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3 17:32:20

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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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다솔 염전.jpg

1. 개요2. 기타

1. 개요

鹽田 / Salt Farm

말 그대로 소금(鹽)이 나오는 (田). 갯벌에 칸막이를 만들고 바닷물을 들이고 농축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서 소금을 채취하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을 천일염이라 부른다.

암염 채광이 주류로 이뤄진 까닭에 세계 기준으로 보편적 제염방식은 아니다. 교역이 미발달한 시대의 내륙인은 염분 섭취방식에 선택권이 없었으므로. 구할 수 있는 식량의 특성상 염분의 수요는 바닷가보다 육지 쪽이 높았고, 그렇기에 소금이 고픈 육지에선 땅에서 암염 등을 캐서 소금을 구했다. 한국에서는 수심이 얕고 해안선이 복잡해 노출된 동해 대비 해류가 약한 서해안 지역에 밀집됐다.

한국의 경우 소금광산이 거의 없어서 암염이 나지 않으며, 옛 기록인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서도 고구려가 소금을 해안지에서 운반해 왔다는 기록[1]을 볼 때, 고대부터 이미 해안가의 염전을 통해 소금을 얻은 것으로 추측된다. 미천왕이 즉위 전 숨어살면서 소금 행상을 했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염전의 노동 강도는 암염 채광에 비해 훨씬 극심한 고역이다.[2] 하루종일 햇빛이 쨍쨍 내려쬐는 가운데 쉴 새 없이 소금물을 엎고 엎고 엎어야 하니 돈을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너무 고된 노동이라 버티려고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신라 왕족이자 장군인 석우로는 왜왕을 잡아 염전노예로 만들겠다고 했다가 분노한 왜군에게 잡혀 살해당했고, 조선시대 형벌 중 하나인 도형에서 애용되는 처벌이 염전으로 보내버리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때는 지금과 달리 손으로 일일이 바닷물을 퍼올리고 솥에 바닷물을 계속 끓여서 소금을 굽는 자염법을 썼기 때문에 염전일이 더 고됐다. 장비가 허술한 건 더 말 할 것도 없다.

함안군 성산산성에서 나온 목간에서는 노인염(奴人鹽)이란 글자가 여러 번 확인돼, 신라 혹은 가야 사회에서도 소금을 생산하는 일은 노비가 맡았던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에서도 마찬가지인지라 타짜에서 고니가 염전꾼들 주머니를 도박으로 털자는 삼손이의 꼬드김에 "싫소. 염전 일이 얼마나 고된데 그런 돈을 털어먹는가?" 라고 딱 잘라 거절하는 장면이 있다.

중간에 들어가는 미네랄 등 불순물들에 따라서 소금의 품질이 달라진다. 소금은 결정화된 염분이라 염호에서 염기성 플랑크톤만 번식하는 것처럼 대부분의 유기오염물은 소독되고 결정화 과정에서 화학적으로 분리된다. 문제는 유해 중금속 및 기계화 부산물, 그리고 마이크로 비드, 즉 미세 플라스틱으로 대표되는 해양오염이 심화되고 기계사용에 비례해서 품질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오염에 따른 품질의심으로 천일염을 정제염(추가로 암염도)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암염은 전량 수입인데다 한국 시장에서 사치품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당히 비싸지만, 정제염은 그리 비싸지 않다.
미국 호주의 현대식 기계와 첨단 장비를 통한 생산과정을 볼 수 있다.

2. 기타

  • 불순물 기준은 한국 0.15%, 프랑스는 0.5%, 일본은 0.01%[3]
  • 이 염전에 생물이라고 있을거 같지 않지만, 의외로 뭔가 징그럽고 걸쭉한 고염 농도에서 서식하는 생물체들이 있다. 상기 언급한 호염성 플랑크톤의 일종이다. 물 속에는 풍년새우[4]가 서식하고 염전 모래밭에는 무녀길앞잡이가 뛰어다니고 칠면초, 퉁퉁마디 등이 자란다.
  • 2014년에는 신안군 염전 일대에서 주민들에게 사실상 인신매매된 채 임금착취 강제노역을 당하다 구출된 2014년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이 보도되며 파문이 일기도 했다. 남서 다도해 일대 인신매매 강제노역은 십수년 주기로 적발과 처벌이 반복된 기록이 있는 고질적 문제인데, 제일 공개적으로 발각된 건수가 상기한 사건이다.
  • 2014년 신안 염전 노예 사건 이후로 열정페이, 노예노동, 인신매매, 한 번 들어오면 마음대로 못 나가는 곳 등을 염전에 빗대기도 한다. 처음에는 단순 개그였지만 사건의 임팩트가 워낙 크기도 했고 다양한 상황을 염전 하나로 퉁칠 수 있는 간편함 덕분에 지금까지도 염전드립이 돌고 있다. 실제로 인신매매를 비유하는 ' 원양어선'이 어느새 염전으로 바뀌었다.
  • 가두리 방식 천일염전은 암염이 대세인 유럽에서도 일부분이나 여전히 사용된다. 주로 다도해처럼 해류가 느리고 대양에 맏닿지 않은 연안해안과 조건이 유사한 지중해, 흑해, 크림 반도 일대에는 흔하나 세계생산량의 극히 일부분에 그쳐 주목받지 못할 뿐이다. 가격은 유럽산이라 하여 별로 다르진 않다고. 명확히 이같은 천일염전 사용이 기록으로 확인된 시기는 동로마 제국 때로 알려져 있다. 유의할 사실은 사막과 해수펌프를 이용하는 호주를 제외하곤 지역, 국가 불문 생산방식이 일치한다. 천일염 생산은 유럽에서도 수작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산업으로 그 인력의 대부분은 아프리카 주민들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 얕고 넓은 인공구획에 해수를 저류, 증발시켜 만드는 염전은 전세계적으로 후기고대부터 사용된 방식이나 일제강점기에 이식되기 전 국내의 주류는 아녔고 아게하마 염전보다 국내 염전은 차라리 지중해식에 더 근접하다. 국내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된 자염을 만드는 염전은 이와는 약간 다르다. 자염 관련 포스트
  • 물론 인공 구획에 바닷물을 끌여와 바람 햇빛으로 해수를 증발시키는 방식이 국내에 없지는 않았다. 다만 근대의 천일 염전처럼 바닥에 도기나 타일을 까는 것이 아닌 최대한 자연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제주도 애월에는 현무암 위에 염전을 만들어 소금을 생산하기도 했다.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돌염전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3가지 금. 부의 황금, 맛의 소금, 삶의 지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국내영화 푸른 소금(2011)은 제목부터 제목이고 중요소재로 소금, 주요배경으로 염전을 차용하고 있다. 중심내용은 킬러들로 등장하는 남녀주연 송강호 신세경의 로맨스인데 우유니 사막처럼 창공을 반사하는 염전평야가 절정부의 공간적 배경으로 사용된다, 겉만 보면 간지폭풍.

[1] 고구려의 위치와 당시의 교통상황을 볼 때 엄청나게 힘들게 운송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2] 암염 채광이 마냥 쉬운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암염 광부는 공기 중 염분 과다섭취로 인한 고혈압을 직업병으로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3] 꼼꼼한 경제 천일염의 또 다른 얼굴, 물에 녹여보았다. JTBC # [4] 이름이 풍년새우인지라 새우로 알기 쉽지만, 새우가 아니다. [5] 천일염 1번지가 사람 넘치는 중국인 것만 봐도 대충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인신매매 행위가 자행되는 걸 보면, 지중해식 염전 역시 아프리카 인부의 저임금 노동력에 의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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