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nt of Byzantium
1. 개요
1987년에 나와 1994년 재발매된 미국인 소설가 해리 터틀도브의 첫 장편 대체역사소설.[1]2005년 행복한책읽기 SF총서 8권으로 출간되었다. 역자는 SF 전문 번역가 김상훈. 해리 터틀도브의 장편 중 한국어로 번역출간된 유일한 작품이나 지금은 절판되었다. 국내 번역되어 들어온 해리 터틀도브의 작품은 비잔티움의 첩자를 제외하면 단편 3개 뿐 이다.[2]
아이작 아시모프가 추천사를 써준 바 있다.
2. 상세
역사상의 가정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들 중 그나마 알려진 유스티니아누스 1세(527~565)의 이탈리아 수복전쟁이 비잔티움의 국력을 쇠퇴시키지 않았고, 7세기 거센 파도가 된 이슬람의 개조(開祖) 무함마드[3]가 정교회로 개종해 이슬람 자체가 생기지 않았고, 대신에 정교회의 부흥을 이끌었다[4]는 주요한 두 가지 가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5]사실 이 작품은 아이작 아시모프 매거진에 연재된 단편 Departure의 세계관에서 출발한다. 이 단편은 사산왕조 페르시아가 그노시스파 기독교를 전파시켜 비잔티움을 위협하는 시기의 수도원을 그리고 있으며 수많은 성가를 작사, 작곡한 성인이 결국 콘스탄티노플로 이주한다는 스토리.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그 성인이 무아메트( 무함마드)라고 밝혀진다.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몇 편의 독립적 연대기 단편을 서술한게 바로 이 작품인 비잔티움의 첩자이다.[6]
원래는 비잔티움에 어두운 그림자가 슬슬 드리워질 무렵인 서기 1300년대 초 (작품 내에서는 세계력 6814년)를 시작으로 약 15년에 걸쳐 주인공 아르길로스의 행적을 따라 당대의 중요한 역사적 발견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과학 혁명과 르네상스 없이도, 심지어 다른 유럽 지역이 야만[7]의 시대로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역사 발전상 과학의 진보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 소설에서 사용되는 연호는 서기력이 아닌 그리스인들이 계산한 우주창조기원인 기원전 5509년 9월 1일을 기점으로 세계력(에토스 코스모우)이 사용되며, 서기로 환산하면 1305년 9월부터 1320년에 해당한다.(참고로 실제 역사에서 비잔티움 제국은 100여년 후인 1453년에 멸망한다.) 실제 역사상의 비잔티움 제국은 이 무렵 오스만 제국을 비롯한 여러 투르크계 공국들에게 소아시아 지역을 조금씩 잠식당하던 상황이었지만[8] 여기서는 갈리아 북부와 브리타니아를 제외한 고대 로마의 영역 전부를 수복한 상황. 앞에서 말했듯 이 세계에서는 비잔티움 제국 이외의 유럽 국가는 다 야만족의 나라처럼 취급받고 이탈리아는 비잔티움 제국의 서부 속주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스토리는 다뉴브 강에서 야만족에 맞서 싸우던 군인 바실 아르길로스가 렌즈를 이용한 망원경을 획득한 공로로 마지스트리아노스라는 집행관[9]에 임명되어, 비잔티움 제국 각지 [10] 에서 활동하면서 천연두를 예방하는 우두 접종, 파로스 등대, 신형 흑색화약 폭탄, 금속 활자, 증류주 등에 대한 지식을 하나하나 얻어가는 것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아르길로스의 활약 자체보다는, 15년에 걸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떤 이에 의한 우연스러운 과학적 발전의 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흥미롭다.
비잔티움의 첩자에서는 1300년대인데도 몽골 제국의 흔적이 전혀 없다. 다만 중간중간에 몽골로이드 계통으로 추정되는 유목민족들이[11] 비잔티움 제국과 사산조 페르시아를 괴롭히는데 아마 이 세계에서는 몽골이라는 단일 정체성이 아닌 각개 약진의 형태로 간게 아닐까 싶다.
이에 대한 가설로는 설정상 사산조 페르시아가 (이슬람 제국의 발흥에 의해) 멸망하지 않아서라고 해석되고 있다. 페르시아와 로마 두 노제국이 세력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던 데다 페르시아가 지속적으로 유목민족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며 견제하고 있기 때문. 설사 몽골족이 존재하고 칭기즈 칸이 존재해도 쳐들어갈 구실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호라즘 왕조가 중동을 갈아버린 몽골족을 불러들인 장본인이란 얘기(…). 실제 역사에서도 동로마 제국과 사산 왕조의 이란 제국은 서로를 최대의 적수로 인식하고 있기도 했지만, 약탈을 선호하는 사막이나 초원의 유목민에 대한 대응에서는 서로 협력하여 공동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경제적으로 여유있던 동로마가 아예 페르시아 제국에게 방어분담금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이 점을 생각해 본다면, 두 제국이 동유럽과 중근동의 패자로써 세력 균형을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주변의 유목민들을 견제하여 분열시키고 영향권 내에 포섭하는 것 역시 충분히 가능하리라 예상할 수 있는 일이며, 실제로 작중에서도 다뉴브 강에서 코카서스까지 (통일 제국은 이루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목민 세력들이 포진하고 있음이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위 주장도 문제가 있는데, 사산조가 몽골고원까지 유목민들을 견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즉, 만약 칭기즈칸이 등장했다면, 혹은 어떠한 이유로 몽골이 통일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주변이 아닌 너무 먼 거리라 사산조가 있든 말든 별 소용이 없고, 그냥 그대로 몽골 통일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저 소설에서 그렇게 몽골 통일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말했다시피 너무 먼 거리라 그 통일몽골이 사산조 근처에 오기까지 사산조가 견제할 수가 없다. 당연히 로마와의 공동견제 또한 불가능하다.[12] 그리고 당시 칭기즈 칸은 호라즘 위의 서요를 반드시 침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13]를 가지고 있었다.[14] 어찌되었든 사산조는 몽골이 통일 되었다면, 사산조는 몽골을 알 수 밖에 없었다.[15] 이렇게 되면 그냥 저 소설에선 사산조의 견제 유무와 상관 없이 단지 몽골통일이 칭기즈칸에 의해 -또는 아니더라도-이루어지지 않은 세계라 볼 수밖에 없다.
다른 시각으로는 다뉴브 인근에서 주르첸이 발견된다는 점을 들어 여진족이 몽골을 대체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여진족이 다뉴브까지 진출하려면 중간에 몽골을 비롯한 여려 유목민족들의 영역을 거쳐야 하는데, 아무리 유목민족들이 정주민들과는 달리 영역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방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그냥 손 놓고 볼 리는 없다. 그러므로 다뉴브까지 진출한 여진족은 중간의 유목민족들을 대부분 소탕하거나 흡수해가며 왔다는 설명도 가능할 수 있다. 이 위업은 결국 칭기츠칸이 했던 일과 거의 동일하므로 여진족이 몽골을 대체한 것으로 보는 것. 아예 생뚱맞은 설정까지는 아닌 것이, 이 시기는 여진족의 첫 번째 전성기인 금나라 시기와 그리 멀지 않다. 그러니까 금나라가 실제 역사보다 훨씬 더 번성해서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 가까이까지 스텝 전역을 아우르는 급팽창에 성공한 세계관이라 치면 그럭저럭 앞뒤는 맞는 것 같다. 금나라(여진족)에 가상의 명군과 명장이 나타났다거나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그 과정에서 당연히 몽골 통일을 충분히 견제하는 수준을 넘어 억누르고 흡수하기까지 했을테니 몽골 제국이 없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여진족은 순수 유목민이라기보다는 유목과 수렵채집 뿐 아니라 약간의 농업 및 어업까지 겸하는 생산양식을 가지고 있었고, 고향 역시 초원이 아닌 삼림지대인 전형적인 하이브리드민이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들이 실제 역사보다 번성했다고 해도 전형적인 유목제국의 폭발적 팽창과 같은 양상으로 성장했을지는 좀 의문이 드는 부분이긴 하다. 사실 이 가정 자체가 제일 말이 되긴 하는데 그렇다고 작가가 딱 잘라 '작중 주르첸은 금나라를 세운 여진족이 맞다'고 확언해준 것은 아니니 꼭 맞다고 확신하기에는 부족한 넘겨짚기인 면도 있는 것이다.
3. 수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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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아르고스의 눈 - 세계력 6814년
"The Eyes of Argos". 《 어메이징 스토리스》(이하 《어메이징》) 1986년 1월호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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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기묘한 발진 - 세계력 6816년
"Strange Eruptions". 《아이작 아시모프의 사이언스 픽션 매거진》(이하 《아시모프》) 1986년 8월호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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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구름기둥, 불기둥 - 세계력 6818년
"Pillar of Cloud, Pillar of Fire". 《아시모프》 1989년 12월 중순호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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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사악한 삼위일체 - 세계력 6824년
"Unholy Trinity". 《어메이징》 1985년 7월호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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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아키타이프 - 세계력 6825년
"Archetypes". 《어메이징》 1985년 11월호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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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성상(聖像) - 세계력 6826년
"Images". 《아시모프》 1987년 3월호에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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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수퍼와인 - 세계력 6829년
"Superwine". 《아시모프》 1987년 4월호에서 발표. 로커스상 후보에 올랐다.
4. 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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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 아르길로스[16]
본작의 주인공. 원래 비잔티움 제국의 군인으로 다뉴브강 유역에서 벌어진 여진족과의 전투에서 척후대 지휘관으로 근무하였으나, 분명 미개한 야만인들일 것이라 생각한 여진족들이 이상하리만치 로마군의 질서정연한 전술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 뭔가 비밀이 있을 것이라 짐작해 거짓으로 항복한다. 그리고 여진족 무당에게서 원시적인 망원경을 탈취해 오는 공을 세우고 제국의 첩보원 및 수사관 격인 마지스트리아노스(Magistrianos)[17]로 발탁되어 콘스탄티노플로 이주한다. 우울해보이는 인상에 못생긴 외모라고 묘사되지만 눈만은 이콘에 나오는 성자의 눈을 닮았다고 한다. 현장에서 구르던 군인 출신 답게 격투에 능하고 머리가 좋은 편이다. 신앙심이 강해 신학에 대한 지식도 해박한 편. 전혀 잘생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들과 꽤나 자주 엮인다. 또한 천연두로 아내와 자식을 모두 잃은 아픈 가정사를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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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아르길로스의 아내로 슬라브혈통의 미인이라고 한다. 첫번째 에피소드와 두번째 에피소드의 사이에 아르길로스와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으나 콘스탄티노플에 창궐한 천연두에 전염되어 젖먹이 아들과 함께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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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리아리오
이탈리아인 의사. 오래 전 천연두로 처자식을 잃고 자신도 가까스로 살아남아 천연두를 증오한다. 아르길로스 역시 천연두로 처자식을 잃었기에 그에게 기시감을 느끼고 협력한다.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창궐한 천연두를 막지 못하고 무력감을 느끼던 중 아르길로스의 도움으로 함께 종두법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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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 라카노드라콘
아르길로스의 상관으로 직책은 황제 직속의 제국 집무관이다. 아르메니아 출신이며 상사와 부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묘사되며 아르길로스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에 골치아픈 일이 생길 때 마다 열심히 굴려먹는다. 서사시를 쓰는 취미가 있는데 꽤나 잘 쓰는 듯. 여담으로 대머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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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네
사산 왕조의 여성 첩보원으로 미인계와 변장술에 능한 것으로 묘사된다. 단성론자들과 성상파괴주의자들을 선동해[18] 비잔티움 제국을 혼란에 빠트리려는 시도를 하지만 모두 아르길로스에게 저지당한다그러면서 은근슬쩍 연애질도 하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아르길로스와 협력하여 카스피 관문을 지나 남하하는 키르기즈족의 침공을 분쇄하고 함께 콘스탄티노플로 떠나는 것으로 작품이 끝난다.
5. 주요 대체역사
5.1.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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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마 제국
작중 사산 제국과 함께 서방 세계를 아우르는 초강대국으로 사산 제국과는 불안한 냉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동로마 제국과 사산 제국의 주요 쇠퇴 원인인 이슬람교가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라클리오스는 사산 왕조의 침공을 격퇴하고 제국을 위기에서 구한 영웅으로 시성된 뒤 죽을 수 있었으며, 유스티니아누스 1세의 강역에 더해 갈리아 남부 해안지방(갈리아 나르보넨시스)과 히스파니아의 거의 대부분을 수복하는 등 예전의 위세를 되찾고 유럽의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콘스탄스 2세가 랑고바르드족을 축출하고 탈환한 것으로 언급되나 나머지 영토는 누가, 언제 회복하였는지 알 수 없다. 또한 정교회가 유일한 국교로 가톨릭과 로마 주교(교황)는 공의회에서 이단 판정을 받고 단죄되어 알프스산맥을 넘어 프랑크족 영역으로 도주했으며, 이단인 가톨릭을 믿는 프랑크족과 게르만족(작중에서는 프랑코-색슨족이라 부른다.)은 야만인 취급을 받는다. 현 황제는 니키포로스 3세로 실제 역사에서 11세기에 황제였던 현실의 니키포로스 3세와는 별개의 인물이다. 실제 역사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성한 국력을 가지고 있지만 다뉴브강 유역에서는 여진족 유목민, 히스파니아에서는 게르만 소국들과 산발적인 충돌이 벌어지고 있으며 동쪽에서는 마찬가지로 전성기의 국력을 회복한 사산 왕조와의 불안한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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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산 제국
역시 이슬람의 침입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7세기 초에 비잔티움 제국과 벌였던 캐삭빵의 후유증[19]을 극복, 전성기의 국력을 되찾아 양대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작중 시점에서 비잔티움 제국과 직접적인 전면 충돌은 없지만 소국들이 할거중인 카프카스 산맥과 일단 동로마 제국이 점유중이지만 아직 정교회로 개종하지는 않아 불안정한 상태의 메소포타미아 지역 등 접경 지대에서 불꽃 튀는 첩보전과 암투가 벌어지는 중으로, 언제 전면전으로 확산될지 모르는 불안한 냉전이 계속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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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아,
게르마니아
갈리아 남부 해안지대를 제외한 갈리아와 게르마니아 지역은 프랑크족과 색슨족이 주류가 되어 지배하고 있고 비잔티움 제국에서는 이들을 프랑코-색슨이라 부르고 있다. 프랑크 왕국이 완전히 소멸한 것인지 지배력이 약해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군소 봉건 영주들로 갈라진 혼란한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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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니아
모종의 이유로 색슨족은 이주하지 않았(거나 못하였)고 앵글족이 지배하기 때문에 앵글랜드로 불린다. 작중 앵글랜드의 왕은 오스위. 도버 해협을 사이에 두고 프랑코-색슨족과 분쟁중이라는 언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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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다뉴브 강 북쪽에는 주르첸족( 여진족)이, 카프카스 북쪽에는 키르기즈족이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작중 배경이 14세기 초임에도 불구하고 몽골 제국이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뒤바뀐 역사의 나비효과로 인해 몽골 제국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유라시아 동쪽 끝에 살던 여진족이 어떻게 다뉴브 강까지 흘러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도 있으나 사실 현실 역사에서 외몽골 고원에 살던 유목민들이 서유럽까지 쳐들어갔던 일도 여러 차례 있기 때문에 거리상으로 보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5.2.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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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정교회가 비잔티움 제국의 국교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오래 전에 교황이 콘스탄스 2세에게 개기다가 알프스 너머로 쫓겨났지만 게르만계 국가들은 여전히 가톨릭을 신봉하고 있다. 합성론이나 네스토리우스파 등의 비 칼케돈 교파 또한 레반트 지역이나 이집트에서는 공공연히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비잔티움 제국 내부의 갈등 요소로 남아 있다. 성상 파괴주의 역시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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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
무함마드가 이슬람교를 창시하지 않고 정교회의 성직자가 되었기 때문에 존재 자체가 없다. 무함마드(작중에서는 성 무아메트로 불림)는 사산 왕조의 침입을 피해 히스파니아 지역으로 이주한 뒤 주교가 되어 여러 성가를 작곡했고, 죽은 뒤에는 시성되었다고 한다. 유명한 이슬람의 신앙고백 '알라 이외의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이다'는 '주님 이외의 신은 없고 그리스도는 주님의 아들이다'로 살짝 바뀐 채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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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아스터교
사산 왕조가 건재하기 때문에 국교로 남아있다.
5.3. 기술 및 기타
주르첸족의 주술사가 장신구에 쓸 수정을 연마하다가 우연히 렌즈를 발명하고, 곧이어 망원경도 발명하게 된다. 주르첸족이 군사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하여 다뉴브 유역에서 비잔티움 제국군을 위기에 몰아넣기도 했으나 아르길로스가 침투해서 탈취해온다. 아르길로스를 비롯한 군대의 몇몇
높으신 분들만이 사용하고 있지만 우연히 이걸로 밤하늘을 들여다 본 학자들이
신앙을 뒤흔들어 놓을만큼 충격적인 발견을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실제 역사에서는 작중 시점보다 300년 뒤에 네덜란드의 안경 기술자가 발명한다.
아내가 천연두에 감염되어 쓰러지자 아르길로스는 젖먹이 아들에게 먹일 우유를 구하다가 우연히 우두에 감염된다. 결국 처자를 천연두로 잃고 절망한 아르길로스는 우유를 팔던 낙농업자의 가족들이 모두 우두에 걸렸었고, 또한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리아리오의 도움을 얻어 본인의 몸에 직접 실험을 한다.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실제 역사에서 종두법의 발견자는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
지진으로 붕괴된
파로스의 등대를 재건하던 노동자들이 너무나도 위험한 작업환경에 질려 파업을 벌이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견된 아르길로스가 석공, 목수, 콘크리트 직공 길드의 수장들과 협상을 벌여 임금인상, 사망사고 발생 시 장례비 및 보상금 제공을 제시하고 파업 종료에 합의한다. 하지만 나머지 두 길드와 달리 석공길드가 합의를 깨고 파업을 계속하고, 아르길로스는 '
3개월간 알렉산드리아에서 모든 석조공사를 금지한다'는 포고령을 내놓으면서 석공길드를 데꿀멍시킨다.
이러한 이집트인들의 풍습인 '아나코레시스 (철수)'는 실제 역사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기원전 1170년에 왕가의 계곡을 건설하던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전통이다. 전형적인 파업 외에도 주민들이 부당한 대우(세금이 과중하다던가, 이웃이 억울하게 처벌받았다던가..)를 받았을 경우 마을을 비우고 어디론가 숨어버리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작중 묘사로는 이집트 전체가 아나코레시스를 벌인 사태가 두어 번 있었다고.
이러한 이집트인들의 풍습인 '아나코레시스 (철수)'는 실제 역사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났으며 기원전 1170년에 왕가의 계곡을 건설하던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전통이다. 전형적인 파업 외에도 주민들이 부당한 대우(세금이 과중하다던가, 이웃이 억울하게 처벌받았다던가..)를 받았을 경우 마을을 비우고 어디론가 숨어버리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작중 묘사로는 이집트 전체가 아나코레시스를 벌인 사태가 두어 번 있었다고.
프랑코-색슨족이 화약무기를 사용해 히스파니아 지방의 비잔티움 요새들을 공격하는 장면으로 처음 등장한다. 지금의 스위스에 위치한 '성 갈' 수도원에서 제조하던 것을 아르길로스가 잠입해 제조비법을 빼내온다.[20] 아직
화포나
총기류까지 발전하지는 못하고 단지에 넣은 화약을 그냥 터뜨리거나 투석기로 던지는 정도의 원시적인 단계이다. 실제 역사에서 화약은 작중 시점보다 약간 더 빠른 13세기 중반-후반쯤에 유럽에 전해진다. 작중에서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더 가까운
사산 왕조나 유목민들이 화약의 존재를 모르는 것으로 보아 프랑코-색슨족이 독자적으로 개발했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사산 왕조에 인접한 국경 도시에서 비 칼케돈 교인들의 봉기를 선동하는 불온한 대자보들이 나돌고, 이를 조사하던 아르길로스가 도기장인의 집에서 찾아낸다.
금속활자는 아니고 점토를 구워서 만든 초기 상태의 활자이다. 더불어 부조로 장식된 도기들이 인근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복선을 깔아놓은 것으로 보아, 화약과 마찬가지로 북송대에 개발된 점토활자가 전파된 것이 아니라 부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독자적으로 발명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쇄술을 너무 위험하다고 여긴 아르길로스의 상관 라카노드라콘이 은폐하려 했지만 아르길로스의 설득으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9세기 이후로 힘을 잃는 실제 역사와 달리 이집트와 동방을 중심으로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성상파괴주의자들이 폭동을 벌여 제국 전체에 혼란에 빠지고 이를 수습하기 위한 공의회가 열린다. 아르길로스는 성상파괴주의자들의 주장을 논파할 아이디어[21][22]를 내놓지만,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를 필두로 한 이집트 교구 성직자들이 콘스탄티노폴리스 시민들을 선동하면서 여론전에서는 성상파괴주의가 우세한 상황에 놓인다. 열받은 아르길로스가 자신의 논리를 요약한 대자보를 상술한 활자로 찍어내 시내 곳곳에 붙이고, 단숨에 여론을 역전시켜 결국 성상파괴주의가 이단으로 단죄되는 것으로 공의회가 끝난다.
콘스탄티노플의 술집 주인 프리스코스가 발명한다. 프리스코스는 약제사인 동생이 꿀을 졸여서 진하게 만드는 것을 보고 '마찬가지로 술을 졸여서 진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술은 약해졌고, 자신의 의도와는 반대로 술의 성분이 전부 증발해 날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결국 '이페로이노스 (슈퍼와인)'를 제조하는 데 성공한다. 아르길로스가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제조법을 사들여 페르시아와 비잔티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알라니아의 대공을 회유하는데 사용한다. 실제로는 이미 오래전
바빌로니아시대부터 원시적인 형태의 증류법을 알고 있었다고 추정된다. 하지만 증류주는 한참 뒤인 9세기 아랍의 연금술사 알-킨디가 처음으로 만든다.
6. 여담
작가인 해리 터틀도브는 이 작과 반대의 세계관으로 비잔티움 제국이 이슬람에게 초기에 망해버린 세계를 가정해서 불가리아 왕국을 무혈점령하는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성직자의 논쟁을 그린 대양의 섬들이라는 단편도 낸 적이 있다.본 작품을 읽은 독자 중 한 명이 아이작 아시모프 앞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책 내용은 재밌었지만 결국 겉표지 그림의 인물이 등에 짊어지고 있는 라이플이나 손에 끼고 있는 탐지기 같은게 나오지 않는 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고.
[1]
단편은 그 전에도 꽤 많이 썼다.
가지 않은 길 같은 작품이 대표적.
[2]
2009년 창비에서 출간한 판타지 단편 모음집 《다른 늑대도 있다》에 수록된 단편 <다른 늑대도 있다>, 2010년 페이퍼하우스에서 출간한 SF 단편집 《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에 수록된 단편 <
최후의 신조>와 <
가지 않은 길>.
[3]
소설상에선 유명한 기독교 종교시인으로 활동하다가 훗날 주교가 되었고, 이후 사망한 뒤 즉시 성인으로 시성되어 ‘성 무아메트’로 불렸다고 한다.
[4]
그 유명한 "
알라는 위대하시며 무함마드는 그분의 예언자다!"가 "주님은 위대하시며 크리스토스(그리스도)는 그분의 아들이시다!"가 되었다.
[5]
비잔티움 제국의 중후반부는 이슬람과의 전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슬람이 탄생하지 않았다는 가정은 굉장히 큰 대체 역사의 분기점이다.
[6]
중간에 나오는 언급에 의하면 성 무함마드는 나중에 히스파니아에서 일생을 마쳤다고 한다.
[7]
이라기 보다는 정확히는
프랑크 왕국풍의 수십, 수백 개의 제후국들. 흑색 화약도 이들이 먼저 사용한다. 비잔티움 제국의 손에 넘어간 순간 활용성이 더욱 높아졌긴 했지만.
[8]
14세기 중엽쯤 되면 아예 소아시아를 통째로 빼앗기게 된다. 그리고 당시나 전성기 때나 비잔티움에게는 발칸 반도의 영토보다 소아시아 영토가 경제적으로 훨씬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후 만성적인 재정 부족에 시달리며 시망.
[9]
일종의 황제 직속 정예 수사관이자 비밀 첩보원이라 생각하면 된다
[10]
알렉산드리아, 북
이탈리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카프카스 까지
[11]
다뉴브 강 유역과 코카서스 지역까지 진출해있다. 작중 비잔티움과 사산조 페르시아가 서로를 제외하고 가장 경계하는 대상들로 나와 있으며 이쪽에서는 비잔티움과 사산조 페르시아가 워낙 강력하게 세력을 구축하고 있기에 있기에, 아마도 중앙아시아-동유럽 쪽으로만 진출한게 아닐까 싶다. 바꿔서 말하면 이 세계에서도 러시아는 유목민의 치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작 중 명칭이 주르첸이라는걸로 보면… 여진족?! 하지만 11세기에 들어 페체네그, 우즈같은 유목민족들도 다뉴브 강을 자주 넘어 비잔티움 영역에 들어왔고, 이 시기에 다뉴브 유역부터 키예프까지 러시아와 위와 같은 유목민이 공존했던 시기가 상당히 길었던 것을 보면 오히려 그 쪽에 가까운 묘사일 수 있다. 다뉴브 유역의 유목민과 코카서스의 유목민이 동일한 세력권이라는 묘사도 등장하지는 않는다.
[12]
물론 몽골 통일 역시 주변 정주제국이 유목세력에 대한 견제력을 상실한 상태였기에 이뤄진 것이 맞긴 한데, 스텝 동부의 몽골 고원을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정주제국은 중근동이나 동유럽이 아닌
중국의 통일왕조이다. 실제 역사를 보면 경제, 문화적 번영에 비해 군사적으로 약체였던
송나라는 북방의 유목세력이 거대화되는 것을 잘 통제하지 못하여
요→
금→
몽골 제국(이후
원나라)가 거듭 나타나는 것을 허용했고, 이 때문에 결국
남쪽으로 밀려났다가 멸망에 이른 것이다. 그러니 '몽골 통일이 왜 이뤄지지 않았는가'는 작품의 무대인 동롬 및 그 라이벌인 페르시아가 아니라 중국의 사정을 바탕으로 설명해야 할 문제가 맞긴 한데, 이게 작품의 배경과는 멀리 떨어진 곳의 일이라 작중에 설명이 나오질 않는다.
[13]
나이만 족
[14]
게다가 역사를 보면 통일된 유목세력은 항상 폭발적인 팽창력으로 외부를 침공해왔다. 이는 생산력 자체가 부족하여 빈곤한 유목사회의 환경상 당연한 일이다. 원래 가난한 유목민들은 약탈을 즐겨 하는데, 통일을 통해 내분을 종식하고 힘을 모으고 축적하게 되었으니 그 힘을 한방에 쏟아내어 대규모 정복-약탈 드라이브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유목민의 사회적, 경제적 논리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15]
실제 역사에서 몽골의 침입 시기에 중근동권은 상당한 분열기라 몽골의 침공에 대규모 저항을 하기 쉽지 않았다. 만약 작중 설정처럼 사산조 페르시아라는 강력한 국가가 그 영역을 지배하고 있었다면 몽골 제국의 확장은 실제 역사보다 훨씬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기는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통일된 유목제국의 위력은 지극히 강력한 것 역시 역사에서 쉽게 확인 가능한 사실이다. 따라서 만약 통일
몽골 제국이 탄생했다면 최소한 "동쪽에서 무지막지한 위력으로 유목민 공세가 밀려들어오고 있다!" 정도의 상황은 나타나주는 것이 어울려 보인다는 것.
[16]
실제 역사의
바실 아르길로스(바실리오스 아르이로스) 장군과 동명이인. 역사상의 바실 아르길로스는 10세기 귀족이었지만, 여기의 바실 아르길로스는
그리스
세레스 출신 평민이라고 첫번째 단편에서 나온다.
[17]
동로마 제국 궁정의 직책으로 황제(바실레우스) 직속 비밀 조사관이다.
[18]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가 세계 공의회에 참석하면서 미라네를 끼고 다니는데, 이는 미라네가 총대주교를 뒤에서 조종했음을 암시한다.
[19]
전쟁 초기 사산 측이 레반트와 이집트, 아나톨리아 일부 등 동로마의 핵심 지역을 빼앗으며 승승장구했고
성십자가까지 탈취하는 등 승기를 잡았으나, 분기탱천한 동로마 측 반격으로 성십자가를 다시 빼앗기고 되려
조로아스터교 성지들이 동로마군에 의해 폐허가 되는 대굴욕을 겪었다. 게다가 전쟁을 일으킨
호스로 2세는 전사하고 내란으로 정치까지 혼란해져 현실에서는 이후
이슬람교에게 멸망당하게 된다.
[20]
바실 아르길로스가 여행객으로 잠입해 있던 와중에 그를
매의 눈으로 감시하며 의심하던 수사가 있었는데, 새벽 미사에서 아르길로스가 기도문을 외면며 ‘성령은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 부분에서 성자에게서 발하였다는 대목을 빼고 조용히 읊는 모습을 보고 첩자라고 소리를 질러 발각되고 만다.
[21]
신은 그리스도의 몸을 통해 인간이 되었고 그 때의 모습은 성상으로 묘사할 수 있다. 따라서 성상을 부정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강생을 부정하는 것이다.
[22]
그리고 공은 어떤 높으신 성직자에게 홀라당 뺏겨버린다...기보다는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서 콘스탄티노플의 고위 성직자가 선언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