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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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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Jane Eyre
파일:Jane-Eyre.jpg
작가 샬럿 브론테
국가 영국 파일:영국 국기.svg
언어 영어
장르 로맨스
출판년도 1847년 10월 16일
출판사 Smith, Elder & Co.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4. 평가5. 각색물
5.1. 영화
5.1.1. 1910년5.1.2. 1943년5.1.3. 1996년5.1.4. 1997년5.1.5. 2011년
5.2. 드라마
5.2.1. 1983년5.2.2. 2006년
5.3. 뮤지컬5.4. 오페라5.5. 연극5.6. 스핀오프&2차 창작5.7. 웹툰
6. 기타

[clearfix]

1. 개요

Jane Eyre

1847년 영국 샬럿 브론테가 커러 벨이라는 남자 필명으로 내놓은 소설.[1]

아름답고 수줍은 여주인공들이 대세였던 시대,[2] 안 예쁘고 격정적이며 독립적인 여성이 전면에 등장한 획기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미모도 재산도 없지만, 대신 총명함과 굳은 의지를 가진 주인공 제인 에어가 명문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갔다가 주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로맨스 구도도 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동시에 격렬한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보수적인 비평가들에게 여자 주인공의 굽힐 줄 모르는 자의식과 독립적인 인간이라는 선언이 영 불편했는지, 정치적 반역과 분노가 가득하다고 비판해 금서 목록에도 오르기도 했다. 심지어 샬럿 브론테의 친구였고 샬럿의 사후 그녀에 대한 우호적인 전기를 펴낸 데다가, 그 자신이 논쟁적인 정치소설을 썼던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조차도 자신의 딸이 20세가 되기 전까지는 제인 에어를 읽지 못하게 했다.

2. 줄거리

부모를 여의고 외숙모 집에 얹혀사는 고아 소녀 제인 에어는 외숙모와 외사촌들의 학대를 받는다. 제인은 어느 날 참다못해 자신을 심하게 때리는 사촌오빠에게 육탄전으로 반격을 하고 혹독한 벌을 받는다.[3] 결국 브로클허스트 씨라는 목사가 운영하는 로우드라는 자선학교[4]로 쫓겨나다시피 가게 되는데 이곳은 엄격하다 못해 잔인한 교육과 추위와 굶주림이 만연한 열악한 환경이었다.[5][6][7]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제인은 헬렌이란 친구와 자애롭고 용감한 템플 선생님을 만나 위로를 받고 욱하는 성격은 고치지만 강인함과 정의감은 간직한 채로 성숙해간다. 전염병이 돌자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있던 학생들 다수가 죽고 여기엔 헬렌도 끼어 있었다.[8] 이 일을 계기로 학교 환경이 대폭 개선된다.[9] 제인은 성실히 공부하여 교사로 일하게 된다.

입학한 지 8년 후 모교의 교사로 일하고 있던 제인은 더 넓은 경험을 해 보고 싶다는 욕구에[10] 가정교사 광고를 냈다가 로체스터 가문의 손필드 저택의 여자아이의 가정교사로 채용된다. 그녀가 가르치게 된 손필드의 아델은 로체스터의 옛 정부였던 프랑스 오페라 무희의 딸로 로체스터의 아이인지 아닌지도 의심스러운 핏줄이다. 제인은 추남에 괴짜인 로체스터와 운명의 만남을 갖고 그들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지성과 감수성에 끌리게 된다.

이 와중에 제인은 병든 외숙모가 죽기 전 할 말이 있다는 전갈을 받고 임종을 지키러 로우드 입학 이후 처음으로 외숙모의 집에 돌아간다. 그녀를 심하게 괴롭혔던 외사촌오빠는 빚으로 자살하고 집안은 풍비박산난 상태.[11] 제인은 어린 시절의 분노를 딛고 처음으로 자신을 학대했던 외숙모와 외사촌언니들을 한 발 물러서 냉정하게 바라보며 증오를 버리고 동정심을 느낀다. 예쁜 외사촌 언니 조지애나는 비루한 삶을 탈출하기 위해 부잣집 남자에게 의존하는 껍데기뿐인 결혼을 택하는데 나중의 제인의 결정과 대조되는 결정이다. 외숙모는 제인의 백부가 제인을 양녀 삼아 재산도 상속해 주려고 하니 소재를 알려달라고 했던 편지를 3년간 숨기고 있었고, 이 편지를 내준 뒤 죽는다.

제인의 로체스터에 대한 사랑은 점점 커져간다. 제인은 로체스터의 재산을 노리고 그와 결혼하려는 잉그램 양이 등장하자 그에겐 어울리지 않는 자신의 신분이나 볼품없는 외모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 준비를 한다. 이때 제인이 하는 자신이 동등한 인간이라는 정열적인 주장과 제인을 귀여운 신부로만 대하려는 로체스터에게 제인이 자신은 예쁜 소유물이 아니라고 일침을 놓으며 밀고 당기는 대화 장면은 관련 문학 강의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중요한 대목. 로체스터를 대화로 놀리는 제인 에어의 뛰어난 청산유수의 말솜씨는 가히 압권.

그러나 결혼식 전날 밤 제인은 곧 유령같은 여자가 자신의 베일을 찢는 것을 목격하고 불길한 징조가 이어진다. 그리고 결혼식 날 로체스터에겐 멀쩡히 살아있는 아내 버사 메이슨이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다. 로체스터가 젊은 날 돈을 위해 아무런 애정 없이 결혼했던 서인도 제도 크리올계 여자로 미치광이 정신병자가 많이 나온 집안의 유전으로 인해 완전히 미쳐버린 후 저택 안에 갇혀있었던 것. 제인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로체스터 침실에 불을 지른 범인도 이 사람이었다. 버사 메이슨의 비극을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 진 리스(Jean Rhys)의 "광막한 바다 사르가소(The Wide Sargasso Sea)"다. 관심 있다면 이 책도 필독.

제인은 로체스터의 기만에 가슴 아파하면서 곁에 남아있어 달라는 그의 요청에 대해 그의 정부로 남을 수는 없다며 뿌리친다. 그리고 자신이 손필드에 눌러앉아 있고서는 이도저도 안 된다 판단하고 그날 밤으로 야반도주해 버린다.

정처없이 무작정 나온 제인은 우여곡절 끝에[12] 자신의 사촌이자 목사인 신 존과 그의 여동생들을 만나 하층계급 소녀들을 위한 작은 자선학교에 선생님으로 부임한다.

그 와중에 백부가 돌아가시며 제인에게 2만 파운드의 유산을 남기고 제인은 재산을 사촌들과 나누어 가진다. 미남이며 도덕적이지만 냉정한 신 존은 선교활동을 위해 인도로 떠나기 전에 제인에게 "사랑하지는 않지만 선교사의 아내로서 뛰어난 자질이 있어 높이 평가한다. 나의 선교 사업은 신의 명령이므로 당신은 반드시 나와 결혼해서 인도로 가야 한다."며 구혼한다.

당시 결혼하지 못 한 여자의 고달픈 운명과 선교 활동에 대한 끌림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애정 없는 결혼은 할 수 없다며 거절한다. 사촌언니들이 '제인은 인도로 가서 선교 활동을 하면 몸이 약해 젊은 나이에 죽을 게 틀림없다'고 반대했음에도 제인은 선교 활동 자체는 하고 싶어하여 신 존에게 아내가 아닌 사촌 누이로서 따라갈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으나 신 존이 부부도 아닌데 그렇게 사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반대했다.

신 존은 신앙심과 봉사를 내세워 제인에게 결혼을 종용하고 제인도 흔들리려는 찰나 로체스터의 목소리를 듣고는 신 존을 뿌리치고 손필드로 간다.[13]

제인이 손필드에 도착해보니 손필드는 로체스터의 부인 버사가 불을 질러 완전히 불타 내려앉았다. 버사는 죽었고 고용인들은 흩어진 상태. 로체스터는 이 화재로 상당한 재산을 잃은데다[14] 장님이 되고[15] 한 팔을 잃은 장애인이 되어있었다.[16] 그리고 이어지는 "독자여, 저는 그와 결혼했습니다.(Reader, I married him.')"는 수많은 독자를 울린 유명한 문장.[17]

그리고 조촐하지만 신실한 해피 엔딩.[18]

3.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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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평가

소설 자체는 근현대 소설중 손에 꼽히는 수작이지만 크레올[19]에 대한 인종차별적 요소는 현대에 와서 평가를 깎아먹는다. 당대에 크레올에 대한 영국과 유럽 사회의 지배적인 인식을 브론테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 역시 버사 메이슨을 미친 것으로 묘사할 필요는 없었을 거라는 후회를 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영국 사회에서의 기독교( 감리교, 복음주의 교회 등)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고 개인의 정체성과 신학적 고민이 이렇게 잘 드러난 작품도 없기에 아직도 영국 문학을 배울 때 꼭 읽어야 하는 작품 중 하나다.

주류 해석은 기본적으로 수동적인 기존 시대의 여성상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주체적이 되는 성장형 여성을 그리는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제인이야말로 기존 시대상에 결국 길들여지는 여성이고[20] 더 독립적이었던 건 버사가 아니냐는 해석[21]도 있다.

하지만 시대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는 해석은 무리가 될 수 있다. 제인 에어가 시대를 앞서간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이라는 점만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제인 에어가 무슨 마르크스도 아니고 체제를 공격하거나 전복적인 사상을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기존의 사회제도와 종교적 윤리 등에 충실하면서 그 안에서 독립된 자아를 추구하고 실현했던 사람이다. 원래 야성적이었는데 보수적인 요구에 길들여져 꺾인 것도 딱히 아니다. 당시로 보면 엄청난 고등교육이라고 할 수도 없는 평범한 교양교육을 받은 사람이니, 당대의 사회제도나 통념을 근본적으로 초월해서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다는 것은 무리이다.

로체스터와의 관계도 그러하다. 로체스터가 히스클리프마냥 잘생기고 능력 있는 부유한 미남에 지 좋을 대로 타인에게 막말과 폭력을 휘두르는 난폭하고 거친 고전적인 나쁜 남자 캐릭터라서 제인 에어가 수동적으로 그에게 끌린 것이 아니다. 남성이랍시고 혹은 상류층이랍시고 권위와 부를 앞세워 갑질하거나 조롱, 무시하지 않고 솔직하고 대등한 태도로 인격적인 교감과 의사소통을 나누었으며 당대에는 금기시되었던 주체적이고 강단 있는 여성상인 제인을 이상한 별종 취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동등한 사람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제인은 그런 위선도 차별도 없는 로체스터의 진심 어린 태도에 감명을 받고 그를 신뢰한 것이다. 부모 없는 고아에 외삼촌마저 잃고 못된 이모와 사촌들과 억지로 살아야 했던 제인이 학교를 졸업하고 갓 사회로 나오면서 처음으로 우호적인 교류를 시작한 남자도 로체스터였다.

오히려 그런 유형의 캐릭터는 초반 첫 등장부터 제인에게 책을 던지고 머리카락까지 잡아당기는 식으로 괴롭히는 못돼처먹은 이종 사촌 형제인 존 리드에 가깝다.[22] 하지만 존 리드는 외모는 소위 나쁜 남자 유형보다도 더 최악인데, 못생기고 멍청하며 일말의 참을성도 없는 악랄하고 난폭한 성격에 외모도 뚱뚱한 비만 추남이다. 죽은 남편이 친자식들보다 소중히 여긴 조카인 제인을 사무치게 증오한 어머니 리드 부인이 오냐오냐 키운 탓에 어릴 때나 성인이 되어서도 장점 하나조차 찾아볼 수 없는 작중 최악의 추잡한 쓰레기이자 인성파탄자로 자라난다. 변호사 시험에도 떨어지지, 감옥도 드나들지, 집안의 재산도 마구 탕진해 집안을 패가망신시키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자살을 최악의 죄로 간주하는 기독교의 관점에서 인간이 맞이할 수 있는 가장 더럽고 추악한 최후를 맞이하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추하기 그지없는 쓰레기다. 말 그대로 후반에 등장하는 신 존과 이름과 제인의 친척이라는 점은 같으면서 성격과 모든 면에서 반대되는 안티테제. 초반부의 유년기 파트에서 존이 읽던 책을 멋대로 빼앗아 머리에 던지고 피 흘리게 만들자 제인은 존을 두려워하며 살려달라고 구걸하기는커녕 분노가 폭발하고 거침없이 반격하며 폭언을 쏟아부었다. 이 점에서 어릴 때부터 겉보기와 달리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강자든 가해자든 상대에게 주눅 들지 않고 할 말은 다 하는 주체적인 성격이다. 로체스터가 외모와 재산, 지위와 별개로 인성 면에서 히스클리프와 존 리드 수준으로 답이 없고 폭력적인 인간 쓰레기였으면, 욕하는 선에서 멈추지 않고 알아서 손필드 저택을 나와 새 출발을 할 사람이다.

로체스터가 결혼식 실패 후 제인 에어에게 정부 신분으로 남아주면 외국의 별장을 여행하며 사는 호화스러운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설득하자, 제인 에어는 자기 원리원칙에 따라 집을 나간다. 돈 없고 집도 없는 여자는 길에서 굶어죽을 수도 있는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윤리를 지킨 것이다. 그리고 고결하지만 권위적인 것으로는 로체스터보다 더한 신 존이 자기를 따라 선교사 아내로 가자고 했을 때에도, 종교적 이상에 굴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택하는 결단을 보여준다. 도덕이나 이상은 도외시하고 애정만을 중시했던 로체스터나 인간적인 감정은 도외시하고 이상만을 추구했던 신 존 사이에서, 애정과 이상 간에 균형을 잡고 그들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사람이 제인 에어였다. 제인 에어는 이런 선택으로 행복을 쟁취한다. 나중에 장님이 된 로체스터와 결합하지만, 장애인 로체스터는 제인 에어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그녀에게 모든 것을 내주고 맡긴다.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가 꾸리는 가정도 관습적으로 남편이 군림하고 아내는 굴종하는 가정이 아니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자격으로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존엄을 가지는 가운데 조화롭게 행복을 이루어가는 그런 가정이다. 제인 에어는 로체스터와 있으면서 "나도 아무것도 숨길 필요 없고 그도 아무것도 숨길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며 그것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였다. 그것이 제인 에어가 이상으로 삼던 남녀관계였고 가정이었다.

크레올에 대한 편견도 그렇다. 분명 크레올에 대한 취급이 편견에 가득찬 것이었음은 사실이지만, 버사가 일으킨 화재로 인해 로체스터가 장님이 되었을 때 사람들이 "천벌이다"하고 수군거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로체스터의 버사에 대한 학대가 잘못된 것이었음을 책에서 밝혀놓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샬롯 브론테의 못 이뤘던 연애사라든가[23] 편견이 상당수 반영된 소설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위에도 언급된 크레올과 관련된 편견,[24] 그 외에도 은연중에 나타나는 변화에 대한 거부,[25] 프랑스 폄하[26], 영국 우월주의[27], 제국주의[28] 등등.

영미권 고딕 소설의 클리셰인 '순진한 여자가 어두운 과거를 지닌 남자가 사는 음습한 저택으로 들어가 사건을 겪는다'라는 전개를 본격적으로 정착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레베카, 나사의 회전, 크림슨 피크가 대표적. 즉 저택 호러물의 시조 중 하나다. 간접적으로는 김기영 하녀(1960)도 이 영향권에 있다.

5. 각색물

2020년 4월 기준 유튜브에서 무료로 전편을 찾아볼 수 있는 영상물로는 1983년 11부작 드라마와 1997년 영화가 있다. 잘 검색해보면 1940년대, 1970년대작 등도 올라와 있지만 워낙 고색창연해서 위화감이 있다.

5.1. 영화

1910년에 미국에서 흑백 무성영화로 처음 나온 뒤로 수십 차례에 걸쳐 영상화가 이뤄졌으며[29] 각 버전에 대한 평가는 로체스터와 제인 에어를 맡은 배우들에 따라 극과 극이다. 전반적으로 명성에 비해 각색하기 까다로운 원작이라는 평이 많다.

5.1.1. 1910년

1910년 미국에서 개봉한 최초의 실사 영화. 유실 영화로, 스틸만 남아있다.

5.1.2. 1943년

파일:D43Tx7OXsAEtSAv.jpg


흑백영화다. 조운 폰테인 제인 에어를, 오슨 웰스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를 맡았다. 각본 참여진이 매우 화려한데 " 멋진 신세계"로 전설이 된 올더스 헉슬리, 퓰리처상 수상작가 케티 프링스, 감독 헨리 코스터, 아카데미상 수상자 존 하우스먼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로버트 스티븐슨 연출, 버너드 허먼 음악. 아역 시절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헬런 번즈 역할로 잠깐 나온다.

20세기 폭스에서 170만 달러라는 꽤 큰 제작비로 만들었으나 당대엔 흥행과 비평 면에서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 1시간 30분 내에 원작 내용을 집어넣다보니 축약이 심하다는 평이 있었다. 고딕 미스테리 로맨스물이 흥하던 시기라 당시엔 변별력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30]

그러나 장르물 유행이 끝난 오늘날엔 명작으로 재평가 되는 중이다. 고딕 장르의 분위기 흉내에만 그친 게 아니라 진지하게 접근했다는 평과 제인 에어 기반 작품들 중 원작 충실도가 가장 높은 편이란 얘기를 듣고 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가 100%다. 다만 조운 폰테인이 아닌 오슨 웰스의 영화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오슨 웰스가 영화 전체 분위기를 완전히 주도한다.[31] 어린 제인 에어를 연기한 아역 배우 페기 앤 가너[32]와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연기도 높이 평가 받는다.

한국에서는 1979년 5월 5일 토요 주말명화로 TBC에서 더빙 방영했고, 이후로 KBS EBS에서 재방영한 바 있다.

5.1.3. 1996년

1996년 < 로미오와 줄리엣>(1968)로 흥행과 평에서 대박을 거둔 프랑코 제피렐리가 감독을 맡고 윌리엄 허트,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각각 주연인 영화가 나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 미국 합작으로 만들어졌으나 흥행과 평은 범작. 한국에선 놀랍게도 개봉한지 1년도 안돼 1996년 11월 27일 MBC창사 35주년 기념영화로 밤 11시에 더빙 방영했다. 성우진은 권혁수 성유진.

5.1.4. 1997년

1997년 영화는 서맨서 모튼, 키어런 하인즈가 주연을 맡았다. 서맨서 모튼의 청순한 미모가 돋보이지만 작품에 문제가 많다. 중요 대사의 포인트를 다 뭉개버린 각본과 캐릭터 붕괴는 기본이고 전체적으로 각색을 넘어 원작 파괴가 매우 심각하다. 감독이 원작을 읽기나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 혹시라도 책을 안 읽고 이 무료 영화로 대충 제인 에어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하지 말 것.

5.1.5.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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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드라마

5.2.1. 1983년

1983년작은 셀러 클라크, 티머시 돌턴 주연. 출연진의 연기나 배경 재현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시간의 제약이 덜한 만큼 원작의 대사와 장면들을 거의 텍스트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주연은 물론 페어팩스 부인, 그레이스 풀, 블랜치 잉그램, 리처드 메이슨, 세인트 존 리버스 등 조연진의 싱크로율이 빠짐없이 높고 연기도 훌륭할 뿐더러 하녀 베시나 레아의 심한 사투리를 깨알같이 살리는 등 디테일이 돋보인다. 유일하게 거슬리는 원작 에러는 로체스터역의 티머시 돌턴이 너무 키 크고 잘생긴 미남이라는것 뿐(..) 해외팬들의 평가도 "모든 게 완벽한데 로체스터가 너무 잘생긴게 흠이라는 평"이 압도적이다.

5.2.2. 2006년

한국에서는 2006년 BBC가 만든 드라마 제인 에어가 호평을 많이 받는 편이다. 연출면에서 상당히 섬세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며 제인 에어 역을 맡은 루스 윌슨과 로체스터 역을 맡은 토비 스티븐스의 연기도 훌륭하다. 또한 책에 충실한 각색과 입체적으로 각각의 캐릭터를 그려내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한 점은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원작 소설에서 형편없이 짓밟힌 버사 메이슨의 존엄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돋보이기도. 내면의 불꽃을 누르고 숨죽여 사는 제인을 두고 로체스터가 새장에 갇힌 새에 비유하지만, 정작 고향에서 멀리 떨어지고 인신까지 감금당해 정말 새장의 새 처지인 쪽은 버사라는 해석이 암시된다.

5.3. 뮤지컬

뮤지컬화도 몇 차례 이루어졌다. 2000년 브로드웨이 초연한 버전의 넘버들이 좋아서 은근히 앓는 뮤덕들도 제법 있는데, 흥행 성적이 별로인지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요원해보인다. 일단 뮤지컬 제작사 달컴퍼니의 박용호 대표가 라이센스를 샀다는 인터뷰를 한 적은 있는데...

5.4. 오페라

미국 작곡가 루이스 카친이 작곡한 3막 오페라로도 만들어졌다. 2019년 작곡가의 지휘로 naxos 레이블에서 음반화되었으며, 유튜브에도 몇 트랙 정도 공개되어 있다. 물론 현대 오페라라 대중성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5.5.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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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스핀오프&2차 창작

원작 소설이 너무 유명해서 스핀오프와 후속작 등이 꽤 많다. 한국에서 번역된 건 크림 전쟁이 100년 이상 지속된 이세계 영국[33]에서 악당이 제인 에어 작품에 들어가서 벌이는 사건과 주인공들의 활약으로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의 결혼이라는 결말[34]을 끌어내는 '제인 에어 납치 사건'뿐이다.

외국에서는 제인 에어의 딸[35]이 주인공인 작품들, 아델 바랭을 주인공으로 해서 제인 에어를 재구성하는 이야기나 그레이스 풀을 통해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이야기 등이 있다. 제인 에어의 비중은 적지만 폭풍의 언덕 크로스오버한 이야기도 있다. 히스클리프가 종적을 감췄을 동안 로체스터 저택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이야기. 두 주인공의 결혼생활을 비틀어 보이는 작품도 심심찮게 보인다. 결혼 후 로체스터가 제인을 정신병자로 몰아간다든가, 제인이 로체스터의 무력함을 한껏 이용해 우위를 점해 로체스터가 마지못해 산다든가.

버사 메이슨의 시각에서 제인 에어의 이야기를 재창조한 진 리스(Jean Rhys)[36]의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The Wide Sargasso Sea) 역시 영화화가 되긴 했는데 호주에서 19금의 도색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국 출시 제목은 '카리브 해의 정사'. 원작의 호불호도 갈리지만 영화는 거의 원작 모독 수준.[37] 그러나 2006년에 BBC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광막한 바다의 사르가소"는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다. DVD로는 볼 수 있으니 보고 싶은 분은 사서 보자. 사실상 이 작품이 나온 이후의 모든 제인 에어의 각색과 해석은 이 작품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그탓에 2차창작인 팬픽을 가지고 원작을 비판하는 잘못된 행동을 하는 독자들도 많이 늘었다.

이외 차용해 각색한 작품도 제법 많은데, 특히 발 루튼이 제작한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는 B급 호러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제인 에어의 특유의 감성를 잘 이식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5.7.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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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타

  • 진 웹스터의 소설 《 키다리 아저씨》에서 주인공 제루샤 애벗이 읽는 소설 중 하나로 등장한다. 마침 주인공도 고아원 출신이라 "리펫 부인(주인공이 지내던 고아원의 원장)을 알기 때문에, 브로클허스트 씨가 어떤지 잘 알 수 있었다."는 식으로 언급하기도 한다. 뒤이어 말하길 자신이 지냈던 존 그리어 고아원은 제인이 지내던 로우드처럼 아이들을 학대하는 막장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랑을 제대로 주기보단 이사회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아이들을 죄다 틀에 박아 찍어내듯이 키워내는 곳이었다고 덧붙인다.
  • 위에서 언급했듯이 작중 등장하는 아동 학대 수준의 열악한 환경은 저자인 샬럿 브론테를 비롯한 브론테 자매가 실제로 겪었던 사례이다. 브론테 자매는 원래 6남매(1남 5녀)로 샬럿 위로 마리아와 엘리자베스라는 두 언니가 있었으나, 이 열악한 학교 환경 때문에 병에 걸려 10살 내외의 나이에 일찍 죽었다. 살아남은 나머지 세 명도 모두 단명하였는데(6남매 중 제일 오래 산 샬럿도 향년 39세, 에밀리 향년 30세, 앤 향년 29세) 이 역시 어린 시절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건강을 해쳐서라는 해석이 있다.[38] 단, 이 로우드의 모델이 된 학교는 샬럿 브론테의 짝사랑이자 흑역사 콘스탄틴 에제의 학교하고는 다른 곳이다.

[1] 잘 알려져 있듯이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의 언니이다. 샬럿이 본작을 내놓을 때 에밀리와 앤도 각각 '엘리스 벨', '액튼 벨'이라는 필명으로 그들의 대표작 폭풍의 언덕(에밀리의 유일한 작품)과 '아그네스 그레이'를 함께 내놓았는데, 나중에 이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난 뒤 브론테 자매 전부 본명이 알려졌다. [2] 성격 당당한 로맨스 여주의 선구자 격인 제인 오스틴도 상당히 외모를 중시했다. 그 때문에 그의 작품 속에서 외모가 볼품없는 캐릭터는 지성 교양이 모자란 인물들보다는 조금 낫지만 그래도 취급이 그리 좋지 않다. 당장에 해당 소설의 작가 샬롯 브론테의 여동생 에밀리 브론테가 쓴 폭풍의 언덕 또한 하녀 낸시를 제외한 주연급 인물들이 모두 상당한 미남미녀로 묘사된다. 반면에 본작은 여주 남주나 예쁘고 잘생겼다는 소리는 안 나온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것. 심지어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가장 콩깍지 꼈을 때조차 미남 미녀라고는 안 한다. [3] 유년 시절의 중요한 장면인 공포의 <붉은 방>이 여기에서 등장한다. [4] 이 학교가 자선학교인 이유는 학비가 연 15파운드로 책정되어 있긴 하지만 기숙학교의 학비로는 상당히 모자라는 금액이므로 부족분을 기부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5] 이는 그 유명한 영국 요리를 만든 원흉 중 하나인 금욕주의에 기인한 학교 운영 방침 때문이다. 브로클허스트 씨는 단순한 부패 이사장의 차원을 넘은, 금욕주의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광신도다. 그 탓에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매우 형편없는 인색한 분량과 질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보면 아침엔 죽 한 그릇, 점심엔 ' 질이 나쁜 감자와 좀처럼 보기 힘든 상한 고깃조각을 넣어 끓인 무언가', 저녁엔 빵 반 조각과 커피, 티타임 때는 물과 귀리 과자 약간. 그마저도 죽을 태우는 날엔 먹을 수가 없어 학생들은 쫄쫄 굶은 상태로 오전을 보내야 한다. 이를 보다 못한 템플 선생이 치즈 바른 빵을 임시로 급식하도록 했지만 브로클허스트 씨는 이를 알고 템플 선생을 질책했다. 그야말로 천하의 개쌍놈. 상황이 이러다 보니 판본에 따라서는 고학년 학생이 저학년 학생의 밥을 뺏어먹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음식 배분 문제는 별 개선 없이 해결되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열악한 환경+전염병으로 인해 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이었다(...)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외숙모와 사촌들에게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기뻐하던 제인조차 음식에 대해서는 맛없는 것이라도 잔뜩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6] 참고로 여기에서 말하는 죽을 태울 경우 진짜로 구역질이 나서 먹을 수가 없다. 탄 부분을 최대한 골라내려고 해도 남은 부분에서까지 탄내가 나서 구역질이 나기 때문이다. 전날 밤 입맛이 없어 굶은 제인이 식사 기도가 끝나자마자 한 입 먹었다가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번역된 본문에 상한 고깃조각이라 나온 것은 오래된 염장고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싼값에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고기라면 단연 염장고기였기 때문이다. 이는 환경 부분도 만만치 않아서 세면대는 6명이서 하나를 쓰고 침대는 둘이서 하나(이층침대도 아니다(!)를 쓰며, 정원은 상시 낀 안개 때문에 질척거린다. [7] 심지어 이 인간은 성격까지 못돼먹은지라 선천적인 붉은 곱슬머리였던 줄리아라는 여학생을 보고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머리를 바싹 밀도록 지시하게 하기도 했다. 제인과는 사실상 천적으로, 리드 부인의 거짓말만 듣고 제인을 힐난한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제인을 일부러 불러내서 전교생 앞에서 제인을 거짓말쟁이에 패륜아라고 선언하고 그 하루는 그 누구도 제인에게 말도 걸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도 모자라 수업이 끝날 때까지 제인을 의자 위에 세워 망신을 준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학교에 잘 적응하던 제인은 큰 절망감에 빠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다. 다행히 일주일 만에 제인의 무고함이 알려졌지만 학생 하나를 매장시키려고 한 것만으로도 쓰레기 인증. [8] 하도 전염병에 걸린 학생이 많아지자, 의사가 건강한 학생들에게는 햇빛을 쬐게 하라고 처방을 내려 엄격하던 규칙이 느슨해진다. 참고로 헬렌은 전염병이 아니라 지병이었던 폐렴으로 죽었다. [9] 티푸스가 로드에서 왜 그렇게 큰 피해를 냈는지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었고, 로드의 개판 오분 전인 환경과 광신적 금욕주의에 기반을 둔 막장 교육 실태가 대대적으로 까발려졌다. 본문에 보면 건물의 매우 안 좋은 위치, 찝찔하고 냄새나는 식수, 학생들이 먹는 음식의 형편없는 분량과 질 등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부분이 있다. 결과적으로 브로클허스트 씨는 개쪽을 당하고 학교에는 대대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다. 몇몇 자산가들이 거액을 기부해 더 나은 위치에 교사를 신축했고, 막장스러운 학교 운영 방침을 뜯어고친 것이다. '재산과 가문 관계로' 무시될 수 없는 브로클허스트 씨는 여전히 회계 감독의 지위에 있지만 실무는 훨씬 자비로운 사람들이 모두 빼앗았다고 나온다. [10] 로우드의 보수가 짠 것도 한 몫 했다. 제인은 교사로 일하며 연봉 15파운드를 받았는데, 손필드에서는 여자아이 한 명만 가르쳐주는 대가로 30파운드를 제시했다. 게다가 의식주까지 모두 제공했기에 망설임 없이 이직을 택한다. [11] 주 원인은 존의 도박빚. 리드 부인이 제인을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할 때 '들어오는 돈의 3분의 2는 저당의 이자를 꺼나가는 데 쓰인다'는 부분도 있다. 이놈은 판사 되라고 법대 보내놨더니 집안을 말아먹었다. [12] 돈도 없이 낯선 마을을 헤매다가 길거리에서 거의 굶어죽을 뻔했다. 빵집에서 장갑과 손수건이라도 팔아서 빵을 사려다 수상한 사람 취급에 쫓겨나기도 하고, 허기에 못 이겨 먹을 것을 구걸하는 비참함도 겪는다. [13] 처음엔 환각이라 생각했지만 나중에 로체스터의 말에 의하면 정말 그가 창문을 열어둔 상태로 하늘을 보며 제인을 불렀고, 로체스터는 바람에 들려오는 제인의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제인이 그 사실을 밝히진 않지만. [14] 따지고 보면 소실된 건 저택과 그 안에 있던 귀중품 정도이고, 영지나 은행에 들어있는 재산이 어떻게 됐다는 얘기는 없으니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을 듯하다. 그냥 건물주가 집에 불나서 현금자산 다 날렸지만 건물은 멀쩡한 상태라고 보면 되는 것. 실제 영지를 가진 귀족들의 수입은 영지에 소작을 주는 소작료가 매우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정원사가 살던 오두막에서 지낸다고는 하지만 자포자기해 아무데서나 대충 지낸다는 쪽에 더 가까운 묘사라... [15] 원래 두 눈 다 안 보였지만, 이후 어느 날 한쪽 눈의 시력이 아주 약간 돌아온 것을 보고 런던의 유명한 안과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 시력을 회복했다. [16] <한쪽 눈은 튀어나오고, 한쪽 팔은 외과의사인 카터 씨가 즉시 절단해야 할 만큼 엉망으로 부서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한 눈도 염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실 불타 무너지는 저택에서 붕괴에 휩쓸려 대들보에 깔리고도 그 정도로 끝난 것도 기적이다. [17] 작품을 대표하는 한 문장으로, 제인 에어 굿즈조차 대개 이 문장으로 제작된다. 이것이 왜 특별한지는 제인 에어 인물 소개 항목 참조 [18] 원래 작가는 제인과 로체스터를 결혼시키지 않을 작정이었지만 독자들의 요청으로 결혼을 시켰다고 한다.(한국에도 번역된 '제인 에어 납치 사건'이라는 SF 소설에서는 이 전개가 책 속에 들어가는 능력이 있는 주인공들 때문이라는 설정을 만들었다.) 연재 소설도 아닌데 독자 요청으로 수정이라는 상황이 어떻게 일어났냐면 그 시절 출판 관행 때문이다. 당시에는 3권으로 나누어 출판하는 것이 흔했다. 이게 3부작이기 때문에 3권이 아니라 1권일 것을 3권으로 나누어 출판하곤 했다는 것. 출판 비용이 높아서 우선 첫 권(사실상 한 권의 1/3권)을 팔아보고 나머지 출판 여부를 정했으며, 그 수익으로 나머지 출판의 펀딩으로 사용했었다. 제인 에어도 1-15장, 16-26장, 27-38장으로 3권이었다. 적어도 완결이 날 만큼 수요가 확실했고 독자의 피드백도 자연스레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19] 크레올은 일반적으로는 서인도 제도의 혼혈들을 가리키는 단어이지만 당시에는 넓은 의미로 쓰였다. 혼혈뿐만 아니라 서인도 제도에서 나고 자란 백인들을 크레올이라고 가리키기도 했다. 진 리스의 Wide Sargasso Sea를 읽으면 알 수 있지만 크레올들은 非백인들에게도 평판이 좋지 않아 백인 바퀴벌레라고 불리기도 했다. [20] 제인은 분명히 양성평등을 스스로도 주장했고 주체적인 여성이 될 것을 목표로 하며, 실재로도 초중반부까진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서 행동했다. 그렇지만 로체스터와 본격적으로 교류하고 연애 호감을 품게 되면서 그 당시 여성들처럼 남성에게 지배되는 것을 은연 중에 더 긍정적으로 여기고 어딜 봐도 지배적이고 독선적이지 상냥하진 않은 로체스터를 계속 미화하고, 로체스터의 피해자인 버사 편에 서는 대신 가해자인 로체스터에게 동조하며, 그가 둘러대는 의혹에 대해서도 한 치의 의문도 품지 않고, 그의 곁을 떠난 다음에도 그를 '주인님' 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끝내는 '학교를 세우겠다' 라는 스스로의 까지 버리고 챙겨줄 필요 없는 로체스터를 찾아가 그의 아내가 되길 자처하는 것이야말로 그 당시 빅토리아 시대에서 권장하던 '아내 = 가정의 천사' 사상에 수긍하는게 아니냐라는 해석. 다만 소설 내용이 모두 제인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지라 독자들은 기본적으로 제인에 이입하며 읽기 때문에 독자들이 내용을 볼 때도 제인의 시선 필터를 거쳐서 작중 내용을 바라보게 되므로, 이런 걸 별로 이상하게 해석하지 못하고 '그렇구나' 하면서 받아들인다는 해석도 있다. [21] 버사는 자기를 가둬놓는데 동조한 남매 리처드, 자기를 가둬놓은 로체스터를 공격하는 식으로 계속 저항하며, 목숨마저도 골방에 갇혀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게 아니라 스스로 끊는 식으로 마무리한다. 즉 대등한 관계라고 말하지만 로체스터와 교류하면서 순종적인 여성(가정의 천사)으로 만족한 제인과 달리, 버사는 미쳐버린 후에도 끝까지 남자들에게 저항하며 목숨마저도 스스로의 손으로 거둠으로써 반항을 표현하는 독립적인 여성이었다는 해석. 해당 해석을 한 사람은 기독교계에서 죄악이라 여겨져서 금기시되는 자살을 버사의 최후로 내려준 작가도 깠다. [22] 그런 존을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같이 제인을 괴롭힌 존의 두 여동생들인 일라이자와 조지애나 자매도 오빠의 탕진으로 집안이 폭삭 망하면서 어릴 때 제인을 괴롭힌 죗값을 치르게 된다. 그래도 두 사람 모두 어디까지나 어머니와 오빠처럼 죽어 마땅한 죄를 지을 정도로 뼛속까지 답이 없는 악인은 아니고, 집안의 가장인 어머니부터가 하인들을 몰아세워 제인을 학대하고 굶기는 험악한 집안 분위기에 휩쓸려서 자의든 타의든 어쩔 수 없이 괴롭힘에 동조하게 된 순진하고 철없는 어린 애들이었을 뿐이다. 만일 조지애나와 일라이자가 어머니와 오빠 둘 중 한 사람을 막으려 했다면 분명 그 보복을 당할 뻔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악행이나 죄질이 낮았던 덕분인지 앞서 말한 두 사람처럼 비참하고 쓸쓸하게 파멸하진 않고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각자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독립하게 되며, 결말에 가서는 자길 괴롭힌 리드 가를 용서하고 받아들인 제인과도 화해한다. 제인을 괴롭힌 가해자 인물들 중에서는 그래도 나은 인품을 가졌기 때문인지 결말도 그럭저럭 괜찮게 끝났다. [23] 샬롯은 (위에도 기술되어있지만) 유부남인 교사를 짝사랑했는데, 상대는 관심이 없어 끈질긴 구애에도 불발로 끝났다. 본인이 짝사랑한 남성을 투영한 캐릭터라 추측되는 로체스터가 아무리 문제 있는 인간이라 쳐도 제인이 계속 끌리는 묘사가 작중에서 계속 나온다든가, 로체스터의 부인으로 나오는 버사가 악역 + 크레올 + 기독교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자살 기믹을 붙이고 나온 것 등이 실패한 사랑의 대체구현이 아니냐는 해석. 샬롯이 원래 제인을 결혼 안 시키려 했다고 하긴 했어도, 제인이 샬롯 본인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인물임과 동시에 버사의 취급이나 로체스터의 취급 등을 보면 옛날 감정이 완전 없다고 하기엔... [24] 작중 악역으로 등장하는 버사 메이슨은 말할 것도 없고, 사실상 로체스터와 공범이었다 나오는 버사의 남매 리처드도 크레올이라는 이유에서인지 그 당시 유럽인들이 지니던 크레올에 대한 편견인 '광증' 기믹이 반영되었다. (게다가 리처드의 경우 사실상 작중 포지션이 결혼 사기를 치려는 로체스터를 막아주면서 제인이 그에게 넘어가지 않게 해주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또 제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안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그를 보자마자 꺼림칙하다는 식으로 묘사한다) [25] 요약본에선 주로 생략되지만 원본에서 헬렌 번즈가 독재자였던 찰스 1세의 사망에 분노하고 그를 옹호하는 언급,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로체스터와 달리 분수와 의무를 중시하는 제인의 가치관이 끝에가서 승리하듯 묘사된 것 등등. 사실 이 시기가 프랑스 혁명을 시발점으로 국민이 왕조도 무너뜨릴 수 있다라는게 대놓고 증명되면서 유럽 자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던지라 빅토리아 여왕을 주축으로 한 영국 지배층에서 기존 체제에의 순응을 보수적으로 강조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작가도 영향을 받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26] 셀린의 바람난 행적과 아델의 성격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27] 온 유럽을 헤매며 여러 나라 여성이랑 난잡한 성생활을 하던 로체스터를 정착 + 구원시킨 것이 건전한 영국 여자인 제인이라는 점. [28] 인도 크레올에 대한 편견 섞인 묘사들, 제국주의 수탈의 앞잡이나 다름없는 신 존의 인도 선교를 신성한 사역으로 보는 것, 로체스터의 첫 결혼 지참금은 물론, 해피엔딩을 결정적으로 이끄는 존 에어의 유산도 모조리 식민지를 강탈해서 나온 돈이라는 점. 제인 부부의 안락한 삶은 식민지의 여성(버사)과 자연과 노동(포도주 생산)을 짓밟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29] 심지어 아래 1943년작이 나올 때만 해도 해외 제작까지 무려 9편이나 나왔을 정도였다. 얼마나 영화인들이 탐내던 원작이었는지 알 수 있는 셈. [30] < 레베카>(1940)는 제인 에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폰테인의 캐스팅은 폰테인의 출세작 < 레베카>를 의식했을 가능성이 높다. [31] 웰스는 폰테인이 연기를 못한다고 까기도 했다. 후에 웰스가 연출 및 주연을 맡은 < 오셀로>(1951)에 폰테인이 잠깐 출연한 적이 있다. [32] Peggy Ann Garner. 이 영화의 개봉 다음 해 그레고리 펙 주연의 < 천국의 열쇠>(1944)에서 펙의 연인의 어린시절로 나왔다. [33] 처음에는 대체역사물로 소개되었지만 대체역사물은 아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은 차원의 문을 통해서 현재 우리들이 사는 세계로 들어오는 이야기가 나온다. [34] 이 세계의 원래 결말은 신 존과 결혼을 다짐하는 제인 에어의 다짐이다. [35] 원작에서 언급된 제인과 로체스터의 자식은 아들이지만 분명히 "첫 아이(First Born)"라는 언급이니 그 뒤에 낳은 자식이 있는 건 설정파괴는 아니다. [36] 참고로 진 리스도 도미니카 연방(당시엔 영국 식민지) 출신의 크레올이다. 한마디로 크레올 시점에서 소설을 다시 쓴 셈. [37] 묘하게도 상술된 2006년작 제인 에어에 등장하는 버사 메이슨의 외모가, 카리브해의 정사 주연 카리나 롬바르드와 상당히 흡사하다. [38] 참고로 브론테 자매의 유일한 남자 형제(샬럿의 동생이자 에밀리와 앤의 오빠)였던 브랜웰 브론테는 학교에서 건강을 해치지는 않았지만, 어른이 되어 술과 아편에 중독되는 바람에 결국 누이들과 마찬가지로 단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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