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일랜드의 전통 목재 둔기
Shillelagh Shillelah, Shillalah, Shillaly |
|
출처 - 위키피디아 |
|
전통적으로 실레일리의 재료는 자두나무나 참나무로 제작되었는데, 아일랜드가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대에 활동했던 IRA와 아일랜드인들은 영국 군경들의 단속을 피해서 쓰기 좋은 무기로 자두나무나 참나무로 만든 실레일리를 선호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영국은 아일랜드인들의 반란 위험을 없애려고 무기 소지를 금지했는데, 아예 아일랜드인들은 실레일리를 무기가 아닌 단순한 지팡이라고 우기면서 너도나도 만들어 소지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실레일리의 길이는 지팡이처럼 기다란 것부터 성인 남성의 팔뚝 길이만한 것까지 다양한데, 세월이 지날수록 길이는 점점 짧아져서 19세기 쯤에는 망치나 장도리 수준의 크기로 정립됐다.[1]
제작 동기도 그렇고 소재가 소재인지라,[2] 투박하지만 매우 밀도 있고 묵직하며 단단한 것이 특징이었다. 실레일리 곤봉의 머리 부분 내부에는 묵직한 납덩이나 구리로 만든 추를 채워 파괴력을 더욱 증강하기도 했으며, 위스키와 유지를 반복해서 바른 뒤 햇빛에 장시간 말리는 보존 작업을 거쳤는데, 이 작업을 거치면 거칠수록 색이 새까맣게 변색되면서 더욱 단단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완성된 실레일리는 수박도 단번에 산산조각낼 정도로 흉악한 둔기가 되었다.
때문에 영국의 신사들이 격식을 차린 권총 결투를 벌일 때, 아일랜드인들은 실레일리를 사용해 격투나 떼거리로 패싸움을 벌였다. 신사의 체면상 나름대로의 엄격한 룰이 존재하는 권총 대결과는 달리, 실레일리 결투는 그냥 '닥치고 두들겨 패서 이기면 장땡'이라는 남들 보기에 미개하고 천박할, 상당히 야만적인 형태였다고 한다. 특히 아일랜드계가 많이 이주한 미국 동부에서는 이런 결투가 워낙 빈번하게 일어나서 아예 동네 문화로 자리잡았을 정도였다.
이렇듯 19세기 중반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인해 미국으로 이주한 아일랜드인들에 의해서 유명해졌다. 이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허구한 날 싸움박질이 터지면 이걸 애용하는 바람에, 아일랜드인 = 무식한 싸움꾼이라는 편견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래서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 갱스 오브 뉴욕 같은 전근대 시절의 아일랜드인들을 다루는 영화[3]나 드라마 등지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며, 특히 뉴욕의 아일랜드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제69보병연대(69th Infantry Regiment)의 부사관들이 착용하는 기장에 그려진 것 역시 실레일리이다. 고대 켈트와의 연관성을 비롯해서 영국의 폭압적인 식민 지배 아래에서 살던 아일랜드인들에게는 그나마 존재하던 자기 보호 수단이었던만큼 상징성도 상당하다.
MGM-51 '실레일리' 포발사형 대전차 미사일의 별명 어원이기도 하다.
1.1. Bataireacht(실레일리 격투술)
통상적으로 Bataireacht는 90-110cm 길이의 실레일리를 사용하며, 영국군이 아일랜드의 무기를 압수하기 위해 검과 창, 방패, 몽둥이를 앗아가자 무기가 아니라며 용도를 설명할 수 있는 물건은 당연 보행을 보조하는 도구나 과일을 따낸다고 둘러댈 수 있도록 90cm 이상의 길이를 요구했고 그중에서도 지나치게 길어 사람보다 긴 것은 반란 시에 창이 되거나 그것이 아니더라도 끝만 뾰족하면 아주 차이 없는 성능을 내기 때문에 결국 90-110cm 길이에 무게 400-800g의 실레일리만 살아남게 된다.영국군 점령 이전에는 실레일리 격투가 같은 길이의 검보다 약하다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앞에는 90cm의 긴 몽둥이를, 반대손에는 긴 나이프나 작은 몽둥이를 들고 쌍검술처럼 휘두르기도 했다.
검과 창 등 금속을 구하기 힘들었던 아일랜드인들의 실레일리 사랑은 각별해서 바터레이트가 기원전부터 쭉 내려왔다고 추정하는 역사적 자료들이 많이 있다. 그만큼 기술 수준도 수준 높게 발달해 아일랜드의 용병이나 스코틀랜드 북부지방의 사람들이 대개 능하였던 한 손 검술을 기반으로 한 공방을 기반으로 하여, 머리를 보다 강하게 보호하면서도 몽둥이를 휘두를지, 지렛대 힘으로 쳐낼지 선택지를 만들어내는 하프소딩, 무릎을 공격하는 하단 옆차기, 돌려차기도 있다.
일부 권투선수 가문에서 이어져 나오는 몽둥이술은 잽 스트레이크 어퍼 훅으로 몽둥이를 내지르거나 반대손으로 치고, 주먹을 회피할 때 쓰는 동작 또한 상대의 휘두르기를 회피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바터레이트에는 일부 테이크다운 기술이 포함되어 있고 실제로 삽화에도 서로 멱살을 잡고 몽둥이를 추켜올리거나, 엉겨 붙어서 굴러다니거나, 레슬링 동작을 활용하는 동작이 있는 등 1:1 결투 외에 집단 난투에서는 사용하지 못하여 사용하지 않았던 그라운드 기술이 없다는 것 빼고는 무기술까지 포함된, 대단한 실전성을 갖춘 종합격투기였다고 보는 의견이 다수다.
현재까지 시료나 계승자를 통하여 남아있는 몽둥이 격투술은 Antrim bata와 Doyol System이 전부이며, Antrim의 기술은 한 손 검술을 기반으로 하여 검술 실력이 뛰어날수록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Doyol System은 권투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재빠른 연타를 가하여 화력으로 밀어붙이는 기초에 일부 큰 휘두르기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두 가지 격투술 모두 몽둥이의 3분의 2 정도 아래를 손으로 잡고. 그 밑부분을 찌르기나 훅 등 일부 짧은 휘두르기를 하는 데 사용하다가. 일시적으로 반대손으로 몽둥이 윗부분을 잡고 리치가 긴 휘두르기로 이행하는 것이 공통점으로, 전자는 근접전이나 중거리의 연격에서 치고 방어하는 속도가 뛰어나며, 후자는 일시적으로 원거리에서 상대 무릎이나 손을 공격하거나, 상대가 휘둘렀는데 빗나가거나 막힌 타이밍에 더 확실히 공격할 수 있으니 상대와의 거리와 상관없이 어느 때나 알맞게 반격할 수 있다.
러시아 등지에서 권투기반 Doyol System이 많이 교육되고 있으며 그 외 어느 곳이든 에스크리마 등과 함께 호신술로 많이 가르치고 있다.
Antrima Bata와 같은 구식 격투술은 상대가 긴 몽둥이, 검, 창 등을 어느 각도로 휘두르거나 찌르는 것을 방어하고 카운터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Doyol과 같이 이후에 나온 격투술은 무기의 여러 가지 공격궤적에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방어가 제한되나, 검술이나 권투를 기반으로 해 보다 작은 동선을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권투의 가드 자세로 몽둥이 양쪽을 잡고 턱 높이에 수평으로 두고 있기에 근접전에서 보다 강력하고 굳이 방어하지 않고 기본자세만으로도 수직으로 머리를 공격하는 물체나, 직선이나 측면으로 날아오는 모든 펀치를 완전히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또, 짧은 막대의 거의 양쪽 부분을 양손으로 잡고 있으면 지렛대 힘과 타격으로 인한 반격의 리스크로 인해 탈취가 극히 까다롭다.
1.2.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마법
5판 공식 번역은 '마력 곤봉'. 드루이드 전용 변환계 소마법이다. 모티브는 당연히 1번 항목. 들고 있는 '곤봉 Club'이나 '육척봉 Quarterstaff'에 자연의 힘을 부여해서 치명적인 위력을 내는 마법이다.본래 곤봉과 육척봉은 근력을 쓰는 무기지만, 실레일리가 적용된 무기는 지혜를 대신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두 무기의 피해량이 d4에서 d8로 늘어나, 기댓값이 2.5에서 4.5로 80% 가량 늘어난다. 이 덕분에 본래 주문사용자여서 근력을 버리는 드루이드가 여전히 강력하게 몽둥이를 휘두를 수 있게 해준다. 드루이드의 초반 화력을 극적으로 올려주지만, 다른 소마법과는 달리 피해량이 성장하지 않아 후반 잠재력은 아쉽다. 생뚱맞게도, 서플리먼트 <타샤의 만물솥 Tasha's Cauldron of Everything>을 통해 드루이드 소마법을 배울 수 있게 된 레인저가 재주[4] 까지 투자한 뒤 3연타로 두들겨패는 극강의 화력 콤보 빌드를 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5]
2. 프로레슬러 핀레이, 데이비드 핀레이의 피니쉬 무브
|
|
|
2.1. 위상
이 기술이 유명해진 점은 물론 사용자인 베테랑 프로레슬러 핀레이의 저돌적인 캐릭터성과 호쾌한 시전[10] 때문도 있지만, 당시 선수로서의 핀레이의 위상이[11] 어디까지나 로우카더와 미드카더를 오가는 중간급 위치에 불과했음에도, 데이브 바티스타, 케인, 존 브래드쇼 레이필드, 바비 래쉴리 같은 자신보다 위상이 한참이나 높고, 빅맨이기까지한 메인 이벤터들이나 그레이트 칼리, 마크 헨리 같은 슈퍼 헤비급의 거구 몬스터들을 줄줄이 이걸로 때려잡고 다니며 대단히 인상적이고 흉폭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기 때문이다. '싸움 그 자체를 즐기는 거친 싸움꾼'이라는 애매모호하고 담백한 그의 기믹을 그야말로 대단히 효과적으로 부각시켜 준 효자 무기가 아닐 수 없다. 거기에 선수의 체형도 우락부락하기 보다는 묘하게 통통한 체형임에도 우왁스럽게 실레일리를 휘둘러 우락부락한 덩치들을 쓰러트리는 모습, 그리고 특유의 카리스마와 표정연기가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에게는 핀레이에게 호인상을 주었다.
심지어 디 언더테이커마저도 순식간에 때려눕히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선수 자체의 거친 카리스마[12]와 워낙 우악스러운 시전 덕분에 전혀 위화감이 없었을 정도였다. 그래서 선수 자체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이 실레일리 곤봉만큼은 그 트리플 H의 슬레지해머 샷에 필적하는 엄청난 위상을 지니게 되었다. 물론 위상과 위력은 슬레지해머 샷 쪽이 더 높았지만, 어쨌든 그것과 비슷하게 견줄 수 있을 정도로 흉악한 위상을 구축했다는 것이 포인트.
게다가 당시 국내에서는 이 실레일리라는 무기 자체가 '워낙' 생소했기 때문에, 뭔 요상하고 쬐끄만 막대기로 냅다 후리는데 맞는 족족 근육 덩어리의 떡대들이 픽픽 다 쓰러지는 그 충격적인 모습에 국내 팬들은 더더욱 강렬한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딱 봐도 흉악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슬레지해머와는 달리, 실레일리는 그저 성인 남성의 팔뚝 길이만한 나무 작대기 수준으로, 모양 빠지는 비주얼에 지나지 않았기에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외형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위력이라는 그 독특한 괴리가 어쩌면 실레일리를 더 유명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국내 팬들로부터 붙은 별칭도 일명 '미니 슬래지해머'.[14]
아들 데이비드 핀레이 역시 애용중. 대를 이어 사용중이다. 위상도 WWE의 그것만은 못하지만 데이비드 핀레이 역시 적재적소에 잘 써먹는다.
2.2. 기타
아일랜드 출신 WWE 프로레슬러인 셰이머스도 2021년부터 종종 실레일리를 들고 나오고 있다. 같은 브롤링 브루츠 멤버인 릿지 홀랜드도 애용하는 편이고 2022년 익스트림 룰즈에서 임페리움의 경기에선 DQ가 없는 룰을 이용해 브롤링 브루츠 멤버들이 실레일리를 무기로 적절히 활용했다.
3. 미군의 대전차 유도 미사일
자세한 내용은 MGM-51 시레일러 문서 참고하십시오.4. 관련 문서
[1]
위의 Combat Shillelagh 에서 나온 실레일리들의 경우, 길이는 16인치(약 40cm)-18인치(약 45cm)-21인치(약 53cm)-36인치(약 91cm) 정도로 다양하며, 두께는 모두 1인치(약 2.54cm) 정도다.
[2]
전통적으로
참나무나 인목나무의 뿌리쪽 막대기를
굴뚝에서 몇달 몇년씩 연기를 쏘여서 경화시키고는 기름을 먹여서 최종처리를 했다.
[3]
브렌던 글리슨이 분한 '수도승'(Monk) 월터 맥긴이 작중에서 44명을 실레일리로 때려죽인 싸움꾼으로 나온다.
[4]
장대무기 달인 Polearm Master. 쿼터스태프를 비롯한 장병기로 공격 행동 시, 추가행동으로 약한 추가타를 가한다.
[5]
물론 실레일리의 화력도 우수하지만, 이 빌드의 핵심은 덱스 투자를 줄이고 그만큼 지혜에 투자해서
마검사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프 캐스터여서 고점은 낮지만 실레일리 연타의 화력과 레인저 마법의 유틸리티를 가져가 높은 저점을 챙기는 빌드.
[6]
부자 지간이다. 데이비드 쪽이 아들.
[7]
기믹상이고 실제로는 아일랜드 옆 북아일랜드 출신
[8]
단순한 선악의 구분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싸움박질 그 자체를 즐긴다는 거친 무투파 기믹이었는데, 테마곡 도입부에 나오는 "My name is Finlay, and I love to fight!"가 이러한 그의 기믹의 특성을 잘 나타내 준다.
[9]
이는
대한민국의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김일도 본 바탕은 관절기를 주로 사용하는 테크니션 레슬러였으나, 무자비한
박치기를 즐겨 사용하는 탓에 팬들로부터 브롤러로 각인된 것과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0]
링 매트에 발구르기를 "쾅!" 하며 상대 선수를 가격했기 때문에 특유의 타격감이 굉장히 잘 살아났다.
[11]
그의 오랜 프로레슬러로서의 경력이 반영된 게 아닌 어디까지나 각본상으로 부여받은 선수의 급.
[12]
경기 중 보여주는 거친 모습은 마치
크리스 벤와와 유사했다.
[13]
자신의 조력자이자 아들 격의 존재인
혼스워글이
그레이트 칼리에게 위협을 받게 되자 직접 실레일리를 가지고 와서 칼리를 복날 개패듯 두들겨 패고 구출한다. 이 모습이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 이후
핀레이가 선역으로 전환하여 활동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참고
[14]
여러모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무기인지라, 당시 프로레슬링이 유행했던 국내에서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프로레슬링 놀이를 하며
단소를 실레일리 곤봉 삼아 휘둘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예시
[15]
반칙 옵션을 끄지 않는 이상 당연히 심판이 주시하고 있을 때 사용하면 반칙패 판정이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