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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6년 1월 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국 출신 시아파 종교 지도자 셰이크 님르 알 님르(Sheikh Nimr al-Nimr)를 반정부 시위 및 테러 주도 혐의로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과 함께 집단으로 처형한 것에서 촉발되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에 국교단절까지 이르게 된 일련의 사건. 다만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은 오래 전부터 존재하였으며 냉전 시절 미국, 소련처럼 대리전을 펼치는 등의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1]
2. 발단
서로를 위협하는, 특히 사우디 입장에서는 존재 자체가 국가의 정치 질서를 무너뜨리는 악마 같은 존재와 다름없기 때문에 패권 분쟁 수준을 넘은 이념전쟁, 생존전쟁이라는 의미가 있다. 요약해서 말하면 다음과 같다.
- 이란 혁명은 절대왕정을 부정한다. 걸프 산유국 전체가 들고 일어날 일이다.
- 이미 걸프 산유국 내 하층민들이 이란이 부추긴 이슬람 원리주의에 심취해 반왕실 세력이 되어 왕가를 위협하고 있다. 대표적인 존재가 오사마 빈 라덴.
- 사우디는 메카와 메디나의 수호자라는 상징만 있을 뿐 이란처럼 적극적 이슬람 혁명 수출에 부정적이다. 그것이 자국의 보수적 이슬람 교권과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을 자극한다.
- 이란의 일명 초승달 벨트라 불리는 시아파 이슬람 연합이 계획이 중동의 패권질서를 흔들어 버릴 수 있다.
- 이란은 사우디와 달리 인구가 많고 군대 규모도 커서 언제든 단독으로도 중동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인 알 님르는 이란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뒤 시아파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부 주(Eastern Province) 독립을 주장하면서 사우디 왕가를 비판하고 이란식 신정 정치 체계를 지지해 왔다. 당연히 이는 사우디 왕정에 대한 도전이었다.[2] 그러다보니 2012년 여름 반정부 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2014년 가을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를 뒤집고 전격적으로 처형된 것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아들이자 국방장관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의 대 시아파 강경 정책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 경과
3.1.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응
처형 후 이란에서는 크게 비난했고 사우디 지도자들을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에 비유하는 그림이 올라오는 한편 알 님르의 처형에 분노한 이란의 강경 보수파의 과격 시위대가 처형에 항의하며 사우디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공격해서 분쟁이 일어났다.
이후 급속도로 양 국가의 관계가 악화되었고 마침내 1월 6일 사우디는 이란과의 국교단절을 선언했다.
3.1.1. 수니파 국가의 연속 단교
사우디의 우방인 수니파 국가들 바레인, 수단 등이 잇따라 이란과의 관계를 단절했다.3.2. 이란의 반응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공격 사건에 대해서는 사우디를 비난하던 하산 로하니 대통령뿐만 아니라 알리 하메네이 종교 지도자까지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대사관 습격은 사우디를 비난하던 국제적인 여론이 이란으로도 화살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고[3] 사우디가 국교단절, 교류 중단 등의 강경한 반격에 나설 수 있게 해 버렸다. 오죽했으면 이란 내 강경파의 받침목이라고 할 수 있는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대사관 습격은 잘못이었다고 한 발 물러서 인정할 정도였다. 심지어 '대사관의 불은 시위대가 나타나기 전부터 시작되었다', 즉 이란의 이미지에 먹칠하려는 '잠입자들'이 사건을 저질렀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1월 8일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모든 수입을 금지함으로써 경제적인 압박을 가했다. 물론 사우디는 맘대로 해 봐라며 무시했다.
성공적으로 제재 해제 협상을 이끌어내면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던 로하니 정부로서는 이 사건으로 제재 해제가 지연된다면 가뜩이나 협상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국내 강경파들에게 좋은 빌미가 될 것이었고 2월에 있을 총선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우려했으나 2016년 1월 17일 EU는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했고 오바마는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우디가 예멘 주재 이란 대사관을 폭격했다고 한다. BBC 공식 기사, 한국 기사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대사관 건물은 멀쩡하며 인근이 폭격당해 직원들이 부상당했다고 한다.
1월 20일에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가 공개적으로 비판 성명을 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습격은 매우 나쁘고 잘못된 사건이며 예전에 시위대가 영국 대사관을 습격한 전례를 들면서 이는 이슬람의 교리에 반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하메네이가 직접 나설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에
4. 중재자
대표적인 중재자로는 쿠웨이트의 사바 아흐마드 알자비르 알사바 국왕이 있으나 그가 2020년에 사망하면서 직접적인 중재자는 없다.이후 이라크, 오만, 파키스탄, 튀르키예,
5. 영향
사우디를 비롯한 수니파, 특히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가 워낙 극단에 치달았기 때문에 서방의 평가가 크게 떨어진 반면 시아파 이란은 대사관 습격 사건을 바로 내부적으로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등 최소한의 정치적 처신을 보였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기는 했다. 즉 미국의 외면 속에 중국-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이란이 사우디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수니파는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를 필두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대두되어 지즈야를 바치지 않는 이교도의 생존권 자체를 부정하며 날뛰었지만 시아파는 이이제이의 태도를 보였으며 기본적으로 이란은 이 문제를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도 이란이 낫다지만 실제로는 이스라엘 멸망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이란과 달리 수니파 왕정들은 어느 정도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 두기 때문에 오히려 왕정을 유지하는 것을 돕는 것이 낫다[5].사우디를 비롯한 수니파 국가들이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보다는 대립하는 관계인 시아파 국가인 이란 견제에 집중하면서 IS만 이득을 보게 되었고 사우디 왕실은 반군주 세력들을 이란과의 분쟁을 빌미로 찍어누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나을 뿐이지 이슬람 원리주의에 기반을 둔 정권의 한계와 내부 강경파 때문에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계심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 미국은 경제제재 해제 하루만에 2015년 11월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유로 이란 기업들에 신규 제재를 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 물론 이 신규 제재는 이전보다 훨씬 완화됐다.
이 일로 가장 골치를 썩은 것은 다름 아닌 이라크 정부와 시아파. 수니파를 다독이면서 수니파-시아파가 협력해서 다에쉬와 싸우는 환경을 조성해서 슬슬 승기를 잡아 가던 중에 두 강국 사이에 끼여서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큰 지원을 하는 이란에게 마음이 기울지만 수니파의 큰 형님이고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와의 전쟁에서 원호가 필요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밉보일 수도 없다. 일단 이라크 정부는 총리가 유감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끝내면서 사실상 중립을 표명했고 시아파도 수백명이 시위에 나선 것을 제외하면 조용하게 넘어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무슬림 국가들이 나섰는데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이 나서서 중재에 나섰다. 기사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국가들과 미국, 유럽 vs 이란을 맹주로 한 시아파 세력과 러시아, 중국의 대립구도가 오래 이어져 왔는데 이란 핵 협상 타결과 북대서양 세력의 제재 해제로 급속히 가까워지자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중동지역이 미국의 텃밭화되어 가는 것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사
다만 2016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과의 핵협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등의 변수가 있었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UAE, 이집트, 요르단 등이 이란과 친밀한 카타르와 모두 단교하였다. 이는 그동안 이란에 대한 관점이 달라서 갈등이 어느 정도 있었는데 카타르 국왕 연설기사 보도 건으로 인해 다시 크게 불거지면서 다시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까지 번졌음을 의미한다. 기사 게다가 러시아발 해킹 설까지 나오면서 가뜩이나 복잡한 중동의 정세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기사 이후 바레인과 UAE는 2020년 8월하고 9월에 이스라엘하고 수교했다.[6]
6. 관계 정상화
2023년 3월 10일 중국의 중재로 베이징에서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기사중동 국가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기사
미국은 환영하면서도 이란이 협상장에 나온 건 중국 때문이 아니라 대내외적인 압박 때문이라며 중국의 역할을 평가 절하했다. 기사
7. 관련 문서
[1]
아라비아와 페르시아 두 문화권간 대립은 고대부터 있었으며 양국이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로 군림하는 만큼 이슬람권의 주도권 다툼을 해 왔다.
[2]
게다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저지르는 폭정과 독재, 인권 탄압은 사우디 왕실보다 더 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적인 체제인 것도 아니다.
[3]
유엔
안보리에서 바로 규탄 성명을 냈다.
[4]
중재 역할을 하다가 단교당했다.
[5]
이미 사우디는 이스라엘에 대한 자국
영공 통과를 허락했다. 이스라엘-
인도간의 직항노선 개방이란 명분이지만 고작 민간항공 노선을 이유로 자국의 영공을 개방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보다는 유사시 이스라엘
공군의 이란 공습루트를 허용했다는 것으로 보는게 타당하다. 단, 이 역시 이란이라는 공동의 적으로 인해 발생한 '
적과의 동침'일 뿐이지 국민정서는
반이스라엘에 가깝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란이 사라진 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대립 관계에 놓일 수도 있다.
[6]
참고로 요르단과 이집트는 이전에도 이스라엘하고 외교관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