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18:30 ~ 21:55 (3시간 25분),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15,645명 | ||||||||||||||
팀 | 선발 | 1회 | 2회 | 3회 | 4회 | 5회 | 6회 | 7회 | 8회 | 9회 | R | H | E | B |
삼성 | 피가로 | 0 | 0 | 9 | 0 | 4 | 2 | 8 | 0 | 2 | 25 | 24 | 0 | 9 |
두산 | 마야 | 0 | 0 | 0 | 1 | 3 | 0 | 0 | 1 | 1 | 6 | 11 | 1 | 3 |
삼성 라이온즈 투수기록 | ||||||||||
투수 | 기록 | 이닝 | 타자 | 투구 | 삼진 | 피안타 | 사사구 | 실점 | 자책점 | 당일 ERA |
피가로 | 승리 | 6 | 28 | 100 | 3 | 7 (홈런 1) | 3 | 4 | 4 | 6.00 |
김기태 | - | 1 | 3 | 10 | 1 | 0 | 0 | 0 | 0 | 0.00 |
권오준 | - | 1 | 4 | 18 | 1 | 1 (홈런 1) | 0 | 1 | 1 | 9.00 |
김건한 | - | 1 | 6 | 10 | 0 | 3 | 0 | 1 | 1 | 9.00 |
두산 베어스 투수기록 | ||||||||||
투수 | 기록 | 이닝 | 타자 | 투구 | 삼진 | 피안타 | 사사구 | 실점 | 자책점 | 당일 ERA |
마 야 | 패전 | 2⅔ | 17 | 62 | 1 | 8 | 1 | 9 | 9 | 30.38 |
진야곱 | - | 2 | 14 | 46 | 3 | 6 | 2 | 4 | 4 | 18.00 |
장민익 | - | 1⅔ | 12 | 49 | 0 | 4 (홈런 2) | 3 | 6 | 6 | 32.41 |
양 현 | - | 0⅓ | 4 | 12 | 0 | 2 (홈런 1) | 0 | 3 | 2 | 54.05 |
이현호 | - | 1⅓ | 6 | 18 | 1 | 2 (홈런 1) | 0 | 1 | 1 | 6.75 |
김수완 | - | 1 | 7 | 24 | 1 | 2 | 3 | 2 | 2 | 18.00 |
- 결승타: 야마이코 나바로(3회 1사 1,3루서 좌전 안타)
- 홈런: 김재환6호(5회1점 피가로), 야마이코 나바로 15, 16호(6회2점 장민익, 7회2점 양현), 최형우15호(7회2점 장민익), 박한이4호(7회2점 이현호), 오재원4호(8회1점 권오준)
- 실책: 김재호(7회)
- 도루: 박해민(3회)
1. 경기 시작 전
원래 5월 19일 경기 두산의 선발투수는 니퍼트로 예정이 되어있었다. 두산 입장에서는 지난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니퍼트의 등판이 불발되며 삼성의 분위기를 끊어내지 못해 연패에 빠졌기 때문에 아예 첫날부터 니퍼트를 내세워 기선 제압을 하려 했으나 19일 경기가 우천 취소 되면서 이 같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여기에 니퍼트의 등판일이 엉킨건 덤. 특히나 이 경기 취소가 황당하였던것은 경기 시작 15분 전 까지 아무런 공지가 없다가 갑작스럽게 취소된데다, 그나마도 경기가 취소된 직후 비가 그치면서 옆 동네 제트기류 구장은 경기를 하는데 잠실은 우천 취소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으니 그야말로 운영위원측의 실수. 팬들은 당연히 분노했고, 최훈 역시 작정하고 이 무능한 운영위원들을 깠다 #. 그렇게 해서 삼성과의 연전 첫 선발은 니퍼트가 아닌 마야가 등판하게 되었다.2. 경기 내용
2.1. 1~2회
시작은 평범했다. 양팀 타자들은 잇달아 범타로 물러났으며, 그나마 안타가 될뻔했던 구자욱의 2루타 코스의 타구를 정수빈이 캐치하는 호수비가 있었던 것 외에는 그야말로 어느 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투수전이었다. 적어도 이때까진 그랬다.2.2. 3회
그리고 3회 초, 대첩의 서막이 올랐다. 박해민이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중견수 앞 안타로 진루한 후, 도루로 득점권 상황을 만들고 이지영이 짧은 좌전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이어 나가자 마야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후 김상수의 타구가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며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곧 이어 나바로와 구자욱의 연속 안타, 그리고 3번 박한이의 희생 플라이가 겹쳐 삽시간에 스코어는 2:0이 되었고 뒤 이어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만루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올 시즌 득점권 삼진과 클러치 에러, 본헤드 플라이 등 셀수없는 경기를 말아먹은 박석민의 타석이었기에 삼성팬들은 익숙한 "잔루는 만루입니다"라는 멘트를 기다리고 있었고 예상대로 박석민은 무사나 1사에선 그렇게 치지도 못하던 외야 플라이를 치며 어김없이 찬스를 말아먹는듯 했다. 그런데... 김현수가 펜스플레이 실수로 글러브에 들어왔던 타구를 떨어뜨려버렸다! 기록원이 박석민의 2루타로 기록해 실책으로 인정되진 않았지만 이 플레이 때문에 주자들이 모두 홈으로 들어오면서 스코어는 삽시간에 5:0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두산의 헬게이트가 시작되었다. 김현수의 어이없는 실책성 플레이에 마야는 심리적으로 무너진 탓인지 이후 연속 장단 3안타를 맞고 3실점 추가, 끝내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강판되어 버렸다. 이어 나온 진야곱이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분식회계로 마야의 실점은 9점으로 늘었고, 이 이닝에만 자그마치 9점이나 나면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2.3. 4 ~ 9회
4회에는 두산이 그래도 점수를 만회했지만 그래봤자 김현수의 희생 타점 하나에 불과했고, 4회에 잠깐 안식이닝을 채운 삼성 타선은 5회부터 7회까지 이 3이닝에만 무려 14점이나 뽑으면서 두산을 완전히 그로기 상태로 몰았다. 물론 두산도 그 사이 추가점을 찔끔찔끔 뽑아냈지만 그때마다 삼성은 배로 도망가면서 완전히 농락했다. 특히 이 와중에 나바로와 최형우의 홈런 경쟁까지 이어져 나바로가 시즌 15호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하면서 앞서나가자 최형우도 질 수 없다 싶었는지 바로 다음에 투런포로 나바로와 함께 홈런 공동 1위에 안착했지만 최형우가 이후 교체되고 나바로가 또다시 투런포를 날리면서 다시 홈런 1위로 앞서나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교체되어 덕아웃 안쪽에서 아이싱을 하며 쉬고 있던 최형우는 나바로가 홈런친 장면은 못봤지만 이내 나바로가 또 홈런치고 들어온 사실을 듣고 깜짝 놀라는 깨알재미를 연출했다. 이때 엠스플의 자막이 압권이었는데 최형우 몰래 홈런 친 나바로 홈런 단독 1위. 여하튼 7회에 홈런 세방을 터뜨리며 또 8점이나 뽑아내면서 기어코 20점을 넘긴 삼성은 마지막 9회까지 최형우와 교체된 박찬도의 뜬금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25점이나 뽑았고, 그렇게 해서 경기 당일 기준 2015시즌 한 팀 최다 득점이 기록된다.[1] 이제 최다 득점 신기록까지는 3점을 앞둔 상황에서 1사 만루에 진갑용이 들어서며 크보 최다 득점 신기록을 작성하나 싶었으나 아쉽게도 진갑용은 투수 정면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최다 득점 신기록 내지 타이기록은 달성하지 못했다.계속되는 메가 라이온즈포에 정신을 못차리며 허우적대던 두산은 9회 마지막에 만회점을 뽑았지만 거기까지였고,[2] 결국 참사를 감수하고야 말았다. 18년 전 27:5로 떡실신당한 이웃사촌보다야 낫다고 할 수는 있겠다.
3. 경기 후, 그리고...
경기 스코어가 이렇게 된 원인은 두산의 답없는 투수진이 1차 원인이었지만 진짜 패인은 바로 두산의 불안한 수비였다. 기록상으로는 두산이 실책 하나만 기록되었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유독 실책성 플레이들이 너무 자주 나오면서 스스로 경기를 말아먹었다. 특히 1루수 김재환의 여러차례 불안한 수비는 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물론 김재환이 전문 1루수 출신이 아닌지라 어느정도 감안은 해야겠지만... 김재환 못지 않게 좌익수로 나선 김현수의 포구 미스도 무척 실망스런 장면. 박석민의 타구가 잡기에는 좀 까다롭긴 했지만 김현수는 담장 앞까지 잘 따라갔으면서 마지막에 타구를 잡았다가 놓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고, 그렇게 경기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외에도 김재호의 송구 미스로 인한 실책도 나오는 등 대량 실점의 영향 탓인지 야수들 전체가 집중력이 극심하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고, 그래서 상황을 더욱 아쉽게 끌고가 버렸다. 이날 선발인 마야를 비롯한 이날 나온 모든 두산 투수들이 실점을 내주며 탈탈 털렸는데 특히 진야곱과 장민익 등 두산 좌완 기대주들의 답이 없는 투구는 여전했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이날 대참사를 빚어내고야 말았다.말할 것도 없겠지만, 지난해에 이은 기록적인 대패에 두산 팬들은 멘탈붕괴를 넘어 격렬한 분노에 다다랐다. 잔인하게도 엠스플 중계진은 두산이 실점할 때마다 두산팬들의 표정을 보여줬는데, 이날 직관간 두산 팬들의 표정에서 모든 것이 다 드러나 있었다. 아마 TV나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시청한 두산팬들의 심정도 이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7회에만 8점을 더 실점하자 실망한 대부분의 두산팬들은 우루루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그나마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응원하던 일부 두산팬들도 마지막 9회까지 점수를 내 주는 꼴을 목격하며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예상 밖 대승을 거둔 삼성팬들 입장에선 물론 이겨서 기뻤고 신났겠지만, 그 동안 타선 부진으로 속터지다가 이날 무시무시한 타격 폭발을 보며 한편으로는 조금 어안이벙벙했을 것이다. 오죽하면 경기 후반에는 대놓고 두산을 응원하는 모습도 눈에 보일 정도. 그러나 일부는 다음 날 상대 선발이 삼성전 공인 천적이라 너무 점수내서 다음날 니퍼트에게 또 떡실신당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부류도 있었다.
아무튼 이날 경기 스코어가 너무 압도적이었는지라 급기야 <삼성 두산> 키워드가 네이버 실검 1위에 올랐다. 일찍 끝난 다른 팀 팬들도 이 믿지 못할 스코어에 경악을 금치 못한 모양. 심지어 삼성 두산보다 늦게 끝난 SK와 한화 경기도 묻혀버렸을 정도...[3]
그렇게 삼성팬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펼쳐진 다음 날인 21일 경기는 삼성은 장원삼, 두산은 당연히 더스틴 니퍼트를 냈다. 최근 두 선발의 행보를 보면 누가봐도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봤지만... 야구는 모른다고, 그 동안 고비 때마다 홈런 공장장으로 전락하여 실망시킨 장원삼이 도리어 홈런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호투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어 6.2이닝 1실점 무자책을 기록했고, 삼성의 천적이라던 니퍼트가 부상으로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다소 부진한 투구로 일관하여 6이닝 4실점에 그쳤다. 결국 이후에 터진 구자욱의 투런 홈런으로 삼성은 두산을 상대로 6대1의 낙승을 거둬 2연전을 모두 싹쓸이하고 두산전 4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이날 한화에게 대패한 SK를 밀어내고 1위 자리에 복귀했다. 반면 두산은 기록적인 참패에 이어 믿었던 니퍼트까지 무너지는 더블 쇼크를 맛보며 이래저래 악몽의 2연전이 되고 말았다. 참고로 두산은 이날 구자욱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이게 무려 삼성의 팀 통산 4000번째 홈런이다! 덕분에 작년에 이어 또 한번의 기록을 조공하면서 또 한번의 굴욕을 당했다.[4]
최의민은 야구친구에 올린 불암콩콩코믹스에서 이 경기를 농구로 패러디했다.
이틀 뒤에 엘꼴라시코가 발생했는데, 큰 점수 차로 지는 와중에도 롯데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보습을 보이며 비교되기도 했다.
여담으로 두산은 다음 연전인 SK와의 홈 3연전에서 스윕 달성, SK에게 화풀이한다.
그리고 2015년 9월 26일 잠실에서 펼쳐진 두산 vs 삼성 경기에서 두산은 삼성에게 14대3로 승리하며 분풀이를 한다.
두산의 우승이 결정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두산은 13대2로 승리하며 이 날의 부진은 깨끗하게 잊혀졌다.
그리고 2년 4개월 뒤, 두산은 삼성을 상대로 학살을 해서, 완전한 리버스 경기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2년 10개월 뒤, 두산은 팬들에게 이 경기 만큼의 충격을 선사하는 대첩을 보여주었다.
경기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이날 유독 여성 두산팬들이 분노하거나 허탈해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많이 잡혔다. 어떤 두산 여성팬은 최형우가 홈런을 날리자 법규를 시전하다 걸리기도.
[1]
동시에 2015시즌 한 팀이 20점 이상 뽑은 첫 경기이다. 극심한 타고투저였던 2014시즌보다 다소 늦게 나왔다.
[2]
그나마도 선두타자
장민석의 내야안타는 사실 아웃이었으나, 점수차가 너무 많이 난 탓에 합의판정을 안 해서 오심대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3]
그러나 후술하겠지만 SK와 한화의 경기도 결코 만만치 않은 병림픽이었다. 자세한건
SK 와이번스/2015년/5월/20일 문서 참조.
[4]
재미있게도 2011년부터 두산은 5월에 꼭 안좋은 기록을 하나씩 남겼다. 2011년에는 그 유명한
낫아웃 3루타 사건으로 대표되는
5월 27일 경기가 있었고, 2013년에는
10점 차 앞선 상황에서 희대의 대역전패를 당했는데다 2014년에는
어느 한 구단에게
3이닝 연속 타자 일순 허용을 허용한 것도 모자라 5월의 마지막 날에 크보 한 경기 최다 안타 허용(29안타)과 최다 점수 차 타이(22점)의 수모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