이야의 창조주로서 카렌에게 죽기 직전의 스자쿠를 향해 일레븐에 대한 동족의식 따윈 버리라며 학살을 적극 독촉했다. 프레이야를 쏘라는 니나의 마지막 독촉은 를르슈의 "살아라!" 기아스와 시너지를 일으켜 죽음의 위기에 몰린 스자쿠가 일본, 브리타니아 할 것 없이 3500만명의 민간인들을 골로 보내버리는 트리거가 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흑의 기사단은 무수히 많은 일본인들은 물론 절단면만 남고 깨끗이 사라진 도쿄 조계의 꼴을 봐야 했고, 프레이야를 발사한 브리타니아군마저 속 시원한 압승을 거두기는커녕 수천만명의 자국 브리타니아인들과 에어리어 11의 중요한 전략적 거점까지 잃어버리고 명분만 한없이 불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제2차 도쿄 전투는 양쪽 모두에게 막대한 패배와 상처, 손실만 남긴 전투로 막을 내렸다. 정작 스자쿠는 그걸 덮어주려고 했던 슈나이젤 앞에서 프레이야 대학살을 공적이라 부르는 정신 나간 망언을 내뱉는다. [15] 스자쿠는 제99대 황제로 즉위한 를르슈 비 브리타니아의 직속 보좌관이자 호외기사 '나이트 오브 제로'가 되어 자신이 가진 최강의 무력을 바탕으로 를르슈를 보좌했다. 를르슈의 이복 여동생 마리벨과 충신이자 나이트 오브 원인 제레미아와 함께 브리타니아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반란을 일으킨 무능한 귀족들까지 깨끗이 청소했다. 어릴 때 를르슈에게 한 '내가 널 반드시 황제로 만들어주겠다.'는 맹세도 지켜주었다. 그간 주구장창 '배신의 아이콘'으로 욕먹은 것과 반대로 한 치도 를르슈를 배신하지 않고 마지막 전투에서 본인의 죽음을 위장시킨 후 자신을 향한 세상 사람들 모두의 증오를 짊어지겠다는 각오를 품고 2대 제로가 되었다. [16] 니나는 특파부 상관이자 선배인 로이드 아스프룬드의 조언을 계기로 깨달음을 얻은 뒤 개인적인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선에 멈추지 않고 사립 애쉬포드 학원에 은신하여 프레이야의 반응을 중화할 만한 안티프레이야 병기 개발 연구에 착수했으며 끝내 세실과 로이드와 공동 협업을 진행한 끝에 코드 기아스 세계관 유일의 핵병기인 프레이야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유일무이한 병기인 프레이야 엘리미네이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현실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도 못 이룬 전무후무할 업적이다. 과학자로서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성취를 남긴 건 물론, 본인에게 있어 가장 큰 트라우마였던 유페미아를 잃은 슬픔과 제로를 향한 증오, 그리고 일레븐을 향한 혐오를 깨끗이 극복했다. 결말부에는 그토록 혐오하는 일레븐인 오우기와 비렛타 누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기까지 하며 정신적으로도 완전한 성장을 이루었다. [17] 스자쿠 - 무력을 비롯한 신체능력 전반 & 나이트메어 프레임 조종술, 니나 - 과학& 전략병기 개발. [18] 능력이 모자란 찌질이 주제에 어이없게 배신했으면서 대사는 전형적인 히어로물과 소년만화 주인공, 정의의 사도 같아서 팬들의 평가가 매우 나빴다. 그래서 오우기의 행보가 좋아진 극장판에선 결국 서로 전면전을 펼치는 상황을 씁쓸하게 여기는 대사로 변경되었다. [19] 부활의 를르슈에서는 독립 직후의 일본의 상황을 정리한 뒤 스스로 총리직에서 퇴임했으며, 를르슈가 살아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가 무릎 꿇고 도게자를 박아 진심을 다해 사죄한다. 이는 를르슈를 넘어 작품 밖 시청자들을 향한 제작진의 사죄이기도 하며 방영 당시 감독과 제작진 역시 오우기가 이렇게까지 욕 먹을 줄 예상 못했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이다. 팬덤의 비난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이들도 구차한 변명으로 분노를 키우는 악수를 두지 않고 비판을 깨끗하게 인정하되 건전한 방향으로 수용한 것. [20] 참고로 를르슈는 코드 기아스 최고 인기 캐릭터일 뿐더러 모에 토너먼트에서는 남성부 진최종보스라 불리며 애니메이션 전체 캐릭터를 포함해도 최상위권의 인기를 자랑한다. 당연히 후폭풍은.. [21] 애초에 를르슈 안티들은 대부분이 브리타니아쪽 팬들이지 흑의 기사단의 팬들이 아니다. [22] 작품 내내 팬들로부터 욕을 무지막지하게 얻어먹었던 욕받이였던 스자쿠조차 이런 타이틀이 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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