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국 애리조나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 생태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사건으로, 생태계의 구조도 고려하지 않고 환경에 개입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보여주는 예시다. 민간인과 정부측 등 다양한 인간들이 아무 죄없는 생태계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은 사건이다. 80~90년대 국내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도 실렸던 바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3학년 1학기 동아 국어 교과서에도 이 사건이 실려있다.[1]2. 사건 내용
애리조나의 카이바브 고원(Kaibab Plateau)에는 1907년에 노새사슴 4천 마리 정도가 살았는데 퓨마, 늑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사슴을 사냥하였다. 이 지역에 사는 사슴은 원래 1880년대에는 3만 마리 남짓이었다고 추산되지만, 목축업자들이 들어와 목초지를 확보하느라 사슴을 밀어내고 사슴 사냥을 즐기면서 사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미국 정부에서는 카이바브 고원의 훌륭한 사냥감인 사슴을 보호하여 개체수를 복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냥을 전면 금지하고 목축업자들을 외부로 다 이주시켰다. 이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여기서 살아 오던 원주민들도 겸사겸사 강제로 이주시키고 사슴을 잡아먹는 포식동물들을 눈에 띄는 대로 마구마구 사냥했다. 1907년부터 1939년까지 확인된 것만 퓨마 816마리, 코요테 7388마리, 늑대 20마리, 밥캣 500마리 이상이다. 이렇게 천적이 사라지면서 1924년에는 사슴만 10만 마리까지 늘었다.
이 시기에 잡힌 늑대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는 이전부터 목축업자들이 가축에 해를 끼친다고 늑대를 사냥해서이다.
이런 조치로 천적이 될 만한 육식동물들이 사라지자 사슴은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뜯어먹을 풀과 나뭇잎은 부쩍 줄어들었다. 1920년대 중반부터 아사한 사슴이 다수 발견되었고 식물 생태계도 급격히 파괴되었다. 늘어난 사슴을 인간이 일부 사냥하긴 했지만[2] 그 정도로는 도저히 생태계를 되돌릴 수 없었다. 먹을게 없어지니 사슴들은 밭을 노려 쳐들어오기 일쑤였기에 덫을 넣거나 갖가지 방법으로 사슴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했다. 결국, 1924년과 1925년 두 해 겨울 동안에만 사슴 6만 마리가 아사했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슴의 숫자는 1만 마리 선에서 안정되었고 사슴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포식동물을 보호함은 물론 통제된 숫자이기는 해도 사슴 사냥도 허가하였다.[3]
3. 사슴 숫자의 변천
연도 | 숫자 |
1905년 | 4,000 마리 |
1910년 | 9,000 마리 |
1915년 | 25,000 마리 |
1920년 | 65,000 마리 |
1924년 | 100,000 마리 |
1925년 | 60,000 마리 |
1926년 | 40,000 마리 |
1927년 | 37,000 마리 |
1928년 | 35,000 마리 |
1929년 | 30,000 마리 |
1930년 | 25,000 마리 |
1931년 | 20,000 마리 |
1935년 | 18,000 마리 |
1939년 | 10,000 마리 |
4. 관련 문서
- 해수구제사업: 일본이 국가 단위로 한반도에서 저지른 훨씬 더 큰 규모의 삽질. 카리바브 고원 사건의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으나 오히려 더 심각한 사례이다. 일본 본토 또한 똑같이 이런 맹수들을 마구잡이로 죽여버려 일본 늑대나 홋카이도늑대를 아주 멸종시켜버렸을 정도로 학살했다. 결국,일본에서도 이런 맹수를 죽여 초식동물이 너무 늘어나 논밭에 피해가 가는 피해를 입어야한 게 똑같다.
- 고라니 -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이지만, 위에 언급된 해수구제사업으로 최상위 포식자들이 제거되고 생태계가 무너져 사실상 모든 천적들이 멸종된 한국에서만 지나친 개체수 때문에 문제가 된다. 특히 로드킬 문제가 심각하며, 부주의하게 자전거를 운전하는 사람들을 자라니라고 부르는 어원이 되고 있다.
- 제사해 운동
[1]
최재천의 글에서 이 사건을 인용하였다.
[2]
1924년 가을 동안 잡은 사슴이 675마리에 불과했다.
[3]
그러나 사슴 사냥으로 개체수를 조절하려고 하면 사냥꾼들이 오히려 더 많은 사슴들을 요구해서 결국 사슴이 지나치게 늘어나도록 유도하게 된다. 미국에서 늑대 복원 계획마다 사냥꾼들이 가장 거세게 반대함은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