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2 12:34:47

2023년 리비아 대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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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리비아 대홍수
سيول ليبيا 2023
2023 Libya floods
<colbgcolor=#bc002d><colcolor=#fff> 발생일 2023년 9월 11일
발생 위치

[[리비아|
파일:리비아 국기.svg
리비아
]][[틀:국기|
파일: 특별행정구기.svg
행정구
]][[틀:국기|
파일: 기.svg
속령
]] 바르카 ( 키레나이카) 지역
유형 폭풍, 홍수
원인 지중해 폭풍 대니얼과 그로 인한 붕괴
인명피해 <colcolor=#fff><colbgcolor=#bc002d> 사망 18,000명 이상[1][2]
실종 10,100명 이상
부상 7,000명(추산)
이재민 40,000명(추산)
재산 피해 21억 4,000만 달러[3]
파일:리비아 홍수.jpg

침수된 데르나 시가지

파일:데르나2.jpg

물이 빠진 후 드러난 참상

1. 개요2. 전개
2.1. 피해 현황2.2. 원인2.3. 반응
3. 기타

[clearfix]

1. 개요


2023년 9월 11일, 에게해에서 발생한 사이클론 대니얼 (다니얄)이 지중해를 건너 리비아 동부 키레나이카 (바르카) 지역을 덮쳐 발생한 대규모 홍수. 리비아 동북부 전역이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데르나에서 댐 2개가 연달아 붕괴하여 최소 1만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4] 요약 기사

2. 전개

파일:리비아 태풍.jpg 파일:다르나.jpg
리비아 동북부[5]로 향하는 사이클론 대니얼 홍수가 일어나기 전의 데르나 시가지. 큰 강을 찾기 어렵다.

사이클론 대니얼은 5-7일간 그리스 중부 지역 (특히 테살리아)에 1,092mm 가량의 폭우를 일으켜 최소 15명의 사망자와 21억 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를 입혔으며 튀르키예의 유럽 지역인 크륵랄렐리와 바샥셰히르에서도 7명이 사망하였다.[6] 이후 대니얼은 지중해를 건너 리비아로 향하였는데 도중에 약화되는 듯하였으나 리비아 동북부에 상륙할 즈음 재차 규모를 키워 많은 비를 뿌렸다.

연평균 강수량이 20mm에 불과한 데르나 지역에 갑자기 하루 만에 이를 아득히 초과하는 400mm의 비가 내리자 제벨 아크다르 산지에서 발원하여 데르나에서 지중해에 합류하는 와디 데르나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데르나에는 댐 두 곳이 있는데 이 댐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집권기 이후 10여 년간 지속된 내전으로 인해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했고 결국 데르나 시가지의 저지대는 그야말로 초토화되었다.

2.1. 피해 현황

파일:데르나 대홍수.jpg

와디 데르나 강변

파일:데르나 해안.jpg

크게 해안 침식이 일어난 해변. 20톤에 달하는 방파제 테트라포드들이 흩어진 것에서 물살의 강력함을 실감할 수 있다.

11일, 데르나 지역 당국은 일대에서 2,3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2일, 리비아 내부부 대변인은 데르나 지역에서만 사망자가 5,3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

13일,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은 도시에서만 1만 8천 ~ 2만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추산했다. 베이다 의료센터의 압둘 라힘 마지크 소장 역시 사망자가 2만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

알자지라는 현지 시간 13일 오전 기준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가 6천 명을 넘겼다고 보도하였다. #

14일, 리비아 적신월사는 구조 작업이 지속되며 확인된 사망자 수가 11,300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

17일, 유엔은 사망자 수가 최소 3,958명이라고 발표하였다. 다만 9천명 이상이 행방불명 상태라 덧붙였다. #

데르나 외에 옛 세누시야의 수도였던 베이다에서도 50여 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유서깊은 항구도시 수사와 내륙의 샤하트 ( 키레네)에서도 각각 7명씩 사망자가 확인되었고 알마르즈에서도 1명이 사망하였다.

피해 지역과 국경을 접한 이집트 국적자도 무려 145명이나 사망했다고 한다. 대부분 군사 고문단 등으로 파악되었다.[7]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의하면 리비아와 멀리 떨어진 팔레스타인 국적자도 46명이나 사망했다고 하는데 대부분 리비아로 이주한 난민들이다. #

데르나에서는 잔해에 깔린 시신이 수습되지 못했고 다수의 시신이 지중해로 떠내려가 유족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8] # 13일 들어 바다로 쓸려갔던 시신들이 해안에 수십구씩 줄지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인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매장하지 못하고 부패하는 시신이 많다고 한다. 시신 안치소 앞의 인도에도 시신이 방치되어 있었고 전화선이 끊어지고 도로가 대부분 파괴된 상태라 해상/항공 방면에서만 외부의 도움이 미칠 수 있게 되었다.

공식적인 사망자 수는 18,000명으로, 실종자 수 또한 1만명 이상을 상회하면서 리비아 내전보다 큰 인명피해를 야기했다. 또한 인구수 대비 인명피해만 해도 사망 및 실종자 수를 합하면 2023년 리비아 인구(687만 명)의 약 0.4%에 육박한다.

2.2. 원인

같은 폭풍에 의해 10여 명 안팎의 희생자가 있었던 그리스 튀르키예, 불가리아 등과 달리 유독 리비아에서만 피해 규모가 대폭 확대된 이유에 대한 분석이 있다.

우선 참사 발생 시간대가 있다. 2023년 모로코 마라케시사피 지진과 마찬가지로 한밤중에 해당하는 새벽 4시 경에 와디[9] 데르나의 댐이 연달아 붕괴하였고 본래 하천 수역의 수십 배로 불어난 물은 3m 높이로 무방비 상태의 도시를 그대로 덮치면서 데르나 시가지의 1/4이 거의 그대로 바다에 쓸려가 버리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경사가 높은 산지와 바다 사이의 좁은 해안에 입지한 것도 불운이었다.

파일:리비아 수해.jpg

피해 지역들의 강우량을 보면 인프라가 비교적 나은 편인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 일대에는 더 비가 많이 왔지만 멀쩡한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댐도 콘크리트로 만든 댐이 아니라 흙을 써서 만든 오래된 댐이었다. 그래도 수십여년을 버틸 정도로 튼튼하게 견뎌냈지만 후술하는 대로 유지관리가 20년 넘게 되지 못했기 때문에 2022년에 이미 댐 곳곳에 금이 가고 붕괴 위험성이 있다는 경고가 내려졌다.

하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리비아 정치의 10년 묵은 분열과 그에 따르는 정치인들의 무능이었다. 트리폴리의 리비아통합정부(GNU)가 서부, 토브룩 국민의회가 동부를 통치하면서 10년째 이어지는 리비아 내전은 전반적인 인프라의 퇴보로 이어졌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데르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 치하에 놓였기 때문에 더욱 열악[10]한 편이다.

더불어 오래 지속된 내전과 부정부패 때문에 도로와 배수 시설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고 당국이 방치한 무허가 건물들 역시 피해를 키웠다. 아흐마드 마드루드 데르나 부시장은 붕괴된 댐이 무려 20년 이상 유지관리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탄하였다. # 여기에 유엔에서 인정한 리비아의 적법 정부는 서부의 통합정부뿐이기 때문에 동부에 위치한 데르나는 별도의 허가를 거쳐야만 국제 원조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구호활동 및 피해 복구가 더욱 차질을 빚었다. 그나마 통합정부 측이 군인 등 인력을 파견하여 해상 구조와 실종자 탐색에 협력하게 된 것이 긍정적이다.

또 동부와 서부로 나눠진 정부가 한 쪽은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11] 하나는 대피하라고 하는 등 사람들에게 서로 엇갈린 지시를 해 혼란이 일어났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압둘메남 알 가이티 시장은 재난 3-4일 전에 대피 명령을 내렸는데 시민들이 과장되었다면서 듣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2.3. 반응

참사 직후 동부를 실효 지배하는 리비아안정정부의 오사마 하마다 총리는 3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였고 '복구 능력을 초월한 대재앙'이라며 국제 사회의 원조를 호소했다. 서부를 실효 지배하는 리비아통합정부[12]의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총리 역시 3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

오스만 압둘잘레엘 보건부 장관도 '대재앙적 상황'이라고 밝혔고 리비아 국민군 수장이자 동부의 실권자인 칼리파 하프타르 역시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고 말했다. # 데르나를 봉쇄했다. #

생존자들이 분노하여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다. # 시위는 주로 시내의 앗사바하 모스크를 중심으로 벌어졌고 시위대는 시장 자택에 방화하였다. 시위가 거세지자 당국은 외신 기자들에게 순조로운 구조를 명분삼아 피해 지역 퇴거를 요구하였다. # 데르나 시장을 비롯해 관리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구금했다.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애도를 표하며 유엔 구조팀이 현장에 파견되었다고 밝혔다. # 유엔식량기획은 이재민 5천 가구에게 지급할 식량을 긴급 공수했다. # 세계보건기구는 26억원의 구호금을 긴급 지원했다. # 유엔중앙재해기금은 133억원의 긴급 지원금을 편성하여 이재민 구호에 나섰다. #

이웃나라이자 자국민 역시 다수 사망한 이집트도 리비아 및 모로코와의 연대를 표하며 3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으며 3천만 파운드 (약 130억원)의 구호금을 양국에 동일히 나눠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서쪽의 이웃 나라인 튀니지도 수중 탐사대, 구조견, 물 펌프 등을 포함한 구조대를 파견하였다. #

리비아와 국경을 맞댄 알제리 역시 비행기 8대 상당의 구호 물자를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래 서부의 리비아통합정부를 지원하던 튀르키예는 2개의 야전병원을 세울 정도의 구호선을 파견했다. #

동부의 국민의회를 지원하던 아랍에미리트 역시 비행기 2개 분량의 구호품 및 구조 인력을 파견하였다. #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등 주요 랜드마크인 마천루들에 리비아에 대한 위로와 연대를 전하는 문구가 리비아 국기와 함께 투영되었다. #

유럽연합은 50만 유로 (약 7억원)의 구호금과 프랑스, 이탈리아를 주축으로 한 구조팀을 파견했다. # 이후 구호금은 80억으로 불어났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모하메드 알 멘피[13] 리비아 대통령 위원회 의장에게 애도와 위로를 전하였다. #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도 각각 모하메드 알 멘피 의장에게 애도 서한을 보냈다. #

미국 정부는 애도를 표하면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애도를 표하며 국제 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

대한민국 외교부 역시 애도와 지원 의사를 밝혔다. # 200만 달러(약 27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다. #

캐나다는 긴급 구호기금으로 500만 캐나다달러(약 49억 1천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

1978년 대한민국 기업 중 최초로 리비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이 50만 달러(약 6억원) 상당의 구호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

3. 기타

파일:데르나 전후.jpg

데르나 시가지의 홍수 전후 모습

2022년 파키스탄 폭우 사태와 비교되기도 한다. 침수 및 피해 면적은 파키스탄이 월등히 넓지만 인명 피해는 리비아가 훨씬 크다.

대홍수가 벌어진 키레나이카 지역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정착하여 조성한 펜타폴리스 시기의 도시 유적들이 여럿 남아 있는데 내전 중에 사실상 방치되었던 유적들도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되었다. 유네스코는 현지 고고학자들과 위성 이미지 팀을 통해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

마그레브(서북 아프리카) 4개국 중 동서 양극의 두 나라인 모로코 리비아 동시에 사망자 2천명 이상의 대참사를 겪으면서 아랍권에서 추모가 이어졌다.

많은 시신을 굴착기로 집단 매장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파일:리비아 호수.jpg

폭우로 인해 리비아 사막에 호수가 생기는 등 지리적인 변화도 일어났다.

한편 내전으로 석유 산출이 낮아졌던 리비아에 다시금 큰 피해를 입힌 사건이라 국제 유가가 크게 올라갔다.
==# 관련 보도 #==

[1] 참고자료(아열대폭풍 대니얼) [2] 최소 추정치로, 공식 확정치는 5,923명으로 집계되었다. 다만 아래의 실종자를 보면 약 3만 명까지 불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관련기사 [3] 2023년 10월 환율 기준. 한화 약 2조 9,504억원으로 리비아 GDP(482억 달러)의 5.3% 이상이다. 어느 정도의 거액이냐면 미국이 마셜 플랜에 쓴 GDP 대비 금액 비율과 동급이며, 2004년 남아시아 대지진의 피해액이 당시 인도네시아 GDP의 5.5%,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액이 당시 일본 GDP의 5.8%였다. [4] 이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이어진 2차 리비아 내전의 사망자를 뛰어넘은 수치다. 더불어 최소 1만 명, 최대 10만명까지 이르는 실종자까지 나왔기 때문에 6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기록한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을 제치고 2023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도 생겼다. [5] 우측 하단의 툭 튀어나온 육지 [6] 지중해 일대에는 열대성 저기압이 잘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라 대비를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이로 인해 일단 상륙했다고 하면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된다. 게다가 지중해에서 간혹 발생하는 사이클론의 대부분은 알프스산맥 쪽으로 갔기 때문에 아프리카에는 잘 도달하지 않았다. [7] 리비아 동부의 칼리파 하프타르는 이집트, UAE,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다. [8]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망자는 최대한 그날 바로 시신을 수습해 매장해야 한다. [9] 건기에 말라 있다가 우기에만 강이 되는 하천이다. [10] 인구 12만의 나름 규모가 있는 도시임에도 병원이 단 하나뿐이었다고 한다. # [11] 한국에서는 이 부분이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 연상시켰다. [12] 다만 서부만을 통치하기 때문에 피해 지역 자체에 대한 통치권은 없다. [13] 2020년 동서 지역의 통합 투표로 선출되어 리비아의 적법한 지도자로 여겨지지만 실권은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