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8 10:52:16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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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평가3. 해석

1. 개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어른제국의 역습에 대한 평가를 정리한 문서.

2. 평가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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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보기: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만화)
<colcolor=#fff><colbgcolor=#ce0000> 종합 순위
1위 신세기 에반게리온
2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3위 천공의 성 라퓨타
4위 기동전사 건담
5위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6위 충사
7위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8위 이웃집 토토로
9위 강철의 연금술사
10위 공각기동대
11위 드래곤볼 애니메이션 시리즈
12위 모노노케 히메
13위 AKIRA
14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15위 도라에몽
16위 샴발라를 정복하는 자
17위 붉은 돼지
18위 은하영웅전설
19위 어른제국의 역습
20위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21위 카드캡터 사쿠라
22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23위 카미츄!
24위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2
25위 기동전사 Z 건담
26위 별의 목소리
27위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28위 은하철도 999
29위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30위 만화 일본 옛날이야기
31위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
32위 반딧불이의 묘
33위 미래소년 코난
34위 하울의 움직이는 성
35위 우주전함 야마토 시리즈
36위 왕립우주군 - 오네아미스의 날개
37위 슬램덩크
38위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시리즈
공동 39위 기동전사 건담 SEED
개구리 중사 케로로
41위 톱을 노려라!
42위 도라에몽 극장판
43위 용자 시리즈
44위 카우보이 비밥
45위 사무라이 7
46위 기동전함 나데시코
47위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48위 시끌별 녀석들
49위 철완 아톰
50위 루팡 3세
전문가 순위
1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2위 철완 아톰
3위 AKIRA
4위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5위 만화 일본 옛날이야기
6위 기동전사 건담
7위 신세기 에반게리온
공동 8위 이웃집 토토로
사자에상
은하철도 999
도라에몽
〈마운틴 헤드〉
2006년 발표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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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4.5 / 5.0




짱구 극장판 시리즈 최고의 명작이자[1] 더 나아가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길이 남을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로 돌아간 어른들을 구하러 나서는 현 시대의 아이들'이라는, 매우 아이러니하면서도 참신한 설정을 백분 활용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일반 시청자들과 평론가들에게는 물론, 애니메이션/영화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호평이 끊이지 않는 최고의 작품. 실제로 일본 미디어 예술 100선에서 19위에 등재되었다.[2]

"향수에 젖어 아이들로 돌아간 어른들을 구하는 현재의 아이들"이라는 참신한 줄거리, 튼튼하고 치밀한 구성[3], 입체적이면서도 개성과 매력이 확고한 캐릭터들, 찬란했던 과거에 대한 향수병이라는 현실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설정[4], 뛰어난 연출과 액션, 원작의 정체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웃음 타율 높은 B급 개그 센스, 원작 요소들과 캐릭터들의 적절한 활용, 현대 인간 사회에 대한 고찰, 20세기를 살아온 어른들에 대한 헌사, 더 나아가 21세기를 살아갈 어린이들에 대한 격려, 철학적 담론이 담긴 주제 의식을 전달하는 화려한 결말, 그에 걸맞은 훌륭한 OST까지. 이 요소들이 잘 버무려지면서 전체적으로 매우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다.

그 명성에 걸맞게 팬들 사이에서도 역대 극장판 짱구 시리즈 중 10기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 22기인 정면승부! 로봇아빠의 역습과 더불어 가장 감동적인 작품으로 주로 꼽힌다. 실제로 24기 폭풍수면! 꿈꾸는 세계 대돌격 개봉 당시 가장 감동적인 극장판에 대한 인기투표가 진행되었는데, 9기가 1위를 차지하고 10기, 22기가 그 뒤를 이었다. #

세간에 회자될 때는 후반의 피날레만 자주 부각되어서 잊기 쉬운 사실이지만, 전반부에는 음울하면서도 은근 호러적인 분위기가 매우 임팩트있게 연출된다. 20세기 박물관이 퍼뜨린 추억의 냄새를 맡은 어른들은 제정신을 잃어버리고 어린이처럼 되어 자신의 역할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모습이 아이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섬뜩하고 무서운 연출이다. 항상 곁에서 나를 보호하고 보살펴 주는 부모님이 기억을 잃어버리고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 자체부터가 아이들에겐 충분히 공포스러운데, 자식들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넘어 노골적으로 귀찮아하고 눈엣가시로 여기는 등 적대적인 감정까지 나타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렇게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듯 이질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으로 공포를 유발하는 연출은 ' 신체 강탈자의 습격' 등 공포물 장르에서는 흔히 쓰여 왔다.[5]

처참하게 무너진 모습으로 떠나간 일본의 20세기에 헌정하듯, 20세기를 풍미한 인물/작품들에 대한 여러 오마주가 등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세기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을 오마주한 메인 악당 . 또한 예고편에서만 나온 장면들을 보면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수많은 오마주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다다미 쇼트를 켄의 낡은 아파트 장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6]

아무리 아동 애니메이션이라지만 관람에 돈이 들어간다는 극장판의 특성 때문에 너무 저연령층만을 공략한 7기가 흥행에 실패했다는 결과 분석이 있었는데, 약간 무거운 분위기의 스토리로 아이와 어른을 동시에 공략하여 흥행에 성공한 8기에 이어 본 작품에서는 본격적으로 어른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를 단적으로 묘사하는 평가로 아이들 보여 주려고 같이 영화관에 갔다가 부모가 울면서 나왔다는 한줄평이 무수히 많다. 특히 '추억'이라는 주제상 아무래도 아이보다는 어른 캐릭터들, 특히 신형만의 비중이 크고 감동적인 회상 장면과 명대사가 많기 때문에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신형만'이라고 평가받을 정도였다.[7]

사실 일본 쇼와 시대 시절 감성을 자극하는 장면이 많아서 국가색이 너무 짙기 때문에, 별도의 로컬라이징이 없다면 일본 외의 다른 국가나 문화권은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스페인의 영화제에서 본작이 출품되었는데[8] 손자와 같이 영화제에 참가했던 한 할아버지가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깨달은 게 많았다는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말로 보아, 특정 나라의 사람이나 세대만의 추억이 아닌 추억 그 자체의 느낌을 잘 살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9] 한국인들도 1970, 80년대 일본인들처럼 기대에 차 있었고 3저호황 전성기를 타면서 역시나 모두가 잘 사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지만, 1997년 외환 위기로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 너무나도 비슷한 과거가 있다. 2000년에 최종 부도가 난 대우그룹을 비롯해 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진 가운데 맞이한 21세기, 즉, 작중 배경인 2001년 IMF 체제의 마지막 년도로서 한국 역시 상황이 매우 어려웠고, 2001년 당시 한국의 기성세대들이 한국이 본격적으로 경제적으로 도약하던 1970~80년대나 또는 정말로 희망찼던 1990년대 초반을 회상하며 괴로워했던 것 역시 일본과 유사한 케이스다. 한국에서도 이 작품의 정서에 어려움 없이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이유는 이렇게 당시 일본과 비슷한 역사가 있었다는 것과 동시에,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좋은 추억이 있다는 주제와 히로시가 회상했던 과거의 삶처럼 시대나 장소에 상관없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노하라 히로시의 엑스포 관련 내용을 한국에서 1993 대전 엑스포로 로컬라이징한 것도 '전쟁으로 인한 황폐화 - 타국의 지원을 통한 경제 기반 재건 - 고속 성장으로 맞은 전성기 - 갑자기 닥친 경제 위기'라는 유사한 시대 변화 중 개최한 행사었기 때문이다.[10]

작품 내적으로도 다른 대부분의 극장판들과 달리 세뇌 효과로 어른들이 빌런 측 부하들로 돌아섰기 때문에, 조력자들도 특별한 능력 없이[11] 오로지 본인들의 힘만으로 싸워나가고 후반부 고층 건물을 건너면서 싸우는 장면이 유독 현실적이라는 점[12]도 다른 극장판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렇게 적들과 싸워가며 상처투성이가 되어 20세기 타워의 정상을 향해 뛰어가는 신노스케 가족의 모습은 크레용 신짱 시리즈로서는 정말 드물게 비장미가 철철 흘러넘치는 명장면. 게다가 짱구는 못말려의 다른 장면들을 전부 모아봐도 짱구가 이렇게까지 다치는 장면은 거의 없었기에[13] 훨씬 더 강렬한 장면이었다. 특히 이때 흐르는 OST "21世紀を手に入れろ(21세기를 손에 넣어라)"도 상당히 비장하고 좋아서 분위기에 한몫한다. 더빙판에서 짱구가 달리기 직전의 대사인 "제길!"이 "포기할 수 없어!"라고 바뀐 게 조금 아쉽다라는 의견도 소수 있으나 오히려 비장미를 배가시켜 좋아하는 팬들도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짱구는 어찌되었든 아동용 애니메이션인데 5살 아이가 "젠장" 같은 말을 입에 담고 다니는 건 무리가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적절한 번역이었다.

2기 이후로 점점 흥행에서 하향세를 그리고 있던 크레용 신짱은 8기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9기 어른제국의 역습을 기점으로 다시 예년 수준을 회복하게 된다. 팬들은 물론 참가한 성우들에게도 최고의 극장판으로 인정받고 있다. 신짱의 성우인 야지마 아키코는 이 작품이 명실공히 자신의 No.1이며, 10기인 전국대합전과 함께 이만한 감동을 다시 느끼기 힘든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평론가 오카다 토시오는 "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과 비견할 만하다. 애니메이션 역사에 남을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일본의 작가주의 영화 평론계에서도 극찬을 받은 영화다. 일본의 권위있는 영화 평론지 키네마 준보의 창간 85주년 올타임 베스트 텐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7위 #를 기록했고, 키네마 준보 창간 90주년 올타임 베스트 텐 일본 영화 &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14]

코지마 히데오가 좋아하는 영화이다. #

3. 해석

작중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사물에 내포되어 있는 숨은 의미들을 찾아가면서 다회차 감상을 이어나가는 것도 본작의 또 다른 묘미이다. 히로시의 발냄새의 의미라든가 악역 켄의 행동의 숨겨진 의미 등이 있다.

히로시를 현실로 되돌아오게 하는 발냄새와 추억에 머물게 하는 월석은 서로 실체하지 않는 것과 실체하는 것이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지금의 우리를 만든 것은 실체가 없는 경험과 인연, 살아온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고, 실재하는 기념품들은 사실 흘러가는 시간을 멈추어 잘라낸 조각의 일부로 그때 그 시간으로 잠시 돌아갈 수는 있는 아름다운 도구이지만, 결국에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집착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도구임을 보여주며 진정 가치있는 것은 형태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물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인 모습[15] 보여준다.

명장면으로 불리는 히로시의 회상 장면 직전에, 어려진 히로시[16]에게 신노스케가 찾아온다. 후에 뒷장면을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히로시가 어려진 것이 아니라 이것은 자신의 어린시절 추억에 집착하는 히로시의 상상이다.[17] 즉 히로시의 2인칭 시점. 이때 신노스케는 히로시에게 "아빠, 저에요. 제가 모시러 왔어요."라며 히로시를 현실로 데려오려고 한다. 현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히로시는 자신의 부모를 애타게 부르지만, 이때 히로시의 부모는 웃음을 머금으면서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돌아볼 뿐 히로시를 도와주지 않고 가버린다. 히로시 부모의 이러한 행동은 아들이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로서의 본모습을 되찾길 바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안락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자신들의 품에서 벗어나 아들과 함께 현실로 돌아가 어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라는 뜻인 것이다. 이후 히로시는 자신의 발냄새(21세기의 냄새)를 맡고 현실로 돌아온다.[18]

또한 탑의 꼭대기를 향해 상처투성이로 질주하는 신노스케의 모습은 온갖 시련을 맞으면서도 그 자리에서 머물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향해 질주해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있는데, 공식 해석은 아니지만 상당히 일리가 있다. 거기다가 가만히 서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켄과 차코의 모습을 통해 추억을 회상하는 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 만큼이나 쉬운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현재를 달리며 미래를 향하는 길의 험난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또한 꼭대기로 질주하는 장면에서 신노스케가 넘어져도 카메라 앵글은 멈추지 않고 계속 위로 이동하는데,[19] 이는 시간은 우리를 절대로 기다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신노스케의 질주 장면 마지막에는 신노스케가 결국 카메라를 추월하는데, 이는 아이인 신노스케 역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미래를 되찾기 위해 질주하는 신노스케를 위해 히로시와 미사에는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의 대원들을 저지하며 신노스케가 추격대와 거리를 벌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 특히 미사에가 뒤로 몸을 날려 대원들을 저지했을 때 신노스케가 멈추고 뒤를 돌아보자 미사에는 단호하게 "멈추지 말고 가!"라고 말한다. 영화 전반부에서는 빌런 부하 측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식들 신노스케와 히마와리, 반려견 시로도 철저히 외면하며, 20세기 박물관에 가지 않은 자기 부모들마저 내버려두고 예스터데이 원스 트럭에 탑승해서 20세기 박물관으로 도피한 행동도 모자라, 이기적이고 현재와 미래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싫어하는 동시에 근시안적인 현실도피성을 어둠의 성격 특성과 함께 추하기 짝이 없는 단락적으로 과시하던 히로시와 미사에였지만, 후반부에서는 발냄새 덕분에 기억과 인격을 회복하는데 성공해서 신노스케가 미래를 되찾을 수 있도록 온 힘을 사용하며 방해 요소들을 제거한다.

어려서는 그저 부모님을 포함한 기성세대 인간들의 그늘 아래서 철 없이 자란 아이들이 성장하여 부모/성인이 되고 나서는 자식들의 인생에 닥쳐오는 여러 가지 풍파를 막아주며 때로는 인생이라는 길에서 멈춰서는 자기 자식들을 다시 뛰게 만드는 역할인 부모로서 성장한 모습과, 부모가 되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부분.

히로시와 미사에, 히마와리와 시로의 활약으로 시간은 벌 수 있었지만 신노스케는 결국 혼자 남아 달리게 되는데, 가족들과 함께할 때는 멀쩡했던 신노스케가 혼자 달리게 되면서 넘어지고 여기저기 상처투성이가 되는 부분은 결국 언젠가는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험난한 인간 세상으로 나가게 될 신노스케, 혹은 이 세상의 모든 자식 세대들의 운명을 암시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0세기로 돌아가려는 켄과 차코는 시대 발전의 산물인 엘리베이터로 편하게 움직이지만, 21세기를 지키려는 신노스케는 인류가 복층 건물을 만들었을 때부터 사용되던 계단을 질주한다.[20] 과거에만 연연하는 것은 과거의 노고로 만들어진 현대의 편안함을 누리면서 과거에 있던 고난과 노고들을 잊어버리고 좋은 점만을 뽑아내 미화하는 것일 뿐이며, 현재와 미래를 개척해야할 아이들은 과거의 노고를 다시 한번 되풀이해 끝내 켄으로부터 승리를 거머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

여기서 더 나아가서, '달린다'는 의미에서 켄의 행동을 해석해 보면, 켄이 홍차를 마신 후 '최근 뛰어본 적이 없군' 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가족들이 정상까지 뛰어서 켄의 계획을 막아냈음을 생각하면 뛰지 않는 자신은 결국 미래를 얻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요소로 해석될 수 있다.

첫 장면과 히로시의 기억이 되돌아오는 오사카 만국박람회의 배경은 1970년이며, 저녁놀 마을 또한 여러 소품으로 비추어 볼 때 1970년대 일본 도시를 배경으로 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1970년대는 세계 2차 대전 패전의 아픔을 완전히 털어낸뒤 고도 성장을 이룩하고 있던 때였으며, 1964 도쿄 올림픽 1970 오사카 엑스포의 연속 개최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던 시기라 대부분의 일본인들에게는 1980년대 못지 않게 아직도 리즈 시절로 남아 있는 기간이다. 이 작품이 일본의 버블경제 이후 잃어버린 10년의 말기였던 2001년에 개봉했다. 그러면 이 이야기는 가장 힘든 시절, 즉 작품 속 켄의 말대로 과거 희망에 부풀어 상상하던 21세기와는 너무 다르게 추해져 버린 21세기에 살고 있으면서 1970-80년대의 아름다웠던 시절 속에 기억이 묶여 있는, 자녀와 함께 극장을 찾은 쇼와 시대 출신의 일본인들을 겨냥한 것이 된다. 또한 이 작품에서 아이들의 행보는 그들의 자녀인 유년층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데, 노하라 일가의 부모님과 극장을 찾은 가족 관람객의 부모가 태어난 시대와 카스카베 방위대와 어린이 관람객이 태어난 시대인 헤이세이 시대 출생이 겹치는 것에서 공감이 가능하다.또한 오사카 엑스포가 잃어버린 10년이 시작하기 전 일본이 마지막으로 개최한 대규모 국제 행사였다는 것[21]을 생각해 보면 초반에 나온 오사카 엑스포 장면은 고도성장의 끝을 말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세 가지의 주제를 전한다. "현재와 미래가 희망차지 않다면, 행복했던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더 좋은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주제에 도달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최종 보스인 켄의 사상과 일치한다. 또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편안함에 머물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 해답을 전한다. 이는 영화 종반부에 드러나는데, 두려움과 추함 사이 선택의 기로에서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해 정체되어 있는 차코의 결심에 신노스케가 해답을 알려준다.

두 번째로 작품이 21세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2001년에 개봉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풍요롭고 아름다웠던 과거만을 쫓고 있는, 20세기의 추억이 있는 21세기를 맞이한 일본인들에게 "아름답던 추억에 머무르기보다는, 힘들더라도 미래로 나아가 더 행복한 삶을 향해 노력해야 한다"라며 노하라 일가가 직접 말과 행동으로 비판을 가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래는 두렵고 추한 것이 아닌 "소중한 추억들을 쌓아나아가는 과정"임을 전달한다. 신노스케가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직 스스로의 힘만으로 코피까지 흘리며 필사적으로 달려 마침내 탑 꼭대기에 다다라 사건을 해결했듯, 우리도 스스로의 힘만으로도 두렵고 추한 미래가 아닌 소중한 추억들이 쌓인 즐겁고 행복한 미래에 다다를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그 미래 또한 다음 세대 아이들의 관점에서는 과거가 되며, 동시에 현재 세대 아이들의 관점에서는 그들이 어른이 된 후의 좋은 추억거리가 되는 것이다. 히로시의 회상, 극중 시간에 대한 언급으로 보아 시간의 흐름을 통해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과 미래를 향한 발걸음으로 현재의 시간이 흘러가기에 과거가 아름다운 것임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미래란 자라나는 아이들의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20세기를 추억하고 회상하는 어른들이 만든 곳인 저녁노을 마을에는 단 한 명의 아이도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를 추억하는 행위란 본질적으로 어른의 것이기 때문이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저녁놀 마을이 부정하는 미래란 바로 어린 아이들이며, 아이들이란 시대의 변화를 상징하는 존재다. 신노스케를 비롯한 어린아이들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며 미래에 되돌아볼 추억을 쌓아야하는 것이다. 결말부에서 추악한 21세기에 대체 왜 돌아가고 싶어하냐는 챠코의 말에 신노스케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라고 답하는 장면은 이 작품이 말하는 미래가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 짱구 극장판은 꾸준하게 재미를 갖춘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4기, 10기, 22기, 29기 등 큰 인기를 끌고 고평가를 받았던 극장판이 여럿 있으며 특히 10기와 22기는 본 작품과 함께 3대 명작 극장판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사실 어른제국의 역습 독주 체제에 이를 기준으로 다른 작품이 얼마나 어른제국에 근접했는지에 따라 나눈 서열에 가깝다. [2] 당시 상위권을 차지한 작품들이 신세기 에반게리온,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기동전사 건담 같이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웰메이드 재패니메이션이란 것을 생각하면, 평론계에서도 어른제국의 역습은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한 것이다. [3] 아동용 애니메이션치고 제법 긴 90분이라는 러닝타임과 다원화된 전개 방식 때문에 자칫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구성임에도,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과 흥미를 유지하는 감독의 역량이 돋보인다. [4] 향수병이라는 소재 자체는 흔하게 쓰여 왔지만, 어른이 아닌 어린이의 시각으로 향수병을 풀어내는 전개는 전례가 없었다. [5] 비단 이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짱구 극장판 시리즈 중에서도 초중반부에 공포와 불안감을 자극하는 호러적인 연출이 있는 작품들이 제법 많다. 핸더랜드의 대모험을 시작으로 나의 이사 이야기 선인장 대습격, 폭풍수면! 꿈꾸는 세계 대돌격, 끝판왕인 전설을 부르는 춤을 춰라! 아미고! 등이 있으며, 도라에몽 극장판 역시 비슷한 요소가 있는 작품이 많다. [6] 감독인 하라 케이이치는 영화광으로 유명하며, 애니메이션보다 영화들을 훨씬 많이 보았다고 한다. [7] 대표적으로 저녁놀 마을을 탈출할 때 눈물을 삼키면서 "제기랄! 이 마을은 왜 이렇게 정겨운 냄새가 나는 거야!"라고 절규하는 장면과, 켄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난 우리 가족과 함께 미래에서 살 거야!"라고 외치거나, 특히 조직원들에게 린치를 당하면서도 켄에게 "내 인생은 그렇게 하찮은 삶이 아니야! 가족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너한테 알려주고 싶을 정도다!"라고 외치는 장면은 많은 어른들을 울린 명대사 & 명장면이다. [8] 스페인은 의외로 일본, 한국과 더불어 짱구가 정말 인기 있는 나라라고 한다. 당장 다이소나 세계 과자 전문점에서 파는 짱구 캐릭터 라이센스 과자들 대부분의 원산지가 스페인이다. [9] 사실 스페인도 일본 버블 경제 때와 비슷하게 70-90년대에 걸친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가 끝나고 입헌군주제 복귀와 동시에 제법 가파른 경제 성장을 이룩하며 장밋빛 미래를 그린 때가 있었다. 대침체 이후 말짱 꽝이 되었지만. [10] 사실 이는 20세기의 모습은 세계 어느 나라나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는 20세기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시대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19세기 말부터 산업 발전으로 세계는 급격히 변했지만, 그 탓에 환경의 파괴가 심해졌고 빈부격차도 커졌다. 또한 일제 강점기 같은 열강들의 침탈로 침략받은 나라에도, 그리고 침략을 한 나라에도 호의호식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제대로 된 집에서도 살지 못 하는 빈민가의 사람들도 있었다. 더불어 몇 차례의 세계 대전 탓에 전 세계는 뒤집어졌다. 간신히 세계 대전도 열강들의 침탈도 끝났지만, 그 이후부터는 세계 각국의 경제 발전의 경쟁으로 모든 나라에서 변화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거기서 살아남아 선진국이 된 나라와 그러지 못해 개발 도상국인 나라로 나뉘었지만, 선진국이 된 나라들도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소중한 것을 잃었다. 즉 20세기는 세계 각국이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치열하게 물어뜯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격렬한 시대였다. [11] 원래 짱구 편이었던 주변인들 이외에는 외부에서 영입된 조력자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몇 안 되는 극장판이다. [12] 다른 극장판에서는 온갖 높은 곳도 과장되고 개그스러운 연출로 부담스럽지 않게 넘어가다가, 이 작품에서는 갑자기 높은 곳에서의 공포를 노하라 일가와 적들 모두 정말 가감없이 현실적으로 느낀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필터링 없이 전달된다. 이걸 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게 노하라 히로시가 노하라 미사에에게 고층 외다리를 건너라고 할 때 미사에는 "싫어요. 싫어요. 싫다구요." 라며 울먹거리면서 대답할때인데 미사에가 다른 극장판에서 최종병기 취급받는걸 생각해보면 유독 현실감이 느껴진다. 이에 히로시는 "가라니까!" 라면서 소리치는데 매우 다급하고 감정이 그대로 전달이 되어 성인이 되어서 다시 봤을 때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데 외에도 이전까지 만화적 과장으로 적들을 잘만 피하던 짱구까지도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보일 정도로 현실감을 극대화 시켰다. [13] 이때까지 짱구가 어린아이였기에 괜히 다치는 묘사를 넣었다가는 아동학대 의혹을 받을 수도 있었기에 다친다고 해도 흙먼지만 뒤집어쓰거나 지쳐서 쓰러지는 경우만 있었지, 이 극장판처럼 대놓고 유혈까지 일어나는 경우는 없었다. 게다가 부상의 정도가 죽음에 이를수도 있는 심각한 수준이기에 더욱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14] 두 부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작품은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이다. [15] 극중 신노스케는 '돌멩이' 라고 월석의 본질을 짚었고 무의식이 구현한 아버지 긴노스케도 돌멩이 하나 보자고 3시간 기다리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지만 영화 세트장 추억 속에 빠져 있었던 히로시는 '월석'이라고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16] 신노스케와 키가 비슷한 걸로 봐선 5살 정도. [17] 실제 존재하는 곳은 재현 세트장에 불과하지만 상상 속에서는 실제 엑스포이다. [18] 짱구 아빠, 신형만의 발냄새는 사실 어릴 때부터 존재하던 냄새였지만 영화에선 이를 가정을 위해 밤낮 없이 일하던, 통풍이 안 되는 가죽 구두에 땀이 고여 나는 냄새로 재해석하면서 관중들에게 감동을 자아냈다. [19] 이때 카메라가 시계방향으로 돈다. [20] 엘리베이터는 20세기에 툭 튀어나온 물건이 아니라 고대 로마 시대부터 만들었으나, 현대식 엘리베이터의 시초 되는 물건은 19세기(1800~1899년) 중반에 만들고 20세기(1900~1999년)에 도달해서야 보편화 된 것이다. [21] 동계 올림픽, 오키나와 해양 엑스포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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