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11:57:21

강한 2번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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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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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세터 클린업 트리오 하위타선
관련 문서: 강한 2번 타자

1. 개요2. 방법과 효과
2.1. 강한 1번 타자?
3. 논쟁4. 사례5. 기타6. 참조

1. 개요

야구의 공격 전략이자 방법론, 역할론 중 하나. 9명의 타자들 중 2번 타순에 팀에서 가장 강한 타자를 배치시키는 전략을 의미한다.

2. 방법과 효과

야구에서 타순을 만들 때, 전통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테이블 세터: 출루율이 높고 발이 빠른 1번 -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훌륭한 2번
  • 클린업 트리오: 팀 내 가장 뛰어난 타점 생산 능력에 주력도 준수한 3번 - 팀 내 가장 뛰어난 파워 히터, 찬스에서 강한 거포 4번 - 찬스, 쐐기를 이어가는 장타 생산능력이 뛰어난 5번

이 타순에 따르면, 2번 타자는 1번 타자가 출루할 경우 득점권으로 진루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래서 2번타자는 타격 능력보다는 히트 앤드 런이나 희생 번트 등의 작전 수행 능력이 중시되었다. 이렇기 때문에 과거의 야구 경기나 만화(주로 일본 야구 만화)를 보면 1번 타자가 출루하면 2번 타자는 고민할 것도 없이 번트를 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래서 한때 2번 타자는 작전을 내는 감독의 아바타라는 말까지 있었고, 카와이 마사히로 아라키 마사히로같은 타자가 2번 타자의 이상적인 모습이라는 평가가 보편적이었다. KBO 리그의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현대 유니콘스 박종호가 있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세이버메트릭스가 나오면서, 2번 타자에게 요구되던 '작전 수행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2번 타자의 최우선 능력이나 다름없던 번트가 통계적으로 득점에 손해만 끼친다는 이론이 대세가 되고, 이에 따라 기존에 2번 타자에게 요구되던 능력이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게다가 세이버메트릭스가 대두되기 전부터 팀내 가장 강한 타자의 자리가 4번에서 3번으로 옮겨진 상태였는데,[1][2] 전통적인 2번 타자가 역할을 잃어버리게 되자 3번 타자를 2번 타자까지 끌어 올린 것이 강한 2번 타자가 시작된 과정이다.

타자의 작전 수행 능력과 함께 지적된 것은 1회를 제외하면 누가 먼저 타석에 들어설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1회에 1, 2, 3번 타자가 삼자범퇴로 물러나면 2회에는 4번 타자가 선두 타자로 나서게 되는데, 타점을 목적으로 4번에 강한 타자를 배치시키는 목적이 어그러진다는 논리다. 또한 상대적으로 약한 타자가 배치되는 하위 타순이 선두 타자로 나서게 될 경우에는 2번 타자가 타점을 올리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강한 2번 타자가 등장한 근거는 타순의 역할론 따위는 별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굳이 역할에 따라 타순을 배치하지 말고 잘 치는 타자는 상위타선에 배치시키면서 타격 기회를 한번이라도 더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에서 더스틴 페드로이아, 케빈 유킬리스 마이크 트라웃 등이 2번타자로서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했고, 팀도 호성적을 올리면서 이 이론을 증명해냈고,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도루나 번트 능력이 떨어질지라도 높은 타율이나 파워를 보장하면서 주루 플레이도 좋은 소위 호타준족형 타자나 그에 준하는 선수를 배치하여 작전 대신 타격으로 1번 타자를 불러들이는 것으로 시작했다면, 이제 미국에서는 아예 클린업 트리오 3, 4, 5번이 아니라 2, 3, 4번으로 옮겼다는 개념까지 나오며 최고의 타자를 2번에 놓는 팀들까지 나오고 있다.

이 이론을 이해하기 위해 같이 따라가야 할 개념이 하나 더 있는데, 2번 타자뿐만 아니라 기존의 클린업 트리오 또한 역할이 상실된다는 것이다. 강한 2번을 처음 접하는 야구팬들은 2번과 4번에 동시에 강한 타자를 놓아야 한다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술했듯이 역할론 자체가 상실되는 개념이므로 4번에 굳이 최고의 슬러거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 세부적인 타선 분석에 의하면 하위 타순으로 갈수록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장타력이 있는 타자를 배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3]이 있긴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며, 동등한 생산력을 가지고 있는 타자들의 순서를 정할 때나 통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냥 2번 타자에 가장 잘 치는 타자를 두고 그 뒤로 내림차순으로 정렬해도 상관없다.[4]

KBO 리그에서도 2010년대 중반부터 세이버메트릭스가 소개되고, 타신투병[5]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의 타고투저가 심화되고 있는지라, 이 강한 2번타자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스몰볼을 지향해왔던 KBO 리그의 각 구단이나 지도자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도루의 가치가 급감하고, 번트와 작전의 득점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작전형 2번 타자보다는 OPS, 특히 장타력에 기반한 강한 2번 타자 전략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어차피 도루 좀 적게 해도 안타, 홈런 뻥뻥 치면 그보다 더 많이 점수 따는데 뭐하러 힘들게 도루랑 작전을 신경쓰냐는 이야기.

다만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과는 달리, KBO 리그에서는 조금 더 소극적인 강한 2번 전략을 쓰고 있다. 원래 미국에서 강한 2번 타자 전략은 팀내 최고 타자를 2번으로 써야 한다는 이론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타격도 잘 하지만 주루와 작전 수행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만능형 타자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양준혁 이종범을 비교할 때 미국의 강한 2번이라면 타격 생산성이 더 뛰어난 양준혁이 2번이지만 한국에서는 주루 능력까지 갖춘 이종범이 2번으로 올라가는 식이다. 그러니까 여전히 최고 타자는 3번과 4번이 담당하고 2번 타자는 그냥 종래의 2번 역할을 하는 타자보다 타격 능력이 더 좋은 타자에게 맡기고 있다는 뜻이다. 2020년대에는 미국처럼 이제 2~4번 타자가 클린업 트리오가 됐을 정도로 보편적인 전략이 됐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는 미국식의 슬러거보다는 호타준족형 타자를 2번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아직 야구관이 완전히 현대식으로 개선된 것이 아닌 것도 있지만 후술하듯이 박병호 2번 전략이 실패한 것처럼 한국 타자들이 타순에 따른 타격 접근법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다. 아직까지 한국 야구의 타격관은 클린업 트리오 이외에는 이른바 영웅 스윙이 금지되어있고, 한가운데 공을 과감하게 받아쳐서 장타를 만들기보단 투구를 많이 유도해 제풀에 지쳐 볼넷을 얻게 만드는 전략이 여전히 통할만큼 KBO 리그 플레이의 균일성,일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 과거의 야구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수들의 경우 대체적으로 2번 타자에 배치되지 않는 경항이 있다. 아무래도 한 명의 선수에게 수비의 축을 지탱함과 동시에 공격의 선봉장까지 맡아야 하는 이중부담을 지우는 것이 그다지 좋은 그림은 아니기 때문. 메이저 리그도 정상급 타격의 포수들이라 해도 대부분 2번에 배치시키지 않으며[6], KBO같은 경우 역시 한화 이글스 최재훈 NC 다이노스 박세혁 정도밖에 없다.

2.1. 강한 1번 타자?

강한 타자의 타순을 앞으로 당겨 더 많은 기회를 준다는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면 '1번이 2번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기니 1번으로 가야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강한 1번 타자를 주장하기도 한다.

2번 타자가 1번 타자에 비해 더 주목받는 이유는 1회 첫 타석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앞 타자의 출루 여부에 따라 기회가 바뀌는 다른 타석과는 달리, 1회 첫 타석은 무조건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등장하게 된다. 144경기를 치르는 KBO 리그 기준으로 1번 타자는 2번 타자에 비해 약 10타석 정도를 더 나서게 된다는 통계가 있는데, 대신 확정적으로 주자가 없는 타석이 144타석 생기게 된다. 2번 타자의 경우에는 1번 타자의 출루율이 0.333이라 가정하면 1회에 선행 주자가 존재하는 경우가 대략 48번이 생기므로 일반적으로는 약 50타석의 주자 손해가 10타석 더 나서는 것보다 손해라고 판별되기에 1번보다는 2번 타순이 주목받는 것이다.

물론 강한 1번 타자론도 강한 2번에 비해 효과가 낮은 것일뿐, 이것도 효과적인 전략은 맞다. 득점 생산성의 양대 요소라고 볼 수 있는 출루와 장타 중에서, 장타는 주자가 있냐 없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반면 출루는 주자 여부와 상관없이 일관된 생산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루율이 장타율보다 더 높은 선수라면 1번에 서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타순 분석에 있어서도 동등한 생산성을 가진 타자가 있다면 출루율이 높은 타자를 앞에, 장타율이 높은 타자를 뒤에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즉 과거 타순의 역할론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빠른 발과 주루플레이등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로지 순수 출루 능력만 보고 가장 출루 능력이 좋은 타자를 1번에 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4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우, 타석에서의 전체적 생산력에서 트레이 터너 카일 슈와버보다 우세하고, 컨택, 주루능력이나 센스등 전통적인 역할론 면에서도 트레이 터너가 1번이 되어도 문제가 없지만, 오로지 카일 슈와버의 팀내 최고 볼넷 획득 능력을 보고 낮은 타율과 공갈포 기질에도 슈와버를 1번에 고정하는 것이다. 물론 호타준족형 선수라 주루에서도 점수를 벌어들일 수 있는 선수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강한 1번의 예시로는 오타니 쇼헤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무키 베츠, 조지 스프링어, 애런 저지 등이 있으며, 그래디 사이즈모어는 전성기 시절 무려 30홈런 30도루도 기록했다. KBO에서도 이종범, 민병헌, 야마이코 나바로, 멜 로하스 주니어가 강한 1번타자의 대표주자였다.

3. 논쟁

이 전략이 성공을 거둔 이유로 2번 타순에 강한 선수를 넣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팀에 강타자가 많다보니 2번 타순에까지 강타자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먹힌다는 의견도 있다. 즉, 타선의 짜임새가 좋은 팀이기에 유용한 전략이라는 것. 실제 이 전략의 가장 큰 성공사례 중 하나인 2015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보면, 2번 조시 도날드슨, 3번 호세 바티스타, 4번 에드윈 엔카나시온이 전부 30홈런 100타점, 0.900 이상의 OPS를 기록하는 등 화끈한 타선을 자랑했다. 그리고 하술할 한동민의 경우도 당시 팀에 최정, 제이미 로맥같은 선수들이 중심타선에서 엄청난 성적을 올렸고, 그렇기에 한동민까지 2번 타순에 넣을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강한 2번타자 전략이 적중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물론 어떤 타순을 짜든 간에 짜임새가 갖춰져 있지 않으면, 팀 타선이 제대로 안 굴러가고 이에 따라 성적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이는 곧 강한 2번타자 같이 타순의 변화 등으로는 극복할 수 없고, 팀 타선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해, 팀 타선의 전체적인 짜임새가 떨어져서 성적이 하락하는 것을 두고 강한 2번타자 전략의 효용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다소 적절하지 못한 비판이다. 그리고 강한 2번타자 전략이 유명세를 타고 국내로 퍼지면서 이를 두고 다소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며 무조건적인 극찬이나 무조건적인 평가절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 강한 2번타자 전략은 지금 있는 타선을 기반으로 더 좋은 타격 생산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고안된 전략이지, 타순의 짜임새를 창조해 내고 타선을 환골탈태시킬 만한 만능키는 아니다. 다시 말해 위에서 언급한 비판도 애초에 강한 2번타자 전략을 만능키같은 전략으로 보기에 나오는 비판이고, 강한 2번타자 전략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위와 같은 비판은 할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강한 2번타자 전략이 어떤 부분에서 효율적이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나, 앞서 말했듯이 강한 2번타자는 지금 있는 타선에서 더 좋은 타격 생산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다시 말해 '지금 있는 타선'이라는 전제조건 아래에서 더 좋은 생산성을 기대하는 것이지, '지금 있는 타선'이라는 전제조건을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타선의 짜임새를 맞추기 위한 선수단 구성이나 선수 개개인의 기량 문제는 타선을 조정하는 방법으로는 당연히 한계가 있고, 이거는 육성 시스템 확립이나 트레이드, FA 영입, 드래프트 등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때문에 강한 2번타자 전략은 '지금 있는 타선'에서 더 좋은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팀 타선이 강해지든 약해지든 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상시 사용이 가능한 전략이며, 그 효과 역시 통계적으로 검증되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유행을 탄 것이다.

2번 타자가 출루하더라도 그에 비해 반대급부로 약해진 3, 4번타자가 해결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지 않냐는 말이 나올 수 있으나, 그런 타선이라면 전통적인 방법으로 4번타자가 해결하려고 해도 2, 3번 타자가 출루를 못 한다는 말이니 점수를 내지 못하는 건 매한가지다. 오히려 강한 2번타자 전략을 쓰면, 1, 2번 타자가 먼저 출루하면 땅볼이나 플라이볼 등으로 아웃이 되어도 주자가 진루하면서 득점할 수 있는 찬스가 생긴다. 도루나 번트 등 작전을 통해 점수를 내려고 해도 일단 아웃카운트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출루를 해야 시도라도 할 수 있지 않은가. 때문에 강한 2번은 오히려 팀 타선이 약할수록 더욱 효과를 발휘한다.

극단적인 예시로 네 타자가 안타, 2루타, 땅볼, 플라이를 기록한 상황을 가정하고 이들의 순서를 바꾸며 비교해보자. 전통적인 타순에서 기대하는 결과는 1번 타자가 출루한 후 2번 타자가 땅볼(번트)로 주자를 진루시킨 뒤 3, 4번 타자가 타점을 올리는 상황이다. 이 경우 안타 - 땅볼 - 플라이 - 2루타 순서로 1점을 내는 게 최선의 결과고, 번트가 실패한다면 투아웃 2, 3루에 그칠 수 있고 땅볼이 병살타가 나올 경우 아예 이닝이 끝나버린다. 만약 투아웃에서 안타 - 2루타가 나오는 순서라면 마찬가지로 1득점이 가능하지만 투아웃 2, 3루에 그칠 수도 있다. 반면 안타 2루타가 먼저 나오는 상황이라면 땅볼 진루타와 희생플라이를 곁들여 2득점이 가능하며, 빠른 땅볼과 내야 플라이라는 극단적인 조건이 아닌 이상 1점은 매우 높은 확률로 득점할 수 있다. 2루타 안타 후 땅볼과 플라이라면 2점 획득은 어렵겠지만 플라이 아웃 후 땅볼 병살이 아닌 이상 1점은 나온다. 즉 정리하면 2루타가 2번 타순에서 나왔을 때 득점 확률 및 기대치가 가장 높고, 1번 타순에서 나왔을 때가 그 다음이란 것이다.

물론 이는 다소 극단적인 예시로, 삼진이나 내야플라이로 아웃될 수도 있고, 만약 2루타가 아니라 홈런이라면 최대한 주자를 쌓아놓은 뒤 4번 타순에서 홈런이 나오는 것이 다득점을 할 수 있고 제일 이상적이다. 그러나 홈런은 잘 알다시피 득점이 큰 대신 발생확률이 낮아서 기대득점은 높지 않다.[7] 홈런만 아니라면 좋은 타자가 앞에 서는 것이 더 높은 출루율로 기회를 더 많이 창출해낼 수 있으며, 더 높은 장타율로 병살타를 막고 진루타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결국 홈런도 앞 타자가 출루를 잘 해야만 더 큰 득점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강타자가 많으니 2번 타자도 강한 것'이라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전통적인 타순에선 작전수행이랍시고 2번 타자가 번트를 대서 선행주자를 진루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라 홈런이 득점이 더 높다는 가정도 의미가 없다.

메이저리그의 사례만 봐도 2017년의 지안카를로 스탠튼[8], 2016년 아메리칸리그 MVP 마이크 트라웃과 내셔널리그 MVP 크리스 브라이언트, 다저스의 간판 타자로 떠오르고 있는 코리 시거도 2번 타자에 주로 나왔으며, 역대 신인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애런 저지 역시 하위타선-클린업을 거쳐 팀의 최고 타자로 떠올랐을 때 2번 타순에 자리매김했다. 타선의 짜임새가 이미 잘 갖춰진 팀에서도 2번 타자는 그 중에서도 더 잘 치는 타자에게 맡긴다는 점에서, 이미 강한 2번타자의 효용성은 증명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의미에서, 주어진 인력과 환경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의 야구 관행을 포기하거나 혁파하는 현대 야구의 흐름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선발 투수 = 선발 5이닝 이상 승리요건 갖춤 이걸 포기하면서 만든 오프너의 개념으로 탬파베이 레이스같은 팀이 제한된 페이롤과 부족한 탤런트 총량을 쥐어짜 더 많은 이닝을 따내는 변화를 가져왔고, 야구의 타순 = 전략적 의미에 따라 테이블세터,클린업,하위티선으로 분류하여 역할에 맞는 타자를 배치한다는 관행을 포기하고, "야구 오래 해보니까 프로야구건 동네야구건 그냥 빠따 제일 잘치는 사람 순으로 놓는게 제일 좋던데?"라는 결론에 도달해 지금의 변화에 이른 것이다. 어차피 야구에서 모든 경기에 확실한거라곤 1,2,3번 타자가 1회에 나올 수 있다, 1번타자는 선발출장 경기수와 동일하게 1회 무사 리드오프 타격을 한다 이것 정도만 보장인 만큼, 그날 나올수 있는 최고의 타자 순서대로 라인업을 짜고, 타자 실력대로 놓다보면 오버올은 조금 떨어지지만 출루능력이 팀내 가장 좋거나 최고 타자보다 낫다면 그 타자를 1번으로 놓는게 조금 유리하겠다 이것 뿐인 것이다. 이렇게 타순에 전략적 의미를 갖는 과거의 야구관을 포기하고, 이번회는 7,8,9번이 나오는 회니까 좀 약한 불펜을 써도 상대팀이 슬슬 하고 다음회 1,2,3번때 전력을 다하겠지라고 상대 감독과 투수들이 여유를 부리다가 7,8,9번에게 홈런 뻥뻥 맞고 경기를 지는 나이브한 결정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타자들도 마찬가지로 1, 2번이라고 밥상을 깔아준답시고 팀배팅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담장을 넘길 수 있다면 그냥 넘겨버리고 3, 4, 5번 타자라고 타점을 올리는 게 아니라 걸어 나갈 수 있다면 나가는 식으로 타순에 신경쓰지 않고 팀 내 정치적 입지같은 것도 고려하지 말고 컨디션이 나쁘면 타순이 바뀔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하는 정신적 변화를 요구받는다. 또한 상술한대로 7,8,9번 하위타선이라고 수비에 집중하면서 타격에서 슬렁슬렁 그런거 없다는 것또한 새기도록 임하는 것이다.

4. 사례

4.1. KBO 리그

한국에서도 전통적인 작전 수행 능력만 고려한 번트용 2번은 사장되어가는 추세지만, 진짜 팀내 최고타자를 2번에 넣는 강한 2번보다는 장타력도 있고, 발이 빨라 전통적 테이블 세터 역할도 할 수 있는 호타준족 타입의 선수들을 2번에 넣는 타협안(?)이 더 흔하다. 후술하겠지만 김하성[9], 구자욱, 롯데 시절 손아섭[10][11] 등이 여기 해당한다. 발 느린 거포를 2번에 전진 배치하는 전략을 시도하는 감독들도 최근 자주 나오고 있지만, 익숙함의 문제 탓에 아직은 대부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회귀하는 경우가 많은 편.

국내에서 이 강한 2번타자 전략의 시초는 1992년 삼성 라이온즈 동봉철이다. 동봉철은 1992년 타격 sWAR 5.63을 기록하며 팀 내 1위, 리그 전체 7위를 기록하고, 1993년에는 방위 복무와 부상으로 인해 출장 경기수는 적지만 wRC+도 무려 187.5를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당시 동봉철의 앞에서 1번 타자로 나섰던 류중일 감독은 꽤나 인상깊게 봤는지 그 당시를 회고하면서 동봉철을 최고의 2번이라고 표현하였고, 이 동봉철의 최고의 2번이라는 호칭은 야구게임 야구9단에서 동봉철의 고유 특수능력 이름으로도 사용되기도 했다.

2년 뒤인 1994년에는 LG 트윈스 이광환 감독이 고졸 신인이었던 김재현을 2번타자로 기용하면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 해 김재현은 1번타자였던 류지현의 바로 다음 타석에서 21홈런[12], 80타점을 기록하면서 홈런 3위, 타점 2위를 기록했고[13] 양준혁과 시즌 막판까지 타점왕 경쟁을 하면서 기존의 2번타자 개념을 탈피한 신개념 2번타자로서 주목을 받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거포형 타자를 2번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20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 히터를 한 시즌 내내 2번 자리에 고정시킨 사례는 김재현이 최초이다. 물론 김재현은 발도 빨랐다.

이후에도 2번 타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타자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대부분 교타자였고 이 문서에서 언급하는 '장타력이 있다'거나, 팀 내 최고의 타자를 놓는다는 개념은 아니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강한 2번이 처음 언급된 것은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에서 감독으로 재임했던 류중일로부터이다. 상술했듯이 현역 시절 1번 타자로서 강한 2번의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인지 삼성 감독 재임 당시 은퇴한지 얼마 안 된 양준혁을 만나 자신이 양준혁을 쓸 수 있었다면 2번 타순에 놓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기존 1번으로 많이 나온 박한이를 강한 2번의 역할을 부여해 2번으로 놓겠다고 인터뷰했다. 양준혁은 뛰어난 선구안과 컨택으로 높은 출루율을 보장하고 장타율도 괜찮게 뽑아내는 KBO 역대 최강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선수이므로 강한 2번타자론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타자라 볼 수 있다. 그리고 20-20 클럽에 4번이나 가입하는 등, 주력도 괜찮은 수준이었다.[14]

다만 인터뷰와 달리 실제 경기에서 류중일은 박해민을 풀시즌 2번에 기용하거나, 상대 좌완 선발을 상대할때 김상수, 조동찬, 정주현을 2번에 놓는 전통적인 작전수행형 2번 타자를 주로 사용하였다. KBO의 2번치고는 비교적 생산성이 높은 박한이, 오지환을 2번에 기용하기도 하였으나, 해당 선수들은 류중일 재임기에 커리어 중 희생번트를 다른 기간에 비해 훨씬 많이 댔다. 류중일은 언론에서 말한 것과 달리 약한 2번을 자주 쓰고, 비교적 강한 2번을 놓는다고 해도 그 2번 타자를 작전수행으로 약하게 쓰는, 이 문서에서 말하는 강한 2번 타자와는 거리가 먼 야구관을 가진 감독이었다.

SK 와이번스 김용희 전 감독이 이 방법을 추구했다. 그래서 2016년도에는 외국인 타자인 헥터 고메즈를 2번에 썼으나, 헥터 고메즈가 시즌 초반에 1할대 타율을 기록하면서 7번으로 물러났다. 그 후 이명기의 부진으로 인하여 1번으로 기용됐다. 그러다가 2018년, 트레이 힐만 감독이 부임한 SK는 강한 2번 전략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KBO 리그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2번 타자에 한동민이 주로 배치되었고 상황에 따라 김강민, 나주환 등도 배치되었다. 그리고 한동민은 2번 타자로서 40홈런-100타점, OPS .967을 기록하였고, 한국시리즈 MVP까지 먹는,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했다.

올드스쿨과는 거리가 있는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마이클 초이스를 2번 타순에, 서건창을 3번에 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되었다. 전통적인 의미로 생각하면 펀치력이 대단한 초이스는 3번에, 작전 수행능력이 좋은 서건창은[15] 2번에 어울리는 선수이므로 이 타순이 실현되면 본 문서가 설명하는 강한 2번타자의 전형적인 예가 될 수 있을 듯 했지만, 개막전 라인업에서 서건창과 초이스는 테이블 세터로 나오면서 그냥 해본 말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다가 다음 해인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를 무조건적인 4번이 아닌 2번과 3번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장 감독에 따르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키움은 박병호가 2번으로 나올 때 점수를 제일 많이 낼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이 전략을 다시 시도하겠다는 구상을 했다. 실제로 시범경기 첫번째 경기에서 2번타자로 출장했는데, 첫타석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다만 이후에는 하던 대로 4번 타자에 다시 배치를 한 경기도 있어서 '고정 2번은 아니고 4번보다 앞서서 나오는 경기가 많을 것이다' 정도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개막한 뒤, 예민하고 낯가림 심한 박병호가 2번 타순에 적응을 못한 채 타격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를 2번 타순에서 23타석만 세운 뒤, 대신 김하성을 2번에 올렸다. 유격수 김하성을 2번으로 보낸것은 성공적이었다. 2019시즌 김하성은 시즌 초반 부터 포스트시즌 까지 줄곧 2번타자로기용됐다. 19홈런 33도루 100타점 100득점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2020년대 들어서는 모든 팀들이 강한 2번을 시도하고 있다. 2020 시즌에는 두산의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 키움의 김하성, LG의 김현수, NC의 애런 알테어[16], 롯데의 전준우[17] 손아섭, 삼성의 구자욱, KT의 황재균, KIA의 김선빈 프레스턴 터커 등, 대부분의 팀에서 강한 2번을 최소한 한 번은 시도해 보았다. 2021년부터 한화 이글스를 이끄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출루율이 좋은 포수 최재훈을 고정 2번으로 출전시키는 등,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면도 나오고 있다. 다만 KBO 리그에서는 대부분의 강타자들이 2번 경험이 없다는 것 때문인지 2번에서 부진해서 다시 원래 타순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자리잡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3년 기준으로도 자리잡았다고 보기 어렵다. 여전히 발이 빠른 단타형 타자를 2번으로 쓰는 경우가 흔하고 가장 잘치는 타자는 주로 3번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도 2010년대까지만 해도 작전수행형 2번 타자가 대부분이었고 2020년대에도 여전히 작전수행형 2번 타자가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소극적인 강한 2번이 아니라 본격적인 강한 2번을 시도하는 팀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OPS 1, 2위인 멜 로하스 주니어 강백호를 각각 1, 2번에 고정 기용했던 kt wiz,[18] 외국인 타자인 로니 도슨을 2번에 고정 기용했던 키움 히어로즈,[19] 요나단 페라자를 2번으로 썼던 한화 이글스가 대표적이다.

물론 상술했지만 강한 2번이 만능은 아니다. 특히 오랫동안 4번 타자가 최고 타자라는 관점에 익숙해져 있는 KBO에서는 고정관념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들의 적응력 때문에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많은 편이다.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으로 있을 때 당시 KBO를 정복하고 있던 홈런왕 박병호를 2번에 세우는 시도를 했으나 예민한 성격의 박병호가 타순 적응에 실패해 김하성으로 교체한 바 있다. 장정석 감독이 언급하기로는, 2번 타자와 4번 타자는 경기를 준비할 때의 루틴이 다르기 때문에 루틴을 중요시하거나 멘탈이 약한 타자는 타순 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40홈런의 2번 타자 한동민을 썼던 트레이 힐만 감독도 한동민 다음에는 3번에 최정, 4번에 제이미 로맥을 세워 딱 2번만 강하게 만드는 타순을 썼지만, 선수생활을 오래 한 최정과 로맥에게 익숙한 타순을 주고 주전 경력이 짧았던 한동민에게 새로운 타순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이대호 야구대표자에서 3번 타자로 출전했을 때 4번에 비해 경기 준비 시간이 짧아서 루틴이 깨진 적 있다는 에피소드를 풀었다.

사실 이런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소년 단계부터 야구를 가르칠 때 강박이나 징크스에 얽매이지 않도록 유연한 사고를 길러줄 수 있는 방법으로 교육해야 하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팀 내 최고의 타자는 4번에 서야 한다'는 식으로 주입식 교육을 시키니 산전수전을 다 겪고 프로에서 성공할 정도의 대선수가 되어도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4번 타자라는 상징성 때문에 이론을 알고 있음에도 일부러 최고 타자를 4번에 세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사실 타순의 변화는 시즌 전체로 봤을 때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적용하면 차라리 타자별로 자존심과 상징성을 더 중시하는 게 맞는 방법일 수도 있다.[20] 결국에는 이 전략이 효과를 보려면, 프로 지도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프로야구의 인식 변화에 더불어 유소년을 길러내는 아마추어 지도자들의 의식과 지도 방법의 변화도 필요하다.

4.2. 일본프로야구

일본은 여전히 올드스쿨 스몰볼이 통용되는 보수적 야구관이 대세인지라 아직까지는 조금 생소한 전략이고, 여전히 2번 타자가 번트 잘만 대고 있다. 다만 2019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는 팀 내 최고 타자인 사카모토 하야토를 2번 타자로 쓰고 있는 걸 보면 이쪽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카모토는 강한 2번타자에 대한 현장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커리어 초반에는 희생번트를 대는 타자로서 활용하기 위해 2번 타순에 배치됐고, 30홈런을 친 시즌이 있었던 뒤에도 여전히 그랬지만 브레이크아웃 시즌을 겪은 후에는 희생번트 갯수가 시즌 전체를 통틀어 1개 이하로 줄어들면서도 계속 2번에 배치되어 강한 2번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2번 타자로 나왔고, 1번으로 나선 야마다 테츠토와 함께 한국전에서 대활약을 하며 대한민국 야구팬들에게 강한 상위타순의 무서움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2023 WBC에서는 순장타율 0.2가 넘어가는 라스 눗바가 1번, 발이 느린데 선구안과 중장거리 타격에 능한 콘도 켄스케가 2번으로 나와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맹활약하였고 도루나 번트도 없었을 뿐더러 일본 타선이 한국상대로 거둔 유일한 홈런이 곤도에게서 나온 것을 보면 더 이상 일본도 클래식 전술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주었다. 한국도 토미 에드먼 1번과 김하성 2번으로 메이저리거 테이블 세터진을 꾸리긴 했지만 순수 타격 능력으로만 보면 이정후가 있었기 때문에 강한 2번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게다가 에드먼과 김하성이 타격감이 떨어지는 바람에 모처럼 하위 타선에서 양의지 최정이 기회를 마련해도 이정후까지 이어지기 전에 흐름이 끊어지며 왜 현대 야구에서 강한 2번이 쓰이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요미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2017년의 카를로스 페게로[21], 2019년의 오타 타이시[22], 2020-2021년 레오니스 마틴[23] 등 강한 2번타자 전략을 쓰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2024년에는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가 2번 타순에 타일러 오스틴, 마키 슈고를 기용하며 재미를 봤다. 전반기에는 오스틴이 주로 2번을 쳤지만 후반기부터는 클러치 상황에서 부진한 마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마키를 2번으로 기용했다.

4.3.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이미 강한 2번이 본격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따로 사례를 들 것도 없지만, 특이한 케이스라고 하면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있다. 타격만으로도 리그 MVP를 다툴 정도로 강한 타자기 때문에 2021년 마이크 트라웃의 장기 부상으로 인해 트라웃을 대신하여 강한 2번타자의 롤을 수행했다. 문제는, 에인절스 타자들의 상태가 투타겸업을 하는 오타니의 반도 못 따라가는(...) 처참한 지경이라서 오타니는 타격만 하는 날은 물론 본인이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날에도 2번 타순을 지켜야 하는 아스트랄한 상황에 놓였고 상대 투수가 오타니를 대놓고 피해가자 1번 타순에 배치되는 일도 많아졌다. 본인이 등판중일 때는 상관없지만, 투구를 마치고 내려간 후에는 타선에서 가장 강해야 할 2번 타순에 가장 약한 투수가 들어가게 된다. 이는 나중에 '오타니 룰'이 신설되어 선발 투수가 타격까지 할 경우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에도 지명타자로 계속해서 뛸 수 있도록 룰이 개정되면서 과거의 일이 되었다.

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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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 다른 얘기지만 본의 아니게 강한 상위타선이 실현된 적이 있었다. 해당 사진은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된 1986년 6월 14일 삼성 라이온즈 MBC 청룡의 경기 전 사진인데, 이 사진을 보면 이만수가 포수임에도 1번 타자로 배치됐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당시 삼성의 김영덕 감독이 이 해 김봉연과 KBO 최초의 통산 100홈런 달성 경쟁을 벌이던 이만수를 도와주기 위해 한 번이라도 홈런을 칠 기회가 더 돌아오는 1번 타자로 기용한 것이다. 김영덕 감독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KBO 최초의 통산 100홈런 기록은 이만수에게 돌아갔으나, 김봉연도 시즌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소속팀 해태 삼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며 기분좋은 한 해를 보냈다. 이처럼 예전에는 기록을 위해 스타 플레이어를 상위 타순에 배치하는 일이 흔했다.
  • 다른 세이버매트릭스 기반 전략과 달리 웬만한 야구 게임에서 다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비 부담이 구현되어 있지 않을 경우 포수를 세워도 문제없다.

6. 참조



[1] 대한민국과 일본에서나 4번의 상징성이 부각되었지, 미국에서는 옛날부터 3번이 팀 내 최고 타자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한 예로, 3번 타자로 자주 나섰던 베이브 루스는 자신 다음 4번을 치던 루 게릭에게 "넌 그래서 4번밖에 못치는 거야"라고 비난하기도 하였다. 최고타자는 4번이 아니라 3번이라는 전제가 없으면 할 수 없는 발언. [2] 한국에서도 이마양, 우동수 트리오의 배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팀의 최고 타자를 3번에 배치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3] 2000년대 초반 키릴 모롱이라는 세이버메트리션이 타순별로 이벤트의 가치에 대해 내놓은 분석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분석에 따르면 안타를 생산해 내는 능력은 1번, 3번, 2번 순서로 가치가 높으며, 파워의 경우 4번, 5번, 2번 순서로 가치가 높다. 선구안은 1번, 2번, 5번 순서로 가치가 높게 책정됨을 알 수 있다. 요약하면 1번은 출루하고, 2번은 종합적으로 모두 준수해야 하고, 3번은 안타를, 4번과 5번은 장타를 친다면 최적의 타순이 된다는 분석이다. [4] 50홈런급 거포지만 주루능력은 떨어지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이나 애런 저지가 돌아가면서 2번을 맡았던 뉴욕 양키스나, 리그 최고의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을 2번에 고정하고, 4번타자에 단 한 번도 20홈런을 친 적 없는 수비형 유격수인 안드렐톤 시몬스를 올리는 LA 에인절스 등이 있다. 2016시즌에 월드시리즈를 우승했던 시카고 컵스 역시 2번과 3번에 30홈런 100타점 듀오인 크리스 브라이언트 앤서니 리조를 배치하였지만 4번에는 이들보다 장타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벤 조브리스트를 놓았다. [5] 타자, 투수병신. [6] 다만 밀워키 브루어스의 경우 야스마니 그랜달을 2019시즌에 2번타자로 기용한 적이 있으며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들리 러치맨은 붙박이 2번 타자로 출장하고 있다. [7] KBO 리그의 대표적인 슬러거인 박병호의 타석당 홈런 비율은 6.35%밖에 안되고, 이승엽도 5.65%밖에 안된다. 홈런을 아무리 많이 친들, 단순 안타보다 더 많이 칠 수는 없다. [8] 시즌 중반부터 고정 2번 타자로 선발출전했고, 현지시간 9월 23일 경기 기록을 합쳐서 2번 타자로 출장했던 103경기에서 45홈런을 기록했다. 디 고든의 주루 능력 때문에 스탠튼에게 속구를 던지는 비율이 높아졌고, 적극적 해결 능력을 요하는 3-4-5번의 클린업 트리오에 있던 때보다 더 편안하게 타석에 임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9] 메이저리그 진출 전 [10] 나이를 먹으며 장타력이 줄었지만 컨택 툴은 살아 있어 NC 이적 후로는 2번보다는 리드오프로 나서는 빈도가 늘었다. [11] 엄밀히 따지면 롯데 시절 고정 2번을 맡은 시즌은 20년, 21년뿐이다. 11년~14년엔 고정 3번 타자였고, 선수 본인이 3번 타순을 부담스러워 해 15, 16년엔 1번 타순을 맡았다. 본격적으로 2번 타순을 맡게 된 건 전준우가 1번 자리를 꿰찬 17년도부터이고, 18년도에 처음으로 2번 타순에서 300타석을 넘겼다. 이 시기엔 강한 2번 타자 담론이 있긴 했지만 3번 타순의 위상이 더 높았다 보니, 손아섭의 높은 타격 생산력 탓에 전준우와 함께 3번 타순을 오갔다. 다만 조원우 감독이 상대적으로 타격이 많이 떨어지는 문규현, 김문호 등을 2번에 배치하는 등 전형적인 올드스쿨형 배팅 오더를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수 본인이 1, 3번에서 부담감을 느꼈기에 2번으로 자주 나왔다는게 맞는 분석이다. [12] 이 당시는 투고타저였기 때문에 20홈런만 쳐도 엄청난 거포소리를 듣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김재현의 홈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 야구장이었다. 이 기록은 kt wiz 강백호가 갱신하기 전까지 고졸 선수의 데뷔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참고로 유지현도 1번 타자로서 15홈런을 기록하였다. 사실 이 시기 잠실구장은 구단 상관없이 좌우측 펜스를 약간 앞당긴 편이었는데, 각각 유지현 존, 정수근 존으로 불렸다. [13] 이마저도 류지현이 안타가 아니라 홈런을 뻥뻥 쳐대면서(...) 타점에서 손해를 본 편이었다. [14] 물론 양준혁의 통산 도루 성공률은 60%대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 기록을 위해서 무리하게 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만큼 주력이 있기 때문에 상위타순에서 주루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이대호나 최준석마냥 느린 건 아니니 [15] 물론 서건창은 작전용 타자가 아니라 장타는 못 쳐도 안타를 뻥뻥 쳐내는 리드오프형 선수다. [16] 영입 때부터 걱정했던 것처럼 컨택이 안 좋아 초반 타율이 낮아서 강한 2번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성적과 무관하게 애초에 이동욱 감독은 시즌 개막 때부터 알테어를 2번에 배치했으니 강한 2번을 의도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알테어 본인이 영 좋지 않은 모습을 계속 보이자 알테어를 하위타순으로 보내는 대신 박민우- 이명기의 전통적인 방식의 테이블세터로 시즌을 치렀다. [17] 전준우는 이미 2018년에 시즌의 대부분을 1번 타자로 뛰며 33홈런에 wRC+ 146을 찍고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는 등 강한 1번타자의 정수를 보여주며 커리어하이를 찍은 바 있다. [18] 강백호의 부진 이후에는 1번 로하스는 유지 중이지만 2번은 여러 번 바뀌었다. 김상수를 세워서 클래식 타순을 구축한 적도 있다. [19] 도슨의 부상 후에는 김혜성이 나섰다. 김혜성도 강한 타자지만, 본격적인 강한 2번을 추구한다면 송성문의 타순이 올라가야 한다. 물론 두 선수의 타격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강한 2번에 반하는 타순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후로는 리드오프 실험을 거치며 이주형이 2번이 되었다. [20]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선수들에게 타순은 등번호와 더불어 또 하나의 자존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강한 2번이 일반화된 미국에서도 다저스의 3번으로 오랜기간 자리잡은 저스틴 터너를 2번 타순에 기용하기 위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면담하여 양해를 구한 케이스가 있다. [21] 2019년 후반기에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그 페게로가 맞다. [22] 2번타자로 주로 나와 20홈런을 쳤고, 타율도 .289로 준수했다. 허나 BB/K가 처참해서 OPS가 .776밖에 나오지 않았다. 팀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에 OPS 4위를 기록하면서 결과적으로 강한 2번타자 전략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참고로 1위는 3번타자 콘도 켄스케, 공동 2위는 각각 1번과 4번으로 주로 나온 니시카와 하루키 나카타 쇼. [23] 이 선수는 참고로 컨디션이 좋으면 2번, 안 좋으면 오히려 4번으로 나올 정도였다. 즉 감독이 최적 타순을 2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 [24] 2019년도에 강한 2번 전략을 시도했던 장정석 감독이 이 전략이 선수에게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 전략을 실행하면서 감독이 선수를 어떻게 관리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