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9:23:33

트래블러(TRPG)

1. 개요2. 역사
2.1. 클래식 트래블러2.2. 겁스 트래블러
3. 외부 링크4. 한국어

1. 개요

Traveler. 판타지 D&D가 있다면 SF엔 트래블러가 있으리라! 라는 야심찬 포부로 시작한 TRPG 룰 겸 세계관. 1970년대에 창시되어 지금까지도 미국 한정으로 탄탄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로부터 약 3000년 뒤, 제3제국(The Third Imperium)이란 이름의 우주 제국이 몰락해가는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여명기의 TRPG 시스템이 대개 그랬듯이 원래는 전용 배경세계 없이 SF 일반을 다루는 범용 RPG로 계획되었다가 나중에 세계가 추가된 형태이다. 그 때문에 지금도 트래블러 팬덤에선 공식 설정을 무시하는 설정놀음이 꽤 많다고 한다.

2. 역사

197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시스템이니만큼, 판본도 많고 다른 시스템으로 이식된 케이스도 엄청나게 많다.
  • (클래식) 트래블러 (Traveller, 1977)
  • 메가 트래블러 (MegaTraveller, 1987)
  • 트래블러: 새 시대 (Traveller:the New Era, 1993)
  • 트래블러 4 (Traveller 4, 1996)
  • 겁스 트래블러 (GURPS Traveller, 1998): 겁스에 이식된 버전.
  • 트래블러 20 (Traveller 20, 2002): d20 시스템에 이식된 버전.
  • 트래블러 히어로 (Traveller Hero, 2007): 히어로 시스템에 이식된 버전.
  • 몽구스 트래블러 (Mongoose Traveller, 2008)
  • 트래블러 5 (Traveller 5, 2012)

2.1. 클래식 트래블러

1977년 GDW (Game Designer's Workshop)에서 발매된 트래블러의 첫 작품. 대략 지상 전투, 우주 전투, 성간 이동, 우주 무역의 네 가지 분야를 커버하려고 노력한 점이 엿보인다.

책 표지가 검은색이었기에 "블랙 북"이라고도 불린다. 디자인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인지 이후 트래블러 시리즈에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태도를 표방할 때 검은색 장정의 책을 만드는 전통이 생겼다.

팬덤 바깥에서는 독특한 캐릭터 제작 시스템으로 제일 유명하다. 클래식 트래블러에서는 인물을 만들 때 주사위를 굴려 인물의 과거 이력을 정하게 되어 있었는데[1] 황당하게도 이력 중에 인물이 죽어버리는 이벤트도 있었다[2]. 그 때문에 향후 몇십년동안 "트래블러라는 RPG는 캐릭터가 시작하기도 전에 죽는다더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RPG계에 떠돌게 되었다.

2.2. 겁스 트래블러

겁스의 트래블러 라인은 GDW의 전통적인 트래블러 라인과는 차별화되는 출판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3판의 겁스 트래블러는 공식 역사를 부정하고 "스트레폰 황제가 암살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하에 진행되는 패러렐 월드를 다루고 있다.

겁스는 4판에 와서도 공식 트래블러와는 구별되는 길을 간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4판에서 내놓은 트래블러 서플리먼트는 "Interstellar Wars"로 공식 트래블러의 "현재"에서 3000년 전의 이야기이다.

이 시대엔 Ziru Sirka[3]란 이름의 제1제국과 지구인들이 세운 제2제국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겁스 무한세계의 양대 세력이 까메오로 언급된다. 대충 홈라인이 테라 연방, 센트럼이 빌라니(aka 지루 시르카)를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만 한두 마디 첨부되었다는 듯... 그러나 이런 얘기는 겁스 무한세계가 발매된 이후로 각종 월드북에 한두 마디씩 들어가는 여담에 불과하니 너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한편 겁스 무한세계에 보면 수많은 평행세계 중에서 홈라인보다 년도가 앞선 평행세계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언급이 있다. 이 설정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테라 연방을 지원하는 홈라인은 미래의 홈라인.

빌라니의 분위기는 전통적인 스페이스 오페라 우주 제국으로 다른 공학은 발달했지만 컴퓨터나 생명공학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점, 우주에까지 진출했지만 여전히 구식 정치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점[4] 등에서 그러한 스타워즈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빌라니의 테크 레벨은 전체적으로는 TL10에 도달해 있으나, 의료 기술은 TL7을 맴돌고 있다.[5] 테라 연방[6]이 TL9로 시작해서 TL11까지 착실히 올리는동안 빌라니는 여전히 TL10이었다. 지루 시르카가 맨 처음 설립되고 나서 수천년 동안을 계속.[7][8] 공식 트래블러 설정의 '미래'를 감안하면 빌라니는 결국 지구인들에게 패배할 예정.

테라가 지루 시르카를 8번을 침공하며 그 일대의 경제와 사회 체제를 초토화시킬 동안 그 소식이 지루 시르카 중앙정부엔 아예 닿지도 않고 있었는데[9] 8번째 전쟁에서 주지사가 제대로 빡쳐서[10] 지루 시르카의 수도성 블란드에 특사를 보내고, 덩달아 빡친 황제는 무려 수백년을 잠자고 있었던 제국 중앙함대(Imperial Core Fleet)를 테라로 파견한다. 이 세계관 설정에선 지루 시르카의 제국 중앙함대가 지루 시르카 건국 이래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고 나오는데, 이 녀석들이 테라 우주군과 회전 한 번에 90% 이상이 격침되고 함대 전체가 와해되어 버린다. 중앙함대 사령관은 맨 처음 회전에서 사망, 주지사는 목숨만 건졌다가 6주 뒤에 사망. 하지만 이 일이 있은 뒤에 테라가 지루 시르카를 최종적으로 병탄하는 데 50년에서 100년은 족히 걸렸을 정도로 지루 시르카의 규모는 컸다. 하지만 테라 연방도 400년 뒤에 행복도 관리를 못해서 우주 제국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무너져 버리고 우주는 3000년 동안 혼돈 속으로...

3. 외부 링크

4. 한국어




[1] 당시에는 이런 방식의 규칙이 꽤 있었다. 룬퀘스트 등. [2] 이후 버전에서는 플레이 시작 전, 캐릭터 제작 단계에서 캐릭터를 죽여버리는 이벤트는 없어졌다. 사실 당연한 것이, 제작 단계에서 캐릭터를 죽여버린다면 플레이어가 '뭐 이런 이상한 룰이 다 있냐'고 짜증내며 때려치우고 나가지 않는 한 캐릭터 제작 단계를 번거롭게 처음부터 반복하든지, 아니면 해당 굴림은 무시하고 다시 굴리도록 할 수 밖에 없기 때문. 즉, 트래블러라는 룰이 처음 만들어지던 시절의 실험적 시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주사위 굴림을 통해 인물의 과거 이력을 작성하고, 그를 통해 캐릭터의 초기 능력치(스킬 등)를 결정하는 시스템은 몽구스 트래블러등 이후 판본에서도 계속 사용되었고, 2000년대 이후에는 트래블러를 상징하는 핵심 시스템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트래블러의 영향을 받아 캐릭터의 과거 이력 작성에 주사위 굴림 요소를 도입하는 다른 룰들도 등장하기는 하였으나, 트래블러와 같은 정도로 상세한 이벤트 표를 제공하여 그 결과가 캐릭터 작성에 큰 영향을 끼치도록 하는 룰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의 경우 캐릭터 제작 단계에서 의외성과 입체성, 구체성을 부여하는 흥미로운 시스템이라고 평가받고 있기는 하나, 반대로 상당한 단점도 가지고 있기에 대중화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의 의도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닌(=실패나 패배 가능성이 있는) 의외성'은 '게임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캐릭터 제작 단계에서부터 자신이 원하는 스킬을 못 찍고 별로 흥미없는 스킬을 얻도록 강요당할 수 있는 것은 적지 않은 플레이어들에게 불만을 안겨주는 요소가 되었다. 게다가 이력 생성 과정의 판정결과에 따라 각 PC간의 능력 격차가 생기는 것 역시 문제였는데, 아무리 'TRPG에서는 강력한 캐릭터가 아니라 연약한 캐릭터로도 그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고, 그 재미가 꼭 덜한 것도 아니다' 라고 하지만 사실 여러 사람이 함께 플레이하는 상황에서 남의 캐릭터보다 약하고 무능한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다. 이는 결국 트래블러의 이력 시스템 자체가 '캐릭터 제작 과정도 게임의 일부'로 포용하는 실험적인 시도였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트래블러가 올드스쿨 룰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적지 않은 초기 TRPG 룰들이 캐릭터 능력치 배정단계에서부터 주사위를 굴리도록 하여 같은 플레이 팀원 사이에서도 더 강한 캐릭터와 약한 캐릭터가 등장할 가능성을 열어둔것과는 달리, 후기에 들어설수록 포인트바이 시스템등을 통하여 '평등한' 캐릭터 메이킹이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 이를 통해 룰의 올드스쿨과 뉴스쿨을 구별한다면, 트래블러는 능력치 뿐 아니라 스킬 획득까지도 우연적 요소를 열어두는 명백한 올드스쿨 룰의 특성을 보여주고, 이것이 (불만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룰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자리잡기까지 했다는 것. [3] 빌라니 제국이라고도 불린다. 빌라니는 지루 시르카의 주종족으로 '블란드 성인(星人)'이란 뜻이다. [4] 명목상 지루 시르카는 Shadow Emperor (빌라니어 Ishimkarun) 가 지배하는 제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업주인 3개의 Shangarim과 황제 직속군단 2개로 이루어진 연방제에 가깝다. 우주 제국은 드넓기 짝이 없기에 인력에 의한 중앙집권은 거의 불가능하고, 수천개의 성계를 수천년간 다스린 경험 일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새로운 일이 생기면 그 데이터베이스에서 비슷한 일을 찾아 그대로 인용하는 방식으로 통치한다. 이러한 통치체제는 제국의 보수적 정치사상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새로운 존재였던 테라 연방의 행동 패턴만은 데이터베이스로 예측할 수 없었기에 '면역력'이 없었던 지루 시르카는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5] 이게 어째서인고 하니, 빌라니의 모성 Vland의 토착 생물들은 인류와 생화학적 구조가 매우 이질적이었기 때문에 Vland 쪽 맹수들도 인간을 노리지 않고 상처가 생겨봤자 미생물이 감염도 못 시키는지라 어느 수준 이상의 의학이 필요가 없었다고... 다만 이러다보니 빌라니인들도 토착생물을 섭취하기가 매우 힘들어서, 식재료와 요리를 담당하는 Shugilii라는 직종이 그들의 역사 초창기부터 귀족(Enshii) 카스트의 일원이었다. [6] 나중의 제2제국 [7] 사회가 급변하면 신민들이 불행해질 것이라는 논리로 기술 발전을 일부러 막고 있었다. 이런 체제에 반대하는 반동분자(?)들은 Khagarii라고 부르면서 자기들끼리 알아서 살도록, 간혹은 행성 단위로 격리시킨다. 한편 이 Khagarii 중 Kimashargur라고 1300년 무렵 아예 독립국까지 선포하면서 꽤나 큰 규모로 개겼던 세력이 있었는데, 지루 시르카에선 초반에는 이들의 독립을 인정하다가 이들이 지루 시르카의 질서를 해친다는 이유로 무력으로 병탄하는데, 하필이면 Kimashargur 운동의 근거지가 테라 바로 근처라 성간 전쟁에 큰 변수가 된다. Nusku라는 행성은 테라 지상군이 상륙하자 레지스탕스가 일어나 알아서 행성을 테라에 바쳤을 정도. 한 번 지루 시르카 주정부에게 역습당하긴 하고, 이때 테라에 폭격이 떨어질 정도로 테라 연방도 피해를 크게 받는데 재기하고서부터는 테라가 승승장구하면서 해당 주정부를 갖고 놀 정도로 커진다(...). [8] 테라 핵폭격 얘기에 덧붙이자면, 빌라니 문화에서는 교전권이라는 개념이 없고, 오히려 민간인한테도 공격을 퍼부어서 적이 빨리 항복하게 만드는 것이 적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라는 사상이 있다. 여튼, 이런 문화 차이(?)도 테라와 지루 시르카가 박터지게 싸우는 데 역할을 했다. [9] 그 동안 테라가 찝적댄 영역이 지루 시르카 입장에서는 일개 주(州) 하나가 채 못 되었다. [10] 자신이 관할하는 주에서 테라와 직접 맞닿아 있는 구역의 총수가 즉위하자마자 테라 연방에게, 자기들이 이기고 있었는데도 알아서 영토의 적지 않은 부분을 넘겨주며 평화 협정을 제안했다. 이 때가 제 5차 성간전쟁이었고, 여기서부터 8차까지 이 총수는 테라 연방에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8차 성간 전쟁 후에는 이 주 전체의 생산력이 테라 연방 생산력의 1/4 수준까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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