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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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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어룡.jpg

1. 개요2. 용과 드래곤의 관계3. 용, 드래곤의 분류법
3.1. 동서양에 따른 분류3.2. 성장에 따른 분류3.3. 색깔, 색채에 따른 분류3.4. 오행, 원소, 속성에 따른 분류3.5. 금속에 따른 분류

1. 개요

보통 서양의 드래곤은 동양의 (龍)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현대 판타지에서 드래곤과 용의 이미지 차이 때문에 오역이 아니냐는 의견이 일부 존재한다. 때문에 서양의 용은 드래건, 동양의 용은 중국어로 용을 뜻하는 '룽'으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의견이라 보기는 어렵다.

2. 용과 드래곤의 관계

현대 판타지의 통속적인 이미지에서 서양의 드래곤은 도마뱀에 가까운 성질에, 박쥐 같은 날개를 가졌다. 반면 동아시아 용은 같은 긴 몸[1] 수염이 있고, 여의주를 입에 물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동양 용은 날개가 없다.[2] 또 용은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어 성장한 형태지만, 드래곤은 태어날 때부터 드래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니 도깨비라고 부르면 틀린 것과 같은 이유로 용=드래곤이란 번역은 잘못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서양의 드래곤에 대해서 단편적인 이미지만을 떠올린 것에 불과하며, "서양 용은 도마뱀 모양이고 동양 용은 뱀 모양이다"라는 명제부터가 명백한 오개념이다.
파일:assyrian_dragon.jpg
혼돈의 물의 용과 싸우는 창조신
(신 아시리아의 원통형 인장, 니네베 출토, 기원전 8-7세기, O. Keel, 《Die Welt der altorientalischen Bildsymbolik》)

서양 용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근동의 용은 오히려 현대인이 보기에도 전형적인 뱀의 모습이며, 오히려 현대 판타지에서 묘사하는 동양 용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다. 희랍인과 로마인들도 유사한 용 개념을 공유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영어 dragon의 어원인 희랍어 drakōn(δράκων)부터가 '뱀'이라는 의미이며, '뱀'을 뜻하는 또다른 단어인 ophis(ὄφις)의 유의어로 쓰였다. 한 예로, 일리아스 11권 39행에서는 아가멤논의 방패에 달린 drakōn 장식을 묘사하는데, 국내의 유이한 원전 번역인 이준석 번역과 천병희 번역은 둘 다 이 구절에서 drakōn을 '뱀'으로 번역하고 있다.
<rowcolor=#FCE18A> 이준석 번역[3] 천병희 번역[4]
방패의 테두리에는 어두운 얼굴을 한 고르고가 무서운 눈길을
보내고 있었고, 데이모스(공포)와 포보스(패주)가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방패에는 은으로 만든 끈이 달려 있었고, 그 위에는
검푸른 뱀drakōn 한 마리가 몸을 감고 있었는데,
목 하나에서 머리 세싱 여기저기로 솟아나 있었다.
방패의 가장자리에는 빙 돌아가며 보기에도 끔찍한 고르고가
무섭게 노려보고 있고, 그 주위에는 공포와 패주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방패에는 은으로 만든 멜빵이 드리워져 있는데,
멜빵 위에는 법랑으로 만든 뱀drakōn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앉아
같은 목에서 자라난 세 개의 머리를 각기 다른 방향으로 틀고 있었다.

또한 신화 속 카드모스가 싸웠다는 드라콘 이스메니오스 역시도 고대 회화에서는 뱀 모양으로 나타난다.
파일:Paestan red-figure kylix-krater (Bc. 350–340) showing Cadmus fighting the dragon of Ares.jpg
드라콘 이스메니오스와 싸우는 카드모스, BC 350-340

유사하게, 요한 묵시록 12장 9절에서 악마를 '옛날의 뱀'이자 '용'으로 묘사하는 것도, 옛날의 뱀이 변신하여 용이 되었단 의미가 아니라, '사탄'과 '악마'처럼 유사한 의미의 두 단어가 세트로 붙어있는 것이다.[5]
καὶ ἐβλήθη ὁ δράκων ὁ μέγας, ὁ ὄφις ὁ ἀρχαῖος, ὁ καλούμενος Διάβολος καὶ ὁ Σατανᾶς, ὁ πλανῶν τὴν οἰκουμένην ὅλην, ἐβλήθη εἰς τὴν γῆν, καὶ οἱ ἄγγελοι αὐτοῦ μετ’ αὐτοῦ ἐβλήθησαν.
그리하여 그 큰 용drakōn, 그 옛날의 뱀ophis , 악마diabolos라고도 하고 사탄satanas이라고도 하는 자, 온 세계를 속이던 그자가 떨어졌습니다. 그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그의 부하들도 그와 함께 떨어졌습니다
요한 묵시록 12,9,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새번역 성경』

뿐만 아니라, 중세의 소위 드래곤 슬레이어 회화들을 보더라도 용은 뱀 모양으로 묘사되고 있다. 가령 아래의 9~11세기(추정) 프레스코화에서도 용은 뱀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파일:The Yılanlı Kilise fresco of saints Theodore and George slaying the dragon.jpg
용을 살해하는 성 게오르기우스와 아마시아의 성 테오도루스
카파도키아 괴레메Göreme 마을의 Yılanlı Kilise(뱀 성당)에 묘사된 9~11세기(추정) 프레스코화.

반대로 동양의 용은 오히려 고대에는 튼튼한 네 다리가 묘사되다가 후대에야 뱀에 가까워진다.
파일:진나라용.jpg
진나라 유물에서 묘사된 용
파일:external/www.ulnara.or.kr/cover_im2.gif
한나라 때 화상석에 새겨진 용의 모습. 무씨사당 후석실 제3석 상제3층.

즉 옛 서양에선 뱀 괴수를 drakōn이라 불렀고, 옛 동양에선 도마뱀 괴수를 龍이라고 불렀는데, 그렇다면 똑같은 원리로 龍이라는 어휘를 동서양이 공유하지 않을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매우 정확하고 일대일로 대응되는 개념이 되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동아시아 용을 yong이라든가 ryong long이라든가 ryu라고 부르는 일은 굳이 그 나라의 발음을 표기해야 하는 때를 빼면 사실상 없고 그냥 eastern dragon, oriental dragon 등으로 부른다.[6] 아예 무대가 동아시아라든가 해서 서양의 드래곤과 구분할 필요가 없다면 잡다한 수식어 따위 없이 그냥 dragon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드래곤볼의 신룡은 명백히 동아시아의 용이지만 작품 제목부터 '드래곤'볼이고 영어로 현지화된 버전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래곤이라고 부른다.[7] 따라서 굳이 드래곤과 용을 차별화할 필요는 없고, 꼭 구분이 필요할 때나 드래곤이라든가 서양 용이라든가 하는 이름으로 부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용이라고 불러도 괜찮다는 것이다. 실제로 옛 중국에서는 드래곤과 용(龍)을 구별하기 위해 드래곤을 독룡(毒龍)이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오해는 과거 서양에서는 동아시아에서 생각하는 개념의 용이 없었고, 반대로 동아시아에서는 서양에서 생각하는 개념의 드래곤에 없었기에 두 문화권을 모두 접할 수 있는 현대에는 두 존재가 판이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즉, 현대인은 드래곤도 용도 잘 알기 때문에 도저히 같은 것이라고 보기 힘든 것. 그러나 서로 간의 교류가 거의 없어 기본적인 개념이 다른 두 세계에서 나온 창조물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초자연적이며 거대한 뱀 내지 도마뱀"이라는 개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놀라울 정도로 매우 비슷한 편이다.

비슷한 예로 서구권의 황제의 개념과 중국에서 천자의 개념은 세세히 따지고 들면 다른 점이 많다. 더 나아가면 고대 로마에서 아우구스투스 이후 최고지도자를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한 Imperator Caesar은 더더욱 다르다. 그러나 비슷한 위치에 있는, 서로 대응하는 개념이기에 당시 로마 제국의 최고지도자를 "황제"라고 번역하고, 구미권에서는 중국 왕조의 최고지도자를 " emperor"라고 번역하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에 있는 개념이 자국어로 완벽하게 1대1로 대응하지 않더라도 근본적으로 거기에 대응한다고 여겨지는 개념이 있다면 그 단어로 대체해 번역할 수 있다. 즉, 서양의 드래곤이 동아시아의 용과 완벽히 같진 않아도 이에 대응하는 개념이란 건 명확하기 때문에 dragon=용 번역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이다.

3. 용, 드래곤의 분류법

3.1. 동서양에 따른 분류

  • 용/드래곤
  • 동양용/서양용
  • Eastern(Oriental)Dragon/Western Dragon
  • (롱/long)/(Ryu/りゅう), ドラゴン(도라곤)

3.2. 성장에 따른 분류

3.3. 색깔, 색채에 따른 분류

3.4. 오행, 원소, 속성에 따른 분류

3.5. 금속에 따른 분류



[1] 단 통속적인 이미지가 그렇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에서는 도를 쌓으면 어떠한 생물도 용이 될 수 있다는 설화가 있어서, 돼지룡이나 사슴룡 같은 변종룡이 옛 서적에 많이 남아있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풍백, 우사, 뇌공 중국 신화에서 각각 사슴룡, 돼지룡, 새룡으로, 잉어가 용이 된다는 등용문 고사 역시 대표적인 사례. 인도 신화에 나오는 괴물인 마카라 또한 중국에서 유입할 때, 용의 얼굴을 한 물고기로 마카라룡이라고 불린다. 당연하지만 그 형태의 묘사는 가지각색. [2] 날개가 있는 용은 중국 신화에 나오는 응룡 정도. 응룡도 거의 대부분이 드래곤 같은 박쥐의 날개가 아닌 새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3] 호메로스, 『일리아스』 11,36-40, 이준석 번역, 아카넷, 2023 [4] 호메로스, 『일리아스』 11,36-40, 천병희 번역, 도서출판 샆, 2007 [5] 칠십인역 창세기에서는 에덴의 뱀을 ophis로 적고 있다. 즉, 요한 묵시록이 쓰이던 시대의 독자들은 희랍어 구약 성경에서 에덴의 뱀을 ophis로 읽었는데, 요한 묵시록의 저자가 "옛날의 그 ophis가 내가 지금 말하는 drakōn이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6] 그 예시로, 위키피디아만 가 봐도 Dragon 항목에서 동아시아의 용도 서술하고 있다. [7] 일부 판본에서는 신룡이라는 이름 자체는 고유명사로 취급해 신룡의 중국식 발음인 Shenr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호칭은 결국 드래곤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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