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타리 전단

잘 들으시오. 내 말을 따른다면 여러분의 군경력과 부하들의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 테니까.

타르타리 전단을 얕보지 마시오.

저들을 얕보는 건 최전방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근무하는 고위 사관들이 아주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요. 자기들이 쥔 자원과 첨단 기술을 과신하고 전투에서 승리하는데 진정으로 필요한 요소들을 잊어버려서 벌어지는 일이지. 그런 자들은 아리아드나 카자크 같은 상대들을 만나면 오로지 그들의 기술 수준만 따져보고 우리가 직면한 교전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신경 쓰지 않소. 진흙탕과 잔해에 잠긴 전쟁터에서 영토를 점령하려면 끈기와 체력이 필요하오. 그러려면 적보다 강인해야 하고, 그것이야말로 카자크 군이 자신 있어 하는 바지.

저들의 기원을 보셨소? 그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들의 역사는 어떤지, 이를 살피면 내가 카자크에 대해 오로지 진실된 평가만을 내렸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오. 얀징 분석가들과 통합사에 소속된 이지스국 연락 장교들은 여러분이 컴로그로 볼 수 있도록 필수 자료를 모두 준비해두었소.

봤다면 알겠지만 카자크 전략 계획의 핵심 사항은 타르타리 지배와 통제를 공고히 하여 로디나가 던을 이끄는 작금의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오. 그 길들여지지 않은 개척 지대는 로디나의 밥줄이오. 단순히 식량뿐만 아니라 산업과 군사력 모두의 배후지라 할 수 있소. 저들은 타르타리 통제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당연히 이 지대를 길들이는 것이오. 그리고 로디나의 적들에게는 타르타리를 길들인 상대가 가공할만한 적수일 수밖에 없지. 타르타리 전단은 작전 환경 덕분에 항상 그 능력이 실전에서 단련 받는 부대고, 항상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소. 당연한 일이오. 그래야만 생존을 보장할 수 있을 테니.

던 행성에서 가장 병력 수가 많은 군대는 타르타리 전단이오. 저들이 수행하는 임무가 타르타리 지방을 보호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행성에서 어떤 분쟁이 벌어지던 이에 맞서는 것이기 때문이지. 스타프카의 우선 사항 중 하나는 타르타리가 항상 잘 방비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오. 특히 근래 아리아드나 배제 구역에서 벌어지는 상황 때문에 이 임무의 중요도는 더 커졌소. 배제 구역은 이제 컴바인드 아미 병력에 오염된 상황이고 덕분에 알레프도 따라왔소. 던 행성으로서는 행성 바깥에서 찾아온 위험 요인들이 더 늘어난 셈이라 할 수 있소.

타르타리 전단은 스타프카가 요구하는 작전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스타니짜 정착 체계의 일부로 구성되오. 정착지 하나하나에 전투 부대가 주둔하고 있지. 덕분에 그들은 자신들의 영토를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소. 각 스타니짜 부대는 크게 가르니존(Гарнизон, 주둔), 아바리니(Аварийный, 비상), 라즈보르티바녜(Развёртывание, 배치)라 불리는 셋으로 나뉘오. G-집단, 가르니존은 스타니짜와 주변 지역을 경계하는 임무를 수행하오. A-집단, 아바리니는 스타니짜가 공격받거나 여타 타르타리 국경 내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응하오. 그리고 R-집단, 라즈보르티바녜는 타리타리 국경 너머에서 활동하지. 로디나나 아리아드나 배제 구역 같은 다른 아리아드나 영토를 방위하는 것이 R-집단의 책임이오. 그리고 보다 최근에 들어서는 아리아드나 정부와 O-12가 필요하면 휴먼 스피어 전역에 파견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지.

그렇지만 G, A, R 집단 배치가 고정적인 것은 아니오. 그보다는 순환 근무에 가깝소. 스타니짜 지휘부는 작전 역량을 최대로 하기 위해 각 집단을 주기적으로 교대 시키오. 그 덕에 병사들은 항상 현역 상태로 최고의 능력을 유지하고 있소. 아리아드나 배제 구역에 컴바인드 아미가 나타난 데다 다른 휴먼 스피어 군대들은 기술적으로 더 우월하지만 스타프카가 알고 있는 게 하나 있소. 어떤 적을 데려오건 간에 안티포드만큼 포악하고 잔인한 적도 없다는 거지. 놈들은 지나가는 길목의 모든 걸 잿더미로 만들어버려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놈들이니. 이런 짐승들과 드잡이할 수 있는 군대라면 어떤 적과 어떤 상황에서 맞서더라도 정신적으로 완벽히 대비가 되었다고 봐도 좋소. 이미 진정한 공포랑 맞상대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니 말이오.

타르타리 전단은 곧 결코 봐주는 일이 없는 전장에서 단련된 고참병들이오. 이런 부대에게는 승리가 아니라면 죽음이나 그보다 더한 것만이 기다릴 뿐이지. 오늘은 그들이 우리 쪽에 있소. 하지만 미래가 되거나 던 행성에 있다면 여러분들은 그들과 맞서게 될 것이오. 그러니 준비를 확실히 해두길 바라오.

-상급 사관 손자. 안전 가상 환경에서 이루어진 유징 최고 사령부와의 브리핑. 관군 군용 통신 네트워크. 파라디소 성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