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8 22:08:04

콘플레이크 작전

파일:Futsches-Reich-Briefmarke-UK.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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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tion Corn flake

1. 개요2. 작전이 계획되다3. 상세4. 실행5. 실패

1. 개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군이 계획하고 실제로 실행했던 작전이다. 아무리 작전 준비가 철저해도 작은 실수 하나면 있으면 작전이 어떻게 되는지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또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도 다루어졌다.

2. 작전이 계획되다

추축국, 특히 나치 독일은 전 세계를 정복할 기세로 몰려오고 있었다. 이미 프랑스는 함락된 상황이었고, 나치 독일은 이제 소련 땅 안으로 진격해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주만이 공격당하면서, 미국도 2차 대전에 참전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1942년 미국 OSS(현 CIA의 전신)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독일 국민들의 사기를 꺾는 작전, 이른바 콘플레이크 작전을 입안한다.

3. 상세

콘플레이크 작전이 입안된 계기는 바로 루즈벨트 대통령 덕분이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평소 우표 수집이 취미였는데,[2] 이에 영감을 받은 OSS가 "독일이 망했다는 가짜 우편을 배송해서 독일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건 어떨까?" 라는 발상으로 입안시켰다.

이 작전의 핵심은 우표였다. 우선 미군은 두 종류의 우표를 극비리에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제조하였다. 첫번째 우표는 히틀러 해골 우표라 불렸는데, 이 우표는 독일 총통 히틀러의 얼굴을 흉물스럽게 바꾼 그림과 "몰락한 제국"이라는 글귀가 적혀져 있었다. 다만 히틀러 해골 우표를 대놓고 배송될 우편에 붙일 수는 없으니, 미군은 우편에 붙일 또다른 가짜 우표들을 따로 제조해야 했다. 히틀러 해골 우표는 해당 우편 안에 연합군의 전공을 과장한 선전물들과 함께 독일 가정으로 배송될 예정이었다.

또한 이 작전의 이름은 상술했듯 <콘플레이크 작전> 으로 정해졌는데, 그 이유는 독일군 아침을 먹는 동안[3] 이 우편물들을 확인하고 멘붕할 것이라는 뜻에서 이렇게 붙여졌다.

하지만 작전 규모가 워낙 거대했던 만큼 작전에 사용될 우표의 개수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았다. 또한 제조 작업 역시 극비리였기 때문에 진척이 매우 더뎠고, 미군 1944년이 돼서야 작전에 쓰일 우표와 선전물을 모두 제조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비용이 소모되었으나, 일단 성공한다면 독일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참모들의 기대감 덕분에 작전은 계속 진행되었다.

그렇게 1944년 말에 드디어 콘플레이크 작전이 실행되었다.

4. 실행

1944년 말, 5만 통에 가까운 우표와 선전물을 모두 완성시킨 미군은 본격적으로 작전을 개시했다. 미군의 계획은 아래와 같았다.
!
1: 우선 폭격기 몇 기를 동원해 독일의 주요 도시들로 향하는 수송열차를 공격해 파괴시킨다.
2: 그 후 곧바로 수송기를 투입해 우편 열차 근처에 미군이 제작한 대량의 가짜 우편물들을 투하한다.
3: 사태를 수습하러 나온 독일군은 미군이 투하한 가짜 우편물을 진짜 우편물로 오해하고 가져간다.
4: 문제의 우표가 들어있는 우편물들은 독일 가정으로 배송된다.
5: 그걸 읽은 독일 국민들은 엄청난 사기 저하를 겪는다.

미군의 작전은 계획대로 척척 진행되어, 열차는 무사히 파괴되었고 우편물로 가장한 선전물도 제시간에 투하되었다. 게다가 이후 현장으로 달려온 독일군은 미군이 투하한 모든 가짜 우편물을 회수해갔다. 이 소식을 들은 OSS와 참모들은 작전의 거의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축포를 터트렸지만...

5. 실패

일단 전술한 것처럼 독일군은 히틀러 해골우표와 선전물이 들어있던 가짜 우편물을 그대로 회수해 갔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첫째, 대다수의 우편물들은 우표의 소인(일부인)이 변화해 아예 운송되지조차 못했다. 콘플레이크 작전은 워낙 대규모의 작전이었던 탓에 준비기간만 2년이 넘게 걸렸다. 그런데 작전 준비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다 보니, 그 사이 독일의 일부인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4]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일단 1944년 말에는 허구한 날 실시되는 폭격 때문에 독일의 철도 상황이 개판이었고, 수송 가능 우편물이 줄어들자 독일 정부는 오직 정책 공보물이나 검열을 통과한.군사 관련 우편물만 운송하도록 방침을 바꾸었다. 당연히 국책 선전물이나 군사 분야에 관련된 우편물이 아니었던 미군의 가짜 우표와 우편물은 그냥 폐기 처분되었다.

마지막으로, 그나마 일부 우편물들은 정책 관련 우편에 섞여 운송되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제대로 전달된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였는데, 그 이유는 수송열차가 폭격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대다수 피난을 가버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작전이 1단계에서부터 이미 실패한 상황이었지만, 이 사실을 간파하지 못한 미군은 옛날 주소를 우편물 겉봉에 적어 보냈고, 상당수의 가짜 우편물들은 모두 옛날 주소, 즉 아무도 살지 않거나 주소 자체가 공습으로 말소 된 곳으로 전달되어 버렸다.

게다가 어찌어찌 전달되었던 소수의 우표들도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미국의 예상과는 다르게 우편물을 받은 대부분의 독일 국민들은 불분명한 곳에서 온 우표뜯지 않고 그냥 버려 버렸다. 그 이유는 간단한데, 혹시나 우표가 연합국의 프로파간다였다면 이를 단순히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스파이나 내통자 등으로 몰려서 처벌받을 수 있었기에, 독일 국민들은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게 위해서 그냥 출처불명의 우표를 모두 없애버리는 식으로 살아온 것이었다. 결국 이 우표를 실제로 받아서 열어본 독일 국민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결국 우편 소인, 정책 및 군사 우편물 우선배송, 갱신되지 않은 주소지, 수취인의 우편물 미개봉이라는 사중타를 맞은 콘플레이크 작전은 완전히 실패하였고, 이를 증명하듯 처음 준비했던 5만통의 우편물 중 제대로 전달된 것은 고작 몇백 통밖에 되지 않았다. 종전 후 이 우표는 수집가들에게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1] 위 작전에 실제로 동원되었던 일명 히틀러 해골 우표. 아랫부분의 "Deutsches Reich"와 철자가 비슷하면서 부정적인 의미를 띄도록 고안된 "Futsches Reich" (몰락한 제국) 이라는 글귀도 인상적이다. [2] 그냥 취미가 아니고 우표 덕후였다고 한다. [3] 대부분의 미국 가정은 아침으로 콘플레이크를 먹는다. [4] 그나마 새로 바뀐 소인이 찍힌 우편물들도 있었으나, 이는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 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