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야구에서 타자의 머리를 맞추는 투구를 부르는 말.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며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언급되는 말이다.[1]
빈볼과 다른 점은, 빈볼은 '고의로 타자의 몸에 던지는 공'이라는 '고의성'에 의미를 두지만, 헤드샷은 의도야 어찌되었든 '머리에 맞는 공'이라는 결과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더라도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지는 것은 매우 위협적인 행위이다.
빈볼은 단순히 위협적인 행동이어서가 아니라, 정말로 물리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야구공은 돌같이 딱딱한데 경우에 따라 크게 다치거나, 심지어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라 할 수 있다. 140g의 야구공을 150km 속력으로 맞을 때 충격은 1m 위에서 떨어뜨린 28kg 물체에 맞는 충격과 맞먹는다. # 피해자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며, 실제로 공에 맞고 사망한 사례도 있다.
의도를 가지고 머리를 향해 던지는 것은 살인 시도나 다를 바 없기에, 의도적으로 헤드샷을 던지는 투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의적으로 몸을 향해 던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 공이 실투가 되어 머리를 향하는 경우도 있다.
2. 사례
2.1. KBO
2007년 5월 22일 경기 하이라이트끝내기 헤드샷으로 끝난 2007년 5월 22일 롯데 vs KIA의 경기가 있으며, 위 동영상은 그 경기의 하이라이트.
2000년대 초 의도, 구질, 구종에 상관없이 머리만 맞으면 즉시 퇴장 규정이 있었다가 구단, 선수, 팬들의 계속된 비판으로[2] 이 규정이 2005년 폐지되었는데, 이후 2013년 9월 8일에 각각 다른 경기장에서 2번의 헤드샷이 나오면서 두명 모두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논란이 덜한데 비해, 다른 하나는 야구계에 거친 후폭풍을 몰고 오기까지 했다. 이 사건이후로 2014년부터는 '헤드샷 룰'이라는 규칙이 만들어졌다.
8.02 투수는 다음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중략) (d) 고의적으로 타자를 맞히려고 투구하는 것 이 같은 반칙행위가 생겼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는 심판원은 다음 중 택일할 수 있다. (1) 그 투수 또는 그 투수와 감독을 한꺼번에 경기에서 퇴장시킨다. (2) 그 투수와 양 팀 감독에게 이 같은 투구가 다시 나올 때는 그 투수(또는 그 투수를 구원 등판한 투수)와 감독이 퇴장 당한다는 요지의 경고를 한다. 심판원은 반칙행위가 일어날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는 경기개시 전 또는 경기 중임을 가릴 것 없이 언제든지 양 팀에 경고할 수 있다. 총재는 9.05에 규정된 권한에 따라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원주] 타자의 머리를 향해 투구하는 것은 스포츠정신에 위배되고 대단히 위험하다. 이러한 행위는 누구라도 비난할 것이다. 심판원은 곧바로 이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여야 한다. |
KBO 야구 규칙 8.02 투수 금지 사항에서 발췌 |
4. 투수 ...(중략) ④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 |
KBO 리그 규정 "경기의 스피드업"란에서 발췌 |
요약하자면
- 고의성 여부에 상관 없이 직구가 타자의 머리를 맞히거나 스치기만 해도 투수는 무조건 퇴장 조치한다.[3]
- 맞지 않더라도 직구가 머리를 향해 날아가면 경고를 부여한다.
- 변화구가 타자의 머리를 맞히는 경우는 퇴장을 당하지는 않더라도 경고를 받을 순 있다. [4]
2014년 3월 19일 시범경기에서 롯데 투수 송승준이 이 규칙에 의한 1호 퇴장 선수가 되었다.
리즈의 논란의 사구 영상 모음
다만 직구라고 명시되어 있는 부분 때문에 논란이 생겼다. 2019년 5월 4일 SK의 김태훈은 롯데 강로한의 머리를 143km/h 투심패스트볼로 맞혔는데, 심판진은 이 투심패스트볼을 체인지업성 변화구라고 판단하여 김태훈을 퇴장시키지 않았다.
차라리 구속으로 따지자는 의견과 그냥 무조건 퇴장[5]을 주자는 의견도 있는데 현재는 후자가 우세한 상황.
급기야 2021시즌 낙동강 시리즈 첫 경기에서 NC의 송명기가 롯데의 딕슨 마차도에게 헤드샷을 던진 사고가 터지고야 말았다. 향후 부산 원정에서 또 다른 롯데 타자에게 또 헤드샷을 던지면 제2의 윤석민이 될 수 있기에 아직 세는나이로 겨우 22세인 송명기가 얼마나 멘탈을 잘 추스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며칠 후, 2021시즌 잠실시리즈 첫 경기에서도 LG의 김대유가 두산의 박세혁[6]에게 헤드샷을 던진 사고가 터졌다. 박세혁이 고통을 못이겨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중계방송을 통해 생생히 전달될 정도였고, LG 선수단도 승리 확정 후 과도한 셀레브레이션을 자제하고 겸손을 지킬 정도였다.
또한 5월 11일 삼성 VS KT의 경기에서는 KT 투수 주권이 피렐라의 머리를 맞추고 사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지며 잠깐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곧바로 퇴장 조치를 받았지만 덕아웃에서 잠시 나가지 않고 앉아있는 모습이 보여졌는데, 경기가 끝나고 통역을 불러서 제대로 사과했고 피렐라도 웃으면서 받아줬다고.[7]
2023년 8월 26일 잠실에서 열린 SSG와 두산의 경기 5회에서 이병헌의 타구가 한유섬의 어깨에 맞고 튕겨져서 머리를 재차 가격하는 일이 있었다. 고의성은 없었기에 즉시 타석으로 달려가 사과했고, 딱 타이밍이 맞게 이병헌이 강판되어 상술된 KBO 규약에 의해 퇴장당한 듯한 모양이 되자 심판이 직접 "퇴장이 아닌 정상적인 교체"라고 설명했다.
2024년 7월에는 선발투수가 헤드샷 퇴장으로 조기 강판되는 일이 하루 간격으로 두 번이나 일어났다.
- 우선 7월 12일 광주 SSG vs KIA 경기에서는 SSG 선발 오원석이 3회말 1사 상태에서 KIA 최원준에게 초구에 헤드샷을 던져 퇴장됐다. 오원석 본인은 헤드샷 전까지 2.1이닝동안 32구 2탈삼진 1볼넷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중이었고, 직전 3회초에 SSG 타선이 10점을 뽑아낸 덕분에 득점지원도 넉넉했던 상황. 잘 던지다가 단 한 개의 실투로 본인이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날렸고, 큰 점수 차로 앞서가는 상황임에도 조기에 불펜이 가동되면서 팀에도 부담을 준 결과를 초래했다.
- 다음 날인 7월 13일 잠실 삼성 vs 두산 경기에서는 삼성 선발 원태인이 1회말부터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실점하며 흔들리더니, 결국 두산 강승호에게 2스트라이크를 잡아 놓고 3구째에 헤드샷을 던지며 퇴장됐다. 이렇게 0.2이닝만에 강판됨으로써 본인의 선발 등판 시 최소 이닝 소화라는 불명예 기록을 썼다.
2024년 기준 최소투구 헤드샷 퇴장은 2018년 8월 4일, 1회말에 세스 후랭코프가 1번타자였던 로저 버나디나의 헬멧에 직구 헤드샷을 맞춰 2구만에 자동 퇴장당했다.
2.2. NPB
일본 NPB에서는 이 의미의 헤드샷을 주로 위험구(危険球)라 부르며, 두부사구(頭部死球, 머리에 맞는 공)라는 표현도 가끔씩 쓰인다. 여담으로 아오키 노리치카가 무려 6번의 헤드샷을 당했으며 일본프로야구에서 이 부문 통산 1위이다. 헤드샷을 던져서 퇴장당한 횟수는 야마구치 슌의 4번이 1위.NPB에서의 위험구 규정은 1982년에 정해졌지만 제대로 확립되지는 못하였는데, 1994년에 사건이 터지면서 서서히 뿌리잡게 된다.
1994년 5월 11일에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야쿠르트 쪽 홈경기에서 야쿠르트의 니시무라 타츠지가 무라타 신이치에게 헤드샷을 날린 것을 시작으로, 그 니시무라는 바로 타석에서 보복사구를 맞으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러다가 7회 초에 니시무라가 요미우리의 외국인 타자 댄 글래든[8]의 머리 쪽으로 실투를 날렸는데, 바로 격분한 글래든이 야쿠르트 포수 나카니시 치카시와 언쟁을 벌이다 구타한 것을 시작으로 엄청난 패싸움이 발전되었다. 벤치 클리어링이 진정된 후 심판은 니시무라, 나카니시, 글래든을 모두 퇴장처분시켰고 글래든에게는 10일 출장정지와 10만엔의 제제금이 부과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센트럴 리그에서는 고의든 과실이든 머리에 공을 던지면 퇴장이라는 룰이 정립되었고, 2002년에 룰을 개정하면서 양대리그에 동일한 룰을 적용하게 되어 지금에 이른다. 다만 여전히 헤드샷 시 퇴장 여부 판단은 구심에게 위임하고 있는지라, 이미 한차례 홍역을 겪은 뒤로 엄격해진 센트럴 리그쪽과는 달리 퍼시픽 리그 쪽은 헤드샷 퇴장 케이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3. 기타
반대로 투수가 타자가 친 타구에 헤드샷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사례로는 2024년 8월 24일 KIA 네일이 NC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직격당해 시즌아웃되는 사고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투수는 헬멧 등의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투구의 속도보다 타구의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강습 타구 헤드샷이 확률은 훨씬 낮아도 더 심각한 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타자가 타구로 고의로 투수를 맞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별도의 페널티는 없다.1루, 3루 베이스 코치가 선상 강습 타구에 맞는 경우도 있으며, 2007년 마이너리그에서 마이크 쿨바 코치가 타구에 맞아 사망한 이후 베이스 코치들은 반드시 헬멧을 쓰도록 룰이 개정되었다.
야수의 실수로 인해서 주자의 머리에 공을 맞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타자의 경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상황이며, 코믹한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짤방으로 만들어져 영구적으로 박제되기도 한다. 참고로 이런 상황은 수비방해가 아닌 인플레이 상황이며 이로 인해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던 주자가 살아서 세이프가 되었다면 송구한 야수에게 실책이 주어진다.
경기전 시구를 할때 헤드샷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시구자가 야구와 관련없는 일반인이고 빠른 직구도 아니라 크게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관대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간혹 머리로 투구가 날아오는데 그게 슬로커브 같은 느린 변화구가 날아오는 경우가 있다. 이 때 타자가 느린 볼임을 간파하면 맞아도 안전한 쪽에 살짝 들이밀어 사구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1]
사실 빈(Bean)이 머리를 속되게 부르는 단어임을 생각했을 때 헤드샷이야말로 사전적으로 정확한 의미의 진품 빈볼이라고도 볼 수 있다(...)
[2]
아예 1회초 시작하자마자 선발투수 손에서 빠진공이 타자 머리에 맞고 퇴장당하는 일이 있었고(KIA 훌리오 마뇽. 이후 다음경기 선발이던
김진우가 나와서 그경기를 9회까지 다 던지고 9이닝 구원승(......)을 챙겼다.), 타자 머리 위로 빠지는 폭투성 공에 고의로 머리를 들이밀어 공에 맞아서 퇴장을 유도하는(이건 웬만한 미친놈 아니고서야 자기 몸이 소중하니 하기 힘든 거지만 진짜로 그런 미친놈이 있었다.) 일도 생겨서 결국 폐지된다.
[3]
구속이 얼마인지 여부와 타자가 공을 맞은 장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대신 타자가 일부러 머리를 들이대서 맞았을 경우 퇴장은커녕 몸에 맞는 볼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모호한 상황이면 정밀 분석 대상에 포함된다.
[4]
경고를 받은 상태에서 또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면, 퇴장 사유가 된다.
[5]
현재는 변화구의 경우 두 대 맞춰야 퇴장
[6]
2023 시즌을 앞두고 이 두 선수는 모두 팀을 옮겼다. 김대유는 KIA로, 박세혁은 NC로 이적했다.
[7]
이 경우에는 헤드샷도 헤드샷이지만 주권의 개인 인스타에 몰려가서 욕설테러를 행할 정도로 몰상식한 일부 삼성팬들의 태도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마운드에서 넘어지는 척하면서 고의로 피렐라의 머리를 맞췄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은 덤.
[8]
메이저리그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미네소타 트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뛰었었다. 요미우리에서는 1994년 한 해만 뛰고 방출되었고, 바로 은퇴하여 코치 및 스카우터를 역임하다가 지금은 야구 해설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