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19:03:31

2019년 칠레 반정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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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5일 100만 명이 산티아고에 모여 시위하는 모습. 기사

1. 개요

2019 Chile Protest

2019년 10월 칠레에서 전국적으로 발생한 반정부 시위. 영상 2019년 11월, 2020년까지 산발적으로 발생하였다. 2020년 2월까지 36명이 사망하고 11564명이 다쳤으며 28000명이 구금된, 피노체트 군사정권 종식 후 칠레에서 발생한 최악의 유혈 사태이다.

2. 배경

칠레의 경제는 구리 광업에 상당 부분을 의존한다.[1] 공공 서비스가 대체로 민영화되어 있어 이용요금도 국민소득에 비해 높은 반면 구리 광산을 보유한 소수의 기업들은 집중적 특혜를 받는다.

대다수의 칠레 국민들은 소득 수준에 비해 생활 수준이 낮다. 최저임금도 남미에서는 가장 높은 축이기는 하지만 주거비용과 공공요금이 웬만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라 일반 시민들의 삶은 팍팍하기 그지 없다. 차라리 서민들이 살기엔 칠레보단 아르헨티나나 우루과이가 더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2]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 계수 OECD 국가 중에서 칠레가 제일 높다.[3]

3. 발단

2019년 10월 12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이끌던 칠레 정부와 산티아고 시청이 산티아고 지하철이 적자를 많이 본다는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30 페소( 대한민국 원화로 약 5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칠레 시민들이 곧바로 반발해서 대규모 시위가 터졌다.

시민들이 분노한 것은 단순히 50원 인상 때문만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칠레의 지하철 요금은 교통 혼잡 시간인 출퇴근시간대에 요금을 할증해서 받는다. 이때의 요금은 800페소(약 1,278원)으로, 최저임금이 월 50만원대인 칠레의 지하철 요금이 한국과 비슷하다. 더 이른 시간에 이용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지하철 요금 몇 푼 아끼자고 출근시간을 앞당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산티아나 지하철 공사는 2019년 1월에 산티아고 지하철 3호선 개통을 명분으로[4] 이미 20페소를 올린 데 이어 10개월만에 인상안을 또 내놓았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최저임금이나 그 이하를 받아 가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안그래도 비싼 지하철 요금을 더 올린다고 하니 분노가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대부분의 시위가 그렇듯이 지하철 요금 인상은 뇌관이었을 뿐 진짜 원인은 따로 있었던 셈이다. #

태평양 반대편 홍콩에서 벌어진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의 정보가 칠레에 퍼지면서 칠레에서도 홍콩을 본받자며 사실상 제2의 홍콩 민주화 운동이 된 이 대규모 시위가 촉발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기사

4. 전개

4.1. 2019년 10월

4.1.1. 10월 14일

10월 14일 본격적으로 시위가 시작됐는데 시위대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왓츠앱, 텔레그램 등을 통해 조직되었다. 10월 14일은 비폭력 기조로 소수의 시위가 있었고 10월 18일 본격적인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다.

4.1.2.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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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일 산티아고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칠레 경찰들이 최루탄 실탄을 동원해 강제진압에 나서고 시위대는 최루탄 차량을 방화하고 산티아고 시청을 습격해서 공무원들을 린치하는 등 완전히 시가전 양상이었다. 기사

4.1.3. 10월 19일

10월 19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하고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인상계획을 철회했다. 10월 18일 시위로 시위대 308명이 체포되었고 칠레 경찰도 156명이 공격당해서 부상을 입었다. 기사 칠레 정부는 10월 19일부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통행금지를 발표했다. 기사

10월 19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는 폭동으로 격화해서 한 슈퍼마켓이 공격 대상이 됐는데 시위대의 집단 린치 방화를 당해 전소되었으며 안에서 3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기사

4.1.4. 10월 20일

체포된 시위대는 1,5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칠레 경찰의 실탄 발포로 8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사

4.1.5. 10월 21일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칠레 전역에 여행자제 경보를 발령했다. 기사

4.1.6. 10월 22일

칠레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다. 기사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11명으로 늘었다. 기사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지금 칠레는 전쟁 상태"라며 폭력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을 천명했다. 기사 칠레 교육부는 학교들에 휴교령을 내렸다. 기사

4.1.7. 10월 23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양극화 완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면서 피녜라의 직접 사퇴를 요구했다. 기사

4.1.8. 10월 24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추가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계획 철회도 발표했다. 기사 사망자는 18명으로 늘어났다. 기사

4.1.9. 10월 25일

10월 25일 100만 명이 넘게 참가한 사상 최대의 시위가 발생했는데 칠레 역사상 100만 명 단위로 거리에 쏟아져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시절 1988년 피노체트의 집권 연장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 대한 항의 시위도 이 날의 시위만큼 크지는 않았다고 한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그 어떤 유화책도 소용이 없다고 시위대가 잘라서 말했다. 기사, 한국 기사 최종적으로 산티아고에서만 120만 명, 전국적으로 300만 명이 참여한 초대규모 시위가 되었다.[5]

4.1.10. 10월 30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 격화로 인해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2019년 11월로 예정된 APEC 정상회의를 전격취소했다. 반정부 시위로 인해 대규모 정상회담이 취소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기사

이와 더불어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또한 개최를 할 수 없어 유엔, 스페인과 합의를 통해 마드리드에서 장소를 변경해 개최하기로 결정한다.

4.2. 2019년 11월

4.2.1. 11월 1일

칠레 정부의 세금 감면정책이 계속 후퇴했다. 기사

4.3.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시위가 멈췄다가 경찰이 16세 소년을 던지는 영상이 나오면서 시민들이 분노해 다시 시위를 벌였다. 기사

5. 반응

뉴욕 타임스에서는 양극화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을 넘었다며 세계 각국의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사

영화 조커에서 조커가 촉발시킨 시위와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둘 다 극단적인 양극화가 지속되다 결정적인 트리거가 작동되며 시민들이 폭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12월 23일(현지시간) 칠레 현 지언론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이 시위에 영향을 미친 세력 중 하나로 'K-팝 팬들'을 지목하는 보고서를 내서 논란이 일어났다. 보고서에서는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정부의 시위사망자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권침해를 자주 언급하며 언론의 침묵이나 소셜 미디어 차단 등을 비판하고 시위 동참을 촉구했다고 밝혔는데 이 인터넷 이용자들을 ' K-POP 팬'으로 지칭한 것이다. 당연히 칠레에서는 시위의 근본원인이나 책임을 무시한 채 외부세력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강경 진압에 책임이 있는 경찰들을 체포했다. #

6. 피해

2020년 2월까지 36명이 사망하고 11564명이 다쳤으며 28000명이 구금되었다.

시위대들은 산티아고의 지하철역과 시청을 점거, 방화하고 시청 공무원들을 폭행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상점, 사업체에 대한 약탈, 방화를 광범위하게 벌였고[6], 이에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7] 야간통행금지를 선포하고 군대를 투입하며 사실상 계엄령 국면을 만들고 고무총, 최루탄, 심지어 산탄총을 동원한 폭동적 시위진압을 벌였다. 특히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쏜 고무총으로 인해 눈 부상을 입은 사람이 수두룩하게 나왔는데, 해당 시위에서 눈 부상을 입은 사람은 2020년 1월 말 기준 도합 427명[8]으로 이는 전 세계에서 시위 중 또는 분쟁 지역에서 등록된 눈 부상자 수 중 가장 많은 수라고 한다.[9] 게다가 보안군은 시위대에 대한 불법적인 습격과 자의적 구금은 물론 고문, 성적 학대, 심지어 강간까지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 비판을 받았다.[10] 경제적 피해도 엄청나 35억 달러[11]의 재산과 30만 개의 일자리가 손실되었다.

7. 여담

시위에 자주 참여(?)한 바키타라는 개가 화제가 됐다. 바키타가 경찰의 총에 다리를 다치자 시민들은 바키타를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했으나 계속 짖으면서 거절해 시민들이 시위를 하는 척하며 동물병원으로 동선을 옮기면서 바키타를 유인했고 결국 바키타는 치료받아 회복에 들어가게 되었다. 서프라이즈에서 이 일화를 방영하기도 했다.

시위에 지속적으로 동참하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부상당한 '루시오'라는 유기견도 있는데 칠레 SNS에서도 유명세를 얻었고 당시 주변에서 시위하던 수의학과 학생들에 의해 치료를 받았으며 동물 보호 단체들이 루시오를 입양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해졌다. 기사

기록 박물관도 만들었다. #

칠레의 영화감독 파트리시오 구스만이 이 시위를 취재해 다큐멘터리 '내가 꿈꾸는 나라'를 만들었다. 2022년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됐고 같은 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에서도 상영된다.


[1] GDP 중 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가 넘는데 대부분 구리광산이다. 칠레 광부 매몰사건도 구리광산에서 일어났다. [2] 다만 아르헨티나도 마크리 정부 시절에 공공요금을 왕창 올려 대서 공공요금으로만 친다면 그리 큰 차이는 없다. [3] 지니 계수에 100을 곱해서 내놓는 세계은행 자료 기준으로 46.6(2017년). 그나마도 2010년대 들어서 많이 떨어진 게 46.6이고 2005년에는 지니 계수가 60(0.6)을 넘었다. [4] 그나마 3호선 개통시점 인상은 새 노선 개통이라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에 반발이 적었다. 게다가 산티아고 3호선은 시내필수노선이었다. [5] 2019년 칠레 인구가 1904만 명이었다. 인구의 15.8%가 시위에 참여한 셈인데, 어느 정도로 많은 거냐면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이스라엘 사법개혁 반대 시위도 시위 참가자 최대치가 인구의 5% 남짓이었다. [6] 심지어 교회, 박물관까지 약탈과 방화를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피노체트 시기 희생된 유명 가수 빅토르 하라의 무덤도 파괴되었다. [7] 처음에는 산티아고 일대에만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시위가 확대되자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8] 이들 중 29명은 한쪽 또는 양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9] 당시 시위대는 붕대를 감은 눈을 시위대의 상징으로 삼기도 했다. [10] 참고로 2019년 기준 칠레의 1인당 GDP는 14633달러로 중진국 중상위권 수준이었다. [11] 2019년 칠레 GDP가 2786억 달러였다. GDP의 1.3%가 손실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