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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티 파이튼의 비행 서커스 문서가 등록된 스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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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더글러스 애덤스
The Insurance Sketch
BBC 코미디 프로그램인 몬티 파이튼의 비행 서커스 시리즈 2 에피소드 13(제26화)에 등장하는 스케치. '로열 에피소드'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한 남자(에릭 아이들)가 생명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보험사에 방문하는데, 보험사 직원(존 클리스)이 "그거 샘플" 을 받아왔는지 묻는다. 그거 가 뭔지는 알 수 없지만[1] 아무튼 남자는 시키는 대로 12갤런[2]이나 받아왔는데, 직원은 그저 남자가 보험에 가입하려는 마음이 얼마만큼 절실한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전부 버리라고 한다.
여기서 갑자기 God Save the Queen[3]이 흘러나오면서 지금 영국 여왕께서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계신다는 안내가 나온다. 긴장하여 뻣뻣하게 굳어있는 연기자들은 물론 녹화현장의 관객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여왕께서 10시 뉴스로 채널을 돌리셨다는 안내가 나오자 모두 실망하며 스케치가 흐지부지 중단되고 만다.
↑ 영국 여왕이 시청중이라고 하자 차렷 자세로 긴장한 존 클리스와 에릭 아이들.
이처럼 스케치 자체는 90초 정도로 매우 짧은데, 스케치 시작 전에 "몬티 파이선이 자신있게 선보이는 보험 스케치" 운운하는 거창한 애니메이션 도입부가 있다. 물론 영국 여왕이 시청할 것을 기대해서
눈치챘겠지만 물론 진짜로 영국 여왕이 시청하거나 채널을 돌리거나 했던 것은 아니다. 전부 개그를 위한 설정일 뿐. 사실 26화 전체, 즉 로열 에피소드 자체가 하나의 메타스케치(meta-sketch)이며, 보험 스케치는 하나의 독립된 스케치라기보다는 그 메타스케치의 개그를 성립하게 하는 구성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공들인 스케치를 여왕이 보지도 않고 채널을 돌려버리자 26화의 내용은 서서히 막장으로 흘러, 중환자를 노예처럼 부려먹는 병원에 대한 스케치나, 등산 스케치를 보여준다면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연주하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음악에 맞춰 차례대로 폭발하는 스케치, 바다에 표류하게 된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히기 위해[4] 경쟁하는 스케치 따위가 등장한다.
마지막 스케치인 '장의사 스케치'에 이르러서는 막장성이 절정에 달하는데, 공포스럽게도 돌아가신 어머니의 시신을 구워 먹기로 하는 내용. 마지막에 장의사(그레이엄 채프먼)가 "만약 나중에 양심의 가책이 느껴진다면 그때 가서 땅에 묘를 파고 거기다 게워내면 된다"는 대사를 하자 관객들이 분개해 무대로 몰려온다.[5] 그런데 하필 이 최악의 순간에 여왕이 채널을 이쪽으로 돌리는 바람에 다시 God Save the Queen이 연주되고 모두 기립하는 것으로 26화가 마무리.
이처럼 26화 메타 스케치는 잘 하려고 잔뜩 공들였을 때는 봐주지 않으면서 하필 가장 안 좋을 때 본다는,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상황을 희화한 것이다.
참고로 로열 에피소드는 오프닝이 다른 에피소드와는 다르다.
↑ 평소와는 다른 오프닝 애니메이션. 영국 왕실 문장과 비슷하게 사자와 유니콘, 왕관 등이 들어있다. 음악도 수자의 '자유의 종'이 아니라 엘가의 " 위풍당당 행진곡"이 흐른다.
↑
참고로 몬티 파이선에는 '보험 스케치'라는 제목의 스케치가 하나 더 있다. 이쪽은 제 17화에 등장하는 스케치로, 사기꾼 자동차 보험 판매자가 고객들을 속여먹는 내용.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험 스케치'라 하면 이 항목에서 설명한 26화 쪽을 지칭한다.
[1]
몇달 동안 그걸 짜내느라 고생하지 않았냐는 대사를 볼 때
정액일 가능성이 높다.
[2]
약 45리터.
[3]
흔히 말하는 영국 국가. 사실은 영국은 국가가 따로 없고, 이 곡을 국가 취급한다.
[4]
잡아먹으려고를
잘못 친 게 아니다!
[5]
BBC가 이 스케치의 녹화 허가를 할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결국 관객들이 야유를 하고 무대로 몰려오는 것으로 끝낸다는 조건을 달아 녹화 허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방영 직후 BBC가 보존용 마스터 테입으로부터 이 스케치를 지워 버렸다(...). 때문에 DVD 등에 포함된 "장의사 스케치" 는 마스터 테입이 아니라 다른데서 찾아서 복구한 것이며, 영상의 질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