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22 05:31:16

스키마

1. 개요2. 역사
2.1. 초기 연구: 칸트와 바틀릿2.2. 인지 혁명과 스키마 이론의 발전2.3. 사회 심리학에서의 스키마2.4.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스키마
3. 효과
3.1. 정보 처리의 효율성 증진3.2. 예측 및 추론 능력 향상3.3. 기억력 향상3.4. 사회적 상호작용 촉진3.5. 정서적 안정감 제공
4. 스키마와 유사 개념5. 한계
5.1. 고정관념과 편견 5.2. 정보 왜곡5.3. 변화에 대한 저항5.4. 문화적 차이5.5. 스키마 형성 및 변화 기제에 대한 불명확성
6. 현대의 연구 동향7. 여담

1. 개요

도식() / schema

스키마는 인공지능, 인지 과학, 언어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경험, 지식, 정보 등을 구조화하고 조직화하는 인지적 틀 또는 개념적 구조를 의미한다. 이는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키마라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어 "skhēma(형태, 모습)"에서 유래했다.

2. 역사

스키마라는 용어는 영국의 바틀릿(Bartlett, 1932)에 의해 심리학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스위스 장 피아제도 지식이 지식 구조인 스키마로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관념은 미국 인지 심리학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스키마 이론은 지식이 조직되는 방식을 다루는 대표적 이론으로, 인공지능학자인 민스키(Minsky)와 인지 심리학자 럼멜하트(Rumelhart) 등이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도 스키마 이론의 발달에 기여한 바가 크다. 스키마의 조직을 그전보다 훨씬 상세하게 명시할 수 있게 된 것은 인공지능 개발에 이용된 프로그램 언어 덕분이었다. 스키마 이론은 독서 연구와도 관련이 깊다. 독서는 정보 처리의 핵심으로 인식되어 온 만큼 인지 심리학사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독서는 의미를 구성하는 정보 처리 과정이므로 이러한 인지 과정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인지심리학이 성립된 이후에 독서 연구가 체계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2.1. 초기 연구: 칸트와 바틀릿

임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 1724-1804): 현대적 의미의 스키마 개념은 20세기 초 심리학에서 등장했지만, 그 기원은 칸트의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1781)에서 "도식(Schema)" 개념을 제시했다. 칸트에게 도식은 순수오성개념(범주)과 감성적 직관(현상)을 매개하는 상상력의 산물이며, 순수 개념(범주)을 시간 속에서 감각적으로 규정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라는 범주는 시간에 따라 감각적으로 규정되는 ' 네 발 달린 동물', ' 짖는 소리' 등과 같은 도식을 통해 경험적 직관과 연결된다. 칸트의 도식은 이후 심리학의 스키마 개념에 중요한 철학적 기반을 제공했다.

프레더릭 바틀릿 (Frederic Bartlett, 1886-1969): 영국의 심리학자 바틀릿은 1932년 저서 《기억: 실험적, 사회적 심리학 연구(Remembering: A Study in Experimental and Social Psychology)》에서 스키마를 심리학 연구에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그는 "전쟁 유령(The War of the Ghosts)"이라는 아메리카 원주민 설화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이야기를 기억할 때 자신의 문화적 배경과 경험에 기반한 스키마를 사용하여 내용을 재구성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참가자들은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생략, 추가, 왜곡을 통해 그들의 문화적 스키마에 맞게 내용을 변형했다. 바틀릿은 스키마를 "과거 반응이나 경험의 능동적인 조직화(an active organization of past reactions, or of past experiences)"로 정의하며, 과거 경험이 축적되고 조직화되어 새로운 경험과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임을 강조했다.

2.2. 인지 혁명과 스키마 이론의 발전

1950년대 이후 인지 혁명과 함께 스키마 이론은 더욱 발전했다.

장 피아제 (Jean Piaget, 1896-1980): 스위스의 발달 심리학자 피아제는 인지 발달 이론에서 도식(schème)을 핵심 개념으로 사용했다. 그는 아동이 세상을 경험하면서 동화(assimilation)와 조절(accommodation) 과정을 통해 도식을 형성하고 수정한다고 보았다.

- 동화: 새로운 정보를 기존의 도식에 맞추어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 예를 들어, 아기가 처음 보는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은 '빨기 도식'을 통해 새로운 대상을 이해하려는 동화의 예시이다.

- 조절: 기존의 도식이 새로운 정보를 설명하기에 부적합할 때 도식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도식을 형성하는 과정. 예를 들어, 아기가 입으로 가져갈 수 없는 크거나 단단한 물건을 접하면서 '빨기 도식'을 수정하고 '잡기 도식'을 발달시키는 것은 조절의 예시이다.

피아제는 감각 운동기(출생2세)의 감각 운동적 도식에서 시작하여 전조작기(27세)의 표상적 도식, 구체적 조작기(7~11세)와 형식적 조작기(11세 이후)의 조작적 도식으로 발달한다고 보았다. 피아제의 도식은 주로 인지 발달의 초기 단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이후의 스키마 이론과 차이가 있다.

울릭 나이서 (Ulric Neisser, 1928-2012): 미국의 심리학자 나이서는 인지 심리학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1976년 저서 《인지와 현실(Cognition and Reality)》에서 지각 순환(perceptual cycle)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에서 스키마는 지각, 탐색, 행동을 능동적으로 안내하는 인지 구조로 설명된다. 즉, 스키마는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선택적으로 지각하고(스키마가 지각적 탐색을 이끈다), 이를 바탕으로 행동을 계획하며(주변 환경이 스키마에 의해 선택적으로 지각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 그 결과를 통해 스키마를 수정하는(주변 환경은 스키마를 변화시킨다) 순환적 과정을 거친다. 나이서는 스키마가 지각 과정을 능동적으로 주도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럼멜하트 (David Rumelhart, 1942-2011): 미국의 인지과학자 럼멜하트는 1980년대에 병렬 분산 처리(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 PDP) 모델을 제시하며 스키마를 신경망의 연결 패턴으로 설명했다. PDP 모델에서 스키마는 특정 뉴런이나 신경망의 특정 위치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뉴런에 걸쳐 분산된 연결 패턴, 즉 분산된 표상(distributed representation)으로 저장된다. 또한, 럼멜하트는 스키마를 "상호작용하는 지식의 네트워크"로 보았고, 스키마가 서로 연결되어 더 큰 지식 구조를 형성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스키마가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경험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하는 동적인 구조라고 주장했다.

2.3. 사회 심리학에서의 스키마

수잔 피스크 (Susan Fiske)와 셸리 테일러 (Shelley Taylor): 사회 심리학자들은 사회적 인지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스키마 개념을 도입했다. 피스크와 테일러는 1984년 저서 《사회 인지(Social Cognition)》에서 사회적 스키마를 "사회적 대상, 사람, 역할, 사건에 대한 조직화된 인지 구조"라고 정의했다. 사회적 스키마는 사회적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적 상황에서 적절하게 행동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자기 스키마 (Self-schema): 자신에 대한 신념, 가치관, 경험 등을 포함하는 인지 구조로, 자기 자신에 대한 정보 처리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운동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운동 관련 정보를 더 잘 기억하고, 자신의 운동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 사람 스키마 (Person schema): 특정 인물이나 집단에 대한 인상, 성격, 특징 등에 대한 인지 구조로, 타인에 대한 정보 처리와 인상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너드에 대한 스키마를 가진 사람은 특정 인물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외모, 행동, 말투 등을 바탕으로 그 사람이 '너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형성한다.

- 역할 스키마 (Role schema): 특정 사회적 역할(예: 의사, 교사, 학생)에 대한 기대와 행동 양식을 포함하는 인지 구조로, 특정 역할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 처리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의사'에 대한 역할 스키마를 가진 사람은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전을 작성하고, 의학적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 사건 스키마 (Event schema / Script): 특정 사건이나 상황(예: 식당에서 주문하기, 생일 파티)에 대한 일련의 절차와 행동 양식을 포함하는 인지 구조로,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주문하기'에 대한 사건 스키마를 가진 사람은 식당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고, 메뉴를 보고, 음식을 주문하고, 식사를 하고, 계산을 하는 일련의 절차를 알고 있다.

2.4.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스키마

마빈 민스키 (Marvin Minsky, 1927-2016): 인공지능 분야의 선구자인 민스키는 1975년 프레임 이론(Frame Theory)을 제시했다. 프레임은 스키마와 유사한 개념으로, 객체, 상황, 사건 등에 대한 지식을 구조화하여 표현하는 방식이다. 프레임은 슬롯(slot)과 필러(filler)로 구성되는데, 슬롯은 객체의 속성을 나타내고, 필러는 그 속성의 값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자동차' 프레임은 '제조사', '모델', '색상', '가격' 등의 슬롯을 가질 수 있고, 각 슬롯에는 '현대', '소나타', '흰색', '3000만 원'과 같은 필러가 채워질 수 있다. 프레임 이론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지식을 표현하고 추론하는 데 사용되었다.

3. 효과

럼멜하트는 사람들이 감각 기관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해석하고, 기억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인출하고, 상황에 적절한 행위를 조직하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용되는 것이 스키마라고 생각했다. 스키마를 가지면, 구체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그럴듯한 추측이 가능하다. 앤더슨(Anderson, 1980)은 스키마의 효과를 실험을 통해 입증하였다. 도식화를 하면서 독해를 한 실험 집단이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독해를 한 통제 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의의 있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것이다.

인지 학습 이론에 따르면, 잘 발달된 스키마는 초기의 학습을 촉진시키고, 추후의 인출과 사용을 돕는다. 작업 기억이 보유할 수 있는 항목의 숫자는 제한되어 있지만, 크기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스키마(도식)는 작업 기억의 부하량을 줄여준다. (Weller et al.,1988) 사실 몇몇 뛰어난 연구자들은 도식의 발달을 청킹(chunking, 덩이 짓기)의 형태라고 부른다. (Bransford et al., 2000)

3.1. 정보 처리의 효율성 증진

빠른 정보 처리: 스키마는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하여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돕는다. 뇌는 스키마를 일종의 지름길처럼 사용하여 인지적 자원을 절약하고, 세상을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당'이라는 스키마를 가진 사람은 식당에 들어갔을 때 메뉴판, 주문, 서빙, 계산 등 일련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예상하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자동적 처리: 스키마는 익숙한 상황에서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정보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운전 스키마가 잘 발달된 사람은 운전할 때 복잡한 인지적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자동적으로 기어를 변속하고, 핸들을 조작하고, 교통 신호를 따를 수 있다. 이를 통해 인지적 자원을 다른 중요한 일에 할애할 수 있다.

인지적 부하 감소: 스키마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노력을 줄여준다. 이는 특히 복잡하거나 생소한 상황에서 유용하다. 스키마를 통해 익숙한 패턴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인지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3.2. 예측 및 추론 능력 향상

상황 예측: 스키마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시험'이라는 스키마를 가진 학생은 시험 날짜, 시험 범위, 문제 유형 등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공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불완전한 정보 보완: 스키마는 불완전하거나 모호한 정보를 만났을 때, 그 빈틈을 메우고 의미를 추론하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그녀는 사과를..."이라는 문장을 보았을 때, 우리는 '먹다'라는 단어가 생략되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추론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사과'와 '먹다'에 대한 스키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 스키마는 문제 해결 과정을 돕는다. 특정 문제 상황에 대한 스키마를 가지고 있으면, 그 문제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타이어 펑크'라는 스키마를 가진 사람은 타이어가 펑크 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스키마에 따라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하거나 보험 회사에 연락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3.3. 기억력 향상

기억 조직화: 스키마는 기억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저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새로운 정보를 기존 스키마와 연결하여 저장함으로써, 나중에 그 정보를 더 쉽게 회상할 수 있다.

단서 제공: 스키마는 기억을 인출하는 데 필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생일 파티' 스키마는 케이크, 선물, 축하 노래 등과 같은 단서를 포함하고 있어서, 과거의 생일 파티를 회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의미 부여: 스키마는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기억을 강화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단어 목록을 암기하는 것보다, 그 단어들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인 암기 방법인 이유는, 이야기가 단어들을 스키마로 엮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3.4. 사회적 상호작용 촉진

타인 이해: 사회적 스키마(social schema)는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고, 그 의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친구' 스키마를 가진 사람은 친구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하고, 그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의사소통 원활: 역할 스키마(role schema)는 사회적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선택하고,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데 기여한다. 예를 들어, '의사-환자' 역할 스키마를 통해 의사와 환자는 서로의 역할에 맞는 행동을 기대하고, 그에 따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사회적 적응: 스키마는 사회적 규범과 기대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적응을 돕는다.

3.5. 정서적 안정감 제공

예측 가능성: 스키마는 세상을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게 만들어 줌으로써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익숙한 상황에서는 스키마를 통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불안감이 줄어든다.

통제감: 스키마는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줌으로써 통제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중요하다.

소속감: 사회적 스키마는 특정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사회적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4. 스키마와 유사 개념

스키마는 스크립트, 프레임, 개념, 범주 등과 유사하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 스크립트 (Script): 스크립트는 사건 스키마의 일종으로, 특정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에 대한 순차적인 지식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식사하기' 스크립트는 '자리에 앉기', '주문하기', '식사하기', '계산하기'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로 구성된다. 스크립트는 스키마보다 더 구체적이고 절차적인 지식을 표현한다.

- 프레임 (Frame): 프레임은 인공지능에서 사용되는 지식 표현 방식으로, 스키마와 유사하게 객체나 상황에 대한 구조화된 지식을 나타낸다. 그러나 프레임은 슬롯과 필러라는 명시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상속(inheritance)과 같은 추론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스키마와 차이가 있다.

- 개념 (Concept)과 범주 (Category): 개념은 추상적이거나 구체적인 대상, 사건, 아이디어 등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나타내고, 범주는 공통된 속성을 공유하는 대상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스키마는 개념과 범주를 포함하는 더 포괄적인 인지 구조로, 대상, 사건, 상황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그들 간의 관계를 구조화하여 표현한다.

5. 한계

스키마 이론은 인지 과정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지만, 몇 가지 한계점도 있다.

5.1. 고정관념과 편견

스키마는 고정관념과 편견의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사회적 스키마(social schema), 그 중에서도 집단에 대한 스키마(group schema)는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이어지기 쉽다.

단순화 및 범주화: 스키마는 복잡한 사회적 대상을 단순화하고 범주화하여 인지적 자원을 절약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특성보다는 집단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부정적 감정 유발: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스키마는 그 집단에 대한 편견, 즉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다.

예시:

- "노인은 고집이 세다"는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

- "여자는 예민하고 비이성적이다"는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

- 특정 인종이나 출신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

5.2. 정보 왜곡

확증 편향 (Confirmation bias): 자신의 기존 스키마를 확증하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경향이다. 이는 객관적인 판단을 방해하고,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택적 지각 (Selective perception):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자신의 스키마에 따라 다르게 지각하는 현상이다. 스키마에 부합하는 정보는 더 잘 포착하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거나 간과할 수 있다.

기억 왜곡 (Memory distortion): 스키마는 기억을 회상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사건을 기억할 때 자신의 스키마에 맞추어 내용을 재구성하거나, 심지어는 없었던 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프레더릭 바틀릿의 "전쟁 유령" 실험 참고)

5.3. 변화에 대한 저항

인지적 경직성: 스키마는 한 번 형성되면 잘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정보나 경험이 기존 스키마와 충돌할 때, 사람들은 스키마를 수정하기보다는 정보를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 실현적 예언 (Self-fulfilling prophecy): 스키마에 기반한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나는 수학을 못해"라는 스키마를 가지고 있다면, 수학 공부에 소극적이 되고, 결국 낮은 성적을 받게 되어 스키마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5.4. 문화적 차이

스키마의 문화적 특수성: 스키마는 개인의 경험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 따라서 같은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서도 문화권마다 다른 스키마를 가질 수 있다.

문화 간 의사소통의 어려움: 서로 다른 문화적 스키마를 가진 사람들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나 갈등을 겪을 수 있다.

5.5. 스키마 형성 및 변화 기제에 대한 불명확성

스키마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과정을 통해 변화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스키마의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다.

6. 현대의 연구 동향


현대의 스키마 연구는 인지심리학, 사회심리학, 신경과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경과학: 뇌 영상 기술( fMRI, EEG 등)을 사용하여 스키마와 관련된 뇌 활동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스키마를 활성화했을 때 뇌의 어떤 영역이 활성화되는지, 스키마가 변화할 때 뇌의 연결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을 연구한다.

임상 심리학: 스키마 치료(Schema Therapy)는 제프리 영(Jeffrey Young)이 개발한 심리 치료법으로, 어린 시절에 형성된 부적응적인 스키마(초기 부적응 도식, early maladaptive schema)를 변화시켜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스키마 치료에서는 부적응적 스키마를 파악하고, 그 기원을 탐색하며,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기법을 통해 스키마를 변화시킨다.

인공지능: 딥러닝과 같은 최신 인공지능 기술은 스키마와 유사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한다. 예를 들어, 딥러닝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셋에서 패턴을 학습하여 새로운 데이터를 분류하거나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인간의 스키마가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7. 여담

  • 학원 강사 이원준이 수업 시간에 스키마를 상당히 강조한다. 리트 300제 강의 중에 스키마를 배경지식으로 오해하는 것 때문에 예전에 나무위키에 스키마가 잘못 설명되어 있는지 찾아보려고 검색했는데 없어서 좌절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