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8:01:37

이오(그리스 신화)

Ἰώ (그리스 문자) / Io (라틴 문자)

1. 개요2. 행적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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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님프, 또는 인간 소녀. 어느 쪽이든 제우스 헤라의 부부싸움에 말려들어 개고생하는 인물. 본명인 이오는 아르고스 지방의 사투리을 의미하며, 아르고스의 왕 포로네우스의 누이인지라 포로니스(Phoronis)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2. 행적

이오는 헤라를 섬기는 사제이자 당시 아르고스의 왕이었던 강의 신 이나코스와 오케아니스 멜리아[1] 사이의 딸이었는데, 어느 날 제우스가 이오를 보고 눈독을 들이게 된다.[2]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 구름으로 자신과 이오를 가리고 구름 속에서 애정 행각을 벌인다.

한편, 헤라는 인위적으로 피어오른 구름을 수상하게 여기고 제우스를 잡기 위해 현장에 나타난다.[3] 다급해진 제우스는 이오를 급히 암소로 변신시킨다. 하지만 눈치 100단 헤라는 암소가 이오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채고, 능청스럽게 "그 암소 참 예쁜데 탐나네. 저 주시면 안 되나요? 설마 신들의 왕이신 제우스께서 아내한테 소 한 마리 주시길 거절할 만큼 쩨쩨하실 리도 없고..."라며 암소를 달라고 요구한다.[4] 승낙하면 애인의 신변을 아내에게 맡기는 꼴이지만 그렇다고 거절하면 헤라의 의심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꼴이라, 결국 제우스는 마지못해 암소를 넘겨주게 된다.

이윽고 헤라는 자신의 부하인 100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에게 이오를 감시하게 한다. 낮과 밤이 아무리 지나도 잠을 자지 않고 자신을 감시하는 냉혹한 아르고스의 시선과, 사람같이 살던 삶에서 비참한 짐승처럼 살아가야 하는 생활에 이오는 점점 지쳐갔다.[5]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 이나코스와 동생들[6]이 이오를 찾으러 왔는데, 소가 되어 인간의 언어 대신 음메에하며 소 울음소리만 내는 이오를 알아볼 턱이 없었다.[7] 답답해하던 이오가 발굽으로 자신의 이름을 써서 자신을 알리자 이오의 가족들은 뒤늦게 이를 알아보고 통곡하지만, 이오와 가족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이오를 붙잡으러 온 아르고스에 의해 강제로 헤어지고 만다.[8]

제우스는 당장에 아르고스를 숙청하고 이오를 구하고 싶었지만, 제우스도 헤라의 레이더망에 발이 묶인 터라 아르고스를 숙청하지 못하고 이오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제우스는 헤라 몰래 헤르메스를 보낸다. 헤르메스는 양치기로 변장하고 피리 소리와 이야기로 아르고스의 100개의 눈을 모두 잠재우고, 그대로 칼로 목을 쳐 아르고스를 처단하고 이오를 풀어준다. 하지만 이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려면 제우스가 있어야 하지만 제우스는 헤라에게 잡혀있는 상황이었고, 제우스가 보낸 헤르메스가 자신이 아낀 부하 아르고스를 죽이자 헤라는 더욱 분노하여 이오에게 등에 떼를 보내 계속 괴롭힌다.[9] 이오는 등에를 피해 달아나다가 흑해를 통해 바다를 건너[10][11] 이집트까지 가게 되었고, 제우스는 헤라에게 두 번 다시 이오를 만나지 않겠다고 스튁스에까지 맹세하고 아르고스의 눈을 헤라가 아끼는 새인 공작의 꼬리에 붙여주는 이벤트[12]로 헤라의 용서를 받아 이오를 원래 모습으로 되돌린다.

이집트에 있던 이오는 여기서 이집트의 왕 텔레고노스와 결혼하며 에파포스라는 아들을 낳고, 이집트의 여신 이시스로 숭배받게 되었다고 한다.[13] 물론 이건 그리스 신화의 내용이고 실제 역사상으로는 이시스 여신 숭배가 천여 년 먼저였다가 이시스 여신 숭배가 그리스로 전해지면서 이오의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전승에 따라 이집트에 원래 있던 이시스와 만나기도 한다.[14] 또한 이오는 케로엣사라는 딸을 두었는데, 케로엣사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의 사이에서 비자스라는 아들을 낳았다. 비자스는 나중에 비잔티온을 세웠다고 한다.

그런데 헤라는 이오가 에파포스를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반인반조인 쿠레테스에게 에파포스를 납치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제우스가 나서서 해결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에파포스가 텔레고노스가 아닌 제우스의 아들이었다는 전승 한정이라는 것도 기억하자.

다른 판본에서는 이오의 이야기가 약간 다르게 전해진다. 이오가 제우스의 연인이 되라는 꿈을 계속해서 꾸게 되고, 이오의 아버지는 그 꿈의 내용을 해석하고자 신탁을 청한다. 그러자 이오가 제우스의 짝이 되지 않으면 집안에 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신탁이 내려지고, 겁이 난 아버지는 이오를 집에서 내쫓는다. 집을 나온 이오는 갑자기 소로 변하게 된다.

사실 제우스가 아무리 호색한이라지만 헤라의 여사제인 이오에게 눈독을 들인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짓이기도 한데 그에 대해 에코의 딸[15]인 마법사 잉크스가 만든 사랑의 묘약을 제우스가 별생각 없이 마시고 그 때문에 이오에게 넘어가 헤라의 사제인 이오를 탐냈다는 판본도 있다. 이 판본에서 잉크스는 헤라의 분노로 인해 딱따구리 혹은 개미잡이가 된다.[16]

페르시아인의 기록은 또 다른데 헤로도토스가 '역사'에서 인용한 페르시아의 기록에 따르며 이오는 아르고스의 공주였는데 포이니케(페니키아) 무역상들이 납치해 아이큅토스(이집트 지역)로 강제로 대려왔다고 페르시아인들은 주장한다.

이오의 후손들은 메두사의 목을 벤 페르세우스, 테베를 세운 카드모스, 12가지의 과업을 수행한 헤라클레스 등의 걸출한 영웅들이 있고 크레타 섬의 여왕 에우로페 포도주의 신 디오뉘소스도 따지고 보면 그녀의 후손이다. 결국 헤라클레스의 후손들인 헤라클레이다이가 전 아르고스 세계를 손에 넣게 되니,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최후의 승자가 된 셈이다.

3. 기타

  • 그리스 신화 소재도 차용한 페르소나 3에서 타케바 유카리의 고유 페르소나로 등장했다. 소의 머리에 사지를 구속당한 여인이 앉아 있는 기묘한 외양이지만 문제의 이시스보다는 훨씬 아름다워서 호평.
파일:만화로 보는 그로신.이오.jpg }}}||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구판
구름 속에서 제우스와 밀회를 가지다가 헤라에게 들키자 이오의 정체를 숨기려는 제우스에 소로 변신하여 갖은 고생을 다한다. 그런 이오를 지켜보던 제우스가 헤라에게 소의 정체가 이오임을 밝히며 다시는 이오를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하면서, 헤라에게 용서받아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가고 이후 제우스의 아들인 에파포스를 낳고 이집트의 여신으로 받들어진다.
파일:홍은영의 그로신.이오.jpg }}}||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구판에선 짙은 갈색 머리와 갈색 눈에 옷차림도 수수하지만 홍은영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선 금발 벽안에 옷차림도 화사해졌다. 그러나 서영수의 신판에서는 신판 버전 헤라를 복붙한 수준으로 헤라랑 똑같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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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 가디언
제우스 헤라 사이에 치여 온갖 고생하다 이집트에서 해피엔딩을 맺는다는 큰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제우스가 등에로부터 도망치는 이오를 구하려고 온갖 능력[17]을 사용하다가 매번 헤라에게 들켜서 실패한다. 하지만 이오는 끝까지 도망쳤고, 오히려 등에가 지쳐 역으로 이오에게 당할 위기에 놓였으나, 착한 이오가 등에를 꽃 위에 놓아주며 등에를 용서한다. 그 모습에 감동한 제우스가 헤라에게 바람피운 것을 고백하고 아르고스의 눈을 공작의 날개에 붙여주는 이벤트를 벌여 겨우 용서를 받는다. 이오는 마침내 본 모습으로 돌아오고, 도망치던 이오가 도착한 곳은 때마침 이집트였고, 이집트인들은 소가 사람으로 변한 것을 보고 이오를 하늘이 보낸 여왕으로 받들었다.
  • 기원전 4세기 경 헬레니즘 제국이 세워지고 이집트 신화가 수입되면서 이오와 그 자손들에 대한 이야기가 정립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제법 오랫동안 인기를 끌었는데, 변신 이야기를 집필했던 오비디우스가 살던 시기에는 이오=이시스 신앙이 큰 인기를 누렸고,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았다고 전해진다.
  • 제비꽃에 얽힌 전설 중 이오 때문에 생겨났다는 설화도 있다. 소로 변한 이오가 아르고스에게 맡겨지자, 거친 풀밖에 먹을 것이 없는 이오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제우스 혹은 가이아가 먹어도 속이 편할 만큼 부드러운 풀을 만들어 주었고 그게 곧 제비꽃이라는 이야기이다. 제비꽃의 색이 다양한 이유는 이오의 굴곡진 삶이 반영되어 있어서 그렇다고도 한다.[18] 제비꽃이 고대 그리스어로는 이온(ἴον / ion)이라고 불렸기에, 이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어원에 불과하다는 설도 있긴 하다.


[1] 혹은 아르기아(아르게이아)라는 오케아니스가 이나코스의 배우자였다고도 한다. 둘 다 이나코스의 누이이다. [2] 사실 제우스가 이오에게 반하게 된 이유는 판과 에코 사이에서 태어난 님프 마법사인 잉크스가 만든 사랑의 묘약을 먹어서였다. 당연히 헤라는 이 사실을 알고 극대노하여 잉크스에게 새가 되는 저주를 내렸다. [3] 변신 이야기에서는 제우스가 올림포스에 없음 + 이미 수없이 남편에게 당해 본 전적이 있음 = 제우스가 사고를 치고 있음을 알아챘다고 나온다. [4] 소는 헤라의 상징 동물인 만큼, 헤라가 좋은 소를 보고 탐내는 것도 부자연스럽지는 않다. [5] 로마의 시인 가이우스 발레리우스 플라쿠스가 아폴로니오스가 썼던 서사시 《 아르고나우티카》를 참고해 쓴 또다른 아르고나우티카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추가했다. 흙바닥에 배를 깔고 자거나 잡초와 흙탕물만 먹어야 했던 일과에서 그치지 않고, 괴물이 우글거리는 지대를 지나가야만 했다든가 어깨에 채찍질을 당해 무척 괴로워한 나머지 투신자살까지 생각했다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으려 했지만, 매정하게도 아르고스는 낮은 계곡으로 이오를 몰아 구해냄으로서 죽음을 통해 자유를 얻는 것조차 방해했다고 한다. 이 또한 헤라의 뜻이었다. [6] 시판되는 그리스 신화 책들마다 남동생이나 여동생, 또는 오빠나 언니들로 등장하는 경우들이 많다. [7] 가족들 주위를 맴돌거나 손을 핥아줘도 그냥 예쁜 소라 여겼을 정도였다. 거친 풀과 흙탕물만 먹어서 속이 말이 아니던 이오에게 본의 아니게 풀까지 줘서 괴롭게 한 건 덤이다. [8] 후대의 여러 창작물에서는 아르고스가 길길이 날뛰며 괴물같이 난동을 부려서까지 떼어냈다는 것으로 묘사되나, 원전에서는 그냥 자기 소 끌고 가듯 매정하게 떼어놓은 게 다였다고. [9] 아르고스가 유령이 되어 쫓아와 등에 떼와 함께 이오를 괴롭혔다고도 한다. 이오가 내딛는 걸음 하나하나마다 노려보았다고. 아이스퀼로스의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에서 해당 묘사가 등장한다. 혹은 헤라가 번민과 불안 그리고 공포를 심어서 항상 겁을 먹게 만들었다고 했다고 한다. [10] 이때 거쳐간 경로에서 이오니아해 보스포루스 해협의 유래가 나온다. [11] 그 과정에서 이미 임신하고 있던 제우스의 딸 케로엣사를 낳았다고 한다. 케로엣사는 포세이돈과의 사이에서 비잔티온을 세운 비자스의 어머니가 된다. [12] 버전에 따라서는 제우스가 아니라 헤라가 아르고스를 기리기 위해 아르고스의 눈을 공작 꼬리에 달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쪽을 따를 경우 제우스가 이오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동안 일부러 여유롭게 공작새 장식이나 해 주면서 제우스를 은근히 압박했다는 식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13] 참고로 이오가 변신당했던 동물인 암소는 이집트에서 이시스와 하토르의 상징 동물 중 하나로 여겨졌다. [14] 이시스는 데메테르와 동일시 되기도 한다. [15] 어머니가 에코가 아니라 설득과 연설의 여신 페이토라는 설도 있으며, 신적인 혈통은 아니지만 피에로스라는 왕의 딸이자 공주였다고도 한다. 후자의 설에서는 자매들과 함께 무사 여신들과 음악 경연을 펼치다 패배하여 새가 되었다고도 한다. [16] 다른 이야기에서 잉크스가 재등장하기도 한다. 아프로디테 이아손에게 사랑의 주문을 외는 새를 한 마리 선물해 주어 메데이아와 맺어질 수 있게 했는데, 그 새가 바로 잉크스라는 설. [17] 초원의 풀을 배로 만들어주고, 절벽을 내려가는데 미끄럼틀을 만들어주고, 바다를 건널때는 대왕조개를 보내준다. [18] 붉은 제비꽃은 얼굴이 발그레하던 처녀 시절을, 보라색 제비꽃은 암소로 변해 고난을 겪는 때를, 하얀 제비꽃은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뜻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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