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1 15:10:17

핵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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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웹툰 로맨티컬리 아포칼립틱에서 묘사된 핵겨울.
1. 개요2. 반론3. 핵여름4. 핵겨울이 등장하는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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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겨울 / Nuclear Winter

1. 개요

MinuteEarth의 영상

미국의 우주 물리학자인 칼 세이건과 그를 필두로 한 민간 과학자 단체가 발표한 가설.

초대형 화산[1]이 터지면, 그 구름들이 하늘을 오랜 시간 동안 가려서 지구 온도가 내려가듯이, 핵무기도 엄청나게 많이 대도시들을 파괴하면 블랙 카본 등 먼지구름들이 하늘을 가려서 온도가 떨어진다는 가설이다. 1982년 사설 2007년 논문 그로 인해 농업 생산량이 급감하여 현 인구를 먹여 살리기에 부족할 것이란 가설이 추가되었다. Nature Food, 2022

가설 자체는 핵전쟁의 공포를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요소이기 때문에 핵전쟁을 다루는 가상 매체에서는 종종 등장하는 묘사지만, 어디까지나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는 '그런 거 없다'는 반박이 더 우세하며, '핵폭탄'보다 더한 자연재해로도 별다른 기후 변동은 없기 때문에 현재는 그다지 신빙성 있는 주장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초창기 핵겨울 이론은 핵무기의 위험을 강조하기 위한 프로파간다적 성격도 좀 끼어있어 정치적인 비판론도 크다. 설령 학계일지라도 정치적인 프로파간다를 저지르지 않는 것은 아니며, 핵무기를 억제하자는 취지는 좋았지만 그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공포 마케팅'을 했다는 비난을 받는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는 스스로 판단할 일이다.

2. 반론

핵겨울 이론의 시작은 냉전 당시, 미국 소련이 소유한 수천 메가톤에 달하는 핵을 모두 터뜨리면 핵폭발로 나온 에어로졸이 태양빛을 가려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이걸로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는지 '온도가 몇 도 떨어져 만년빙 지대가 생기면 태양빛을 반사해 온도가 지속적으로 강하하게 된다'라는 주장이나, '온도는 몇 도 떨어지는 것뿐이지만 그것 때문에 생태계의 흐름이 파괴되고, 농업 역시도 붕괴하며 나아가 인류가 멸망한다'는 가설로 진화했다.[2]

화산 폭발이나 운석 충돌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평균 기온 저하의 사례는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상술한 설이 이론상으로는 아예 말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핵무기의 위력이 해당하는 자연재해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미약하다는 것이다. 고작 인간이 만들어낸 핵무기 따위로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인간의 오만이라는 뜻.

공룡을 비롯한 지구권의 대다수 생명체가 멸종한 K-Pg 멸종 때 떨어진 운석의 위력은 대략 1~2.4억 메가톤으로 현재 지구상에 있는 모든 핵무기의 위력인 7천 메가톤의 수만 배 수준이었다. 헌데 그런 가공할 위력을 가진 운석으로도 핵겨울 비슷한 저온 효과는 기껏해야 수십 년 정도에 그쳤다고 추정된다. 라키 화산, 탐보라 화산 등의 초화산 폭발도 기온을 저하시키긴 했지만, 기껏해야 몇 개월~몇 년 정도만 짧게 지속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자연재해보다 위력이 훨씬 약한 핵무기의 여파 따위로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리가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현재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기껏해야 핵무기가 폭발한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아주 약간 내려가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판단되고 있다.

한국에만 매년 몇 개씩 날아오는 태풍만 해도 24시간마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핵폭탄이었던 차르 봄바 20개가 터지는 분량의 에너지를 내뿜는다. 지구의 대규모 기상 현상이나 지각 운동에 비해서 인간이 만들어낸 에너지양은 하찮은 수준에 불과하다. 소규모의 화산 폭발 하나만으로도 차르 봄바의 에너지양을 아득하게 능가하는데 그런다고 전 지구적, 장기적인 기상 영향이 얼마나 있었는가? 결국 핵전쟁으로 인한 핵겨울은 국지적인 수준의 미묘한 기후 변화를 초래할 수는 있으나, 그 수준이 미묘하기 때문에 빙하기 수준으로 기온이 내려가서 전 지구적인 대멸종이 일어난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설령 핵겨울 이론대로 그 정도 수준의 기후 변화가 실제로 일어난다고 해도 인류 멸망설 등은 과장에 가깝다. 문명 자체가 핵전쟁으로 크게 후퇴한다고 해도, 애초에 '문명' 자체가 없었던 원시 인류도 빙하기를 버텨냈다. 문명 시대 이후에도 라키 화산, 탐보라 화산 등, 핵겨울보다 더욱 심한 일시적 겨울도 역사적 혼란은 있었을지언정 멸망하지 않고 견뎌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핵겨울로 인한 인류 멸망은 기우에 가까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핵겨울 이론은 다소 수정되어, 핵전쟁으로 인하여 곡창 지대가 궤멸되어 전 세계적 식량 부족이 일어날 수는 있다는 설도 나왔지만, 이 또한 핵무기의 여파와는 별 관련이 없다. 이 경우에는 앞선 이론처럼 핵무기로 인한 기상 이변으로 농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물리적으로 해당 지역이 초토화된 여파로 잠시 동안 농업이 불가능해진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쟁의 여파가 가시면 다시 농업을 재개하면 그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초래된 2022년 식량·에너지 위기만 봐도 알겠지만, 핵전쟁이 아니더라도 전쟁이 장기화되면 그 여파로 농업 생산량 저하와 식량 부족은 쉽게 일어난다.

방사능에 의한 피해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으나, 핵무기는 원자력 발전소가 아니다. 핵폭탄이 터질 때 방출되는 방사능 낙진은 그 순간은 위협적이지만 분출원이 금방 소멸하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방사능 잔여물이 거의 없어진다. 지속적으로 위험한 방사능을 내뿜는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는 다르다. 실제로 체르노빌은 아직까지도 위험 지역이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투하 직후 복구가 되자마자 평범하게 사람들이 다시 살기 시작했다.

이미 인류는 수천 발의 핵 실험을 지난 냉전 기간 동안 수행하여 왔으며, 그로 인해 핵겨울이 발생하긴커녕 지구 온난화로 고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선 기존 핵 실험이 환경 영향을 고려하여 바다, 지하, 인공 건축물 저밀도 지역 등에서 수행되어 왔으며, 실제로 전 세계적인 전면 핵전쟁이 발발하여 대도시들이 다량 파괴된다면 기존 핵 실험들관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는 반박이 있다.

3. 핵여름

반대되는 이론으로 핵여름(Nuclear Summer)이 있다. 핵여름의 경우는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실 효과 작용을 하여 지구의 표면 온도를 상승시킨다는 이론. 다만 '겨울'과 달리 '여름'은 큰 임팩트가 없다 보니 창작물에서도 잘 다루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서 지표면에 핵미사일을 1000발가량 맞고 사막화가 된 코랄이라는 행성이 등장한다. 물론 배경이 26세기인 만큼 넘사벽 기술력으로 사막화가 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들쭉날쭉하는 방사능 수치를 제외하고는 멀쩡한 행성으로 복구시켜서 행성 인구도 60억이 넘는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근미래를 다룬다. 전쟁의 여파로 지구의 대부분이 사막화된 것은 물론 방사능의 영향으로 인류의 대부분은 돌연변이 내지 암 환자다.

4. 핵겨울이 등장하는 매체

원래 폴아웃 시리즈에는 핵겨울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 한동안 정설이었다. 왜냐하면 폴아웃 2의 디자이너 크리스 아벨론이 폴아웃 세계관에서는 핵겨울이 없었다(but I don't think one ever occurred in the Fallout universe)고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폴아웃 바이블 6 그 이유에 대하여는 폴아웃 세계관의 핵탄두는 현실의 1950년대 수준의 핵무기를 가정했고 그 정도 파괴력과 양이면 핵겨울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폴아웃 연대표상에서 언급된 대겨울(Great Winter)은 핵전쟁과 무관하게 일어났다는 것이 그의 설명. 또한 크리스 아벨론은 뒤이어 벌어진 유저와의 토론에서도 핵겨울 이론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다른 유저의 코멘트를 인용하면서 폴아웃 세계관에서의 핵겨울 설정을 부정하였다 폴아웃 바이블 8. 하지만 폴아웃 바이블은 폴아웃 캐논이 아니고 아래와 같이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 핵겨울이 언급되었기 때문에 폴아웃 세계관에서 핵겨울은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정사이다.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는 몇몇 NPC들이 지나가는 말로 " 모하비 황무지를 순찰하다 보면 차라리 핵겨울이 오길 바랄 정도야."[3]는 드립을 종종 치곤 한다. 실제로 폴아웃 시리즈 대전쟁 이후 핵겨울이 찾아왔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전쟁 직후, 건조한 서부인 시온 국립 공원에 은둔하던 랜달 딘 클라크의 기록에서도 1월 중순에 녹색 형광을 띤 눈이 내리고 폭풍이 몰아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 드립은 굉장히 뜬금없기 때문인지 인터넷 밈으로도 승화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게임이 게임인지라 당연하다는 듯이 핵겨울을 재현한 MOD도 등장했다. 핵겨울의 한복판에서 핵겨울이 왔으면 하는 NPC들이 일품

폴아웃 76에서는 배틀 로얄 모드와 해당 DLC의 이름으로 등장했다.

로맨티컬리 아포칼립틱의 세계가 바로 핵겨울 상태다. 대충 동식물이 살아남거나 미생물이 활성화하기가 힘들 게 추위가 심하니 등장인물들은 통조림이나 보존 식량으로 살아간다. 다만 최근 전개에서 구름이 걷히고 수년 만에 봄이 찾아오면서 핵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에서의 샤아 아즈나블은 지구에 액시즈를 떨어뜨려 핵겨울을 일으켜 인류를 우주로 강제로 이주시킨다는 방법으로 지구를 치유함과 동시에 어스노이드들을 뉴타입으로 강제 진화시킨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우지만 1년전쟁 때부터 악연을 맺게 된 숙명의 라이벌 그가 있던 부대에 의해 저지되었다.

메트로 유니버스 세계관도 핵전쟁으로 온 포스트 아포칼립스답게 계속 겨울이다. 그러나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시점에선 핵겨울이 점점 끝나가는 조짐이 보인다. 메트로 엑소더스에선 각 지역마다 다양한 기후가 천차만별이며 모스크바와는 다르게 지상에서 그럭저럭 살아가는 모습으로 나온다.

헤일로 시리즈에 등장하는 UEG의 이주지 행성 중 하나인 하베스트 역시 핵겨울이 왔었다. 다만 핵무기로 인한 것은 아니고 코버넌트 함대가 플라즈마 폭격을 가했고 그 영향으로 인해 핵겨울이 온 것.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2011년 크리스마스 특집 Holly Jolly Secrets 에피소드에서는 얼음 대왕이 고고학자였던 사이몬 패트리코프에서 지금의 얼음 대왕으로 변하는 과정을 녹화한 비디오가 있는데 도중에 핵 공격으로 인해 핵겨울로 뒤덮여 가는 세계를 잠깐이나마 볼 수 있다.

테라 인빅타 게임에서 플레이어나 타 세력이 다량의 핵을 사용하면 핵겨울이 랜덤으로 촉발될 수 있다. 발생한다면 몇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의 GDP가 감소한다. 2020년대 기술로 외계인 침공을 막아야 할 세력들이 이런 식으로 공멸해 버리면 게임 오버.


[1] 백두산 이상의 화산이면 된다. 가장 큰 화산은 옐로스톤 화산이다. [2] 지구 온난화를 경계하는 이유도 오르는 온도 자체는 별로 높아 보이지 않지만, 이것이 연쇄적으로 작용하여 도미노가 굴러가기 때문이다. [3] "Patrolling the Mojave almost makes you wish for a nuclear winter." 물론 뉴 베가스 시점은 핵전쟁이 터지고 난 지 200년 뒤의 일이라 구울을 제외하고 살아있는 NPC 중에 핵겨울을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안 겪어봤으니 이런 말을 하지. 저 대사가 출력되는 빈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옆 동네 엘더스크롤 시리즈 무릎에 화살에 준하는 밈으로 취급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