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 정보 | 등장인물 | 예고편 | 줄거리 | 쿠키 영상 | 평가 | OST | 흥행 | 컨셉아트, 포스터 | 논란 ( 번역 | 이젠 가망이 없어) | MARVEL 퓨처파이트 업데이트 |
1. 개요
원문: "We're in the endgame now."
직역: "우린 이제 종반전에 들어섰어."
적절한 의역: "여기서부터가 승부처야."
국내 더빙판 번역: "이제 마지막 게임만 남았어.”
OCN 자막 번역: "이제부터가 최종 단계야."
넷플릭스 / 디즈니+ 번역: "이제 최종 단계야."
네이버 파파고 번역: "이제 마지막 게임입니다."
구글 번역: "우리는 지금 최종 단계에 있습니다."
박지훈의 번역: "이젠 가망이 없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발생한 희대의
오역 사건. 직역: "우린 이제 종반전에 들어섰어."
적절한 의역: "여기서부터가 승부처야."
국내 더빙판 번역: "이제 마지막 게임만 남았어.”
OCN 자막 번역: "이제부터가 최종 단계야."
넷플릭스 / 디즈니+ 번역: "이제 최종 단계야."
네이버 파파고 번역: "이제 마지막 게임입니다."
구글 번역: "우리는 지금 최종 단계에 있습니다."
박지훈의 번역: "이젠 가망이 없어."
원문인 "We`re in the endgame now."는 "이제 최종 단계야" 정도를 의미하는 대사인데, 이 대사가 국내 번역 과정에서 박지훈 번역가에 의해 "이젠 가망이 없어."로 번역된 사건이다.
인피니티 워의 넘치는 오역들 중에 이 오역이 특히나 문제가 되는 사유는 간단하다. 이 한 마디가 영화의 전개 및 주제를 요약하고 후속작을 암시하며, 발언자의 캐릭터성도 드러내는 중요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저런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대사가 되어서 극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을 뿐만 아니라, 본 영화의 초반부와 이전에 나온 작품들로 차곡차곡 쌓아온 닥터 스트레인지란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을 모조리 무너뜨릴 수도 있는 치명적인 오역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당장 같은 영화에서 나온 또 다른 유명 오역인 "어머니"의 경우 분위기를 깨는 점은 어쩔 수 없어도 옥에 티 정도에 불과한데, 이건 작품 자체를 결정지을 수 있는 부분이라 그 영향력이 차원이 다르다. 결정적인 한 마디를 오역하여 작품 전체의 주제성을 훼손시켰다는 점 때문에 인피니티 워가 개봉한 지 꽤 지난 시점에서도 그 유명한 해리 포터 시리즈의 'always'와 함께 두고두고 회자되는 레전드급 오역으로 자리잡았다.
2. endgame의 의미
인터넷 유명 포털 사이트들의 사전에서 endgame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설명이 나온다.Google(Oxford) |
end·game /ˈen(d)ˌɡām/ [noun] The final stage of a game such as chess or bridge, when few pieces or cards remain (해석: 체스나 브릿지 등의 게임의 마지막 국면) Translated to Korean: 최종회 |
네이버 영어사전 | end·game |
다음 영어사전 | endgame |
dictionary.com | end game |
네이버 사전에서 end game을 검색하면 '( 체스·경기의) 최종회, 막판; ((일반적으로)) 최종 단계'라는 뜻을 제시하며, 영영사전 및 다른 사전에서도 그 뜻을 다르게 설명하지 않는다. endgame이란 명사의 첫 번째 뜻은 체스의 엔드게임이다. 체스에서 기본적인 기물 포진을 잡는 것이 오프닝, 서로의 나이트, 비숍같은 주요 말을 주고받으며 접전에 이르는 상황이 미들게임,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다가 주요 강력한 기물이 거의 제거된 상태에서 킹과 킹을 지키는 소수의 폰이 주력이 되어 폰의 승격 등이 적극 활용되는 상황이 엔드게임, 즉 최종 국면이다. 엔드게임에서는 두 플레이어가 서로 비슷한 수량의 기물을 가지고 있거나 비기고 있더라도, 어떤 말의 움직임이나 그 순서에 따라 작은 차이에도 민감하게 상황이 달라지기에 실수 한 번으로 이길 게임을 질 수도 있고, 기물이 더 많고 유리한 상황에서 스테일메이트로 무승부가 되기도 하는 플레이 시점이다.[1]
위의 체스 용어에서 파생된, "어떤 일련의 서사를 정리하는 단계"를 가리키는 관용어로도 자주 쓰인다. 한국어에서 바둑, 장기 용어를 일상생활에 접목해서 사용하는 걸[2]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즉, 엔드게임을 바둑의 끝내기에 빗대어[3] "이제 끝내기에 들어간 거야"로 번역해도 의미가 상통한다. 물론 건조하게 "이제 최종장에 들어간 거야"라고 해도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 하지만 정반대의 의미로 번역을 했다는 것은 해당 낱말의 중의적 의미조차 몰랐다는 뜻이 된다. 단어의 뜻만 보고 'end + game = 게임이 끝났다 = 끝[4]이다= 가망이 없다' 로 단편적으로만 번역해버리는 극히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차라리 "게임은 끝났어" 혹은 "마지막 게임이야", "상황이 끝났어" 정도로 번역했다면 중의적인 해석이라도 가능했을 것이며, 뜻이 애매모호하니 좋은 번역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다르게 해석할 여지 정도는 있다'거나 '애매모호하게 번역하면서 닥터의 진의를 숨겼다'면서 옹호할 여지는 있었을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 영어, 혹은 영단어를 안다면 설사 endgame이라는 단어 자체는 몰랐어도 문법과 맥락을 통해 저 단어가 관용구임을 파악하기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번역은 영어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화자라면 당연히 뜻을 알거나 최소한 의심해 봤어야 할 관용구의 의미를 프로 번역가라는 사람이 제멋대로 재정의한, 그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번역이라는 것이다. 돈 받고 일하는 프로 번역가가 일반적인 사전에서 뒤지기만 해도, 인터넷에 몇 글자 검색만 해봐도 나오는 단어를 자기 마음대로 오역한 것이다. 같은 박지훈 번역으로 알려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도 토니의 대사 중 endgame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
마침 인피니티 워 개봉과 같은 주에 있었던 2018년 남북 정상 회담을 전후하여 일부 언론들이 북핵 문제에 ' 비핵화 엔드 게임'이라고 칭하며 이를 종반전이나 종착역이라고 설명하여 본래의 용례에 맞게 사용했다. 이걸 박지훈 식으로 번역한다면 비핵화의 가망이 없다는 뜻이 된다.
여담으로, 진짜로 '가망 없다, 망했다'는 뜻은 영어로 No hope, Hopeless 혹은 Unpromising으로 표현한다. 구어체로는 miserable도 쓰는데 대략 '내 꼴 좀 봐, 비참하지 않냐...' 정도의 뉘앙스이다.
3. 문제점
3.1. 영화 전체를 바꿔 버린 오역
스토리 흐름은 이렇다. 타이탄에서 타노스와의 접전 끝에 토니가 죽음의 위기에 처하자 스트레인지는 타노스의 목표인 타임 스톤을 넘기는 대가로 토니의 목숨을 구한다. 토니는 당황하며 왜 스톤을 넘겨주었냐며 묻고, 스트레인지는 "이제 마지막 단계야(We're in the endgame now)."라고 대답한다. 이후 스톤을 모두 모은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전 우주의 지적 생명체 절반이 소멸하면서, 그 대상에 포함된 스트레인지는 "토니.... 다른 방법이 없었어(There was no other way)."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이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관객은 타이탄에서의 패배와 핑거 스냅 이후에도 어밴저스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스트레인지가 내다본 14,000,605가지의 미래 중 유일하게 승리할 수 있는 선택지였음을 알 수 있었다. 천하의 스트레인지마저 포기하는 배드 엔딩이 아니라 그만이 아는 유일한 역전 시나리오가 아직 존재한다는 떡밥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엔딩인 것이다.
하지만 박지훈이 맡은 공식 번역에서는 이 중요한 대사를 "이젠 가망이 없어."라고 오역하여, 스트레인지가 모든 것을 자포자기했다고 관객들이 오해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후속작 제목을 "엔드게임 : 가망이 없어"로 만들어버렸다.. 이후에 그가 사라지기 전 언급한 "토니... 다른 방법이 없었어."는 제대로 번역되었지만, 앞의 대사의 의미가 바뀌어버린 탓에 뒤의 대사의 뜻도 크게 바뀌어, '(이기기 위해선) 이 방법 밖에 없었다' 는 의미가 아닌 '(너를 살리기 위해서는 타임 스톤을 건네주는) 방법 밖에 없었다'고 관객들이 오해하게 만들었다. 스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토니와 피터를 가차없이 버리겠다고 하던 스트레인지의 캐릭터성이 오역 단 한 줄에 완전히 무너진 것. 게다가 속편의 초반부에서 과업을 완수하고 휴식 중인 타노스를 어벤저스가 습격했으나 이미 스톤을 모두 파괴한 뒤라 손쓸 방법이 없게 된 장면이 나오자, 진짜로 어벤저스가 패배하고 지구의 절반이 골로 가는 가망 없는 엔딩으로 착각하는 관객도 있었다.
영어권 관객들은 저 대사를 듣고 자연스레 "닥터 스트레인지가 그냥 포기한 게 아니구나", "설마 타임 스톤을 넘겨준 게 전에 말했던 1400만 분의 1의 미래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타노스의 계획이 성공한 것처럼 보여도 아직 희망이 있다[5]고 믿게 만드는 연출임과 동시에 이후 차기작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심어주는 대사이지만, 오역된 자막으로 내용을 파악한 한국의 영어를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차기작에 대한 기대나 희망도 가지지 못하게 만든 것과 마찬가지이다.
3.2. 닥터 스트레인지의 캐릭터 붕괴
애초에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이런 오역이 나왔을리가 없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코믹스에서 보듯이 대의를 위해서 다른 히어로들을 이용하거나 속이는 면도 있으며, 코믹스의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지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들을 꾸준히 봐왔다면, 혹은 최소한으로 MCU 입문을 닥터 스트레인지로 했다 하더라도 스트레인지가 도르마무에게 최소 10번, 많으면 영겁의 시간 동안 온갖 방법으로 사망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끈기와 집념을 가진 캐릭터로 묘사되었던 것을 모를 리가 없다. 게다가 영화 초반부에서는 토니와 피터 앞에서 둘의 목숨보다도 타임 스톤을 더 우선시하겠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타노스와의 결전을 앞두고 스트레인지는 '우리들의 의지도 너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고 말하기까지 했다.그런데 그렇게 '끈기와 집념의 소유자'가 갑자기 '그다지 친분도 없는 토니의 목숨을 살린답시고' 냉큼 자포자기하고 스톤을 건네줘 버리는 앞뒤가 안 맞는 이상한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더 기가 막히는 사실은 박지훈은 닥터 스트레인지 1편도 번역했었다는 점. 제대로 일을 했다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 알아챘을 것이다.
스타로드도 피해를 보았는데, 맞게 번역했다면 스타로드의 분노도 스트레인지가 이미 내다본 14,000,605가지의 경우들 중 단 하나의 승리의 과정일 가능성이 있으며, 스타로드가 날뛸 것을 스트레인지가 막지 않았다는 것은 스타로드의 방해와 관계없이 그 전투에서의 패배는 정해져 있었거나 패배해도 상관없다는 것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 이것이 이 오역 하나 때문에 스트레인지가 본 단 한 가지 방법이 협공으로 인피니티 건틀릿을 뺏는 것이었건만 스타로드가 모든 것을 망쳐버려서 스트레인지도 예상하지 못한 전개가 벌어진 것처럼 만들어 버렸다. 물론 스타로드가 실수를 저지른 바람에 액면적으로는 패배한 것처럼 연출된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저 오역으로 인해 스타로드는 2012년부터 수년간 쌓아온 어벤져스 시리즈를 끝장내 버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 역사상 희대의 트롤러로 전락해 버렸다.
이는 잘못된 번역이 영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다. 문장 전체도 아니고 고작 단어 하나인데도 그 하나의 단어를 잘못 번역한 결과, 우주적 존재인 도르마무를 끈기와 집념으로 이겨낸 강인한 캐릭터인 닥터 스트레인지를 찌질이 쫄보로 만들어놓고, 스타로드는 여친 하나 때문에 1400만가지의 방법 중 단 하나의 이기는 방법을 날려버린 희대의 트롤러가 되었으며, 영화의 전개까지도 완전히 바꿔놨으니...[6] 결국 " 타노스를 깨운 놈, 타노스한테 타임 스톤을 준 놈이라는 말과 함께 인피니티 워의 두 트롤러다"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있었고, "영화 감상 후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이것이 차기작을 위한 큰 그림인데 오역 때문에 오해한 것을 깨달았다"는 반응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를 전해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 계속 오해할 수도 있는 것.
4. 여파
무려 1100만명이 관람한 인피니티워의 핵심 대사 오역은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왔다. 해당 작품에서 수많은 오역이 더 있으나, 이 오역은 대사 하나로 영화 마지막의 톤을 완전히 바꿔 버렸고, 결말의 맥을 쏙 빼놨으며 감독의 연출 의도 및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까지 손상을 입혔다고 볼 수 있는 치명적이다 못해 명백한 실수이다. 상영이 막 시작된 이 시점에 재빨리 오역 수정이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지만, 디즈니 코리아는 오히려 박지훈 번역가를 옹호하는 선택을 하였다. 대중 매체 관련 소식으로 유명한 스타뉴스의 기사에서는 endgame을 왜 '가망이 없다'로 번역했는지 박지훈의 의도를 추측하는 기사까지 쓰기에 이르렀다. 또한 번역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던 사람들도 이후로는 더 주목하게 되었다.4.1. 박지훈의 해명과 비판
'어벤져스 3'를 일단 마무리하고 '어벤져스 4'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하기 위해 "가망이 없어"라고 번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색이 짙고 아이언맨은 살려야 했기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노스에게 스톤을 넘겨준 상황을 그처럼 옮겼다는 것. 3편을 그렇게 마무리해야 4편에서 반전이 있을 경우 관심과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해당 기사
당연히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다. 당장
인터넷 후기만 검색해 봐도 히어로들이 패배하고 끝나는 허무한 결말이라고 착각한 사람들이 "무슨 히어로 영화의 전개가 이렇게 맥이 빠지냐"라며 엔딩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하물며 영화가 끝나고 "이제 어벤져스 안 나오는 거야?"라거나 "스파이더맨 다시 돌아온다면서?", "스파이더맨ㆍ닥스ㆍ블랙 팬서 1회용이었어?"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정도로 영화의 전개와 상반되는 잘못된 오역인데, 이걸 4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함이었다? 만약 4편이 나와도 박지훈의 자막으로만 내용을 이해한 관객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계획이 나와 봐야 '반전, 역전승'으로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전편에선 다 포기해놓고는 갑자기 또 왜 저러냐, 죽은 애들 살리려고 무리수 둔다"라고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해당 기사
복잡할 거 없이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봐도, 차기작을 기대하게 하려면 '아직 지지 않았다'는 희망을 주며 다음편에 계속된다는 여지를 주는게 맞는 거지, 차기작 떡밥이 가득한 대사를 정반대 방향으로 번역해서 히어로들이 패배하고 완결나는 내용으로 만들어놓고는 '4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한다' 는 말은 자신의 실수를 그럴싸하게 보이게 하기 위한 말장난, 끼워맞추기일 뿐이다.
저게 단순 실수가 아니었다면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한데, 감독도 아니고 각본가도 아닌 '일개 번역가' 가 영화를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구성한 제작자들의 의도를 깡그리 무시하고, 자기가 멋대로 작품의 의도를 이끌고 기여한 것 마냥 말한 것이다.
번역가는 번역가일 뿐, 원작 작품의 의도를 마음대로 바꿔놓거나 하면 안 된다. 영화 대본의 대사라는 것은 하나하나 전부 감독, 각본가, 원작가 등등 수십 명의 사람들의 의논 하에 작성되며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재미를 관객들에게 최대한 잘 전달하기 위한 장치 중 하나이다.[7] 관객들 역시 그들이 전달하려는 의도를 보고 싶은 것이지, 번역가가 제멋대로 창조한 결과물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일개 번역가가 자신의 개인적인 의도를 표현하기 위해 작품을 직접 제작한 사람들의 의도를 왜곡한 월권행위를 한 것이다.
인피니티 워의 감독을 맡았던 조 루소가 인터뷰에서 밝히기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임 스톤을 포기한 것은 그것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라고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 이로써 박지훈의 번역과 그에 대한 해명은 감독의 의도를 번역가가 왜곡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다행히도 VOD 자막판에선 '최종단계'라고 수정되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디즈니+에 공개된 인피니티 워 또한 최종단계로 번역되었다. 한국 자막 오역 논란에 대해선 마블 스튜디오의 모회사 월트 디즈니 컴퍼니 본사도 인지하고 있다고 하며, 디즈니 본사가 직접 검수를 했다고 한다.
4.2. 어벤져스: 가망 없음
이 와중에 어벤져스 4편의 정식 부제가 Endgame으로 정해졌다는 루머까지 떴는데, 이대로 제목이 확정된다면 후속작과 내용상의 연결을 파괴한 오역을 저지른 것을 넘어서서 아예 제목에서 드러나는 직접적인 연결성마저 파괴한 주범이 되어 박지훈은 추가로 1패를 적립하게 된다. 결국 후속작인 어벤져스 4편의 제목이 진짜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확정되면서, 한국 한정으로 "어벤져스: 가망 없음"이 되었고, 한국 내 외국 영화 번역사에 길이 남을 오역으로 기록될 전망이다."엔드게임 제목은 일찍 결정됐었다. 한국에 갔을 때 그쪽 디즈니 대변인이 할 말이 있다고 하더니, 한국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endgame 대사가 "가망이 없어(no hope)"라고 번역됐다고 알려주더라. 그럼 이번 영화는 <어벤져스: 가망 없음> 인가?"
― 루소 형제 인터뷰 번역 #30분경부터
루소 형제도 어벤져스: 엔드게임 내한 당시
월트 디즈니 코리아로 추정되는 디즈니 관계자로부터 이 오역에 대한 것을 들었다고 한다.― 루소 형제 인터뷰 번역 #30분경부터
5. 여담
-
워낙 유명하고 또 영화 전체를 바꿔 버린 오역인지라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젠 가망이 없어'가 오역임을 알리는 글들이 빠르게 올라왔다. 인피니티 워 관련 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영화 평론 사이트 등을 들어가 보면 대부분 오역 관련 글이 절반은 있을 정도. 어쨌든 밈적으로든[8], 이슈적으로든
MCU 팬덤을 포함한 사람들에게 해당 오역의 진정한 의미가 널리 퍼지는 데는 성공했다.
- 엔드게임 직후 마블의 멀티버스 사가가 이어지면서 '가망없음'이 본의 아니게 재평가되고 있는 중이다. 그 이유인즉슨, 영화와 드라마를 양산하여 새로운 히어로들의 서사를 만들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다수의 작품들이 퀄리티와 개연성 모두 망가져가는 행보를 보여주면서 마블 영화/드라마의 평가와 흥행 모두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지훈의 오역이 대중들에게 페이즈 4~5에서의 마블의 상황을 적절하게 대변하는 대사가 된 것이다. 현재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끊임없이 '미래를 내다본 선지자', '대체 박지훈은 몇년 전 미래를 내다본 것이냐', '이젠 진짜로 가망이 없어..' 등 오역과 박지훈을 재평가하는 드립이 늘어나고 았다.
[1]
인피니티 워의 마지막 상황과도 굉장히 잘 맞아떨어지는 단어 선택인데, 체스에서는 퀸과 같이 강한 기물을 우선시하며 살려놓는게 당연하지만 체크메이트를 노리거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과감하게 희생하는 플레이가 등장하곤 한다. 즉 체스에서와 같이 1천 400만분의 1의 승리를 위해 스트레인지 자신을 비롯해 수많은 인물들을 과감히 희생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는 것.
[2]
장고, 미생, 꼼수, 묘수, 무리수, 승부수, 악수, 외통수,
신의 한 수,
판 뒤집기 등 굉장히 많다.
[3]
실제로 매우 유사하여, 끝내기의 영어 번역어로 endgame이 사용되고 있다.
[4]
차라리 비슷한 종장이라고 해석을 했다면 좋았을 것.
[5]
실제로 시스의 복수와 인피니티 워는 프리퀄 여부에 대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나름의 공통점을 지녔다. 시리즈의 3편이라는 점, 뒤에서만 암약하던 흑막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는 점, 그리고 그 흑막이 결국 승리한다는 점, 히어로 파티가 여러 네임드 중간보스를 때려잡는다는 점 등.
[6]
물론 오역이 없었더라도 스타로드는 트롤러로 까인다는 점은 변함이 없는데, 그 트롤링이 스트레인지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후속작 엔드게임에서 스트레인지가 말하길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버리면 그 일은 실현되지 않는다(더빙: 내가 말해주면 실현이 안 돼)'고 언급한다. 때문에 스트레인지는 절대로 주변 동료들에게 얘기하지 않을 것이고, 당연히 스타로드가 닥터의 승리 플랜을 알 리가 없으니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한들 충동적으로 행동한 점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제외한 타이탄에 있던 다른 히어로들은 스타로드 때문에 다 망했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7]
그마저도 대본 자체가 촬영 중에 수정되는 경우도 많다. 감독이건 담당 배우&성우건 '이게 더 좋은 것 같은데 어떨까요' 하고 머리를 맞대서 개선하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과 해석이 풍부하기에 지속적인 수정이 이루어지는 것. 그런 수많은 노력을 무시하고 멋대로 해석한 걸 대신 끼워넣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8]
인피니티 워 개그성 자막판에서는 대놓고 '
박지훈에 따르면 이젠 가망이 없어.' 라는 대놓고 박지훈을 디스하는 대사로 번역했다.